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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대학교

 

연변은 ‘중국 속 한국’이다. 일제강점의 민족 수난기에 일제의 압박을 피해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우리 땅 삼아 재충전을 했던 곳이어서 더 애틋하다. 연변의 교포들의 민족적 자긍심은 어제의 이야기만이 아닌, 오늘에 살아있는 역사다. 민족교육의 뿌리인 서전학숙, 용정을 중심으로 연변의 민족 학교들의 모습, 3.13만세 운동 등 항일투쟁사가 용정중학교 역사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연길시에 있는 연변박물관은 중국에서 우리 민족의 전통 풍속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민속문물로 보여준다.

 

오늘날 중국 교포들이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한 데 연변대학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1949년 설립된 연변대는 민족교육과 민족문화의 산증인이었다. 연변의 주도인 연길시에 자리잡은 대학의 부지는 일본의 관동군사령부가 있었던 곳이며, 캠퍼스를 감싸는 와룡산에서 항일 투쟁을 하다 숨진 유골이 발견돼 무명항일열사비가 세워져 있다. 캠퍼스 자체가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셈이다.

 

연변대는 초기 문학부, 이공학부, 의학부로 출발해 지금은 21개 단과대에 석박사 과정을 합쳐 2만4000명의 학생들이 적을 둔 중국 내 대표적인 소수민족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중국 100대 중점육성대학에 연속적으로 선정된 것이 연변대의 위상을 말해준다. 과거 70%에 이르던 교포 재학생 수가 현재 30%로 줄었지만, 민족교육기관으로서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중국 학생들에게 조선어 교육을 권장하고 있고, 실질적으로도 한류의 영향과 취업에 유리하다고 여겨 조선어 과목이 인기라고 한다. 최근 만든 한옥 박물관도 민족교육기관임을 내세운 것이다.

 

연변대는 한국의 많은 대학들과 교류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전북대, 우석대, 원광대가 연변대와 다양한 형태의 결연 등을 통해 교류를 넓히고 있다. 전북대는 2000년대 초 1500권의 전문 서적을 기증하기도 했다. 연변대에 근래 몇 년 새 들어온 교원 중 전북대 박사 학위 자가 제일 많다고 한다.

 

연변대에 대한 응원은 민간 차원에서도 꾸준히 이어졌다. 한국의 기업과 독지가들이 성금을 모아 대학 정문을 만든 것이 상징적이다.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31일 우석대를 매개로 연변대와 항공산업 관련 교류협약을 체결한 것도 새로운 시도다. 항공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여건에서 항공사가 교육과 실습의 장을 제공하고 취업도 약속했다. 전북지역 대학과 전북 연고기업에 의해 민족대학인 연변대가 더 큰 날개를 달았으면 좋겠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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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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