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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의 꿈

물론 연애수첩에 등장하는 명구 ‘신발 거꾸로 신다’가 최근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의 결말 메시지는 아니다. 감독은 영화적 반전을 통해 사랑은 현실과 공존하기 힘들다는 등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영화 라라랜드에는 음악이 있고, 춤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이 있고, 성공이 있다. 리듬감이 있고, 재미 있다. 하지만 모든 어려움을 딛고 성공했을 때, 현실적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아름다운 사랑조차 상처받을 수 있음을 속삭인다.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멋지고 실력있는 재즈 피아니스트다. 오직 정통 재즈만을 추구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재즈는 돈벌이가 안되는 흘러간 물이다. 세바스찬처럼 재즈하는 연주가들은 배가 고프다. 세바스찬은 결국 재즈를 포기하고 세류에 휩쓸려 그에게는 그저 ‘영혼없는 음악’일 뿐 판에서 건반을 두드리며 무료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여자주인공 미아(엠마 스톤)는 배우 지망생이다. 헐리우드가 그녀의 목표다. 하지만 오디션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고 시름에 잠긴다. 시골 마을 출신인 미아는 도회지의 카페에서 점원으로 일하지만 연속되는 오디션 탈락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우연히,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고 갈등도 겪는다. 꿈을 포기하고자 하는 우여곡절이 있다. 그 때마다 서로의 도움으로 꿈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서로에게 항상 사랑하겠다고 다짐한다.

 

5년 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적 삶을 산 두 사람은 결국 재즈 피아니스트와 스타 배우로 크게 성공해 있다. 하지만 그들이 꿈꾸었던 라라랜드에 비즈니스 성공은 있었지만 사랑은 사라지고 없었다.

 

사람들은 인생의 성공을 위해 평생을 질주한다. 세바스찬은 진정한 재즈 연주가, 미아는 화려한 명배우를 꿈꿨다. 그들은 라라랜드에서 그 꿈을 이뤘다. 현실에서 자신의 꿈을 실제로 이루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요즘 젊은이들은 영화 라라랜드 속 주인공들이 얻은 성공에서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

 

가수 인순이의 가요 ‘거위의 꿈’은 말한다.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누군가가 등 뒤에서 뜻 모를 비웃음을 지어도 참고 견뎌낸 꿈. 그 꿈이 있기에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할 수 있고, 그 벽을 넘어 하늘 높이 날을 수 있지요.

 

·김재호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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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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