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전북은 최재모, 정태훈, 최상철, 유동춘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고, 80년대에도 노수진, 장정, 조긍연, 고정운, 노상래 등 스타가 잇따랐다. 하지만 노상래 이후 10여년간 전북은 축구 국가대표 하나 없던 암흑기를 지나 김영권, 김진수 등으로 맥이 이어졌다. 중앙의 시각에서 볼때 전북은 축구변방이나 다름없지만 가장 상징성이 큰 ‘월드컵 출정식’을 전주에서 갖게돼 도민의 자부심이 뿌듯할 수밖에 없다.
사실 후삼국때 잠시 지방호족이 득세한 것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를 유지해온 까닭에 모든 것을 중앙위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산 사람들은 스스로 서울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에서는 부산을 ‘시골’이라고 부르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하물며 인구, 경제력 등을 포함한 도세면에서 최하위권인 전북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일부 전북 인사들이 요직에 등용되고 있고, 재원 배분에서도 조금씩 그 효과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남들이 잠 잘때 뛰어야 한다.
그런데 엊그제 하나의 의미있는 자료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법무부가 각 대학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첫 공개했는데 전북대와 원광대의 수준이 기가막힐 지경이다.
올해 치러진 제7회 합격률을 보면 원광대는 24.63%로 25개 학교중 꼴찌였고, 전북대는 27.43%로 24위였다.
도내 2개 로스쿨 합격률은 서울대(78.65%), 연세대(73.38%), 고려대(71.97)등과는 3배이상 차이가 났고, 심지어 제주대(28.41%), 충북대(31.62%), 충남대(41.15%), 강원대(43.02%) 보다도 낮았다. 전북대는 그동안 각종 평가나 실적면에서 타 시도에 있는 국립대를 압도했고, 웬만한 수도권 사립대보다 나은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 자료가 던지는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
대학 수준을 단순히 변호사시험 합격률 하나로 평가해선 안되지만 적어도 이번 일을 맹성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차제에 교육감 입후보자들도 보다 냉정하게 전북교육의 현실을 봐야한다.
경제력이 취약하기에 도내 초중고 성적이 타 시도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음에도 그동안 우리만 스스로 “괜찮다”고 만족하진 않았나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모든 교육정책은 반드시 정확한 현실인식에 바탕을 둬야하고 그런점에서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막중하기만 하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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