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 등 최근 청와대 인사들의 잇따른 물의와 관련해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성을 촉구했다.
임 실장은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라며 “~관성이 이끄는 데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다. 익숙함·관성과는 단호하게 결별하시라”고 당부했다.비서이자 국민을 섬기는 공복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요즘 임종석 비서실장은 자주 눈에 띈다. 실세 비서실장이기에 한쪽에선 질시도 많이 받고있다.최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비서실장의 선글라스’ 파동도 사실 오해를 받는 측면이 많아 보이지만 실세의 처신은 더욱 엄중해야 함을 일깨워준다.굳이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 뿐만이 아니다.
지역사회에서도 입줄에 오르는 참모들이 종종 있다. 꼭 20년전의 ‘설화 사건’이 떠오른다. 1998년 유종근 지사주재 회식자리에서 설화사건이 터졌다. 옛 전북도청 주변 고급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던중 주성영 당시 전주지검 검사(훗날 국회의원 역임)가 자신을 말리던 박 모 지사 비서실장의 이마를 찍어 눈썹 주위가 6cm 가량 찢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주 검사는 이 사건으로 인해 천안지청으로 전보되기도 했다. 당시 유종근 지사가 실세였기에 크게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지사나 비서실장 또한 구설수에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주 검사가 도지사 비서실장의 이마를 까는데 이용한 도구가 당시 막 출시된 ‘설화’(雪花)라는 이름의 술병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관련자들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진짜 ‘설화(舌禍)’에 휩싸였다.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당시 설화 사건이나 최근 발생한 일련의 청와대 참모들의 일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람일수록 더 겸손한 자세로 봉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반년도 되지 않아서 요즘 일선 시군에서는 일부 참모들의 전횡이나 잘못된 보좌가 종종 입방아에 오른다고 한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거나 연임에 실패한 단체장들은 너나없이 사람을 잘못 쓴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다시 선거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면 모든게 다 보이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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