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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당 민평당

지난 13대 대통령 선거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가 지역주의로 점철됐다. 인물이나 정책 공약대결은 오간데 없고 오직 누구 편이고 어느쪽으로 줄 섰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렸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도 어김없이 황색깃발만 달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었다. 1995년 실시된 자치단체장 선거도 판박이였다. 경쟁의 정치는 실종됐고 지역에 기반을 둔 특정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선거구도라서 공천받는데만 혈안이었다. 사실상 선거는 요식행위였다. 공천권자 한테 환심사기에 급급했다.

선거때마다 유권자들은 현역을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역정서에 함몰된 탓에 설령 이같은 의지가 있더라도 실제로는 불가능했다. 지난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은 매너리즘에 빠진 지역정치권에 새피를 대거 수혈한다는 공천 방침에 따라 도내에서 도의원 2명을 포함 9명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정치가 의욕만 갖고 되는가. 그 당시 정치경험이 일천한 초자들이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쉽게 당선 되었지만 경험부족과 인맥구축이 제대로 안돼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했다. 특히 전주 출신 초선 3명이 패기차게 의정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아니다로 끝났다. 도민들은 존재감 없이 KTX나 타고 전주에서 여의도나 오가는 이들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여론을 키워 나갔다.

19대 11명의 의원 중 민주통합당으로 배지를 달고 나간 9명의 의원들이 낙제점 이하의 의정활동을 해 지역분위기가 급속도로 물갈이로 바뀌었다. 그 당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정치개혁을 표방하고 나서면서 녹색돌풍을 일으켜 20대 총선 때 전북에서 10석 중 7석을 싹쓸이했다.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고 정치개혁을 자임하고 나섰기 때문에 도민들은 민주통합당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국민의당한테 몰표를 안겼다.

그 당시 여권 대통령 후보를 지냈던 정동영후보가 냉온탕을 오가며 낙선해 기진맥진해 있던 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서 민주평화당으로 당명을 바꿔 당대표를 맡고 있는 정의원의 지금 정치적 위상과 역할은 어떠한가. 당지지도가 너무 낮아 존재감이 없다. 바른미래당 다음으로 제4당에 있지만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과의 긴장관계에 있는 현 대치정국에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못하고 있다. 도내서는 안방을 차지해 송하진 도정을 거침없이 비판하지만 민평당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그 정체성을 의심할 정도로 선명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평당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 폐쇄로 전북경제가 절단났는데도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강력하게 투쟁하지 않아 실질적인 지원책을 얻어내지 못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가 잘못됐다고 밀어부쳐도 정부 여당은 꿈쩍도 안한다. 민평당은 전주 상산고 재지정 문제나 지역 핫이슈인 대한방직 부지 활용문제에 가타부타 말이 없다. 출마때 당선만 시켜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자신만만했던 그들, 지금 뭘하는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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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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