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전북에 계륵 같은 존재였다. 선거 때마다 새만금 개발을 놓고 온갖 감언이 쏟아졌으나 역대 어떤 정부도 전북의 허기를 채운 적이 없다. 새만금 때문에 다른 대형 프로젝트들이 외면받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새만금을 그만 우려먹자는 자조적인 한탄이 나왔을까. 그럼에도 선거 때면 다시 새만금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새만금을 놓을 수 있었겠는가.
긴 세월 새만금 타령에도 새만금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농업용지, 산업용지, 관광용지 등으로 개발하는 것이 그저 뜬구름이었다. 그나마 미래 청사진을 떠올리도록 한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때 공약으로 내건‘동북아의 두바이’였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되기 전 벤치마킹 대상은 기존 세계 최장 방조제자의 네덜란드 주다찌였으나 새만금과 여건이 달라 개발 모델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새만금의 모델로 거론된 두바이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진영 상관없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두바이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한강의 기적보다도 더 놀라운 기적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걸음 나아가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공동위원장에 두바이국제금융센터 회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층 건물(높이 828m, 162층)의 부르즈 칼리파 등 이색적인 고층건물이 즐비하고, 축구장 5개보다 큰 세계 최대의‘두바이몰’쇼핑센터, 100개가 넘는 5성급 이상 호텔 등을 보면서다.
엊그제 새만금 수변도시 조성사업이 예타를 통과했다. 야미도·신시도 일원 국제협력용지 내 6.6㎢(200만 평) 부지에 거주인구 2만명 규모의 주거와 업무, 관광·레저가 가능한‘자족형 스마트 수변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거시설과 함께 공공 클러스터 및 국제업무지구·복합리조트 등도 들어선다.
수변도시는 새만금의 미래를 보여줄 핵심 사업이다. 수변도시 조성에 국가 투자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먼 미래의 꿈으로 여겨졌던 새만금 도시가 성큼 눈앞에 다가선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 도시가 어떻게 그려질 지는 아직도 백지 상태다. 흔히 두바이 신화를 창조적 비전과 과감한 투자, 강력한 추진력에서 찾는다. 새만금에 두바이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어도 그 기백은 본받을 필요가 있다. /김원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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