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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의 복귀?

권순택 논설위원

한 번 물레방아를 돌린 물은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지만 정치는 예외다. 중국 당나라 헌종은 전쟁에서 패한 것 때문에 신하들이 절도사 오원제와의 싸움을 말리자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라며 독려했다. 이기고 지는 것이 전장에서 항상 있는 일처럼 정치판에서도 당락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내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내 전직 국회의원들이 권토중래를 벼르고 있다. 공천 경쟁을 대비해서 조직을 추스르고 보폭을 넓혀가며 유권자들로터 잊혀진 얼굴을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많게는 8년에서 4년 가까이 정치 일선에서 떠나 있었지만 그동안 와신상담하면서 재기의 칼을 갈아왔다.

현재 내년 총선에 거론되는 도내 전직 국회의원은 9명 정도. 전주 갑에 김윤덕, 전주을 이상직, 전주 병 김성주, 익산 갑 전정희, 익산을 한병도, 김제·부안 김춘진, 남원·임실·순창 이강래와 강동원, 완주·진안·무주·장수 박민수 전 의원 등이다. 전정희·강동원 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하지만 이들의 재도전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20대 총선 때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민심이반을 초래한 장본인이란 것. 그동안 도민의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의정활동으로 인해 민주당 심판론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또한 금배지를 달아주었으면 전북발전을 위해 나름 역할을 했어야 하지만 개인의 입신양명만 누렸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반면 일각에선 현재 여권이 구심점 없이 무기력한 것은 중량감있는 인물들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국회는 선수(選數)에 따라 위상과 역할이 달라지는 만큼 다선의 경륜과 경험, 그리고 정치적 파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세 차례나 대선 패배후 정계 은퇴까지 했다가 1997년 대선에서 당선돼 외환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렸고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대선 패배 뒤 2017년 선거에서 당선된 것처럼 낙선이 꼭 정치적 흠결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렇지만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정치판도 새로워져야 썩지 않는다. 정치권 스스로 혁신없이 텃밭 정서에만 기대면 민심의 풍랑은 또다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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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st@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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