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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④ ‘혼자 있는 여성 노렸다’ 전주 호프집 여주인 살인 방화사건

2005년 3월 19일, 효자동 호프집 여주인 화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
부검 결과 목 졸림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 현장서 인화물질 나오기도
경찰,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 시작했지만 범인 나오지 않아

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교제 중인 남성이 있었고, 가게를 찾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여성 혼자 주점을 운영하기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가혹한 운명은 그를 변사체로 만들었다. 그리고 해당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05년 3월19일 오전 3시께 전주 효자동 한 호프집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는 40여 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불은 16㎡ 남짓한 내부를 모두 태웠다.

그 안에서 해당 호프집 여주인 A씨(당시 47세)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사건 현장에서는 인화물질이 발견됐고, 부검결과 목 졸림에 의한 사망이었다. 목에 남은 흉터에 비춰 도구가 아닌 손으로 조른 것이었다. 타살이었다.

경찰은 당초 A씨와 교제 중인 남성을 용의자로 봤다. 둘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리바이가 확실했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실반응이 나왔다. 원점으로 돌아간 경찰은 A씨의 주변 인물과 호프집 손님, 동종 전과자 등 수십 명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런데 수개월 뒤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같은 해 10월6일 오전 3시40분께 전주 경원동 한 호프집에서 여주인 B씨(당시 44세)가 목에 졸려 살해당한 것이다. 범인 이모씨(당시 47세)는 같은 달 30일 익산역에서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술값 10만 원 때문에 시비가 붙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A씨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했지만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이때가 A씨 살인 방화사건 수사의 마지막 불꽃이었다. 그 뒤 해당 사건에 대한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여성 혼자 운영하는 술집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점과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해당 사건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해당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17년 전 발생했지만 과학수사 기법 발전으로 15년 만에 범인을 잡았다. 2002년 12월14일 서울시 구로구 한 술집에서 여주인이 둔기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범인이 증거를 남기지 않아 사건은 미제로 남았지만, 서울경찰청은 당시 범인이 깨진 술병에 남긴 쪽지문을 추적해 2017년 6월26일 범인을 검거했다. 2012년부터 도입된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아피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초기 수사 방향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형사사건 변호 경험이 많은 김용호 변호사는 “모든 사건은 수사 초기 방향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예단 등) 생각이 한 쪽으로 매몰되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면서 “술집 여주인 사건이면 금전 문제나 치정일 가능성이 크다. 인화물질을 준비했다면 계획 범행이기 때문에 면식범일 확률이 높다. 초기 증거 확보가 아쉬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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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기획 # 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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