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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라감사 교귀식과 망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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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감영 선화당

며칠 전 전주 전라감영과 풍패지관에서는 전라감사 교귀식, 순력 행차 및 망궐례가 있었다. 행사 사업 초기 예식 의례음악에 대해 자문을 했던 터라 그동안 준비가 잘 되었는지 궁금하고 기대 또한 컸다. 행사는 모두 4부로 나뉘어 있었다. 1부는 전라감사의 교귀식, 2부는 전라감사의 순력 행차, 3부는 전주 객사의 망궐례. 그리고 4부에는 전통예술공연으로 치러졌다.

먼저 생소한 단어부터 풀어보면 교귀식(交龜式)이란 오늘날로 치면 도지사의 이·취임식이자 업무 인수인계식을 뜻한다. 조선 시대 교귀식은 대부분 그 도의 경계에서 만나 진행되는데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왕의 교서를 확인하고 감사의 관인(官印)과 군사 지휘권인 병부를 주고받는 일이었다. 당시 관인에는 거북 모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러한 거북의 모양에 착안하여 의식을 교귀식이라 불렀다. 이러한 옛 고서의 그림 속엔 왕의 행차를 알리는 취타대 모습도 함께 그려져 있다. 그것은 절대 군주로서 하명한 교서의 존엄을 나타냄이기도 하며 예를 지키기 위한 예악(禮樂)의 식순이기도 하다.

전라감사의 순행은 도내 각 고을을 도는 제도를 뜻한다. 감사의 순력(巡歷)이라 논하기도 하는데 마을의 풍속과 민생 고락을 잘 살피고 임금의 덕을 널리 알리게 함이 그 목적이다. 도내 감사를 따르는 이가 백인이 넘었고 말 100필을 두는 등 웅장한 위용은 백성에게 큰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편 다산 정약용은 자신이 쓴 목민심서를 통해 본래의 목적과 달라진 순력의 폐단을 논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은 공역의 면제, 뇌물수수 등 그로 인한 어두운 면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망궐례(望闕禮)는 왕과 궁궐의 상징인 궐(闕)과 전(殿) 글자 새긴 패를 만들어 모시고 왕과 왕비의 생일, 설, 단오, 추석 등 명절에 만수무강을 대신하여 올리는 예이다. 당시 찰사, 목부사, 군수, 첨사, 만호, 우후, 절도사, 통제사 등 지방의 관리는 직접 왕을 찾아뵈울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행위와 의식을 통해 군신의 도를 올렸다. 또한, 전라삼현육각이란 음악도 함께 의식을 도왔으리라 추정되는데 전라삼현육각은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연주되던 향제 풍류로 그 음악의 종류로는 관아 행사나 무용 반주에 사용하던 농삼현, 민가에서 연주한 계면조의 민삼현이 있다.

전라감영과 풍패지관. 우리나라 역사에 영원히 간직될 이 두 유산은 의례를 통해 공경, 신의, 믿음의 예악과 함께 거듭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무가지보(無價之寶)의 가치는 보존과 함께 활용되어야 하고 그 뜻은 더욱 공유하여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힘들고 어려웠던 재현 사업이었지만 추진하신 분들의 의지와 투혼에 감사드리며 보람과 신명이 함께하시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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