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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또 ‘전북 패싱’...2차 공공기관 유치 '비상등'

농협중앙회·한국마사회 등 전북 핵심 기관 다수, 광주·전남 등과 중복
호남권 내부경쟁속 타 지역도 눈독…정치권 “전략적 대응 필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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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는 11일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하반기 정부 발표 예정인 2차 공공기관 이전 관련, 광주와 전남이 공동 건의한 핵심 유치 목표기관은 농협중앙회 등 10개 기관”이라고 밝혔다. 전남도 제공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전북특별자치도가 정책의 핵심 시험대에 올랐다. 수도권 집중 완화를 목표로 한 이전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호남권 내부 경쟁이 격화되며 국가균형발전 취지에 부합하는 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북이 정책 효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광주·전남이 농협중앙회를 포함한 ‘10대 핵심 기관 공동 유치’를 공식화하면서 전북이 준비해 온 농생명·금융 분야 기관 유치 전략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전북은 단순한 기관 수 확대가 아니라 산업 기능 보완 차원의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과 광주·전남이 동시에 유치를 추진하는 기관은 농협중앙회와 한국투자공사(KIC), 한국마사회를 비롯해 에너지·인공지능(AI)·데이터 관련 기관들이다. 전북도는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농협중앙회와 금융 관련 기관 등을 포함한 55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선정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 왔다.

전북이 농협중앙회 유치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이유는 산업 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북 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과 국립식량과학원·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농생명 연구기관, 한국식품연구원과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집적돼 있다. 연구와 생산 기반은 갖춰졌지만 이를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금융·유통 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농협중앙회와 계열 금융·유통 조직이 이전할 경우 연구–생산–금융–유통으로 이어지는 산업 연계 구조가 완성돼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북도의 판단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개발 논리가 아니라 국가 정책과의 연계성도 강조된다. 전북은 농업 연구기관과 식품 산업 기반이 집중된 지역으로, 식량안보와 농업 경쟁력 강화 정책의 실증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균형발전 정책은 단순한 지역 안배가 아니라 국가 기능의 효율적 배치가 핵심”이라며 “농생명 기능이 집중된 지역에 관련 금융·유통 기관을 연계 배치하는 것이 정책 취지에도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전남이 공동 유치 전략을 추진하면서 경쟁 범위가 확대됐다. 농협중앙회는 전남과 강원, 경북 등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마사회 역시 경북 영천, 전남 순천·담양, 제주 등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마사회의 경기도 내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지역 관심도 커졌다. 전북은 정부 지정 말산업특구(익산·김제·완주·진안·장수)와 새만금 말산업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산업과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번 이전 정책이 권역 단위 균형발전 방식과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충청·영남·호남·강원 등 권역 중심 발전 구도를 적용할 경우 권역 내부에서 광역 거점 지역으로 기관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전북·강원·제주 등 특별자치도는 동일 권역 안에서 정책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이전 방안이 한때 법안에 포함됐다가 제외된 사실도 지역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익산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최병관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북 전략 기관 상당수가 타 지역과 중복되고 있다”며 “제도 설계와 입법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북은 농촌진흥청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새만금 재생에너지, 탄소·바이오 산업을 연계한 산업 구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금융·유통 기능을 담당할 기관을 확보하지 못하면 연구기관 중심 구조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약 350개 공공기관의 이전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단계적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공공기관 성격이 명확하지 않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등 입법 절차가 필요한 만큼 정치권 대응이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지역 한 전문가는 “전북은 농생명 연구·생산 기반이 이미 갖춰진 지역이어서 관련 기관을 연계 배치할 경우 정책 효과가 즉각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균형발전 정책이 지역 간 단순 배분이 아니라 국가 기능 재배치라는 원칙에 따라 추진되는지가 이번 이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차 이전은 공공기관 이전이 실제 지역 산업 기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며, 전북의 핵심 기관 확보 여부가 그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육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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