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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무인운송 시대의 출발점, 새만금에서 시작되는 물류 혁명’ 오양섭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오양섭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우리는 자율주행이라 하면 흔히 ‘사람을 태우는 자동차’로 떠올린다. 그러나 물류에서 자율주행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화물’이다. 이 차이는 자율주행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꾼다.

승용차 자율주행은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수많은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반면 화물을 운송하는 상용차는 비교적 규칙적인 물류 흐름 속에서 운행된다. 물류는 보통 거점에서 거점으로 이동하는 ‘허브 투 허브(Hub to Hub)’, 지역 물류 거점을 연결하는 ‘미들 마일(Middle Mile)’,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구분된다.

자율운송상용차는 이 가운데 허브 투 허브와 미들 마일 영역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항만이나 산업단지의 물류허브에서 출발한 트럭이 고속도로를 통해 내륙 물류거점까지 이동하는 구간은 운행 환경이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심보다 규칙적인 장거리 물류 구간부터 자율주행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트럭 기업들이 고속도로 중심의 장거리 물류 운송을 실제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전기트럭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물류 서비스가 등장하며 물류 산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바로 전북 새만금에서 추진되고 있는 자율운송상용차 실증사업이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와 전주 물류거점을 연결하는 약 57km 구간에서 실제 도로를 활용한 자율운송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험이 아니라 실제 물류 환경에서 자율운송 기술을 검증하는 중요한 시험장이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해 자율주행 상용차의 안전성과 운송 효율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향후 실제 물류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전북은 국내에서 드물게 상용차 산업 기반이 집중된 지역이다. 완주, 군산, 김제를 중심으로 상용차와 특장차 산업이 형성되어 있으며 물류 차량과 관련된 산업 생태계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구조는 자율운송상용차 산업을 육성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여기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수소 에너지 기반의 미래 산업 거점이 조성된다면 새만금은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물류 산업은 운송수단과 데이터, 에너지가 결합되는 산업이다.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 데이터, 물류 자동화 로봇, 친환경 상용차가 결합될 때 물류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진다. 새만금은 이러한 미래 물류 산업의 핵심 요소를 한 지역에서 실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지금 새만금에서 진행되는 자율운송 실증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전북의 산업 지형을 바꾸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상용차 산업 기반과 57km 자율운송 실증 노선,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 투자가 맞물린다면 전북은 대한민국 물류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무인운송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점이 바로 새만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물류 지도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무인운송 시대는 새만금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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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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