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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속도와 방향이 조화를 이루는 감동의 전북경제

오석흥 우석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경제를 평가할 때 우리는 흔히 성장률이나 투자 규모 같은 ‘속도’에 주목한다.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가 경제의 성적표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단순한 속도만이 아니다. 속도와 더불어 더 중요한 요소는 바로 방향이다. 아무리 빠르게 달려가더라도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전북경제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또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이다.

건강한 경제는 속도와 방향이 조화를 이룰 때 만들어진다. 방향이 기본요소라면 속도는 감동요소라고 할 수 있다. 건축에서 기초가 튼튼해야 오랜 시간 견디는 건물을 지을 수 있듯이, 경제 역시 올바른 방향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 음악에서도 멜로디가 탄탄할 때, 템포의 변화는 더욱 큰 감동을 만들어낸다. 멜로디가 충분히 안정적이지 않으면, 빠른 템포는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보다 소음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에서도 기본이 되는 방향이 분명할 때 비로소 속도는 의미 있는 성과와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북경제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멀리 내다보는 원려의 지혜”가 필요하다. 안중근 의사는 “사람이 멀리를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을 여순감옥에서 남긴 유묵에 담았다(리더의 길과 지혜). 경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기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추진력이 중요하다. 지역경제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방향을 세우고 꾸준히 나아갈 때 변화의 힘이 쌓이고, 그 축적된 힘이 결국 새로운 도약을 가능하게 만든다.

전북경제의 진정한 힘은 거창한 구호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연결하고 엮어내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산업과 기술을 연결하며,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하나의 가치로 묶어내는 힘이다. 특히 사람을 중심에 두는 경제가 중요하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산업의 구조도 끊임없이 변하지만, 결국 경제를 움직이는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을 품고 기술을 융합할 때 새로운 산업이 태어나고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진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정주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지역경제는 지속 가능한 기반을 갖게 된다.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떠났던 청년을 포함한 중·장년은 돌아와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지역, 기업이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이야말로 건강한 경제가 자리 잡을 수 있는 토대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전북형 RISE 정책의 핵심 또한 대학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여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제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데 있다.

결국 전북경제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 있다. 사람을 품는다는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공감하며,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겠다는 용기에서 출발한다. 지역사회와 기업이 이러한 가치를 공유할 때 경제는 단순한 생산과 소비의 체계를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된다.

사람을 품는 전북, 사람을 존중하는 전북의 기업문화는 결국 사람을 중심에 둔 전북경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이 바로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전북, 풍요로운 전북을 만들어 가는 길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전북경제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우리는 그 길을 어떤 속도로 걸어가고 있는가. 속도와 방향이 조화를 이루는 감동의 전북경제, 그것이 앞으로 전북이 만들어 가야 할 새로운 성장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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