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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작은 사업장일수록 더 촘촘한 보호가 필요하다

문혜연 착한벗들 센터장

전북 지역의 농촌과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이주노동자는 이미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이 심한 제조, 농축산, 건설 등의 분야에서는 E-9 비자를 가진 이주노동자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일하는 사업장의 상당수는 영세하거나 5인 미만 규모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작은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동권과 사회안전망까지 작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5인 미만 사업장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1명 이상 사용하는 사업장이라면 원칙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고용보험 역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의무 적용 대상이다. E-9 이주노동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산재보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비자발적 이직 사유가 인정될 경우 실업급여 신청도 가능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하고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최근 전북 고창의 한 축산농가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는 작업 중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었지만, 사업주가 산재 신청 대신 개인 치료를 요구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해고 통지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본인 역시 산재보험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고, 체류 문제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치료비와 생계 부담을 개인이 떠안게 되었다.

산업재해 문제 역시 심각하다.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안전교육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위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고 이후에도 산재 신청 절차를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사업주의 눈치를 보며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고용보험 역시 단순히 가입 여부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E-9 근로자도 일정 기간 이상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계약 만료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체류기간 제한과 정보 부족으로 실제 수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험료는 납부했지만 권리 행사로 연결되지 못하는 셈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과정에서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더욱 엄격히 확인해야 한다. 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해서는 고용허가 제한과 행정 제재를 강화하고, 반복 위반 사업장에는 외국인 고용 제한 조치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자체와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이 협력하여 농촌과 영세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확대해야 한다.

입국 초기 다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과 통역 상담 지원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 동시에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한 보험료 지원과 행정 절차 간소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다면 보호 역시 같아야 한다. 사업장 규모가 노동자의 안전 기준까지 결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작은 사업장일수록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노동자는 더욱 쉽게 침묵을 강요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세 사업장일수록 더 촘촘한 보호와 적극적인 행정 개입이 필요하다. 가장 취약한 노동자가 안전해야 모두의 노동 환경도 함께 안전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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