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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화하는 ’사칭 사기’, 공공기관의 결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끈질기게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지난해 481건(95억 원), 올해 4월 말까지 178건(3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2건의 피해가 꼬박꼬박 일어나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사칭 사기가 특정 취약계층이 아닌, 우리 이웃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정교하고 악랄해지고 있다.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실제 공무원의 직함을 도용하고, 위조된 공문서와 명함까지 들이밀며 피해자를 속인다. 특히 최근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악용해 “소방법이 개정됐으니 리튬 소화기를 사야 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소화기 구매를 강요한 사례는 범죄자들이 사회적 이슈를 얼마나 기민하게 범죄에 활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심각한 점은 이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범죄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검찰, 소방서, 지자체라는 이름은 시민에게 신뢰인 동시에 거부하기 힘든 공권력이다.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식의 고압적 압박으로 피해자의 순간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의 문제를 넘어 국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한 사회적 해악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철저한 확인 습관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어떤 공공기관도 전화나 방문을 통해 즉석에서 현금 송금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범죄가 기업형으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주의력에만 기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이 “조심하라”는 경고 대신, 사기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통신사와 협력하여 관공서 발신 전화·문자의 인증 식별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현장에서 공무원 신원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신종 수법 발생 시 재난 문자 발송 등 실시간 경보 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칭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단죄가 병행되어야 한다.

사칭 사기는 사회적 신뢰라는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는 중대범죄다. 이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각심은 물론, 행정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응과 실천 의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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