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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청년 세대의 자존감 풍경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전시가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뜻밖의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안현준 개인전 ‘Self-Discrepancy; 자존감 불일치’는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자아와 타인이 바라보는 자아 사이의 간극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동시대 사회의 심리적 구조를 탐구한다. 명시적 자존감과 암묵적 자존감의 불일치는 오늘날 SNS와 사회적 인정의 구조 속에서 더욱 증폭된다. 안현준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징후로 바라본다. 작가는 지역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겪은 경험, 즉 스스로 인식하는 정체성과 타인이 부여하는 이미지의 차이에서 작업을 출발시켰다. 이번 전시는 전주·인천·부산을 오가며 12명의 참여자를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구성됐다. ‘스스로 인지하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 그리고 ‘도달하고 싶은 나’라는 질문을 통해 수집된 응답은 사진과 드로잉, 언어의 파편으로 전시장에 배치된다. 참여자가 인식하는 자아는 표정과 행동이 드러나는 정면 사진으로, 타인이 바라보는 모습은 통제되지 않은 뒷모습 사진으로 제시된다.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자아는 콩테, 목탄, 펜으로 그린 스케치와 메모 형태로 표현돼 추상적 이미지로 남는다. 안현준은 일상과 비일상, 개인과 사회처럼 쉽게 나뉘지 않는 경계에 주목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도 서로 대립하는 듯 보이는 자아의 층위들이 이분법이 아닌 다층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드러낸다. 전시는 관객에게도 질문을 건넨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또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가. 그 간극을 마주하는 순간, 자존감의 구조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의 2025년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으로 마련됐다. 전현아 기자
가족 관객을 위한 창작음악극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동시대 사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창작음악집단 장악원악사들이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오는 27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단절과 침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화’와 ‘관계 회복’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번 공연은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관객을 만난다. 작품의 배경은 2070년, 서로 이웃해 살면서도 말을 건네지 않는 가상의 공간 ‘전주 슬로우존 9구’다. 인사도 안부도 사라진 이 마을에 어느 날 말하는 인형이자 로봇인 ‘AI 피노키오’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화를 시작해주세요”라는 피노키오의 순진한 질문은 말을 잃은 어른들의 일상에 작은 균열을 만들고, 관객을 침묵의 원인과 공동체의 의미로 이끈다.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은 개인주의가 깊어지고 관계의 경계가 두터워진 오늘의 사회를 은유적으로 비춘다. 위험 앞에서도 서로를 외면하게 되는 현실, 도움의 손길을 주저하게 되는 풍경을 허구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족음악극 형식을 통해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공연은 마음을 울리는 가사와 멜로디로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우리음악’을 지향해온 장악원악사들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았다. 조선시대 최고 음악기관 ‘장악원’을 모티브로 한 이 단체는 전통음악의 선율과 현대적 서사를 결합하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전북 우리가락 우리마당, 청년예술 퀵 등 다수의 공공문화사업에 선정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출연진으로는 피노키오 역의 최서영을 비롯해 김유빈, 박필순, 임채경, 장성민이 무대에 오른다. 장악원악사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에게 말을 잃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과 함께 나누며, 관계 회복을 향한 작은 출발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현아 기자
삶의 전환기를 지나 다시 창작의 흐름으로 돌아온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전이 이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멈춤과 단절의 시간을 지나 예술로 다시 이어지는 여성들의 감각과 회복의 과정을 조명하는 기획전 ‘열두 갈래의 길’은 경력단절을 하나의 공백이나 결손이 아닌 감정과 정체성이 축적된 시간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나영, 구로미, 권재희, 김상미, 문귀화, 박현민, 엄진안, 정현주, 최민영, 최선주, 최화영, 황미란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출산과 돌봄, 건강 문제, 생계의 부담, 혹은 잠시 멈춰 서야 했던 선택의 시간 속에서 한동안 창작을 이어가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 시간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경험과 인식으로 축적됐고, 작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작업을 이어갔다. 창작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정서와 인식의 변화를 화면 구성과 색채의 선택을 통해 보여준다. 실제 작가들은 각자의 기억과 감정, 신체적‧심리적 경험을 회화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단절 이후의 복귀를 단순한 재시작이 아닌 감각과 정체성의 회복으로 제시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열두 갈래의 길’은 경력의 중단을 실패나 후퇴로 규정하지 않는다. 작가들은 관람객에게 ‘경력은 누구의 기준으로 끊어지고 또 어떻게 다시 이어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를 기획한 이당미술관은 여성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창작 환경과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모색하고 예술이 개인의 회복을 넘어 사회적 연대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전시는 31일까지. 박은 기자
전통 악기와 밴드 사운드의 결합으로 주목받아온 크로스오버 팀 #13(샵일삼)이 연말 단독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13 샵일삼 단독콘서트’가 오는 28일 오후 6시, 전주시 완산구 더바인홀에서 열린다. 샵일삼은 국악의 선율을 바탕으로 록과 재즈, 월드뮤직의 감각을 결합해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구축해온 팀이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음악적 시도와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샵일삼의 대표 프로젝트인 ‘사철가(EX)’ 레퍼토리 5곡과 새롭게 선보이는 ‘팔도유랑’ 레퍼토리 3곡이 무대에 오른다. 사계절의 흐름과 감정을 음악으로 재해석한 구성으로, 계절이 지닌 순환의 의미와 삶의 정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사철가(EX)’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모습을 출발점으로 삼은 작품이다. ‘사계(四季)’가 아닌 ‘생각할 사(思)’의 의미를 담아, 지나간 계절 속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꽃이 피고 지고, 얼었던 땅이 녹아 새싹이 돋듯 음악을 통해 관객의 마음에도 작은 여유와 온기가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입장료는 전석 4만4000원이며, 2025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 관람객은 50% 할인된 2만2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8443-8299)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각자의 개성과 안목으로 자연과 일상의 풍경을 담아낸 김두해‧이흥재‧선기현 작가가 뜻 깊은 3인 전시회를 마련했다. 세 작가는 독특한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던 이흥재 작가에게 김두해‧선기현 작가가 전시회를 제안했고, 얼결에 시작된 전시회가 어느덧 36회째 이어지게 됐다. 1988년 첫발을 뗀 ‘삼인전’은 두 차례 휴지기를 거쳤지만, 현재까지 매년 같은 이름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꾸준함 자체가 하나의 이력이 된 셈이다. 미술관 솔에서 열리는 ‘제36회 삼인 김두해‧이흥재‧선기현전'에서는 중견의 입지에 올라선 3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 27점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재료와 작업 방식, 개념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작가의 예술세계를 또렷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관객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김두해 작가는 유화를 두텁게 발라 심화된 마티에르와 평면적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 11점을 내놓았다. 화면 대부분을 비워둔 채색으로 채우거나 화면 상단 한쪽만 살짝 보여주는 작품 등 추상과 반구상을 넘나드는 작품들을 주로 배치했다. 특히 그의 신작 ‘별밤’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표현한 작품으로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투영돼 눈길을 끈다. 선기현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소재로 캔버스를 채웠다. 봄‧여름‧가을‧겨을 등 사계절을 표현한 작가는 수채화 같은 느낌을 강조했다. 평소 두툼한 질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작가는 붓이 화면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해 붓결이 살아 있는 담백한 화을 완성했다. 이흥재 작가의 사진은 점묘법으로 그린 회화 그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폭설과 몽우(이슬비)가 내리는 자연을 앵글에 담아낸 작가는 관객에 감정의 전이라는 신세계를 제공한다. 찰나를 포착한 작품 8점은 작가 스스로 자연과 교감하고 얻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두근거리다’, ‘설레이다’, ‘The Blue’ 등의 명제는 작가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마주한 감정이다. 23일 미술관 솔에서 만난 이흥재 작가는 “세 명의 작품을 보면 너무나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성격이나 작품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가치관이 비슷하고 작업에 대한 철학이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명이 만난 것은 ‘그냥’ 만나게 된 것”이라며 “평생의 반려자처럼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매년 연말 삼인전을 열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이들은 올해 전시를 마무리한 뒤 거제도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40년의 세월을 이어온 ‘삼인전’의 역사 등을 기록해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전시는 29일까지. 박은 기자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의 깊은 발자취를 되새기는 뜻깊은 무대가 지역에서 펼쳐졌다. 지난 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이은희 소프라노의 정년퇴임 기념 독창회 ‘여정’이 그것이다. 이번 독창회는 ‘꿈과 사랑’, ‘황혼의 여정’ 두 개의 장으로 구성돼 이은희 교수가 걸어온 삶과 음악 인생을 한 편의 서사처럼 풀어냈다. 1부에서는 사르티의 ‘그리운 님을 멀리 떠나’를 시작으로 한국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가 이어지며 유년의 꿈과 사랑의 기억을 노래했다. 윤극영, 이영조, 김성태, 김동진 등의 작품이 따뜻한 정서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고,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서는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성악가의 깊은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2부 ‘황혼의 여정’에서는 모차르트와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비롯해 김효근, 나운영의 곡들이 이어지며 성숙한 예술가로서의 깊이를 보여줬다. 손경민의 ‘여정’은 정년을 맞는 그의 고백처럼 울림 있게 다가왔고,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에서는 신앙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진 진정성이 돋보였다. 전북대 음악과 합창단과 함께한 ‘Pie Jesu’와 ‘The Holy City’는 사제의 인연과 공동체의 의미를 무대 위에 담아내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무대에는 제자들로 구성된 성악 앙상블 iPini(이피니)가 우정 출연해 스승의 마지막 공식 독창회를 함께 장식했다. 35년간 전북대에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이은희 교수는 “대학 캠퍼스는 나의 꿈을 실현한 무대였고, 제자들은 가장 귀한 결실”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현아 기자
올해로 창단 11주년을 맞은 온빛오케스트라는 오는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10회 정기 연주회를 연다고 밝혔다. 전석 무료다. 온빛오케스트라는 전주온빛초·중, 전주만성초·중 등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내 학교 재학생으로 구성돼 있으며, 음악 교사 최경락의 지도를 바탕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클래식 명곡부터 대중에게 친숙한 창작 국악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비제의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생상스의 ‘바카날레’,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에 이어 국악 앙상블과의 협연으로 한태수의 ‘Fly to the Sky’, 양반언의 ‘프론티어’ 등 국악 연주도 준비했다. 온빛오케스트라는 지난 10월 뉴질랜드·호주 해외 공공 외교 초청 공연을 통해 현지 교민과 자국민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 기세를 몰아 하나 된 소리로 추운 연말에 관객들에게 가슴 속 따뜻한 울림을 전달한다는 목표다. 황상규 전주온빛중 교장은 “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전국대회 3년 연속 수상, 해외공공외교 초청 연주 등 이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우리 단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며 “전북을 대표하는 학생오케스트라로서 계속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빨간 지붕을 얹은 단층주택이 보인다. 나무와 돌담에 둘러싸인 건물 뒤로 바다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노란색 트럭과 아기자기한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혜정 작가의 작품 ‘마음이 머무는 자리’이다. 따뜻하고 맑은 시선으로 숲과 꽃을 화폭에 옮겨 보는 이에게 행복감을 선물한다. 채도가 다른 노란 물감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언뜻 보면 추상화를 보는 듯한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풍성한 질감이 살아 있는 노란색 은행나무가 떠오른다.김미라 작가가 그린 ‘자화상-여행 완산구 은행로 은행나무’이다 추운 연말,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미술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교동미술관 본관 1‧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교동미술관에서 기획한 ‘HELLO ARTS : PRESENT’는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시선과 감각을 한자리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강소이, 강현덕, 김미라, 김선태, 김판묵, 류일지, 썸머그린, 이보영, 이적요, 황혜정 등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부터 장년 작가 10명이 함께한다. 이들은 각자의 시선과 생각을 다양한 색감과 질감으로 풀어냈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기획의도를 통해 “작은 작품 속에 담긴 진심과 온기가 한 해의 끝에서 따뜻한 선물처럼 전달되기를 기대한다”며 “청년작가들의 재치 있는 시선과 중‧장년 작가들의 깊이 있는 표현이 어우러지며 지역 예술 생태계 안에서의 지속 가능한 확장 가능성과 소통의 장을 탐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28일까지. 박은 기자
탄소복합재가 지닌 물성을 예술로 표현한 탄소예술기획전 ‘탄소의 언어: 전이의 순간’이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5회를 맞는 탄소예술기획전은 지역 전략산업인 탄소섬유와 탄소복합재를 예술 창작의 새로운 지층으로 확장해온 융‧복합 프로젝트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 팔복예술공장은 지난 5년간 탄소소재를 활용한 실험적 창작을 꾸준히 이어오며 51명의 작가 발굴과 지원, 200여점의 작품 제작, 국내외 산업박람회 참여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왔다. 올해는 ‘탄소의 언어: 전이의 순간’을 주제로 그간 축적된 연구를 바탕으로 탄소의 다층적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다. 환경과 기후 등 산업적 의미에 머물던 탄소를 창작의 매체로 바라보며 산업에서 예술로, 기술에서 감각으로 이동하는 전이의 과정을 작품에 담았다. 전시에는 이을, 이정란, 정유리, 조민지, 차건우, 최은우 등 총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참여 작가들은 탄소복합재의 단단함과 유연성, 빛을 머금는 표면성, 구조적 잠재력 등 소재가 가진 물성을 탐구하며 기존 작업 방식을 넘어서는 36점의 새로운 조형언어를 선보인다. 전시는 내년 1월 11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다.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박은 기자
전주사진책도서관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5 지혜학교’에 선정돼 운영한 사진인문학 결과보고전 ‘단단한 후일담’이 16일부터 21일까지 전주사진공간 눈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진가이자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교수인 김혜원이 기획을 맡아 진행한 '사진! 인문학으로 줌인하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마련됐다. ‘단단한 후일담’은 강의실에서 다뤄진 사진인문학의 주요 담론이 실제 예술현장에서 어떻게 창작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보고전이다. 전시에는 총 14명의 작가가 참여해 7개 유형으로 작품을 나눠 구성했다. 전시에는 해외 명품관과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통해 소비심리를 포착한 ‘소비문화’, 폐업상가와 미분양 건물을 기록하며 자본주의의 불황을 비판한 ‘소비경제’, 자연 훼손과 지역공동체 붕괴를 고발한 ‘도시개발’ 유형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또한 도서관과 도시공원을 통해 도시 정체성을 탐구한 ‘도시문화’, 일제강점기 건축물과 교각을 매개로 탈식민성과 로컬리티를 성찰한 작업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멀티플 이미지 기법을 활용한 실험적 사진,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한 구성사진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강승규, 김혜원, 박래영, 박영삼, 백인순, 박종권, 신애자, 유성수, 윤광빈, 이상민, 장윤희, 정상호, 정옥영, 정회선 등 14인이다. 김혜원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동시대 주요 담론을 각자의 사진 언어로 형식화한 결과물”이라며 “사진인문학 교실에서 기른 사유의 힘이 단단히 응축돼 앞으로의 사진 작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 전주사진책도서관이 운행한다. 박은 기자
손으로 쓱쓱 칠한 화면이 정겹다. 질서정연한 터치와 겹치고 더해진 색이 빚어낸 화면은 평범한 풍경이 아닌 자연의 에너지를 담아내는 듯하다. 정밀하진 않지만, 생기 넘치는 색채가 조화를 이루며 밝은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것 같다.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청년작가 김하윤 판화전 ‘모험담(冒險談)’을 열고 있다. 채색화를 기반으로 작업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판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확장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수성 목판화(水性木版画)가 있다. 수성 안료를 직접 조색해 판 위에 올리고, 습을 머금은 한지 위에 손으로 압력을 가해 찍어내는 전통적 인쇄 방식으로 번짐과 어긋남, 나무결의 흔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쇄 과정에서 농도와 수분, 안료의 자리 이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한 판에서도 서로 다른 표정이 나타나는 단일성이 두드러진다. 작가는 이러한 우연성을 회화의 서정성과 결합해 새로운 조형 실험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목판에 물감을 칠하며 만든 형태와 질감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화면에 담겨진 메시지는 추상적이지만, 구상과 추상의 미묘한 경계에서 촉발하는 카타르시스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모험담은 ‘험함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뜻한다”며 “나에게 모험은 특별한 사건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마주하는 흔들림·두려움· 기대와 같은 감정들을 끌어안고 한 걸음을 내딛는 태도에 가깝다”고 밝혔다. 2018년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한국화전공으로 졸업한 김하윤 작가는 2017년 첫 개인전 이후 <울퉁불퉁 간다> <징검 가지>를 포함해 여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국내‧외 단체전 60회를 참여하며 작업 세계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전시는 21일까지. 박은 기자
전북 미술계의 든든한 버팀목인 이숙희 작가와 전북대 미술학과 정진용 교수가 풀어낸 빛과 색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누벨백미술관에서 마련한 이숙희‧정진용 2인전 ‘순간의 빛’은 압도적 순간을 붙잡고, 스며드는 시간을 기록해 하나의 서사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정진용 작가는 빛과 어둠, 시간의 정지, 감정의 전율과 응축된 순간들을 회화로 형상화한다. 그는 빛과 어둠의 막을 통해 ‘멈춰버린 시간’의 울림을 화면으로 끌어온다. 사건의 파동, 도시와 성전의 아우라,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의 진동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정진용 작가는 전주와 서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선보이며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홍익대와 경희대, 경인교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미술실기와 작가론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는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숙희 작가는 일상의 빛, 소소한 순간의 감응을 시각화한다. 일상의 풍경과 작은 사건의 따뜻함, 녹색을 중심으로 한 포근한 색조를 안정적인 구도로 완성해낸다. 그는 일상 속에서 조용히 피어오르는 감정들을 기록한다. 식탁 위의 햇살이나 골목의 바람결 등 소소한 순간의 결을 오래 붙잡아 따뜻한 기억을 되살리는 작품을 보여준다. 다수의 개인전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펼치고 있는 이숙희 작가는 올해 서신갤러리 별관에서 개인전 ‘소중한 순간’을 비롯해 2022년 초대전 ‘동행’ 등을 개최한 바 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와 전북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자연의 법칙이나 자연현상 등 만물의 근원에 작업을 기반으로 두고 유기적인 형태로 표현한 회화를 선보인다. 빛과 자연이라는 무형의 대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이후 특정한 형태를 패턴화하며 반복적으로 그리는 추상 작업도 다수 남겼다. 특히 정진용 작가는 전북 화단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시각을 여는 무수한 이미지와 상상력의 겹침, 실험과 창작으로 어우러진 작업 등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조형을 만들고, 또 다른 미적 세계에 도전하는 작업으로 화단의 이목을 끌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을 이루는 거대한 순간과 작은 순간을 함께 목격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서로 다른 빛의 결이 한 공간에서 공명하여 관객은 각자의 삶에서 스쳐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 보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16일까지. 일‧월요일 휴무. 박은 기자
K-한지마을 활용 레지던시 프로그램 최종 결과전 ‘한지그 무한함: 흑석골을 넘어 세계로 향하다’가 14일까지 흑석골 양화소록 2층에서 열린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이 주관하고 전주천년한지관이 추진한 이번 전시는 미국‧대만‧프랑스‧중국 등 4개국에서 참여한 해외 작가 6명이 전주한지 장인들과 협업하며 진행한 창작 활동의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재단은 전주한지의 전통적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한지를 활용한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작가들은 전주의 한지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각국의 문화적 감수성과 예술적 관점을 한지라는 매체에 녹여내는 실험적 작업을 수행했다. 전주 한지 생산의 중심지였던 흑석골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전주 한지문화가 현대예술을 통해 국경을 넘어 세계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은 기자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이 8일부터 19일까지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 3층에서 열린다. 시화전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시화협회(회장 추원호)에서 기획한 행사로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순간을 기억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진행된 시화전 오픈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0명의 시인들을 비롯해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이정석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등이 참석했다. 시화전에서는 120명의 시인이 문학 발전에 대한 염원을 담은 120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은 기자
어쩌면 ‘이런 그림’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파격적이고 논쟁적이지만, 그래서 더 빠져들게 만드는 그림. 인체의 유려한 곡선과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그림. 미술의 기초라 말하는 크로키에 회화적 감성이 더해진 그림. 백금자(67) 작가가 23년 동안 천착한 크로키(속사화‧速寫畵) 그림이 ‘이런 그림’에 속한다. 삼례문화예술촌 제3전시관에서 열리는 백금자 개인전 ‘선의 유희 dance!!’는 인간의 몸과 대화를 이어가는 작가의 고백이자 인체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선의 유희’라는 주제를 모델의 움직임으로 포착해 표현했다. 절제된 호흡과 속도, 강약의 조절로 빚어진 리듬감은 완벽한 선과 면을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공력이 느껴진다. 특히 하드보드지와 골판지를 활용한 인체 드로잉, 수채화‧아크릴‧유화물감‧먹과 화선지를 이용해 완성한 인간군상 작업은 다양한 재료와 설치의 힘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2일 전시장에서 만난 백금자 작가는 이에 대해 “크로키는 3~5분 사이에 모델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표현하는 미술기법인데, 선으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재료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실험적인 시도들을 통해 크로키의 새로움을 더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설치된 ‘비바체’는 골판지 위에 칼로 파서 드로잉을 완성한 작품이다. 서양화 전공자답게 유화 물감으로 작품에 색을 입혔고 골판지를 칼로 뜯어내 작품의 질감을 살려냈다. 이처럼 크로키 작업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작가는 다음 전시에서는 크로키 작품에 옷을 입혀 이질적이고 신선한 자극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늘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과제 앞에 서게 된다. 재료와 설치에 대한 고민이 매우 크다”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하드보드지와 골판지를 활용하여 칼로 드로잉하는 즐거움을 얻었다. 수채화와 유화 캔버스에 먹과 화선지를 이용해 선으로 얽혀 있는 인간 군상을 중첩하는 작업물이 나온 이유도 실험정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은 인간의 유려한 곡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그들의 아름다움을 크로키로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3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박은 기자
푸른빛을 띠는 형체 모를 무언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구름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꽃이 연상되기도 한다. 모노톤의 배경이 포근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그저 평범한 추상화인 줄 알았던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필로 가늘게 그어진 선부터 점선, 파스텔을 무작위적으로 드로잉한 흔적까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현실일까, 혹은 의식과 무의식의 모호한 경계일까. 고요히 멈춘 동상면의 풍경 속 사라진 기억의 흔적은 아닐까. 김온 작가의 개인전 ‘바위샘’이 에프갤러리(전주 완산구 공북1길)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완주군 동상면에 살면서 만난 산‧바위‧물‧바람‧무지개 등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천지만물의 생명감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의 주제도 ‘바위샘’이다. 흙보다 바위와 돌이 많은 동상골의 바위와 밤샘의 희망적인 물줄기를 주제로 연약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연필이나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무작위로 드로잉했다. 이후 넓은 스퀴지와 롤러로 모델링 페스트를 칠하고, 지우는 행위를 반복해 작품으로 완성했다. 김 작가는 “내 그림 속 돌과 풀과 물은 거창한 상징을 품지 않는다”며 “그저 마음 속 형상을 빌려와 조금 각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신비롭기 때문에 나는 그 신비와 생명감을 낮은 목소리로 전달하면서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주와 완주에서 개인전을 3차례 열며 작품세계를 선보인 작가는 인도‧한국국제아트캠프, 등불을 켰다, 우마지도리 특별전, 풍경 채집, 자연과 인간, 위도 변화,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 작업전에 출품했다. 전시는 12월 14일까지. 박은 기자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대표 이유빈)의 창작국악공연 ‘훈민정음 자음별구역-시옷이 사라졌다’가 12월 6일과 7일 이틀간 전주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열린다. 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 ‘2025 지역예술 도약 지원사업’에 선정된 모던 국악 프로젝트 차오름이 선보일 ‘시옷이 사라졌다’는 차오름의 대표시리즈 훈민정음 자음별구역의 세 번째 작품이다. 한글 자음 ‘ㅅ’이 사라진 세상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언어·소통·이해의 문제를 유쾌한 스토리로 풀어낸 창작 국악공연이다. 퓨전창극 스타일을 기반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참여형 공연으로 기획됐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관람형 공연을 넘어, 관객이 세계관에 직접 참여하는 스탬프 투어형 체험존, 예술체험 프로그램, 야외먹거리 장터, 전통놀이존 등 다양한 활동을 결합한 복합문화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체험은 공연시작 1시간 전부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전석 30000원이다. 36개월 미만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모던 국악 프로젝트 차오름(010-7772-9243)으로 하면 된다. 한편 2025 지역예술 도약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해 지역예술가의 후속 성장과 도약을 지원, 지역 기초예술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 처음 시행된 이 사업은 광역문화재단이 발굴·지원한 지역 내 기초예술 우수 작품 및 활동을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와 중국 염성시 간의 문화자매결연을 바탕으로 펼쳐진 ‘한중 서예교류전’이 지난달 11일부터 16일까지 중국 강소성 염성시 미술관에서 열렸다. 한중서예교류전은 한중문화협회(회장 박영진) 주관으로 지난 2014년부터 교류전을 열며 한중 서법가들이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전시회다. 이번 교류전에서는 한국의 윤슬 이명희 서예가의 ‘예술가’ 작품이 기증됐으며 백담 백종희의 두보시 작품이 우홍춘 염성시미술관장에게 전달됐다. 우홍춘 관장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는 서로를 많이 알게 되었다”며 “내년 전주에서 열리는 ‘한중서예교류전’ 개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염성시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방문 계획을 밝혔다. 박은 기자
김연 명창의 제자들이 소리를 잇고, 담고, 펼치는 판소리 한마당이 열린다. 김연 제자발표회 ‘소리를 잇다·담다·펼치다 –청출어람 청어람’이 29일 오후 3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권삼득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무대에는 총 11개 팀의 제자들이 참여해 단가와 민요, 심청가·흥보가·춘향가의 주요 대목 등 다채로운 소리를 선보인다. 첫 무대는 전북자치도립국악원 판소리 초급반 1의 ‘사철가’와 심청가 중 ‘주막에 들어’ 대목으로 문을 연다. 이어 △ 박성주(전주 자연초 1)의 민요 ‘통영 개타령’, △한진우(전주 화정초 2)의 흥보가 중 ‘부모님께 효도하고’ 대목, △ 오유식(한국판소리보존회 임실지부 이사)의 단가 ‘백발가’, △임실판소리동호회의 단가 ‘호남가’와 흥보가 중 ‘저 아전 거동을 보아라’ 대목이 무대를 채운다. 이후 △최금철(한국판소리보존회 임실지부 이사)의 흥보가 중 ‘돈타령’ 대목, △송옥엽(전 전주판소리동호회 회장)의 춘향가 중 ‘하루 가고 이틀 가고’ 대목, 이정인(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의 심청가 중 ‘타루비’ 대목, 등으로 이어진다. 이밖에도 최가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악예술강사)의 흥보가 중 ‘둘째 박 타는’ 대목이 펼쳐지며 마지막으로 김연 명창이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 무대를 장식하며 발표회는 마무리된다. 김연 명창은 “오는 12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판소리 교수직을 퇴임하면서, 지금까지 함께 해온 연수생과 제자들이 소리를 잇고 담아 펼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다 함께 누릴 수 있는 소리판을 열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연 명창은 1982년 박봉술 명창을 통해 판소리에 입문한 뒤, 1989년부터 이일주 명창에게 동초제 흥보가·심청가·춘향가·수궁가·적벽가를 사사했다.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판소리전공)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이론과 실기를 꾸준히 연마해 왔다. 2002년 임방울 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2014년 전주문화방송 ‘서바이벌광대전3’에서 최종우승을 거두는 등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서 창극 활동을 펼쳤으며, 이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판소리 교수로서 30여년 동안 판소리 대중화에 헌신해왔다. 특히 2023년 ‘흥보가’, 2024년 ‘심청가’를 완창하며 명창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박은 기자
태초의 생명을 조형예술로 풀어내는 박성수 작가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내달 5일까지 동문거리 ‘공유화음실’에서 열린다. 박성수는 개인전 ‘눈의 폄하’를 통해 우리는 어떤 형태로 변해오며 존재하는가를 관람객들에게 질문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태초생명체의 형태와 진화 과정을 독창적인 재료로 구현하고, 관람객이 촉각을 통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전시명 ‘눈의 폄하’는 시각 중심의 예술을 판단하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 20세기 프랑스 사성서와 같은 이름이다. 작가는 동명의 사상과 맥락을 공유하고 태초의 생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 작가는 “41억년 초기 지구의 단순한 원소들이 특정한 조건에서 화학적으로 결합해 생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상상하며 작업한다”라고 작업노트를 통해 밝혔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닥종이와 알루미늄을 활용해 유기적 형태를 현대적 조형언어로 승화한다. 작가만의 재료 해석과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시선까지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긴 여운으로 진한 울림을 전달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전북지역 시각예술가의 창작활동 활성화를 목적으로 전주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릴레이 전시 ‘동문그림가게’의 다섯번째 전시이다. 박은 기자
전주관광재단-전북문화관광재단, 지역관광 협력체계 구축
자아의 어긋남을 마주하다⋯안현준 개인전 ‘Self-Discrepancy’
멈춤을 지나 회복의 과정 담은 기획전 ‘열두 갈래의 길’
단절의 시대를 비추다, 창작음악극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사운드, #13(샵일삼) 오는 28일 연말 무대
다름으로 이어온 36년의 동행 ‘삼인전’
전주국제영화제–신세계면세점, 업무협약 체결
“노래 통해 전주에 활기 불어넣고 싶어요”
종이·천·양말로 빚는 예술⋯인형 창작 40년의 기록
김명자 시인 첫 시집 ‘광야를 사랑하는 법’ 북토크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