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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배병희 개인전 ‘바디로그(BODY LOG)’가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문명 속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깎아내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배병희는 그동안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중산층이 겪는 고단함과 사회적 불안을 조형적으로 탐구해왔다. 과거에는 신념과 경험이 나이테처럼 축적되어 삶의 깊이를 만들었다면, 가속화된 현대사회는 오직 속도와 효율만을 최우선으로 요구한다. 작가는 사유의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이 냉혹한 과정을 편집기록을 의미하는 ‘로그(LOG)’ 형식으로 재해석했다. 전시 핵심은 ‘경량화 프로토콜(The Lightness Protocol)’이다. 이는 사회 적응을 위해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제거하는 비정한 생존방식을 뜻한다. 신작 ‘OPTIMIZE(BODY)’ 시리즈는 따뜻한 질감의 목조 조각을 거친 철근과 차가운 철제 베이스 위에 배치했다. 이는 사회 시스템이라는 물리적 강제성 앞에 위태롭게 직립한 우리 신체의 조건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전시장 바닥을 채운 톱밥과 나무 파편 역시 중요한 서사를 담고 있다. 단순한 작업 부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명명한 경량화의 폭력이 남긴 흔적이다. 효율을 위해 도려낸 시간과 삭제된 경험의 잔해를 전시장에 배치함으로써 작가는 가속의 시대에 잊힌 ‘부재의 가치’를 관람객에게 다시 호출한다. 도립미술관 서울분관은 전북 지역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업을 수도권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박은 기자
1899년 개항 이후 항만과 철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모해온 군산의 옛 도심에 한국 근대미술의 정수를 담은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5년 전 영업을 종료했던 전북은행 군산 나운동 지점이 리모델링을 거쳐 4일 ‘전북은행 미술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개관전은 ‘환기의 산, 수근의 길-우리가 사랑한 근대의 풍경들’이다. 전시는 개항과 산업화라는 격변의 시간을 통과해온 군산의 도시적 배경에서 출발한다. 항만과 철도가 형성되고 물류가 오가던 군산의 골목과 건물이 시대의 흔적을 담고 있듯이 전시장 안의 작품들은 당시 사람들이 마주했던 풍경과 삶의 기록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오지호, 유영국, 도상봉, 권옥연, 이대원, 박영선 등 한국 미술사의 뼈대를 구축한 9명의 작품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풍경을 매개로 각자가 포착한 시대의 모습을 화폭 위에 투영했다. 특히 김환기와 박수근은 시대를 해석하는 서로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김환기의 ‘산’은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정신적인 기준점을 단단한 선과 색으로 표현해냈다. 반면 박수근의 ‘소금장수’는 산의 원경이 아니라 척박한 땅을 향한다. 고단한 삶이 이어지는 길과 시장의 공기를 특유의 거친 질감(마티에르)으로 새겨 시대를 기록했다. 오지호의 ‘설경’은 빛과 공기의 떨림을 통해 일상의 생명력을 투명하게 포착했으며 장욱진의 ‘무제’는 집과 나무 같은 최소한의 기호로 삶의 구조를 재배치해 근대가 지키고자 했던 일상의 원형을 보여준다. 여기에 강렬한 원색의 점묘법으로 생동하는 자연을 담아낸 이대원의 작품 ‘농원’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번 개관전은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한국 근대미술 거장들의 원화(Original)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북은행은 유휴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항온·항습 시스템을 완비했다. 자본이 오가던 은행의 금고가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자산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전북은행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군산이 지닌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정체성과 예술을 연결하는 기획을 지속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전북지역 작가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지역 예술 생태계와의 상생도 도모할 방침이다. 미술관 김미량 학예연구사는 “근대미술을 과거의 양식으로만 보관하지 않고 군산과 전북의 도시 기억 속에서 오늘의 질문으로 되살리는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술전시 관람의 경험이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는 전시’를 넘어 머무는 경험으로 확장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5월10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과 설 연휴(17~18일)는 휴관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새해를 맞아 전북의 영산(靈山)인 지리산을 수묵으로 담아낸 특별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차오름1실에서 열리는 우용민 초대전 ‘전북의 산하–지리은운(智異隱韻)’ 에서는 작가가 지리산을 누비며 완성한 수묵서사 25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하며 재단이 야심차게 시작한 ‘전북의 산하’ 기획시리즈의 연장선이다. 전북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예술적 시각으로 재조명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북예술회관이 앞으로 매년 선보이게 될 특별기획전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시 주제인 ‘지리은운’은 지리산이 품고 있는 보이지 않는 울림과 정신적 깊이를 뜻한다. 우용민 작가는 지난 5년간 지리산의 사계와 운무, 산사를 직접 누비며 수행하듯 현장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지리산을 단순한 풍경 묘사의 대상이 아닌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 수천 번의 붓질로 장엄한 능선과 깊이를 표현했다. 전시장은 관람객이 지리산의 깊이를 점층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리산의 풍경을 담은 대작을 시작으로 자연의 본질을 탐구한 사군자, 도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세화(歲畫)로 이어지며 자연에서 삶으로 확장되는 서사를 보여준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전북의 산하를 예술로 만나는 소중한 기회이자 전북예술회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기점”이라며 “지리산의 힘찬 기운을 담은 수묵예술을 통해 도민들이 희망찬 새해 기운을 나누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은 기자
(재)청목미술관에서 2월 3일부터 3월 1일까지 지나 손 개인전 ‘변위의 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소마미술관 개인전 ‘Displaced: 변위’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을 선이라는 최소 단위로 압축해 밀도 있는 감각과 구조로 재구성한 자리다. 회화와 설치작업 10여점이 전시장 곳곳에 배치되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선의 장으로 확장한다. 지나 손 작가는 안면도의 해안 조건과 사구 지형을 작업의 기원으로 삼아 대지 설치와 드로잉 등을 통해 변위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호 캔버스 10점을 전시장 코너에 적층하거나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회화를 벽에 걸린 이미지가 아닌 ‘선이 매장되는 지층’으로 전환했다. 검게 칠해진 나무와 막대는 바닥과 벽, 천장을 가로지르며 관람객의 동선을 새롭게 조정한다. 관람객은 선 하나를 트레이에 얹어 직접 이동해보는 체험을 통해, 관람의 시간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미술평론가 이경모는 ‘미술세계’ 2026년 1월호 표지작가로 지나 손을 선정하며 “캔버스와 갯벌,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허물며 존재의 층위를 종횡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청목아티스트 레지던시 출신이기도 한 작가는 전시를 통해 전주라는 공간을 자신의 조형 언어로 새롭게 해석한다. 전시 기간 중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개막일인 2월 3일 오후 4시에는 오프닝 퍼포먼스가 열리며 2월 24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또 2월 3일과 4일 양일간 오후 3시 30분에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붉은 말의 해인 2026년, 희망을 가득 담은 신년음악회를 통해 전주시립국악단의 여섯 번째 ‘진화’를 꾀한다. ‘진화’는 2021년 시작된 전주시립국악단 신년음악회의 타이틀로, 우리 음악으로 새해를 맞이하며 힘차게 한 해를 출발하기 위한 레퍼토리로 꾸며진다. 올해 신년음악회는 다음 달 1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전통 국악의 근간 위에 현대적 감각과 창작 정신을 더한 작품들을 통해 국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무대로 꾸려질 예정이다. 사회는 국악방송 진행자 이진영이 맡는다. 첫 무대는 몽골 음악을 바탕으로 한 관현악 작품 ‘깨어난 초원’과 ‘말발굽소리’다. 초원의 생동감과 역동성을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 곡으로, B. Sharav와 M. Birvaa의 원곡을 각각 박한규와 계성원이 편곡했다. 이국적인 정서와 함께 신년의 힘찬 출발을 웅장한 사운드로 선사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유민희 작곡의 입춤을 위한 국악관현악 ‘허튼’이다. 입춤은 정해진 형식 없이 장단에 따라 춤꾼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춤으로, 허튼춤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공연을 위해 위촉 초연되는 작품으로, 전주시립무용부와 객원 무용수가 함께 무대에 올라 관현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구음에는 이주아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이 참여한다. 세 번째 무대에서는 강솔잎 편곡의 신민요 연곡 ‘내 고향 좋을시고’, ‘동해바다’, ‘각시풀’이 연주된다. 전통 민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개작 초연 작품으로, 김민영 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과 최경래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을 비롯한 객원 소리꾼들이 출연해 신선하면서도 친숙한 민요의 매력을 전한다. 네 번째 무대는 정동희 작곡의 25현 가야금 협주곡 ‘연어’로, 이수은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협연자로 나선다.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가야금의 음색이 국악관현악과 어우러지며 깊은 서사적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다섯 번째 곡은 이정호 작곡의 태평소 산조 협주곡 ‘Sol’이다. 김석출제 김경수류 태평소 산조 가락을 주제 선율로 창작된 작품으로, 여수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인 김경수가 태평소 협연을 맡아 태평소 특유의 호방함과 즉흥성이 살아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의 대미는 김대성 작곡의 교향시 ‘금잔디–고구려와 통일을 위하여’가 장식한다. 역사적 서사와 민족적 염원을 담은 이 작품은 웅장한 관현악 사운드를 통해 신년음악회에 걸맞은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신년음악회는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전석 유료로 진행된다. 예매는 나루컬쳐 및 전화(1522-6278)를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전주시립국악단(063-253-5250)으로 문의하면 된다. 전현아 기자
전북미술의 반세기 흐름을 풍경화로 조명하고 지역 작가들의 내면적 사유와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은 27일부터 본관 1‧2전시실에서 기획전 ‘당신과 마주하는 마음은’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용봉, 박남재 등 작고 작가를 포함해 총 20명이 참여한다. 1970년대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북 미술의 맥을 이어온 풍경회화 22점을 선보인다. 기획전은 풍경을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닌 작가의 내면적 사유와 성찰을 시각적 언어로 재구성한 매개체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 구성은 전북 미술사의 뼈대를 이룬 작고 작가 6인과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현역 작가 14인의 작품으로 이루어진다. 작고작가 섹션에서는 △한국 근대양화의 흐름을 이으며 인상주의적 정취를 남긴 김용봉(1912-1996) △자연을 소재로 대담한 화면구성과 깊이 있는 색채를 구사한 박남재(1929-2020) △절제된 서정성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한 이복수(1922-2004) △한국적 미감을 응축한 김치현(1950-2009) △전북의 사계를 독자적 화풍으로 완성한 장령(1937-2014) △전통 소재로 삶의 유희를 예찬한 홍순무(1935-2023)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역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기법적 실험과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강대운은 입체감을 배제한 몽환적인 색채를 강정진은 두터운 마티에르를 통해 지역의 정서를 담아냈다. 유휴열은 조형언어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고, 김두해는 소나무를 통해 생명력을 시각화한 ‘바람(2019)' 등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강경희, 김선태, 김학곤, 박만용, 박천복, 유대수, 이홍규, 전량기, 홍선기, 신세자 등이 참여해 전북 풍경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김완순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관람자가 작품과 마주하며 작가의 시선을 느끼고, 나아가 관람자 자신의 사유가 교차하는 장을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 달 22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월요일과 설 당일은 휴관한다. 관람료 무료 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겨울방학을 맞아 다음달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기스락 1실에서 기획전 ‘숲길을 걸으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년 지역전시활성화 지원사업’ 국비 공모 선정작으로 핀란드·덴마크·스웨덴 출신 그림책 작가 4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숲속 오두막을 형상화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작가들의 원화와 디지털 프린트, 나무 부조 페인팅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가족과 일상, 숲속 동물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통해 북유럽 특유의 문화를 소개한다. 전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었다. 24일 전북예술회관 1층 바람방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북유럽 전통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다. 총 4회 차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모빌과 화병, 식물도감 만들기 등의 활동이 이뤄졌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전북예술회관이 어린이 친화적 공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은 기자
한 가지 재료만으로는 깊은 맛을 낼 수 없다. 밥과 나물, 각종 양념이 입안에서 어우러지고 씹힐 때 비로소 맛이 완성된다. 22일 전시장에서 만난 화가 유휴열의 캔버스도 마찬가지다. 물감으로 표면을 덮는 것이 아니라 수없는 붓질이 더해져 바닥에서부터 색을 우러나오게 한다. 그는 이것을 중첩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준비한 전시 ‘유휴열의 生·놀이-線과 色(선과 색)’이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매년 12월 한 해의 작업을 결산하며 작업실을 개방하는 오픈하우스 형식의 이번 전시는 한국적 미의식의 원형인 선과 깊이 있는 색을 탐구한 평면회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작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칠순을 넘긴 그는 자신의 작업 방향을 ‘단순화’로 정의했다.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기사의 핵심을 담는 첫 문장처럼 불필요한 장식은 걷어내고 그림의 본질만 남기겠다는 의도다. 단순함 속에서 작가가 찾아낸 한국의 정체성은 바로 ‘선(線)’이다. 대륙의 기질로 덩어리를 중시하는 중국이나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일본과 다르게 숱한 외세 침략 속에서도 끊어질 듯 이어져온 한국의 끈질긴 생명력을 선으로 형상화했다. 실제 전시장 벽면에 걸린 작품들은 다랑논을 연상시키는 유기적인 선들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자유롭게 흩어진 것 같지만 끈끈하게 연결되어 화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만으로는 시각적으로 약해 보일 수 있어 캔버스 자체를 두껍게 제작해 부피감을 주거나 그림을 옆면까지 확장하는 등 입체적인 시도를 더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난해한 현대미술을 대하는 관람객들에게 유휴열 작가는 “그냥 즐기라”는 명쾌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가사를 모르는 팝송도 리듬을 타며 즐길 수 있듯이 미술도 작가의 의도를 분석하기보다는 시각적인 리듬과 색의 어울림을 느끼면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갤러리 전시와 다르게 작가가 상주하며 창작의 현장을 공유한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묘미다. 관람객은 작가의 안내를 받아 수장고를 둘러보거나 색이 중첩되어 완성되는 생생한 제작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박은 기자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절벽의 돌 틈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무수히 밟히는 시골 길바닥의 질경이와 차가운 꽃샘추위를 뚫고 고개를 내민 홍매화까지, 억겁의 세월 속에 켜켜이 쌓인 인과(因果)는 사진가 유백영의 렌즈 끝에서 비로소 ‘생명’이라는 이름으로 피어난다. 40여 년간 찰나의 기록에 매진해온 유백영 사진작가가 오는 27일부터 전주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 ‘생명’을 연다. 이번 전시는 1981년 사진가로 입문한 이래 자연과 인간, 그리고 치열한 예술의 현장을 기록해온 작가가 윤회하는 모든 생명의 가치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의 커다란 시련을 극복하고 피워낸 결과물이라 더욱 뜻 깊다. 몇 년 전 ‘생명’을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던 중 당한 큰 사고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무산될 뻔한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선 작가는 고요한 바위틈의 소나무나 질경이 같은 기존의 소재를 넘어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무리지어 달리는 말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이번 신작에 담아냈다. 이향미 전주부채문화관 관장은 발문을 통해 “작가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준비한 ‘생명’은 고요함 속에 거친 풍랑이 있고, 거친 숨소리 속에 담담함이 공존한다”며 “그의 작품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는 강한 생명력의 연대를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유 작가는 지난 20여년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무대 위 인생을 기록해온 공연 사진의 대가로 꼽힌다. 그는 화려한 무대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무형유산 어르신들의 얼굴과 오래된 기차역, 법원 청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역사를 재해석하는 기록자의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그의 투철한 기록 정신은 독보적인 이력으로도 증명된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무대·공연 사진 최다 촬영’으로 전북문화기네스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 특별전 출품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상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법원의 날 수상, 전주시 예술상, 전북예총 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립전주박물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2월 8일까지. 박은 기자
“기후 변화를 우리는 과연 얼마나 감각하고 있을까?” 이 질문을 출발점으로 한 예술 실험이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펼쳐진다. ‘2026 무해한 예술실험 워크숍 : 챱챱, 툭툭, 샥샥’이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팔복예술공장 B동 2층 마루방에서 진행된다. 이번 워크숍은 그린르네상스 실험프로젝트의 심화 과정으로, 예술가와 시민, 지역과 생태 환경의 관계를 ‘채집’이라는 실천을 통해 재사유하고 확장적으로 탐색하는 프로그램이다. 결과물 중심의 작업이나 해답 제시보다는, 작고 사소한 감각의 회복을 통해 기후와 환경을 다시 느끼는 방법을 함께 실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로그램은 총 3회로 구성된다. 20일에는 정강 작가가 진행하는 ‘공간 채집: Skin of Space’가 열린다. 바닥과 벽면, 모서리 등 공간의 표면을 ‘피부’로 인식하며, 커피박 클레이를 활용해 공간의 흔적을 채집하는 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감각을 되짚는다. 21일에는 한준 작가의 ‘무해한 귀는 당나귀 귀’가 마련된다. 기록하고 발화하는 과정을 통해 흐려진 인식과 언어화되지 못한 감각을 드러내고, 이를 해체하며 보다 명료한 감각으로 나아가는 경험을 시도한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조민지 작가와 함께하는 ‘페이퍼 얀 스테이션’이 진행된다. 종이를 실로 전환해 바느질하는 과정을 통해 이동과 생존의 역사 속에서 인간과 환경이 맺어온 감각적 관계를 탐색한다. 워크숍 대상은 장르와 관계없이 예술인 10명이며, 회차별 참여 사례비는 3만 원이다. 전주문화재단은 “감각과 기후 변화, 관계의 문제를 실천과 대화를 통해 함께 탐구할 예술가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전북지역 근대 서양화단을 구축한 1세대 작가 고(故) 김현철 화백(1924–1980)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전시가 열린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보라)은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김현철 화백의 유작 26점을 일반에 공개하는 소장품전을 우진문화공간에서 2월 11일까지 선보인다고 밝혔다. 월요일 휴관. 이번 전시는 지난해 기획전과 2009년 전북도청사 갤러리 대여 전시 이후 15년 만에 마련된 세 번째 소장품 공개 전시다. 전시에서는 김현철 화백이 해방 직후인 1945년부터 작고 2년 전인 1978년까지 제작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부안 출신인 김 화백은 경복고와 서울대 미대(중퇴)를 거쳐 1947년 대한미술협회전 특선, 1948년 문교부전 입선 등을 통해 화단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어 척박했던 지역 미술 현장에서 창작활동을 지속했다. 전시 작품들은 화백 특유의 조형언어인 ‘나이프 기법’의 변천 과정을 싫증적으로 보여준다. 붓 대신 나이프를 활용해 화면을 긁어내거나 겹쳐 쌓아 독특한 질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절제된 색채와 엄격한 구도는 그가 천착했던 부안의 산과 바다, 보리밭 등 향토적 소재를 현대적인 미학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화백은 생전 작가 활동 외에도 전북 미술의 제도적 기틀 마련에 헌신했다. 그는 권영술 화백과 함께 ‘신상미술회’를 창립해 지역 근대미술 형성을 주도했으며 1969년 전북미술대전 창립위원과 1970년 전북미술연구소 창설 등을 통해 미술행정의 토대를 닦았다. 또한 30여년간 중·고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재단은 전북 서양화단의 1세대 작가로서 독자적인 표현양식을 구축한 화백의 작품이 소실되거나 흩어지는 것을 우려해 유작 일체를 매입하여 소장해 왔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전북 서양화단의 출발점과 그 정신을 되짚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진문화재단은 1991년 (주)우진건설의 기업 메세나로 출발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과 지역 거장 재조명을 실현해 재단의 설립 취지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박은 기자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은 전북미술사 연구시리즈 ‘허산옥, 남쪽 창 아래서’의 일환으로 남전(藍田) 허산옥(1924–1993)의 삶과 예술을 분석하는 대화형 전시연계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오는 24일 오후 2시 미술관 1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가족의 회고와 학술적 해석, 전시 기획 의도를 한데 모아 허산옥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허산옥의 조카인 허영순의 구술을 통해 인간적 면모를 살피고, 미술사가 최열의 강연과 담당 학예연구사와의 대담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적 성취를 미술사적 관점에서 재정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주 풍남문 인근에 위치한 카페 행원에서 소규모 전시 ‘허산옥, 살구나무 아래서’가 열리고 있다. 행원은 과거 허산옥이 직접 거주하며 예술인들과 교류했던 장소로 현재 이곳의 소장자가 보유한 ‘팔군자 병풍’과 ‘매화’ 등 작가의 대표 유작들이 전시되어 생동감을 더한다. 도립미술관은 본관 전시와 행원의 연계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스탬프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관람객이 두 장소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그림엽서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미술공간이라는 공간과 작가의 삶이 투영된 일상적 공간을 잇는 새로운 관람 동선을 제안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허산옥을 기억하는 개인의 목소리와 학술적 해석, 전시기획의 시선을 한 자리에 모으는 자리”라며 “행원에서의 작은 전시와 본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함으로써 허산옥의 예술세계를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은전시 ‘허산옥, 살구나무 아래서’는 2월 22일까지 행원에서 진행된다. 대화형 프로그램과 스탬프 투어를 포함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박은 기자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이 2026년 한 해 동안 국제적 화제성과 지역 미술사의 깊이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전시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 도립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를 조명하는 대규모 특별전을 비롯해 전북 미술의 뿌리를 찾는 연구 전시, 전북 청년 작가들의 세계화를 돕는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 7월에 개막하는 특별전은 현대미술의 거장인 파블로 피카소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피카소가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 지역에 머물며 제작한 도자기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 조형 실험과 예술적 사유를 도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협력 사업 ‘MMCA 지역동행’의 명작전 순회 기관으로 선정된 결과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정읍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전수천(1947~2018)을 재조명하는 ‘전수천: 언젠가 거인은 온다’가 개최된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한국 미술의 위상을 알렸던 그의 실험정신을 통해 전북 미술이 지닌 매체적 다양성을 확인한다. 또 10월에는 1980년대 후반 전북민중미술의 거점이었던 ‘온다라미술관’을 다루며 지역 미술 운동의 형성 과정과 연대의 역사를 기록한다. 지역 청년 작가들을 위한 지원 방식도 달라졌다. 매년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는 ‘전북청년 2026’은 올해 전시 장소를 본관에서 서울분관(서울 종로구)으로 옮긴다. 국내 최대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와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9월 초에 전시를 열어 김규리(사진)와 조민지(설치) 작가를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에게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미술관은 모악산 등산로와 산책로를 활용해 야외전시 ‘남쪽으로 지는 해’를 선보인다. 아울러 3월부터는 미술관 대강당에서 독립영화와 영상작품을 상영하는 ‘JMA 필름’을 운영해 장르의 확장을 꾀한다. 시·군 공립미술관과의 협력 전시와 찾아가는 미술관 사업을 통해 도내 전역으로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이애선 관장은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전북 미술사 연구와 지역 간 협력의 성과를 올해 전시를 통해 가시화하고자 한다”며 “거장 전시부터 지역 미술의 정체성을 담은 기획까지 도민들이 미술관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재)전주문화재단의 2026년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 첫 번째 전시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시민에게 폭넓은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는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의 일환으로, 첫 번째 주자로 정유리 작가의 개인전 ‘integral’을 선보인다. 정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감정의 흐름과 관계의 장면들을 회화로 표현해 왔다. 특히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멍’의 이미지는 관계와 소통의 통로를 상징하는 시각적 장치로, 닫힌 공간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천이나 랩 등 외부 재료를 더해 시간의 흐름과 외부의 개입 속에서 남겨지는 관계의 흔적을 중첩된 화면으로 표현한다. 전시장에서는 ‘intergal’ 연작 9점, ‘way out’ 연작 6점으로 총 15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감정과 소통의 이야기를 전시 현장에서 관객과 직접 나누고자 한다. 1997년생인 작가는 전주 출신의 청년·여성 작가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공예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학과에 진학하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7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탄탄한 전시 경험을 쌓아왔다. 한편 2026년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는 기존 1주 운영에서 2주 운영으로 전시기간을 대폭 확대해 작가와 관람객 모두에게 보가 깊이 있는 전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올해에는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총 5회의 기획전시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홍보지원팀(063-281-1562)으로 문의하면 된다. 전현아 기자
미술관 문을 열자마자 주황빛 생명력이 시선을 압도한다. 만경강의 발원지이자 깊은 산세 속에 숨겨진 동상골의 사계절이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완주 동상면에 위치한 연석산 우송미술관(관장 문리)에서 열리고 있는 ‘고종시 동상곶감 프로젝트 특별전’의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곽풍영‧권은경 두 작가가 1년간 고종시 동상곶감의 생산과정을 밀착 수행하며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13일 방문한 전시장에서 마주한 작품들은 단순히 곶감을 찍은 사진이 아니었다. 동상곶감이 맑은 물과 바람을 머금고 인간의 노동을 빌려 완성되어가는 ‘시간의 궤적’에 가까웠다. 전시의 핵심은 동상골의 역사성을 증명하는 ‘시조목(始祖木)’에 대한 기록이다. 대부산(貸付山) 웃덟박골 언덕에서 360년 넘는 풍상을 이겨낸 이 나무는 지금도 동상면 68개 농가에서 생산되는 고종시 곶감의 근간이 되고 있다. 씨가 거의 없고 껍질이 얇으며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고종시 곶감의 특징과 진품임을 증명하는 감 꼭지의 ‘V자 흔적’ 등 세부적인 공정 데이터가 예술적 문법으로 시각화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곶감 제조공정을 ‘살림의 미학’으로 해석한 대목은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떫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감을 정성껏 깎고 말려 곶감으로 만드는 과정이 버려질 위기에 처한 존재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와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이번 프로젝트에 협업한 호시호동상곶감농장 유재룡 대표는 “감을 말리는 것은 결국 곶감을 다시 살려내는 과정”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동상골의 정체성이자 자긍심인 동상곶감의 우수성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정체성을 기록한 이번 전시는 농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문화적 지표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연석산 우송미술관 문리 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곶감을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시간과 노동, 자연과 공동체가 응축된 문화적 결과물로 바라보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농업의 가치를 예술로 아카이빙한 ‘고종시 동상곶감 프로젝트 특별전’은 오는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박은 기자
국제로타리 3670지구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봉사의 감동적인 순간을 기록한 사진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로타리안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출품작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도내 82개 로타리클럽이 펼친 다양한 봉사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진들로, 공모전을 통해 엄선된 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사진전은 외부 전문 사진작가협회 심사위원이 참여해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였다. 심사 결과 대상‧금상 각 1점, 은상 2점, 동상 3점, 입상 30점 등 총 37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국제로타리 3670지구 총재 표창과 함께 전북자치도지사 표창, 전주시장 표창 및 소정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봉사를 바라보는 로타리안의 진정성과 따뜻한 시선을 담아 깊은 위로와 공간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사는 국제로타리 3670지구가 걸어온 헌신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봉사의 소중함을 나누는 의미 있는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120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 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의 일원인 3670지구는 1957년 전주로타리클럽 창립을 시작으로 현재 전북지역에서 82개 클럽, 4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은 기자
연극 불모지 지역인 순창에서 지원 및 극장 없이 연극이 가능한 공연을 선보인다. 극단 마삐따의 부조리극 ’벽‘이 오는 24일과 25일 오후 5시 30분, 순창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지난해 6월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어떠한 공적 지원도 없이 극단 스스로 기획한 자립 공연이다. 서울 중심의 공연 환경과 제도에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이 작품은, 이번 순창 공연을 통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극장이 아닌 공간에서도 연극이 성립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작품이 순창에서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공연 공간인 ‘공유공간 이음줄’의 존재가 있다. 이음줄은 순창의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독립 공간으로, 기관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되며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 기반 공간이라는 점에서, 극단 마삐따가 추구하는 자립 공연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극단 마삐따는 몇 년간 이음줄과 인연을 이어오며 교류를 이어왔고, 이번 공연을 통해 공간을 이용하는 회원들에게는 새로운 공연 예술 경험을, 처음 방문하는 관객들에게는 순창이 지닌 따뜻한 공유공간의 매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벽’은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부조리극 형식을 취한다. 명확한 인과 없이 이어지는 장면과 파편적인 대사 속에서, 작품은 ‘벽’이라는 상징을 통해 개인과 개인 사이, 우리와 타인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경계와 장애물을 질문한다. 리아와 장벽이라는 두 인물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벽에 맞서며, 좌절과 분노, 희망이 교차하는 과정을 몸의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이번 지역 공연에서는 새로운 인물 ‘MC누’의 등장과 자막 활용 등 초연과는 다른 형식적 실험도 더해진다. 관객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부조리극 특유의 낯설음을 완화하는 장치로, 작품은 어렵지만 친절한 연극을 지향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남기헌 연출가는 “‘부족해도 괜찮고, 모자라도 괜찮으니까 그냥해보자’라는 이 생각을 실천하는 일은 생각보다 혹독했다”며 “여러 현실을 부수고 넘어가며 ‘벽’을 만들어 왔다.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몸을 던져 공연을 만든다. 이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자극이, 위로가, 감동이 되길 바란다. 저의 몸통박치기가, 배우들의 몸통박치기가 이음줄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울림이 돼 닿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만 10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은 전석 유료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원이다. 티켓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공연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3321-3792)로 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전주 예술가들의 해방구이자 쉼터였던 ‘새벽강(대표 강은자)’이 2016년 이후 중단했던 기획전시를 10년 만에 다시 시작한다. 새벽강은 지난해 12월 열린 강은자 대표의 소장품전을 계기로 정기기획전인 ‘월간 새벽강, 다시 예술’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달 새로운 미술전시를 통해 일상 속 예술의 확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열리는 1월 기획전 ‘RESTART’는 새벽강의 전시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새벽강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던 작가 17명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는 고형숙, 곽승호, 김누리, 김미경, 김범석, 김윤숙, 김춘선, 박홍규, 서용인, 신명덕, 유대수, 이일순, 장근범, 정인수, 조헌, 한숙, 허인석 등이다. 과거 동문사거리에서 다가동으로 이전한 새벽강은 현재 대중에게 ‘노포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래는 지역 예술인들의 소통공간이자 문화담론을 생산하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공간의 역사성을 되살려 예술과 풍류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은자 대표는 “이번 전시는 새벽강이 다시 예술공간으로 재인식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매달 새로운 기획을 통해 예술가와 관람객이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며, 이후에도 매달 새로운 작가와 작품들을 선보이는 정기 전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색채로 세상과 대화하는 청소년 작가 박승원이 2026년 새해의 문을 여는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박승원 첫 개인전 ‘마음을 그리는 색’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전주 용흥중학교 졸업을 앞둔 그가 그동안 캔버스에 꾹꾹 눌러 담아온 내면의 기록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밝은색은 기분이 좋을 때의 마음이고 어두운색은 조용해지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림이 곧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는 거울이라고 고백한다. 박승원군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거창한 풍경이 아니다. 일상의 작은 사물과 곁을 지키는 동물, 그리고 기억 속의 찰나이다. 그는 남들이 지나치기 쉬운 작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색을 입혀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한다. 정교한 기교에 매몰되지 않은 솔직한 붓질은 보는 이에게 더 큰 해방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박승원 군의 어머니 황은영 씨는 “혼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는 법을 스스로 배워갔고 그 시간들이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아이에게 한 발, 한 발 더 큰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장애청소년 우수작품 초청전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던 박승원 작가. 그의 이번 개인전은 “나는 나야!”라는 당당한 선언이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표현해온 시간의 기록이다. 전시를 기획한 최영희 관장은 “박승원의 작품은 잘 그린 그림을 넘어, 정직하게 마음을 그려온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며 “지역에서 성장하는 작가의 시작을 함께 지켜보고, 예술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지탱해왔는지를 관람객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은 기자
‘섬진강의 화가’ 송만규 화백이 호남평야의 젖줄이자 고난의 역사를 품은 만경강의 물길을 화폭에 담아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오는 15일부터 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 길담에서 열리는 초대전은 동학의 평등정신부터 일제강점기의 수탈, 그리고 새만금으로 이어지는 만경강의 생명과 평화의 서시를 수묵의 깊이로 펼쳐 보인다. ‘만경강, 생명과 평화의 물길’을 주제로 열리는 전시는 완주 밤티마을 발원지에서 시작해 익산과 김제를 거쳐 서해로 향하는 만경강 200리 물길을 따라 얻은 영감의 기록이다. 만경강은 전라도 사람들의 삶과 농토, 계절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받아내며 오늘까지 흘러온 생명의 젖줄이다. 송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만경강이 통과해온 역사의 층위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특히 만경강은 신분차별 없는 세상을 꿈꿨던 동학농민군들의 평등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비록 그들의 믿음은 시대 앞에 무릎 꿇었지만 강물은 뜨거웠던 기억을 잊지 않고 물의 기억으로 간직해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화공간 길담은 초대의 글에서 “섬진강과 만경강, 이름이 크게 불리지 않은 물길들 그 곁에서 피고 지는 작은 꽃들과 풀들, 조용히 숨 쉬는 생명들이 담겨 있다”며 “그의 그림 속 강은 상처를 품고 있으되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잘린 듯 보이는 물길에도 다시 이어질 여백이 있고, 고요한 수면 위에 이미 생명이 돌아올 자리가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1955년 완주 출생인 송만규 화백은 최근 일본에서 개인전 ‘송만규 민중미술, 나의 진경산수’를 열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섬진강 서시-삶과 역사에 대한 예찬’, ‘강물은 흘러서 어디로 가나’ 등 매해 개인전을 열었다. 저서로는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 <강의사상> <들꽃과 놀다> 등이 있다. 2018년 전북대상, 2024년 여산문화상 등을 받았다. 박은 기자
25년 문화자산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 안정’으로 재도약 기틀 세워야
전북여성가족재단 고강도 체질개선 선언
속도에 깎여 나간 현대인의 초상…배병희 개인전 ‘바디 로그’
스트레스 10.2% 감소…예술 치유 효과 데이터로 증명
2010 미스 전북 입상자들 전라북도 홍보대사 위촉
“소원은 단 하나뿐”⋯아흔 회장이 지켜온 금과들소리의 이야기
속도의 시대, 읽고 쓰는 시간을 묻는 공간 ‘익스’
[2004JIFF]올해 영화제를 무대로 이끈 주역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황석영 ‘할매’
‘3수’ 순창농요 금과들소리 국가무형유산 될까⋯올해 신규 조사 종목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