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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백금자가 말하는 ‘이토록 멋진 크로키의 세계’

어쩌면 ‘이런 그림’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파격적이고 논쟁적이지만, 그래서 더 빠져들게 만드는 그림. 인체의 유려한 곡선과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그림. 미술의 기초라 말하는 크로키에 회화적 감성이 더해진 그림. 백금자(67) 작가가 23년 동안 천착한 크로키(속사화‧速寫畵) 그림이 ‘이런 그림’에 속한다. 삼례문화예술촌 제3전시관에서 열리는 백금자 개인전 ‘선의 유희 dance!!’는 인간의 몸과 대화를 이어가는 작가의 고백이자 인체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선의 유희’라는 주제를 모델의 움직임으로 포착해 표현했다. 절제된 호흡과 속도, 강약의 조절로 빚어진 리듬감은 완벽한 선과 면을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공력이 느껴진다. 특히 하드보드지와 골판지를 활용한 인체 드로잉, 수채화‧아크릴‧유화물감‧먹과 화선지를 이용해 완성한 인간군상 작업은 다양한 재료와 설치의 힘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2일 전시장에서 만난 백금자 작가는 이에 대해 “크로키는 3~5분 사이에 모델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표현하는 미술기법인데, 선으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재료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실험적인 시도들을 통해 크로키의 새로움을 더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설치된 ‘비바체’는 골판지 위에 칼로 파서 드로잉을 완성한 작품이다. 서양화 전공자답게 유화 물감으로 작품에 색을 입혔고 골판지를 칼로 뜯어내 작품의 질감을 살려냈다. 이처럼 크로키 작업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작가는 다음 전시에서는 크로키 작품에 옷을 입혀 이질적이고 신선한 자극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늘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과제 앞에 서게 된다. 재료와 설치에 대한 고민이 매우 크다”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하드보드지와 골판지를 활용하여 칼로 드로잉하는 즐거움을 얻었다. 수채화와 유화 캔버스에 먹과 화선지를 이용해 선으로 얽혀 있는 인간 군상을 중첩하는 작업물이 나온 이유도 실험정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은 인간의 유려한 곡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그들의 아름다움을 크로키로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3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2.02 17:28

전통·창작·협업의 실험⋯무형유산원 ‘예능풍류방’ 기획공연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새 흐름을 모색하는 전승자들의 도전을 통해 국립무형유산원이 협업과 창작을 통한 새로운 무형유산 계승 방식을 선보인다. 오는 3일과 6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에서는 ‘예능풍류방’ 참여 전승자들이 꾸미는 성과발표 협업공연 ‘새로운 여정’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전승자들이 직접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교육형 창작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발표 형식을 넘어 전통예술의 본질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통의 깊이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무형유산이 현재에도 유효한 예술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장이 될 전망이다. ‘예능풍류방’은 전승자들이 종목 간 창작적 연결을 탐구하는 무형유산원 대표 창작사업이다. 서로 다른 전통 예술 요소를 결합해 무형유산의 확장 가능성과 새로운 표현 방식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상·하반기 각 1기씩 총 4명의 전승자가 참여해 운영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양식을 개발해 왔다. 첫 공연은 오는 3일 오후 7시, 김효분 이수자(살풀이춤)와 김영석 전승교육사(수영야류)가 선보이는 협업작 ‘살풀이춤으로 풀어내는 수영야류’다. 절제된 정서를 품은 살풀이춤과 해학이 중심인 수영야류가 만나 사랑(愛)과 해원(解冤)의 정서를 공유한다. 삶과 죽음,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직조하며, 두 장르가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루는 확장과 교류의 순간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전통춤의 깊이와 탈놀이의 생동감이 동시에 드러나는 무대로, 새로운 감각의 서사를 기대하게 한다. 이어 6일 오후 4시에는 김성우 이수자(피리정악 및 대취타)와 최재미 이수자(경기민요)가 ‘악동(樂同)’을 무대에 올린다. ‘음악으로 함께한다’는 의미의 작품으로, 정악 특유의 구조미에 민요의 생동감을 더해 전통 음악의 미감을 새롭게 구성한다. ‘기악의 성악화’와 ‘성악의 기악화’라는 실험적 시도를 통해 악기와 목소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흐름을 구현하며, 울림의 방향과 호흡의 리듬까지 세밀하게 교차시키는 음악적 순환을 선보인다. 두 전승자의 개성이 만나 기존 전통음악의 문법을 재해석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운영되며, 사전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 또는 전화(063-280-1500·1501)를 통해 가능하다. 출연자 소개 및 세부 프로그램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01 17:41

제33회 목정문화상 시상식 성황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지난 28일 전주 더메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33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수상자와 문화예술계 인사, 예향도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지역문화 발전에 헌신해온 이들을 축하했다. 올해 문학 부문은 박동수 수필가(전주대 명예교수), 미술 부문은 황호철 한국화가(전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음악 부문은 오정선 피아니스트(전주교육대 강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 분야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창작지원비 2000만 원이 전달됐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전북 중·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 입상작 전시도 마련됐다. 청소년들의 창작 역량을 살피고 지역 미술 저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33회를 맞은 목정문화상은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목표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주관한다. 1993년부터 문학·미술·음악 3개 부문을 대상으로 전북 향토문화 진흥에 기여한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 왔으며, 올해까지 누적 수상자는 98명에 이른다. 김홍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을 열어가는 길에 재단이 꾸준히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목정문화상을 비롯해 청소년 대회와 문화예술단체 지원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목정문화재단은 무주 출신의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예향의 고장 전북의 향토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에 따라 설립 운영했다. 2013년 목정 선생이 작고한 뒤 그의 아들인 김홍식 이사장(전북도시가스 사장)이 도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30 16:36

동상골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다, 김온 개인전 ‘바위샘’

푸른빛을 띠는 형체 모를 무언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구름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꽃이 연상되기도 한다. 모노톤의 배경이 포근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그저 평범한 추상화인 줄 알았던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필로 가늘게 그어진 선부터 점선, 파스텔을 무작위적으로 드로잉한 흔적까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현실일까, 혹은 의식과 무의식의 모호한 경계일까. 고요히 멈춘 동상면의 풍경 속 사라진 기억의 흔적은 아닐까. 김온 작가의 개인전 ‘바위샘’이 에프갤러리(전주 완산구 공북1길)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완주군 동상면에 살면서 만난 산‧바위‧물‧바람‧무지개 등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천지만물의 생명감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의 주제도 ‘바위샘’이다. 흙보다 바위와 돌이 많은 동상골의 바위와 밤샘의 희망적인 물줄기를 주제로 연약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연필이나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무작위로 드로잉했다. 이후 넓은 스퀴지와 롤러로 모델링 페스트를 칠하고, 지우는 행위를 반복해 작품으로 완성했다. 김 작가는 “내 그림 속 돌과 풀과 물은 거창한 상징을 품지 않는다”며 “그저 마음 속 형상을 빌려와 조금 각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신비롭기 때문에 나는 그 신비와 생명감을 낮은 목소리로 전달하면서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주와 완주에서 개인전을 3차례 열며 작품세계를 선보인 작가는 인도‧한국국제아트캠프, 등불을 켰다, 우마지도리 특별전, 풍경 채집, 자연과 인간, 위도 변화,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 작업전에 출품했다. 전시는 12월 14일까지.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30 16:35

전북레드콘 음악창작소 지원 ‘아우리’,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 수상

김승재(41)는 참전용사다. 음악이라는 전쟁에 20년째 몸을 던졌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남은 건? 밴드 아우리(OU:RE) 멤버들과 지역 뮤지션으로서의 한계. 그래도 그는 도망가지 않았다. 함께 음악을 만드는 동료가 있었고, 자신이 일궈온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랬더니 제3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이라는 값진 수상 결과가 찾아왔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고(故) 유재하를 기리며 신예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규찬, 유희열, 김연우, 정지찬, 이한철, 스윗소로우 등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를 이끌어가는 걸출한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총 785팀이 지원해 10팀이 본선 경연에 진출했고, 전북레드콘 음악창작소 지원 뮤지션인 ‘아우리(김승재·고은혁·이종민·이종원·홍대희)’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년 만에 누리는 대상. 그보다 더 값진 것은 평단으로부터 밴드 아우리의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 밴드 아우리 보컬 김승재씨는 지난달 28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언젠가는 누군가는 우리를 알아봐 줄 거라는 믿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었다”며 “대회에서 저희 음악을 알아봐 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기쁘고 감사한 일’을 마주하기까지 그는 매일 실패할 각오로 하루하루를 지냈다. 화정초등학교 교사이자 현역 뮤지션으로 생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남들보다 더욱 치열하게 시간을 쪼개서 지냈다. 넘어졌다고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도약하는 독기와 성실함, 그것이 김승재를 만들었다. 김 씨는 “음악하는 것 때문에 학교에 피해를 줄 수 없으니까 충실하게 수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도 제게는 마찬가지였다”며 “선생님이 재미로 음악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곡 역시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올해 경연대회 예심에서부터 밴드 아우리 음악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실제로 “참가팀 785팀 가운데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음악”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뛰어난 음악적 기량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승재 씨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이라는 강력한 소개글을 얻게 돼 기쁘지만, 기쁨에만취해 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상을 탔다고 인생까지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늘 하던 대로 음반 작업과 공연 열심히 준비해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스스로 지금을 ‘눈부신 밤’이라고 정의했다. 밤인데 눈이 부시는 그런 순간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누가 밀쳐서건 때로는 본인의 실수로 빛 한 줌 없는 어둠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래도 그다지 두렵진 않을 것 같았다. 20년 동안 참전용사로 굳건히 버텨냈으니까. 그렇게 그만의 선율이 있는 삶은 단단해서 아름다울 테니 말이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1.30 16:35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 ‘시옷이 사라졌다’ 공연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대표 이유빈)의 창작국악공연 ‘훈민정음 자음별구역-시옷이 사라졌다’가 12월 6일과 7일 이틀간 전주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열린다. 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 ‘2025 지역예술 도약 지원사업’에 선정된 모던 국악 프로젝트 차오름이 선보일 ‘시옷이 사라졌다’는 차오름의 대표시리즈 훈민정음 자음별구역의 세 번째 작품이다. 한글 자음 ‘ㅅ’이 사라진 세상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언어·소통·이해의 문제를 유쾌한 스토리로 풀어낸 창작 국악공연이다. 퓨전창극 스타일을 기반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참여형 공연으로 기획됐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관람형 공연을 넘어, 관객이 세계관에 직접 참여하는 스탬프 투어형 체험존, 예술체험 프로그램, 야외먹거리 장터, 전통놀이존 등 다양한 활동을 결합한 복합문화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체험은 공연시작 1시간 전부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전석 30000원이다. 36개월 미만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모던 국악 프로젝트 차오름(010-7772-9243)으로 하면 된다. 한편 2025 지역예술 도약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해 지역예술가의 후속 성장과 도약을 지원, 지역 기초예술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 처음 시행된 이 사업은 광역문화재단이 발굴·지원한 지역 내 기초예술 우수 작품 및 활동을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30 09:07

[지방팬 생존기] ⑤"팬들은 전국에 있지만"⋯무대는 수도권에만 있었다

전국적으로 팬덤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공연예술계는 여전히 수도권에 치우쳐 있다. 공연 수요와 공급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은 공연·관객·창작자 모두 부족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년 총결산–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연건수·회차는 각각 2만 1634건, 12만 5224회에 달한다. 이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1만 3570건(62.7%), 9만 5198회(76.0%)다. 전북은 478건(2.2%), 1514회(1.2%)에 그쳤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가 주춤했던 2020년 수도권 공연건수·회차는 4100건(65.6%)·4만 6576회(82.7%), 2021년은 7835건(62.8%)·5만 1018회(77.4%), 2022년은 1만 1169회(62.3%)·7만 4487회(76.3%), 2023년은 1만 2782회(62.6%)·8만 8692회(76.1%)다. 반면 전북은 2020년 133건(2.1%)·551회(1.0%), 2021년 259건(2.1%)·774회(1.2%), 2022년 340건(1.9%)·1302회(1.3%), 2023년 418건(2.0%)·1531회(1.3%)뿐이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체적으로 수도권은 매년 공연건수는 60%, 공연회차는 70% 이상을 차지한 반면 전북을 포함한 비수도권(14곳)은 각각 20~30%대밖에 안 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문화 격차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본래 비수도권 관객이 적어 창작자가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비수도권의 공연은 적어지고, 관객 경험이 더 축소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차민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연예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사람과 창작력이 중요하다. 예술인도 기회만 있으면 대부분 수도권으로 가려고 한다. 결국 악순환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수도권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여건상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지만, 단기간 중심의 지원 구조로는 예술인·단체가 꾸준히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 연구위원은 “중앙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지원했지만, 문제는 정부의 예산 구조가 ‘단년’이다 보니 프로젝트형에서만 그쳐 지속성이 부족하다. 다년간 지원이 이어지지 않는 탓에 예술인·단체가 꾸준히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며 “무엇보다 각 지자체에서 큰 관심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관객의 경험이 늘어나면 그만큼 공연예술도 함께 활성화될 것이다"며 “예술인이 지역에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며 “공급·수요를 균형 있게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문화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끝>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11.29 08:26

[안성덕 시인의 ‘풍경’] 다산 오솔길

다산초당(茶山草堂) 마루에 걸터앉습니다. 이백 년 거슬러 오릅니다. 그날의 햇살과 공기와 바람을 불러옵니다. 또르르 대나무 홈대를 타고 한두 평 연못에 늦가을이 내립니다. 선생께서 청석 위 솔방울 불에 약천(藥泉) 석간수로 차를 달이십니다. 만덕산(萬德山) 백련사(白蓮寺) 아암(兒菴) 혜장선사(惠藏禪師) 만나러 나서시는 선생의 발자국을 따라갑니다. 동암(東菴) 지나 비탈, 겨우 백여 걸음 올랐을까요? 숨 가쁜데 이 관장이 아차 한 컷 놓쳤다, 다시 초당에 내려갑니다. 친구를 기다리느라 속도를 놓으니, 앞선 일행을 놓으니 가쁜 길이 다정해집니다. 비탈도 오를 만합니다. 따라붙은 그에게 선생께서도 천 리 길 유배와 세상을, 세월을 놓아주고 견뎠을까? 묻습니다. 그랬겠지, 부글부글 끓는 속 달래주는 차 달이듯 뭉근히 세상도 세월도 내려놓았겠지, 그렇게 길고 긴 귀양살이 견뎠겠지 답합니다. 급 할 것 없이 오솔길 따라 올라 어느덧 산마루, 숲 사이로 언뜻 백련사가 보입니다. 신우대숲 바람에 귀를 씻으며 내립니다. 온통 동백나무에 차밭입니다. 깊을 대로 깊은 계절에 아차 한눈 주는 새, 선생께선 마중 나온 혜장선사 따라 드셨겠지요. 꿈을 깹니다. 다산(茶山) 백련사, 늦가을 햇살이 어깨에 내립니다. 먼 듯 가까운 듯 강진만이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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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9 07:49

‘청출어람 청어람’…김연 제자발표회 열린다

김연 명창의 제자들이 소리를 잇고, 담고, 펼치는 판소리 한마당이 열린다. 김연 제자발표회 ‘소리를 잇다·담다·펼치다 –청출어람 청어람’이 29일 오후 3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권삼득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무대에는 총 11개 팀의 제자들이 참여해 단가와 민요, 심청가·흥보가·춘향가의 주요 대목 등 다채로운 소리를 선보인다. 첫 무대는 전북자치도립국악원 판소리 초급반 1의 ‘사철가’와 심청가 중 ‘주막에 들어’ 대목으로 문을 연다. 이어 △ 박성주(전주 자연초 1)의 민요 ‘통영 개타령’, △한진우(전주 화정초 2)의 흥보가 중 ‘부모님께 효도하고’ 대목, △ 오유식(한국판소리보존회 임실지부 이사)의 단가 ‘백발가’, △임실판소리동호회의 단가 ‘호남가’와 흥보가 중 ‘저 아전 거동을 보아라’ 대목이 무대를 채운다. 이후 △최금철(한국판소리보존회 임실지부 이사)의 흥보가 중 ‘돈타령’ 대목, △송옥엽(전 전주판소리동호회 회장)의 춘향가 중 ‘하루 가고 이틀 가고’ 대목, 이정인(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의 심청가 중 ‘타루비’ 대목, 등으로 이어진다. 이밖에도 최가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악예술강사)의 흥보가 중 ‘둘째 박 타는’ 대목이 펼쳐지며 마지막으로 김연 명창이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 무대를 장식하며 발표회는 마무리된다. 김연 명창은 “오는 12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판소리 교수직을 퇴임하면서, 지금까지 함께 해온 연수생과 제자들이 소리를 잇고 담아 펼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다 함께 누릴 수 있는 소리판을 열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연 명창은 1982년 박봉술 명창을 통해 판소리에 입문한 뒤, 1989년부터 이일주 명창에게 동초제 흥보가·심청가·춘향가·수궁가·적벽가를 사사했다.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판소리전공)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이론과 실기를 꾸준히 연마해 왔다. 2002년 임방울 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2014년 전주문화방송 ‘서바이벌광대전3’에서 최종우승을 거두는 등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서 창극 활동을 펼쳤으며, 이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판소리 교수로서 30여년 동안 판소리 대중화에 헌신해왔다. 특히 2023년 ‘흥보가’, 2024년 ‘심청가’를 완창하며 명창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1.28 11:31

관객이 목소리로 무대를 만들다⋯창작소극장서 열린 ‘필로우맨’ 희곡 낭독회

“읽기만 하는데도, 어느 순간 우리가 ‘연기하고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지난 27일 오후 7시께 전주 창작소극장 1층 작은 카페. 낯선 욕설이 튀어나올 때마다 웃음이 번졌고, 대사를 넘기며 인물의 감정에 스며드는 순간마다 테이블 위 따뜻한 찻잔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salon de 울림: 배우와 함께하는 희곡의 소리’ 낭독 모임이 만들어낸 장면이다. 이번 달 함께 읽은 작품은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작품 ‘필로우맨’. 삶을 끝내려는 인물 A 앞에 온몸이 베개로 된 필로우맨이 나타나 어린 시절로 시간을 되돌리고, 그 이야기를 쓴 작가 ‘카토리안 카토리안’이 전체주의 국가의 도살장에서 끌려가며 벌어지는 전개는 참가자들의 감정선을 쉼 없이 흔들었다. 잔혹한 설정과 블랙유머가 공존하는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는 낭독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살아났다. 이날 모임에는 김다비(46), 임은영(50), 김은정(29), 정세영(27), 정숙인(55) 씨 등 5명이 참여했다. 배우이자 창작극회 대표인 류가연 씨가 큐레이터로 나섰다. 이들은 8인용 사각 테이블을 둘러앉아 희곡집을 펼쳐 들고 준비해 온 빵과 차를 나눴다.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른 이들이 희곡집 낭독회 참여자라는 공통분모를 만들어내, 대사를 주고 받으며 금세 연극을 함께 만드는 동료로 변했다. 세 번째 참여했다는 김다비 씨는 “종이를 들고 읽는데도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점점 보이더라”며 “독서처럼 시작했다가 옆 사람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욕설을 읽으며 민망해 선글라스를 썼다는 일화도 웃음을 자아냈다. 첫 참여자 임은영 씨는 “인물 파악도 안 된 상태였는데 감정이 자연스럽게 붙더라”며 “오랜만에 희곡의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김은정 씨는 “여럿이 함께 읽으니 감정이 훨씬 풍부해졌다”며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부담 없이 경험해볼 기회였다”고 했다. 창작극회 배우 정세영 씨는 두 번째 참여로 “바쁜 일정에 희곡을 읽기 힘든데, 이렇게 모여 읽는 시간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현장은 순간순간 표정이 달라졌다. 대사를 읽다 인상을 찡그리거나, 손을 떨 정도로 몰입하는 이도 있었다. 배우 못지않은 억양으로 욕설을 쏟아내 모두를 웃게 만드는가 하면, 마음에 드는 구절을 휴대폰으로 찍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눈빛이 오가고, 배역에 따라 서로 격하게 쏘아보거나 화를 내는 장면까지 더해지자 짧은 대사 하나에도 여섯 명의 감정이 크게 흔들렸다. 류가연 큐레이터는 “일상에서는 하지 못하는 표현도 극을 통해선 해볼 수 있다”며 “이번 모임은 특히 ‘뱉어보자’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작품 속 거친 언어를 낭독하며 뜻밖의 해방감을 느낀 듯했다. 창작소극장의 ‘salon de 울림’은 매달 다른 희곡을 읽는 프로그램으로, 단순 독서 모임을 넘어 ‘연극의 첫 단계인 대본 리딩을 시민이 직접 체험하는 자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는 8월 시작 이후 꾸준히 참석하며 자신만의 참여 루틴을 만들었다. 희곡을 소리 내 읽는 행위는 타인의 감정과 시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작은 연극적 경험이다. 여섯 명의 목소리가 작품의 어둠과 웃음을 오가며 이어간 낭독은, 늦가을 밤 작은 카페를 조용한 무대로 바꿔놓았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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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8 10:01

킹키부츠 드디어 전주 착륙⋯한국소리문화의전당, 뮤지컬 ‘킹키부츠’ 첫선

2014년 국내 초연된 후 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뮤지컬 ‘킹키부츠’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전주를 찾는다. 오는 29일과 30일 각각 오후 2시와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질 공연은 영국 노샘프턴에서 있었던 수제화 공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폐업 위기의 구두 공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보 사장 ‘찰리’와 편견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롤라’가 서로를 이해라고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룬다. 포용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은 지난 2013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음악상·안무상·남우주연상·편곡상·음향디자인상 등 6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지난해까지 국내 관객 평점 9.9점과 객석 점유율 99.9%를 기록하며 여전히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뮤지컬계 최정상 배우들도 함께한다. 먼저 ‘찰리’역은 김호영·이재환·신재범이, ‘롤라’역은 강홍성·백형훙·서경수가 맡아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실력파 조연과 앙상블 배우들도 대거 참여해 무대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Raise You Up △Land of Lola △Sex Is in the Heel 등 뮤지컬 ‘킹키부츠’의 시그니처 넘버부터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까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전주 공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할인 혜택도 준비됐다. ‘라스트 찬스 인 전주’ 할인은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과 놀티켓, 예스24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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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7 16:59

김태연·국악 명연주자 총출동⋯부안이 물드는 국악의 향연

전통음악의 감성과 현대적 감각이 맞닿은 무대가 부안에 오른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오는 29일 오후 3시, 부안예술회관에서 순회공연 ‘국악콘서트 락(樂)’을 열고, 국악이 지닌 다층적 매력을 관객 가까이에서 선보인다. 국악이 지닌 멋을 일상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구성된 이번 공연은 관현악단의 폭넓은 레퍼토리와 국내외 협연진이 함께해 풍성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락(樂)’이라는 공연명처럼 한국적 정서 위에 현대적 색채를 덧입혀 국악의 새로운 매력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관현악단은 해금·양금·마두금 협연자는 물론, 부안 출신 트로트 가수 김태연까지 함께하며 국악과 대중음악의 다채로운 결합을 시도한다. 특히 대전연정국악원 예술감독 임상규 지휘자가 객원으로 참여해 무대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공연의 문을 여는 곡은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국악관현악 ‘남도아리랑’(작곡 백대웅)이다. 남도의 멋과 감성을 관현악으로 재해석해 고유의 한과 흥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풍부한 관현악의 흐름 속에서 남도 특유의 여유와 정서를 깊이 있게 전달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조진용 수석단원이 협연하는 해금 협주곡 ‘추상’(작곡 이경섭)이다. 감정의 미묘한 움직임을 소리로 그려낸 작품으로, 해금의 맑고 단정한 음색과 관현악의 다양한 질감이 교차하며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인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낸다. 형체 없는 감정의 풍경을 드러내듯 펼쳐지는 선율은 해금 고유의 섬세함을 극대화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 무대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동요메들리(편곡 이용탁)이다. 익숙한 멜로디에 전통 장단과 국악기 특유의 음색을 더해 재해석한 곡으로, 대중성과 창의성이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이다. 네 번째로는 양금·마두금 협주곡 ‘바람의 노래’(작곡 홍정의)가 이어진다. 몽골 민요 선율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곡으로, 광활한 초원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그린다. 양금 연주는 세계양금협회 이사 윤은화, 마두금은 몽골 국립문화예술대학 교수 부레브쿠 뭉크진이 맡아 국경을 초월한 음악적 교류를 선보인다. 두 악기의 이색적인 조합이 만들어내는 음향적 긴장과 해방감이 관객을 색다른 음악의 세계로 이끈다. 공연의 대미는 가수 김태연이 장식한다. 탄탄한 가창력과 폭넓은 감성으로 국악 창작곡 무대를 선보이며 세대를 결합하는 특별한 피날레를 꾸민다. 스승을 기리는 헌정곡 ‘가시별’, 그리움의 정서를 담아낸 ‘만리향’에 이어, 이번 공연을 위해 관현악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한 신곡 ‘카네이션의 노래’를 최초로 무대에서 공개한다.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곡으로, 국악관현악과 트로트 창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감성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연은 전석 5000원으로 티켓링크 및 부안예술회관 현장에서 예매 가능하다. 공연 관련 문의는 전화(063-580-3892)로 하면 된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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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7 16:58

‘단오장’, 여성의 삶과 전통 잇는 창작무용극 전주서 재조명

(재)전주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올해 마지막 ‘2025 공연예술 지원 선정작’이 관객을 찾아간다. ‘우수 레퍼토리’ 부문에 선정된 이해원무용단 아움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단오장-조화와 순응의 의미’를 선보인다. 2022년 초연 이후 꾸준한 수정과 보완을 거쳐 3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더욱 깊어진 해석과 높은 완성도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작품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과 전주 단오제를 현대 무용 언어로 새롭게 풀어내 지역 공동체와 전통이 품고 있는 의미를 재조명한다. 특히 단오제 속 ‘여성의 자유와 해방’이라는 상징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삶의 연속성을 탐구하며, 단오 의례 속에 드러나는 여인의 내면을 ‘연꽃의 순응성’이라는 이미지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이해원 대표는 “단오장이 공연예술지원 선정작으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큰 축복”이라며 “앞으로도 전주 공연예술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재단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전석 3만 원이며 네이버티켓을 통해 사전 예매가 가능하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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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7 16:57

제10대 전북시인협회 회장에 이광원 씨 선출

전북시인협회 제10대 회장에 이광원(70) 씨가 선출됐다. 이 당선인은 27일 전북특별자치도보훈회관에서 열린 제10대 전북시인협회장 선거에서 총 99표 중 50표(득표율 50.5%)를 얻어 이두현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이다. 김제 출신인 이 당선인은 전북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원광대 한국어과 강사, 전주문인협회 사무국장, 전북회화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전북문인협회 부회장과 (사)국제PEN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2004년 자유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으며, 국제해운문학상 본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눈물꽃 아름다운 날>이 있다. 이광원 당선인은 “미술과 국어 전공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3년간 협회를 위해 성실히 봉사하겠다”며 “조직의 화합과 단결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제시한 여섯 가지 공약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북 시인 창작 공간 확보 △‘전북시인상’ 상금 현실화 △도내 14개 시·군 지부와의 정례 소통 강화 △원로 시인과 함께하는 워크숍 운영 △회원 대상 시집 발간 연계 ‘시 토크’ 개최 △전북 대표 시 정례 낭송회 추진 등을 공약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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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7 16: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 징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가끔 아프리카 기아 문제나 우리나라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자는 광고를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 마음 한편에는 문제 해결을 강요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묵시적인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 말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대신하며 살아왔다. 가난의 책임을 개인의 능력 부족이나 개인사로 치부하면서 그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외면해 왔던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이 질문에 대해 답을 들려주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제기한 문제는 오늘날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실제 통계 자료와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를 자기 아이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편안하게 서술한다. 덕분에 독자들은 보고서나 통계자료의 딱딱함을 넘어서 사실에 기초하여 냉혹한 현실을 느긋하게 직시할 수 있다. 나아가 그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누릴 수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 책에서 다룬 저자의 시각과 문제 인식은 오늘날에도 명확하다. 여전히 가난과 질병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힘들게 하며 우리 삶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기아’라는 사건을 둘러싸고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따라 나오는 사회, 정치, 인간의 욕망까지 한꺼번에 조망하는 것이다. 현장 전문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기에 더 신뢰가 가는 책이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하나의 문제는 겉으로 보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 문제가 발생하기까지는 여러 종류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대개의 경우 이 과정에서 이권 개입과 힘의 논리가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힘을 앞세운 가진 자들의 논리 앞에 인권과 정의는 유린되고 설 자리를 잃는다. 이런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개인의 노력으로 희망을 만들어 낸 사례가 있다. 영화 <바람을 길들인 소년 (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이 그 대표적 예다. 당장 한 끼도 먹을 형편이 안 되는 집안 상황에서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은 사치였다. 당연히 아이는 수업료 때문에 쫓겨날 위기에 처하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도서관 책을 마중물 삼아 메마른 대지를 적실 수 있는 수차를 개발한다. 영화는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 깊은 감동을 준다. 오늘도 지구편 한쪽에서는 음식물이 넘쳐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누군가는 최고급 식당을 순회하면서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에 취하고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허기진 배를 채워줄 음식 한 조각과 깨끗한 물이 없어 질병에 신음해야 한다. 가을 단풍이 머지않았다. 이제 헐벗고 주린 이들에게는 길고 긴 겨울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눈앞의 문제도 처리하기 버거운 형편에서 가난에 시달리는 지구 반절의 인구를 책임질 여력은 없다. 지금 당장 세계를 바꾼다거나 누군가를 책임질 수 없지만 아마도 얼마쯤은 할 일이 남아 있을 것이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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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6 18:22

다양한 이미지로 변주하다, 임미양 시집 ‘나의 작은 에덴동산’

2018년 <표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미양 시인의 첫 시집 <나의 작은 에덴동산>(문학의전당)이 출간됐다. 섬세한 시선과 선명한 감각이 어우러진 개성적인 어법으로 자신만의 시 세계를 찬찬히 다지고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날카로운 관찰력과 정밀하고 투명한 언어로 일상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특히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 시적 상상력과 낯선 존재를 탐색하는 과정을 정교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려내 삶의 흔적들을 다양한 이미지로 변주한다. “둑 너머에 그녀는 살고 있었다. 그녀는 언니를 뒤따라 다소곳이 들어왔다. 길거리 지날 때 익숙했던 쪼그만 얼굴이었다. 언니하고 같이 산다는 데 성은 달랐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묻는 말에도 언니가 대신 답했다. 침을 맞는데도 미동도 없던 언니였다. 완숙하고 달관을 넘어 무표정이었다. 천장만 응시한 채 보채는 기색도 없었다(…중략…)// 둑 너머 길을 서서히 지난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이십 년은 족히 지났을까. 캄캄한 고요, 정육점 불빛은 더 이상 없다. 흰 수건 내걸렸던 허름한 집들도 사라졌다. 철거의 먼지, 망치가 부수고 때리는 소리,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중략…)”(‘선미촌’ 부분) 전통적인 서정에서 한발 비켜나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하는 시인의 시편들은 신선한다. 단어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한 편 한 편 공들이는 치열한 시 정신도 엿볼 수 있다. 관습을 깨뜨리는 시적 발상과 개성적인 어법은 시적 감각과 정서를 일깨우고자 줄기차게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는 시인의 전략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임미양의 시는 주지시의 체질을 띠고 있다. 깊은 사유를 통한 인간 내면의 성찰이나 시적 철학의 메시지가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형이하학성을 벗으며 인문학적 담론으로 넘나든다든지, 종교 풍의 서사를 품으면서 삶의 명징한 지성을 형상화하는 방식이 뛰어나다. 소재호 시인의 시 해설에서 “임미양의 시 세계는 인문학적 철리(哲理)를 담지하는 동시에 감성적으로 모든 사상에 접근하거나 독해하는 삶의 자세를 표상한다”며 “첫 시집이면서 시적 결기가 충만한 시 편편에 찬의를 얹는다”고 밝혔다. 임미양 시인은 이화여대 영어교육과 및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원광대 한의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주태양한의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26 17:07

여든의 시선으로 다시 쓴 삶의 경전⋯정성수 작가 신작 발표

정성수 작가가 80세를 맞아 새 작품을 연이어 발표했다. QR코드 오디오북 <초대>(화암출판사)와 책 <죽음의 정법>(화암출판사)이 바로 그것. 먼저 죽음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신간 <죽음의 정법>은 인생의 중간점인 마흔 살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삶의 절제와 성찰을 통해 결국 맞이하게 되는 죽음의 의미를 조명한다. 특히 작가는 죽음에 대해 어린 세대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고백하며, 삶의 유한성과 무상함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마흔 살부터 신체적, 정신적 쇠퇴가 시작되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산 정상에 비유하며, 이후의 삶에서 건강과 욕심 조절, 성실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게 사는 삶이 진정한 가치임을 전한다. 중복된 내용도 있으나 우리 인생 역시 중복과 반복의 연속임을 강조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어 신간 시집 <초대>는 그간 여러 문학 행사에서 원고 청탁을 받고 선별해 온 134편의 시를 한데 모아 ‘디지로그 포엠(Digilog Poem)’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오디오북으로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하면 시와 음악, 영상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감상의 세계에 쉽게 접속할 수 있어 전통적 시집의 경계를 확장했다. 이번 시집은 문학 행사 초대에 응하며 그의 시가 지닌 문학적 성과와 사회적 메시지를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하다. 시인은 관념적이거나 난해하지 않고 독창성과 가독성을 갖춘 작품을 엄선해 독자와의 소통에 집중했다. 손안에 사라지는 모래알처럼 짧으면서도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섬세한 마음이 담겨 있어, 독자가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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