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지역사회가 민선 8기 군정의 핵심 측근과 정무라인을 둘러싼 수의계약·정치자금·인사개입 의혹에 강한 반발을 쏟아내고 있다. 군수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총무비서 가족 회사들이 수년간 군 발주 공사를 반복 수주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공행정이 특정 인맥과 사적 권력의 통로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심덕섭 군수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A 전 경제국장과 B 총무비서가 있다. A 전 국장은 지역 정가에서 오래전부터 “실세 중의 실세”, “상왕”으로 불려왔다. 단순한 퇴직 공무원이 아니라 군정 인사와 사업, 투자유치, 승진 라인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A 전 국장은 2020년 12월 31일 사표가 수리된 지 불과 열흘여 만인 2021년 1월 13일 서울개발 대표직에 취임했다가 약 40일 만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 자체에 대한 의구심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서울개발 관련 6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 의혹, 스타마을 사업 개입 논란, 투자유치자문위원장 활동 등이 겹치면서 “퇴직 후에도 군정 실세 역할을 사실상 이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자금 및 뇌물수수 의혹이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심덕섭 군수 후보 캠프를 실질적으로 총괄한 A 전 국장이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로부터 수천만 원대 정치자금 또는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지역 정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북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는 상황이다.
군민들의 분노는 개인 비위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권력과 계약 구조가 특정 측근·친인척을 중심으로 얽혀 있다는 의심이다.
공개된 계약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고창군 본청이 발주한 수의계약 상당수가 C 건설, D 건설, E 건설 등 특정 업체에 집중됐다. 본청 계약만 71건, 금액으로는 약 11억 4200만 원에 달한다. 읍·면 계약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15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업체들이 단순한 지역업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역사회에서는 B 총무비서의 남편과 시동생 명의 업체들이 동일 주소지에 위치하며 사실상 가족 중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군 발주 공사가 반복적으로 이들 업체에 돌아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행정 권력이 특정 가족의 수익 구조로 이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폭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계약이 ‘수의1인견적’ 방식으로 이뤄졌고, 계약 금액 역시 1000만~2000만 원 안팎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논란을 키운다. 이는 지방계약법상 수의계약이 허용되는 범위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공사 내용도 농로 포장, 배수로 정비, 수로관 설치, 아스콘 덧씌우기, 마을안길 보수 등 유사한 생활SOC 사업이 대부분이어서, “여러 공사를 묶으면 경쟁입찰 대상인데도 쪼개기로 특정 업체에 반복 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역 건설업계에서 공공연히 나온다.
한 지역 건설업자는 “고창에서 수백 개 업체가 생존 경쟁을 하는데 공사는 늘 특정 업체로 간다는 말이 공공연하다”며 “견적을 넣어도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허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군수 측근과 가까워야 공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 자체가 행정 신뢰가 무너졌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F 씨를 둘러싼 의혹도 끊임없이 거론된다. 건설회사 운영 및 자금관리 역할 의혹, 가족·친인척 명의 업체와의 연관성, 농공단지 입주 기업 관련 의혹, 13억 8000만 원 보이스피싱 사건 연루 의혹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군정 핵심 측근 그룹 전체를 둘러싼 구조적 비리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는 이제 단순한 해명이 아닌 전면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군민 혈세로 집행되는 공사가 특정 측근과 가족 회사 중심으로 반복됐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권력형 특혜 의혹”이라며 “업체 선정 기준과 결재 라인, 견적 비교 과정, 사업 분할 여부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도 수의계약 자체는 법적으로 허용된 제도이지만, 특정 업체 편중이 장기간 반복될 경우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직자 측근이나 가족과 연관된 업체가 지속적으로 계약을 따냈다면 이해충돌 여부를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결국 ‘공정의 붕괴’다. “측근은 되고 일반 업체는 안 되는 구조”라는 의혹이 사실로 굳어질 경우, 그 피해는 단순한 계약 논란을 넘어 고창군 행정 전체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고창=박현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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