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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법무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

"이 부질없는 시가 당신의 친구가 되어 희망을 캐는 데 도구가 된다면 참 좋겠다." 이형구 법무사가 시인의 말을 통해 전한 말이다. 냉철한 논리, 합리적 이성을 추구하는 이 법무사가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끌어올렸다. 그의 이야기는 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형구 시인이 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시산맥)를 출간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0여 편의 시가 담겨 있다. 이 시인은 천주교 신자로 신앙심이 돈독하지만 유·불·선의 사유가 융합시키고 최대한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등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시에서도 평소 냉철한 논리, 합리적 이성을 추구하는 이 시인의 모습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내가 시를 쓴다는 것은 세월을 먹다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과정이다. 또 나의 정신과 마음속 어딘가에 붙어서 끈적거리는 점자들을 탈탈 털어버리는 일"이라며 "자식을 성장시켜 출가한다고 혹이 떨어졌다 단잠을 잘 수 있던가. 자식 걱정과 마찬가지로 자족하고 품 안을 떠나보낸 시들이 제발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창 출신인 이 시인은 전북대 법과대학 대학원 법학박사를 졸업했다. 2001년 계간 '공무원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곁에 두고 싶은 사랑>, <갯바람은 독공 중> 등이 있다. 현재 한국생활법률문화연구원 이사장, 전라북도 지방법무사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공무원문인협회 전북지부장, 전북시인협회장, 미당문학회·시산맥시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30 18:08

현대사진의 A부터 Z까지...김지연 사진작가, 사진 산문집 출간

김지연 사진작가가 2020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경향신문 칼럼에 게재한 글과 사진이 한데 모았다. 그가 작업한 사진, 선후배 사진가들의 사진에 글을 붙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사진을 통해 "도대체 사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김지연 사진작가다. 김지연 사진작가가 사진 산문집 <따뜻한 그늘>(눈빛출판사)을 펴냈다. 책은 크게 1,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작가 본인이 직접 찍거나 그동안 작업해 온 포트폴리오 중 고르고 고른 78점의 사진으로 구성했다. 묘지 한쪽에 핀 수국, 옛 고향 집, 가까이 가기 두려웠던 상엿집, 서해 바다로 유유히 흘러 들어가는 영산강 등 작가의 정신적인 근원을 찾고자 했다. 2부는 선후배 등 동료 사진가들의 사진을 담았다. 김근원, 한영수 등 작고 작가부터 고정남, 김영경, 박종우, 변순철, 엄상빈, 윤정미, 이한구, 임안나 등 중견 작가, 신예 작가 등의 사진 40점이 그 주인공이다. 1부와 비교해 사진의 내용이 다양하다. 현대사진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모든 작가는 한국 현대 사진의 대표 작가이고, 모든 작품은 그들의 대표작이다. 김 사진작가는 "나의 모든 작업들이 그러하듯이 일상적인 사진에 소소한 이야기들이 짝을 이루었다. 간간이 주변에 좋아하는 작가들 사진에 글을 붙이기도 했다. 그래서 1부는 김지연의 사진과 글, 2부는 여러 참여 작가들의 사진과 글로 나눠 엮기로 했다. 사진과 글은 어느 한쪽을 위한 것이 아니니 각각의 장르로 봐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광주 출신으로 늦은 나이에 사진을 시작했다. 1970년대 드라마센터(현 서울예대)에서 연극을 공부하다 그만뒀다. 1980년대 말 한국방송통신대 영어과를 졸업했다. 이후 14회 개인전을 열었다. 2006년에는 진안에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2013년에는 서학동사진미술관을 개관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30 18:07

"읽고 그리고 쉬고" 김헌수, 필사·펜 드로잉 시화집 펴내

김헌수 시인이 시화집 필사·펜 드로잉 시화집 <마음의 서랍>(다시다)을 펴냈다. 시화집은 '첫 번째 서랍', '두 번째 서랍', '세 번째 서랍', '네 번째 서랍'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독자들이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 기분을 전환하고 재충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화집 속 시와 그림을 보며 따라 쓰고, 따라 그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쉼'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시화집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속 서랍을 열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김 시인. 이에 그는 누군가에게 감추고 싶고, 나만 알고 싶지만 어딘가 털어놓고 싶은 속 이야기를 부담과 걱정 없이 끄적일 수 있는 특별한 시화집을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집중하고 몰입하는 시간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워 주고, 그대로 옮겨 써도 좋고, 자신의 생각과 상상을 넣어서 마무리해도 좋다.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면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서랍에서 네 번째 서랍까지 이어지는 210여 편의 시와 그림, 서랍 속에 저장하고 싶은 사연과 꺼내서 읽어보고 싶은 사연,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보고 그려보면서 위로와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 좋다"고 덧붙였다. 추천사를 맡은 유대수 화가는 "화가를 꿈꾸던 시인, 시를 쓰는 화가, 둘 다 그녀"라며 "환청처럼 환영처럼 다가오는 말과 그림 사이, 그녀가 기꺼이 남겨 준 여백을 떠돌다 결국 내 마음의 서랍도 열릴 참이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 위로하고 위로받으리라"고 전했다. 김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 터미널'로 등단해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1.30 18:0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 - 박서진 '나, 너 좋아하니?'

저마다의 리듬으로 사는 세상 <나, 너 좋아하니?/박서진/사랑의달팽이>. 제목에 괜히 마음이 설렌다. 그런데 이 책 반전이다. 표지를 자세히 보니 사랑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배신감에 책장을 소리 나게 넘기는데 어라! 이 동화, 특별하다. 청각장애인과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보생명과 생명보험사회위원회에서 지원해 발간한 책이란다. 제목과 소재의 상이성은 독자의 흥미를 끌만 했다. 주인공 은채는 청각장애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청력을 잃은 은채는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이용해 소리를 듣는다. 인공와우는 귀속에 있는 달팽이관 안의 청각 세포가 없거나 손상되었을 때, 소리를 듣게 해주는 장치다. 기기와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은채의 하루하루는 비장애 아동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고 굳이 자신의 상태를 타인에게 알리지 않는다. 경험상 그런 이야기는 늦게 하면 할수록 낫기 때문이다. 숨기는 게 아니라 조금 늦추는 것뿐인데 은채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던 중, 엄마로부터 클라리넷을 권유받는다. 클라리넷은 음색이 사람 목소리와 비슷해서 청각 훈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은채는 엄마의 권유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엄마 눈빛이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나를 위해서라면 용암 속에라도 뛰어들 거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화도 내지 못했다.” p. 32 단 세 문장이지만 장애아동의 심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장애를 가진 자신을 위해 애쓰는 부모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은 마치 빚을 진 것처럼 무겁지 않을까. 어렵게 선택한 클라리넷은 무척 어려운 악기였다. 우선 부는 힘이 약하니 소리가 잘 나지 않았다. 거기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해 곡 하나를 마스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던 중에 클라리넷 선생님으로부터 각자의 리듬대로 사는 법을 배운다. “모든 것은 저마다의 리듬을 가지고 있어. 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마음으로 느껴 봐. 봄이 무르익는 소리, 해가 지는 소리, 파란 하늘이 내는 소리, 밤과 낮이 각각 내뿜는 소리,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 소리 등등.” p. 61 은채는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청각장애를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짝남 김찬이 무심코 던진 “너 귀먹었냐?” 라는 말 때문에 더는 상처 받고 싶지 않았기에 용기를 내야 했다. 장애를 알린다고 해서 상처를 덜 받거나 안 받지 않을 거란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은채가 장애를 알리는 데는 다른 리듬으로 사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였다. 현실은 “불쌍하다”, “장애가 있는데도 악기를 잘하네.” “안 들려도 대단한 거 같다”라는 말로 되돌아왔지만 은채는 절대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러했듯 친구들도 청각장애를 가진 친구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고비가 있는 것 같다. 인공와우를 하고 매핑할 때도 자신의 청력에 맞추는데 시간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나중에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것처럼.” p. 105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 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30 18:06

완주는 전통한지, 목판 인쇄, 출판 문화의 보고였다

전통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학술포럼 등 노력이 전개되는 가운데 고려시대 이래 완주군은 전통한지 생산, 목판, 출판문화의 보고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완주군이 주최하고, 한지살리기재단과 전통한지 인류무형문화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24일 완주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학술포럼’에서 이동희 예원대 교수는 ‘근현대 한지공동체의 변화-완주한지를 중심으로’ 기조강연에서, 그리고 이태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출판문화와 한지’ 주제발표에서 “완주군은 전통한지 생산과 출판문화 발전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 곳”이라며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동희 교수에 따르면 경국대전에 기록된 조선초 외공장의 종류 및 분포에 따르면 전라도의 지장(紙匠)은 236개소로 경상도 260개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당시 전주와 남원에는 각각 23개씩의 지장이 존재했는데,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처음에는 대사에 쓸 종이를 전라도 전주와 남원부에서 해마다 세밑에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1944년 평양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조선지’에는 한지제조업 종사 호수가 나오는 데, 전국 4310호 중에서 전북이 1772호로 가장 많고, 전북에서는 완주군이 475호로 최다였다. 이동희 교수는 “완주군 소양면은 장판지, 상관면은 창호지를 대표하는 곳이었다. 특히 소양 장판지는 전국적으로 독보적인 종이제품이었다”며 “소양면 송광사 옆 웃지소 일원에 기념물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닥나무 재배와 한지 생산이 활발했던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중심지 완주의 가치에 주목, 연구 확대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완주는 전라감영 출판문화와 한지 생산에 결정적 기여를 한 곳”이라며 “전라감영에서 생산한 완영판 칠서와 칠서언해, 완영판 자치통감강목, 완영판 주자대전 등은 그 분량이 엄청나다. 이들을 인쇄 출판한 전라감영의 대단위 출판 공정에 소요된 엄청난 양의 한지와 목판 모두 완주군 고산, 상관, 구이, 소양 등 전라감영 주변지에서 공급됐다”고 밝혔다. 이어 “완주지역 안심사, 위봉사, 화암사, 송광사 등 사찰에서 출판된 불경 문헌이 많고, 이들 중 보물급이 아주 많았다”며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했다. 지금부터라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운주 안심사와 경천 화암사는 불경출판, 서지학의 성지라고 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곳”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천주교 블랑 부주교(훗날 명동성당 주교)는 1882년 2월 전후에 구이면에서 ‘텬쥬셩교공과’ 제2권 500부를 인쇄하는 등 천주교 교리서를 목판본으로 인쇄했다고 했다. 구이면 봉성마을에서 완판본 한글고전소설 ‘됴웅젼’이 1893년에 간행됐고, 구암마을(구동)에서는 1823년 ‘별월봉긔’(완판본 한글고전소설 중 최초의 한글소설로 기록됨)가 출간되는 등 완주군은 한글고전소설 주요 출간지였다고도 말했다. 이교수는 “완주는 전라감영의 감영본, 민간의 완판본, 사찰의 불경, 서원 문헌, 족보 등이 목활자 등으로 인쇄 출판되는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곳”이라며 “이처럼 한지 생산과 목판 판각, 목판 인쇄 출판 등에서 엄청난 보물 자산을 갖춘 완주에서 관련 연구가 많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완주군은 현재 소양 23곳 등 모두 51개의 지소와 닥돌(14점), 도침(4점), 철판(1점) 등 19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지를 테마로 전통한지의 제작방식 등을 체험 가능한 대승한지마을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22.11.30 17:02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119)탑천과 만경강이 만나는 자리

“저문 날 물가에 앉아 추억을 찾아낸다. / 생각도 하나하나 낚아서 챙겨놓고 / 구름도 바람도 듬뿍 한 망태기에 담아야지. / 늦도록 잊고 산 사람 바람처럼 찾아오면 / 그 무슨 그리움 하나 등불처럼 걸어놓고 / 강물은 추억으로 넘치거라 바람으로 울거라." 만경강과 탑천이 만나는 곳에 새겨진 시구이다. 시심이 어우러진 쉼터 이름이 ‘옴서감서’이다. 옴서감서는 전라도 방언으로 ‘오며 가며 드나든다’란 것인데, 만경강 물길따라 오며 가며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만경강이 휘돌아 흐르는 곳은, 물억새와 갈대가 아득하게 이어져 노전백리(蘆田百里)를 이룬다. 시구처럼 노을빛이 강물에 내릴 때 즈음 찾아가면, 은빛 물결 일렁이는 사이로 늦도록 잊고 산 사람이 불현듯 나타날까. 옴서감서 쉼터가 자리한 곳은 군산시 대야면이다. ‘대야(大野)’는 지명 그대로 평야 지대인 ‘넓은 들’에서 유래된 고장이다. 삼한시대 마한 땅으로, 백제시대에 마서량현, 조선시대에는 임피현이었다. 1914년 옥구군 대야면으로 개칭되었다가, 1995년 군산시와 옥구군이 통합되면서 군산시 대야면이 되었다. 군산 개항 전 만경강에 둑을 쌓기 전까지는, 백마산까지 배가 닿아 ‘배 닿을 메(山)’라 하여 ‘배달메’라 불린 곳이다. 1921년 개교한 대야초등학교의 교가 1절 시작이 “백마산 푸른 줄기 노령의 기상”이고 2절이 “만경강 젖어가는 옥야천리에~ 사랑과 희망에 찬 대야의 낙원”이다. 100년이 훌쩍 넘는 학교의 교가에 대야의 산과 강 그리고 너른 옥토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대야에는 천년 세월을 품고 옛 절터에 홀로 담담하게 서 있는 석탑이 있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탑동 삼층석탑’이다. 백제 석탑 양식을 계승한 탑으로 고려시대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5.5m에 이르는 탑은 비교적 완전한 모습을 지녔다. 탑신부는 여러 돌이 짜임새 있게 잘 맞추어져 있는데, 1층 몸돌은 높고 2층과 3층의 몸돌은 낮다. 기단 위에 3층의 몸돌, 지붕돌, 머리 장식이 올려진 상태로 얇은 지붕돌의 네 귀퉁이가 살짝 치켜 올라갔다. 지금은 탑골이라 불렸던 ‘탑동마을’ 이름도 석탑에서 유래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자랑이자 마음을 다독였을 탑이다. 잘생긴 탑을 마을에서는 토박이탑 ‘여장군탑’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탑에는 특별한 내기 전설들이 전해진다. 백제시대 서로 흠모하던 총각 장군과 처녀 장군이 장난삼아 탑 쌓기 내기를 하였다. 처녀 장군은 탑동에 삼층석탑을 쌓고, 총각 장군은 다른 고장에 오층탑을 쌓았는데 처녀 장군이 먼저 쌓았다고 한다. 총각 장군의 허술한 탑 쌓는 실력에 실망한 처녀 장군이 인연을 끊고, 혼인하지 않은 채 삼층탑의 수호신이 되어 여장군탑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탑을 무너뜨린 내기와 관련된 ‘골샘 약수’의 전설이다. 탑골에 탑을 쌓은 여자장수와 인근 장자골에 탑을 쌓은 남자장수가 상대가 세운 탑을 두 손가락으로 무너뜨리는 시합을 해서 여자장수가 이겼다는 것이다. 이때, 힘을 준 남자장수 손가락 자국이 탑골 삼층석탑에 남아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무너뜨린 탑의 저주를 받아서인지 여자장수의 어머니가 지독한 피부병에 걸린다. 병이 심해지자 여자장수가 석탑에서 지성을 다해 백일기도를 드렸더니, 백발노인이 나타나 “골샘 약수를 먹이라”하였다. 그대로 하였더니 병이 완치되었고, 골샘약수터는 피부병에 효험있는 명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고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골샘 약수’는, 탑동 삼층석탑 아래 안내판까지 설치된 마을 명물이 되었다. 이곳 마을을 지나는 하천도 ‘탑동 삼층석탑’에서 유래되어 ‘탑천’이라 불린다. 탑천은 익산 미륵산과 용화산 남쪽 비탈면에서부터 서남쪽으로 흘러와 대야를 적시고 만경강으로 합류하여 새만금에서 서해로 흘러간다. 대야 일대 만경강 유역은 밀물 때면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바닷물 유입을 막는 갑문을 만들어야 했다. 갑문 만들기에 적절한 만경강과 탑천 합류 지점에 ‘입석배수문’을 일제 강점기 1935년(소화 10년) 7월에 준공했다. 입석배수문이 노후되자 현대시설을 갖춘 배수갑문을 새로 설치했다. 오랜 풍파를 겪은 옛 입석배수문은 곳곳에 깨진 유리창과 콘크리트에 세월의 더께가 쌓인 채 만경강가에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배수갑문과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배수갑문이 함께 있다 보니, 만경강 유역의 배수갑문 변천과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세월 그대로 강변 풍경이 된 지 오래지만, 한쪽에 방치된 채 있어 아쉽다. 그 모습까지도 모두 품은 옴서감서 쉼터 주변은 만경강 낚시명소로 강태공들에게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인지 낚시꾼들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만경강은 노랑머리 저어새와 천연기념물 황새가 찾는 수많은 생명을 품은 강이다. 겨울바람이 흘러가는 만경강에 기댄 풍경들을 바라본다. 오며가며 쉬어가는 것은, 사람 뿐 아니라 흔적을 남기는 모든 생물들이다. 이곳이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품고 쉼을 내어주는 추억의 자리로 오랫동안 이어지길 소망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30 15:53

고향 끝에서 만난 '국경 경계 표지판'...도립미술관서 본 우크라이나 전쟁 실태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고통과 상흔이 전북도립미술관에 생생하게 남겨졌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쟁은 진행 중이다. 침공 이후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을 피해 피난길에 올랐다. 이들이 평온하게 살아온 고향을 떠나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다름 아닌 국경 경계 표지판이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은 최근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Olia Fedorova)의 작품 'You are now leaving...'을 미술관 현관에 설치했다. 이 작품은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 먼저 공개된 작품으로 총 9개의 국경 경계 표지판으로 구성돼 있다. 올리아 페도로바 작가는 작품에 대해 "작품에 등장하는 국경 경계 표지판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막막함 속에 등져야 했던 수많은 고향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9개의 국경 경계 표지판을 한꺼번에 보이는 면에 설치하길 바랐지만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 당시 공간이 협소해 8개만 설치하고 다른 지점에 나머지 1개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사연을 들은 이애선 관장은 전체 작품의 미술관 설치를 결정했다. 이 관장은 "(이 작품은)가벼운 작품 전시가 아니다. 관람객과 작가 등이 전쟁·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동시대 해외 작가의 흐름 파악도 가능할 것"이라고 소장품 확보·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젊은 작가가 전쟁에 처해 있는 상황을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오고 가면서 매일 같이 작품을 보고 있지만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이 든다. 볼 때마다 먹먹하고 가슴이 저리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술관 소장품 확보·수집 등 기준에 따르면 전북 미술사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작품, 동시대 경향을 표현한 작품, 국내·외 우수 미술 작품 및 연구 가치가 있는 작품 등을 소장품으로 인정한다. 예외의 조항으로 소장의 가치가 있을 경우에도 소장이 가능하다. 올리아 페도로바의 작품은 예외의 조항에 해당한다는 게 미술관의 설명이다. 이 관장은 "그때그때 사고 싶은 작품을 확보·수집하는 게 아니다.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그에 준해서 확보·수집한다. 이 작품은 의미가 있고 충분한 소장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소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술관은 향후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신 소장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술관 현관에 작품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언제든지 작품을 볼 수 있도록 미술관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9 17:35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 공연 메타버스서 만난다

학교법인 우석학원(이사장 서창훈)이 수탁 운영하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손잡고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은 29일 전당 연회장에서 (재)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영로)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는 서현석 대표, 이용재 사무처장과 이영로 원장, 김형석 콘텐츠사업단장 등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메타버스 플랫폼 내 전용 온라인 공연장을 구축해 시·공간 제한 없이 도민들이 더 많은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업무 협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협약식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기관 간 공공사업 연계 및 홍보 마케팅 관련 정보 제공, 물적 교류 및 협력 등을 약속했다. 협약 내용은 △양 기관 사업 연계 시너지 효과를 위한 공동 노력 △공동 관심사에 대한 상호 교류 △양 기관 운영 관련 상호 자문 및 협업 지원 △양 기관 운영 방식과 사업에 대해 상호 필요한 벤치마킹 협조 △기타 상호 우호 증진 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한 협력 등이다. 전당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메타버스 시대를 향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사업에도 공동 참여해 도내 문예회관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 전용 온라인 공연장을 구축해 다양한 기획 공연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현석 대표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사업 협약으로 전당 전용 온라인 공연장 개설이 꿈이 아닌 현실로 가능해졌다. 전당이 지역 문예회관들의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해 도민들이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문화예술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9 17:34

전주 향교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12월 2, 3일 공연

"전주의 역사가 빛으로 전주 향교에서 복원된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실감 콘텐츠 기업 '30 DAYS'(대표 송대규, 이하 써티데이즈)가 12월 2, 3일 양일간 전주 향교 대성전에서 AR+ 미디어 파사드 공연 '빛의 복원'을 개최한다.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알려진 전주 향교는 전국의 향교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향교로 손꼽힌다. 써티데이즈는 이러한 전주 향교의 아름다움을 밤낮으로 느낄 수 있도록 주·야간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주간에는 QR코드를 활용한 AR(증강 현실)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야간에는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파사드 공연과 함께 한국전통창작무용단 '달빛 유랑'의 안무가 펼쳐질 예정이다. 송대규 대표는 "미디어 아트와 실감 기술로 전주 향교 대성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지역민과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제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네이버 사전 예약을 우선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공연 시작 10분 전까지 현장에서 방문 예약도 가능하다. 문의는 써티데이즈 전화(063-288-3031). 한편 써티데이즈는 전주를 중심으로 결성된 미디어 아트 랩이자 크리에이티브 아트 기업이다. 뉴 미디어 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문화기술 융합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감/감성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첨단문화 예술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29 17:33

"보고, 만지고, 놀고"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새 단장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이 어린이박물관을 새롭게 단장해 어린이들을 맞이한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에게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친숙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단장했다. 새 단장한 박물관은 △영상 놀이터 △우리 마을 보물찾기 △쌓고 노는 문화재 놀이터 △선비의 살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영상 놀이터에서는 대형 LED 미디어월에서 전주의 역사와 문화, 주요 문화재에 관한 영상을 상영한다. 영상은 '한벽당과 지네 이야기'로 전주의 전통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있다. 조선시대 전주의 모습과 선비 생활을 동화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 마을 보물찾기에서는 박물관 상설전시실의 대표 유물을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소개한다. 어린이들이 상설전시실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실 내부에 '국립전주박물관의 보물들을 알아보는 퍼즐 놀이', '전주의 명소를 찾아가는 미로 찾기' 등을 통해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쌓고 노는 문화재 놀이터는 영유아(만 6세 이하)들이 안전하게 놀면서 신체 및 정서를 발달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영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다양한 감각 체험 공간으로 문화재 이미지를 활용한 각종 체험물을 설치했다. 선비의 살이실은 기존의 노후화된 시설을 개설해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과거 보러 가는 길'을 통해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여정 떠나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무과시험장'을 통해 모형 말을 타고 친구와 함께 무과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다양한 체험물을 즐겁게 경험하면서 창의력과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물관 관람 및 체험은 사전예약제로 진행하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9 17:33

박상원 사진전 '반복과 생성, 그리고 오마주 Ⅰ' 개최

박상원 작가의 첫 사진전 '반복과 생성, 그리고 오마주 Ⅰ'이 12월 2일까지 덕진구청 로비 갤러리 36.5에서 개최된다. 수백 송이의 꽃을 찍고 그중에서도 잘 나온 이미지만 골라 콜라주 작업을 했다. 피사체는 만경강 강변에 흐드러지게 핀 나팔꽃과 익산 춘포의 교회 앞마당에 핀 분꽃이다. 여러 차례 찍은 사진을 잘라 두 번씩 반복해 작업하고 좌우대칭을 반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무턱대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중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던 유전 법칙이 떠올라 사진을 콜라주 하기 시작했다. 유전법칙을 발견해 자연 속의 놀라운 질서를 보여 준 오스트리아의 신부 그레고어 멘델, 반복과 병치만으로도 작품을 구성할 수 있다는 소중한 사실을 일깨워 준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전북대 대학원 영문과에서 '영국 소설가 조지프 콘래드에 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회원 수 16만 명에 달하는 고전음악 동호회 고클래식에서 베르디라는 아이디로 20여 년 동안 활동하며 서양 고전음악 작품과 음반에 대한 평론집 <푸가, 영혼의 바다에서 오는 파도>, <영혼의 오페라>를 펴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28 17:23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말 공연 '풍성'...소리판, 연극 등 5편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도민들을 위한 다양한 장르의 연말 기획 공연 5편을 준비했다. 대형 뮤지컬부터 클래식 거장전, 연극 등 송년 기획으로 꾸민 무대들이 한 달 내내 펼쳐진다. 4일 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지는 장사익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가 기획공연의 문을 연다.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노랫말과 절절한 가락으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연이다. 가요도 창도 아닌 장사익만의 독특한 창법과 가슴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울림, 가슴에 저며 드는 슬픔 뒤에 남는 따스함과 희망이 모두 담겨 있다. 9∼11일 전당 모악당에서는 대형 뮤지컬 '엘리자벳'을 개최한다.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은 '엘리자벳'은 올해 공연을 마지막으로 향후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노하우를 집대성한 피날레 무대로 전주를 찾는다. 옥주현 등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16∼18일 전당 연지홀에서는 전북을 대표하는 연극단체인 창작극회의 60주년 공연이 열린다. 주제는 '꿈속에서 꿈을 꾸다'로, 창작극회 역사에서 기념할만한 희곡을 재조명해 지역의 특화된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전당만의 전문적인 기획력과 기술력이 더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21∼25일 전당 연지홀에서 국민 연극이라 불리는 '라이어 1탄' 연극 공연도 이어진다. 두 여인과의 이중생활이 들통날까 봐 시작된 사소한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등 진실과 거짓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다. '연극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다'를 느끼게 하는 코미디 연극의 정석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획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과 젊은 거장 비르투오지가 꾸민다. 공연은 23일 개최되며,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선물할 계획이다. 사라 장이 이끄는 챔버 앙상블과 함께 비탈리의 '샤콘 G단조',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장조, BWV. 1043', 비발디의 '사계' 전곡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18세기 바로크 음악의 대표 곡을 연주한다. 사라 장은 13년 만에 전주를 차는 것으로 알려져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당 관계자는 "무려 13년 만에 다시 이뤄진 사라 장의 전주 공연은 그녀의 경이롭고 완벽한 연주를 직접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무대로 클래식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문의는 전당 전화(063-270-8000)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28 17:22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이호철의 Dreaming전 2

그의 작업의 원천은 금세기 최고의 작가 중 하나라고 불리는 '변신'의 소설가 카프가가 당대에 나올 수 없는 소설이라 극찬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로부터 나왔다고 여긴다. 이 소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고, 이 소설이 무엇을 지향했는지 다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배제하겠다. 한때는 시대의 아픔을 '워커 속에 핀 꽃다발' 같은 작업으로 작가의 가슴에서 들끓는 분노를 있는 그대로 표출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간장을 조리는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것 등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작가는 많이 성숙해진 것인지 설명적인 분노보다는 분노를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삶이 있으면 죽음도 꼭 동행해야만 하는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창작에 임하는 자세가 조금은 참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좋다. 이 모두 돈키호테와 산쵸, 그리고 로시난테를 깊어서 진지했던 마음으로 만난 덕분이리라. 조각이라는 인공물과 나뭇가지라는 자연물을 배치시키는 퍼포먼스적 작품도 그럴듯하고 삶과 죽음의 관계를 스스로 설정해 작품화시키는 것마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즉 여느 작가들처럼 '어떻게'라는 방법부터가 아니고 먼저 '무엇을'부터 심사숙고하고 뒤에 '어떻게'를 이어가는 태도가 바람직한 예술가의 길이라는 것을 그가 알아챈 것으로 여겨진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가 깎아내려가는 조각가가 아니고 붙여 올라가는 소조가이기 때문에 작품마다 동으로 환치시켜 보관하는 것이 최상일 테지만, 아직 FRP와 혼합재료, 드라이 플라워 등을 사용해 표현 작업을 한다. 지금 그는 그리 젊은 나이가 아님에도 보존성보다는 실험정신에 더 충문한 것도 바람직하다. 나뭇가지나 말린 꽃 등 약품 처리로 보존성을 높였지만 그러면서도 기능면에서도 하자가 없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여기에서 작가 본인에게 쓸데없는 고통의 시간들이 혹 있을까 봐 꼭 한 마디는 해야겠다. "창조는 항상 서툴다"는 피카소의 말이다. 물론 피카소의 말이 모두 금과옥조는 아니지만 이론으로 학습한 것이 아니라 쉴 틈 없는 작업의 연속에서 나온 말이니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세상에 존재한 일이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야말로 어디서도 본 듯하지 않으니 서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능, 흔히 말하는 기술은 그것을 연마하는 반복 과정에서 차차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전전긍긍한다거나 좌절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만물을 창조하는 Big God이 아니고 다만 그분이 미처 못 만든 것을 찾아서 만드는 Small God들이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28 17:20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행사장 가보니] "행사 활성화로 많은 사람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길"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동물성 식재료나 동물 실험을 거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비건' 등이 유행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도 인기다. 다시봄이 지난 주말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6일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센터장 송상민, 이하 다시봄)에서는 환경·불공정 거래·노동의 문제 등 소비로 인한 다양한 문제를 새활용으로 해결하자는 의미를 담은 '소우주와 함께한 뉴-루틴! 지속 가능한 0의 생활'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다시봄에서는 패션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미니멀 라이프를 갈망하는 시민 5명의 옷장을 비우고, 옷장 속 옷을 시민에게 입양 보내는 '옷과 장신구, 물건 입양 프로젝트'와 다시봄 입주 기업 6곳의 오픈 스튜디오와 함께 아카이브 전시·체험 프로그램, 토크 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평소 보기 어려운 새활용 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들어 보면서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시간을 가졌다. 시민 대다수가 처음에 '새활용'에 대한 개념도 잘 모르는 듯했지만 개념부터 천천히 하나씩 설명해 주는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곧잘 따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다시봄 내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시민 A씨는 "사실 오늘(26일)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인지 몰랐다. 다시봄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이러한 행사가 조금 더 활성화돼서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보호하는 데 앞장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다시봄을 찾았는데 '새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새활용' 등에 대해 알 수 있게 됐다. 다음에도 이러한 행사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송상민 센터장은 "물건을 공유하고 재사용한 후의 단계가 '새활용'이다. 일상생활에서 새활용은 쉽지 않다. 행사를 통해 내가 산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되도록이면 사놓은 것은 다 쓰고, 덜 사자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새활용을 체험으로 직접 알리고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7 17:2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