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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이 지역을 바꾼다] ① 문화의 힘, 지역의 변화

감성의 시대, 삶의 질 높이는 예술 '생활 속으로'

(위부터) 양평 조현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2학기 뮤지컬 첫 수업. 전문 예술강사가 지도하고, 담임교사가 곁에서 수업방식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일본 요코하마 미술관 아동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치원생들이 웃옷을 벗고 물감과 붓 등 미술 도구들을 자유롭게 활용,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놀이를 통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미술과 친근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통해 실시되는 양평 세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연극 수업, (desk@jjan.kr)

21세기, 바야흐로 문화의 시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의 힘이 지식과 정보 못지 않게 중시되는 사회다. 현대 사회, 문화적 소양과 감성을 갖추지 못하면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없게 됐다.

 

생활수준과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가 '문화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 문화예술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다.

 

문화예술교육은 한 사람의 삶을 넘어 지역사회를 바꾸는 동력이다.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 작은학교에 생기를 불어넣고, 침체된 지역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소가 된 사례도 적지 않다. 감성의 시대, 문화예술교육의 힘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 기획취재를 통해 이달 초순 경기도 양평의 초등학교와 일본 도쿄·토리데·요코하마를 방문, 수요자 중심 문화예술교육의 실태와 지역을 바꿔놓은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살펴보았다.

 

국내 및 일본 각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현주소와 성공 사례, 그리고 지역사회를 바꾸기 위한 도내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수요자 중심 문화예술교육

 

지난 5월말 서울에서는 '제2회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가 열렸다. 전 세계 129개국 2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창조적 인재양성과 사회통합을 위한 선언문이 채택됐다. 선언문에는 문화예술교육을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발전시키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보장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화예술교육은 삶의 질을 높이는 창조적 에너지다. 세계 각국이 학교, 그리고 지역 문화시설에서 아동 및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지원하고 있는 이유다.

 

삶의 질과 만족도를 결정하는 문화예술은 일단 경험해보지 않으면 적절한 수요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을 토대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설립, 예술강사 지원 및 선도학교 운영·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선철 숙명여대 겸임교수(감자꽃스튜디오 대표)는 "그동안 학교 안팎의 문화예술교육은 주로 전문가를 길러내기 위한 예능교육 측면에 치우쳐 친숙하고 즐길만한 것이라기 보다 의례적 통과 과목으로 여겨졌다"면서 "심미안과 감수성을 계발, 문화예술 향유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농촌 작은학교의 새 모델

 

학생수 감소로 인해 폐교 위기에 몰린 농촌 작은학교들이 최근 수요자 중심의 체험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조현초등학교와 세월초등학교는 체험형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폐교 위기에서 벗어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두 학교 모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통해 실시한 국악·연극·무용 등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교육환경 변화의 계기가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생수가 급격히 줄면서 학교의 명맥을 걱정했던 이들 학교는 정규 수업에 체험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서울 학생들이 속속 전학오는 유쾌한 반란을 만들어냈다.

 

행복을 배우는 작은 학교의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도시 학부모들이 줄지어 이주, 지역사회에도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 무엇보다 시골학교 아이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긍정적 태도와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 큰 성과로 꼽힌다.

 

양평 조현초등학교 이중현 교장은 "지식과 기능 중심의 획일적 학교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길러주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체험 위주의 문화예술교육은 그 자체가 인성교육이며, 정서 안정과 가치관 변화의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 지역공동체 회복 활력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지난해 공모를 통해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문화예술 활동을 매개로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회복시키자는 취지다.

 

전북지역에서는 '문화공간 싹'이 전주 서신동 재뜸마을에서, '극단 동인무대'가 군산 회현면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소통과 나눔의 장을 마련했다.

 

일본에서의 지역사회 문화예술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하다.

 

도쿄 토시마구 니시스가모 창조건물에 자리잡은 NPO법인 '예술가와 어린이들'은 도심 폐교 건물을 활용, 지역 아동 및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도쿄 인근의 작은 도시 토리데시에서 지난 1999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TAP)'는 자치단체와 대학·시민이 함께하는 예술(현대미술 위주) 이벤트의 모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적 창조도시를 지향하는 요코하마시는 예술문화교육플랫폼 사무국을 설립,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극과 무용·음악·현대미술 등의 장르에서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공동으로 기획·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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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kimjp@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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