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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책상보다 논두렁이 먼저였다

부안군 장경준 농업정책과장이 보여준 ‘현장형 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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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선 제2사회부·부안

부안 농정을 취재하다 보면 늘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누렇게 익은 벼 사이로 장경준 과장이 나타나는 것이다. 회의실보다는 들판과 창고, 검사장에 더 자주 서는 공무원이다. 농민들은 “오기만 하면 금방 방향이 잡힌다”고 말한다.

공공비축미 매입이 시작되면 그는 논두렁에서 검사장, 건조장, 양곡창고까지 꼼꼼히 살핀다. 2~3주 가까이 현장을 지키며 각 단계의 변수를 직접 확인한다. “쌀 산업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흙냄새가 배어 있는 말이지만, 현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통찰이다.

그는 단순 물량을 넘어 구조개편 신호로 사안을 읽는다. 부안밀 제빵학교를 통해 생산과 가공, 관광을 잇는 플랫폼 실험도 진행 중이다. 전국 밀 생산의 9%를 차지하는 부안의 강점을 산업화하려는 시도다.

농업인 복지에도 속도를 냈다. 올해부터 농민수당을 ‘농업인 단위’로 확대해 1만 2213명이 직접 지급받고, 청년·귀농인의 정착 요건을 2년에서 1년으로 낮췄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생생카드와 편의장비, 건강검진 지원도 그의 “불편을 먼저 듣겠다”는 원칙에서 나온 변화다.

부안 쌀 브랜드 ‘천년의 솜씨’는 GAP·생산이력제·단백질 검사 등 엄격한 품질관리로 7년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 25년 명품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온라인과 대형마트 판로 확대까지 더해 농가 소득 기반을 탄탄히 했다.

스마트팜 지원도 현장 행정 중심이다. 올해 10여 농가에 자동환경제어·센서·단열 개선을 지원하고, 도입 농가 교육·사후관리·컨설팅을 하나로 묶은 것도 “기술은 사람이 이해해야 돌아간다”는 판단에서다.

모든 정책의 중심에는 한 원칙이 있다. 책상이 아니라 현장이 먼저라는 것.

그는 말 그대로 ‘걸어 다니는 정책가’다.

부안=홍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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