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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 마스크 대란이라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개인위생의 필수용품인 마스크 구하기가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은 지난주 후반부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약국등 곳곳의 마스크 판매장에는 품절 표시가 붙어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마스크 대란은 일부 유통업자들의 매점매석과 적잖은 물량이 수출이나 보따리상들에 의해 중국으로 빠져나가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120여 곳으로 파악되는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들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에 크게 못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스크 품귀 현상은 필연적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은 2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공장도 가격이 770원 남짓하던 마스크가 40005000원씩 무려 5~6배 오른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한다고 고지하는 대형마트에 개장전 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온라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한 쇼핑몰에는 대기자들이 2000여명 몰려 마스크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족등의 건강을 염려해 마스크가 꼭 필요한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라도 사려고 해도 살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마스크는 생활속 감염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국민들의1차적인 방어막이라 할 수 있다. 부족하면 일상활동이 위축되고, 경제활동에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마스크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오는데 물류가 마비돼 국내로 제때 반입이 안되면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정부가 25일 국무회의에서 마스크 수급 대책을 논의했다. 마스크 수출 물량을 전체 생산량의 10%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모두 내수용으로 유통하기로 했다. 원활한 수급의 관건은 이같은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게 관리 감독이 철저히 이행되느냐에 달려있다. 사회적 약자를 감염병으로 부터 보호하는 일은 정부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이다. 국민들 각자 개인의 필수적인 의료용품인 마스크를 필요할 때 제 값에 구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5 20:10

전주시 2청사 건립, 시민 공론화가 먼저다

전주시가 갑자기 제2청사를 짓겠다고 발표해서 시민들과 시의회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전주시 본청사가 비좁아 시민뿐만 아니라 시청 직원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마당에 엉뚱하게도 2청사 건립 계획을 발표하자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현 전주시 청사는 건립된 지 37년이 넘었고 사무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청사 인근 건물 2곳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간 1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시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주차공간 부족과 사무실 분리로 인해 시민들이 민원업무를 처리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김승수 전주시장도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청사 이전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시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전주시는 엊그제 조촌동 항공대대 인근에 제2청사를 2024년까지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농업관련 부서와 맑은물사업본부 등을 집적화해 농업인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과 농업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청사 건립비용 715억 원은 이전 부서 청사 매각대금 140억 원과 상수도특별회계 300억 원, 일반회계 200억 원, 민간자본 15억 원 등으로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본말이 전도된 난센스 행정이 아닐 수 없다. 본청사 사무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엉뚱하게도 외곽부서를 집적화하겠다는 발상은 일의 우선순위를 간과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2청사 건립을 통해 본청사 업무공간 부족사태를 해결하겠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겠지만 농업기반 도시도 아닌 전주시가 농업관련 부서를 집적화하려는 방안은 2청사 신축 명분으로서 약하다. 일각에선 항공대대와 예비군대대 이전 및 송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무산에 따른 민심 무마용 사업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항공대대 이전과 향후 예비군대대 이전에 따른 주민 반발을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2청사 건립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700억원 대가 넘는 청사 신축을 시의회 의견 수렴이나 시민 공론화 과정 없이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다. 공공 청사로서 접근성이나 업무 효율성 등 입지 여건에 대한 사전 검토 절차도 간과했다. 전주시는 2청사 건립 추진에 앞서 전주시민 의견부터 먼저 수렴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5 20:10

4·15 전북 총선, 민주당 강세지만 변수는 많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하기 어려운 일 시리즈가 있다. 소주 없이 회먹기, 노래방 가서 노래 안하기 라든가 여자 셋이서 한시간 동안 아무 말 안하기 같은 것들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존경하기도 하기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국회의원을 조롱하는 비유는 많다. 잘못 뽑으면 부작용이 오래간다, 지저분하다, 한 놈 잡았는데 여러 놈이 딸려 나오는 수가 있다 등은 국회의원을 콧털에 비유한 풍자다. 비리와 갑질, 막말 망언, 정쟁 등으로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는 우리나라 기관 신뢰도 꼴찌다. 그럴망정 국회의원은 선망의 자리다. 특권과 권한이 많기 때문이다. 4.15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도중에도 총선시계는 어김 없이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은 고공 지지율이 계속되다 보니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이다.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기 보다는 이른바 문재인 효과 덕이 큰 데도 그렇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도 못할 처지다. 그제 3당 합당을 출범시킨 민생당은 이제야 전열정비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비례대표 경선을 진행시킨 정의당이 그나마 차별적 공천정책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전북지역의 총선 판도는 변수가 많다. 첫째 민주당 강세의 지속 여부다. 현 시점의 정당지지도와 투표 시점의 정당별 득표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소용돌이 정치가 특징인 우리나라 선거에선 일주일만에 민심이 바뀔 수도 있다. 향후 50일이면 장담할 수 없는 기간이다. 둘째 민주당의 자만이다. 민주당은 4곳(전주병, 군산, 정읍고창, 김제부안)을 단수 공천했고, 나머지 지역은 2명씩 경선 대상자를 압축했다. 그런데 경선 컷오프 대상자들의 탈락이유도 밝히지 않고 있다.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도 변수다. 또 의정평가 하위 20%에 속한 현역의원 역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는 일이고, 현역 프리미엄을 보호하는 꼴이다. 청년, 여성 배려 방침도 실종됐다. 지지율에 취한 탓인지 개혁도, 쇄신도, 감동도 찾아볼 수 없다. 셋째 호남 기반의 민생당 약진 여부다. 인물론을 내세워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겠다는 복안이다. 기득권 양당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중도개혁의 제3지대 정치를 표방한다. 하지만 호남당에다 정치공학적 결합이 시너지효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넷째 민주당이 위기에 처할 경우 응집효과다. 민주당이 미래통합당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거나 불리한 국면이 형성된다면 호남에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민주당으로 응집될 개연성이 크다. 다섯째 코로나19 사태도 변수다. 확진자 증가와 사망 등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에겐 악재다. 여섯째 무당층의 향배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무당층의 비율은 30% 안팎을 오르내린다. 20~30대 무당층이 많다. 민주당은 마음에 안들고 미래통합당은 싫다는 정서를 가진 층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감동할 수 있는 정책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이를테면 청년정책을 우대한답시고 청년 한명 영입해 발표하는 행위는 사탕발림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촘촘히 접근해야 흡인력이 있다. 경쟁 없는 선거는 의미가 없다. 정당간, 후보간 경쟁은 치열할수록 그리고 의제와 논쟁은 너비와 깊이가 클수록 지역발전과 유권자에게 도움이 된다. 유권자들은 이제부터 눈을 시퍼렇게 뜨고 정당과 후보 행태를 눈여겨 볼 일이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뢰할만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 잘못 뽑으면 부작용이 오래간다. 콧털처럼.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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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5 16:42

1927년 신간회 사건과 이리사람 임혁근(林赫根)

원도연 원광대 디지털콘텐츠공학과 교수 1920년대의 이리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도시였다. 돈과 권력을 가진 일본인들, 중국인 토목 기술자들과 고향에서 밀려난 가난한 조선의 청춘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신도시 이리는 학연, 지연, 혈연에 얽매이지 않는 기회의 땅이었다. 그것은 곧 익명성의 도시라는 뜻이었고 그 도시적 분위기는 독립운동가들 특히 사회주의자들에게 사상과 운동의 옥토였다. 이 뜨거웠던 시절에 이리 사람 임혁근(林赫根)은 이리기독교청년토론회의 연사로 처음 등장했다. 1922년 3월이었고 그의 나이 23살이었다. 임혁근은 1922년 동아일보 기자의 신분으로 청년회를 통한 조직활동과 사상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그리고 1927년 6월 28일 그의 일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하루를 맞이하는데 이것이 바로 신간회 익산지부 설립이었다. 신간회는 당시 민족주의외 사회주의 진영의 연합으로 구성된 최대의 항일 사회운동단체였다. 이리익산의 사회주의 운동단체들은 일제히 조직을 해체하고 신간회 설립에 집중했다. 임혁근은 익산 사회주의 운동의 대표로 신간회 운동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유독 익산 신간회 설립을 강경하게 저지했다. 문제가 된 것은 익산 신간회 준비위원회의 격문이었다. 우리 신간회 운동은 우리 전 민족운동사상 새 기원을 긋는데 있고 기미운동과 병칭(竝稱)할만한 중대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2천만 민중이여, 신간회를 피와 땀으로 강하게 지지하라. 익산 신간회의 격문은 강렬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배헌, 임영택, 임혁근 3인은 일경에 체포되어 8개월간의 옥고를 치른 후 1928년 2월 21일 석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전북의 각 단체들은 연합회의를 열고 10여명의 대표가 강경역까지 마중을 나갔으며, 이리역 앞에는 수천명의 인파들이 모여 출옥동지 만세!를 외치며 이리 시가지를 행진하였다. 2월에 출옥한 그는 4월에 다시 중외일보 기자가 되었는데 5월의 전북기자대회와 깊은 연관이 있었을 것이다. 전북기자대회는 일제의 강경한 저지 속에 반쪽짜리로 치러졌고 임혁근은 다시 검거되었다가 풀려났다. 그해 6월 한달여 만에 또다시 체포된 임혁근은 결국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1934년 35살의 나이로 옥사했다. 1990년 대한민국 정부는 그의 항일운동에 대한 공적을 기려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이상은 공식기록으로 본 임혁근의 일대기다. 그가 수형카드에 남긴 2장의 사진은 1920년대에 가장 위태롭고 뜨겁게 살았던 한 운동가의 운명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임혁근 뿐만 아니라 제헌의회 의원까지 지낸 배헌에 대한 기록과 발자취도, 임혁근과 함께 위태로운 세월을 싸워나갔던 임종환에 대해서도 우리는 너무나 무지하다. 올해는 3.1운동 101주년이다. 100년전 기미년의 뜨거운 항쟁을 이어받아 투쟁의 최전선에 나섰다가 누군가는 순국했고 누군가는 평생을 숨어 살아야했다. 임혁근, 임종환, 임영택, 배헌 등등 이리익산에서 두려움 없이 일제와 맞서 싸워던 선배들을 이대로 역사 속에 묻어두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 /원도연 원광대 디지털콘텐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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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5 16:42

마스크·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신고하세요

2020년 2월 12일부터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따라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업자는 보건용 마스크손소독제의 생산량과 판매량을 신고해야 한다. 신고대상은 동일한 판매처에 같은날 마스크 1만개, 손소독제 500개 이상 판매한 판매업자 대상이다.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 수출량, 국내출고량, 재고량을 신고해야하며, 판매업자(도소매등)는 판매단가, 판매수량, 판매처에 대해 신고해야 한다.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위반한 자는 물가안전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위생이 중요시되고, 소비자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보건위생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수요량이 급증하자 마스크 1개 값이 1만원이상 판매되는 약국이 있는가하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주문했다 일방적으로 취소당하는 소비자들의 불만과 피해가 계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이 의심되거나, 가격을 5배 이상 높게 판매할 경우, 온라인 몰 주문을 판매자가 일장적으로 취소할 경우, 온라인 몰 주문에 대해 판매자가 장기간 배송을 지연하는 경우 신고대상이 될 수 있으며, 신고는 소비자상담센터 1372 또는 전북지역 282-9898번으로 문의할 수 있다.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제대로 선택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은 착용 전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쓴다. 마스크 착용 후, 얼굴과 마스크 사이 틈이 없는지 확인한다. 되도록 마스크는 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좋고, 만일 만졌다면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KF 80이상 마스크는 기침, 재채기, 가래, 콧물 등 호흡기 증상자와 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자를 돌보는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자, 감염 위험이 높은 다중 접촉 직업군(운전기사, 판매원, 역무원, 집배원, 택배기사, 건물 관리인, 고객직접 응대 직업 종사자)을 가진 사람이 착용해야 한다.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나, 개인위생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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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19:04

아카데미 시상식과 소수자 재현의 문제

박문칠 우석대 교수 아카데미가 달라지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여성, 유색인종, 장애인, 비인간 동물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애쓴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물론 그 화룡점정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주요 상을 휩쓴 <기생충>이었다.?이런 변화는 아카데미가 그 동안 백인 남성 위주의 잔치라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넓게 보자면 이러한 움직임은 미디어 내 소수자를 올바르게 재현하려는 사회적, 문화적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관련된 담론에 대한 역풍도 심심치 않게 일고 있다. 먼저 가깝게는 트럼프 대통령. 그는 <기생충>의 수상을 조롱하며 자국 영화가 수상하지 못한 것을 개탄했다. 지난 해 게임 업계에서는 오버워치라는 게임의 간판급 남성 군인 캐릭터 솔져:76이 동성애자로 밝혀지면서 부자연스럽다는 유저들의 반발이 일기도 했고, 인어공주의 실사판 주인공 에리얼 역에 피부색이 검은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되자 #나의 애리얼은 이렇지 않아(#NotMyAriel)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디즈니를 상대로 한 캐스팅 취소 청원이 돌기도 했다. 우리도 이러한 역풍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옹호하는 사람을 PC충이라고 비하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진다. 소수자 재현을 반대하는 목소리의 기저에는 소수자 기용이 부자연스럽다는 정서가 공통되게 흐른다. 우리가 어렸을 때 봤던 동화 속 인어공주는 피부가 하얀 색이었고, 총을 잘 쏘는 군인 캐릭터가 강인한 남성 이성애자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아카데미는 미국인들의 잔치였으니 미국=백인의 나라라는 도식을 내면화하고 있는 우리에게 올해 시상식 풍경 역시 생경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인들이 대거 단상에 올라가고, 톰 행크스나 샤를리즈 테론 같은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객석에서 박수 치고 환호하는 장면은 필자의 눈에도 CG나 합성화면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대중매체 속 소수자를 올바르게 재현하려는 운동은 바로 무엇이 자연스럽고 무엇이 부자연스러운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재정의하는 움직임이다.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많은 것들 안에는 이 사회의 지배적인 통념과 권력관계가 녹아들어 있다. 남녀가 키스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동성이 키스하는 건 왜 부자연스럽다 여기는지. 아랍인이 테러범으로 출연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되면 왜 부자연스럽게 느끼는지.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을 직면하지 않으면 이런 집단 무의식이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미국인들만을 위한 무대라고 여겨졌던 아카데미의 단상에 봉준호 감독이 올라감으로써 이제 다양한 국가, 다양한 지역의 영화 감독들에게 나도 언젠가 저 무대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미국인들도 자국 영화 외에 더 넓고 풍요로운 영화의 세계에 눈을 뜰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조금 낯설고 잠시 부자연스러울 순 있어도 기존의 통념을 깨고 한 발 나아가는 기분 좋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기생충>이 열어젖힌 새로운 가능성이 반갑다면 비백인 인어공주나 다른 대중매체 속 소수자 재현에도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박문칠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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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16:46

관광호텔 허가 받고 예식장 ‘꼼수 영업’ 안될 말

관광호텔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사실상 예식장 꼼수 영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 더욱이 용도변경을 조건부 승인하고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는데도 건축계획이 승인돼 책임규명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전주시와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시 팔복동 옛 코카콜라 부지에 지하1층~지상4층 규모 관광호텔이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는 2018년 12월 전주 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감안해서 호텔객실을 90실로 짓도록 권고하고 용도변경을 조건부 승인했다. 그런데 전주시는 건축심의를 승인하고 인허가를 내주면서도 이런 전북도의 권고사항을 조건에 명시하지 않아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함에도 객실증축을 하겠다는 사업자의 구두약속만 믿고 허가를 내줬다. 이와 관련 추후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전주시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이 호텔은 당초 객실 33실1개의 예식시설과 회의장 등으로 쓸 수 있는 다목적 홀과 연회장 등으로 승인을 받았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3개 홀의 예식접수가 실제 이뤄지고 완공시점인 9월부터 내년 4월까지 이미 예약이 끝났다는 전언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인터넷 등에 예식장 광고영상까지 홍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호텔은 허울 뿐이고 처음부터 예식장 운영을 노린 시설이 아니냐는 의혹만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편법의혹을 사는 것도 관광호텔과 예식장의 건축허가 절차조건에 기인한다. 까다로운 과정과 경제적 실익 등을 고려하면 쉽게 납득이 간다. 우선 주차문제만 보면, 관광호텔은 교통영향평가를 받지 않고 법정 주차대수만 넘기면 된다. 준공 이후에는 용도변경이나 매각도 가능하다. 반면 예식장은 이 호텔처럼 3개 홀을 갖추려면 교통영향평가 대상은 물론이고 1개 홀당 200대 주차시설을 충족해야 한다. 용도변경도 불가능하다. 특히 이 호텔은 용도변경 과정에서 객실을 90실로 건축토록 권고받음으로써 추가 건립계획이 예정돼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지금도 전주시내 예식장 주변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짜증과 불만도 극에 달한 상황이다. 행정기관은 다시는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원칙대로 처리해주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4 16:46

'코로나19' 지역사회 차단 모두 협력해야

코로나19의 전국 지역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전북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이 나오고 밀접 접촉자가 40명에 이르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를 다녀온 확진자가 오한 등 증상이 발현됐음에도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열흘 동안 백화점과 마트 커피숍 PC방 주점 등 인구 다중이용시설을 마구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함께 근무하는 직장 동료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추가 확진자와 가족모임을 가졌던 청주에 사는 부부도 감염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매우 강한데도 대구를 다녀온 확진자가 전북도의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최초 증상 발현 일자를 번복하거나 역학조사를 위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업소이용 대금의 카드 결제도 현금으로 지급한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지인도 여러 차례 만나 식사를 하고 영화도 봤지만 전북도의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전국적인 슈퍼 전파 진원지인 신천지 교회의 태도도 문제다. 집단감염 사태가 심각해지자 신천지 교회가 자체적으로 전국 교회와 부속시설 현황을 공개하고 자진 폐쇄조치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신천지 교회가 공개한 1100개의 시설보다 공개되지 않은 위장 교회와 복음방 등이 더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신천지 교회측은 전라북도의 교인 명단 제출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연일 100~200명씩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사망자도 24일 오전 기준 7명이 나왔다.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은 3월 9일까지 일주일 연기된 상태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국가적인 비상사태에서 개인이든 특정 집단이든 정부와 자치단체의 방역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4 16:46

백신 개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4일 오전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763명으로 늘었고, 7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도 위기 경보수준을 지금 까지의 경계 단계서 심각 단계로 격상시켰다. 지난 2009년 11월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이후 11년만에 최고의 방역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 32개 국가에서 7만8800여명의 확진환자가 집계되고 있다. 자칫 팬데믹(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위세가 이처럼 만만치 않다보니 백신에 대한 관심과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공인된 치료제 없이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처럼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바이러스 분리에서부터 백신을 개발해 임상과정을 거쳐 투약하기 까지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그동안 여러 백신을 개발해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대처해 왔다.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된 천연두 백신은 당시 사망률 40%에 달하던 천연두 극복에 성공하면서 천연두를 지구상에서 퇴출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후 계속된 연구 개발로 19세기 들어 장티프스, 콜레라 백신등이 선보이고, 백신의 대명사 격인 결핵 예방백신 (BCG)까지 개발됐다. 이같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감염병도 있다. 에이즈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 인류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고, 최근에 메르스나 사스도 유행했지만 아직껏 백신 개발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수시로 변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해도 바로 실용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단계의 임상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잘돼서 성공한다 해도 인체 투약이 가능하려면 빨라야 1년,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도 국립 보건과학원과 한국 화학연구원등이 백신 개발에 착수하고,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기업들도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희망을 가져야겠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도 코로나19 백신 완성에 적어도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떻게든 확산을 막는데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는 손 씻기 등의 셀프 백신(doityourself vaccine)이 현재 최고의 코로나19 예방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감염 예방 행동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최선의 예방 백신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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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환
  • 2020.02.24 16:46

전주 한옥마을 관광트램에 대해

장태연 전북대학교 교수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 감소에 따른 대비책으로 내부순환 관광트램이 고려되고 있다. 과거 전주시가 추진했던 대중교통 경전철과는 다른 관광교통수단이다. 슬로우시티(slow city) 한옥마을 정체성과 상업화를 위한 관광트램과의 관계가 좀 어색하지만 순수하게 교통계획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 교통의 주목적은 접근성이다. 외국의 경우 낙후된 구도심의 재생을 위해 트램, 버스 등의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접근성을 높여 지역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사례는 많다. 상업화된 지역을 운행하는 교통은 관광교통수단이 된다. 미국 덴버가 거의 폐허가 된 구도심 2.0km 구간에 무료 하이브리드 버스를 도입하여 하루 평균 관광객 10만여 명을 유치한 것은 구도심 활성화의 대표적 사례이다. 전주시는 트램을 참고하기 위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관광트램을 견학하고 왔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인구 약 38만명, 면적은 전주의 7배로서 인구 밀집도가 낮고 여유로운 가로와 쾌적한 도시경관을 갖고 있다. 이 도시의 트램은 국내 시티투어 버스와 유사하게 도심의 관광지점을 50분 정도 순환한다. 영국식 건물과 조화를 이루면서 박물관, 미술관, 식물원, 대성당, 쇼핑 및 식당, 광장 등 주요 관광명소 접근을 위해 17개 정류장을 운행한다. 교통을 파생수요(derived demand)라고 한다. 주요 목적지에서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교통을 이용한다는 의미로서 교통은 주목적이 될 수 없고 주요 활동을 돕는 수단이다. 즉, 트램은 그 자체가 관광이 아니라 주요 관광명소 접근이나 방문을 돕는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크라이스트처치 관광객은 트램을 타보려고 이 도시를 방문하기 보다는 주요 관광명소의 접근을 위해 트램을 이용하며 도시 분위기와 맞게 빈티지 트램이 관광화가 되었다. 물론 놀이기구처럼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관광명소 없이 트램만을 타보려는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옥마을은 충분히 보행으로 관광이 가능도 하지만 외국 사례처럼 되려면 트램에 탑승하여 한옥 주변을 구경하거나 승하차하면서 체험할 정도로 지금과 차별화되는 매력적이며 강한 관광요소가 있는지 우선 파악해야 한다. 좁은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해도 언론에 보도된 태조로, 전동성당길, 경기전길, 전주천동로, 향교길, 은행로 등의 트램노선은 그동안 보행을 기준으로 정비되어 왔다. 관광계절에 사람과 차량의 혼잡에 트램까지 더해지는 상황과 골목형태의 가로, 한옥, 트램의 어울림도 검토되어야 한다. 파생수요 개념에서 한옥마을도 여러 관광명소 중의 하나이다. 전주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옥마을 콘텐츠를 보강하거나 전라감영, 성곽발굴 및 쇼핑, 기타 도심에서 관광거리들을 찾아내는 등 관광 성장동력에 대한 노력이 선행되고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서 관광교통을 고민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지. 당연히 관광교통은 도로여건에 따라 다양한 수단이 응용될 수 있다. 한옥마을 트램과 관광객 증가는 공학이나 기술 외에 관광 및 사회경제학적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트램이 단기간의 관심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신중한 검토와 공감대도 요구된다. 여전히 한옥마을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면서, 교통이 파생수요 개념에서 벗어날 경우 투자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태연 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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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16:33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농업농촌의 영향 및 대응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치사율은 낮지만 초기 전파력이 매우 강해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결국 문재인대통령이 주재한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위기경보를 기존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기로 하여 사회, 경제 분야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위기경보 격상 이후 좁은 실내공간에서 개최되는 행사나 대중이 밀집하는 행사는 자제하고, 특히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서도 가급적 식사제공을 자제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초중고 개학 및 입학식 연기 등이 이어지다보니, 농산업, 외식업, 관광업을 비롯한 중소상공업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화훼산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졸업식과 입학식 및 각종 행사까지 대부분 취소연기돼 화훼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가격까지 폭락하여 큰 위기에 빠져있다. 덩달아 외식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설상가상 학교까지 휴교 및 개학 연기로 인해 급식업체의 원료농산물 발주량까지 뚝 떨어졌다. 양돈농가도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소비가 위축고, 현재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할 때마다 10~15만 원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외식업계의 불황과 연계되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수요가 많은 상추깻잎 등 엽채류는 올겨울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시세가 평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향후 코나로-19 바이러스 사태가 조기에 진작되지 않을 경우, 각종 행사 취소 및 개학 연기로 인한 농산물 수요 감소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한편 딸기를 비롯한 각종 농업체험 및 숙박활동을 포함한 농촌관광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농업인 학습단체 행사 모임은 물론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대부분 잠정 연기된 상태다. 게다가 고령화, 여성화 등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농촌 현장에서는 고질적 인력난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 우려로 노동력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군이 외국 지자체와 협의해 노동자 도입의향서를 제출하면 법무부에서 90일~5개월간 단기취업 비자를 발급,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계절 외국인 근로자제도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살피며, 외국인노동자들의 입국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농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반찬가공, 밀키트, HMR(가정간편식) 및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가 온라인에서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농업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정부 및 소비단체가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또한 농산업 종사자 스스로의 대응전략이 모색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우리 농산업은 상품, 소비자, 채널의 세가지 특성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농가 및 농식품 경영주는 자신의 상품, 소비자, 채널에 대해 아주 미세한 혁신들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농산업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지만, 변화를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농산업 종사자들이 새로운 툴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갈 것이다. /이승형 삼농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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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16:33

경계할 민심왜곡

민주당이 어렵게 1차 공천작업을 끝냈다. 전주병과 군산은 추가모집까지 했으나 후보적합도에 앞선 당초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전주갑 등 6군데는 당내 경선을 3월초 쯤 실시해 공천자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각 후보들이 이렇게 공천작업에 목을 맨 이유는 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해서 젖 먹던 힘까지 쏟아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여론조사를 통해 얻은 후보적합도와 5개항에 걸친 면접조사를 통해 1차 공천자를 결정했다. 어떤 원칙과 기준도 보편타당성을 내세워 만든다. 하지만 제도를 만든 것이나 운용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다. 각계에서 대표성을 지닌 18명이 심사위원이 돼서 공천작업을 마쳤지만 낙천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납득할 수 없다고 이미 재심을 청구한 후보도 있다. 하지만 공천작업은 정치행위다. 어떻게 해야 민주당 지지가 높은 전북에서 전원 당선시킬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제1당 지위를 그대로 유지, 문재인 정부가 후반부에 안정되게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평가지표를 계량화해서 객관화시켰어도 당의 목표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은 있게 마련이다. 1차관문을 통과한 경선자들은 거의 친문이며 청와대 출신이다. 노무현정부 때는 친노가 중심세력으로 당정을 좌지우지했다. 지금은 친노보다는 친문이 훨씬 세다. 살아 있는 권력으로 당의 중심세력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동지적 연대감과 정권을 창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친문은 금으로 따지면 순도가 99.9%로 이념이나 충성도가 보통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피아 구분을 잘 한다. 솔직히 말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입해서 권리당원이 된 당원들도 자신의 후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를 잘 모른다. 인간적 관계로 당원가입해 달라고 요구해서 응해줬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은 모른다. 전화여론조사를 통해 당심과 민심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최종 공천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화 한통에 공천이 왔다갔다 한다. 지금 걱정스러운 것은 민심왜곡으로 안되어야 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전주경선은 당심과 민심이 한 방향으로 같게 나왔다. 하지만 전주갑과 다른 지역에서 역선택이 예상되면서 민의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 이유는 일부 선거기술자들이 외지인들의 스마트폰을 대거 전주 통신사를 통해 등록을 마쳐놓아 여론조사 때 안심번호 채택가능성을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우는 비단 전주뿐만이 아니고 다른 지역구도 그렇다는 것. 또 일부 후보가 교묘하게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민심을 왜곡시키고 있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서 표 도둑질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이번 총선 때 역량있는 일꾼을 뽑아야 전주와 전북을 확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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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2.23 16:05

새만금, 새로운 문명의 시작과 그린인프라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고군산군도로 이어지는, 새만금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축을 방문한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한다. 국립공원의 특성 상 잘 보존된 자연이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보는 새만금은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과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드는 넓고 푸른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새만금 내부로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본다면 조금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새만금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교차로에 서면 반경 10km의 허허벌판, 광활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풀숲 하나 제대로 없는 그 광활함이 당혹스러울 정도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70%를 차지한다. 신도시를 건설할 때에도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손쉽게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새만금은 사정이 다르다. 전주의 2배에 이르는 넓은 간척 매립지인 새만금은 거센 해풍과 토양 속 염분으로 인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양호한 녹지 환경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초속 22m의 강한 해풍과 하 등급의 토양으로 큰 나무의 이식은 물론 어린 묘목을 10m의 큰 나무로 키우는 데에도 20여 년 이상을 소요하게 만든다. 이런 취약한 자연환경 속에서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의 비전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꿀을 품은 꽃에 나비가 찾아오듯, 새만금에 녹색 자연환경이 있어야 새로운 문명을 열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글로벌 명품도시 새만금의 그린인프라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 간척지는 이전부터 그린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네덜란드 플레볼란트는 도시개발 이전에 숲을 조성하고, 개발수요가 생기면 점차적으로 건축면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토지를 활용한다. 외부 토사의 유입 없이 자연적인 제염을 실시하며 지역 안에 양묘장을 지어 묘목을 공급하고 있다. 벨기에 호보킨의 경우 매립된 준설토 지역의 저지대는 습지로, 주변은 숲으로 조성하여 자연천이를 유도했다. 조성된 생태숲에서는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천이가 지속되고 있다. 새만금도 답답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새만금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2020년 정부 예산 1조원 돌파와 함께 새만금개발청의 예산도 작년대비 29.2% 증가한 3,310억 원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올해 새만금개발청에서는 향후 10여 년 간의 새만금을 그려낼 새만금기본계획 재정비와 병행하여 새만금 그린인프라 기본구상 수립을 추진한다. 새만금기본계획의 비전과 목표에 따른 녹색 수변도시 실현을 위해, 공원녹지경관에 대한 세부 공간계획을 수립하고 방풍방재림 등 핵심 사업을 재정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새만금의 첫 번째 그린인프라 조성지는 올해 준공될 동서도로다. 가로식재를 동서축의 녹지대로 설정하고, 주변 녹지를 최대한으로 확보하면서 꽃, 나무와 도로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의 작가 샤토브리앙(1768~1848)은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는 말로 자연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명을 묘사했다. 그러나 새만금에서는 새로운 문명 앞에 놓인 이 황량한 매립지가 훗날 울창한 숲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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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15:48

투표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김선미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보이는 문구가 있다. 오늘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오늘도 플렉스 했다 등의 문구로 주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고가의 자랑할 만한 물건을 구매한 후 인증샷과 함께 사용하는 문장이다. 대강의 의미가 아니라 정확한 뜻을 알고 싶어서 자세히 검색해봤더니, 미래 전문가들이 제시한 올해 대표 키워드 중 가장 핫한 용어라고도 한다. 플렉스(flex)의 사전적 의미는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다이다.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구부리며 몸매를 자랑할 때도 쓰이면서 과시하다라는 의미가 더해졌고, 1990년대에는 주로 재력, 귀중품 등을 과시하다란 뜻이 되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자랑하거나 과시한다는 뜻으로 그 의미가 점차 확대되었다. 기본적으로 플렉스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하는 가심비를 충족해야 한다. 이 가심비만 충족해준다면 플렉스 할 대상은 주변에 차고 넘치게 된다. 아직도 욜로욜로(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하는 나의 트렌디하지 못함을 잠시 탓해보며 그럼 내가 플렉스 할 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봤다. 단순한 자랑이라면 모를까 타인이 봤을 때 과시한다고 느낄 만한 일은 언뜻 떠오르지 않았는데 불현듯 플렉스 할 만한 일이 떠올랐다. 바로 투표이다. 플렉스의 의미를 꼭 금전적인 성공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가심비를 충족하는 자랑할 만한 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투표 역시 플렉스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투표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긴 어렵지만, 후보자 선택에 있어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을 지닌 투표는 그 효능감을 높여 만족할 만하게 하고 이를 통해 투표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문장을 완성케 한다. 다만, 투표가 플렉스 되려면 단순히 투표라는 행위를 했다는 것을 넘어서 투표를 아주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치 명품을 소비하는 자세로 각 세대로 발송되는 선거공보에 담겨있는 후보자의 정견공약, 재산병역사항, 세금납부 및 체납사항전과기록 등의 자세한 정보를 두루두루 살피고, 후보자TV 토론을 통해 후보자 간의 정책을 비교 검증해 올바른 정책결정을 하는 최고의 주권행사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면 가심비를 충족하는 아주 플렉스한 투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더욱이 다가오는 2020년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얼마 전 이루어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대한민국 최초의 교복 입은 유권자의 첫 투표가 이루어진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 역사적인 첫 투표를 투표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한다면 그런 기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질 것이다. 햇빛을 보지 못한 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생기를 잃는 것과 같이 투표 없는 선거는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잃게 만든다.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를 투표를 통해 직접 결정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로 플렉스 해주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김선미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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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15:48

문학의 길에서 꽃심은 피어나고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어느 장소든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그곳에 애착을 갖게 하고, 그곳에서 자란 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기도 한다. 전주시는 도시에 자연스레 쌓인 얼을 탐구해 전주 사람들의 고유하고 특별한 성질인 대동풍류올곧음창신의 정신을 찾았다. 그리고 전주의 정신을 꽃심이란 단어에 담았다. 그중 올곧음은 의로움과 바름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으로, 부당함에 맞섰던 민족정신을 상징한다. 임진왜란 때 안의손홍록오희길 등이 지켜낸 조선왕조실록이 있던 전주사고, 동학농민군 집강소를 두었던 전주성, 을사늑약 이후 서문 밖 일본인들에게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전주한옥마을, 31 만세운동이 열렸던 남문장터 등 눈에 닿는 곳곳이 기억해야 할 역사의 현장이다. 하지만, 전주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이곳에 사는 우리조차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 역사는 문학을 매개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작품은 머무는 공간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을 각인시킨다. 현실감 있게 버무려진 기록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역사가 전해지고, 작품에 새겨진 삶의 자리를 보며 내 고장의 지난날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 시절을 살아냈던 우리의 문인들은 현실과 역사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고, 시대의 아픔을 글로 남겼다. 전주에서 고독의 굴레를 벗은 시인 박봉우(19341990)는 1975년 전주에 정착해 인생의 마지막을 보냈다. 전주에서 펴낸 시집인 『황지의 풀잎』(창작과비평사1976)에서 독재와 혁명의 6070년대를 시인이 어떻게 몸부림하며 부딪쳐왔는가를 엿볼 수 있다. 오늘은/완산칠봉/내일은/풍남문 근처에서/아직/전주를 알기는 이르다/당분간/시가 되지 않은/이 밤/울고만/울고만 싶어라(「전주에 와서」 중) 1987년 6월 항쟁부터 1991년까지 전주의 민주화운동을 대하서사시로 형상화한 시인 최형(19282015)도 꾸준히 시대의 아픔을 토해냈다. 그의 대표작인 『다시 푸른 겨울』(시와사회2000)에는 이윽고 모두가 중앙성당 앞에 이르러서/촛불 행진은 끝낸 셈이지만/누구라 없이 그대로 거리와 광장을 메우고 있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시위행렬로 넘쳐나던 팔달로와 관통로, 코아백화점(현 세이브존) 광장 등 그 장소에서 함께 한 이들의 진솔한 기록이다. 작가 최명희(19471998)의 소설 「혼불」에도 의병활동, 우리말우리글 쓰기 운동, 독서회 조직, 독립만세운동 등 일제강점기 전주의 수난사와 항일투쟁의 행적이 세세하다. 기미년 삼월에 독립만세 운동이 거국적으로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 용머리 고개를 하얗게 넘어오며 목메어 만세를 불렀지.(「혼불」 10권 296쪽 중) 완산칠봉, 풍남문, 중앙성당, 팔달로, 용머리 고개 등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는 대부분 우리에게 낯익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낯설다. 전주시는 이병기신석정유진오하근찬이태 등 우리 고장과 깊은 인연을 맺은 올곧은 문인들을 조명하고, 문학 속 전주정신을 일깨워야 한다. 청년예술가들과 함께 전주문학지도를 만들어 도시의 정체성을 품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역사와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이의 발길이 전주로 향할 것이다. 꽃심의 향기가 널리 퍼질 때, 국가관광거점도시 전주는 더 활짝 피어날 것이다.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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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15:46

민주당 공천 참신성 퇴색, 말뿐인 ‘인재영입’

민주당이 지난 21일 전북 10개 지역구 공천작업을 마무리해 본선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 당초 약속한 참신한 인물을 통한 세대교체와 정치혁신 의지는 크게 퇴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층에 대한 정치적 배려와 인재발굴 노력이 말로만 그쳤다는 평가다. 공천자의 면면을 보더라도 지역발전을 이끌 국회의원 후보라는 점에서 개인역량과 중량감이 다소 떨어져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첫 관문을 힘겹게 통과한 후보는, 전주갑 김금옥김윤덕, 전주을 이덕춘이상직 후보와 익산갑 김수흥이춘석, 익산을 김성중한병도 후보에 이어 완주진안무주장수 안호영유희태, 남원임실순창 박희승이강래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반면 전주병 김성주, 군산 신영대, 김제부안 이원택. 정읍고창 윤준병 후보가 단수후보로 결정됐다. 공천작업을 앞두고 중앙당에서는 지난 총선 민심이반으로 인한 뼈아픈 참패를 교훈삼아 전북의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계 전문영역에서 새 얼굴 영입을 통해 정치혁신을 이루겠다며 이른바 개혁공천 을 천명해왔다. 대표적으로 여성후보 30%를 공천함으로써 국회의 유리천장을 깨뜨리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전북 유일의 여성인 전주갑 김금옥 후보마저 경선후보로 결정, 정치적 약자이자 신인에게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4년 전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낙선하거나 공천탈락했을 뿐 아니라 올드보이까지 포함돼 있어 그 밥에 그 나물 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총선시계는 빨라지는데 민주당 선거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비상사태 국면으로 접어들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코로나사태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대책마련에 골몰한 모습이다. 후보들도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 유세전략을 점검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천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탈락 후보들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관심사다. 대부분이 중앙당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며 공천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사태 여파로 민심까지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이 정당지지도에만 안주할 수 없는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3 15:46

민간금융사 속속 입주, 금융중심지 발돋움 기대

지난해 세계 12위 수탁은행이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이후 국내 민간금융사들도 속속 들어서면서 전주가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8월과 9월 글로벌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Mellon)과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이 전주에 둥지를 튼 이후 연말에는 SK증권과 우리은행이 전주사무소를 열었고 이달에는 무궁화신탁과 현대자산운용이 전주로 본사를 옮겼다. 무궁화신탁은 18조5000억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부동산신탁 전문업체로 전략부문 본사를 옮겨왔고 주식 위탁운용사인 현대자산운용은 대체투자 전담 조직을 본사 형태로 이전시켰다. 이들은 연평균 성장률이 36~24%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금융업체다. 이처럼 전북혁신도시에 국내외 굴지의 금융사들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금융산업 기반이 튼실히 구축되어 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들 대규모 금융업체들이 전북혁신도시에 속속 들어서면서 여타 민간금융사의 전주 이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북도와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30개의 민간금융사 유치 목표를 세우고 연기금자산운용의 특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 첫 걸음으로 무궁화신탁과 현대자산운용이 옮겨온 만큼 앞으로 국내 금융사 유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금융산업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북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계기로 2년여 만에 금융생태계 조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는 한국의 금융 트라이앵글 구축을 위해 내년 10월 전북테크비즈센터 건립과 2023년까지 전북국제금융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들 전북테크비즈센터와 국제금융센터에 자산운용사와 금융빅데이터블록체인핀테크 등 첨단금융 관련 기업들이 들어서면 특화된 금융중심지로 발돋움이 가능하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2사옥 건립을 통해 대체투자 등 자산운용 전문가를 대폭 증원하면 우리나라 자산운용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도 자리매김하게 된다. 관건은 국내외 자산운용사 추가 유치와 함께 첨단금융 관련 기업 육성에 있다. 전라북도와 국민연금공단이 계획한 대로 금융산업 기반이 구축되면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당연한 결과가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3 15:46

곱슬머리와 정체성 찾기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한 그 해 가을, 부인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찍은 사진이 잡지 화보로 공개됐다. 그즈음 SNS에는 미셀이 흑인들 특유의 아프로 헤어를 한 모습도 올라왔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셸의 곱슬머리는 자연스럽고 발랄했으며(?) 아름다웠다. 2018년 가을, 미국 중간 선거에서 당선된 아야나 프레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매사추세츠 첫 흑인여성 의원으로도 화제가 되었지만 그가 고수했던 브레이즈 헤어 로 더 큰 주목을 모았다. 미셀과 프레슬리의 곱슬머리는 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미국사회, 특히 고위층(?) 흑인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드러나지는 않지만 흑인들의 곱슬머리를 상징하는 아프로 헤어나 레게머리가 금기시되어 왔다. 미셸이 대통령 임기 8년 동안 지켜왔던 곧게 편 생머리 스타일 대신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나 프레슬리가 이 머리를 했을 때 진정한 내가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곱슬머리 지켰던 것은 이러한 인종 차별에 맞선 정체성 찾기였던 것이다. 뉴욕시 인권위원회가 최근 흑인들의 머리카락이나 머리 모양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시행을 발표했다. 머리카락과 관련한 인권 보호지침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양한 계층, 다양한 분야에서 시작된 머리카락 차별 금지 운동은 다양한 형식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매튜 A 체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다. 유튜브에 올라온 지 2개월 만에 18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작품은 7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블랙헤어와 블랙 대디에 대한 고정된 인식과 편견을 일깨운다.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사회의 고정된 관념을 바꾸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감독은 제작비 7만 50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했다. 모금액은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30만 달러. 전 세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1위 기업인 킥스타터의 단편 애니메이션 분야 역대 최고 액수였다. 그만큼 프로젝트의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증거다. 지난해 봄, 소니 픽처스 배급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는 올해 오스카상(단편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 여세가 만만치 않다. 인터넷에는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제작한 패러디 영상까지 올라오고 있다. 변화의 힘이 어디까지 이를지 흥미롭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2.2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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