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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탑 100도 올리기에 동참하자

해마다 추워지는 이맘 때면 열리는 행사가 있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여는 희망 나눔 캠페인이다. 올해도 ‘희망 2025 나눔 켐페인’이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에서 열렸다.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워 모금이 힘들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따뜻한 마음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실시하는 ‘사랑의 온도탑’은 전국 17곳에 설치돼 있다. 목표 모금액은 4497억 원으로, 1%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 100도를 향해간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전북을 가치있게’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목표액을 지난해와 같은 116억1000만 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탑 나눔 온도가 ‘89.9도(104억 3000만 원)'를 기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도는 1999년 캠페인이 시작된 이래 처음 일이다. 모여진 성금은 도내 어려운 이웃과 사회복지시설·단체 등에 지원돼 소외계층을 위해 활용된다. 우리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소외된 이웃과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오히려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있는 자와 없는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취약계층에게 도움의 손길은 더 절실하다. 기부 문화의 확산은 반드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는 행위가 아니다. 또 남을 위한 것만도 아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하게 되면 자신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뿌둣함을 느끼게 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동참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번에는 기부 방법도 다양해졌다. 기부를 위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방송사 또는 신문사에 개설된 이웃돕기 모금창구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ARS(060 700 0606)와 문자(#9004)를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 또 올해부터 키오스크 기부 방식도 추가돼 MZ 세대들이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전북은 20년 넘게 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오는 기부 문화가 꽃피는 곳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어 모두에게 훈훈한 겨울이 되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2.03 13:27

뜬봉샘·데미샘, 그리고 밤샘과 빈시암

모든 여정은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수백 km의 물길을 만들어 바다로 흘러드는 큰 하천도 산골 이름 없는 실개천에서부터 몸집을 불린다. 강 하구에서부터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서 어김없이 작은 샘을 만날 수 있다. 발원지다. 전북지역에서 발원하는 강은 대한민국 4대강에 속하는 금강을 비롯해 남해로 흐르는 섬진강, 그리고 서해로 향하는 만경강과 동진강 등 4개다. 가장 큰 물줄기는 역시 금강이다. 장수군 장수읍 뜬봉샘에서 시작된다. 충청권을 돌아 나와 전북 군산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이 강의 발원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가 최근 ‘금강 첫물 뜬봉샘과 수분마을’을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면서다. 장수군은 오래전부터 탐방로 개설 등의 정비사업을 통해 이곳을 생태관광 명소로 가꿔왔다.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도 이름난 생태관광지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주변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휴양시설(데미샘자연휴양림)까지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만경강과 동진강 발원지는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금강·섬진강에 비해 강 길이와 유역면적 등 하천 규모가 보잘것없고, 발원지에서 하구까지 전 구간이 전북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큰 재해로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국가기관과 학계에서도 관심이 적었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각종 지리서에 발원지에 대한 기록이 각각 달랐을 정도다. 20세기 초 일제가 미곡 수탈을 위한 증산계획의 일환으로 상류에 유역변경식 댐 등 대규모 수리시설을 건립하면서 물길이 바뀐 것도 발원지를 규정하는데 혼란을 줬을 것이다. 만경강과 동진강은 한반도 농경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인 호남평야를 만들어낸 생명의 강이다. 고대에서부터 근·현대 수리시설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농경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하천이다. 21세기 들어서는 새만금 유역 수질 문제와 맞물려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러면서 물길 탐사가 이어졌고,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발원지도 하나로 정립됐다. 그렇게 정립된 만경강의 발원지는 완주군 동상면 밤티마을 ‘밤샘’, 동진강의 발원지는 정읍시 산외면 여우치마을 ‘빈시암’이다. ‘시암’은 샘·우물의 전라도 사투리다.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발원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세웠고,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만경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완주군이 적극적이다. 완주군은 밤샘 주변 부지를 매입해 생태숲, 생태탐방로 조성 등의 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샘고을 정읍시도 동진강 발원지 빈시암을 관리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그뿐이다. 이렇다 할 사업이 없다. ‘정읍(井邑)’이라는 지명의 기원이 된 우물을 보존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알리자는 취지조차 살리지 못하고 있다. 아쉽다. 이 유서 깊은 강의 역할과 의미, 그리고 수자원·수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려는 지자체의 노력은 발원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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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2.02 17:31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너무나도 유명한 백설공주의 한 문장이다. 동화책에 등장하는 거울은 신기하게도 왕비와 대화를 나눈다. 거울은 왕비에게 공주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공주가 살아 있는 것도 알려주는 마법의 물건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거울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미래를 알려주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고 믿은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거울을 사용했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거울은 재질에 따라 돌에서 청동, 청동에서 유리로 바뀌었는데, 가장 오래된 거울은 기원전 6천년 경 튀르키예 무덤에서 발견된 흑요석 거울이다. 이후 기원전 3천년 경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지역에서 청동거울이 출현하게 되고, 16세기 과학의 발달로 유리거울이 등장하였다. 따라서 인류가 가장 오랜 기간 사용한 거울은 바로 청동거울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초의 거울도 청동으로 만든 것으로 고조선시대에 제작된 다뉴뇌문경이다. 앞면은 매끄럽게 갈아서 거울면으로 이용하였고, 뒷면에는 신령스러운 힘을 상징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문양을 새겨 넣었는데, 그 문양이 번개 같다고 해서 뇌문(雷文), 고리가 2개 이상 달려 있어 다뉴(多鈕)라는 명칭이 붙었다. 다뉴뇌문경은 점차 문양이 복잡해지고 선이 가늘어지면서 기원전 2~3세기에 정문경(精文鏡)로 발전한다. 정문경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거울이 있으니, 현재 숭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일명 국보경이다. 직경 18㎝의 공간에 무려 13,000개가 넘는 정교한 선과 100여개의 동심원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선과 선 사이의 간격이 불과 0.2~0.3㎜에 불과한데, 더욱이 이 문양을 거푸집에 새기고 청동으로 주물을 부어 만들었으니 그 기술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처음 이 거울이 발견되었을 때 오죽하면 후대에 만들어졌다는 위조논란까지 있었겠는가? 그러나 아쉽게도 숭실대 국보경은 출토양상을 전혀 알 수 없다. 논산훈련소에서 군인들이 땅을 파다 발견하였는데, 이후 여러 곳을 떠돌다가 숭실대학교 박물관에서 구입했다고 전해질 뿐이다. 어떻게 땅 속에 묻히게 되었는지? 묻힌 곳은 무덤인지? 정식조사를 거치지 않았기에 알 길이 없다. 사람으로 치면 족보가 없는 셈이다. 당연히 학술적인 가치도 반감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거울은 국보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 최첨단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런데 전북혁신도시에서 국보경보다 더욱 세밀한 청동거울이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되었다. 현재 국립농업과학원이 조성되기 전 완주 신풍유적이 조사되었는데, 이 유적에서 무려 10점의 정문경이 확인되었다. 국내에서 그동안 발견된 정문경 수량이 60여점 정도인데, 신풍유적에서만 10점이 출토된 것이다. 이후로 당연히 신풍유적 일대는 한반도의 테크노밸리로 불리고 있다. 이미 2천 2백년 전부터 첨단산업이 발달한 혁신도시였던 것이다.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거울 가운데는 완형도 있지만, 깨진 상태로 발견된 거울도 많다. 일부러 거울을 깨뜨려 무덤에 넣은 것은 신풍유적만의 독특한 매장풍습으로, 말 그대로 파경(破鏡)이다. 파경은 이혼과 연관되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성계는 거울이 깨지는 꿈을 꾸고서 조선의 왕이 되었다. 날씨가 쌀쌀해서 나들이가 쉽지 않은 요즘, 국립전주박물관 1층에 전시되어 있는 신풍유적 거울을 다시 한 번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신령한 기운을 받아 보면 어떨까? 왕이 되지는 못해도 로또번호라도 하나 나오지 않을까? 한수영 고고문화유산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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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2 17:31

트럼프 2기, 고금리에 대비해야

지난 11월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은 선거기간 내내 혼란의 연속이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Kamala Devi Harris)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는 선거기간 내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선거 당일까지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기 힘든 구도를 조성했다. 이런 혼란 상황은 개표 직전 미국의 모 여론조사 기관의 해리스 후보의 승리 보도로 극에 달했지만 개표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하며 결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로 인해 혼란 속에 있던 미국의 대선은 마무리되었지만 경제 및 금융시장 혼란은 대선의 끝남과 함께 시작되었다. 실제로 미국 대선 이후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돌파하였고 미국 30년 국채 수익률은 4.6%를 상회하였으며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9만 9천 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런 혼란 속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 국채 수익률의 급등이다. 이유는 금리의 경우 국민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9월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피벗(금융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통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빅컷(0.5%p)을 단행하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고조되었고 이로 인해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94%까지 하락하였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점진적으로 상승하여 11월에는 국채 수익률(30년)이 4.61%까지 급등하였다. 이렇게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한 수입재화에 대한 보편적 관세 인상(중국 60%, 기타 국가 10~20%),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 불법 이민지 추방 등의 공약들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공약들이 어떻게 미국 국채 수익률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까? 우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재화들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불법 이민자 추방 또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감소로 이어져 비용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미국 내 물가를 상승시킴으로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은 국세 수입을 감소시켜 국가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트럼프 당선인은 해결 방안으로 추가적인 국채 발행을 제안함으로써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을 압박한 것이다.(미국 국채가 추가로 발행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미국 국채 수익률은 당분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는 결국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데 큰 제약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같은 미국의 금리 상방 압력은 우리나라에도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 스프레드(금리차)는 1.5%~1.75%p로 매우 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하 없이 우리나라 단독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의 고금리가 상당 부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가계는 물론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정부는 내수 부진과 고금리에 따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는 맞춤형 금리 정책 및 재정 지원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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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2 17:31

겨울철 화재 안전, 작은 관심으로 지킬 수 있다

날씨가 차가워질수록 화재 안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겨울철은 기온이 낮고 건조해지며, 난방기기 사용과 실내활동이 증가하여 화재 위험이 커지는 계절이다. 이에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는 매년 겨울철 화재안전대책을 강화해 도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리 지역의 겨울철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총 2757건의 화재가 발생해 전체 화재의 약 26%를 차지했다. 이는 겨울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기간 동안 겨울철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7명으로 계절별 화재사망자의 약 39%에 해당해 겨울철 화재 예방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이번 겨울 소방본부는 첫 번째로 농촌지역 고령층을 위한 화재인명피해 저감대책에 집중한다. 우리 지역은 농촌지역이 넓고 고령층 비율이 높은 지역적, 인구적 특성으로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화재사망자 48명 중 30명이 농촌지역 거주자였고, 그 중 60세 이상이 23명에 달했다. 이에 소방본부는 도내 14개 시군 농촌마을회관 5322곳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화재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특히, 마을 내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주택을 대상으로는 화목보일러 주변 가연물 제거 등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또한, 농촌지역 159개 읍면사무소와 협조하여 마을이장단을 대상으로 생활속 소홀해지기 쉬운 음식물 조리 중 자리 지키기, 전기장판 전원차단 등 화재예방수칙 등 교육도 병행 추진한다. 다음으로 아파트 화재 예방 대책도 강화한다. 매월 같은 날짜, 같은 시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대하여 사전통보 없이 일제 불시단속을 실시하는 한편, 도내 1402개 아파트 단지 중 건물 노후도, 소방시설 설치 여부 등을 고려해 선정된 화재취약대상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폐쇄, 차단 등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화재안전조사를 추진한다. 또한, 아파트 관리소장 등 관계인을 대상으로 안전교육도 강화해 지상이전을 포함한 지하 전기차 충전구역 안전관리 방안, 공기안전매트 유지관리방법, 방화문 개폐 및 피난로 장애물 적치금지 등을 중점적으로 지도한다. 이외에도 전통시장 자율소방대 및 의용소방대를 활용, 철시 전 안전점검과 심야시간대 예방순찰을 운영하여 전통시장의 화재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펜션과 캠핑장과 같은 야외 휴양시설은 화재감지기, 일산화탄소경보기, 소화기 설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 안전한 휴양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겨울철 지역축제나 행사장에서도 화재 예방조치를 강화해 많은 인파가 몰리는 지역행사·축제장에 대한 안전을 확보한다. 겨울철 화재 예방은 소방의 노력과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이 더해질 때 완성된다. 전열기기와 난방기구 사용 시 사전·사후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하고, 장시간 사용을 피하며 외출 시 전원을 끄는 습관이 필요하다. 난방기구 주변 가연성 물질 확인과 콘센트 주변 먼지 제거도 중요하다. 이번 겨울, 전북소방의 꼼꼼한 대책과 도민의 관심과 실천이 더해진다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김현철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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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2 17:31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명

의뢰인은 우리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최근 판결에 대하여 선거 과정에서 명백하게 허위 사실을 공표하였음에도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설명하며, 이게 맞는 판결인지 의견을 물어왔다. 최근 도내 지자체장에 대한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파기 환송 판결이 있었다. 선거 과정에서 현역 시장이 상대방 후보에게 모 축제의 위원장 재직시 투기 목적으로 축제장 공원 인근 토지를 매입했고, 당선 되면 투기 목적으로 그 공원을 국가정원으로 승격시키려고 한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상대 후보가 수십 년 전 부모가 매수한 토지를 증여받은 것으로 위원장 재직시 매입하지 않았다. 검찰은 해당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며 기소했고,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후보자 사이의 국가정원 승격 공약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해 의견 표명으로 보아 허위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핵심은 지자체장의 발언이 사실의 적시냐, 의견 표명이냐로 1, 2심과 대법원은 그 판단을 달리했다. 진실 또는 거짓이 증명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서 판단될 수 없는 진술은 의견으로 구분된다. 명확히 구분되는 것 같지만 보통 명예훼손 성격의 발언에는 사실과 의견이 혼재되어 있어 그 구분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법원은 상대 후보가 토지를 소유한 사실을 중심으로 공약에 대한 평가로 보아 의견 표명이라고 본 반면, 1, 2심은 토지 매매에 대한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명확하게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았다. 복잡한 사실관계와 치열한 법정 공방을 제쳐두고 단순한 판결문이나 언론 보도만으로 그 판결이 맞는지 틀린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는 관점과 지지 성향에 따라 판결에 대한 의견은 다를 것이다. 다만, 당선을 가를 수 있는 허위사실공표에 관한 판단에 그 해석의 범위가 너무 넓어 선거 관련자들에게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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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2 17:30

전주첨단벤처단지 수탁업체 선정 공정한가

전주첨단벤처단지 민간위탁 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다. 탈락한 업체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이의를 제기한 업체는 전주시가 이번에 수탁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평기기준을 완화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주시는 절차상 흠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번에 수탁한 업체 책임자가 우범기 시장과 학맥이 같고 캠프 관계자가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혹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주시 팔복동에 소재한 전주첨단벤처단지는 지난 2001년 정부지원금 등 180억원을 들여 2만5000여㎡ 규모로 조성됐다. 초기에는 지역특화 자동차산업 지원을 위한 금형, 정밀가공, 열처리 분야의 기업 11개 회사로 시작했는데 최근 단지 내 입주 기업이 62개로 늘었다.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현재는 ICT융복합과 드론·AI·메카트로닉스·바이오헬스·스마트팜·로봇 등 4차 산업을 이끄는 아이템을 내세운 업체들로 채워져 있다. 이 단지는 그동안 전주시가 직영해 오다 2016년부터 민간위탁을 실시해, 전북대산학협력단이 설립한 (사)캠틱종합기술원이 3차례 연속 수탁기관으로 선정돼 운영해 왔다. 선정된 업체는 전주시로부터 해마다 6억6000여 만원을 지원받는다. 문제는 9년 동안 운영해 오던 캠틱이 탈락하고 신규업체가 수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비롯되었다. 신규업체 책임자는 캠틱에서 근무하다 갈라져 나왔다. 핵심은 종전과 다르게 평가기준을 완화했다는 점이다. 캠틱 측은 정량평가 없이 정성평가로 진행했고 이해당사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선정 업체가 전문성이 부족하는 점을 내세운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첨단벤처단지가 2022년 조직개편으로 드론기술지원센터 업무와 첨단벤처단지 업무로 각각 나눠졌고, 이번 입찰은 첨단벤처단지 업무를 맡을 기관을 선정하는 것이므로 기준을 완화한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첨단벤처단지 업무는 입주 기업 관리와 운영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술력 등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캠틱은 드론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실질적인 문제의 발단은 객관적인 평가 기준보다 시장과의 관련성에 대한 의혹이다. 선거캠프 등과 관련되는 경우 시민들은 공정성에 의문부호를 갖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전주시는 빌미를 제공하지 말고 깔끔한 일처리를 통해 공정성 논란을 해소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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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12.02 13:55

전북 소멸위기, 생활인구에서 활로 모색을

대표적인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이 앞으로 활로를 모색하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인구 늘리기에 연연하기보다는 결국 생활인구 확대를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주민등록상의 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인구의 양적 확대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인구이탈이 가속화하는 전북의 경우 이를 제어하는게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는 유동인구와 중장기 체류인구까지도 포함하는 인구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거다. 생활인구란 주민등록상 인구는 물론, 통근 ・ 통학 ・ 관광 ・ 휴양 ・ 업무 ・ 정기적 교류 등의 목적으로 지역을 방문하여 체류하는 사람과 외국인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전북의 경우 10개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는 251만명으로 등록인구 보다 4.1배나 많다. 등록인구는 48만 846명이며 체류인구는 201만 8548명에 달한다.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의 비율은 4.1배에 이르는데 순창군과 고창군의 체류인구 숫자가 많은게 두드러진다. 순창군은 등록인구 2만 6785명 대비 체류인구 12만 6545명으로 체류인구가 4.7배 많았고, 고창군은 등록인구 5만 1327명 대비 체류인구 26만 1648명으로 5.1배나 많았다. 최근들어 생활인구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 군위군의 경우 생활인구 1일 1만 명을 목표로 관광, 전원생활 등 생활인구 증가에 중점을 둔 인구정책을 추진중이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 하다. 내년부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생활인구’를 반영키로 결정함에 따라 갈수록 생활인구의 확대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지역의 활로 모색은 체류인구 확대를 기반으로 하되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해법이라는 얘기다. 기존의 주민등록 중심의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과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정책이 광범위하게 시행돼야 함을 의미한다. 생활인구 중에서도 각 지자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체류인구다. 축제를 치르더라도 다른 지역과 차별화 할 경우 얼마든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자치단체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2.02 13:45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용 극대화해야

정부는 지난 26일 외국인력 유치 확대를 위한 농‧어업 계절근로 제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과 업무의 허용범위를 확대하고 결혼 이민자가 초청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 수를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농도 전북은 개선된 제도를 잘 활용해 농어촌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농어촌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허가제 근로자와 계절제 근로자(공공형 포함)로 구분할 수 있다. 고용허가제는 고용노동부가 허가해 입국한 근로자로 최대 4년 10개월까지 체류 가능하다. 반면 계절근로자는 농번기철에 입국해 종전 5개월에서 8개월까지 일할 수 있게 연장되었다. 국내 결혼이민자 초청이나 지자체가 해당 외국 지역과 협약을 통해 입국한다. 계절제 근로자는 다시 일반형과 공공형으로 나뉜다. 주로 농협에서 고용해 인력이 필요한 농가에 파견하는 공공형은 총 근로시간의 30% 이내에서 농산물 선별·세척·포장 등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강우나 폭염 등 기상악화로 영농 작업이 어려운 날에도 작업자들이 APC에서 지속적인 근무가 가능해졌다. 최소 임금 보장 기준도 '체류 기간의 75% 이상'에서 '주당 35시간 이상'으로 변경돼 근로계약도 유연해졌다. 전북은 올해 전국 광역단체 중 5위 규모인 7257명의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아 9월 말 기준 6177명이 입국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8.5% 증가한 것이다. 공공형 계절근로자 제도를 운영하는 농협은 전국 70개며 전북은 11개를 차지한다. 제도 활성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내년에는 9200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지역 농협도 14개소(신청 19개소)로 확대될 예정이다. 요즘 농촌은 외국인이 없으면 아예 농사를 못지을 지경이다. 모내기나 양파 수확, 복숭아·사과 포장 작업, 벼 추수, 고기잡이 등 한 겨울을 빼고는 외국인이 없는 농어촌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나이든 노인이 대부분인데다 인건비마저 비싸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먹을거리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외국인 계절노동자도 우리의 주요한 생산인구가 되었다. 이들의 주거나 인권 등도 개선해 보다 안정적인 농어촌 노동인력을 확보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2.01 18:22

길거리 ‘공공 쓰레기통’ 확대 설치 필요하다

도시 거리에서 쓰레기통이 자취를 감추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손에 든 쓰레기를 당장 버려야 하는데 길거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단투기가 늘어나고 시내버스 승강장 주변에는 버려진 음료용기가 쌓인다. 내년이면 꼭 30년이 된다. 도심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쓰레기통은 지난 1995년 ‘쓰레기종량제’ 전면 시행 이후 사라졌다. 쓰레기 불법투기 억제와 악취 방지, 도시 미관 등을 위해서다. 이렇게 사라진 길거리 쓰레기통이 몇 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속속 부활하고 있다. 도심 거리에 다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모양과 색상이 확 달라졌다. 시민 아이디어를 반영한 참신한 디자인으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전북지역에서도 공공 쓰레기통을 다시 설치하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 익산지역 한 시민단체가 지난 10월 익산시민 3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공공장소 쓰레기통 설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73%가 찬성 의견을 냈다. 현재 전북지역에서는 전주한옥마을 등 유명 관광지와 도심 공원 등 극히 일부 장소에만 공공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전국 각 지자체의 공공 쓰레기통 확대 설치 움직임에 대해 전북특별자치도는 ‘공공 쓰레기통 설치 여부는 각 시·군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주시를 비롯한 도내 각 시·군에서는 여전히 ‘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에 소극적이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공공 쓰레기통이 없어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가 크게 늘어 도시 이미지가 나빠지고, 시민들도 불편을 호소한다. 물론 우려도 있겠지만 시민의식을 믿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한다. 먼저 쓰레기 무단투기가 빈번한 거리와 시민 통행이 잦은 도심 번화가, 관광지 등 일부 장소를 지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해 산뜻한 공공 쓰레기통을 설치한다면 새로운 도시경관을 만들고, 거리 환경 개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2.01 18:22

해상풍력발전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22대 국회 들어 해상풍력발전 촉진법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법은 그간 풍력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온 지나치게 길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의 해결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중점을 둔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단계부터 입지와 수용성 문제 등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권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특별자치도 차원에서의 각별한 관심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풍력발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경제 발전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신산업으로서의 가치 또한 매우 크다. 풍력발전의 공급망 구축에는 소재, 부품, 시스템에 이르는 설비 체계뿐 아니라 전력 판매, 건설, 금융, 운영, 유지보수, 인증 및 표준화,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가 광범위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산업의 규모와 기술 면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막대한데, 호남권에 계획된 10.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이 들어서면 114조 2500억 원에 달하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전국 최초로 지정된 서남권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를 개발 중인 전북으로서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더불어 성공 모델의 확보가 그만큼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해상풍력 발전이 전북의 미래 성장에 얼마나 큰 발전적 효과를 가져올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해외사례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한다. 덴마크 남서부 윌란반도의 항구도시 에스비에르(Esbjerg)는 인구 11만 명의 소도시지만 세계 해상풍력 발전의 메카로 유명하다. 예전에 이 지역은 소규모 농장운영과 어업이 주를 이뤘지만, 1967년 해저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의 주요 항만으로 발전했던 곳이다. 그런데 90년대부터 화석에너지 산업의 쇠퇴를 감지한 시정부가 기존 항만을 인근 해상풍력 발전과 연계한 새로운 산업지역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2002년에는 시에서 10km 떨어진 해상에 완공된 세계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혼스 레브(Horns Rev 1)의 배후 항만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글로벌 풍력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오스테드, 베스타스, 지멘스와 같은 세계 최대 풍력 기업들의 투자가 이곳에 밀려들면서 명실상부 유럽을 대표하는 해상풍력 발전의 요충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산업의 집적화가 이루어지며 이곳은 풍력설비 제조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해, 현재 북해 연안 풍력발전기의 3분의 2가 여기서 조립되고 유럽 전체 해상풍력발전 설비의 80% 이상이 이 항구를 통해 출하되고 있다. 그 밖에도 세계 최대 정보통신 기술회사 중 하나인 메타(Meta)와 같이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져 지역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유지 보수하기 위한 기업들과 운송 전문업체들의 진출 역시 활발하다. 그리고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산학연 네트워크는 해상풍력과 조력,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관한 연구와 교육인프라를 제공하고 신북해경제권 산업 클러스터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에스비에르 사례에서 보듯 좋은 입지 조건의 안정적인 풍력발전 단지가 전북에 들어서는 것은 RE100을 준비하는 기업들에도, 지역의 발전에도 새로운 희망이 열리는 일이다. 미래를 위한 보다 더 적극적이고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절실하다. 임성진 전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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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1 18:22

따듯한 정(情)을 담는 청(淸)렴한 모금

다사다난했던 2024년도가 저물고 있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혹시,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은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소중한 때이다. 여기에 맞춰서 올해도 많은 비영리 기관들이 연말연시 각종 후원 행사와 모금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과거와는 다르게 수많은 비영리 기관들의 모금 요청으로 기부자들이 조금은 피로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장을 보러 가는 길에도, 핸드폰으로도, 우편물로도, TV로도, 인터넷으로도 수많은 단체로부터 기부 요청을 받는다. 물론, 기부자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기부에 참여하고 있고, 동물 복지나 환경보호와 같은 다양한 주제에 더 많은 공감과 후원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모금단체들은 기부자들에게 기부 참여의 결과를 보여주고, 우리 사회의 문제 개선을 결과로 기부자들에게 후원의 기쁨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금단체마다 집행내역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 투명성(Transparency)은 모금단체들 에게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시민들에게 기부 단체 선정 기준을 물어보면 투명성과 신뢰도를 가장 높은 선택 기준이라고 답한다. 특정 단체가 투명성 문제를 일으켜 모금업계 전체가 손가락질받게 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단체들은 존립을 걱정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모금 어찌보면 투명성은 청렴이란 단어와 비슷하다. 청렴에서의 청(淸)자는 ‘맑고 깨끗함’을 뜻한다. 단체의 모든 정보가 맑고 투명하게 공개되면 시민들은 기부 단체를 더욱더 신뢰하게 될 것이다. 세계 청렴도 국가순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는 핀란드이다.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핀란드인들이 스스로 털어놓은 비결 가운데 하나가 사회의 '공개성(openness)' 이였다고 한다. ‘투명한 곳에서는 비리가 존재할 수 없다’ 이처럼 핀란드는 사회 구석구석이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청렴국가로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연말연시 한국인에게 특히 많은 정(情)은 무슨 빛깔일까? 情(뜻 정)은 마음 심(忄)과 푸를 청(靑) 이 합쳐진 글자이다. 푸를 청(靑)은 생(生)+단(丹)이 합쳐진 글자이다. 단(丹)은 구리가 들어있는 동광석이라는 돌에서 뽑아낸 염료로 푸른 빛깔이다. 이처럼 정(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솟아 나는 맑고 깨끗한 마음이다. 푸를 청(靑)자에 마음 심(心) 부수를 달면 情(뜻 정)이 되고 푸를 청(靑)자에 삼수변(水)을 달면 맑을 청(淸)자가 된다. 이처럼 시민들의 마음은 맑고 투명하며, 푸르르다. 그 마음을 모으는 단체는 반듯이 더 청렴하고 투명하여야 할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도 대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한민국 국민들의 적십자사로 인식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집행내역을 공시하고, 공공기관으로써 국정감사와 같은 모든 감사를 수감하고 있으며, 국제회계기준(IFRS)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모아주신 소중한 정(情)을 청렴한 마음에 담아 대한적십자사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회장의로써 역할과 책임을 다 할 것이다. 이선홍 대한적십자사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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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1 18:21

남원시,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지역소멸 해법 찾는다

지난해 12월초 미국 뉴욕타임스에 역대 최저로 감소한 ‘한국의 합계출산율’에 대해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에까지 비유하는 칼럼이 실렸던 것을 혹 아시는가. 이 칼럼은 한국의 소멸 위기를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로, 필자에게도 충격적이었던 내용이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감소가 국가 현안 과제가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합계출산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높아 인구가 절대 감소하는 인구의 데드크로스 현상으로 이어져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감을 높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국가적 인구감소에 정부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관련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데,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지난 2022년부터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도입한 재정정책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이다. 어려운 세수여건에 그야말로 단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남원시의 경우, 지난해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결과 상위 20%인 A등급을 받아 112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행정안전부 2025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도내 유일 최고 등급인 '우수' 지역으로 선정되어 160억 원을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한 돈이 지금껏 무려 412억 원이다. 이러한 결과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리 시의 경우는 공직자들의 눈물 어린 노력이 주효했다. 우리 공직자들은 전북자치도 동부권 및 지리산권 12개 지자체 중 유일한 시 단위인 남원시가 저출산 고령화로 매년 1,200명씩 감소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출산·교육·주거 등 정주여건 개선을 목표로 2024년, 2025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렇게 발굴한 사업이 △지역혁신형 천연물 바이오소재 생태환경 기반조성 △청년 에코에너지 스마트팜 혁신단지 조성 △청년 스마트 미꾸리양식 창업사관학교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지리산 활력타운 조성 △전북 동부권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운영 △남원 인재학당 건립·운영 등 총 6개 기금사업이다. 특별히 내년에 추진될 6개 사업은 소프트웨어 사업을 더 보강해 지방소멸 대응에 효과적이다. 일례로 신규로 추진될 ‘청년 에코에너지 스마트팜 혁신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9월 선정된 ‘농생명산업 선도지구’와 연계한 청년농업인 유입과 스마트팜 생산, 가공, 유통, R&D 집적 전후방산업 집중 육성이 가능, 청년 정주여건이 대폭 개선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내년에 신규로 추진될 ‘청년 스마트 미꾸리양식 창업사관학교 조성사업’의 경우, 미꾸리 양식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남원시에서 추진하는 만큼 오는 2027년까지 미꾸리 양식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업교육과 체험연계 생활인구 확대 등으로 청년농의 안정적인 정착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미 89명의 스마트양식장 입주희망자도 확보했다. 그 뿐인가. ‘지리산 활력타운 조성사업’은 행안부 ‘고향올래 공모사업’과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선정과 연계하여 주거+문화복지+일자리 등이 결합된 수요맞춤형 복합단지까지 조성한다. 전북 동부권과 지리산권 출산거점 마련을 위해 추진 중인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은 내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공사 추진 중에 있으며, 타 지자체 주민들과의 공동 이용방안을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립학원 성격의 ‘남원 인재학당 건립’은 내년 연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우리 시 공직자들이 지난 2년 사이에 확보한 지방소멸대응기금 272억 원으로 출산에서부터 교육, 일자리, 주거까지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남원시, 청년이 일하기 든든한 남원시, 정착하고 싶은 남원시를 만들고 있다. 2023년 말 인구의 50.7%가 수도권에서 살고있는 상황이다.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 역시 고령인구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체 시군구 중 80%가 이미 데드크로스 현상을 경험하고 있을 정도다. 국가적 차원의 인구감소로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는 이런 상황 속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방교부세 삭감 등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 속에서 가뭄 중에 단비요, 지역활력의 마중물이다. 그런 만큼 우리 남원시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해법을 찾아갈 것이다. 지방이 소멸하지 않도록, 우리 공직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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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1 18:21

삭풍맞은 전북 현실

임기 절반이 지나면서 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전북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10석을 싹쓸이 할 정도로 민주당 지지가 견고하다. 비례대표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득표율 1위를 기록했지만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힘이 부친다. 지난 영광 곡성군수 재보궐 선거때 다시금 입증 되었다. 이 때문에 선출직 출마자들은 저마다 민주당 공천 받으려고 안간 힘을 쏟는다. 재선 출마를 염두에 둔 김관영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송하진 전 지사가 낙마해 운좋게 단기필마로 무혈입성했지만 보수인 윤석열 대통령쪽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져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갈수록 힘들다. 자체수입이 빈약한 전북은 중앙정부에 전적으로 재정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장밋빛 공약을 내세웠지만 전북에서 14.4% 밖에 표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젊고 유능하다는 평을 받아온 김 지사가 취임이후 줄곧 중앙정부와 여의도를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거들어 주지 않아 의욕만 앞설뿐 별다는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각종 국가공모사업 때마다 김 지사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해서 성과를 거둔 측면도 있지만 집권당이 아닌 야당지사로서 구조적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잼버리를 치르면서 정부 여당이 보인 일련의 정치적 태도가 전북 하대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국가예산을 쥐락펴락 하는 정부 여당이 당초 새만금관련예산을 78% 삭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힘이 서진정책의 하나로 자당 출신의원을 도내 시군에 할당해서 만든 동행의원제도가 거의 유명무실해 큰 도움이 안된다.국힘은 전북에서 자당 후보한테 표를 주지 않았다는 단순한 이유로 국가예산확보 때나 현안문제 해결 때 크게 도와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10명 의원들마저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말로만 원팀 운운하지 각자도생해 김 지사만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광주 전남은 박지원의원을 정점으로 해서 모든 의원들이 똘똘 뭉쳐 자기몫을 챙겨 가지만 전북은 그렇지가 않다. 5선의 정동영의원이 전주에서 취임후 전북병을 치유하려고 백인토론회를 개최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시늉만 했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않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금 전북은 현 정권의 견제와 도움주는 정치세력이 없어 자기몫 찾기가 무척 힘들다.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면서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지사 혼자서 도전경성을 외치면서 공약실천을 위해 대기업 유치에 나서지만 미국 트럼프 차기대통령이 마가(MAGA)를 들고 나오자 새만금에 들어오기로 한 이차전지업체들의 투자유치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전북이 요구한 1조 증액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북은 현정권과 코드가 맞질 않아 큰 희망을 걸수 없다. 그간 김 지사가 개인 네트워크에 의존하면서 여야를 넘나들었지만 현 정권과 괴리감 때문에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정권 잡았을 때도 찬밥신세였던 전북이 삭풍을 맞고 있어 더 고민스럽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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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12.01 18:21

[병무상담] 병력동원소집 보류대상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병력동원소집이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였을 때 부대편성이나 작전에 소요되는 병력을 충원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소집을 말하며, 지방병무청에서는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하여 평시에 입영부대별로 소집대상자를 지정하여 병력동원소집 통지서를 교부하고 있습니다. 병력동원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은 동원령이 선포되면 통지서에 기재된 일시 및 장소로 입영하여야 하고, 병력동원소집통지서는 동원지정이 해제될 때까지 보관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동원소집 대상자 중 국가운영에 꼭 필요한 직업에 종사하거나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병력동원소집지정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보류대상에는 긴급단계 동원지정 보류자, 법규보류자, 동원부적격자가 있습니다. 먼저, 긴급단계 동원지정 보류자는 동원 단계 중 긴급단계에서 동원지정이 보류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 대상으로는 광부(갱내 복무자에 한함), 육지와 교량이 접속되어 있지 않은 도서지역 자원(제주도, 울릉도 제외), 어민예비군, 군에 동원되는 장비의 조작요원(동시동원대상자), 군 통제운영 업체‧병원 필수요원, 기동대 편성자 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법규보류자로는 국회의원, 국외에서 365일 이상 여행 중이거나 체류 중인 사람, 경찰관, 교도관, 소방관, 군부대에 근무하는 군무원, 항공기정비사, 항공교통관제사 및 항공무선표지소에 근무하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단 법규보류자라도 동원소요 충원에 지장이 있는 계급, 병과, 특기 소지자에 대해서는 동원지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원 부적격자에는 동원이 불가능한 직권말소자, 실종자, 수감자, 이민자, 질병사유 민방위편성제외자 등이 있습니다. 만약 보류대상에 해당되어 동원지정 보류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소속 예비군 부대에 보류신고를 해야 하며, 면직・퇴직 등으로 그 보류사유가 해소된 때에는 해소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신고하여야 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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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8 18:53

난 웹툰 작가이다 4

여러 사건들과 시간을 지나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작품에 많은 준비도 했었고, 어느 때보다 상기된 상태로 연재에 임하게 됐다. 연재가 시작되고 한달이 지날때쯤 우리 작품은 연재중인 카테고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대략 1달정도 유지하다가 순위가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10위권 안에서 계속 유지를 하며 연재를 했다. 10위권 안이라고 하면 뭐 대단한가 생각이 든다면 지금 네이버웹툰에 들어가서 요일마다 작품수가 몇 개가 있는지 세어보기 바란다. 그 안에서 10위권 안으로 유지한다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1위에서 금방 떨어졌지만, 상위권 유지에 우리는 매우 기뻐하며 연재를 이어가고 있었다. 연재가 1년이 안될때쯤, 연말에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됐다. 마음 안에 “내 노력의 결실이 이제 조금씩 맺어지려나봐. 엄마, 새해에도 복 많이 받고 조금만 기다려”란 말을 안고 어머니와 통화하던 중에 어머니가 굉장히 힘 없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나 암인가봐..” 대략 멍해지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있을때는 어머니를 모시고 대학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와 있었다. 가족은 나밖에 없고 다리하나를 잃으신 불편한 몸이시기에 내가 온전히 케어를 맡아서 해야했다. 여러번의 검사, 항암, 수술, 등..난 늘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갔고 입원했을땐 병원에서 몇일을 병간호를 하며 웹툰 연재를 위한 작업을 해야했다. 최선, 정말 열심히 했지만 원고의 퀄리티는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작품의 순위와 인기는 점차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 항암으로 같이 입원한 채로 작업을 하고 있을때였다. 같이 일하는 형의 여자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형이 뇌출혈로 쓰러져서 병원에 가는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난 어머니 간병중이어서 바로 가볼 수 없었고, 내 아내에게 부탁을 했다. 대신 가봐달라고. 형은 응급수술 후 중환자실에 있었고 아직 코로나로 인해 병원출입이 힘들때여서 아내도 나도 한참을 형을 볼 수 없었다. 연재는 당연히 휴재를 해야만 했다. 둘이 분업하던 것을 바로 내가 소화하기도 어려웠고 당장 대신 할 어시스턴트를 구하기도 어려웠으니 말이다. 4개월정도의 장기간 휴재였다. 그 동안 형은 힘든시간을 보내고 회복을 어느정도 한 후에 볼 수 있었다. 뇌출혈로 인한 왼쪽 편마비 상태였다. 재활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회복할 확률은 많지 않다는 말과 함께 그래도 기억이나 머리쪽에 문제나 장애가 안생겨서 다행이라는 형, 이 정도면 오른손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며 힘내보겠다며 멋쩍게 웃어보이며 말하는 형을 보는 난 가슴이 미어질 거 같았다. 힘들었지만, 형의 그런 의지를 살려주고 싶었다. 오히려 예전의 형처럼 대하려고 노력했다. 불필요한 동정으로 형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았던거 같다. 그렇게 우리는 연재를 다시 시작할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휴재로 떠난 독자들, 내려간 순위는 회복되지 않았다. 그나마 중상위권까지는 다시 올려놨지만 그 이상은 힘들어 보였다. 개인작가인 우리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분량과 퀄리티는 대형 스튜디오의 퀄리티 높고 많은 분량의 작품들과 싸우기에 약했다. 그래, 어느정도 변명이다. 조금 낮은 퀄리티와 분량이더라도 그 안이 튼실한 알맹이라면 독자들은 아쉬움을 말하지언정 기대하며 떠나진 않는다. 그냥..좀 억울하고 분통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를 열심히 달려서 잘 이뤄보고 싶은 둘이었는데, 예상치 못하는 일들로 부딪히는 이 현실 때문에 작품에 온 힘을 다 못 실은게 참 억울할 뿐이다. 홍인근 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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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8 18:53

점술사의 시대

인간의 불확실한 미래는 늘 두렵다. 특히 운명이 걸린 상황이라면 불안이 더욱 고조된다. 내가 투자한 주식, 인사에서 승진, 선거에서 당선, 건강의 위험과 인간관계, 미래는 모든지 불안하고 알고 싶다. 불확실하기에 점술사를 찾는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사람을 수소문해서 찾는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어떻게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 귀를 쫑긋 세워 점술사의 말에 집중한다. 점술사는 위로도 하지만 협박도 한다. 예측도 하지만 대가도 원한다. 점술사의 예언은 한도가 없다. 죽은 뒤에 세계를 천국과 지옥을 나누기도 하고, 살아서 천벌과 축복을 예견하기도 한다. 위기를 피하는 대가로 돈이나 복종을 제시한다. 점술사는 자기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일단 외모부터 도사의 풍모를 갖춘다. 하얀 수염을 멋있게 기르거나 원색의 복장을 입어 찾아 사람의 눈을 홀린다. 주변에는 수행원을 배치하여 권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연기를 피워 후각과 시각을 혼란하게 하고, 묘한 음악과 소리로 귀를 어지럽힌다. 유명인을 잘 안다고 떠벌리기도 하고 화려한 동상이나 상징물을 등 뒤에 배치하여 머리를 숙이게 만든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도 이쯤 되면 주술사에게 머리를 조아리거나 손을 모아 애절한 표정을 짓게 된다. 부디 나를 축복하고, 액운을 물리치고, 건강과 행복을 주소서. 공자는 미래가 현재를 삼키고, 미신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이념이 사람을 옭아매는 세상을 탄식했다. ‘괴력난신(怪力亂神)’, 공자가 평생 금기시 했던 항목이다. 상식을 벗어난 괴상한 이야기(怪),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엄청난 능력과 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力),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고 공정과 정의를 무너트리는 사람과 집단의 이야기(亂), 보이지 않는 귀신과 미신을 찬양하는 이야기(神)는 공자가 평생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제자인 자로(子路)가 귀신과 미래의 일을 물었을 때 공자는 호되게 야단치며 훈계했다, ‘귀신이 아닌 사람을 섬겨라! 내세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라!’ 죽은 조상 제사 잘 지내는 것보다 살아생전 밥 한 끼 잘 차려드리는 것이 효도다.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느니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행복이다. 점술사에게 묻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묻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 공자가 평생토록 추구해 온 철학이다. 미래는 중요하다.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가올 위기에 대안을 만들고, 위기가 닥쳤을 때 대항력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예측의 방법이다. 점술사의 예언도 아니고, 주관적 짐작도 아니다.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추론, 과거의 있었던 패턴, 과학적 수치를 기반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 <손자병법>에서는 합리적 미래 예측의 리더를 선지자(先知者)라고 말한다. 미리(先) 알고(知) 전쟁에 임하는 장군이라는 의미다. 거북이 등껍질이나 물소 뼈를 불로 지져 갈라지는 무늬를 보고 전쟁에 임했던 시대에 손자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미래의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고 하였다. ‘귀신에게 묻지 마라! 보이는 대로 믿지 마라! 주관적 경험으로 판단하지 마라!’ 손자는 귀신에게 점을 쳐서 물어보고, 주관적 경험에 의존하여 얻던 관습을 비판하며 철저하게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불확실이 높아지던 시대에는 점술사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었다. 그들은 혹세(惑世)하여 권력을 얻었고, 무민(誣民)하여 이익을 챙겼다. 지도자들은 점술사의 허무(虛無)한 이야기에 해야 할 일을 미뤘고, 맹랑(孟浪)한 경고에 하지 말아야할 일을 했다. 충언과 간언은 길바닥에 내팽겨 쳐졌다. 그런 시대는 혼란이 극에 달했고, 지도자는 자리에서 끌려 내려왔다. 이런 일이 다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반복되지 않기를 소원한다. 박재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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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8 18:53

[금요수필] 김치, 삶을 버무리다

지난해 이맘때쯤, 전철 옆 좌석에서 임신한 새댁이 긴 통화를 하고 있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겨울 김장을 마친 친정엄마에게 김치를 얻으러 주말에 가겠다는 딸은 가는 길에 무엇을 사갈까 살갑게 묻는다. “보쌈 해 줄 테니 그냥 와서 먹기만 해라”라는 수화기 너머 엄마의 목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려왔다. 마치 전화기에도 수육 냄새가 풍기는 듯했다.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지 35년.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무엇을 사갈지 엄마에게 물어본 지도 그렇게 오래되었다. 날이 추워지고, 김장의 계절이 왔다. 오늘 아침 유치원의 아이들은 김장 활동으로 신이 났다. 양념과 김치 속을 버무리면서 마치 빨간 클레이나 찰흙 놀이를 하는 듯 무아지경이다. 평소 빨간 음식은 맵다며 입에도 대지 않던 민지 조차 오늘은 “아, 매워! 아, 매워!”를 외치면서도 자신이 버무린 김치를 기어이 먹는다. 아이들에게 김장하는 날은 그야말로 행복한 김치day다. 아이들에게 김치 활동은 배추에 소금을 뿌리고, 씻고, 양념을 바르는 모든 과정이 놀이이며 새로운 경험이다. 몇몇 아이는 “이거 엄마랑 집에서 다시 하고 싶어요!”라며 반짝이는 눈으로 말한다. 담임 선생님은 양념을 버무리던 아이들의 손길을 보며 “이렇게 집중하는 건 오랜만이네요!”라며 웃는다. 비닐 장갑에 빨갛게 양념 묻은 고사리 손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서로를 놀렸고, 자신이 만든 김치로 저녁에 가족과 함께 먹을 생각에 설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김치는, 특히 이 계절의 김장김치는 항상 친정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서러운 음식이다. 신혼 초, 김치를 혼자 담가보겠다고 애쓰다 번번이 실패를 했었다. 왜 그리도 배추를 절이는 게 어려운지, 깜빡하는 순간 배추는 흐느적 늘어지기 일쑤였다. 산더미처럼 쌓인 잘못 절인 배추를 버릴 때의 난감함은 김치를 한가득 안겨줄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큰동서에게 함께 담가보자고 제안했지만, 동서는 “겨울 양식은 친정엄마가 다 해 주신다” 라며 웃으며 거절했다. 친정엄마의 손맛을 자랑하는 동서가 부럽기도 했지만, 한두 포기라도 더 얻고 싶어 애교 섞인 농담도 해보곤 했다. 감칠맛 나는 동서네 김치는 항상 적은 만큼 더 소중했고, 그 맛은 내 친정엄마의 부재와 겹쳐 유난히 아쉽게 느껴지곤 했다. 그 후 김치는 내게 평생 가슴 시린 음식이 되었다. 아무리 시어 터진 김치라도 버리지 못하고 그릇 귀퉁이에 붙은 양념까지 탈탈 털어 먹었다. 김치 거죽에 핀 흰 곰팡이도 발라내고 물에 우려내어 볶아 먹었다. 신혼 초에는 김치 한 통 받는 조건으로 옆집 할머니 손녀의 과외선생이 되기도 했다. 맛있는 김치 한 통을 얻기 위해 태양초 고추 열 근을 선물한 적도 있었다. 나는 김치 한 통에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졌고, 김치를 건네주는 사람에 대해 언제나 한 없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물질이 흔해지고 맛난 음식이 넘쳐나도 김치는 나에게 그런 대상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절인 배추 팝니다’라는 문구가 당연시 되는 세상이 되었고. 슈퍼마켓과 온라인에서 브랜드별로 각종 김치를 판매하는 시대가 되었다. 가족의 구조가 변화하며 김치를 직접 담그는 모습도 많이 사라졌고, 누구나 빠르고 손쉽게 김치를 살 수 있게 됐다. 나 역시 서울로, 외국으로 가족이 흩어져 있던 세월이 많아 지금은 예전보다 김치를 먹는 일도, 양도 줄어 몇 년 치 김치를 묵은 채로 김치냉장고에 고이고이 모셔놓고 있다. 김치를 함께 담그던 풍경이 사라진 것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식탁의 시간도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 가족이 모여도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바쁜 요즘, 엄마들은 더 외로운 세상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배추는 다섯 번 죽어야 비로소 김치가 된다’는 말이 있다. 땅에서 뽑혀 뿌리를 잘릴 때 한 번, 칼로 나뉠 때 두 번, 소금에 절여질 때 세 번, 양념으로 버무려질 때 네 번, 사람에게 먹힐 때 다섯 번 죽는다는 이야기다. 우리네 어머니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숱한 산고 끝에 자식을 낳고, 가슴 아픈 일들을 견디며 아이를 키우고, 자신의 음식을 아껴 자식의 입에 넣으며 살아온 어머니들. 그들의 인생은 김치처럼 숱한 수고로움을 겪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초겨울, 김장하기 좋은 날이 왔다. 오늘 유치원 아이들은 신나게 만든 김치를 집으로 가져갔다. 어쩌면 오늘 저녁, 아이들의 집에서도 김치 이야기가 꽃필지 모른다. 그와 함께, 나도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김치 한 조각을 맛보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봐야겠다는 상상을 한다. 오늘따라 “맛있는 거 해 줄 테니 몸만 오그래이” 하는 친정엄마의 정겨운 목소리가 듣고 싶은 그런 날이다. △안장자 수필가는 영남대학교 교육학박사와 영남이공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문학 동시부분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군산하랑유치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며 군산시 아동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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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8 18:25

안호영 의원 '통합의 길'

3전 4기에 도전하는 완주전주 통합에 안호영 의원이 키맨이란 사실은 공공연하다. 지난 3번의 실패가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권의 조직적 반대 때문이라 더욱 그렇다. 3선의 국회 상임위원장으로 중량급 반열에 오른 안 의원에게 거는 도민 기대도 그 위상에 걸맞는 역할이다. 지역구에만 얽매이지 말고 전북 현안의 해결사로 중심을 잡아달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 결과는 재도전을 염두에 둔 그의 도지사 선거 전략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더군다나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김관영 지사와는 통합을 둘러싸고 입장이 정반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안 의원 일거수일투족에 언론이 주목하는 것도 사실은 완주전주 통합 흐름이 예상과 달리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 안 의원이 지역구인 완주와 진안, 무주 발전을 위한 특례를 담은 전북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과 자치권, 지방세 등 조직 재정의 34개 특례를 담았다. 그는 다음달 27일 전북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제도적 보완 취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데도 도민들은 처음 이 법안 발의 자체가 완주전주 통합의 부정적 시그널로 확대 해석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안 의원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예상되는 완주 정치권의 반대 기류를 잠재울 수 적임자로 오래전부터 그를 꼽아왔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걸어야 하는 정치인의 길을 진정성 있게 제시한 칼럼이 전북일보(10월 30일자)에 실려 주목을 끌었다. 권혁남 명예교수(전북대)는 "안 의원은 전북발전을 저해시킨 대표적 정치가로 손꼽히는 전임자의 전철을 그대로 밟으려 한다. 그는 왜 넓은 길을 놔두고 좁은 길로, 미래가 아닌 과거의 길로 가려는지 모르겠다. 그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시대 정신과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 무엇이 완주의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인지 잘 선택하라" 고 조언했다. 권 교수 자신이 통합에 깊숙이 관여한 경험이 있어 그의 메시지 전달엔 힘이 실렸다. 전북의 정치 자산 안 의원에게 통합의 시대적 소명을 역설하고, 답보 상태인 통합 문제를 앞장서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더 이상 핑계대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완주지역 6개 찬성 단체가 제시한 통합의 상생 발전 107건과 관련해 반대 측도 대안을 갖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에 집착한다면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기초자치단체와 광역단체인 대구경북에 이어 35년 만에 대전충남까지 통합 대열에 합류한 건 그만큼 지방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웅변한다. 완주전주 통합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통합 협상에 찬반 양측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상생 방안을 찾으면 된다. 안호영 의원 선택에 도민들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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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1.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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