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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씻김굿

지난 9일 전주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초청으로 남도의 대표적인 전통예술 ‘씻김굿’이 국립남도국악원에 의해 공연되었다. 지난해 전북도립국악원과 국립남도국악원은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예술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상호 지역의 예술을 선보이는 사업을 추진하였는데 미리 계획되었던 국립남도국악원의 ‘씻김굿’은 안타까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젊은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의식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굿에는 참으로 많은 종류의 굿이 있다. 드넓은 바다와 바다로 나간 이들을 위한 별신굿, 지역의 수호신을 모시고 마을의 평안과 생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대동굿 그리고 돌아가신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씻겨주는 씻김굿. 모두 각각의 특성과 예술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음악과 행위가 보존하고 있다. 씻김굿은 특히 돌아가신 분을 위한 굿으로 돌아가신 분의 액을 풀어주고 축원을 담은 해원의 주술적인 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씻김굿’은 서남 해안지역에서 행해지는 굿으로 전남 지역의 깊은 소리와 한의 정서를 담은 남도전통예술의 정수이다. 불교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굿의 내용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행해졌다. 초상이 났을 때 고인의 옆에서 하는 곽머리씻김굿, 돌아가신 후 1년이 되는 날 하는 소상씻김굿, 돌아가신 후 2년이 되는 날의 대상씻김굿, 집안에 병자나 좋지 않은 일이 많을 때 벌이던 날받이씻김굿 등 여러 갈래의 씻김굿은 각각의 소원을 담아 죽은 자의 영혼을 달래고 산자의 희망을 바랬다. 씻김굿의 순서로는 조상께 굿하는 것을 알리는 ‘안땅’을 시작으로 길에서 죽어 떠도는 혼을 불러들이는 ‘혼맞이’,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들이는 ‘초가망석’, 불러들인 영혼을 즐겁게 해주는 ‘쳐올리기’, 천연두 신인 마마신을 불러 대접하는 경우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 즐겁게 해주는 ‘손님굿’, 불교적인 ‘제석굿’, 원한을 상징하는 고를 풀고 영혼을 달래주는 ‘고풀이’,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모두 풀어주는 ‘넋풀이’, 죽은 사람의 한이 풀어졌는가를 보는 ‘넋올리기’, 좋은 세상으로 가는 길을 깨끗이 닦아주는 ‘길닦음’ 등 돌아가신 영혼의 아픔을 달래주고 살펴주는 사설과 선율로 한의 예술을 절실히 담고 있다. 씻김굿의 음악은 육자배기토리 선율로 슬픈 계면조 중심으로 되어있다. 피리와 대금, 해금, 장고, 징으로 구성된 삼현육각 반주로 이루어지며 아쟁이 60년대 함께 편성되면서 한의 소리를 더욱 깊게 자극하게 되었다. 무녀는 흰색 옷, 다홍색 띠를 걸치고 죽은 사람의 한을 풀어주는 소리와 애절한 춤도 춘다. 무녀의 소리는 홀로 부르는 통절(通節)형식과 선소리를 메기고 뒷소리로 받는 장절(章節)형식으로 되어있지만, 악사와의 교감을 통한 한(恨)의 소리 구성은 여느 타 지역 굿보다 애절하고 슬프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10 17:31

무형문화재 작품 경매 수익 결식아동에 전액 기부...10일 경매 행사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8인과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결식아동들에게 전달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의 작품을 경매하는 '2022 사랑 나눔 공예 옥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 결식아동에게 따뜻하고 건강한 식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했다. 이에 공감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8인(전주 공예품전시관 입점 장인)은 모금을 위해 경매 작품 기부에 적극 동참했다. 작품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윤규상 우산장의 지양산 △제50호 최대규 전주나전장의 나전옻칠수저세트 △제51호 이신입 전주낙죽장의 매화선 △제43호 이종덕 방짜유기장의 유기작품접시 △제58호 김종연 민속목조각장의 원앙세트 △제10호 엄재수 선자장의 합죽선 △제61호 김선애 지승장의 옻칠잔세트 △제53호 안시성 부거리옹기장의 차항아리 등 8종이다. 경매 시작가는 5만 원으로 감정가보다 최대 80% 낮춘 금액이다. 현장 경매와 유튜브 생중계(전주공예품전시관 공식 채널)를 통해 온·오프라인 경매를 동시에 진행한다. 현장에서는 진행자의 호가에 맞춰 준비된 팻말을 들어 경매에 참여할 수 있으며, 유튜브에서는 댓글로 참여할 수 있다. 김혜원 공예문화산업팀장은 "이번 행사는 공예 문화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회 공헌 행사다. 결식아동을 위한 모금 활동인 2022 사랑 나눔 공예 옥션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공예품전시관 홈페이지 또는 공예문화산업팀 전화(063-281-1610)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08 17:45

국립무형유산원 상설전시실 도록으로 만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경훈)이 상설전시실을 소개하고 국가무형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국립무형유산원 상설전시' 도록을 발간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국가무형문화재에 대한 전시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년에 걸쳐 상설전시실을 개선했다. 이에 재개관한 상설전시실을 다각도로 보여 주고 무형유산을 널리 알리고자 도록 발간을 결정했다. 도록에는 상설전시실 1, 2 소개와 함께 전시실 내 주요 전시품 280여 건의 사진과 설명 등을 담았다. 수록된 전시품은 인간문화재인 보유자, 전승교육사 등이 사용하거나 제작한 복식, 악기, 악보, 도구, 작품 등이다. 전시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관련된 국가무형문화재 종목 설명도 함께 수록해 무형유산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도록에 QR코드를 삽입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상현실로 상설전시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밖에도 전시장 전경과 다양한 전시 영상·사진도 함께 실었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이번 도록이 국민들이 무형유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를 통해 전승자와 대중, 그리고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이어 주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무형유산원 상설전시' 도록은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 공개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07 17:25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미술과 사회 3

길을 묻는 사람에게 약도를 그려 줄 수 있는 능력은 그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나 상식, 또는 경험 없이는 안 되는 이치와 같이 ‘나타난 것과 나타나게 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보자. 무엇이 어떻게 제시되었는가에 따라 ‘나타내게 하는 힘’은 무엇이고 ‘나타내어진 것’과의 관계는 어떠한 것인가를 알아보는 것이 곧 미술의 사회적인 역할에 접근하는 길이다. 우리나라의 단청이나 솟대, 혹은 지구 전역에 걸쳐 있는 이 지역의 수호상들 역시 어떠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상징성은 또한 그 사회의 생태와 정신을 통일하는 절대적인 것이었을 것이다. 집단을 이루는 사회는 향상 변한다. 무엇을 어떻게 원하느냐에 따라 비단 미술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변한다. 이에 대하여 칸딘스키는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모든 예술작품은 그 시대의 아이이며, 우리 감정의 어머니다. 말하자면 문화의 각 시대는 그 시대 고유의 예술을 만들어 내며 이것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의 예술 원리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기껏 사산아死産兒를 닮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낼 뿐이다. 우리가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살고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그리스 조각의 원리를 따르는 사람은 형식의 유사성에 도달할 수는 있을 뿐이며 그런 작품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영혼 없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모방은 원숭이의 흉내일 뿐이다. 겉보기에 원숭이는 사람을 닮았다. 원숭이도 코 앞에 책을 펴고 앉아 생각에 잠긴 듯 책장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그 행동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집트의 영혼불멸 사상은 아직도 불가사의한 피라미드를 남겼고 그리스의 수학적 합리적인 이성 미는 파르테논 신전을 남겼다. 세계 1차 대전 발발 전후의 세기말적 현상은 다다이즘을 남겼고, 과학만능주의는 미래주의를 남겼으며 역반응으로 초현실주의를 낳았다. 미국의 대중적 상황은 팝 아트를 잉태했고, 십자군 원정의 실패는 시민 계급을 형성시켰으며 급기야는 르네상스의 기운을 낳았다. 예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항상 시대가 요구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대를 무시하고 아직도 구태의연한 표현으로 일관하는 화가나 그것을 요구하는 구매자가 많은 세상이다. 화가를 한낱 장인丈人으로 전락시키는 데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행인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는 행위는 분명 비굴 이상의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07 17:22

[2022 전주 콘텐츠 페어 가보니] 미래의 콘텐츠 트렌드 미리보기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전주 콘텐츠 페어가 한창이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영로)과 전주시가 오는 5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내 전주대사습청에서 '콘텐츠로 갓생살기'를 주제로 2022 전주 콘텐츠 페어를 개최한다. 전주 콘텐츠 페어는 콘텐츠 홍수 시대에 휩쓸리지 않고 주도적인 갓생(타의 모범이 될만한 성실한 삶) 살기 위한 우리 지역 콘텐츠 기업의 실천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기존에는 5일까지 콘텐츠 전시, 체험 프로그램, 온·오프라인 콘퍼런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을 고려해 대폭 축소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3일 찾은 전주대사습청 마당에서는 '호남지역 VR/AR 제작 거점센터 수요 포럼'이 한창이었다. 마당 양쪽에는 도내 기업 7곳이 개발한 7개의 콘텐츠를 전시·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대부분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평소 듣기만 했던 미래의 콘텐츠를 볼 수 있어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뉴스나 인터넷 속에서만 보던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신기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시민과 관광객은 비전문가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분야의 콘텐츠 전시·체험에 오랜 시간 머물기보다는 입구에서 둘러보고 재빨리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마당 전체를 활용해 열리는 콘퍼런스에 콘텐츠 전시·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콘텐츠에 대해 설명·안내해 줄 전문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 A 씨는 "콘텐츠 페어라서 체험 프로그램이 많지 않을까라는 기대에 방문했다. 기대와 달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지 않고, 콘텐츠를 설명·안내해 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며 "다양하진 않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미래의 콘텐츠를 본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콘텐츠 전시, 체험 프로그램보다는 온·오프라인 콘퍼런스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이전에 주말까지 기획했던 페어였기 때문에 계획을 다 무를 수 없어 많은 사람이 찾는 주말(5일) 하루는 3D펜 체험, VR세계관 체험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03 17:1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한국의 탈춤

지난 1일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의 '등재 권고'의 내용을 알렸다. 보통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가 제출되면 유산을 심사한 후 그 결과를 '등재'(inscribe), '정보보완(등재 보류)'(refer), '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으로 구분하여 발표하는데 우리의 '한국의 탈춤'은 '등재' 판단을 받았다.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가기구는 이를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최종 등재 여부는 11월 28일∼12월 3일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인류의 유산에는 자연유산과 기록유산 외에도 특별한 유산이 존재한다. 그것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UNESCO)는 1989년 전통문화 및 민속 보호에 관한 유네스코의 권고, 1994년 인간문화재 사업, 1997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정 사업을 거쳐 2003년 인류무형문화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의 근간이 되는 '무형문화유산 보호 국제협약'을 채택했다. 그것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찾아 보존, 유지, 전승하기 위한 세계인의 약속으로 이에 필요한 지정 및 보호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여 2022년 현재 139개국 629건의 무형문화유산이 지정돼 있고 한국은 21건이 등재되어 있다. 한국의 등재 내용으로는 가곡, 강강술래, 강릉단오제, 김장(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 농악, 대목장, 매사냥, 씨름, 아리랑, 연등회, 영산재, 남사당놀이, 제주 칠머리당영등굿, 제주 해녀문화, 종묘제례·종묘제례악, 줄다리기, 줄타기, 처용무, 택견, 판소리, 한산모시짜기가 있다. 한국의 탈춤은 조선시대에 유행한 놀이로 탈을 쓰고 연기와 춤, 사실적 재담을 통해 시대를 풍미했던 서민들의 해학적 춤판을 말한다. 그 당시 놀이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이었다. 서민에게는 평소에 말하지 못하고 속내를 풀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는데 그러한 속내의 내용을 담아 탈을 쓰고 극과 춤으로 시대 상황을 풀어낸 것이 바로 탈춤이다. 그러므로 탈춤은 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놀이였다. 근대에 들어 더욱 발전하여 거침없는 행동과 재미있는 말솜씨로 양반과 고관대작의 허위와 가식을 풍자하고 억압받는 자신의 울분을 알려 해결하고자 하는 전통예술로 표출되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대학가의 민중운동과 더불어 널리 알려져 많은 젊은이가 놀이를 배우고 즐겼는데 현재에는 쉽게 관람할 수 있는 문화환경까지 잘 조성되어 탈춤은 전 국민이 많은 사랑을 받는 민속놀이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한국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등재를 바탕으로 우리 탈춤의 우수성은 한국을 넘어 세계 속의 문화 가치임을 확인했다. 향후 더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한민족의 무형유산들이 소중히 더 등재되기를 소원하며 다시금 한국 탈춤의 기쁜 소식을 오늘 독자에게 알려 드린다.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소원합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03 16:23

외규장각 의궤 반환 10년…다시 주목받는  ‘전주 출신 고 박병선 박사’

병인양요 당시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가 국내로 반환된지 10년을 맞은 가운데 국내 반환의 주역인 전주 출신 고 박병선(1928~2011) 박사의 활약이 뜨겁게 재조명받고 있다. 박병선 박사는 병인양요 당시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를 프랑스에서 찾아낸 장본인으로 약탈당한 의궤를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찾아내 직접 해제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에 프랑스로부터 대여 형식으로 외규장각 의궤를 반환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노력한 문화 독립운동가였다. 결혼도 하지 않은 여성의 몸이지만 역사를 위해서라면 강철처럼 강했다.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할 당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는 직지심체요절이 1455년판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빠른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직지 대모’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외규장각 의궤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국에 머물러야 했던 역사적 상흔이기도 하나 또한 국민 모두의 염원과 각계 각층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루어낸 가슴 벅찬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박 박사는 지난 2011년 12월 22일 밤(한국시간 23일 오전) 프랑스에서 향년 83세로 타계했다. 박 박사의 뿌리는 전주로 그의 부친은 9대 전북지사를 역임한 고 박정근 지사다. 박 지사는 1899년 전북 전주시 금암동에서 태어났으며, 전주부 읍장과 농림위원장, 자유당 전주시당 위원장을 지냈다. 그리고 1950년에는 무소속으로 제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3대 때는 자유당에 입당해 진안군에서 1958년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1959년부터 1960년 5월까지 전북지사를 지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독 우리 역사를 사랑한 박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내년 3월 19일까지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를 주제로한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의궤 반환 10주년을 기념, 외규장각 의궤 297책 등 460여 점을 선보인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11.02 17:11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미술과 사회 2

“예술가의 사명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인간을 미화하고 사회를 미화한다. 그런 진정한 예술가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고마운 일”이라는 다소 예술의 사회성을 강조하는 글을 썼다. 예술도 여러 분야가 있듯이 사회도 각자가 지닌 재능이나 품격에 따른 여러 가지 직업이 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수직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도 있고, 창조적이며 수평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가야 할 길도 있다. 농부, 정치가, 사업가, 법관, 의사, 화가도 그 집단 체제의 사회를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이다. 집단 체제의 상황에 따라서 미술은 하나의 취미일 수도, 정치에 예속되는 기능일 수도, 또는 사치스러운 기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즉 있어도 좋고 없어도 관계없는 경우라면 애초에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애써 논할 필요가 없는 것이리라. 집단을 이루어야 하는 사회에서는 생존 경쟁이 이루어진다. 생존 경쟁이란 상대적이어서 상대를 인정하는데서 비로소 각자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위치 확보를 하는 사회적인 개인 활동을 하게 된다. 비단 개인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힘을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계층 간의 구조적 동질성을 살려 소집단을 이루기도 하는 배타성 속에서 그 집단 속에서도 또한 개별성을 찾는 배타성을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인디언이나 흑인들이 얼굴에 이상한 색칠을 하여 자기 부족의 동질성을 표시한다거나 회사에서 유니폼을 입거나 그룹을 짓는 행위 역시 그러한 맥락의 동질성에 의한 상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이 특이성을 위해서는 사전에 만들어진 동질적 상징성이 있어야 피차간에 구별을 할 수 있으며, 이 상징을 기호로 만들어 내면과 외면의 동질성이나 상대적 구별성을 나타낸다. 예를 들자면 불은 빛과 열을 내재한 생의 활력소로 되어 있으며, 이런 관계로 태양은 만물을 소생시키는 힘의 상징이라 부르게 되고, 그 태양의 상징을 내재한 기호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집단 체제 사회에서 한 개체의 위치나 부족 간의 구별성을 두기 위한 외향적 표식은 결국 사회적 경험에서 초래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즉 상징은 집단 생활의 내적인 필연성에서 표출되는 것이라 볼 수 있고 동시에 사회적 경험을 의미하는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31 16:36

우석대, 31일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서 ‘한중 서화 교류전’

우석대학교(총장 남천현)가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한중 서화 교류전’을 연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교류전에는 한중 양국과 미국·이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50명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또한 ‘호남 속 중국’ 사진영상 작품 20여 점도 함께 소개된다. 이번 교류전은 우석대학교 공자아카데미가 주최하고 한중미술협회와 베이징 한중서화가연합회·태원사범대학 예술학원·산서사범대학 미술학원·실크로드영상연구소가 주관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전라북도·주광주중국총영사관·태원사대 국제실크로드문화예술연구소·산동사범대학·광주 차이나센터·한중경제문화교육협회·한국돈황SILKROAD학회·전북일보가 후원했다. 한국에서는 대한민국 대한명인 전통민화 전수자인 장복금 작가의 ‘책가도’와 차홍규 한중미술협회장의 ‘우리의 미래’, 한국계 미국 작가 궁민진(Minjin Kung)의 ‘Under The Water’ 등이 선보인다. 또한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창샤오쥔(常曉君) 태원사범대학 예술학원장과 뤼진광(呂金光) 산서사범대학 미술학원 교수, 이란의 중국미술 전문가인 나스린 다스탄(Naslin Dastan) 작가 등의 풍경화와 인물화, 서예 작품이 공개된다. ‘호남 속 중국’ 사진영상전에서는 한중 교류를 상징하는 전라남북도의 유적인 전주 ‘소주가(차이나타운), 익산 ‘숭림사’, 부안 ‘채석강’, 화순 ‘주자묘와 적벽’, 해남 ‘진씨마을’ 등 20여 작품이 전시된다. 전홍철 공자아카데미 원장은 “한중 수교 이후 30년 동안 쌓아온 우정을 확인하고, 상호 존중과 협력에 기반한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이번 교류전을 기획하게 됐다”라며 “코로나19와 경제적 상황 등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양국의 문화예술 분야가 더욱더 활발히 교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10.30 16:23

전주의 조용한 거리를 발칵 뒤집은 인형들...제2회 전주거리 인형극제

지난 29일 제2회 전주거리 인형극제가 열린 전주 웨딩거리. 거리 곳곳은 어린이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평소 한산했던 거리가 오랜만에 활기를 띄는 분위기였다. 전주시와 사단법인 꼭두는 지난 22일, 29일 전주 동문거리와 웨딩거리에서 국내의 수준 높은 인형극 작품을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제2회 전주거리 인형극제를 개최했다. 인형극제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전주의 즐길거리를 다양화하고, 지역 상가와 거리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축제다. 29일 웨딩거리에서는 △판소리 체험 인형극 호랑이 家(가) △동화책을 활용한 복합 인형극 일곱 마리 아기 염소와 늑대 △테이블 인형극 동무를 위하여 △관객과 직접 떡을 만들어보면서 진행되는 국악 체험 인형극 달달한 수수팥떡 이야기 △신문지로 만든 거대한 공룡들이 거리를 뛰어다니는 신문지 공룡 퍼포먼스 벨로시랩터의 탄생 공연 등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겨우 엉덩이 하나 들어가는 작은 매트 위에 앉아 인형극에 집중했다. 거리 곳곳을 무대로 펼쳐진 인형극제에 매트를 손에 들고 인형극 하나가 끝나면 자리를 이동하고, 또 하나가 끝나면 자리를 이동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웨딩거리는 인형극제 동안 시끌벅적하고 북적였다. 신선한 전주거리 인형극제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희들도 즐거웠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 "오랜만에 거리가 활기를 찾은 듯해 보기 좋다" 등 시민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시민 이경윤(35) 씨는 "인형극 내용이 아이들도 많이 관심 있는 내용이었다. 특히 좁은 길거리 공간을 최대로 활용해서 밀도 있게 프로그램을 준비한 듯해서 좋았다. 곳곳에 스태프들이 많이 배치돼 있어 안전·안내 등 문제도 빠르게 해결돼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용완(67) 웨딩거리 상인회장은 "현재 웨딩거리가 낙후돼서 상가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부모님들까지 주말에 온 가족이 손 잡고 오는 모습을 보니 거리와 상가에도 생기가 돌고 좋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0.30 16:21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시민이 소통하는 ‘2022 저널리즘 주간’ 2주간 개최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은 29일부터 11월 11일까지 2주 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2 저널리즘 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언론과 시민이 소통하는 국내 유일의 저널리즘 행사로, 매년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마련, 2019년부터 재단의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저널리즘 온앤오프(ON&OFF)’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최대 규모이다. 행사기간동안 프레스센터 서울앞마당에는 전시회와 다양한 저널리즘 체험행사가 시민들을 맞이한다. 메타버스(https://kpfor.ovice.in/) ‘2022 저널리즘 주간 타운’은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저널리즘 주간의 현재(ON)와 과거(OFF)를 경험하고 저널리즘의 미래(ON&OFF)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로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민들과 공유하게 된다. 11월 4일에는 제4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가 진행되며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신뢰ON, 편견OFF’와 시민참여 세션, 미디어 리터러시 세션이 열린다. 컨퍼런스에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언론의 역할 △독립언론과 미디어스타트업 △시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2022 저널리즘 주간>의 모든 행사는 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저널리즘 주간 세부일정 확인 및 현장 참석 사전등록은 <2022 저널리즘 주간> 공식 홈페이지 http://www.jweek.or.kr 를 통해 가능하다. 또한‘저널리즘 주간’을 카카오톡플러스 친구로 추가하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2.10.29 23:13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녹두장군 전봉준

10월 28일 저녁 정읍의 전봉준 고택에서는 창작 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의 공개 시연회가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동학에 관련된 많은 학술 세미나, 예술 공연 등이 있었지만 오늘 행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전통예술의 고장이자 동학혁명발상지 정읍에서 현대 문화운동의 거목인 창본 작가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꾼이 함께 자리하며 판을 이끈다는 사실이다. 창작판소리 창본 집필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 마당극의 창시자 임진택 이사장. 작창과 완창을 도울 이는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송재영 명창, 국립민속국악원장 왕기석 명창이다. 그들은 3시간 동안 동학에 대한 이해와 진실을 소개하며 소리판으로 이끌 것이다. 오늘의 공연은 누구나 평등 하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사상과 더불어 급변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 한반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정읍 전봉준 생가에서의 시연회를 시작으로 11월 4일 정읍 연지아트홀, 10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19일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 뜻깊은 시간이 예정되어 있다. 동학혁명은 1894년 신분제 중심의 오래된 체제를 개혁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일어난 혁명이다. 또한, 일본 국권 침탈에 맞서 싸운 민족의 봉기로써 큰 의미도 있으며 애국이라는 민족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과 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에도 정치적 혼란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고 왜곡, 축소되어 왔다. 그러던 중 1960년 4.19혁명 이후 동학혁명의 재조명이 시작되었고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과거사 정리를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이 추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혁명을 주도했던 전봉준은 전라북도 고부(정읍시의 면) 전창혁의 아들이었다. 당시 전라 고부 군수 조병갑은 악랄한 탐관오리였는데 그는 만석보란 대형 저수지를 축조하여 사용료를 부과하였고, 자신의 아버지 공덕비를 세우겠다며 양민들로부터 엄청난 조세와 잡세를 걷고 양민들에게 강제적 노역을 부여하는 등 백성들을 괴롭혔다. 결국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정읍 고부 고을의 백성들은 전봉준의 아버지인 전창혁을 대표로 뽑아 탄원서를 제출하게 하였으나 군수는 그를 모진 곤장으로 형벌을 내렸고 보름도 안되어 사망하기에 이른다. 이에 분노한 전봉준은 봉기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겼고 탐관오리의 수탈, 부정부패를 알리며 첫 동학혁명의 계기를 만들었다. 오늘 그러한 과거 민초의 역사가 판소리란 민족예술로 만들어져 국민에게 다가선다. 판소리는 조선말 가장 민중의 애환을 잘 표현하고 즐겼던 대중음악이었으며 현대 창작판소리는 계몽운동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오늘 목놓아 부르게 되는 창작 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이 진정 하나의 불씨가 되어 현 어려운 정국의 희망 밀알이 되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동기부여가 되기를 필자는 소원해 본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27 17:53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찾아가는 소리축제 오리 날다

1. 안데르센의 명작 새롭게 탄생하다 디즈니 만화 ‘인어공주’가 실사 영화로 개봉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곧 그 기대는 분노로 표출된다. 인어공주 예고편이 유튜브에 공개된 지 얼마 못되어 150만개의 ‘싫어요’를 받고 말았는데 그 이유는 디즈니 측이 베일리를 '인어공주'의 주인공 애리얼 역할로 캐스팅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녀가 흑인이라는 점을 놓고 원작을 파괴하는 처사라며 비난을 했다. 1875년 세상을 떠난 인어공주의 원 저작자인 안데르센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그는 다시 펜을 꺼내 들고 ‘미운오리새끼’ 두 번째 책을 집필하지 않았을까? 모든 편견과 차별을 이야기 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안데르센의 미운오리새끼이다. 전 세계 아동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 동화를 원작으로 한 공연이 임실과 장수를 찾아가 아이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 공연은 에너지 넘치는 다섯 명의 배우들과 손성한 지휘자가 있는 헤르츠아카데미앙상블과의 협업 아래 찾아가는 소리축제 어린이 뮤지컬 ‘오리 날다’ 로 새롭게 태어났다. 2. 원작을 멋지게 비트는 방법 태어나면서부터 자신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형제들에게 환대 받지 못하고 계속 미움만 당하는 아기 오리가 외로운 시간을 견딘 후 드디어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찾고 아름다운 백조와 나란히 날아오르는 결말은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원작을 어떻게 각색하고 확장했을까? 우선 아기 오리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했다. 아기 오리를 미워하는 건 형제들이 아니라 오리 친구들이지만 아기 오리 옆에는 든든한 아빠의 존재를 부여해 주었다. 오리 마을을 지키는 보안관이자 다정한 아빠는 무지개 나라로 떠난 엄마의 선택을 존중하며 그녀를 묵묵히 기다린다. 아기 오리는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결말에 이르러 아기 오리는 엄마처럼 아름다운 백조가 되지만 무지개 나라로 떠나는 대신 오리 마을을 지켜주는 보안관이 되겠다는 선택을 한다. 오리 친구들은 아기 오리의 결정에 크게 기뻐한다. 원작을 비틀어 ‘오리 날다’ 만의 멋진 결말이 탄생하는 장면이다. 3. 관객이 있는 어느 곳이든. 이렇게 뮤지컬 ‘오리 날다’ 는 단순히 원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며 모든 관계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작품의 커다란 힘은 또 있다. 2016년도에 창단하여 이미 지역에서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헤르츠아카데미앙상블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의 양념 역할을 넘어서 어느 덧 서사를 이끌고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관악기로만 넘버들을 편성하여 다양한 소리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며 모두가 다 아는 줄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었다. 플롯과 클라리넷 등 관악기의 힘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공연으로 찾아가는 소리축제답게 다채로운 소리의 향연을 맛볼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신명수 연출가는 별도의 세트 이동이나 암전이 없어도 장면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앞으로 이 공연이 관객들만 있다면 어디든 찾아 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아기 오리가 백조가 될 때까지 초연부터 이 작품을 함께 키워 온 배우들의 열연과 헤르츠아카데미앙상블과의 콜라보레이션 또한 이 공연의 가치를 보여준다. 어린이 뮤지컬 ‘오리 날다’ 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관객이 있는 어느 곳이든 훨훨 날아가길 기대해 본다. 김소라 극작가는 뮤지컬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 창작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 <이매설가를 찾아라>, <디어 마들렌> 등이 있다. 이 외에 무대공연 연출, 행사 기획,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현재 아트컴퍼니 두루 예술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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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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