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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국악원 창극단, 30일 '흥부전' 정기공연

요즘 정서로 보면 흥부는 로또 당첨자에 비유된다. 가난하게 살던 흥부가 제비의 도움으로 부자가 된다는 설화적 상상만으로도 부러운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가 3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에 오른다. 도립국악원의 서른 여덟 번째 정기공연작품인 창극 '흥부전'(연출 류경호). 단막창극이 아니라 흥부전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본격적인 창극 무대다. '박타는 흥부'와 '배아픈 놀부'를 기점으로 극을 나눠 모두 2막 9장으로 구성됐다. 뻔히 아는 줄거리를 전해주기보다 박초월제 흥부가를 토대로 중요한 소리대목을 살려, 판소리 본래의 맛을 충분히 살린다는 의도. 극은 빠르게 전개되면서도 창극 본원의 멋과 맛은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박초월제 흥부가는 '놀부 박타는 대목'이 없지만, 이번 창극은 지난해 송년음악회에서 단막창극으로 보여준 '놀부 박타는 날' 대목을 넣어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도 한 특징이다. 창극단장인 전정민씨가 작창을 맡았고, 관현악단장인 류장영씨가 음악감독을, 무용단 부단장인 이화진씨가 안무를 맡았다. '비가비명창 권삼득'(2002·연출 김정수)에서 각각 권삼득의 중년이후와 청년기 역을 맡았던 송재영·김경호씨가 놀부와 흥부로 호흡을 맞췄고, 김공주씨와 장문희씨가 놀부처와 흥부처로 등장한다. 도립국악원 창극 무대의 감초 격인 고양곤씨는 특유의 입담을 살려 마당쇠로 출연한다. 권오춘·이덕형씨 등 중견 연극인들이 가세하는 것도 흥미롭다. "살림살이의 궁핍을 면해보려는 소시민들의 삶의 방식에 교훈을 전하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는 류경호 연출은 "이 공연은 재미와 풍자, 애환과 승리의 기쁨을 보여주지만 밑바탕에 드리워진 주제는 인간성의 회복”이라고 소개했다. 문의 063)254-2391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28 23:02

[전시 만나기]조미진씨 첫 개인전

왕실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궁중자수가 젊은 자수공예가의 손끝에서 꽃처럼 피어났다. 다음달 4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미진씨(30)의 첫 개인전 '가슴으로 놓은 그림, 자수'."잎사귀 숫자 하나에도 의미가 달라지는 우리나라 문양처럼 작품마다 많이 고민하고 정성을 다하고 싶습니다.”조소를 배우던 중에 자수에 매력을 느껴 진로를 바꿨다는 조씨는 열아홉살이란 이른 나이부터 궁중자수 전수에 전념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궁중자수가 스며드는 것이 그의 바람. 이번 전시에도 골무·주머니·보자기·손거울·머리 장신구 등 궁중자수의 품격이 느껴지는 소품 80점을 내놓았다.정갈하게 놓아진 자수와 꼼꼼한 바느질까지 특수침선으로 작품을 직접 마무리하는 것은 조씨의 열정때문이다. 그는 전통 복원과 함께 현대공예를 조화롭게 응용하고 싶다고 했다. 수자수 경기지방무형문화재 신상순씨와 낭간 선생을 사사한 조씨는 현재 섬유공방 '美'를 운영하고 있다.△ 진포 벚꽃 전국사진촬영대회 작품전 26일부터 29일까지 군산시민문화회관. 사진협회군산지부 주최. 011-689-2101 △ 차이-형형색색다음달 1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강용면 엄혁용 채우승 차현주 최춘근(조각설치) 도병락 조병철 조헌 장호씨(회화) 등 현대미술과 흐름을 같이하는 작가들이 초대됐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 프로젝트 첫 기획전. 063) 270-7800△ 김정대 개인전30일까지 익산 현대갤러리. 서양화가 김정대씨의 두번째 개인전. 면과 선이 만나 조화를 이룬 작가의 조형언어가 독특한 전시다. △ 전라북도 역사문물전 Ⅴ-군산전8월 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군산지역에 축적된 역사와 문화 등 군산의 정체성을 '땅' '사람' '문화' '수탈과 저항' 등 4부로 구성했다. 전북학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국립전주박물관이 1999년부터 기획해온 전시다. 063) 220-1021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25 23:02

[공연 만나기]'더늠'소리꾼 이은아씨 공연

소리꾼 이은아씨(35)가 '더늠'(회장 권혁대)이 한달 동안 마련한 '해설이 있는 판소리'의 마지막 바통을 잇는다(29일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이번 무대는 6월에 참가한 9명의 소리꾼 중 유일하게 더늠이 '발굴'한 소리꾼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1993년부터 1년간 도립국악원 창극단에서 활동했던 이씨는 결혼 후 소리꾼의 길을 중단, 더늠 활동을 계기로 다시 꿈을 키웠다. 지난 3월과 4월 전주 객사와 엔떼피아 무대에서 거리공연을 통해 시민들을 만났지만 공식무대에 서는 것은 10년만이다. 강도근씨에게 흥보가와 수궁가를, 최승희씨에게 춘향가를 사사한 이씨는 올해부터 전정민씨에게 흥보가를 사사하고 있다. 박초월제 흥보가의 초앞 대목을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더늠 회원인 이수홍씨(68)는 "이씨의 소리는 소리구성이 맑고 호소력이 깊어 신금을 울리는 소리”라며 "충분히 만족스런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북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우석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는 이씨는 전주진북초등학교와 정읍칠보중학교 국악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의 063)280-7000△ 6월의 수채화25일 오후 7시30분 삼천문화의집. 전주 삼천문화의집의 포크음악과 함께 하는 테마콘서트. 가족, 이웃과 함께 참여하는 열린 음악회. 063-224-3088△ 한벽, 젊은 소리26일과 27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예술단의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산조, 한국무용, 판소리, 민요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공연. 063-280-7042△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26일부터 7월 4일까지 주중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7시 전주창작소극장. 부조리한 현실을 풍자한 마당극풍으로 연극의 묘미를 살린 블랙 코미디. 063-282-1810 △ 독일 하이델베르그 쳄버오케스트라 내한공연 26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1960년 음악 예술감독 클라우스 프라이스 (Prof. Klaus Preis)교수에 주도하에 전문 음악가들에 의해 창단된 오케스트라. 011-680-6575 △ 무지카 까메라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29일 오후 7시 30분 전북예술회관. 지휘 이일구. 42인조 밴드가 들려주는 악기의 향연. 016-658-6986△ 창극 흥부전30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도립국악원 창극단(단장 전정민) 정기공연. 전국연극제에서 연출상을 두 차례 수상한 류경호씨가 연출을 맡아 더 새로운 무대가 기대된다. 063-254-2391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25 23:02

[흐름]누드, 모델 김진영씨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아름다운 여체. 도발적인 매력을 품어내는 요염한 요부도, 강인한 힘이 전달되는 여전사도, 모두 한 사람이다. 원광대 환경조각과에서 누드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영씨(31). 작지만 단단한 몸집, 그 안에는 비밀스런 인체에 대한 신비가 있다. 누드모델을 시작한 지 벌써 6년이지만 작가들에게 그의 누드는 여전히 새롭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누드모델로 활동하는 것을 처음 봤어요. 단지 생계를 위해서가 아닌, 당당한 프로의 모습이었지요. 그때부터 누드모델에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대학을 졸업하고 호텔에서 일하던 그가 누드모델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친구들은 "미쳤냐”는 말로 그를 말렸다. 78년부터 지금까지 누드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어머니 김영희씨(53)도 반대했다. 아무리 짧아도 3분. 과감한 포즈로 몸에 무리가 많고, 편한 포즈라도 한 동작으로 정지하고 있다보면 슬슬 아파오는 곳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누드에 대한 편견때문에 반대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막내딸이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피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반대했다고 한다.그의 데뷔무대는 청년구상작가회 크로키 모임. 어머니가 활동하고 있던 모임에서 그는 첫 신고식을 치렀다. "굉장히 긴장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반응도 좋고 현장에서의 느낌도 좋았어요. 공부를 잘 하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내 안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낸 것이지요.”운동으로 다진 몸이 아닌데도 그의 근육은 날카롭게 살아있다. 재즈댄스를 시작한 후에는 포즈에 대한 평가도 좋아졌다. 그러나 김씨와 그의 어머니 모두를 모델로 그려본 화가들은 풍부한 레퍼토리와 노련함을 지닌 어머니의 누드를 더 선호한다."획일화된 기준이 아닌, 사람마다 체형에 따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포즈를 취하는 순간만큼은 당당해야 하고, 예술가와의 교감도 중요하지요.”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는 것과 감정을 실어낸 포즈는 느낌부터 다르다. 피곤한 날이면 간혹 졸기도 하지만, 그는 포즈를 취하다 다른 생각에 빠지면 동작도 흐트러지고 다음 포즈와 연결도 어색하다고 말했다."학교 수업을 하다보면 누드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되요. 불편함 보다 오히려 저를 쳐다보지도 못하는 그들의 모습이 재미있어요. 수업 전날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걱정했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10분만 지나면 다들 진지해져요.”사람들의 '응큼한 시선' 보다 그는 몸을 기어다니는 파리가 더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검게 그을려 속살과 비교될까봐 햇볕 좋은 날에는 긴 소매 옷을 챙기고, 작은 상처라도 날까 몸도 사린다."직업을 감추고 싶진 않아요. 단지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이죠. 불필요하게 술렁이는게 싫어 가끔 직업란에 행위예술가라고 써넣기도 해요.”그는 행위예술을 한다는 생각으로 몸을 움직인다. 스트레칭을 하다가, 춤을 추다가, 일상에서 커피잔을 들다가도 마음에 드는 포즈가 있으면 그 느낌을 익힌다. 같은 길을 걷는 어머니와 자신을 모델로 조각을 하다 만난 남자친구는 그에게 큰 힘이다.작가들이 모델의 몸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란 걸 그는 알고있다. 모델 활동 초기에는 그 역시 예쁜 그림을 좋아했지만, 이젠 작가들의 시선이 살아있는 작품이 좋다고 했다. 작가들의 그림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또다른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몸이 허락하는 한' 그는 오래오래 누드모델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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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6.25 23:02

[삶의 향기]창고집 '창고음악회'

은영이와 남식씨네 집에서 열리는 "창고음악회”-유난히 천장이 높고 휑뎅그러니 네모난 운암호반의 빈 창고를 살림집으로 개조하여 아름답게 가꾸며 살고 있는 이 집 사람들을 이웃들이 모두 부러워 하여 "倉庫집”이라 부르는 내력을 아끼는 주인이 이렇게 이름지었다 한다.-에 초대되어 갔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손님들이 많다. 가족들끼리, 연인들끼리, 젊은이와 어른들, 아이들은 또 저희들끼리 뛰어다니며 마냥 즐거운 모양이다. 호반에서 불어오는 초여름 밤 바람이 상쾌하다. 옷자락을 스치며 넓은 마당을 기웃기웃 돌아다니는 바람들. 마침, 잘 익은 여름 과일처럼 향긋한 냄새가 묻어나는 듯 하다. 오백여 평 넓은 잔디마당도 손질이 아주 잘 되어 있다. "마음을 다하여 마당을 치우고 손님을 모시겠다.”고 한 주인의 정성이 짐작된다. 마당 앞으로 호수를 바라보며 수 십년 해묵은 느티나무와 감나무가 서 있고, 뒷편에 심어 한 길이나 자란 벚나무 잎들이 소소한 소리를 내며 시원하다. 잔디밭 아래 낮은 동산에는 아마 백년도 더 되었을까. 나이를 잊은 듯 청청하게 푸른 소나무가 너댓 그루나 있어 운치가 대단하다. 소나무 아래에 누워 있는 이 누구인지, 비석도 없는 두 무덤에도 잔디가 푸르러 보기에 정겹다.잔디밭으로 군데군데 준비되어 있는 다과상들 위에 방금 앞서 빚은 모양으로 부드러운 쑥떡이 인기다. 싱싱한 방울토마토와 과자들도 올라 있는데, 음식과 함께 여린 들꽃이나 싱그러운 담쟁이 덩굴 한 줄기를 깔아 치장한 안 주인의 세련된 상 차림 솜씨가 음식보다 더 맛있고 멋있어 보인다. 오지그릇을 사방에 고이고 그 위에 투명한 유리를 얹어 낸 상 위에는 허브 향의 작은 화분 하나를 올려 멋스러움을 더하였다. 뒷 문 양쪽에 장식한 돌확에 물을 채우고 띄운 꽃잎들이 돌확 가장자리에 켜둔 불빛을 받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당 곳곳에 세워둔 촛대 위에 셋씩, 넷씩 밝힌 촛불들. 종이컵 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어둠에 섞이어 은은하게 퍼지면서 무르익은 초여름 밤의 낭만과 설레임을 오히려 고즈넉하게 붙잡아 주고 있어 인상적이다. 주인은 구름 낀 하늘을 걱정하지만, 올려다보니 아마도 음악회가 시작될 무렵에는 별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곳만한 청정한 시골이면 마치 와르르 쏟아 부은 보석처럼 많은 별들이 밤 하늘을 가득 수놓을 것이다. 음악회가 시작되고 색소폰과 드럼과 베이스, 기타와 피아노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연주된다. '꽃밭에서' '그렇게 너를 사랑해' 그리고 '춘천 가는 기차'는 곡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익숙하고 다정한 노래인가. 'try to remember'나, '오즈의 마법사'의 화면을 흐르던 'over the rainbow'는 그 달콤한 멜로디로 가슴 두근거리는데, 그러나 'recado bossa'나, 'rio funk'같은 남미풍의 재즈곡들은 귀에 낯설어 그 경쾌한 리듬만으로 함께 흔들리며 즐겁다. 이어 정감어린 색소폰이 노래하는 'stranger on the shore'는 어느 해변보다 더 아름다운 이 곳 운암호반에 초대된 우리 손님들을 노래하는 것이 아닐까. 주인은 다만, 음악을 알고,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물과 바람, 나무와 풀들, 하늘과 구름”이 철따라 좋은 호반의 경치도 함께 나누고 싶어 음악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밤에 음악이나 경치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들과 함께 나누는 소박한 정성과 조촐하고 넉넉한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여느 음악회와는 달리 아늑한 감동을 받아 행복한 것도, 어느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따스함과 순수한 꿈을 가진 이들과의 아름다운 교감에 있을 것이다. 연주된 노래와 음악회장의 아름다운 정경들이 서늘하고 깊은 울림으로 남아 서로의 가슴 안에 오래도록 머물게 되리라는 예감도 이와 다르지 않다. 더구나, 연약한 한 가족이 힘을 모아 오랜 동안 기획하고 준비하여 무상으로 베푸는 음악회가 아닌가. 우리를 초대한 은영이와 남식씨, 그리고 병약하신 어머니와 귀여운 강아지 아롱이. 노래보다 더 고운 마음결을 지닌 이들이 바로, 이 밤의 예술이며 음악이 아니고 무엇이랴. 풀과 나무들이 땅 속에서 물을 길어 올려 가지와 잎을 키우듯, 이 음악회의 추억이 맑은 수액처럼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적시고 한 길이나 훌쩍 더 그 키를 높이리라. /최정선(수필가)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4.06.24 23:02

2004 한국국제아트페어 도내 중견작가 7명 초대

미술품 공개시장 '2004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도내에서 활동하거나 전북 출신으로 중앙에서 활동하고있는 중견작가들이 초대됐다.(27일까지 코엑스 인도양홀) 지역에서 탄탄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조각가 강용면(47·가산화랑) 김동헌(47·하나아트갤러리) 국경오(40·갤러리소헌)씨,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북 출신 조각가 양화선씨(57·무심갤러리)와 서울대 동양화과 김병종 교수(51·동원화랑). 특히 조각가들이 대거 초대돼 전북 지역 조각의 높아진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화랑협회 소속 화랑의 추천으로 초대된 작가들은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조율한다.강씨는 나무조각을 화려한 오방색으로 물들이던 과거 작업과 동선과 모자이크로 나타낸 현대적 느낌의 작업을 동시에 소개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이미지로 한국의 정체성을 탐구해온 주제의식은 그대로다. 고대 전통 조각에서 출발, 현대에서 다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김씨는 대리석이 주는 규칙적이면서도 거친 질감을 주목했다. 국씨는 인체의 형태적인 특징을 요약, 단순하면서도 유기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냈다. 브론즈를 주재료로 한 양씨는 순환하는 물과 자연으로 상징되는 나무를 통해 생명력의 근원을 찾고있다. 김교수는 '생명의 노래' 시리즈로 서정성을 잃지 않는 독특한 생명의 세계를 선보인다. 닥판에 단아한 먹과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색을 입혔다.한국화랑협회가 주도하는 키아프는 올해로 3회째. '동북아시아 미술시장의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83개 한국 화랑 외에도 일본(20개), 중국(5개), 대만(3개) 을 비롯, 14개국에서 1백25개 화랑이 참여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24 23:02

공연단체, 공연물 영상화 작업 활발-실속은 글쎄~

극단 창작극회는 지난 1991년 무대에 올렸던 '방디기뎐'부터 올해 전북연극제에 참가한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까지 60여편의 공연 중에서 비디오로 촬영된 20여편을 선별해 DVD로 제작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을 놓친 관객들에게 영상물로 무대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불과 2-3년전만해도 단순히 기록의 의미로만 남겨놓았던 공연단체들의 공연실황이 본격적인 영상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3월 아시아 네 개 국가의 공후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주회를 열었던 고악기연구회(대표 조석연)는 공연실황을 CD로 제작, 공후를 알리는 매개체로 음반을 활용하고 있으며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과 정읍시립국악단(국악장 이화동)도 각각 오페라 '춘향'과 국악칸타타 '봄의 향연, 상춘곡'의 공연실황 CD를 제작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위원장 안숙선)는 지난해 해외공연단의 노래를 모은 별도의 음반을 제작, 홍보용으로 활용했다. 남원시립국악단(단장 박양덕)은 1998년부터 지금까지 공연된 모든 공연물을 영상으로 가지고 있다. 각 영상물은 공연단체에서 자체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국악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카톨릭예술단)와 창극 '그리운 논개'(도립국악원) 처럼 전문 음반제작업체(서울국악춘추사)에 의뢰해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예산 부담이 뒤따르긴 하지만 전문업체가 나서는 경우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얻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물 제작이 늘면서, 활용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전북도의 전통소리문화 홈페이지(http://sori.jeonbuk.kr)는 대표적인 예다. 도립국악원의 목요국악예술무대나 전주전통문화센터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 등 공연실황을 감상할 수 있는 이 홈페이지는 공연물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네티즌들의 손길도 잦아지고 있다. 혼불기념사업회(위원장 두재균)도 최명희문학관이 완공되면 음악극 '혼불'(전주시립예술단)을 영상물로 상설 상영할 계획이다. 1백29개의 영상물을 보유하고 있는 도립국악원(원장 이호근)은 영상자료목록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학예연구사 서경숙씨는 "내규상 외부인들에게 유출을 금하고 있지만,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학교는 예외”라며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참고자료로 쓰기 위해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영상물 대부분은 전문가들에 의해 제작되지 않고 공연단체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들이어서 일반인들에게 보급되거나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실제로 국립민속국악원 등 일부 단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관립단체나 민간 공연단체들은 영상물 제작·보관과 관련한 별도의 예산이 없어 자비로 제작·보관하고 있는 게 현실. 이미 기록으로 남겨져 있는 공연물의 자료화 작업도 마찬가지다.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은 "영상매체는 현장성이 떨어져 공연의 특성을 전달하기에 한계가 많지만, 참고자료나 기록 보존의 의미에서라도 영상물로 제작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영상물의 활용도는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도립국악원 김정수 기획실장도 "영상물의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는 만큼 보다 전문적으로 영상물 제작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24 23:02

한문서 찾아낸 사랑 이야기

"세상 모든 문제가 남녀간의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가 남녀가 이루는 가정이고, 가정이 잘되면 사회가 잘 돌아가지요. 중국 고전 '시경'에도 시를 읽는 이유가 부부관계를 바르게 하기 위해서(正夫婦)라고 나와있어요.”전북대 김병기 교수(50, 서예평론가·서예가)가 '한문 속 사랑 찾기'라는 부제를 붙여 '눈물어린 눈으로 꽃에게 물어도'를 펴냈다. 2001년부터 전북일보 '한문 속 지혜 찾기'를 연재하면서 이미 '습주(拾珠)'를 출간했지만, 그 후 지난 1월 20일까지 2년 6개월여 동안 연재한 5백72회 분의 글 중 부부와 연인의 사랑,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 친구 사랑과 자연 사랑, 삶과 예술에 대한 사랑 등 '사랑'에 관한 명구 1백80편을 모았다. "한문으로 된 명언과 아름다운 글귀를 접할 때마다 읊조리며 외우기도 했죠. 한문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함축적인 글 안에 담겨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경험적 수필을 덧붙였습니다.”김교수는 조설근이 지은 장편소설 '홍루몽'의 미인 '서시'를 두고 사랑이 있는 한 나의 여인은 서시보다도 더 예쁘며 남의 아내와 자신의 아내를 비교하는 사람은 '사랑의 눈을 잃은 심각한 근시'라고 꼬집는다. 한비자의 '외저설·좌하' 글귀를 통해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재단하여 마음에 드는 점만 취하려 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모든 노래가 사랑을 소재로 하지만 요즘 노래는 자극적인 것이 많은 것 같다는 김교수는 진한 사랑을 담은 짜릿한 한문 명구 한 마디로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한문 외우기부터 강요하는 우리나라 한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김교수는 현재 '아이 가르치려다가 아빠도 따라배우는 한자'를 집필 중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22 23:02

동요 '아빠의 얼굴' 작사가 하중희씨 별세

동요 '아빠의 얼굴'과 인기가요 '빨간 구두 아가씨' 등을 쓴 전주출신 작사가 하중희씨가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해방 후 대중가요의 기본적인 형식이 정립되던 1960년대 이전부터 작사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그리운 얼굴' '내 이름은 소녀' '조약돌' 등 60·70년대 히트가요와 동요 '비둘기 집' '산마을' 등의 노랫말을 지었다. 특히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아빠의 얼굴' 등은 '국민 노래'로 자리 잡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와 교육적 효과를 함께 지니고 있다. 전북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철새는 날아가고' 등 다수의 외국 곡을 번안, 소개한 1세대 번안세대이기도 하기도 했다. 순수하고 정감 어린 소재로 고향의 풍경과 가족의 소중함을 노래한 고인은 작곡작업뿐 아니라 '의리의 사나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가요계의 경조사와 작곡자의 권위를 세우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80년대 한국저작권협회가 관의 특별감사에 걸려 애를 먹었던 시절, 혼자서 협회사무실을 지켜 무너질 뻔했던 저작권협회를 회생시켰던 것과 입원비와 장례비가 없는 동료 예술인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 장례를 치른 일 등은 그의 대표적인 일화다. 가요작가협회의 창립멤버였던 고인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와 가요작가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유족은 KBS 성우인 부인 방유성씨(62)와 아들 윤경씨(35·두산건설 과장)가 있다. 전 연합통신 전주지사장 하명희씨(66)가 그의 동생이다. 장례는 21일 오전 서울 한강성당에서 치러진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21 23:02

[리뷰]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소리에 감화된다는 것'

쇠가락과 장구가락, 고깔소고춤과 부들상모놀음, 잡색놀이와 판굿…. 우리의 가락은 공연장 무대에서도 신명의 감흥을 선사했다. 꽹과리 소리에 놀라 오감이 멍해지다가, 이윽고 한 패거리로 동요되고야 마는 살가운 힘이다. 공연장 무대에 오른 농악. 관객도 제법 모였다. 옛것을 찾아 귀하게 보듬어 안는 ㈔마당의 열 세 번째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18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진안 웃놀음과 고창 아랫놀음의 만남. 전라좌도 진안중평굿과 전라우도 고창농악의 결합. 무대라는 시·공간적 제약으로 전라 좌·우도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없었지만, 관객들은 추려서 보여준 내용만으로도 즐거워했다. 연희자들의 발걸음만 보고 있어도 어깨부터 흔들리던 흥겨운 기운이 객석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좌도굿의 묘미는 함께 노는 것. 좌도굿은 경쾌한 움직임으로 굵고 강한 힘을 들려줬다. 늦췄다가 죄이고, 모였다 흩어지고 흐트러졌다 매무새를 다잡으며 한바탕 놀아대는, 전통예술의 복원력이다. 풍성하면서도 섬세하며 음악적 색깔이 짙은 우도굿은 화사한 춤사위가 인상적. 판 전체를 너울거리게 하던 고깔소고춤을 앞세워 대사 없는 마당놀이를 보여주듯 유쾌했다. 가락과 행위만으로 보여주는 풍자와 해학이다. 객석은 양쪽의 패들이 조금만 틈을 보이면 좀 쑤신 어깨를 달래는 듯 양팔을 높이 들어 박수를 쳤다. 소리에 감화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대의 절정은 좌·우도가 한 무대에서 어우러진 '합굿'. 가락을 품앗이하며, '꼭두각시놀음'을 하는 듯 서로의 몸과 가락을 밀치고 달래다가, 석전(石戰)이라도 벌이듯 힘과 멋의 싸움을 이어나갔다. 말 그대로 난장과 판이다. 그러나 눈여겨보면 미세한 질서가 있다. 음악도 금새 즉흥적 특성을 보인다. 재즈가 별건가, 싶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21 23:02

40대 중견작가들의 '차이'

젊은 작가의 도전과 원로 작가의 깊이, 그 중간에 서 있는 화단의 중견 작가들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의 철학이 서서히 작품 안으로 스며들고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시기, 40대는 작가들에게도 중요한 시점이다.40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차이-형형색색'전이 다음달 1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월요일 휴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 프로젝트의 첫 기획인 이번 전시에는 전북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초대됐다.우리가 겪는 동시대 미술의 변화를 짚어보는 이번 전시의 화두는 '차이'. '다름'이 아닌, 작가들의 개성과 특징으로서의 '구분'을 뜻한다.현대미술의 흐름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작가들은 강용면 엄혁용 채우승 차현주 최춘근(이상 조각설치) 도병락 조병철 조헌 장호씨(이상 회화). 일반적인 경향성이 아닌, 독특한 고집이 작품에서 엿보이는 아홉 작가들을 소리전당 큐레이터 유대수씨는 "집중적이고 흔들림 없는 자기중심으로부터 삶과 세계에 대한 발언을 모색하는 작가들”이라고 소개했다. 제한 없는 소통의 틀에서 입체와 평면을 융화시키고 정제시키고 있는 작가들은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공간의 구성과 조형미, 독특한 색채를 보여준다.조병철씨는 '붓으로 그려내는 구상회화'의 한계를 넘어 차별화된 구상회화의 세계를 보여준다. 인상파에 근간을 두고 지역 풍경을 적절한 농도와 형식으로 끌어내고 있다.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이지만, 하늘만큼은 꽃잎이 날리는 듯한 점묘형식으로 희망을 담았다. 장호씨의 인물화는 탄탄한 소묘력에 기반을 두고있다. 장지에 혼합재료를 사용한 사실적인 그림이지만, 결코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자화상을 통해 작품과 미술에 담긴 작가의 고민을 먼저 읽을 수 있다. 강력하고 직접적이며 다분히 감정적인 상태로 그림을 그리는 조헌씨는 작품의 소재와 표현방식 모두 눈길을 끈다. 어두운 화면과 독특한 질감, 직접적인 감정어법으로 정상적이지 못한 사회에 대한 반발을 나타냈다. 형상성을 가지고 있는 회화가 주류를 이룬 이번 전시에서 도병락씨는 상징과 기호가 수반된 작품으로 추상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감추어진 자연의 움직임과 시간의 흔적, 기억을 통해 형상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조각은 설치 개념이 있는 작품들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작업을 소개한다. 채색된 목각 인물상들이 바닥에 비정형규격으로 펼쳐져 있다. 민화를 현대적 조형으로 재탄생시켜 현대인들의 소외심리를 사실화한 강용면씨.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을 추상적 개념이 아닌, 현실적 현상과 세부적인 부분으로 인식하는 최춘근씨는 사회사적 원류를 패러디하며 풍자적 이미지를 추구했다.인체의 일부를 변형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세계를 아우르는 차현주씨는 퉁퉁한 몸집에서 당당함을, 힘있는 자세에서 도전을 위해 다시 걷는 사람들을 나타냈다.재료와 형식 보다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현대미술의 일반적 추세를 따라 현대조각의 조형어법을 최대한 응용한 채우승씨는 전통조각의 개념을 뛰어넘는 조형성을 탐구한다. 흙과 나무, 돌 등과 같은 전통적인 것으로부터 금속, 산업소재 등으로 재료를 확장시킨 엄혁용씨는 공예적 느낌과 설치, 조각의 혼성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현대추상조각의 일면을 보여준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2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