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부안 출신 강민숙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소년공 재명이가 부르는 노래>(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를 출간했다. 1990년대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로 독자의 심금을 울렸던 베스트셀러 작가 강민숙 시인은 남편의 사망신고와 둘째 아들의 출생신고를 같이 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을 시작(詩作) 활동으로 극복한 사연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강 시인은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느라 생활고에 쫓기면서도 같은 처지의 여성들 모임인 ‘참솔회’ 를 이끌었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등 많은 시집을 출간하며 문학인의 길을 걸어왔다. 시작 활동뿐만 아니라 40세에 대학 공부를 시작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맹렬 여성의 대명사로 회자 되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은 강 시인이 “뼈저리게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심정으로 '소년공 재명이의 삶'을 70편의 시로 묶어낸 것이다. “내 어릴 적 하늘은/가난에 매 맞아/시퍼렇게 멍든 하늘이었다./내 마음 같아/차마/올려다볼 수 없는/그런 하늘이었다./아픔을 참다가/마침내 쏟아내는 눈물/소나기/나도 시원하다/가난의 눈물 쏟고 나니.”( ‘내 하늘’ 전문) 가난에 지친 소년공 재명이가 올려다본 하늘이 매 맞아 ‘시퍼런 하늘’이었던 것은 강 시인이 서른살에 남편을 떠내보내고 보았던 그 시퍼런 하늘이었다. 소년공에게, 강 시인에게 ‘쏟아지는 소나기는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선물’ 이었던 셈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에는 춥고 가난한 삶이 담겨 있다. 그리고 소년공 재명이의 고단한 삶과 이를 극복해내는 용기와 응원이 있다.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추천사에서 “어떤 ‘사람’에게 온전히 바쳐지는 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이 이 시인을 그리로 이끌었을까? 어느 날 어느 곳에서, 그는 나였고 곧 우리라는 강렬한 일체감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며 “우리가 외면하고 덮으려 했던 자화상이자, 우리 자신에게 바치는 고통과 희망의 헌사가 부디 ‘시퍼렇게 멍든 하늘’까지 닿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강 시인은 “30년을 넘게 앓아온 아픔이 한 사람을 만나 붓을 들게 했다”며 “아무나 걸을 수 없는 길을 걸어온 소년공의 삶을 시로 써내며 세상의 낮은 자들을 보듬고자 했다”고 말했다.
“농부는/ 땅에다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가슴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다/ 김매고 거름 주며 씨앗도 뿌려보았건만,/ 진땀도 싱겁게 흘려보았건만/ 겨울가슴께가 휑하다,/ 가을걷이 지나도록/ 흙이 싹을 틔워 길러 주시듯/ 빗줄기 흠씬 맞아, 다랑이마다/ 숨구멍 칸칸마다 물길 넘쳐나기만 한다면…”(시 ‘천수답(天水沓)’ 전문) ‘무자서(無字書)를 읽는 시인’ 이동희의 열한 번째 시집 <지금 시>(시(詩)로 여는 세상)이 출간됐다. 이동희 시인은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건과 이야기,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길어 올리고 시로 길어내 왔다. 그의 깊은 사유는 세상 이면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드러내고,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가치들을 새롭게 밝혀낸다. 시인은 이번 시집의 ‘책머리’에서 “시 문학이 지향해야 할 시선은 언제나 ‘지금+여기’여야 한다”며 “‘지금-여기’를 마련하는 것이 곧 과거를 오늘로 끌어올리고, 미래를 오늘의 의식으로 현실화하는 길임을 어렴풋하지만 흔들림 없이 실감한다. 이 시집은 그런 ‘지금-여기’에서 얻은 앎과 삶의 변주곡이며, 그 모음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3년 동안 시인이 직접 체험한 세상살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사람세상 곳곳마다 이를 수 없어/ 어머니를 대신 보내주셨다/ 신께서는-/ 바람 따라 강물 건너가셨듯이/ 바람 타고 강물 건너오시듯이/ 들숨날숨 사이사이/ 몸을 덥혀주시는/ 어머니 손길-/ 내 몸은 신의 은신처이시다”(시 ‘신의 은신처’ 전문) “사랑이/ 밖에서 오는 줄 알았다,/ 미움마저 춥지 않던 시절엔,/ 그런데/ 아픔이 식은 땀 흘리는/ 계절에 이르고 보니/ 침묵 속에 맺힌/ 꽃망울이더라,/ 흐린 후회 뒤에 오는/ 맑은 늦사랑이더라”(시 ‘또 다른 봄’ 전문) 이처럼 이동희 시인의 시는 평이한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깊고 묵직하다. 그의 시어는 일상에 지친 독자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며, 삶의 지혜를 통해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시집의 평설에서 “이동희의 시는 전통적인 시인관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단순히 자연 속의 유유자적이나 도학적 안빈낙도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그의 시는 현실에 밀착해 있다. 삶의 현장에서 지혜를 구하고, 지금-여기의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며 그것을 노래하는 기쁨이 있다”고 평했다. 전주 출신인 시인은 1985년 시전문지 <심상(心象)>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주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수의 저서를 펴내며 꾸준한 시 창작과 학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 서정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시세계로 시단의 주목을 받은 엄참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내일을 위한 한 걸음>(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시인은 순정한 마음과 깨끗한 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참되게 사는 인간의 품격을 시적 언어로 노래한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담백하면서도 진중한 시적 성찰과 상상력이 빛나는 형이상학적 사유의 세계를 활짝 펼쳐 보인다. “내일은 인생의 길이다/가고자 하는 방향으로/손짓이다/오늘은 저물지만/여명을 묻어둔/마음의 행로이다//(…중략…)//미명을 밝혀 이른 새벽/꽃은 또 한 세상 풀어놓지 않던가/길은 길에 닿아 노란 민들레가 피던 것/감사하고 감사하면/우리 스스로 밝은 길이 된다”(‘내일을 위한 한 걸음’ 부분) 삶의 길 위에서 얻은 사색과 통찰로 가득한 70편의 시를 5부로 나누어 실었으며 정갈한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 속에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 생의 육화(六花)를 시로 표상한다. 독자들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시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고뇌한 흔적들이 담긴 시편들은 곱씹어 읽을 만하다. 소재호 시인은 시인의 시에 대해 "참되게 사는 인간 품격을 그림 그리는 인간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인간성 성취에 필요한 요소들로서 자연의 현묘함이나 유·불·선의 융합적 사유가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엄 시인은 임실에서 출생하여 2018년 <표현> 신인상에 당선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따뜻한 한마디> <어린사과> 등이 있으며 좋은글 모음집 <우리들 동행길 1·2>을 출간했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매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토크 프로그램 ‘토킹시네마’와 ‘산골토크’의 올해 라인업이 공개됐다. '토킹시네마' 참여 게스트 15인. (왼쪽 위부터) ‘한국영화&제작’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김성훈 「씨네21」디지털콘텐츠본부장, ‘한국영화&감독1,2’ 엄태화 감독,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 박세영 감독, 김병규 평론가, ‘영화&건축’ 정구노 건축가, 정재은 감독, 정다운 감독, 형건 EBS 프로듀서, ‘해외영화&연출1,2’ 임선애 감독, 강윤정 문학편집자, 정지혜 평론가, 송경원 「씨네21」편집장, 오찬호 사회학자·작가/사진=무주산골영화제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선보이는 ‘토킹시네마’는 총 6개의 주제 아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15인이 참여해 관객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먼저, 누적 관객 920만 명을 기록한 영화 <내부자들>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참여한다. 창립작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상영 후에는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와 김성훈 ‘씨네21’ 디지털콘텐츠본부장이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시작과 현재’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며 영화 팬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신설된 두 편의 감독 특집 토크도 주목할 만하다. 엄태화 감독은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과 함께 초기 단편부터 뮤직비디오 작업까지 자신의 연출 세계를 돌아보며 창작 여정을 들려준다. 박세영 감독은 김병규 평론가와 함께 최신 단편을 중심으로 앞으로 그려나갈 영화 세계를 조명한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메인 공간인 무주등나무운동장을 설계한 고(故) 정기용 건축가의 공공 건축 프로젝트 30주년을 기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정기용 건축가의 무주 공공 건축 프로젝트’를 주제로 그의 아들 정구노 건축가를 비롯해 정재은 감독, 정다운 감독, 형건 EBS 프로듀서가 참석해 건축의 사회적 의미와 특별함을 나눈다. 또한, 사회적 리얼리즘의 대가 마이크 리 감독의 <내 말 좀 들어줘> 상영 후에는 임선애 감독, 강윤정 문학 편집자, 정지혜 영화평론가가 ‘마이크 리의 키친 싱크 리얼리즘의 세계’를 주제로 심도 깊은 대화를 펼친다. 올해 <동시대 시네아스트>로 선정된 션 베이커 감독의 <테이크 아웃> 상영 후에는 송경원 ‘씨네21’ 편집장, 오찬호 사회학자이자 작가, 정지혜 평론가가 ‘션 베이커의 유쾌하고 리얼한 세계’를 조명하며 영화 속 현실성과 유머를 풀어낼 예정이다. 또 다른 인기 토크 프로그램 ‘산골토크’는 영화 상영 후 전문가의 해설을 듣는 강연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최신작 <베일리와 버드>와 제7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각각 송경원 편집장과 김병규 평론가가 참여해 작품의 예술성과 메시지를 관객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는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사)전라북도 전통공예인협회(이사장 박광철)의 서른세 번째 회원전이 6월 5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목칠, 금속, 도자, 한지, 서각, 섬유, 민화, 기타 등 8개 분과가 속해 있는 전북공예인협회는 매년 회원전을 통해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과 소통, 교감을 나누고 전통공예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광철 이사장과 최동식(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거문고) 등 소속회원 42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주에서 마티스 작품을 원화로 만날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찾아오게 됐어요” 27일 오전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고 있는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 특별전 매표소에서 만난 한미연(64)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 전시를 보기 위해 팔복예술공장을 찾았던 그는 “당시에는 사람이 많아서 관람할 엄두가 나지 않아 평일에 다시 오게 됐다. 원화를 가까이서 볼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전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황금연휴(3일~6일) 기간에만 약 16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시 개막 이후 하루 평균 약 330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누적 방문객 수는 21일 기준 약 1만 명을 넘어섰다. 4월 22일 개막한 뒤 한 달 만이다. 이날 역시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휴대전화로 오디오 가이드(음성안내)를 들으며 천천히 그림을 관람하고 음미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관람객 만족도도 높다. 광주광역시에서 특별전을 찾은 한 관람객은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전시를 지방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라며 “6월 중에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재즈’ 시리즈 판화와 아트북, 라울 뒤피의 식물도감 시리즈 판화, 삽화, 원화 등 총 169점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재단은 관람객들이 예술적 경험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시장 한편에서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앙리 마티스가 사랑한 종이 오리기 기법인 컷오프(cut off)와 라울 뒤피의 걸작 ‘동물의 시집’ 속 4종 목판화를 직접 찍고 경험할 수 있다. 전주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이팝프렌즈’ 문화기부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팝프렌즈는 포스터나 골프공 세트와 같은 전시 굿즈를 구매하면 지역 예술인에게 후원되는 기부 캠페인”이라며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관람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부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특별전 도슨트 프로그램 화요일~금요일 오후 3시, 토요일~일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각각 진행된다. 전시 준비를 총괄한 전주문화재단 나유미 미래 문화팀장은 “유료 전시로 선보이는 첫 특별전인 만큼 20세기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두 거장의 독창적인 발자취 조명에 집중했다”며 “돈을 지불하고 전시를 관람하다 보니 관객들도 더욱 꼼꼼하게 그림을 관람하고 음미하는 것 같다. 문화적 마인드가 달라지는 것 같아서 고무적인 시도가 아니었다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세 명의 젊은 안무가가 우진문화공간을 뜨겁게 달군다. 전주시가 후원하고 우진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무용 공연 ‘2025 젊은춤판’이 오는 31일 오후 5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2005년 시작된 ‘젊은춤판’은 젊은 무용가들이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창작 무대를 제공하며, 20년간 신진 안무가들의 꿈과 비전을 응원해왔다. 다양한 춤의 스펙트럼과 예술적 실험정신이 공존하는 이 무대는, 안무가들에게는 성장과 교류의 장이 되고 관객에게는 새로운 감각의 무용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젊은춤판에는 강영진, 장소린, 함희원 등 세 명의 안무가가 선정됐다. 이들은 45세 이하 전문 무용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 치열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유망 신진 예술가들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각자의 개성과 감각이 담긴 신작을 선보인다. 첫 무대는 강영진의 ‘단편집(미완성)’. 그는 아직 정의 내리기 어려운 감정인 ‘사랑’에 주목한다. 강 씨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은 많지만, 내가 사랑을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에서 작업을 시작했다”며 “나에게 사랑은 부담스럽고 어렵고, 때론 낯 뜨겁고 무겁다. 나를 진지하게 만들고, 어쩌면 고장 내기도 하죠. 아직 사랑을 정의할 수 없지만,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당신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다”고 말하며 작품내용과 안무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장소린 무용가의 ‘블루스 블루스’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느리고 가벼운 몸짓, 때로는 담백하지만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함께하는 존재’의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장 씨는 “인간의 존재는 각기 다른 리듬을 따라 흐른다, 하지만 그 리듬은 고립되지 않고, 마치 블루스처럼 고요한 흐름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다”며 “그 흐름 안에 ‘개별적인 존재’와 ‘함께하는 존재’의 의미를 담아, 마침내 블루스라는 공명 안에 개인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존재로 연결되는 형상에 집중했다”고 안무 의도를 밝혔다. 마지막 무대는 함희원 안무가의 ‘해피블룸’이다. ‘행복(Happiness)’과 ‘꽃(Bloom)’의 합성어인 이 작품은 추상적인 ‘행복’의 개념을 움직임과 공간 속에 풀어내며, 삶의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짧지만 깊은 행복의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함 씨는 “단 한 번도 완벽하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 아침 햇살 속에서 느끼는 평온, 사랑하는 이의 따뜻한 손길. 흑백과 다름없던 삶을 돌아보며, 작은 기적 같은 모든 순간을 되새긴다”고 말하며 작품을 설명했다. 공연 예매는 전주티켓박스에서 가능하며, 전석 1만 원이다. 예매 및 공연 관련 문의는 우진문화재단(063-272-7223)으로 하면 된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다음달 30일까지, 5일간의 소리 여정을 함께할 자원활동가 ‘소리천사’를 모집한다. ‘소리천사’는 축제 현장에서 프로그램 운영, 행사 지원, 홍보 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 소리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자원활동가다. 이들은 축제장 곳곳에 배치되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많은 지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는 운영팀과 홍보팀 두 분야로 나뉘어 △프로그램 운영 △아티스트 지원 △백스테이지 △수송 △숙박 △무대 △객석 △운영본부 △주차 △환경 △기록 △홍보 및 매표소 운영 △티켓 등 다양한 세부 영역에서 활동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소리축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발대식과 오리엔테이션, 공식 활동 기간 동안 성실히 임할 수 있어야 한다. 선발된 소리천사에게는 유니폼, ID 카드, 활동 물품 등이 제공되며, 식사와 간식, 1365 자원봉사포털 봉사 시간 인정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에는 퇴근 버스가 운행되며, 지역 외 거주자에게는 숙소도 제공된다. 지원은 소리축제 공식 홈페이지 내 ‘소리천사’ 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최종 합격자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되며, 합격 여부는 오는 7월 14일 오후 3시 ‘소리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모집 공고는 소리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이메일(event2@sorifestival.com)로 하면 된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전주가족영화제(집행위원장 곽효민)가 29일 오후 7시 전주 조이앤시네마에서 개막한다. (사)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이 주최하고 전주가족영화제 조직‧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영화제는 올해 ‘아빠의 어깨’를 슬로건으로 31일까지 사흘간 2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올해 개막작은 이진우 감독의 <네모 과자>와 이성준 감독의 <나의 포켓 다이어리>이다. 개막작 상영에 앞서 테너 김효성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이날은 2편의 개막작 상영과 함께 조유신 감독이 연출한 <엄마의 목소리>도 관객과 만난다. 개막 이튿날인 30일에는 전북 지역 감독들의 연출작으로 구성된 온가족(전북) 섹션 작품들이 관객과 만난다. 또한 단편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김소형 감독을 조명하는 ‘김소형 감독전’도 마련돼 관객과 소통한다. 31일에는 핵가족(청소년)섹션 영화들이 상영된다. 핵가족 섹션은 전북 지역 청소년들이 제작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섹션에서는 영화를 만든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가족영화 감독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대가족섹션도 눈여겨볼만하다. 대가족섹션 영화들이 상영된 후 오후 5시부터 시상식과 폐막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곽효민 집행위원장은 “가족의 한 구성원인 아빠를 생각하는 영화를 통해 아빠를 향한 관심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들로 준비했다”며 “자녀가 직접 제작한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관람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고 공유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은 오는 31일 전주동헌 체험 한마당의 일환으로 ‘단오에 즐기는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주동헌 체험 한마당은 지난 2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한옥마을을 찾은 전주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단오를 맞아 전통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민속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장명루(소원팔찌) 만들기와 전통놀이(저포, 화가투) 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과 관광객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누리집(www.dongheon.or.kr)을 통해 사전 접수하면 되며, 체험비는 무료다. 사전 접수 시 마감되지 않은 프로그램은 당일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전화(063 281 5271~4)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전주시는 우리나라의 5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옷날을 기념해 오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덕진공원 일원에서 전주시민의 안녕과 한 해의 풍년을 기념하는 ‘2025 전주단오’ 행사를 마련한다. 이 행사에서는 전주단오의 전통 프로그램인 △풍년기원제 △전주단오 장사씨름대회 △창포물 머리감기 등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매년 가족 단위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키즈스테이지’가 올해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올해 ‘키즈스테이지’는 글로벌 토이 브랜드 ‘나비타’와 협업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나비타’는 전 세계 아이들과 키덜트들에게 인기 있는 해외 프리미엄 장난감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현장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상영작으로는 국내 인기 캐릭터 ‘베베핀’을 주인공으로 한 첫 장편 애니메이션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2025)이 있다. 이번 영화는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상영 이후에는 베베핀과 함께하는 포토타임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 뜨거운 호응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자연, 생태, 우정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와 그림책 및 만화책 원작의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다수 상영되어 어린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부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태권도진흥재단의 시범단이 선보이는 퍼포먼스 ‘위대한 태권도’, 서커스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공연 ‘서커스 게임즈’, 북유럽 No.1 치위생용품 브랜드 ‘조르단’이 함께하는 어린이 양치 습관 교육 워크숍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올해 신설된 <넥스트 시네아스트> 전시 상영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무주 최북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박세영 감독의 작품을 전시 상영 형태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시각 예술과 문자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 집단 ‘소리그림’과 함께하는 라운드 테이블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에서 열리는 <숲> 섹션 야외 상영도 영화제의 낭만을 더한다. 올해는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작 <플로우>(2024)와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의 데뷔작 <어웨이>(2019), 인간 내면을 우화적으로 그린 <붉은 거북>(2016) 등이 상영된다. 이외에도 영국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의 삶을 다룬 뮤지컬 영화 <베러맨>(2024), 션 베이커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국내에서 입소문만으로 10만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더 폴: 디렉터스 컷>(2024)도 상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이번 ‘키즈스테이지’는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적인 체험형 콘텐츠로서 또 한 번 관객들의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완판본문화관은 ‘시민 작가의 문장, 완판본이 되다’를 주제로 완판본 예술 자서전을 엮어갈 시민 작가 10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인 이번 프로그램은 개인의 삶을 문화 예술적으로 조명하고 글과 그림을 통해 자서전을 완성해 보는 예술 기반 평생교육이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18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총 15주 동안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 운영된다. 참여자들은 매주 주어지는 주제에 따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글과 그림이라는 매체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서사를 구성하고, 그 결과물은 전통 제책 방식으로 제본되어 한 권의 예술 자서전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교육은 시인이자 ‘물결서사’ 대표인 임주아와 화가 서완호가 함께 맡는다. 문학과 시각예술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두 강사는 예술적 시너지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모집 대상은 전북자치도에 거주하는 청년과 중장년층(19~64세)으로 총 1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신청은 완판본문화관(231-2212)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안은주 완판본문화관 학예실장은 “디지털 시대에도 손으로 엮는 기록의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 개개인의 이야기가 지역의 문화로 남기를 바란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삶을 예술로 기록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여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농경 시대의 유전자였습니다. 보릿고개 설움이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땅만 보여도 고추, 상추, 오이, 가지, 파를 심었지요. 푸릇푸릇 생각만으로도 향기로웠지요. 골목을 오가는 이웃도 배가 불렀고요. 품이라도 팔아먹으려면 도시가 낫다던 디아스포라들, 손도 땅도 놀릴 수 없어 겨우 두어 이랑 가꿨지요. 다 계획이 있었던 겁니다. 삼천 산책길 옆, 날 잡아 잡초를 뽑고 빈터를 일구었습니다. 이젠 눈이 고픕니다. 고추, 오이, 상추 대신 대목장 먹줄 놓듯 줄을 띄우고 코스모스, 접시꽃, 백일홍, 사루비아 꽃씨를 묻었습니다. 삼천 노인회 어르신들, 벌써 겨울부터 언제쯤 어디에 빨강 노랑 하양 꽃씨를 묻을지 궁구하신 게 분명합니다. 세상 환해져라, 소원했던 게 틀림없습니다. 먼 산 아카시꽃, 오동꽃 아직 지기 전입니다. 아파트 울타리에 덩굴장미 한창입니다. 잡초 뽑은 손길과 꽃씨 묻은 마음도 이미 피었나 봅니다. 가는 봄, 세상이 온통 향기롭습니다. 어떻게 아셨을까요? 조리개는 하느님이 드셨네요. 흡족하게 한나절 비를 뿌리십니다.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공동행동’에서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평등 정책을 복구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공동행동’은 차별과 혐오로 가득하며 성평등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에 맞서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연대체다. 이번 대선에 성평등 의제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전북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15개 여성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이에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0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한표-세상은 바뀌는 중입니다. 당신의 참여만큼’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성평등 정책을 통해 바뀌었으면 하는 세상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제21대 대통령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 공약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작성, 성평등 정책을 알리는 유인물 배포 등이 이뤄졌다.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캠페인에 참여한 한 시민은 “성평등한 공약을 내는 후보를 지지하고 싶다”며 “여성가족부 예산을 늘려 성평등한 사회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오는 27일까지 익산역과 군산 월명산 입구, 전북대학교 정문 앞 등에서 관련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무지개는 하늘에만 뜨는 게 아니다. 전북대학교 음악과 교수들이 음악 영재를 발굴하고 키워내기 위해 분투하는 찰나에도 무지개는 반짝 스친다. 연습실과 강단에서 교수들이 흘린 땀과 그리고 그들이 맛본 행복과 보람의 결정체가 만들어 낸 무지개. 그러니 얼마나 농도 짙은 무지개일까. 전북음악아카데미 백희영 센터장과 강효정 부센터장이 무지개를 본 건 국제콩쿠르 무대도 객석 10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극장도 아니었다. 전북대학교 예체능관에 마련된 10평 남짓한 연습실이었다. 전북음악아카데미 수업을 듣기 위해 매주 토요일 연습실을 찾는 초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집중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사명감을 느꼈다. 1988년부터 전북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백희영 센터장은 “전북지역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질 좋은 음악 교육을 받고 더 큰 꿈을 펼치길 바랐다”며 “열악한 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싶던 찰나에 전북교육청에서 음악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제안해 음악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전북대학교와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전북음악아카데미’사업은 2020년에 시작됐다. 도내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생 중 클래식 음악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북음악아카데미는 봄 학기와 가을학기로 나눠 매주 토요일에 4시간씩 총 20주간 진행된다. 피아노와 현악, 관악, 성악, 작곡 등 전공분야를 5개로 세분화해 전문 교육과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여름방학에는 마스터클래스와 오케스트라 집중교육, 예술융합 교육 등을 무료로 진행해 음악적 성장에 집중한다. 첼리스트인 강효정 부센터장은 “각종 연주회가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어 학생들이 예술적 안목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며 “그래서 더욱 좋은 강사를 섭외하고 여름방학에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희영 센터장과 강효정 부센터장은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전북음악아카데미에 투자한다. 대학교 못지않은 커리큘럼과 멘토제를 도입해 학생끼리 소모적인 경쟁을 막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이 고액의 교습비용이 부담돼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비 전액을 지원한다. 음악아카데미 사업은 단순히 경제적 도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을 거친 학생들은 대부분 음악 이상의 배움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아카데미를 수료한 한 학생은 “비슷한 꿈을 꾸는 친구들과 서로 교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아카데미를 수료한 학생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화예고 서울예고 예원학교 등 국내 유수의 음악대학에 진학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예술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백 센터장은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지역에서는 음악하기 어려운데 이런 프로그램이 정말 필요하다”며 “교육청 지원으로 6년째 사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확대하기엔 예산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연속성이 생명이다. 전북대 음악과를 중심으로 영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단순 지원을 넘어 대학교가 흡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53년 만에 도민의 품으로 돌아온 ‘하얀양옥집’이 개관 1년 만에 약 7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22일 재단에 따르면 1971년 준공돼 역대 전북도지사 관사로 사용되던 2층 양옥집이 지난해 5월 도민에게 개방되며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개방 이후 전시·공연·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1년 간 약 7만여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추석 연휴와 5월 황금연휴 기간에는 일일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단은 하얀양옥집을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도민 모두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하반기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 할 계획이다. 개관 이후 청년 예술작가 전시회를 비롯해 인구소멸 위기 지역인 완주 화정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전시를 기획 진행하는 등 공간에 삶의 이야기를 더해 특별한 감동과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국제영화제, 전북여성단체연합 등과 협력해 연계사업을 진행했고 아트마켓, 팝업스토어, 마술쇼 등 도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행사도 꾸준히 운영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장애인 및 장애 예술인 전시 △전주의 옛 사진전 △인구소멸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간 활용 프로젝트 등 도내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기획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가정의 달을 맞아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업해 ‘어린이가 쓰는 어린이날 선언문’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와 아동권리영화제 수상작을 상영하는 팝업 영화관 등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참여형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전주대사습청 특별기획공연 고깔 속의 향기의 네 번째 무대, ‘정용진&유영수의 춤 - 승무 완판’이 오는 27일 오후 6시, 전주대사습청에서 열린다. 2021년 개관 이래 전통예술의 원형을 지켜온 전주대사습청은 해마다 수준 높은 기획공연을 통해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전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이번 무대는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인 정용진(정재만류)과 유영수(이매방류)가 출연해, 서로 다른 두 승무의 정통 계보를 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가 될 예정이다. 정용진(벽사정재만춤보존회 회장)은 제5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무용가로, 한영숙-정재만으로 이어지는 정재만류 승무의 맥을 잇고 있다. 반면, 유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제17회 한밭전국국악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로, 1930년대부터 호남지역에서 전승돼 온 이매방류 승무를 계승하고 있다. 유영수 관장은 “이번 공연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본연의 가치를 잃지 않고, 각 류파 고유의 법고와 춤사위, 장단과 호흡을 온전히 되살려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며 “정통의 맥을 잇는 승무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악인들의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올해로 제51회를 맞아 다음 달 7일부터 개최된다. 함께 열리는 제43회 학생전국대회와 더불어 전야제, 장원자 공연, 창작공연, 창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공연 및 대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전주대사습청 및 사단법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다음 달 5일 제1회 국악의 날을 맞아, 하루의 시작과 끝을 국악으로 채운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도민들을 맞이한다. 이번 행사는 국악 진흥법 제정 이후 처음 맞는 국악의 날을 기념하며, 국악의 전통을 조명하고 일상 속 실천적 가치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이날 오전 7시 남원 광한루원에서는 아침 정원 속에서 국악과 명상을 결합한 힐링 프로그램 ‘숨 쉬는 정원’이 진행된다. 사운드배스 요가, 보이스 힐링, 싱잉볼 체험 등 감각 중심의 명상 프로그램에 국악 연주가 함께하며, 일상의 긴장을 풀고 내면을 정돈하는 시간을 전한다. 참여 대상은 성인 일반인이며, 회차당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여 신청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을 통해 23일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이어 오후 7시, 예원당에서는 제1회 국악의 날 기념공연 ‘다듬고 가꾸어 잇고 았다’가 개최된다. 공연에는 김무길·김영자·왕기석·진유림·오민재·박은하 등 국악 명인과 국악을 다듬고 가꾸어 이어가는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이 함께 오른다. 공연은 오민재 명인과 연희부가 함께 빚어낸 비나리 무대로 문을 연다. 이어 김무길 명인과 기악단의 시나위, 왕기석·왕시연 부녀의 판소리 심청가 입체창, 진유림 명무와 무용단의 연흥무-부채입춤, 김영자·김도현 모자와 서진희의 판소리 춘향가 입체창 무대가 차례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박은하 명인의 개인 놀이와 연희부, 청년 연희 단원들이 함께하는 판굿으로 대미를 장식하며, 국악의 미래를 담아낸 무대로 막을 내린다. 김중현 국립민속국악원장은 “올해 처음 맞는 국악의 날을 계기로 국악의 울림을 국민과 나누고, 미래로 향하는 전통의 발걸음을 함께 내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악명상 ‘숨 쉬는 정원’은 광한루원에서 다음 달 12일 한 차례 더 운영되며, 기념공연과 명상 프로그램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063-620-2319)로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아홉 살 사전’ 시리즈가 환경을 주제로 한 신간 <아홉 살 환경 사전>(창비)을 펴냈다.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아홉 살 느낌 사전> 등으로 누적 80만 부 이상 판매된 ‘아홉 살 사전’ 시리즈는 초등 교과서에 수록되고, 다양한 연령의 독자와 교사들에게 폭넓게 활용돼 왔다. 이번 신간은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중요한 화두인 ‘환경’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쉽고 친근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은 ‘가꾸다’부터 ‘회복하다’까지 총 80개의 환경 관련 어휘를 가나다순으로 소개하며,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과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평소 자주 쓰는 말을 생태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점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기다리다’는 사과나무가 자라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멈추다’는 도토리를 다시 자연에 돌려주는 이야기로 설명된다. 이러한 구성은 환경 문제를 단순한 지식이 아닌 감정과 경험의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표제어마다 실천 과제를 제시하는 ‘한번 해 보자!’ 코너도 마련돼 있다. ‘우리 집 에너지 탐정’, ‘다양한 생물 찾기왕’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지는 환경 감수성을 키우게 된다. 책의 글은 박성우 시인이 맡아 아이들의 감성과 언어 수준에 꼭 맞춘 문장을 구성했고, 김효은 화가는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의 상상력과 몰입을 도왔다. 네 컷 만화, 주요 개념을 한눈에 보여주는 펼침 그림 등 다양한 형식의 연출은 독서의 즐거움과 이해도를 높인다. 또 책은 에너지 절약 습관, 올바른 분리배출, 새활용 등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환경 상식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물론, 다양한 환경 표현과 어휘력을 키울 기회를 전한다.
“천길 바닥으로 몸 던지는 저 생명들/ 두 손 맞잡고 한 몸으로 동행하자던 언약/ 수직의 물보라로 지상에 이른다/ 의지와 상관없는 동행의 맹세는 물거품/ 자 갈길 가야 하는 멈출 수 없는 가속으로/ 헤어져야 다시 만나는 숙명이다/ 악어의 목구멍에서 울려퍼지는 천둥 소리에/ 갈래갈래 흩어져 낙하하는 물보라는/ 다시 하나 되어 새로운 길 만들어/ 영원으로 향하고 있다”(시 ‘헤어져서 다시 만나는 길’ 전문) 단단한 필력과 흔들림 없는 문학적 신념을 지닌 백봉기 시인이 두 번째 시집 <헤어져서 다시 만나는 길>(이랑과 이삭)을 출간했다. 2013년 첫 시집 <신의 눈물> 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독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시집은 총 6부로 구성돼 있으며, ‘제1부 산길을 걷다’, ‘제2부 황혼’, ‘제3부 리오데자네이루’, ‘제4부 길 위의 고독’, ‘제5부 홀로 핀 자목련’, ‘제6부 적막’ 등 각 부마다 다양한 주제를 품은 110여 편의 시를 담아냈다. 백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첫 시집을 낸 지 11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겪었지만 용케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렀다”며 “거센 파도에 밀려 외딴섬에 표류된 기분이었으나, 의식을 가다듬고 지난 시간의 소소한 감정들을 정리해봤다”고 시집을 엮은 계기를 밝혔다. 시 ‘사랑이란’에서는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적인 고백이 돋보인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당연한 걸로 알고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가족들은/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 인생이 끝나는 날 그때 비로소/ 이야기하려 한다/ 살아오는 동안 열심히 살아왔노라/ 라고 말하고 싶다/(중략) 나의 가족이 되어준 너희와 함께여서/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시 ‘사랑이란’) 또한 ‘빗소리’에서는 자연과 존재에 대한 묵상과 함께 고요한 풍경이 시어 속에 섬세하게 스며든다. “취향정 마루에서/ 담 넘어 무심의 목탁소리 들린다/ 비에 젖은 연꽃의 긴 목덜미/ 미륵의 자비 한 방울 굴러내리면/ 향기 번지는 호수 위/ 유유히 떠 있는 물오리떼/ 빗소리 듣고 있다”(시 ‘빗소리’) 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재숙 시인은 “백봉기 시인의 시를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시인이 묵묵히 걸어온 삶과 사유의 길에 독자로서 동행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희망과 깊은 성찰을 건네는 안내자”라고 평했다. 부안 출생인 백봉기 시인은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농협중앙회 지부장을 역임했다. 2009년 한국문학예술 신인상, 2019년 제25회 열린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의 저서로는 산문집 <억새꽃 저 바람속에>, <억새풀을 헤치며>와 여행집 <기억보다 아름다운 그곳>, <낯선 바람의 땅>, <낯선 바람의 길을 따라> 등이 있다.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한자교실] 허심탄회(虛心坦懷)
여성계 '젠더축제'로 하나 된다
[지방팬 생존기] ②"돈 안 쓰면 팬 아닌가요?"⋯같은 마음 다른 방식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예원대 국내 최초 코미디연기학과, 18일 첫 학위수여식
조승우-강혜정, 열애설뒤 공식석상 첫만남
[템포] 탈취 가전 전성시대
전발연 여성정책연 '전북여성 100년사' 발간 북 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