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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고대현 '어쩌다 환경인'

어떤 책은 가볍게 세상에 나오고 어떤 책은 긴 시간 숙성되어 독자들과 만난다. 『어쩌다 환경인』,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그만큼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환경교육’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등장한 이후 지자체나 교육기관 등에서 환경의 중요성과 대응 전략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최근 들어 기후 위기, 지구 온난화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실제로 이른 더위가 일상화되며 5월임에도 한여름 같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환경이 있음은 물론이다. 환경교육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삶과 미래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직면하고 있는 실체이다. 환경을 언급하면서 올해는 얼마나 더우려나, 또 추우려나와 같은 단편적인 감상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환경교육과 관련하여 다양한 형태의 연수도 이루어지고 있고 양질의 자료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교사나 일반인에게 환경교육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 당연히 학생들의 진로교육 등에서 다루는 환경 관련 비중도 미미하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현장에서 환경문제 전문적으로 다룰 만한 교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 교육청에도 환경을 전공한 교사가 손에 꼽는다고 할 정도이니 다른 시군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현장의 현실적인 수요와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 끝에 만들어졌다. 일선 현장에서 환경을 담당하는 시민과학자, 도예가, 환경교사 등 13명의 저자는 자신들이 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일을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거창한 소명의식이나 사명감보다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우리가 처한 환경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들을 환경인의 길에 들어서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제목이 ‘어쩌다 환경인’인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학생들과 함께 지역 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그 안에서 새롭게 배우고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읽다 보면 우리 지역의 현실은 어떤가 의문이 저절로 생긴다. 말로만 듣던 공정여행이 어떤 식으로 현지인들과 공생의 방식을 찾아가는가를 알아보는 일도 즐겁다. 유약의 중금속이 환경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안을 마련해가는 도예가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13명의 목소리이자 우리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다. 더 늦기 전에 오늘이라도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언제나 그렇듯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때로는 가장 빠른 법이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5.21 18:55

일상의 통점 풀어낸 이용미 수필집 '붕실이와 장다리'

일상에서 길어 올린 경험과 지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수필집이 발간됐다. <붕실이와 장다리>(수필과비평사)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의 저자는 이용미 수필가. 결혼생활 40년을 목전에 앞둔 그가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넌지시 전한다. 특히 이번 수필집에서는 부부생활과 직장생활, 인간관계 등 일상의 통점을 매끄러운 문장으로 풀어낸다. 세상에는 행복하게 사는 사람, 그럭저럭 사는 사람, 마지못해 사는 사람, 심지어는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이 있다. 부부로 살면서 행복을 찾은 부부도 있지만 이렇게 살려고 결혼했나 싶은 부부들도 있다. 때로는 부부라는 인연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날 이러한 아픔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바람직한 극복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저자 특유의 유머와 해학으로 승화시켜 어떠한 생각과 자세가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김영 시인은 평론을 통해 “이용미 수필가는 살면서 겪은 경험의 폭과 깊이를 고스란히 작품으로 승화시켜 우리에게 보여줄 줄 안다”며 “전술했던 대로 삶의 통점을 어루만지고 다스릴 줄도 안다. 작가 자신을 ‘당신’이라는 호칭으로 객관화시켜 놓고 자신을 들여다 본다”고 설명했다. 이용미 수필가는 2002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그 사람> <창밖의 여자> <물 위에 쓴 편지> 등이 있다. 행촌수필, 전북수필, 진안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1 18:44

정연정 시인, '미역귀'로 제19회 바다문학상 대상 수상

정연정 시인의 '미역귀'가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공동 주최한 제19회 바다문학상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본상은 김미정 수필가의 '바다, 그 삶의 문양'이 수상하였고,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은 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21일 바다문학상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바다문학상은 지난 4월 한 달 간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 부문 435명(1308편), 수필 부문 134명(271편) 등 총 569명 작가 1579편의 작품을 접수하여 역대 최다 편수를 기록했다. 영예의 대상작 '미역귀'는 세심한 시적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바다와 아버지 어머니와 나 자신의 속내를 정확한 시어로 표현하여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심사위원들은 "멋을 부렸는데 단단하고 과장법이 심하지만, 진심으로 들려오는 시어들이 돋보인다"며 "어디선가 본 듯한데 신선하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듯 하다"고 평했다. 정 시인은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여 2012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말줄임표로 왔던 그날> <가까스로 내리는 꽃비> 등을 냈다. 2023년 한국꽃문학상, 2020년 전북시인상을 받았다. 본상을 수상한 김미정 수필가의 ‘바다, 그 삶의 문양’은 순수한 우리말로 문장의 맛을 살린 작품이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아름다운 문양으로 비유하여 본인의 삶을 관조한다. 심사위원들은 “흔치 않은 어휘와 문체가 시선을 끌어당긴다"며 "바다를 사랑하고 바다와 함께 생활한 사람이 아니면 직조할 수 없는 언어들로 작품의 수준과 깊이에서 작가의 연륜을 느낄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1969년생인 김 작가는 한국문인협회와 한국미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해양수산청 등대문학상 수필부문 우수상과 2024년 서울시 환경문화대상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은 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이 상은 바다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주고 바다와 관련해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룬 문인에게 수여된다. 심사위원들은 "김영 시인이 바다의 언어를 인문학적으로 독해하고 심오한 바다의 이미지를 큰 아우라로 재생시켜 바다가 삶의 본질이며 인류의 꿈을 실현할 본원적 근거임을 문학적으로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1958년생인 김 시인은 전북문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석정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전북문인협회장에 재임하는 동안 문학적 소통과 활발한 교류 활동을 전개하며 전북문단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19회 바다문학상 심사는 신달자·소재호·장욱·구연배 시인과 백봉기·김재희·박귀덕 수필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시상식은 오는 7월 2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며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21 18:44

팔복동이 품은 기억을 춤으로⋯전주문화재단, 참여형 창작극 선보인다

전주지역 경제발전을 선도했던 팔복동 산업단지의 서사를 담은 연극이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재)전주문화재단은 팔복예술공장의 문화예술교육 대표 콘텐츠로 개발된 연극‘댄스 플로어’를 다음 달, 매주 토요일 총 4회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극은 재단의 ‘문화예술교육 대표콘텐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3년 시즌Ⅰ ‘엄마의 카세트테이프’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 공연이다. 작품은 1970~80년대 팔복동 산업단지에서 시작된 산업화의 흐름과 그 속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삶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한 공연이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지역 산업의 역사와 정서를 감각적으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특히 연극은 전주문화재단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60세 이상 지역 시민들의 실제 구술을 바탕으로 극본이 완성돼, 일반적인 창작 공연과는 차별화된 깊이를 지닌다. 또 극작, 연출, 연기, 무대 등 전 제작 과정에 지역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해 팔복동의 이야기를 공동 창작 형식으로 풀어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작품의 극작과 연출은 지난해 전주문화재단 ‘이팝프렌즈 예술상’을 수상한 오민혁 연출가가 참여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관객이 예술인을 직접 후원하는 이팝프렌즈 일시 후원회원 모집‘도 함께 추진된다. 공연은 다음 달 7일부터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티켓 예매는 전주 티켓박스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한편 ’댄스 플로어‘는 지역 주민과 예술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장소 특정형 연극(Site-specific performance)으로, 지난해 시범 운영과 초청공연을 통해 약 200명의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20 16:14

작은 예술가들이 전하는 큰 울림⋯‘늘해랑’ 무대로 전하는 가족사랑

봄의 끝자락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예술단이 선사하는 따뜻한 무대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예술적 재능을 품은 도내 어린이들이 삶의 희망과 감동을 전하는 무대, ‘2025 가정의 달 기획공연 늘해랑’이 오는 24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최된다.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예술단은 2000년 창단 이래, 지역 예술 인재들을 조기 발굴하고 전문적으로 육성해온 전북의 대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김지환 지휘자의 어린이교향악단과 강한준 지휘자의 어린이국악관현악단, 각 파트별 전문 지도진의 체계적인 교육 아래 단원들은 매년 5회 이상의 정기 공연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950여 명 이상의 단원을 배출했으며, 공연활동과 캠프를 통해 공동체 경험을 쌓은 이들은 졸업 후 예술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활약하는 인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늘해랑’ 공연은 국악과 클래식, 그리고 시각적 연출까지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1부 무대는 어린이국악관현악단이 장식한다. 박범훈의 ‘축연무’로 막을 올리는 이 무대는 국악 특유의 장중하고도 흥겨운 분위기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어 정동희의 ‘월광’은 달빛 아래 잔잔히 출렁이는 정서를 국악 선율로 표현하며, 마지막 곡 ‘축제’에서는 5월의 생기와 어린이 연주자들의 신명을 가득 담아낸다. 2부 무대는 어린이교향악단의 손에서 더욱 풍성해진다. 지역민에게 더 다양한 공연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전하기 위해 어린이 뮤지컬 단체 JMS와 함께 만든 무대는 그리그의 ‘산왕의 궁전에서’로 시작해,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에서는 모래아트 작가 강희영 대표의 퍼포먼스가 더해져 음악과 시각이 함께 어우러진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마지막 곡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 중 ‘피날레’로, 마법에서 풀려난 세계의 회복과 희망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이정석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예술단장은 “어린이들이 전하는 맑고 따뜻한 선율이 지친 도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티켓은 도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남은 좌석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부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19 18:31

제57회 전북자치도 미술대전 10개 부문서 7개 대상작 선정

‘제57회 전북특별자치도 미술대전’에서 수채화 부문에 출품한 김미란 씨의 ‘빛의 하모니’ 등 10개 부문에서 7개의 대상작이 선정됐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지회장 백승관)는 올해 미술대전에 문인화 496점을 비롯해 서예 393점, 서양화 131점, 수채화 94점, 한국화 93점, 민화 88점, 공예 32점, 조소 32점, 판화 12점, 디자인 7점 등 총 10개 부문에 1378점이 출품됐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출품작은 1491점으로 올해 작품 수가 전년보다 113점 줄었지만, 예년보다 더욱 수준 높은 작품이 출품돼, 지역 미술의 저력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대상작은 한국화를 포함해 부문별로 총 7점이 배출됐다. 우수상은 15점, 특선237점, 입선 525점 등 총 784점이 입상했다. 서예 대상 임지선 (차운로 선생시)/사진=전북미술협회 대상에는 수채화 부문의 ‘빛의 하모니’가 이름을 올렸다. 문인화 부문에는 김정분의 ‘황국Ⅰ’, 서예 부문에는 임지선의 ‘차운로선생시(車雲輅先生時)’, 서양화 부문에는 김영순의 ‘그들의 틈에서’, 한국화 부문에는 박인희의 ‘윤슬처럼’이 민화 부문에는 윤문순의 ‘화조영묘도’, 조소 부문에는 소윤수의 ‘나의-고통’이 각각 선정됐다. 백승관 전북미술협회장은 “이번 미술대전은 전북미술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이자, 앞으로 전북미술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신진 작가들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 많은 시민이 전시장을 찾아 지역 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경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차 전시는 1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한국화·서양화·수채화·조소·공예·디자인·판화·민화 등 시각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될 2차 전시에서는 서예·문인화·대상 수상작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19 15:34

“그날의 광주를 걷다”⋯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현장을 찾아서

광주는 늘 멀리 있었다. 책 속에서, 교과서의 한 구절에서, 뉴스 화면 너머에서 1980년 5월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날, 흐린 하늘 아래 광주 땅을 직접 밟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이곳의 시간은 단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여전히 오늘을 울리고 있다는 것을.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직접 그 현장을 찾고 나니, 그날의 광주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광역시(당시 광주직할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항쟁이다. 시민들은 계엄령 해제, 전두환 군부 퇴진, 자유와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관한 ‘2025 전국 기자 초청 5·18 역사 기행’에 참여해 지난 15일 하루 동안 광주의 주요 사적지를 둘러보았다. 첫 일정은 오전 9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참배로 시작됐다. 빗줄기 속에 울려 퍼진 ‘님을 위한 행진곡’은 가슴 깊숙한 곳을 울렸다. 비가 내렸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그 속에서도 참배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묘역 한가운데, ‘고교생 시민군’ 문재학 열사와 친구 안종필 군의 묘 앞에 섰을 땐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소년이 온다> 속 소년은 실제로 존재했고, 꽃도 피우기 전에 스러졌다. 이름 모를 열사들과 더불어, 어린 희생자들의 묘도 줄지어 있었다. 어떤 묘비에는 ‘비상계엄령’이 무엇인지도 모를 아이의 이름이 남겨져 있었다. 마음이 내려앉았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이 땅의 자유를 위해 그렇게 떠났다는 사실이, 그제야 피부에 와닿았다. 참배를 마친 뒤, 전남대학교로 향했다. 오늘의 전남대는 여느 캠퍼스처럼 평화로웠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걷고, 벤치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은 일상 그대로였다. 그러나 이날 해설을 맡은 5·18기념재단의 김용철 오월지기는 이렇게 말했다. “전남대 곳곳이 당시 항쟁의 현장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평화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날의 젊은이들은 총칼에 맞섰고, 거리로 나섰으며, 때로는 숨죽이며 도망쳐야 했다. 현재와 과거가 겹쳐지지 않던 그 풍경 속에서, 오히려 과거의 시간이 더욱 또렷이 다가왔다. 마지막 일정은 전일빌딩245. 시민군의 주요 거점이자, 지금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남은 공간이다. 벽과 천장 곳곳에 박힌 총탄 자국은 그 자체로 역사의 증언이었다. 해설이 없어도, 설명이 따로 필요 없어도, 콘크리트를 뚫고 남겨진 탄흔은 1980년 5월의 광주가 단순한 슬픔의 공간이 아니라, 치열했던 저항의 장소였음을 말해주었다. 짧은 하루였지만 그 울림은 오래 남는다. 타지역 출신 기자로서 처음 마주한 광주의 5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지킨 누군가들의 용기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절감한 하루였다. 기억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광주는 광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날의 시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자, 내일을 살아갈 이들의 유산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5.18 15:52

박지현, 전주 단독 콘서트 성료⋯150분 뜨겁게 달궜다

가수 박지현이 전주에서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박지현은 지난 17,18일 오후 6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 'SHOWMANSHIP(쇼맨쉽) - 전주'를 총 2회 개최하고 관객들과 만났다. 이번 콘서트는 박지현의 데뷔 이후 첫 단독 콘서트 투어로, 서울, 대구, 목포, 수원, 광주, 대전에 이어 개최하는 일곱 번째 공연이다. 양일간 펼쳐진 공연은 약 150분간 화려한 무대 구성과 풍성한 세트리스트, 훈훈한 팬 소통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박지현은 강렬한 오프닝 퍼포먼스와 함께 등장해, 다채로운 조명과 특수 효과로 관객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공연은 화려한 오프닝과 함께 히트곡 ‘깜빡이를 키고 오세요’, ‘떠날 수 없는 당신’, ‘빈잔’ 등으로 포문을 열었다. 관객과의 인터뷰 코너, ‘성인식’과 ‘허니’를 결합한 댄스 무대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청춘휴게소 메들리’, 타짜 패러디 VCR, 신곡 ‘바다사나이’, ‘항구의 이별’ 등을 통해 감성과 에너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2부에서는 방송 무대곡 ‘못난놈’, ‘사나이 가슴에 비가 내리네’ 등을 열창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마지막 곡 ‘날 떠나지 마’ 후 팬들과 단체사진을 남겼고, 앙코르 무대에서는 ‘우리는 된다니까’, ‘그대가 웃으면 좋아’로 뜨거운 박수 속에 공연을 마무리했다. 박지현은 매력적인 비주얼과 탄탄한 실력으로 2023 -미스터 트롯2'에서 선을 차지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나 혼자 산다', '트랄랄라 유랑단' 등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비롯, 지난 1월 첫 미니앨범 '오션(OCEAN)'을 발매하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박지현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SHOWMANSHIP(쇼맨쉽)'은 부산에서의 투어일정을 마지막으로 첫 단독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앙코르를 개최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18 15:52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 낭만 가득한 무주등나무운동장 공연, 이벤트 '풍성'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가 메인 행사장인 무주등나무운동장에서 펼쳐질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를 공개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부터 영화제는 메인 무대를 ‘등나무스테이지’로 확장하고, 영화제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주간과 야간을 아우르는 음악 공연, 야외 토크,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음악 공연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뮤지션들이 무주 산골의 여름 풍경을 낭만으로 수놓는다. 6일에는 청춘 감성을 담은 ‘유다빈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위로를 전하는 ‘에피톤 프로젝트’가 무대를 꾸민다. 7일에는 섬세한 음색의 팝 싱어송라이터 ‘소수빈’과 감성 짙은 음악으로 사랑받는 ‘적재’가 관객들과 소통하며 여름밤의 감동을 더한다. 8일에는 감성 듀오 ‘오월오일’과 독창적인 사운드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이 무대를 장식하며 3일간의 음악 여정을 마무리한다. 매일 오전 11시 30분에는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야외 토크 프로그램이 등나무스테이지와 토크스테이지에서 열린다. 6일에는 ‘넥스트 액터’로 선정된 배우 최현욱이 관객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며, 7일에는 ‘디렉터스 포커스’ 주인공 엄태화 감독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한다. 8일에는 ‘SMCC 서울 모닝 커피 클럽’의 박재현 호스트가 송선만 프릳츠커피 대표, 유튜버이자 쉐프 데이비드 리, 고경하 슈리베다 대표 등과 함께 영화와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밤이 되면, 고전 무성영화와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진 특별한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개막작인 정재은 감독의 연출과 더빙, 음악이 결합된 <바람>을 시작으로, 이민휘의 라이브 연주가 더해진 <제너럴>, 밴드 CHS의 연주와 함께하는 <스피디> 등 영화와 음악이 어우러진 밤이 이어진다. 이 외에도 세대불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어른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주제로 한 <산골책방>에서는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랜드 팝업, 커뮤니티 이벤트, 포토존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18 15:52

시각예술가 강상희 개인전 '빛이 있다면'…존재와 감정의 층위 조명

시각예술가 강상희가 두 번째 개인전 ‘빛이 있다면’을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적 이면과 인간 내면의 감정 층위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21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1966년 익산에서 태어난 강상희 작가는 군산대 미술학과에서 강사로 재직하며 삶의 복잡성과 사회적 억압을 예술로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은 얇은 금속망을 염색, 절단, 겹침, 바느질하는 과정을 통해 2차원과 3차원 물질성과 비물질성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시각적 유기체를 형성한다. 강 작가는 뉴욕, 파리, 마드리드, 마이애미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며 독창적인 재료 해석과 조형 언어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편화된 자아,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 사회적 억압과 상처의 층위를 중심 주제로 삼아, 이를 빛이라는 매개를 통해 시적이고 감각적인 형상으로 구현한다. 작가는 전시에 대해 “‘이분법적 구분에 대한 의심’, ‘욕망의 털과 껍질’, ‘경계에 선 존재’, ‘혼돈에서 비롯된 창의성’등의 개념으로 접근해 준비했다”며 “단순한 이미지의 생산을 넘어 예술의 표현적 경계를 넘어서려는 창의적 파괴의 태도로 이어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2020년 'Ghostcell'이라는 명칭과 제작 기법으로 특허를 취득했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제작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저서 <네 마음이 정답>을 출간하여 예술과 철학적 사유를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전시 관람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18 15:50

전주전통술박물관, '2025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 최종 선정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소영)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5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알코올 노마드를 위한 소믈리에 입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유일하게 와인, 사케, 전통주를 통합한 독창적인 구성으로 △와인 인문학(4강) △사케 인문학(3강) △전통주 인문학(4강)으로 이루어진다. 각 강의는 술의 역사와 문화, 양조 방법, 테이스팅 기법 등을 아우르며,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시음, 체험, 탐방이 결합된 입체적인 참여형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특히 세계 각국의 술 문화를 비교하며 지역성 ,기후, 사회적 배경까지 아우르는 강의 내용은 일반 대중에게 술을 통한 문화의 상대성과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주전통술박물관 및 외부 탐방지에서 진행된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각 과정별 수료자에게는 '소믈리에 인문학 수료증'이 발급된다. 참가 신청은 6월 초 박물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각 과정 정원은 24명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술을 통해 사람과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인문학적 여정"이라며 "국비 지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욱 심화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8 15:50

국가유산청 출범 1주년 기념, 무형유산공연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

국가유산청 출범 1주년을 기념해 16일부터 18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중정 야외무대에서 무형유산 공연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이 열린다. 15일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에 따르면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 의 다시락은 ‘다시, 잇다, 즐기다, 아우르다’라는 의미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전통과 미래를 아우르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다. 16일과 17일 오후 7시에는 종묘제례악, 남창가곡 등 전통음악을 전자음악으로 재해석하는 여성 2인조 해파리(HAEPAARY)와 거문고 등 국악기에 전자음악과 미디어 아트를 더해 실험적 예술을 선보이는 무토(MUTO)가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또 전통 장단의 구조와 균형미를 토대로 전자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제작·연주하는 임용주 씨와 그룹 이날치의 베이시스트 노디 씨가 한 팀을 이룬 뿌레카(BBUREKA)도 무대에 올라 흥겨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17일 오후 4시에는 전통연희 탈춤과 남사당놀이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희집단 더(THE) 광대의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공연이 열린다. 다음날인 18일 오후 3시에는 판소리 흥보가를 무용과 연극 등 현대적으로 풀어낸 움직임팩토리의 '친구따라 제비간다' 공연이 펼쳐진다. 같은날 오후 5시에는 전통국악을 재즈와 블루스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한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더튠(THE TUNE)의 무대를 관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부대행사로는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벼룩시장(플리마켓)이 운영된다. 올해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의 총감독은 ‘두개의 눈’ 등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훈규 감독이 맡았다. 공연은 무료이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15 17:46

전주 '공예문화' 꽃 피우다…2025 공예주간 16일 개막

전주에서 지역 공예인과 시민, 관광객이 함께하는 공예 문화축제 막이 오른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은 16일부터 25일까지 ‘2025 공예주간 거점도시’ 행사 일환으로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공예주간 행사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공예마을여정 : 유람기’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공예주간은 지역 공예인과의 공생을 바탕으로 공예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는 공락의 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예주간에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예유람 스팟 △지역 작가와 함께하는 ‘놀공’체험 △공예 유람 마켓 △공예 유람단 △공예 놀이터 등 다채로운 체험과 전시, 마켓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공예놀이터 모습. 사진=전주문화재단 제공 ‘공예유람 스팟 전시’는 공예품전시관 마중관, 인형극 체험관, 탐미주의 등 한옥마을 내 3개 전시 공간을 순회하며 관람하고 스탬프 투어도 즐길 수 있는 복합체험 콘텐츠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지역 공방이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마켓 등 일반 참여처 중심의 행사도 함께 열려 공예주간의 풍성함을 더할 전망이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이번 공예주간은 전주만의 정체성과 색깔이 담긴 공예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역 공예의 가치를 높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공예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공예주간은 손으로 빚어내는 예술,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공예문화를 주제로 매년 전국 단위로 열리는 공예문화 축제이다. 지역 중심의 공예 콘텐츠를 발굴해 대중에게 공예문화를 확대하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공예 거점도시로 전주를 포함해 강원도 고성과 부안 등 3곳이 선정됐다. 전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공예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5 16:07

'사회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 실현'…청목미술관, 기획재정부 공익법인 지정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사장 박형식)이 2030년 12월31일까지 기획재정부 공익법인으로 지정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차 지정에 이은 두 번째 지정으로 청목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기관으로 공식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로부터 공익법인으로 지정됨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기부금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따라서 미술관은 안정적인 재정 기반 위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나눔과 공공성에 기반한 예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확보하게 됐다고 15일 미술관측은 설명했다. 이번 지정을 통해 미술관은 예술의 가치를 사회 전체와 공유하고 모두를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 위상을 한층 공공히 하게 됐다. 아울러 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경력인정대상기관’으로 올해 4월 공식 인정됐다. 이로써 학예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무연수와 실습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서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으며 학예인력 양성과 유치, 국가 예산 및 지원 사업 참여 등 실질적인 혜택을 갖추게 됐다. 박형식 이사장은 “이번 공익법인 및 경력인정대상기관 지정을 통해 청목미술관이 지역사회와 예술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적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과 공공성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형식 이사장은 사진학을 전공한 미술학 석사로 10여 차례 이상의 전시 이력을 보유한 문화예술 경영인이다. 이사장은 지역 건설 산업과 보건의료, 복지, 아동지원 NGO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기여를 실천해왔다. 현재는 청목건설(주)과 청진건설(주), (유)청목 대표이사이자 재단법인 청목미술관과 아중요양병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15 15:36

'전주씨네투어X산책', 5월부터 9월까지 전주 곳곳에서 펼쳐진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5월부터 9월까지 관광거점도시 전주시와 함께 ‘전주씨네투어X산책’을 진행하며 영화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관광거점도시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국제영화제가 주관하는 전주씨네투어 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전주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야외 영화 상영을 즐길 수 있어 올해 영화제 기간 중에도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제 폐막 이후에도 세병공원, 전주시청 노송광장, 덕진공원, 풍남문 등에서 관객들을 찾는다. 5월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16일에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 작품상을 받은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17일에는 동물들의 모험을 담은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 <플로우>를 세병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또 23일에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24일에는 1980년대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 가족의 여정을 담은 영화 <미나리>가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상영된다. 5월의 마지막 주인 30일에는 꿈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가 31일에는 청춘의 성장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수 분간의 응원을>이 덕진공원에서 상영된다. 이날은 전주단오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후에는 한국단편영화배급사네트워크가 추천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풍성하고 즐거운 한국독립영화들이 6월 13일부터 7월 5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풍남문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별도의 예매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여름을 지나 9월까지 계속되며 관객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화적인 순간을 선사할 에정이다. 자세한 상영작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15 15:36

"어렵고 고리타분한 유학?" 실천적 철학서로 되살리다

유학 고전은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깨고, ‘내 삶에 철학이 필요할 때’ 꺼내 읽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침서들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경찰서장 출신 양태규 작가로, 동양 고전을 체계적으로 풀어 쓴 7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천하 경영의 지혜 대학>, <인간의 길 중용>, <천년의 진리 시중 1·2>, <세상이 묻고 공자가 답하다 1·2·3>이다. 양태규 작가는 2012년 전주덕진경찰서장을 끝으로 30여 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동양 사상에 깊이 빠져 유학을 두루 익혔다. 그의 저서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한문 원전을 피하지 않되, 이를 현실적인 언어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학술서와 대중서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번 신간 7권에서는 '대학'을 통해 리더십과 공동체 경영의 원리를, '중용'을 통해 인간 내면의 균형과 성숙을 위한 길을, '논어'를 통해 인간관계와 지혜의 핵심을, '맹자'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도덕적 결단을 다룬다. 양 작가는 이들 고전 속에 담긴 삶의 지향점을 "자신을 바로 세우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특히 양 작가는 “유학은 죽은 사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격 수양의 기술”이라고 말하며, 단순한 교양서가 아닌 독자에게 자기 성찰과 실천을 유도하는 구조도 이 시리즈의 강점으로 꼽힌다. 각 책의 말미에는 숙고를 돕는 질문과 생활 적용법이 실려 있어 독자가 실제 삶에 유익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 도서의 추천사를 맡은 최영찬 전북대 철학과 교수는 “이번 책들은 무엇보다도 어려운 원문을 현대적으로 쉽게 번역하고, 그에 대한 친절하고 풍부한 해설이 특징”이라며 “방대한 유학을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태규 작가는 “유학은 인간의 일상에 꼭 필요한 학문”이라며, “내세가 아닌 현실 중심의 인간사를 다루고, 자신을 갈고닦아 마침내 천하를 다스리는 동적인 발전 개념을 제시하며, 그 바탕에는 온 세상이 바르고 균등한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자서 학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여러 지식을 익히는 과정에서 큰 기쁨을 느꼈다”며 “이 책이 다양한 유학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5.14 18:4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김연진 '눈물 파는 아이, 곡비'

<눈물 파는 아이, 곡비>의 곡비 ‘아이’는 이름이 없어 ‘아이’로 불린다. 청조 아씨의 꽃신을 훔쳐갔다는 도둑 누명을 쓸 때도 울지 않던 아이는 양반이 죽으면 대신 곡을 해 주는 곡비의 딸로 태어났기에 울어야 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그 일에 소질이 없기로도 유명하다. 생각해 보니 어릴 적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며칠 동안 간헐적 곡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엄마를 비롯해 집안 여자들이 내는 곡소리는 판에 박힌 듯 똑같았다. 하나 같이 ‘아이고, 아이고!’를 박자에 맞춰기계적으로 뱉어 내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듣다 못 한 할아버지가 관을 박차고 일어나서 이렇게 외칠 것만 같았다. “이놈들. 나 죽어붕게 시원혀냐? 허벌나게 울어도 모자라분디 고따구로 운다냐!” 하며 꽃상여가 부서지라 되살아나는 상상에까지 이르렀다. 그날 이후 내게 죽음이란, 다만 죽은 자만의 슬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살아남은 자에게 죽은 이를 애도하는 것은 형식이요 과정일 뿐이라고. 그러니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오래오래 살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빌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울고 싶지 않아도 울어야 하는 곡비인 ‘아이’와 반대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아이 오생이 있다. 오생은 팽형(죄인을 솥에 삶는 벌로 삶는 척만 하는 형벌)으로 인해 13년째 살았어도 죽은 거나 진배없는 아버지를 둔 죄로 호족에 오르지 못하고 과거도 못 보는 형벌에 묶여 살아가야 한다. 벼슬길에 오르고 싶은 오생의 꿈은 잘못된 법으로 인해 시작부터 사장 당하고 만 것이다. 그런 오생에게 ‘아이’는 운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숨어 있지 말고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가라 한다. 오생의 아버지 또한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오생의 물음에 “밥맛이 밥 먹을 때 나듯이 사는 맛도 살아 있으면 알게 되겠지.”라며 자신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은 아들에게 끝까지 살아서 삶의 이유를 증명하라며 넌지시 말을 건넨다. 오생이 처음으로 아버지의 존재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지 싶다. 동화에서 죽음을 다루는 일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동화라고 그런 책임에서 비켜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곡비라는 신분과 팽형으로 존재를 부정당한 아이를 내세워 죽음이 남아 있는 자들에게 고통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함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오늘 누군가는 조용히 죽었고, 누군가는 울면서 태어났고, 누군가는 저렇게 웃으며 살고 있다. 어머니가 말한 인생이란 게 이런 거구나.’(p.89)에서 말하듯 탄생과 죽음은 삶의 과정일 뿐이다. 누구 하나 예외가 없는 생사의 길 위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소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지키고 가꾸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죽음을 뜻 깊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눈물이 동그란 이유는 멀리 굴러가라는 뜻이란다. 뭐가? 슬픔이나 미움이. 오늘 비가 동그랗게 내린다. 어디선가 이 빗소리에 기대 동그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부디 그의 슬픔과 미움이 빗물과 함께 멀리 떠나가길. 더불어 오생처럼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해 곡비가 되어주는 건 어떨까?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청소년 소설<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오디오북<날아라 자전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5.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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