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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동문학가 서재균 산문집 ‘멀고도 먼 길’

하근이 떠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배시시 웃고 서있는 모습이 생생하다. 세월이 가면 잊힐까 했으나 아직까지 환영이 뚜렷하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따라 하근이 보고 싶다.(문학평론가 오하근을 생각하다 일부) 아동문학가 서재균이 동료 문학인들과 쌓은 추억과 그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산문집 멀고도 먼 길(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격동의 시대에 교사로, 언론인으로, 문학인으로 살아온 서재균은 동료 문학인들과의 교유를 소중히 여긴다. 때문에 어린 시절 함께 쌓았던 추억부터 이들이 좋아했던 문학인, 고통을 감내하며 탄생시킨 문학작품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많은 순간들을 글 속에 녹여낸다. 특히 50년 우정을 나눈 문학평론가 오하근과의 일화는 현실처럼 생생하고, 그의 스승인 고(故) 천이두 선생(원광대 교수), 소설가 홍석영 선생(원광대 교수), 고(故) 이병기 선생에 대한 회상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또 전이곤 시인과의 일화를 말하는 대목은 그리움이 담겨 있고, 그의 술버릇에 대한 기억은 웃음을 자아낸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회상의 글도 있다. 1부 길이다. 이 장에서는 제목처럼 소년시절에 대한 회상, 오랜 친구, 고향길, 담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수록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문학작품에 대한 소회도 드러냈다. 어린이들을 여러 가지 생각은 하고 있으나 생각할 만한 글은 과연 한 편이라도 남겨 놓았는지, 또 나의 아동문학의 나이테가 너무 부끄럽지도 않았는지라는 구절은 자신의 문학인생에 대한 반성과 일종의 겸양지덕을 담겨 있다. 이번 산문집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으며, 개인사가 드러나는 산문을 비롯해 동화 꼭두쇠까지 총 22편의 글이 실렸다. 1935년 무주에서 태어난 아동문학가 서재균은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원으로 13년을 지냈다. 이후 전북일보사에 입사해 기자, 차장, 부장을 역임했으며, 전라일보 편집부국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전북도민일보에서 편집국장과 수석논설위원을 지냈다.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전라북도 문화상(언론), 목정문화상(문학), 김영일 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고문,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김환태문학제전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0 17:51

[신간] 정병렬 시인의 6번째 시집 ‘붉은 지폐와 야근 수당’

꽃 한 송이가 시다. 그 수많은 이파리가 첩첩이 쌓아 올린 이야기, 한 권 소설을 한 편의 시꽃으로 피워 내는 일에 혼신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인생길 가다가 가다가 꽃밭은 만난다면 행운이겠지요. 이 시집 한 권이 드넓은 초원 어딘가에 꽃밭이었으면 합니다.(시인의 말 일부) 정병렬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붉은 지폐와 야근 수당>(인간과문학사)을 펴냈다. 이 시집은 만찬, 붉은 지폐와 야근 수당, 죽필 받아쓰기, 내가 짊어진 천국, 죽음이 하는 말,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60여 편의 시가 담겨 있다. 정 시인은 세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본다. 쇠똥구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도 하고, 대나무의 말을 들어보기도 하고, 죽음까지도 생각한다. 그는 어렵고 우울한 소재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온종일 폐지를 줍는 손/굽은 허리 툭툭 치며 바라본 서녘 하늘/그 누가 내놓았나 붉은 노을 황혼이 타네//(중략)//오늘 저녁 치 목숨 고이 받아 안고/발걸음마다 절뚝 절뚝/고삐를 푸는 저녁(붉은 지폐와 야근 수당 일부) 시집의 해설을 맡은 소재호 시인은 이 시집에서 이미지들의 연계는 무한한 상상력을 일으킨다. 붉은 노을은 붉은 지폐로 은유 되는데, 그것 또한 절뚝거리는 남루한 삶의 수당으로 상징되고 있다. 소시민의 눈물겨운 삶이 불타는 황혼으로, 아이러니의 화염으로 귀의하는 형상화의 시는 절묘한 화법이다고 설명했다. 정병렬 시인은 전북 순창 출신이다. 지난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엄동의 계절이 당선됐다. 저서로는 시집 <설원에 서다> 등 다수와 산문집 <희망시 인내동 사랑가>가 있다. 그는 표현 신인작품상, 전북시인상, 전북문학상, 중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20 17:23

[신간] 뭍사람 김유석 시인의 제주 이주 여행기 ‘이주 여행자’

김유석 시인의 제주 이주 여행기가 담긴 시집 <이주 여행자>(천년의 시작)가 출간됐다. 이 시집은 우리는 풀밭 옆 돌집을 빌려, 너에게 간다, 화산과 소나기와 돌개바람과, 풍경에 스며,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시집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내내 생동감 있게 제주도를 노래한다. 너무 멀어 말 막힌 데는 아니게/콘크리트 성곽 에워싼 동네도 아니고/한 번 가면 쉬이 돌아올 수 없는 곳이기에/(중략)//피란처럼/귀향처럼/육지를 떠나왔다/사랑했던 이들을 떠나왔다(이주자들 일부) 전라북도 오수에서 자고 나란 김유석 시인에게 도시 생활은 고향 상실의 상태와 같았다. 제주로의 이주를 피란, 귀향이라고 표현한 것도 그에게 도시는 전쟁터이고 영원한 타향이기 때문이다. 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병철 문학평론가는 내륙의 농촌에서 태어난 이주자에게는 대도시나 제주도나 모두 고향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위 시의 화자가 제주도를 귀향지로 인식하는 것은 일종의 본향 의식으로 볼 수 있다. 제주도로의 이주는 곧 생명으로의 귀환인 셈이다고 말했다. 김유석 시인은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2021년 서정문학, 문학의 오늘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20 17:23

낙하산 기관장의 공공기관 분투기

공공기관이 처한 현실과 속사정을 보여주는 경영 에세이가 출간됐다. 윤태진 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은 최근 <낙하산 기관장의 공공기관 분투기>(일월일일)를 냈다. 이 책은 제목이 시사하듯 공공기관 기관장으로 부임한 저자가 3년의 임기 동안 직원들과 좌충우돌하면서 신생기관을 탈바꿈해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서술했다. 우선 낙하산 기관장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낙하산 인사는 대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는 기관장으로 내정되고 익산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에 부임했을 때, 지역 언론과 주위에서 눈총을 받았다. 저자는 책에 어떤 기준으로 전문성을 거론하는지도 모르겠고, 국가 공공기관 기관장을 임명하는데 왜 꼭 전북 출신이 해야 한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썼다. 지역 연고도 없고 식품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사람이 기관장으로 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뒷담화에 개의치 않고 소신대로 기관 개혁을 밀고 나간다.낙하산 인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일의 성과를 보여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임 첫해에 50%에 불과했던 기관 예산의 국비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리고 첫해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냈다. 재임 동안 기관 내 지원센터 수와 직원 수를 2배로 늘리고 예산 규모는 4배로 증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저자는 공공기관을 향한 사회적인 시선도 반박했다. 편안한 직장이라는 동경이 피상적인 이해라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공공기관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IMF 이후 강도 높은 민영화나 기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통폐합이 지속돼,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못하는 공공기관은 존폐 위기에 처한다. 임직원들은 감독기관과 공무원들에게 시달리고, 자치단체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책은 1장 혁신의 적은 내부에 있다, 2장 낙하산 기관장의 분투, 3장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다, 4장 슬기로운 공공기관 생존법, 5장 공공기관의 화양연화는 가능한가 등 총 5장으로 돼 있다. 저자 윤태진은 광주광역시에서 중고를 마치고 단국대학교 지역개발학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교육보험, 삼성물산, 한국건설관리공사에서 직장 생활을 했고 2006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책실장과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0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소리 공책의 비밀

아버지가 군인이었던 이유로 나는 일곱 살 때까지 이사를 열세 번을 다녔다고 한다. 희미한 기억 속에 가득 차다라는 느낌, 두 가지가 있다. 처음으로 본 상여 행렬과 추수 때 집 마당이다. 비가 왔었는지 질퍽한 진흙길 위에 상여는 유난히 느리게 갔다. 가다 쉬고, 가다 쉬고. 상여 뒤를 길게 늘어선 무리만큼이나 시간은 길게 느껴졌다. 상여 위에서 종 치는 할아버지, 상여 뒤를 따르는 상주들의 울음, 마지막 가는 고인을 배웅하는 사람들로 길 위가 가득 찼다. 그리고 추수하는 날은 집채만 한 가마솥에서는 연신 뿜어내는 김만으로 마당은 그득했다. 그때는 뭐였든 서로였고, 함께였던 정서 때문이었을까! 임실에는 그때처럼 모두 함께 하는 필봉굿이 남아있다. 그곳 3대 상쇠였던 고 양순용 보유자의 희생과 노력, 계승 정신이 명맥을 잇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마을에 있는 모든 사람과 떡과 술을 나눈다는데, 이는 고인의 유언이었다. 풍물놀이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중도 온전히 하나 된 나눔인 것이다. 동화작가 윤미숙의 『소리 공책의 비밀』은 임실의 필봉 농악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갈등 속 두 소년의 화해와 성장하는 모습은 족히 큰 감동과 긴장감을 준다. 개인적으로 윤미숙 작가는 20년 전에 한 글쓰기 모임에서 만났었다. 늘 조용했고, 무슨 생각인지 깊이 빠져있는 듯 보였다. 그때만 해도 동화작가가 되리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었다. 우연히 그가 대교문학상을 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 한참이 지나서야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침착하고 잔잔한 그의 이미지답게 꼼꼼한 짜임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읽다보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재회한 인연의 감회였을까! 읽는 내내 몇 번의 소름 돋는 전율을 느꼈다. 즐겨 쓰던 챙 넓은 모자는 사라지고, 멋들어지게 반백이 된 머리색이 스쳐 지났다. 글을 쓰면서 깊은 사색에 빠져 있었을 모습이 겹쳐졌다. 책 속, 진성의 일방적인 갈등은 참 감칠맛을 냈다. 청력을 잃은 먹이의 노력은 보려하지 않고, 천재성이라 단정해 시기 질투하는 진성의 숨겨진 내면은 헝클어졌다. 드러내지 않고 경쟁하는 모습에 갈증이 날 정도이다. 반면에 가장 절박함 속에 이뤄낸 간절함으로 소리를 그려내는 먹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소리를 그리는 모습은 전통을 잇고자하는 이들의 갈망과 절묘한 맞춤이었다. 간신히 물에서 구한 먹이가 열이 내리는 것을 보고, 마당으로 나와 기원이라도 하듯 임실댁이 소고 없이 춤추는 모습이 나온다.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었다. 무릎을 살짝 굽히고, 양손을 가슴께에서 한 번 부딪치면서 머리 위로 올린 다음, 얼굴을 스치듯 내려 가슴에 모았다. 두 손을 가슴에서 모았다가 다시 크게 벌렸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춤을 추었다. 마당을 돌며 당면한 위기로 쌓인 상념을 떨쳐내듯 마음을 정화한다. 마치 의식과 같은 장면이다. 기원을 담은 몸짓을 그려낸 작가의 섬세함이 보이는 대목이기도 했다. 또 글 속에는 나오는 비그이 비설거지라는 예쁜 순우리말은 이야기 흐름에 맞춰 살며시 스며서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임실 필봉 농악을 실감나게 그려낸 것은 이야기 속 먹이만큼이나 깊이 빠져 있었을 것이다. 전통을 이어온 이들처럼 작가 또한 이야기 내내 흐트러짐 없는 일치가 이 동화의 핵심이 아닐까싶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0.20 17:18

[신간] 외갓집 추억 담은 ‘외갓집 유자나무’

정읍사문화제 제전위원회 이사장과 성균관 유도회 전북본부 부회장인 조택수 수필가가 첫 수필집을 냈다. 이 수필집은 어린 시절 외갓집에서 보냈던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외갓집 풍경은 한 장의 정겨운 시골 풍경화처럼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집은 훈훈한 인생과 따뜻함이 배어있는 추억의 장소로 묘사하고 있다. 우물가의 유자나무는 어머니를 회상케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훗날 외갓집을 다시 찾았을 때는 유자나무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 글 전반의 주제의식이다. 전일환 전주대 명예교수는 작품 해설에서 작가와 작품은 본시 하나라며 작품은 작가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 작가의 철학적 산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장르가 되었든 간에 작품에는 작가의 삶이 깊은 우물에 비친 얼굴처럼 심오하게 비쳐져서 거울처럼 영롱하게 반사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택수 작가는 지난 2015년 서울노인영화제에 <회상>이란 영화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3년 후 <시선>의 신춘문예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지난해 6월에는 월간 수필과 비평에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북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석사를 수료하고, 현재 정읍사문화제 제전위원회 이사장, 성균관 유도회 전북본부 부회장, 정읍시 지방재정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0 17:18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 최기우 어린이희곡 발간

온 가족이 소리 내 함께 읽으면 좋을 희곡 한 편이 나왔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최기우 작가가 쓴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문학동네)이다. 매년 두 번 바닷물이 갈라져 길이 생기는 전남 진도의 신비한 현상과 영등할매 설화에서 착안해 쓴 작품으로, 2017년 5월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초연된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된 동명의 국악극을 누구나 읽기 쉽게 다듬었다. 관객들이 무대로만 만나 온 작품을 책으로 접하게 된 것이다. 진도 바닷가 호동마을엔 방귀를 잘 뀐다고 소문난 뽕 함마니가 살고 있다. 어느 날 호랑이 떼가 나타나 마을을 휘젓고 다니자 사람들은 바다 건너 모도로 떠난다. 홀로 남은 뽕 함마니는 방귀 힘으로 호랑이들과 맞서다 친구가 되고, 호랑이들은 그간의 못된 장난을 뉘우친다. 한편, 호동마을을 떠난 사람들은 뽕 함마니를 두고 온 죄책감과 그리움, 배고픔에 괴로워한다. 이 소식을 들은 뽕 함마니는 밤낮없이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이에 감동한 용왕이 진도와 모도를 잇는 바닷길을 열어 준다. 신비한 현상에 얽힌 설화, 방귀로 호랑이와 맞서다 친구가 되는 반전, 고갯길처럼 굽이굽이 이어지는 호생원의 사연, 너나없이 어우렁더우렁 살아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 나눌 것들을 안겨 준다. 또 마당극의 무대 활용 방식과 입방귀연주단의 역할, 풍물과 민요 가락 등 전통극 요소들을 극에 녹여내 멋과 정취를 드러냈다. 특히 진도 지역 사투리의 차진 맛, 밀고 당기듯 주고받는 대사와 몸짓의 신명, 곳곳에 부려 둔 익살과 해학, 노랫말에 가락을 붙여 보는 데서 오는 재미가 아이들을 현대적으로 해석된 전통극의 세계로 성큼 다가서게 한다. 최기우 작가는 어린이들이 희곡 문학을 즐겁게 경험하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쉽고 재미있게 연극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과 장면을 더하고 다듬었다라면서 전체 이야기는 4막 11장이지만 하나의 막으로도 충분히 독립된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최기우 작가는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으며, 그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10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저서는 희곡집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와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0 17:18

안숙선 명창, 2021년 문화예술발전유공자 은관문화훈장 수상

남원 출신 안숙선 명창(72)이 2021 문화예술발전유공자 정부 포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하는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해 문화 향상과 국가 발전에 기여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은관문화훈장은 금관문화훈장에 이어 2등급에 해당한다. 안숙선 명창은 창극, 완창 공연과 현대적인 무대까지 다채로운 공연활동 및 후학양성 및 기관의장으로 우리 소리를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 보유자로 국악 전문 복합문화시설 조성, 춘향제 제전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악에 대해 널리 알렸다는 평이다. 앞서 안숙선 명창은 국가문화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9년에 옥관문화훈장(4등급)을 수여받은 바 있다. 남원 산동면 출생인 안 명창은 지난 1979년 국립창극단 입단을 시작으로 국립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86년 남원 춘향제 춘향국악대전 대통령상, 1998년 프랑스문화부 예술문화훈장, 2011년 의암주 논개상, 2013년 만해문화예술부분 대상 등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김선찬
  • 2021.10.19 17:31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56)어휘와 어법에 천착, 비평의 새 길 연 오하근 평론가

오하근 평론가 오하근 평론가는 1941년 전라북도 김제시 성덕에서 부 오해준과 모 선준량 사에서 3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김제초등학교 졸업하였고, 김제중학교와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1964년 전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부안여자고등학교와 전주해성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였으며, 1975년 전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후 군산공업전문대학(현 호원대학교) 교수를 거쳐 1982년부터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를 재직하였다. 1989년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김소월 시의 상징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985년 뉴욕의 주립대학과 연변대학의 교환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오하근 평론가는 어려서부터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었으며, 중학교 다닐 때 『무정』, 『유정』, 『단종애사』와 『원효대사』 등 이광수 소설을 섭렵하였다. 전주고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시인 신석정, 김해강, 백양촌 선생이 소개되는 광경을 보면서 찬탄과 경이에 빠졌다고 술회한 바 있다. 전주고 1학년 때 서라벌예대에서 주최하는 전국고등학교 현상문예에 시 「옛날」이 당선되었는데, 담임 선생님 옆자리에 앉은 신석정 선생이 이를 크게 칭찬해주었다고 한다. 바로 그 순간부터 운명과도 같은 신석정 시인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석정 선생을 모시고 강인한, 오홍근, 강일부 등과 함께 맥랑시대라는 동인회를 결성하여 활발하게 문학 활동을 하였다. 1960년 전북대학교에 입학해서는 그는 의외로 소설을 썼고, 3학년 때는 전북대학신문사 주최 현상문예에 소설 「신화」 가 당선되었다. 당시 그와 함께 시에 당선된 장지홍, 수필에 당선된 김형진은 훗날 오하근이 주축이 된 『문예가족』의 멤버가 되어 많은 활동을 하였다. 대학 시절 김교선, 이기우, 천이두 등의 지도로 문학평론에 몰두하였으며, 마침내 1981년 『현대문학』에 「불, 그 영원한 조합」이라는 평론이 추천 완료되었다. 그 후 그는 우리 문단의 깐깐한 평론가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특히 해석의 오류로 먹칠 된 작품들에 대한 바로 잡기에 앞장서면서 한국문학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연구 저서들을 다수 출간하였다. 『김소월 시어법 연구』를 비롯하여 『한국현대시 해석의 오류』, 『전북현대문학(상, 하)』 등의 역작을 저술하였다. 그는 1970년대 초 석정 선생의 추천으로 시 부문에 등단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사양하고 그로부터 10여 년 후 평론으로 등단하여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 이상 평론가로 활동하였다. 그는 부안여고에 재직하면서 「국정 중학 국어에 나타난 오류」(신동아)와 「인문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나타난 오류」(전북일보)를 발표하여 당시 교과서의 문장, 문법, 표현법 등 수많은 오류를 지적하여 바로잡게 하였다. 오하근 평론가는 작품 속의 어휘와 어법에 집요하게 천착함으로써 새로운 평론의 길을 열었다. 그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던 『김소월 시업법 연구』(1995)를 비롯하여 많은 평론에서 작품의 어휘와 어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끈질긴 연구가 이루어졌다. 또한 「어느 선각자의 도전과 좌절」이라는 글에서는 현대문학사에서 외면당했던 많은 작가를 새롭게 조명하여 우리 문단을 풍성하게 하였다. 호병탁은 『문예연구』(2018년 96호)의 기획 추모특집 「오하근론」에서 그가 한국 문학사에 끼친 공로를 두 가지 관점에서 밝힌 바 있다. 첫째는 작품 속의 어휘와 어법을 제대로 잡아주어 작품 해석의 물꼬를 제시하였다. 특히, 문학작품 중에서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작품, 해석에 논란이 있는 작품, 고착된 오류가 있는 작품들을 골라 오류를 바로잡아 올바르게 해석하는 물꼬를 열었다. 다음으로는 전 북문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라고 하였다. 2010년 『전북현대문학』 상ㆍ하 권을 상재하여 전북지역 문인들의 작가론과 작품론을 개진하여 전북문학의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현대문학의 초창기 유엽(柳葉,1902-1975)으로부터 시작된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전북문학사를 다듬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최명표는 「자세히 읽기와 지역에서 살기」라는 오하근 추모 기획특집에서 그의 공로를 김소월 시 정본화 작업으로 소월 시 연구의 활로를 모색하였으며, 전북문학을 정리한 점이라고 하였다. 문신은 오하근의 비평은 어김없이 진정성이라는 해석이 뿌리를 내렸다고 하면서 오하근은 해석의 힘을 사랑했고, 해석의 힘으로 비평의 지평을 열어가고자 했다라며 그의 비평적 진정성은 후학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오하근은 이렇듯 평론에 굵직한 획을 남겼으며 크게 영달할 기회가 있었지만, 한평생 고향에서 후학들 지도와 연구에 전념하다가 76세 되던 해인 2017년 11월 17일 밤 지병으로 별세하였다. 생전 고인과 함께했던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청운사 주지 도원스님을 비롯하여 동인회 문예가족, 전북대 국문과 제13회 동기생들, 금요회, 맥랑시대 가족들은 2019년 5월 3일 김제시 청운사 연지에 오하근 평론가 문학비를 세우고 그의 문학을 기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호병탁의 사회로 서재균 오하근문학비건립추진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안평옥 시인의 추모시 낭독이 있었다. 그의 제자 오용기은 『문예연구』(2018)의 추모특집에서 늘 함께했던 스승과의 사별을 안타까워하면서 스승의 문학적 열정을 다음과 같이 회억하였다. 선생님 웃음소리 기침소리 사이로 쟁쟁하게 되살아올 문학의 혼과 열정을 기다리렵니다. 평생을 두고 선생님께서 나누신 인정과 지성에 감동한 많은 분들이 살아 있는 백과사전을 무심코 찾다가 문득 빈자리 허전하게 더듬게 될지도 모르지만, 선생님은 그냥 가신 것이 아니라 봄 잎이 녹음 되고 단풍으로 천지를 채운 뒤 욱욱청청한 숲에 침잠함으로써 오히려 새 날 다시 뽀땃이 암냥하는 순리로 돌아오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 문예연구 96호(2018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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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9 17:26

서울을 산책하며 공간의 기억을 담다

사라져 가는 서울 근현대 건물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작가 김동욱이 23일부터 11월 7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서울, 심야산보(深夜散步)Ⅱ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김 작가가 인적이 끊긴 밤 시간에 담은 건물들의 모습 20여점을 선보인다. 주인공인 건물은 심야의 거리에서 가로등 불빛에 생경한 외벽과 창틀을 빛내며 쟁쟁한 풍모로 드러난다. 종로와 을지로, 한강로 그리고 서울역 부근에 열차의 대열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열한 상가주택들이다. 후줄근하고 기가 빠진 듯한 저층의 콘크리트 타일 건물이나 격자창 혹은 격자 틀로 건물 앞면을 구획한 3~5층 건물들이 줄지어 있거나 단독으로 있는 모습, 거대한 빌딩군 후면에 웅크린 품새로 있는 장면을 작가는 찍었다. 이 건물들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0년대 말이나 1960년대 초중반에 지어져 과거 수도 서울의 대도시 가로 경관의 상징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사진을 통해 과거의 도시역사, 일상역사의 지층을 발굴할 수 있다. 작가가 심야산보라고 명명한 이유도 과거 근대의 시간을 적립하기 위해서다. 기억이 쌓이지 않는 지금 시대의 삶과 공간에다, 찍고 적고 기록한 옛 건물 사진과 자료를 통해 과거의 시간을 발굴하고 꺼내놓는 작업이다. 김 작가는 도시에 밤이 오면 낮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며분주히 움직이던 자동차의 행렬, 생계를 잇기 위해 바쁘게 오가던 사람도 사라지고 어둠에 묻히면, 신축빌딩 사이에 남루하게 서있던 오래된 건물이 당당하게 다가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가 어떻게 생기고 바뀌어 왔는 지를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작가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개인전은 서울, 심야산보, 사진풍경등 21차례 열었으며, 단체전은 서울로맨스, Seoul soul of Korea등 24차례 참여했다. 저서는 <서울, 심야산보(深夜散步)>, , <農民: 또 다른 백년을 기다리며>가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2008년과 2009년 송은미술대상 입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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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0.19 17:09

코로나19가 바꾼 우리의 삶…모토분국제사진전

아트앤컬쳐코리아(이사장 곽풍영)가 주최하는 모토분 국제 사진전이 오는 24일까지 크로아티아 모토분에 위치한 아트 갤러리 Pet Kula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The World Breathes again(세상이 다시 숨 쉬다)이다. 전시에 참여한 9개국 31명의 사진가는 코로나19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들의 삶과 주변을 기록했다. 한국의 박영삼 작가는 서울 도심 속 차들을 일상의 멈춰짐과 이어짐으로 표현했다. 백미숙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춘포의 골목길에서 본 대문 밖에 세워진 빗자루에서 타인의 배려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한국인의 정서를 사진에 담았다. 모토분 아트 갤러리 Pet Kula David Matkovic 대표는 이번 모토분 국제 사진전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 전시다. 이스트라반도에서 오래되고 아름다운 모토분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감동적인 전시를 선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트앤컬쳐코리아 곽풍영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작년을 제외하고, 2021 로마국제사진전에 이어서 크로아티아 모토분에서도 국제 사진전을 개최하게 됐다. 한국 사진작가들의 독창적인 사진 작업을 해외에 소개하고 각국의 작가들과 소통할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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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0.18 17:16

국립무형유산원, “영상 보고 힐링하세요!”…영상 콘텐츠 5편 공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 휴(休), 무형유산 무형유산 영상 콘텐츠 5편을 공개했다. 휴(休), 무형유산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립무형유산원이 제공하고 있는 비대면 힐링 콘텐츠 서비스다. 이번에 공개한 나답게, 평택농악 이수자 김지훈 ON과 육아빠, 평택농악 이수자 김지훈 OFF에는 무형문화재 전승자로 사는 삶과 한 사람으로 사는 삶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코로나19를 살아가는 무형문화재 전승자의 고민과 일상을 영상 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그려냈다. 나전국화덩쿨무늬 북엔드는 올해 <무형유산 UCC 영상 공모전> 당선작으로, 나전칠기 기법을 활용하여 생활 소품인 북엔드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자연과 무형유산에서는 자연의 재료가 전통공예 기술을 거쳐 일상의 물건으로 재탄생하는 이야기를 보여 준다. 빈녀난타품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인 연등회의 기원 설화에 대한 그림자 애니메이션이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 속에서 무형유산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지속해서 서비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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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0.18 17:16

송준 네 번째 개인전 ‘Blue Eclipse Episode’

달의 월식과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이 찾아온다. 미술작가 송준이 19일부터 31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 제2전시실에서 자신의 네 번째 개인전 Blue Eclipse Episode를 연다. 전시에서는 미술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송준 작가는 실제와 다르게 세상을 본다. 파란색이 자신이 주로 쓰는 색인데, 달에도 파란 색을 입힌다. 보통 사람이 달을 바라보고 체감하는 색과는 다르다. 보통사람이 느끼는 달의 이미지도 해체한다. 그의 달에는 작가가 현재 겪고 있는 복시(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 불면증, 무의식 등을 반영하고 있고, 그가 바라보는 자연의 소나무, 나비 등도 담겨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달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전제하에 자신이 바라보는 달만을 표현한다. 작품의 표현방식도 다른 예술가들과 많이 다르다. 그는 이번에 전시하는 모든 작품을 붓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주재료인 봉채를 녹이고 번져 확산시킨 Diffusion Painting방식으로 완성했다. 작품의 전시방식도 시간과 의식의 흐름을 반영한다. 입구에서부터 나가는 곳까지 월식과정에서 나타나는 달의 변화를 오롯이 담아내고, 자신 생각의 변화과정을 나타낸다. 전주문화재단 신진예술가 6기 출신인(2019) 송준 작가는 동문그림가게 4차 전시, 아트와(ARTWA) 아티스트 셀프 마케팅 7기 전시 등 다수 다체전에 참여했으며, 개인전은 2018년부터 3차례 열었다. 치과 대학을 다니다 그만 둔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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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0.18 16:57

청목미술관 ‘전주시 어린이 주거복지 그림공모전 수상작’ 전시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 19일부터 25일까지 2021 전주시 어린이 주거복지 그림 공모전 수상작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1 어린이 주거복지 그림 공모전수상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작품 가운데 10점은 지난 7일 열린 전주시 주거복지 박람회와 연계해서 선정한 수상작이고, 다른 작품 10점은 동일한 심사 절차를 거쳐 선정한 청목상 10점이다. 청목상 수상대상으로 선정된 어린이들은 전시 첫날인 19일 오후 4시 청목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여한다. 수상자는 권나윤(완산초), 김민지(완산초), 윤혜미(완산초), 민선우(신성초), 임채빈(중산초), 정수인(풍남초), 배유란(양현초), 장세나(양현초), 김영민(효문초), 김규나(온빛초) 10명이다. 박형식 이사장은 살기 좋은 집, 따뜻한 세상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이의 주거권 보장에 대해 바른 관점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자신의 생각을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초등학생 수상자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적 기량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시주거복지센터에서 주관했던2021 전주시 어린이 주거복지 그림 공모전은 8월 10일부터 9월 15일까지 열렸다. 그림 그리기 주제는 집의 소중함(부제:집은 왜 필요할까요?)과 내가 생각하는 집(부제:살기 좋은 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며, 참가대상은 초등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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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0.18 16:57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나는 인구 조사원이 아니올시다 3

이런 궁핍하기 이를 데 없는 생활 속에서도, 2남2녀 중 유일한 생존자로 이제 어른이 된 티투스와 실질적으로 두 번째 부인인 핸드리케의 협력으로 더욱 더 순수하게 그림만 그릴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파산과 인기의 저하 등 일련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시인 얀 포스는 그에게 암스테르담 최고의 화가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각박하기만 했다. 그가 죽기 6년 전에는 그토록 그를 섬기던 핸드리케가 세상을 버리고 아들 티투스도 그의 죽음 전 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으니 자기를 감싸고 있던 가족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가 63세 되던 3월 아버지 없는 티투스의 딸 티티아가 태어났으나 그 손녀도 그의 외로움을 달래주지는 못하였나보다. 그 해 10월 그는 자기에겐 유난히 영욕의 세월이었던 이승의 끝을 맞이한다. 야경夜景이라는 그림의 블랙코미디 같은 에피소드를 보면 참 세상의 허무함이 느껴진다. 당시 암스테르담의 시민들은 유머 감각보다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들 중의 한 무리가 렘브란트에게 멋지게 군복을 차려 입은 자기들의 모습을 그려줄 것을 주문했다. 사람이란 밖에 나가면 어쩔 수 없이 그 비중에 따라 우열이 가려지지만 스스로 자신을 비하시켜서 좋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렘브란트는 같은 돈을 받은 그 사람들을 공평한 크기와 명암으로 그리지 않고 어떤 사람은 크게 그리면서도 많은 빛을 주고, 또 어떤 사람은 절반은 햇빛 속에 절반은 어둠에 있게 하거나 아예 그늘 속에 눈만 그려 넣는 등으로 표현하였으니 같은 돈을 내고도 열등하게 그려진 사람들이 분노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들의 증오는 분노로 바뀌고 급기야는 렘브란트가 그때까지 쌓아놓은 최고의 명예와 부를 헐뜯기 시작했다. 주문은 점점 없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 길 끝이 파산 신고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독백하였다. 나는 인구 조사원이 아니올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18 16:57

7세기 백제 미륵사 석등, 디지털로 재현

7세기 백제 무왕 때 창건한 최대 규모의 절터 익산 미륵사지에 있던 석등이 옛 모습을 되찾을 전망이다. 석등은 사찰 경내에 불을 밝히기 위해 설치한 등기로 부처의 가르침을 상징한다.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은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특별전 백제의 빛, 미륵사 석등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의 미륵사지와 고대 불교사원 조사사업 가운데 창건기 미륵사 석등의 디지털 복원 사업 결과를 공개하는 자리이다. 전시에서는 미륵사지 곳곳에서 발견된 석등 부재 13점을 모아 실측조사를 실시한 뒤 디지털로 복원한 옛 모습을 선보인다. 전시실에서는 석등과 관련한 실감콘텐츠 6종도 경험할 수 있다. 관람객은 미륵사지 석등 부재를 3D로 스캔해 제작한 모형을 직접 조립하거나, 높이 6.6m 대형 화면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석등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미륵사 석등을 연등(燃燈)으로 제작한 뒤, 불을 밝히는 점등의식도 체험할 수 있다. 현전하는 익산 미륵사지 석등 옥개석화사석상대석, 부여 가탑리 석등 하대석, 공주 탄천 정치리 석등 하대석 등 유물 38점도 전시한다. 관람객에게 한국 석등의 기원을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관람객이 실제 백제 사찰안에 있던 석등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도록, 부여 외리에서 출토된 산수무늬 벽돌(山水文塼)을 모티프로 활용한 3D 홀로그래픽 글래스 아트도 선보인다. 백제 석등의 원형을 다각도로 살펴보려는 목적이다. 최흥선 관장은 석등은 우리나라 불교 사찰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흔하지만, 흔한 만큼 사람들의 눈길이 잘 닿지 않는다며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백제 석등에 대한 많은 관심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립익산박물관은 미륵사 석등과 우리나라 석등의 기원에 대한 조사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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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0.18 16:57

천주교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에 ‘세계평화의 전당’ 개관

전주 치명자산성지에 세계 평화의 전당이 개관했다. 치명자산성지는 신유박해(1801년, 조선순조 1년) 순교복자 유항검 가족과 순교자들의 묘소가 있는 천주교 성지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지난 16일 완산구 대성동 치명자산성지에 세워진 세계평화의 전당 유항검 홀에서 개관식을 열었다. 교구장 김선태 주교 주관으로 열린 이날 개관식에는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성주 국회의원, 주한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축복미사, 교황 축복장 전달, 축하연 순으로 진행됐다. 송하진 도지사는 세계평화의 전당은 세상을 향해 열린 사랑의 방주라는 기치처럼 생명 존중과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 마음을 치유하는 장소라며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해 즐길 거리가 가득한 열린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평화의 전당은 지난 2015년 10월 문화광관체육부 국고보조금사업으로 확정된 후, 기본계획과 건축설계용역,인허가 완료, 계약 및 착공, 공사를 거쳐 올해 5월 준공했다. 건립 예산은 총 296억9000만원이다. 3만9053㎡부지에 지상 3층 규모(연면적 9359.31㎡)로 건립된 복합문화시설로 피정연수관, 컨벤션홀, 전시장(보두네홀), 객실 76개(2인실가족실), 세미나실, 식당, 카페, 상담사목 센터 등을 갖췄다. 치명자산성지를 치유와 내적 평화의 명소로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으며, 인근 전주한옥마을과 연계해 순례객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대중 문화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0.17 17:19

[2021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개막공연…범은 자꾸 내려오고, 제비는 해마다 날아온다

범이 내려온다. 어린 소리꾼들이 되살려낸 범이 송림 깊은 곳을 벗어나서 모악당 무대 위를 다시 거닌다. 교향악단과 국악단 서른 명이 모두 어린이들이다. 소리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의 떼창은 관(管)과 현(絃)을 모두 뚫고도 남을 만큼 맑고 높다. 저 비스듬한 붙임새의 엇모리는 이제 세계인의 감각세포 끝 끄터리까지 쉽게도 들쑤셔놓는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어언 스무 살이다. 조소녀, 지성자, 김일구, 안숙선 등 이십 년을 되돌아보는 명인들의 목소리에는 짙은 감회와 자부심, 다시 근원을 찾아가려는 (Re;Origin) 의지가 가득하다. 장인숙, 이항윤, 조상훈, 김세미, 방수미, 박애리, 정상희, 이제는 중견이 된 소리판의 기둥들이다. 조세린, 정보권, 이정인, 박동석, 정이안까지, 이 무대와 판에서 성장한 젊은 예인들, 그리고 곽풍영, 박진희, 주영광, 소리천사를 비롯한 수많은 스탭들의 표정에도, 영원한 응원단장 윤중강, 든든한 뒷배 최동현과 국내외 여러 평론가들의 덕담에도 고마움과 기대가 넘쳐난다. 아, 소리축제가 이 스무 해 동안 해낸 일들은 조선 호랑이 수천 마리가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타고 어흥 어흥 내려오는 일과 견줄 만하다. 판소리라는 장르는 그 존재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다. 길어야 삼백 년쯤 되는 기간에, 사람의 목소리 하나로, 계층과 장르, 지역을 가로질러서 온 세상을 들썩이게 할 음악적 현상이 빚어진다는 것은 그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져온 당대 민중들의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명창들의 부단한 수련, 그리고 주변 장르와의 소통과 포용력 덕이다. 그런 점에서 판소리의 진정한 근원(Origin)은 언제나 새로운 생각과 실천, 공존과 포용의 정신이다. 그렇게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새로운 소리들의 발신지이자 한 복판 자리에 판소리가 있다.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월드뮤직 축제라는 정통성은 그렇게 확인되었고 20년 동안 소리축제는 그 길 위에서 흔들림 없이 성장해온 것이다. 월드뮤직 축제의 전범인 워매들레이드(WOMADelaide)에 견줄 만한 축제라는 찰리 크루이즈만의 찬사에, 워매드의 토마스 브루만 총감독과 Sori-WOMAD 계약서에 사인을 하던 2005년 봄의 애들레이드 보태닉 파크 잔디밭이 떠오른다. 당대 명창 세자리아 에보라와 안숙선 위원장이 한 무대에 서던 기억도 그 곁에 있다. 소리의 전당을 둘러싼 건지산의 기운도, 한옥마을과 거리 구석구석의 흥청거림도 다시 스무 해, 이백 해를 넘어 영원하기를-. 흑운 박차고 백운 무릅쓰고 권삼득 더늠으로 설렁설렁 돌아오는 강남제비들이랑, 백두대간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는 저 범들도, 그 걸음 멈추지 말고 세상 구석구석 두루 돌며 전주가 보내는 잔치의 소식을 자꾸 자꾸 실어 나르기를-. 전주에서 극작, 연출가, 축제감독으로 살아왔다. 사십대의 한복판에 소리축제와 더불어 지낸 것을 큰 행운이라 여기며, 여전히 소리축제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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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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