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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④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 3편 최초 상영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영작인 민환기 감독의 <노회찬, 6411>, 임흥순 감독의 <포옹>, 테드 펜트 감독의 <아웃사이드 노이즈> 등 3편이 최초로 공개돼 관객들과 만났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영화제가 직접 투자제작 지원하는 만큼 영화제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프로그램. 영화 상영 후 이뤄진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제가 선택한 감독과 작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저는 쉬운 희망이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무엇인가를 바꾸고 실천하려면 제대로 알아야 하죠. 고(故) 노회찬 의원과 진보정당운동이 어떤 환경과 역사 속에서 벌어졌다는 걸 알리는 게 제 의도이자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민환기 감독은 영화 제작 승낙 이유를 밝히며 노 의원은 선동을 위한 얘기를 할 때조차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걸 듣는 타인에 대해 고민한다고 생각했다. 보통 정치인과는 조금 달랐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노 의원을 시작점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40~50년 뒤에도 그대로 꿈꾸고 있었던 분인 것 같다. 세월이 흘러도 자기합리화하지 않고, 당대에 꿈이 실현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감독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2009), <미스터 컴퍼티>(2012) 등 그룹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노회찬, 6411>는 그의 첫 인물 다큐멘터리다. 그동안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담는 다큐를 찍어왔습니다. 현장은 대체로 일상인 경우가 많아, 반복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찍다가 제가 없어도 잘 모릅니다(웃음). 그런데 인물 다큐는 인터뷰 순간, 인터뷰이와 대결해야 하고 회피할 수 없죠. 그런 부분이 저에겐 힘들었습니다. 180분 분량의 영화는 연대기순으로 편집돼 있다. 이에 대해 감독은 진보정당운동 안에서 노 의원을 보여주려는 게 가장 컸다. 그렇게 됐을 때 개인 노회찬도 이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즉 인물을 통해 정치운동사, 정치운동사를 통해 인물을 다룬 다큐인 셈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노회찬, 6411>은 100% 완성되지 않았다. 감독은 정확히 말해 <노회찬, 6411>은 제작 중인 다큐다. 성사되지 않은 노 의원의 아내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인터뷰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노 의원의 3주기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다. <포옹>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역설을 나타낸다. 임흥순 감독은 어느 날 포옹하고 입맞춤하는 꿈을 꾼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이런 것들이 코로나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리두기의 다른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옹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부연했다. 영화는 코로나 상황에 영화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직접 촬영한 이미지와 사연을 재구성한 실험적인 작품이다. 임 감독은 각국 참여자들에게 5가지 질문을 보낸 뒤, 휴대전화로 3분가량 찍은 영상을 보내달라고 했다며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지역 민담과 설화 등 소재의 제한을 두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과 접촉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에는 특별히 지역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GV에서는 지역별인종별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는 질문을 받았다. 임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굳이 지역을 구분해서 명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또 잘 모르는 나라에 대한 풍경들을 좀 더 새롭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웃사이드 노이즈>는 <숏 스테이>(2016), <고전주의 시대>(2017)를 연출한 테드 펜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앞선 두 작품 모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만큼 감독과 영화제의 인연은 깊다.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인 감독은 이 프로젝트 자체가 재밌다며 미국인이 독일에 거주하면서 빈과 베를린 이야기를 찍고, 한국 관객에게 처음 보여주는 것이 저에겐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불면증을 겪는 독일 빈의 다니엘라와 베를린의 미아가 각자의 집을 방문하고 여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감독은 영화에서 장소는 보는 관점의 변화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2016년 다니엘라와 미아를 만났는데, 실제 인물을 캐릭터로 만들어 그들이 사는 장소에 주목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처음 생각했습니다. 다니엘라와 미아가 각각 사는 곳이 있지만, 어떤 곳에 정착하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쉼 없음이란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은 장소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어느 한 지점에 정착하지 못한 상태다. 감독은 등장인물들은 모두 인생의 한 시점에 있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도 전작과 동일하게 16㎜ 필름으로 촬영됐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이미지적사운드적 대조가 두드러진다는 것. 화면은 자연광에 의해 어둠에서 밝음으로 큰 대조를 이룬다. 감독은 자연광이 대화의 무드와 함께 바뀌는 게 좋았다며 제가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을 남겨뒀을 때 생기는 변화가 영화에 잘 맞았다고 밝혔다. /문민주김세희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21.05.06 20:00

[임진왜란·정유재란 속의 전북] 전세 뒤집은 이치전투

웅치전투(진안과 전주 경계)에 이어 금산과 전주의 경계지역에서는 전라도를 다시 침공하려던 왜군과 조선관군의병 사이에 2차전이 벌어졌다. 바로 이치전투이다. 이 전투는 조선에 불리하던 전세를 역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승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라도에서 군량물자를 조달하려던 왜군의 전략을 무력화해, 한반도 북쪽까지 뻗친 전선을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전라도 남부에 있는 조선 수군의 거점까지 사수해 이후 벌어진 해상전에서 우위에 점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당대 문헌사료에서도 왜군들이 이치전투를 조선 3대 전투 가운데 첫 번째로 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치전투 이후 왜군이 전라도로 침입하지 않은 관계로, 임란극복에 있어서 김시민의 진주대첩과 이순신의 한산도대첩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웅치안덕원 전투 이후 전라도 상황과 이치전투 전개과정, 당대의 평가, 전투가 임진왜란사에서 가지는 의의 등을 재조명한다. 1592년 7월 8일 웅치전투가 끝난 뒤, 왜군은 금산성에 머무르며 인근지역을 노략질하면서 여전히 전라도를 위협했다. 특히 7월 20일에는 진산에 침입해 관사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에 전라도 관군은 대대적인 전투 준비를 했다. 전라감사 이광은 웅치전투 당시 남원을 지키던 전라도절제사 권율에게 관군 1500명을 이끌고 이치로 가서 주둔케 했다. 당시 안덕원에서 적을 격퇴한 황진도 소식을 듣고 이치에 가서 진을 치고, 휘하 장수인 공시억위대기, 의병장 황박과 함께 전투에 대비했다. 전북대 사학과 하태규 교수는 통상 웅치전투와 이치전투가 7월 8일 같은 날에 전개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선조수정실록>, <난중잡록>, <이치주첩서>, <쇄미록>등 문헌사료를 보면서 웅치전투 이후의 전황을 분석하면 다른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치전투는 8월 17일께 발발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남원 의병장 조경남이 쓴 <난중잡록>, 조선후기 실학자 이긍익이 편찬한 <연려실기술>, 관찬사서 <선조수정실록>에 따르면, 웅치전투가 끝나고 금산성에 머물던 왜군 6번 대장 고바야카와 다카가게(小早川隆景)는 1592년 군을 이끌고 이치를 향해 공격해 왔다. 동복현감 황진은 공시억위대기황박과 함께 제일선에서 부대를 맞아 대접전을 벌였다. 전투 중 황진은 적의 조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고, 이에 사기가 오른 왜군은 진채(陣寨)로 뛰어들었다. 공시억위대기황박은 이런 사태에 필사적으로 방어했고, 이 때 전라도절제사 권율이 장수를 독려하며 죽음을 무릅쓰고 치고 나갔다. 황진도 상처를 움켜쥐고 다시 싸웠다. 결국 왜군은 크게 패해 무기를 다 버리고 달아났다. 다만 황박은 이 전투에서 순절했다. 관찬사서 <선조수정실록>은 이치전투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웅치안덕원 전투에 이어 이치전투에서도 승리를 거둬, 이후 왜군이 곡창지대인 전라도를 침공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차단해서다. 당시 왜군은 이치전투에서 금산성으로 물러났다. 이 때 충청도 의병장 조헌과 영규대사 승병은 이들을 공격했으나 패했다. 그러나 왜군은 이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투 직후 전라도를 공격하지 못했다. 이를 기회로 전라도 관군은 금산성에 머무는 왜군을 간헐적으로 공격했다. 결국 9월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전황이 불리해진 일본군은 경상도, 성주, 개령 반면으로 철수했다. <선조수정실록> 26권 선조25년 7월 1일 기사에서는 왜적들이 조선의 3대 전투를 일컬을 때 이치(梨峙)의 전투를 첫째로 쳤다고 나와 있다. 33권 도원수 권율의 졸기(돌아가신 분에 대한 마지막 평가)에서는 이치의 승리와 행주의 대첩은 비록 옛날 명장이라 하더라도 어찌 그보다 더하겠는가. 국가가 중흥의 업을 이룬 것은 실로 이에 힘입은 것이니,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최근 역사학자들은 이치전투를 전세를 뒤집은 전투로 평가한다. 육상 승전을 계기로 수군이 재해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데다, 호남에서 군량물자를 조달하려던 왜군 전략을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하태규 교수는 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들자, 왜군은 전라도에서 부족한 군량과 물자를 조달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며 그러나 웅치이치 전투로 인해 전라도 점령이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군은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전선의 보급선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면서 결국 평양과 함경도까지 뻗쳐있던 전선을 경상도 지역으로 축소했다.고 부연했다. 국방대학교 노영구 군사전략학과 교수는 왜군을 금산에 붙잡아 조선 수군의 거점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저지한 효과도 있었다며 이는 조선이 해상전에서 제해권을 장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왜군이 계획대로 전라도를 점령해 식량조달과 부대관리를 원할하게 했다면 조선 전역이 위기에 처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치전 주역 동복현감 황진 황희 정승(1431~1449)의 5세손인 황진은 1550년 남원에서 출생했다. 본관은 장수다. 1576년 무과에 급제해 선전관에 임명됐으며, 1583년 여진족 3만 여 명이 함경도 북부를 침입한 이탕개(泥湯介)의 난에도 참전해 공을 세웠다. 이후 황윤길김성일이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갈 때 함께 했는데, 다녀온 뒤 일본의 침공을 예견했다. <선조수정실록>에는 일본에 다녀와 왜변이 장차 일어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매일 공무가 끝나면 곧바로 말타기와 활쏘기를 부지런히 익혔다고 나와 있다. 1591년 동복현감으로 임명됐으며, 이듬해 임진왜란을 맞았다. 당시 황진은 안덕원에서 일본군을 격퇴하고, 권율과 함께 웅치전투의 주역이 됐다. 황진의 활약상과 평가는 사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려실기술>과 <선조수정실록>은 적이 낭떠러지를 타고 기어오르자 황진이 나무를 의지해 총탄을 막으며 활을 쏘았는데 백발백중이었다. 종일토록 교전해 적병을 대파했는데, 시체가 쌓이고 피가 흘러 초목(草木)까지 피비린내가 났다고 기록했다. 1593년 충청도 병마절도사로 진주성 전투에 참여했고, 백성과 함께 토산을 쌓아 적을 격퇴시켰다. 그러나 격퇴한 성벽 밖의 적의 동향을 살피던 중, 시체 속에 숨어있던 왜군이 쏜 총에 이마를 맞아 전사했다. 당시 황진의 전사소식을 들은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황진이 죽었으니, 나랏일이 어긋나게 됐다고 했다. 사후, 조정에서는 좌찬성에 추증하고 정려를 내렸다. 진주의 창렬사, 남원의 정충사에 제향됐다. 시호는 무민이다. 노영구 교수는 황진 장군은 공훈을 보면 역사적으로 크게 평가받아도 손색이 없다며 그러나 임진왜란의 많은 영웅들이 쓰러지던 1593년 4월~6월에 유명을 달리해 업적이 묻힌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5.06 17:53

[신간] 동시의 텃밭을 가꾼 시인

임숙례 시인이 동시집 <동시가 있는 텃밭>(소년문학)을 출간했다. 임 시인의 시집은 참 이채롭다. 글을 썼을 뿐만 아니라 표지화와 삽화도 직접 그렸다. 특히 표지화는 시집 제목처럼 텃밭에 나비, 무당벌레, 잠자리가 어우러져 동시의 분위기를 풍긴다. 표제작인 동시가 있는 텃밭은 시인의 시적 특질을 잘 드러낸다. 시인은 어린이의 동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연친화적이면서 정감 있는 표현을 구사한다. 텃밭에 가면 동시 소리가 들려요/찌르르르 찌르르르//텃밭 채소들은/동시소리를 먹고 살아요. 대중감성에 맞춘 쉬운 표현과 어휘도 많다. 이를테면 하트 뿅뿅, 아빠표 고등어구이, 닌텐도 스위치, 아빠 손과 같은 것들이다. 많은 작품이 밝고 명확하다. 윤이현 한국아동문학회 고문은 시인은 독자인 어린이를 생각하며 먼저 동심을 일구고, 그 밭에서 동시를 경작하고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제대로 된 동시 농사를 짓고 싶은 것이라고 평했다. 임숙례 시인은 시와 산문에서 수필로, 소년문학에서는 동시로 등단했다. 현재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동심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7회 전라북도 주부백일장 우수상, 제6회 녹색수필상을 받았다. 산문집은 <가끔씩 뒤돌아보며 산다>, <좋은 생각으로 살고 싶어요>, <할머니의 보물창고>를, 시집은 <꿈을꾸며>를 펴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05 20:07

전주영화제 국제경쟁 대상 ‘파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나탈리아가라샬데 감독의 파편이 선정됐다. 한국경쟁부문 대상은 이재은임지선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에게 돌아갔다. 전주국제영화제는 5일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특별부문(넷팩상, J비전상, 다큐멘터리상)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국제경쟁 심사위원인 배종옥 배우는 국제부문 10편을 심사했는데 젊은 감독들의 독창적인 시선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첫 작품으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작, 기존의 네러티브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 일반인들의 연기를 멋진게 끌어낸 연출력을 가진 영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상은 마르타 포피보다감독의 저항의 풍경이 수상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친구들과 이방인들(감독 제임스 본)에게 돌아갔다. 국제경쟁 부문의 감독들은 외국에서 수상 소식을 미리 접하고 소감을 담은 영상을 보내왔다. 올해 10편이 본선에서 경쟁한 한국경쟁에서 배우상은 낫아웃의 정재광 배우, 혼자사는 사람들의 공승연 배우에게 돌아갔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너에게 가는 길(감독 변규리)을 특별 언급작으로 소개했다.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은 혼자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 창작지원상은 낫아웃(감독 이정곤)이 선정됐다.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도 이정곤 감독이 받았다. 한국경쟁 심사위원인 박흥식 감독은 보석같은 작품 10편을 심사하느라 상당히 어려웠다며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룬 작품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다. 총 25편이 본선에서 경합을 벌인 한국단편경쟁에서는 최민영 감독의 오토바이와 햄버거가 대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나랑 아니면(감독 박재현), 심사위원특별상은 불모지(감독 이탁)와 애니메이션 파란거인(감독 노경무)이 받았다. 왓챠가 주목한 단편상은 불모지,마리와 나(감독 조은길),마리아와 비욘세(감독 송예찬),역량향상 교육(감독 김창범),오토바이와 햄버거다섯 편이 선정됐다. 특별부문에서 넷팩상은 호시노데쓰야 감독의 재즈카페 베이시, 다큐멘터리상은너에게 가는 길이 받았다. 전북지역에서 출품한 영화를 지원하려는 목표로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J비전상은 이지향 감독의 스승의 날과 허건 감독의 연인이 받았다. 이지향 감독은 전주에서 처음로 영화를 시작했는데 이런 영광을 얻어 기쁘다고 했으며, 허건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역할을 해주신 배우와 스텝들에게 감사인사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5.05 20:02

[신간] ‘나이팅게일’ 전기 한국어판 발간

5월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앞두고 간호사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을 살펴볼 수 있는 나이팅게일 전기 한국어 번역판이 발간됐다. 대한간호협회는 영국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펴낸 대표적인 전기를 번역한 책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을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원제는 FLORENCE NIGHTINGALE: Celebrating her life and legacy이다. 이 책의 해외 번역판이 발간된 것은 한국어가 처음이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 영국)은 현대 간호의 창시자이자 전문직으로서의 간호사 시대를 연 위대한 개척자이다. 나이팅게일은 세계적으로 간호사를 일컫는 대명사이자 아이콘으로, 국제 간호사의 날은 나이팅게일 탄생일인 5월 12일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간호협의회(ICN)에서 1972년 제정했다. 책은 나이팅게일의 전 생애가 압축돼 있다. 총 13개 장으로, 각 장은 12쪽으로 간결하게 서술됐다.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면서도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소장한 사료를 농축한 고밀도의 글이다. 나이팅게일과 빅토리아 시대를 탐구하고 있는 전문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한국어판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책은 그동안 크림전쟁에서 등불을 든 귀부인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오히려 가려졌던 나이팅게일의 수많은 업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나이팅게일은 영국왕립통계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정된 존경 받는 통계학자이기도 하다. 관습과 제도의 벽을 깨고 강력한 변화를 주도한 개혁가이며 철학자이다. 간호와 보건의료의 새 길을 만든 개척자이며 리더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간호 노트(Notes on Nursing) 등 간호 관련 저술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200편 이상의 책과 기고문 등을 썼다. 영국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 측은 이 책은 나이팅게일의 빛나는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어판 발간은 국제 간호사의 날을 기념하는 매우 멋진 일이며, 대한간호협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2020년이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며, 세계 간호사의 해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고자 나이팅게일 전기의 표준 길잡이가 되어줄 책 출판을 추진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크림전쟁에서 희망의 등불을 들었던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간호 정신은 오늘날 코로나19 최전선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 한국 간호사들에게서 다시 발현돼 국민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고귀한 빛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교육용 비매품으로, 대한간호협회는 전국 간호대학과 국공립 및 어린이 도서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5.05 18:05

[신간] 달콤쌉쌀 시시(詩時)한 이야기…개밥바라기별

전재복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개밥바라기별>(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달콤쌉쌀 시시(詩時)한 이야기란 부제가 달린 이 시집은 겨울, 봄, 여름, 가을, 제5계절 순으로 생동하는 자연과 자신의 감성을 그려낸다. 얼음꽃, 봄비, 폭우, 낙엽 등 계절을 상징하는 시어는 계절감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특히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제5계절이 눈길을 끈다. 시인에 따르면 제5계절은 심중에만 담아 둔 말을 목청껏 외칠 수 있는 대나무숲과 같은 공간이다. 이경아 시인은 전재복 시인은 보편적인 재료에 수사적인 양념을 첨가해 맛깔스럽고 감칠맛 나는 시를 지어내는 요리사라며 독자의 허기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시집은 충분히 영혼의 양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재복 시인은 1972년부터 2008년까지 36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교감으로 명예퇴직했다. 1992년 한국시에서 시로,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한국문협, 전북문협, 표현문학, 전북시인협, 전북불교문학, 전북교원문학, 기픈시문학, 군산문협, 나루문학의 회원이다. 지난해 전북문학상, 샘터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시집 <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잃어버린 열쇠>, 산문집 <한 발짝 멀어지기 한 걸음 다가가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05 18: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지호 소설가 - 오주석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입춘 며칠 전 이웃 할아버지께서 허드렛물 흘려보내는 도랑을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장마를 염두하고 도랑의 살얼음 낀 진흙을 힘겹게 퍼내고 계셨습니다. 여름이 아직 멀었는데 어찌 서두르시냐 여쭈니 지금이 도랑을 정비해야 할 그때라고 무던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정정하신 분이니 이치에 닿는 말이라 믿고 돕기는 했으나 그 말씀을 온전히 믿지는 못했습니다. 잡초가 자라지 않은 살짝 얼어있는 진흙을 퍼내는 일은 입춘을 앞두고 몸을 풀기에 맞춤한 일이었습니다. 일에 신명이 붙을 때쯤 마실 다녀오시던 이웃 할머니께서 이때가 그때라며 좋은 날을 골라 도랑을 정비한다고 칭찬을 하셨습니다. 그때서야 할아버지에게 남은 믿음을 내어 주며 늙은 농부처럼 몇 계절 너머를 보는 이도 없다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이도 드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씨앗 안에 담겨 있는 우주, 오묘한 세상살이의 이치 등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경험과 연륜, 혜안이 있어야 하고, 보는 방법도 조금 배워야 하지요.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유추 할 수 있다는 것, 마음을 열고 애정을 가지면 시간과 공간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감각의 전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이 있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고 배운 책이 「오주석의 한국의 美(미) 특강」 입니다. 잘 가르쳐 주셨으나 저는 좋은 제자가 아니어서 아직도 이 책을 옆에 끼고 읽고 또 읽습니다. 이 책은 한국화를 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옛사람의 마음으로, 그림의 대각선 길이를 고려해서, 우상에서 좌하로 시선을 이동하며, 선과 여백을 따라 찬찬히, 논리와 이성,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서 등 그림 감상의 여러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방법도 방법이지만 대상을 보고 대하는 작가의 그 곡진한 마음을 배운 것을 저는 더 고맙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것도 스무 살을 갓 넘은 나이에 눈은 도구일 뿐이며 마음이 읽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함의를 헤아릴 수 있으며 객관적 사실을 전제한 실체적 감동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만져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배워 퍽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배운 그 방법과 마음은 글을 읽고 쓸 때, 사람과 세상,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등 여러 곳에서 요긴한 도구가 되어 저를 도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글을 읽을 때 마음이 아니라 눈으로만 읽을 때가 많습니다. 배운 것을 잊고 오만방자한 학생이 된 것이지요. 특히 시가 그렇습니다. 제가 오독 하고선 이미지를 통해 에둘러 말하는 시의 의미 전달 방식 때문이라고, 시인이 절제하고 덜어내는 과정에 너무 충실했다고 핑계를 댑니다. 문제는 조리개를 조절하지 못했던 제 마음의 눈과 함부로 셔터를 눌렀던 제 이성이었는데요. 시의 향기는 맡지 못하고 표현의 화려함만 찾았던 제 오감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이 책은 당신도 당신이지만 저에게 추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밀려가 그것들에 닿게 하는 방법을 다시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5.05 18:00

중세 유럽 앤티크(고가구) 한눈에

중세 유럽의 최고급 탁자에 앉아 차 한잔 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앤티크(고가구) 카페가 남원에 문을 열었다. 지난 달 30일 남원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남원시 모정길 7-4에 문을 연모정 앤티크 카페가 그 주인공. 지상 2층 규모로 만들어진 이 카페는 모두 중세 유럽의 고가구들로 실내가 장식됐다. 수백만원씩 하는 탁자와 의자, 서랍장, 찻잔 1000여점이 있다. 카페 안의 그림, 전등, 시계 등도 모두 중세 유럽 때 만들어진 것이다. 시가로 7억원어치가 넘는다. 평소 유럽 고가구에 관심이 많았던 오용섭 대표 부부가 십수년간 한점두점 사들인 작품들이다. 이 중에서 단연 최고의 작품은 17세기 영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피아노다. 건반 하나하나가 상아로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3~4대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한 것이라고 한다. 카페 밖의 300평 남짓한 야외 정원도 유럽 앤티크와 수천만원을 넘는 제주 현무암 작품, 이태리 대리석으로 만든 분수 등으로 구성돼 한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자유롭게 야외 정원을 거닐며 작품과 여유, 차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정 앤티크 카페의 또 하나 자랑거리는 분재 작품들. 국내 각종 전시회에 출품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는 철쭉, 모과 등 총 200여점의 분재가 전시돼 있다. 비싼 것은 한점에 1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며 수준 높은 분재가 즐비하다. 오용섭 대표는야외 정원, 최고 수준의 분재 작품까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앤티크 갤러리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며남원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신기철
  • 2021.05.05 17:31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 비정상의 일상화를 드러내다

지난해와 올해를 통과하는 화두는 단연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전주국제영화제도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 섹션을 통해 코로나19가 개인, 국가, 세계에 미친 영향과 그 변화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비정상의 일상화를 겪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들은 우리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탈출구를 고민하게 한다. 핀란드 출신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은 코로나로 도시가 봉쇄된 가운데 한 바(bar)에서 세 남성이 삶의 진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줄거리. 영화는 지난해 4월, 실제로 감독이 운영하는 헬싱키의 코로나라는 바에서 촬영됐다. 감독은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닫혀 있는 상황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며 코로나19 셧다운을 기록한 첫 번째 영화가 되고 싶어 기다리지 않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촬영은 즉흥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감독과 온라인 GV(관객과의 대화)에 함께한 페르티 스베홀름, 티모 토리카, 카리 헤이스카넨 배우는 전체 시나리오가 모두 즉흥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토리 라인이 있지만, 모든 캐릭터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비눗방울도 티모 토리카 배우가 즉흥적으로 가져와 보여준 것이라고 한다. 배경이 되는 5월 1일 노동절은 핀란드의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입니다. 축제의 날에 모든 것이 셧다운된 상황은 비극적이었죠. 축하할 수 없는 축제의 분위기, 인생에서 간직하고 싶은 가벼움을 전달하는 데 비눗방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페르티 스베홀름 배우는 지난해 촬영이 이뤄진 날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종식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서글프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미주>는 코로나19로 단절될 수밖에 없는 인간관계의 회복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선영 감독은 영화에서 희영이 자살을 시도하는 미주를 향해 미주야 가자라며 오랜 친구처럼 부르는 장면을 보고 많은 위안을 받으셨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미주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아니라 친구 혹은 연대하는 사람으로 관객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에서 미주가 택시에 놓고 내린 주민등록증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고 감독은 희영이는 미주가 친구가 맞든 아니든 도와줄 수밖에 없고, 그렇게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즉 주민등록증이 사람을 구제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새 가족>은 코로나라는 현실에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가뜩이나 만나기 힘들고 모여 봤자 좋은 얘기가 오가긴 힘든 현대의 가족, 엄마와 아빠와 준은 같은 집안에 있지만 서로 모니터를 통해서만 만난다. 영화는 이런 극단적 거리두기가 가족 구성원들의 선택만이 아니라 외부적 강제로 인한다고 말한다. 김규진 감독은 촬영하는 조명도 가족관계의 단절에 따른 심정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설정했다며 아빠는 상황을 천진난만하게 인식하는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따뜻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노란색으로 설정했고, 엄마는 미래지향적이지만 현실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위해 파랗고 차가운 느낌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인 준이의 방은 아빠와 엄마의 조명 두 가지가 공존하는 방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엄마 역을 맡은 오지영 배우는 엄마 같은 경우 사회 구성의 기본단위인 가족이 무너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캐릭터로 느껴졌다며 쉽게 말하자면 각자 격리된 채로 살아가는 데 적응한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배우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로 번져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민주김세희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21.05.03 19:56

[전주국제영화제] 여성감독들 미국사회 인종, 성 차별을 고발하다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여성 감독들이 각종 사회이슈를 다룬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들 감독들은 스폐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을 통해 인종차별과 젠더문제를 다룬 영화를, 월드시네마:스포츠는 여성의 것에서 남성 중심적인 스포츠 판도에 문제를 제기한다. 클래스를 통해 영화를 집중 조명한다. 라이베리아 태생의 미국 영화감독인 셰럴두녜이는 인종과 섹슈얼리티, 퀴어 소재의 영화를 주로 제작한다. 올 전주 국제영화제 스폐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에서 내세운 <워터멜론 우먼> 역시 성 정체성과 영화의 역사를 유머러스하게 연결해 무성 영화 속 흑인 배우에 관한 다큐를 만드는 감독을 그린다. 영화에서의 문제제기는 젠더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감독의 평소 성향처럼 흑백 인종차별의 문제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다만 인종 차별에 대한 시선을 무조건 배타적으로 투영하진 않는다. 공간적 배경을 다른 도시보다 인종문화적인 다양성에 앞서나가는 미국 필라델피아로 상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소재의 경계선을 허무는 효과로 나타난다.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영화가 끝난 후 열린 영특한 클래스에서 아프리카 출신인 만큼 이주이산문제와 관련한 디아스포라 문제에 민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제목도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내포한다. 워터멜론 우먼, 즉 수박여인이란 문자 그대로의 뜻은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지한다. 흑인은 돈이 없기 때문에 값싼 수박을 즐긴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지난 2008년 당선됐을 당시에도, 반대편에서는 오바마를 비하하기 위해 수박을 들고 있는 이미지를 계속 게시했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감독은 제목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심각성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크리스토퍼 닐리어스 감독은 월드시네마:스포츠는 여성의 것에서 내세운 <서핑하는 여자들>로 스포츠계에 만연한 남성 우월주의에 저항한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여성 서퍼들에 대한 성의 상품화, 파도코스의 파별적인 배정, 상금의 차별, 스폰서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여성 서퍼들은 이런 편견을 온몸으로 돌파한다. 황선우 작가는 영특한 클래스에서 여성이 수많은 차별 속에서도 인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주목하게 된다며 다음 세대에 이런 차별을 대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하나 작가도 자기만을 위한 희생이 아니기 때문에 차별에 대한 불복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티아 스히르틀라제 감독의 <세상을 드는 소녀들>은 세계 체스계를 석권한 여성 체스선수 4명의 일대기를 그려냈다. 영화는 남성 일색이었던 세계 체스계에 여성들이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지 현재 진행형으로 보여준다. 황 작가는 영화에서는 여성 챔피언이 상금으로 사온 물품과 기념품, 음식을 가족들과 나누는 모습을 집중조명한다며 여성적이고 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1980년~1990년대 미디어가 능력있는 여성을 어떻게 다루는 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나타난 여성 챔피언은 현대 스포츠계의 여성 영웅과 비슷한 이미지도 존재한다. 지원없이 자신의 역량으로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오른 박세리, 김연아도 이들과 닮았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김 작가는 영화에서는 여성 그랜드 마스터의 영향력이 세대를 거치면서 자라나고 있는 느낌을 형상화한다고 했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5.03 18:29

어린이날 전북 곳곳서 다채로운 문화 행사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열린다. 국립무형유산원은 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유산원 중정에서 세시풍속 체험 놀자! 놀자!를 무료로 운영한다. 전통놀이 강사들의 지도 아래 고리 던지기, 고무줄놀이, 굴렁쇠 굴리기, 비석 치기, 투호 등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전통놀이 꾸러미로 단청문양 바람개비 등도 만들어본다. 행사는 비가 오면 취소될 수 있다. 또 8일과 22일, 29일에는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공연을 총 4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8일에는 어린이 연희극 아기돼지 삼형제(극단 연희공방 음마깽깽), 22일에는 어린이 연희극 연희는 방구왕(창작집단 깍두기), 29일에는 어린이 음악극 봉장취(극단 북새통)를 공연한다. 4세 이상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라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유산원 누리집과 전화로 사전 예약하면 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5일 전주한옥마을 내 우리놀이터 마루달에서 우리놀이 이야기 콘서트를 연다. 행사는 첫째 마당, 둘째 마당으로 나눠 △우리놀이 이야기 보따리꾼(고누, 쌍륙, 저포, 화가투놀이) △우리놀이 이야기 할머니 △우리놀이 장터(풀각시, 장명루 마스크줄 만들기 체험) 등으로 구성했다. 첫째 마당은 사전 예약, 둘째 마당은 현장 접수로 진행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5.03 17:52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아동화에 대하여 ③

이정우(6년 1개월)작 '괴물' 상당히 큰 규모의 어린이 사생대회에 심사를 간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지나가면서 마음을 정하고 되돌아오면서 낙선작부터 골라내는 것이 방법이다. 지나가면서 우주와 우주선을 그린 그림이 참 기능적이어서 눈에 띄었다. 그런데 계속 가다보니 구도만 조금 바꾸고 색감이나 형태가 같은 그림들이 여러 장 발견되었다. 돌아오면서 그 전부를 낙선으로 찍어 내렸다. 심사가 끝나고 나이 지긋한 여 선생님 한 분이 나한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고함의 내용인즉 중앙의 어느 신문사에서도 항상 얘네들은 특선인데 네가 미술을 아냐는 것이었다. 주최 측도 욕을 싸잡아 먹었다. 자격도 없는 나같은 것을 심사를 시켰다고. 정말 대단했다. 그 고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데. 어휴 그냥---. 기다렸다가 물었다. 선생님 우주여행을 아이들과 함께 좀 가시지. 출장비가 모자랐나 봐요 왜 선생님 혼자 다녀오셔서 우주는 이렇게 생겼더라고 주입식으로 강요하셨어요? 다음부터는 출장비 넉넉하게 신청해서 아이들과 같이 가보세요. 아이들도 저마다 느끼는 점이 다 다를 것인데요? 초등학교 3학년 선생님에게 허락을 구하고 교실에 들어섰다. 그 시간에는 풍경화를 한다고 지도 안에 적어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조용히 나가서 본관 건물의 벽돌과 유리창을 만져보고 오게 하였다. 그리고 칠판에 거칠다를 쓰며 유리창은 거칠던가요? 아니요 이번에는 칠판에 매끄럽다를 쓰며 말하니 이구동성으로 매끄러워요 대답한다. 그 날의 풍경화 제목은 본관 건물 그리기였다. 자기들 스스로 거칠다와 매끄럽다를 외쳤으니 그 날의 고민은 어떻게 그것을 표현하느냐는 것이었다. 아마 머리에 쥐가 났을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그 두 개의 표현을 하지는 못했지만 거칠다와 매끄럽다는 말에 책임을 못한 것은 지금도 한이 될 것이다. 집에서 부모가 아무렇지도 않게 쟤는 누굴 닮아서 그림을 못 그리지?하며 웃는다. 그 웃음 속에는 못 그려도 괜찮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국, 영, 수, 과, 사와 같은 중요 과목이 아닌 여벌 과목이니 괜찮다 생각한다. 부모 모두 대졸일 것이다. 아니 요즘은 대학원 졸도 많을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5.03 17:52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 “영화제 외부 시선 필요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가진 고집 또는 특성이 영화제의 등뼈와 줄기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내부 프로그래머들의 시선으로만 영화제가 프로그래밍되는 것은 반성할 지점입니다. 올해 처음 선보인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이런 반성의 기재이자 우리가 놓친 영화에 대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바깥, 외부적 시선이 필요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에서 열린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류현경 공식 기자회견에서 섹션 기획 취지를 밝혔다. 그는 내부 프로그래머들은 영화제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 바깥의 시선으로 봤을 땐 외부적 시선도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J 스페셜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와 감독을 겸하는 인물에 한해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선정할 생각은 없다며 영화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은, 영화제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수 있다면 어떤 인물이든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류현경 배우. 이 위원장과는 2007년 영화 <물 좀 주소>에서 감독과 주연배우로 인연을 맺었다. 이 위원장은 류현경 배우의 안목을 믿는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류 프로그래머는 작품을 선정할 때 고민이 많았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영화제와 어울리는 영화를 선정하는 게 힘들면서도 즐거웠다고 밝혔다. 그가 프로그래머로서 소개하는 영화는 장편 <아이> <빛과 철> <우리들> <8월의 크리스마스>, 단편 <날강도> <이사> <환불> <동아> 등 총 8편이다. 그는 영화를 선정하고 면면을 살펴보니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인물에 집중해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는 것이다. 하나로 규정되지 않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프로그래머는 장편으로 선보이고 싶었던 작품으로 <물 좀 주소>를 꼽기도 했다. 그는 <물 좀 주소>에서 연기한 선주가 <아이>의 영채와 연결된 지점이 있다. 함께 상영했으면 좋았을 텐데, <물 좀 주소>를 DCP(디지털마스터링)로 변환한 파일이 없어 선보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끝으로 다음번에 또 다른 배우가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참여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긴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5.02 18:02

[전주국제영화제] 윤단비 “영화는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 압축본”

관계와 감정의 사려깊은 초상화 네덜란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을 평가한 말이다. 영화에서 드러난 인물들의 감정선을 가장 잘 묘사한 표현으로 보인다. 실제 윤 감독은인물의 찌질함마저도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인간의 다층적인 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런 철학(?)이 녹아든 윤 감독의 영화는 지난해 상영하자마자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뉴욕 아시아 영화제,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낭뜨 3대륙 영화제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다음은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 영화를 제작한 계기는 일상을 그린 영화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일상과 맞닿아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에 극적 장치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작하실 때 힘들었을 것 같은데. 장르의 컨벤션이 강한 영화의 경우 구조에 기대서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떤 장면이나 감정 한 축이 무너지면 영화 전체가 허구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인간이 느끼는 고통을 크게 부각시키고 싶은 영화에서는 시작 5분 만에 누군가를 각성시키기 위해 한 인물이 죽는다. 대단히 드라마틱한 일이다. 하지만 남매의 여름밤에서는 다르게 접근했다. 할아버지가 죽는 게 영화의 축으로 볼 수 있는데, 아주 작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상영하기 직전까지 불안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관객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전주와의 인연은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 위해 온 적이 많다. 아버지 역의 양흥주 배우님과의 인연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시작했다. 당시 양 배우님이 출연한 겨울밤에를 본 뒤,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양 배우님을 만나 부탁을 드렸다. -앞으로도 가족이란 소재로 영화를 만들 계획이 있는지 가족에 한정됐다기보다 인간 면면을 보는 데 관심이 많다. 연애를 비롯해 여러 가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본인 만의 영화철학을 알고 싶다. 철학가들은 영화가 삶을 모방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난 생각이 다르다. 영화는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 압축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인생을 살지 않아도 영화를 제작하다보면 한 인간의 삶을 살아볼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체득하는 바가 크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5.02 17:50

[전주국제영화제] “가족의 부재·상실…필연적으로 겪는 삶의 과정”

부모의 이혼, 떠돌이 장사를 하는 아빠, 할아버지의 병환, 남편과 싸우고 집을 나온 고모 한 가족이 할아버지의 집에 모인 뒤, 겪게 되는 일상의 고뇌와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 남매의 여름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회장 이승수)는 윤단비 감독을 초청해 영화남매의 여름밤을 치유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지난 1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KOSIC)영화마당. 윤담비 감독과 대담을 진행한 정미화 영상영화심리상담사는 영화 속에 나타나는 캐릭터와 대중과의 공감대에 주목했다. 정 상담사는 가족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와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관한 질문을 이어나갔다. 윤단비 감독은 이에 대해 가족은 가장 가깝지만, 개인적으로 공유되지 않은 지점과 외로움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통해 개별 인간의 면면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가장 큰 사건인 할아버지의 죽음을 두고는 모두 겪고 싶지 않지만 필연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삶의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형제, 자매, 남매 등 다양한 가족관계 가운데 남매를 조명한 이유도 설명했다. 아버지와 고모, 옥주와 동주의 시선을 중심으로 영화의 서사를 전개한 것에 대한 부연이다. 윤 감독은 자매는 유대감이 강할 것 같았고 형제는 거리감이 생길 것 같았다며 서로 친밀하면서도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외로운 감정에 대해 남겨두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고모, 옥주와 동주가 같이 겪는 모성의 부재도 강조했다. 윤 감독은 자식들에게 엄마의 부재는 가장 근원적인 공포라며 최전선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은 가장 큰 결핍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명장면으로 꼽은 할아버지와 손녀 옥주가 거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말없이 교감하는 장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윤 감독은 옥주 혼자만이라도 할아버지에게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내가 살아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어서 옥주의 시선을 중심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다며관조적인 시선이 아니라 옥주에게 주체를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매의 여름밤이 시대의 가족에게 주는 메시지도 남겼다. 윤 감독은 가족 사이에 겪는 생채기, 상실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보편적인 일이라며 외로움 역시 개인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5.02 17:50

부안 청자 매병, 도자기 최초 전북도 유형문화재 지정

청자 상감 정사색명 유로문 매병 부안군 청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청자 상감 정사색명 유로문 매병(靑瓷 象嵌 淨事色銘 柳蘆紋 梅甁)이 도자기로는 최초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84호로 지정됐다. 부안군은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23일 열린 심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청자 매병은 고려 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2017년 9월 김완식 선생으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은 작품이다. 매병 몸체에는 버드나무와 갈대 무늬가 흑백상감 기법으로 장식돼 있으며, 몸체 중앙에는 정사색(淨事色)이라는 글자가 흑상감으로 커다랗게 새겨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정사색은 고려의 국왕이 도교(道敎)의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준비를 맡아 하던 왕실 내전의 관청이다. 『고려사高麗史』백관지(百官志)에 의하면 고종 45년(1258)에 정사색이 처음으로 확인되고, 공양왕 3년(1391)에 혁파됐다. 이 매병에 새겨진 정사색 글자와 상감무늬, 비례가 맞지 않아 불안정한 느낌을 주는 형태 등은 사온서(司醞署), 보원고(寶原庫), 덕천고(德泉庫), 의성고(義城庫) 등의 관사명(官司名)이 표기된 14세기 중후반의 청자 매병과 성상소(城上所), 사선서(司膳署)가 표기된 15세기 1/4분기 청자 매병 간의 양식변화를 이어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고려청자 가마터(窯址)에서 정사색명이 확인된 바가 없으며, 전해오는 완형의 청자 중에서도 유일하기 때문에 한국도자사 연구에 있어서 고려 말~조선 초 사이의 요업체제 변화 및 상감청자 편년 연구의 기준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했다. 권익현 군수는 부안군 소장 청자 매병은 고려시대 문헌에 기록된 정사색 관사명이 새겨진 유일한 예로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를 겸비한 중요유물로서 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홍석현
  • 2021.05.02 17: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