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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0주년 된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 개최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합창단인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이 5일 오후 4시 치명자산 성지 평화의전당 1층 보두네홀에서 다섯 번째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들이 음악이 좋아 뭉쳤고,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날 공연은 △성가곡 △한국 가곡 △영화‧대중가곡 등으로 꾸며진다. 송광식 피아니스트가 공연에 함께 올라 더욱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성가곡은 미사 음악으로 20세기 합창음악의 큰 특징이 드러나 있는 ‘kyrie(자비송)’과 ‘cantate domino’를 선곡했다. 이어 어린이 독창으로 시작되는 서정적 멜로디 라인과 남성 합창의 풍부한 하모니로 뒷받침되는 연주용 미사곡인 ‘kyrie’를 최윤슬 양이 솔로곡으로 선보인다. 한국가곡 무대에는 2014년 화천비목콩쿨 창작가곡 1위곡으로 독창과 합창으로 사랑받아 온 ‘마중’을 최영규, 최종만 단원이 부른다. 이선택 작곡가의 ‘하늘’은 절망이 마음을 짓눌러도 하늘을 보면서 지친 마음을 달래자는 의미가 담긴 곡이다. 합창단은 남성합창으로 편곡해 선보인다. 이어지는 게스트 무대는 송광식 피아니스트가 영화 시네마천국 OST로 유명한 ‘Cinema Paradise’러브테마를 메들리 형식으로 연주한다. 그리고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송광식이 작곡한 ‘하늘이 주는 꿈’을 들려준다. 이외에도 재즈스타일의 흑인영가 ‘Steal Away to Heaven’과 가스펠 스윙 리듬의 ‘Hold on to the rock’, 가수 김광석의 히트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등 10곡을 편곡해 공연한다. 이혁재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 단장은 “마침내 이렇게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며 “좋은 합창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영수 지휘자, 유소민 반주자 등 덕분에 계속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연 관람은 전석 무료 초대. 자세한 사항은 좋은친구들 합창단(010-4410-8337)으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03 16:0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김채람, 양소영, 이풀잎 '효자, 시절'

익산시 남중동의 마당 없는 주택에서 자랐다. 주택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과는 거리가 있는 주택이었다. 소담스러운 골목, 대문, 마당 그리고 화단을 지나 나오는 집의 현관 같은 것들. 나의 어릴 적 공간은 이런 전원 주택 타입은 아니었다. 사거리의 모퉁이에 있었고, 마당이나 화단 같은 건 없었다. 문짝이 하나인 대문을 열면 곧장 계단이 있었고, 그 끝은 바로 현관이었다. 1층은 가게고 2층은 살림집인 주택이었다. 나는 집이 실용적이어서 좋았다. 곳곳의 틈새는 가게를 위해 알차게 사용했고, 막연히 걸어야만 지나갈 수 있는 길 없이 모든 공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었다. 마당 대신 있는 옥상에서는 햇볕에 빨래를 널거나 화초를 키우고 아빠와 친 텐트에서 여름밤을 나기도 했다. 집 곁의 사거리에서는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사거리의 모두 다른 길로 연결되었다. 다만 동네에 가게랄 것은 우리 집인 그린유리와 하이퍼마트(몇 년 전, 편의점이 되었다.)뿐이었다. 덕분에 우리 집은 동네 사람들이 택배를 맡기거나 택시에서 목적지로 말하는 랜드마크 같은 곳이 되었다. 내가 성장하는 동안 동네는 서서히 바뀌었다. 아주 어릴 적에는 날마다 내 손을 잡고 집에 데려가 밥을 먹였다던 동네 오빠의 집도 있었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쉬던 친구네 집도 있었다. 어느 순간 그 집들은 전부 비어서 을씨년스러워졌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나중에는 어디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그러기를 잠시, 집의 양옆으로 큰 빌라와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섰다. 빌라와 아파트가 지어지는 동안 사이에서 말 못 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전의 동네가 얼마나 한산하고 어두워 보였는지를 생각하면 무턱대고 거대 아파트가 싫다고 말하기도 망설여졌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괴롭고 고민스럽기는 사는 이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레 동네의 변화를 회상한 것은 『효자, 시절』을 읽은 탓이다. 책은 효자주공3단지를 중심으로 그곳에서 살고, 벌고, 떠나고, 버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묶어 기록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다른 아파트나 커뮤니티의 기록 작업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사무실 앞 창고에는 아파트를 관리하며 모아두었던 사진과 도면, 각종 영수등들이 정돈되어 있다. 20년 전 효자주공3단지에 처음 왔을 때부터 어지럽게 널려 있던 자료들을 시기별, 내용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것이다.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다 사라질 흔적들이다. (161쪽)” 그동안의 모든 일을 기록하고 정리해 둔 관리사무소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 계속해서 마음에 남아 남중동의 그린유리까지 이어졌다. 덩달아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나름대로 복기해보고 싶어졌다. 건너편이 아파트가 된 마당에 부모의 청장년이, 나의 유년기가 녹아있는 남중동 집도 언젠가 밀리고 헐려 사라질지 모를 일이니까. 작년에는 내게도 새로운 동네가 생겼다. 친구와 함께 전주의 97년생 아파트를 고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작된 나의 새 시절을 가꾸며 『효자, 시절』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4.02 18:32

순수한 어조로 자연의 생명력 서술…공인숙 시집 '바람의 일'

안효희 시인은 공인숙 시인의 신간 시집 <바람의 일>(신아출판사)이 “자연을 향한 한 줄기 편지 같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인간은 무엇이든 사물의 내부로 침투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는데, 공인숙 시인의 시집은 상대에 대한 은밀한 유혹과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교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단 내 풀풀 나는 복숭아/생채기가 나 있다/상처 난 것도 버리지마라//산다는 건/상처를 보듬는 일/그 상처가 내가 되는 일”(‘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전문) 시인은 화려한 수사나 상징보다는 향토적 서정에 뿌리를 둔 수수한 어조로 자연의 생명성과 삶의 근원적 의미를 담백하게 노래한다. 전통적인 서정 문법에 충실하되 삶을 과정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절제된 감성과 진솔함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2007년 한국문인 시 부문 시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이듬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 ‘바람의 일’이 당선되며 문단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서로는 엔솔로지 <한국대표명시 1, 2 집> , <불곡산의 미소> 등이 있다. 공 시인은 “시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시인의 마음에 포근한 바람의 일이 일어나는 날을 지극히 기다려본다”라고 시인의 말을 통해 밝혔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4.02 17:06

동화 전문 잡지 '동화마중 2025년 상반기 통권 6호' 출간

동화전문잡지 <동화마중>의 2025년 상반기 통권 6호가 나왔다. 원유순 동화작가의 ‘위기의 시대, 작가의 할 일’이라는 글로 문을 여는 이번 잡지에는 오복이·전은희 동화작가가 전하는 ‘2024 전주 올해의 책’이 특집으로 실렸다. 또 다른 특집 코너에는 노동주·아무려나 작가의 ‘우리 동화 톺아 보기’도 담겨 동화라는 문학 장르를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 동화 마중의 ‘마중 초대 작가’에는 김옥애·이상배 작가가 이름을 올렸으며, 각각 ‘흰민들레 소식’과 ‘엄마, 쉬고 싶어요’라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어 동화마당 코너에는 강지혜·남은영·박자호·송창우·신소담·유하정·윤일호·이수빈·장정옥·정은경·홍유진 동화작가가 함께했다. 평론·서평에는 영미 작가가 만나본 <우주의 속삭임>(하신하 작)과 박월선 작가의 시선으로 소개하는 <한성이 서울에게>(이현지 작)가 실렸다. 잡지의 마지막 코너인 ‘독자가 추천하는 동화·그림책·청소년 소설’에는 박익산·박자호·심수정·오정수·윤형주·장용수·홍유진 등 총 7명의 독자가 추천한 28권의 작품도 담겨 눈길을 끈다. 김자연 동화마중 편집자는 “’동화마중‘은 동화를 쓰고 발표의 장을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며 “장르 구분 없이 동화를 쓴 분에게 발표의 기회를 드리고 아동문학 발전에도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앞으로도 동화마중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4.02 16:36

'제32회 신춘휘호대전' 대상, 김성인 '매화향'

한국서예연구회(회장 권영수)가 주최하는 ‘제32회 신춘휘호대전’에서 문인화 부문의 ‘매화향’을 그린 김성인(남원)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에는 한글 부문에서 ‘봉서’를 쓴 정희광(충북 영동군) 씨, 한문 부분에서 ‘목우도(牧牛圖)’를 행초서로 쓴 강승구(익산) 씨가 선정됐다. 2일 한국서예연구회에 따르면 올해 신춘휘호대전에는 총 363점이 출품된 가운데, 대상 1점, 우수상 2점, 오체상 2명, 특선삼체상 32명, 특선 71점, 입선삼체상 1명, 입선 144점이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을 수상한 김성인 씨는 “숨이 멎고 심장이 터질듯 한 감정이 온몸에 퍼지면서 지난 10년간의 활동이 사진마냥 뇌리를 스쳤다”면서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지인 심사위원장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신춘휘호대전에 작품 출품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작가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한국서단의 발전을 위해 전심전력하는 서예가들이 있기에 서예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32회 신춘휘호대전 시상식은 5월 10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입상 작품은 이날부터 5월 1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갤러리 1층에서 전시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4.02 16:31

전주 예술인들의 삶을 기록하다…'2024 전주예술사' 발간

故목경희‧김남곤(문학), 故김윤환‧하수정(미술), 故이성근(국악), 조장남(음악), 김광숙(무용) 씨….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라성 같은 문화예술인의 이름이다. 이들은 2012년부터 시작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주인공으로 뽑혀 삶의 족적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주문화재단에서 14년째 추진하고 있는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전주를 연고로 문화예술 진흥에 이바지한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선정된 문화 예술인은 모두 91명. 문화재단은 지난해 목경희, 김남곤, 김윤환, 하수정, 이성근, 조장남, 김광숙 등 7명의 원로‧작고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꼼꼼히 기록해 <2024 전주예술사>를 발간했다. 운명이란 참 기이한 것이다. 처음 백인의 자화상 사업이 시작됐을 당시에는 예술인의 삶과 업적을 기록하는 일이 활발하지 않았다. 예인을 기록하는 사업은 필요하지만, 구술‧채록이라는 낯선 작업이었기에 14년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매력일까. 문화재단이 발간한 <전주예술사> 책을 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목경희(1927~2015), 김남곤 (1937~), 김윤환(1942~2024), 하수정(1942~), 이성근(1936~2019), 조장남(1951~), 김광숙(1945~) 등 예술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지에 이른 예술가 7명에 대한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이력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전주에서 열심히 땀 흘린 예술가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예술가에 대한 책이지만, 예술세계에 대한 ‘썰’이나 예술가에 대한 ‘아부’가 없다. 대신 그들이 왜 이런 작업을 ,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전북일보 사장 시절에는 ‘7층 기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장실이 7층이었는데 그의 책상에는 항상 빨간 펜이 있었다. 대교를 보기 위한 것. 그 시절 ”꿈에서도 대교를 본다“고 말하는 천생 기자이기도 하다. 이즈음 애써 눌러온 궁금증이 고개를 든다. 문학의 꿈이 먼저였을까, 기자가 먼저였을까, 자주 듣게 되는 우문(愚問)에 즉답을 피한 채 그는 미소로 답했다”( ‘김남곤 시인, 참 스승의 삶을 따라’ 중에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100명의 예인을 기록하자는 의미가 담긴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어느덧 91명의 예술인을 기록했다. 100이라는 목표 달성까지 9명이 남았다. 그러나 백인의 자화상을 응원하는 이들은 숫자와 관계없이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의 삶이 기록되어지길 바라고 있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매년 쌓이는 기록 속에서 전주가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하고 품어왔다는 사실에 새삼 깊은 감동과 자긍심을 느낀다”며 “전주예술사를 통해 예술가들이 일궈 온 고귀한 흔적을 기념하고, 지역의 예술인들이 예술로 이룩한 유산을 재조명함으로써 전주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발간사를 통해 밝혔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4.02 16:16

'구수한 입말' 가득, 강 따라 글 따라 '시는 마침내 자사전이 된다'

온유한 시선과 유쾌한 발상이 돋보이는 순박한 시편들로 개성적인 시 세계를 탐독할 수 있는 시집 <시는 마침내 자서전이 된다>(시와 에세이)가 출간됐다.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에서 펴낸 여섯 번째 시집에는 삶의 쓴맛과 단맛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6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공후남, 김옥희, 김용택, 김인상, 박양식, 박희숙, 유갑규, 이은수 등 시모임 회원들이 삶의 체험에서 배운 지혜를 구수한 입말과 활달한 시적 상상력으로 버무렸다. “풀하고 웬수졌냐/마당에 풀은 그렇게 뽑는 것이 아니여//애끼고 애꼈다가 더 이상/속을 달랠 길 없을 때/기도하는 마음으로 뽑는 것이여”( 공후남‘지독한 것’ 전문) “누가 그랬다//양문형 냉장고를 열 때/늘 들여다보는 공간과/가끔 들여다보는 공간 속에서/생각하게 된다고//어쩌다 나오는 공간에 숨겨진 것들은/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고//(…중략…)//용기를 내어 꺼내 본 마음/가벼워진 냉장고 속처럼/자주 여닫으면 좋겠다”( 공후남 ‘꺼내지 못한 마음’ 부분)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은 2017년 시작됐다. 회원들은 2주에 한 번씩 모여 시를 쓰고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이야기는 한 편의 시로 완성됐다. 2018년 출간한 첫 시집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매년 1권씩 시집을 펴내고 있다. 회원들은 특별한 존재보다는 사소한 것들에 애정을 쏟고 진솔한 언어로 시를 써내려간다. 특히 시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마음가짐도 엿볼 수 있어 글이 더욱 매력적이다.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 회원들은 머리말에서“시는 마침내 자서전이 된다”며 “너는 솔직할 수 있는가, 솔직해도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꽃에 대해 사랑과 미움에 대해 써도 결국 그것은 반성문 같은 것”이라고 시집에 대해 소개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4.02 15:04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민주주의 가치' 되짚는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였다. 2년 연속 역대 최다 출품작이 전주국제영화제에 모여 57개국, 224편의 작품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루마니아 라두 주데 감독이 연출한 영화 ‘콘티넨탈25’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문을 열고, 한국 김옥영 감독의 첫 연출작 ‘기계의 나라에서’가 폐막작으로 선정돼 전주국제영화제 문을 닫는다. 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문성경-전진수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처럼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개막작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인 루마니아 라두 주데 감독의 신작 ‘콘티넨탈25’가 선정됐다. ‘콘티넨탈25’는 주인공이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사회의 관습과 모순에 관해 질문을 던지며 인물의 심리적 회복을 담아낸 작품이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사회적 모순과 관습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감독은 2018년 이후부터 새로운 서사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틱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영화 서사로 차용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폐막작은 40년 동안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온 김옥영 감독의 첫 연출작 ‘기계의 나라에서’가 선정됐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한국의 다양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네팔출신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라며 “이번 영화는 이주노동자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을 쫓아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민국의 벌거벗은 모습을 관찰한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국제경쟁’ 섹션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배우 김의성과 김초희 감독을 비롯한 국내외 다섯 명의 심사위원은 86개국에서 출품된 662편의 작품 중 열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올해는 다큐멘터리 작품이 200편 넘게 출품됐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출품 국가가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고,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았다”며 “선정작들은 복잡하지 않지만 깊이 있고 감동이 길게 느껴지는 작품들”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쟁’과 ‘한국단편경쟁’ 섹션에는 영화제작자 곽신애 대표를 비롯해 6명의 국내외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올해 ‘한국경쟁’ 섹션은 LGBTQ 성향 영화와 여성 연대극을 내포한 유사가족 드라마가 다수였다. ‘한국단편경쟁’ 섹션에는 올해 역대 최다 편수인 1510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 기존의 확장된 거점을 중심으로 전주 곳곳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찾아 다양한 베뉴(장소)를 조성한다. 전주만의 독특한 상영장으로 입소문이 났던 '골목상영'은 지역 내 숨어있는 작은 공간을 소개한다는 취지를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조금 더 많은 장소에서 열려 관객들을 맞이한다. 전주와 영화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축제성을 강화한다. 전주시 관광거점도시 사업과 연계한 ‘전주씨네투어×마중’에는 배우 길혜연, 김신록, 신동미 등이 속한 저스트엔터테인먼트가 나선다. 독립영화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매니지먼트사와 함께 영화 상영과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주를 찾은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예산의 제약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의 긍정적인 대안 사례를 소개하는 특별전도 선보인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를 관통하는 정신이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대안’이라는 키워드가 영화제의 정신을 대변한다고 생각했다”며 “거대한 플랫폼에서 말하는 자본 창출의 영화적 성과가 아닌, 영화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다시 민주주의로’ 특별전도 주목할 섹션이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의 정치상황을 소개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섹션"이라고 소개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제 개막식은 4월 3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폐막식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01 17:52

전북예총, 창립 64주년 기념식·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 공포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회장 최무연)가 1일 창립 64주년 기념식과 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 제정 공포식을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갖는다. 전북예총은 행사에 도내 9개 장르의 각 협회와 도내 13개 시군 예총이 참여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도내 예술문화에 대한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하는 5명의 발표자가 세미나를 진행한다. 좌장은 전북연극협회 조민철 회장이 맡았으며, 이경영 전북자치도 문화산업과 과장과 박용근 전북자치도의회 의원 등이 발표자로 참여한다. 또한 홍승광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과 이제현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연구원 등도 함께 한다. 전북예총은 창립기념일에 맞춰 6개 장르의 청년 예술인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연극 이종화, 미술 허나현, 국악 최성민, 무용 최윤형, 사진 강병래와 연예 김은영 씨가 각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함께 전북예술 발전에 아낌없는 후원과 지지를 보내준 (주)하림의 정호석 사장이 공로패를 받게 된다. 또한 전북예총 정책자문위원과 문화대학 자문교수단, 진흥위원과 전문위원들을 위촉하여 이날 위촉장을 수여한다. 한편, 전북예총은 행사에서 '전북예총 예술인의 날' 헌장을 제정하고 공포해 전북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토대로 하는 헌장도 제정한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도내에서 활발히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빅브라더스챔버싱어즈 혼성 사중창단이 ‘아름다운 나라와 푸니쿨리푸니쿨라’를 연주 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3.31 18:11

극단 까치동, 제41회 전북연극제 대상 수상

제41회 전북연극제 대상이 극단 까치동에게 돌아갔다. 극단 까치동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펼쳐진 제41회 전북연극제에서 ‘물 흐르듯 구름 가듯’(정경선 작·연출)을 선보여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물 흐르듯 구름 가듯’은 서예가와 소리꾼이 예술가적 동반자로 평생을 살아간 창암 이삼만 선생과 심녀라는 소리꾼을 조명한 작품으로 훌륭한 예술가의 뒤에는 항상 묵묵히 지지해 주며 옳은 길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에 집중해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그려냈다. 금상은 창작극회가 무대에 올린 ‘전화벨이 울린다’(이연주 작/ 류가연 연출)이, 은상은 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셈의 ‘그날, 하얼빈’(윤여태 작/ 최성욱 연출)이 받았다. 개인상은 창작극회의 이연주와 강정호, 서유정이 각각 희곡상과 최우수연기상,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올해 무대예술상을 받은 극단 까치동에서는 정경선이 연출상, 전춘근이 우수연기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또 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샘의 김민지 역시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전북연극제 심사위원을 맡은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와 고난영 한국연극협회 광주광역시지회 회장, 문광수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 남원지회 지회장은 심사 총평을 통해 “전북 연극제에서 참가 극단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통해 전북 연극정신을 체험했다”며 “올해 심사는 현재의 완성도에 중점을 뒀으며, . ‘물 흐르듯 구름 가듯’은 자연스러운 무대와 배우들의 개성 넘친 연기로 몰입감을 준 반면 주인공의 인물적 깊이가 더 강조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하얼빈’은 안중근의 내적 고뇌를 조명한 신선한 연출이 돋보였으나, 역사적 인물의 감정이 더욱 깊이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는 직업군을 통해 시대를 파헤친 작품으로 여운을 남겼다”며 “왕성하게 살아 있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 준 참가단체들의 노력에 비해 올해 역시 예산 및 수상 상금 지원이 부족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남아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전북연극제는 대상을 차지한 극단 까치동은 올해 인천에서 열리는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해 출전하게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31 18:10

소비 지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지역 공연관광⋯"지역 공연 생태계 구축 시급"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문화도시 전북의 공연관광 산업이 실질적인 소비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지역 관광산업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과 함께 안정적인 지역 공연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공연관광이 지역 관광산업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역 내 공연 관람객보다는 타지역으로 이동해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독립된 지역 공연시장을 형성하지 못함과 동시에 지역의 공연관광이 실질적인 소비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향의 도시’인 전북은 그 위상에 걸맞게 그간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브랜드 공연을 진행해 왔다. 31일 전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판소리를 기반으로 전통문화 콘텐츠 확산을 통해 전주 관광 명소화와 대표 브랜드공연 육성을 위해 ‘전주브랜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전주문화재단은 지난해 전주브랜드공연 ‘오만방자전라감사 길들이기’ 30회차를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약 4000명의 관람객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더불어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도 지난해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 특화 공연콘텐츠 ‘2024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을 선보였다. 이들 역시 한 해 동안 70여 회의 공연을 올려 1만 200여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이처럼 양 기관 모두 지난 한 해 동안 높은 객석점유율과 관객만족도를 기록하며, 공연 완성도와 독창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의 직접적인 연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공연 관광 정책과 더불어 지역 내 공연예술인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 제언한다. 공연 관광객 유치에만 집중해 수도권 공연과 견주어 공연 인프라가 떨어진 지역의 공연 산업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인 내부 마케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류인평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역 공연계가 지닌 한계점은 서울과 수도권에 공연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낮은 경쟁력을 지니게 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지역 공연 생태계의 문제”라며 “공연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는 공연 관련 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로 공연의 질과 내용도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공연 예술 종사자 육성이 필수적이지만, 지방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주시가 관광 거점 도시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관광객 유치에 집중할 뿐 지역 인재 양성에는 투자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공연 관광을 발효식품과 같다. 외부 관광객 모객에만 집중했던 그간의 정책이 아닌 뛰어난 작품이 꾸준히 공연될 수 있는 지역 공연계 생태계가 구성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준비돼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31 17:02

전북여성가족재단, 여성과 가족 위한 플랫폼 본격 가동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 특별전북’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전북여성가족재단이 도내 여성과 가족을 위한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전북여성가족재단(전정희 원장)은 올해 1월 설립한 가족지원 서비스 광역 거점기관인 ‘전북자치도 가족센터’를 수탁·운영하게 됐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앞으로 14개 시·군 가족센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재단은 가족센터를 통해 1인 가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취약·위기 가족지원 체계도 강화해 포용적 지역사회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여성과 가족을 위한 교육-취업-연구 기능을 아우르는 다기능 복합기관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재단은 △여성 능력개발 빛 건강한 가족문화 확산 △여성일자리 창출 및 고용유지 지원 △일·생활균형문화 확산 △여성·가족 정책의제 발굴 △양성평등 의식 확산 △통합 가족 서비스를 통한 보편적 가족복지 등 6가지 영역을 중점 추진한다. 1인 가구의 고립과 은둔을 예방하고, 삶의 질 향상과 안정적 생활을 위한 사회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다함께 싱글 벙글(6~7월 운영)’부터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육아향상 교육과 자녀 소통 프로그램 ‘프렌디스쿨(4~7월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재단이 매해 추진하고 있는 ‘젠더문화축제(9월 개최)’ 도 더욱 강화해 양성평등의식을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원스톱 일자리서비스(상담-훈련-취업-사후관리) 제공과 지역 교육훈련을 통한 맞춤형 인력 양성, 취업 연계 등에 두각을 나타낸 재단은 올해 100개 기업과의 협약 체결을 목표로 정진한다. 실제 지난해 재단의 직업교육훈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전체 238명 중 198명으로 취업률이 84%에 이른다. 직업교육훈련과 별도로 재단이 지난해 취업에 성공시킨 여성 취업자가 36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 후 사후 관리를 통해 고용유지율도 6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도내 기업들이 일·생활균형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인증기업을 발굴하고, 워라밸 가족학교, 워라밸 경진대회 등도 꾸준히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의성 있는 여성·가족 정책의제 발굴과 함께 성평등한 여성·가족분야 중장기 정책연구도 여성정책연구소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여성과 가족, 일자리, 돌봄 등 지역 특성에 따른 새로운 사회위험 예측과 선제적 대응을 위해 5개 기본과제 연구에 착수한다. 이외에도 여성가족 정책 포럼과 정책브리프 발간, 지역 연구기관들과 협업 등 지역 맞춤형 여성정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정희 원장은 “가족센터을 수탁·운영하게 됨에 따라 1인 가족부터 다문화 가족까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지지하고 지원해 다양성을 포용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북여성가족재단이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 회장 기관으로서 여성정책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여성·생활
  • 박은
  • 2025.03.31 16:32

형상과 형상의 충돌…김춘선 개인전 'THE SERIES OF OMNIVOROUS'

화면 정 가운데 돼지 한 마리가 물끄러미 누군가를 쳐다본다. 그 위로 ‘Welcome To MY World’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다음 화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선과 색의 조합이 두드러진 그림이 나타난다. 이어서 어두운 배경 위로 도끼 그림과 TOOL이 새겨진 그림이 보여진다.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림들의 연속이지만, 색채와 분위기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김춘선(62) 작가의 개인전 ‘THE SERIES OF OMNIVOROUS’가 유휴열 미술관(완주군 구이면 신뱅이길 55)에서 1일부터 열린다. 월요일 휴관. 1980년대 작품 활동을 시작해 민중미술이 지배하던 시기, 자신만의 독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국내외 찬사를 받아 온 작가는 개인전만 9회째가 됐을 정도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16~2017년 단편적인 소품을 한데 모아 병렬 배치하는 작업을 선보여 온 작가는 회화적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몇 개의 연작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이후 서로 조형적 연관성이 없는 작업일수록 ‘회화적 은유’가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서로 다른 것들을 이어 붙여 대립의 요소를 회화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에 몰두하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추, 옷핀, 브로치, 기묘한 상표 등 작가가 호기심 왕성했던 어린 시절 집안 장롱 서랍에서 찾아낸 것들을 길게 늘어트린 작품 30여점이 소개된다. 주제 없이 일상에서 마주한 소재로 완성한 작품은 어딘지 일관성이 없고 때로는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안에는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필연적 사유가 담겨 있고, 색과 형태, 생각의 충돌을 통해 만든 새로운 미적 질서를 창출해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옴니버스 시리즈는 나의 어릴 적 습성이 되살아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색과 색의 충돌, 형상과 형상의 충돌, 생각과 생각의 충돌 등 이런 대립 요소를 발견하고, 즐기게 되었다”고 작가노트를 통해 밝혔다. 전시는 4월 27일까지.

  • 전시·공연
  • 박은
  • 2025.03.31 15:08

금명이 버스 탄 곳, '전주'라니⋯'폭싹' 속 전북은

지난주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다. 지난 7일부터 매주 네 편씩 총 4막을 공개해 16부작으로 종영했다. 매회 주옥 같은 명장면을 남기면서 촬영지도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제주도부터 전북, 경상북도, 광주광역시 등 전국이 들썩인다. 전북에서는 어떤 곳이 나왔을까. "씨, 개코딱지만한 게 진짜 까불어." 극 중 애순(아이유 분)과 관식(박보검 분)이 샛노란 유채꽃 밭에서 첫 입맞춤을 통해 요망진('야무지다'의 제주 방언) 첫사랑을 확인한다. 옛날 당차고 요망진 소녀와 무쇠처럼 우직하고 단단한 순애보 소년이 사랑을 확인한 이곳은 제주가 아닌 고창 학원농장이다. 고창 학원농장은 규모만 12만 평에 달하는 대형 농장이다. 계절마다 들판 가득 꽃이 펴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봄에는 유채꽃, 청보리가, 여름에는 해바라기와 백일홍이, 가을에는 메밀꽃, 겨울에는 설원이 장관을 빚어낸다. '폭싹 속았수다'뿐 아니라 김고은·공유 주연의 tvN 드라마 '도깨비', 남궁민·안은진 주연의 MBC 드라마 '연인', 정재영·신하균·강혜정·임하룡·류덕환 등이 열연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송중기·박보영 주연의 영화 '늑대소년' 등 많은 드라마·영화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양배추밭은 좀 냅둬. 그것은 자네가 그 여름 다 살아낸 값이니까." "참 어떻게 살까 싶더니만 진짜로 살민 살아졌네, 살민 살아졌어." 금명(아이유 분)이 서울대에 입학한 후 부모 애순(문소리 분)·관식(박해준 분)은 서울에 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양배추밭을 팔 생각까지 한다. 어릴 적 집안 생계를 책임진 양배추밭을 팔자는 애순의 말에 관식은 애순의 손을 꼭 잡고 팔지 말라고 말린다. 늦은 밤 둘이 옛날 생각하며 손잡고 걸은 거리는 전주 팔달로다. "금명 씨!" 1996년 펠롱펠롱('반짝반짝'의 제주 방언)한 겨울, 충섭(김선호 분)이 제대한다. 서울역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 내린 충섭은 버스에 애순의 딸 금명이 타는 것을 발견한다. 충섭은 금명을 붙잡고 싶어 달리는 버스를 향해 전력 질주한다. 놀랍게도 충섭·금명이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전북예술회관 앞 팔달로 예술회관 버스 정류장이다. 팔달로는 전주에 위치한 주요 도로 중 하나다. 구도심과 주요 관광지를 관통하는 메인 도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인접해 있어 주요 상권이 몰려 있고 문화와 역사도 느낄 수 있어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꽉 찬다. '폭싹 속았수다' 속 전북 촬영지는 산책도, 관광도 모두 가능하다. 전북 촬영지를 찾아 드라마 장면을 떠올리며 주말 나들이 떠나보는 건 어떨까.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방송·연예
  • 박현우
  • 2025.03.31 14:03

눈과 귀가 즐겁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대표공연 개막

매주 목요일 저녁 전통의 향기가 가득한 무대, 감성을 깨우는 소리와 춤, 그리고 울림 있는 선율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순간이 지역서 펼쳐진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선사하는 2025 상반기 ‘목요상설 가·무·악’이 오는 다음 달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총 6회에 걸쳐 펼쳐질 올해 목요상설 가무악은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의 창작품을 선보이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도민, 청소년, 외국인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우리 음악과 소리, 춤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해 첫 공연에서는 3단 합동으로 풍성한 가·무·악 공연이, 10일은 교육학예실의 특별무대로 구성됐으며 5월 8일은 어버이날 기념 창극단, 관현악단 합동공연으로 준비됐다. 이어 15일은 관현악단의 창작 충주의 밤, 29일은 무용단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마지막으로 6월 19일에는 창극단의 소리열전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첫 번째 공연은 ‘한국의 멋, 다시 봄’이라는 주제로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 3단이 모두 총출동해 상설공연의 포문을 연다. 이날 첫 무대는 가야금 김윤희, 대금 최신, 장구 조인경 관현악단원의‘25현가야금과 저대를 위한 The Arirang’으로 첫 무대를 연 뒤, 무용단의‘태평무’가 이어진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이연정 창극단 부수석단원의 판소리로‘심청가 중 눈 뜨는 대목’을 열창하고, 이어서 백은선 관현악단원의‘최옥산류 가야금산조’를 선보인다. 다섯 번째 무대는 창극단 남자단원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광대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사로잡고, 북을 치며 추는 한국의 궁중정재‘무고’를 이현주, 이윤서, 박지승, 김소희 단원이 재현한다. 마지막은 창극단 여자단원들의‘신뱃노래·사철가’로 첫 상설공연을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로 도민을 위한 무료공연으로 준비됐다. 예매는 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1인 2매 이내로 가능하다. 또한 로비에서 K-뮤직 공연여권 발급 및 스탬프 날인도 가능하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3.30 18:39

완판본문화관,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들여다보다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조명하는 특별한 기획전시가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다.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은 지난 25일부터 새롭게 개편한 상설전시 ‘완영본과 완판방각본, 조선의 출판문화를 읽다’를 선보이고 있다. 월요일 휴관. 이번 전시는 전라감영에서 간행된 완영본과 전주 서포에서 간행된 완판방각본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완판본은 국가 주도로 출판된 관판본(官板本)과 민간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간행한 방각본(坊刻本)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관판본은 국가의 주도로 정치, 학문, 행정 등을 목적을 위해 간행되었으며, 방각본은 대중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문학작품과 실용서를 출판하며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조선시대 출판문화에서 관판본과 방각본이 공존했다는 점은 두 출판의 형태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라감영은 국가 주도의 서적 간행이 활발했던 곳이며, 전주는 조선시대 단일도시로는 가장 많은 책이 출판된 상업 출판의 중심지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완영본과 완판방각본 서책을 각각의 특성에 맞춰 분류해 선보인다. 완영본은 유학서, 의서, 문집, 정치서, 운서 등으로 구분하고, 완판방각본은 판권지를 기반으로 서포별로 정리하여 소개한다. 또 복각된 목판도 함께 전시해 당시 출판 방식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안준영 관장은 "이번 전시 개편을 통해 조선시대 출판 방식과 그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완판본이 지닌 기록(記錄)과 서사(徐事)의 힘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펼쳐진 이야기를 관람객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3.30 08:5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