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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박물관 큐레이터] ③김다이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김다이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37)를 지난 13일 미술관에서 만났다. 그는 이달 말까지 선보이는 특별전 <버릴 것 없는 전시>를 기획했다. 다음달엔 전북청년작가전도 선보인다.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여러 의미가 맞물려 인터뷰가 이뤄졌다. <버릴 것 없는 전시>는 인간 활동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인류세의 관점 너머의 자본세를 집중 조명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세의 정치·경제·사회적 개념이 된 쓰레기와 동시대 예술의 접점을 탐구한 전시다. 김 학예사는 ‘자본이 양산해낸 상품’과 ‘폐기물’을 규정하고, 분류하는 사회 매커니즘과 인간·비인간 타자들의 존재론적 위기 상태를 고찰하기 위해 여러 화법으로 상황을 압축했다. “자본세 시대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조명하고 싶었어요. 사회 환경이나 생태 미학은 관념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봐요. 그래서 실천이 더욱 중요하죠. 예술가들은 앞장서서 자본세 시대 기후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요. 자신들의 화법을 통해 유머러스하지만 날카롭게 문제를 바라보고 대중에게 경고하죠. 저는 이런 지점들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특별전 <버릴 것 없는 전시>를 위해 꼬박 1년의 시간을 쏟은 김다이 학예사는 지난해 ‘미안해요, 프랑켄슈타인’ 특별전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실제 ‘미안해요, 프랑켄슈타인’ 전시의 경우 도립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로 국내 주요 미술전문 잡지 ‘아트 인 컬쳐’에도 실려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인정 받았다. 전시 기획자로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은 전시를 기획하고 구성했으니 인생 걱정할 것도, 어려울 일도 없을 것 같지만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수록 고민하는 지점이 늘어간다고 했다. “예술은 현실을 비추는 창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창을 깨끗하게 닦아서 사람들과 문화를 향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친절해야 한다고 봐요. 특히 공립 미술관은 생애주기별 모든 연령층의 관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더욱 친절해야 해요. 그래서 늘 전시장 곳곳에 대중친화적인 장치를 배치하려고 노력해요." 그는 미술관 큐레이터는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궁금증은 '사랑'이라는 정서가 밑바탕 되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학예연구사나 전시기획자들은 대부분 한 명이 3인분의 역할을 해내야 해요. 전시기획의 첫 단계는 공부이고, 이후 사람들과 소통하고 작가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과정은 매우 치열하죠. 그래서 세상에 대한 애정, 사람에 대한 관심, 미술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 문화일반
  • 박은
  • 2024.06.20 18:05

전북 대표 명무, 한바탕 춤판 '2024 전라도 천년의 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용수가 살풀이 곡조에 맞춰 한발 한발 예사롭지 않은 춤사위를 뽐낸다. 악기 선율에 따라 빙글빙글 돌며 미색 치마저고리를 부풀리고, 화려한 부채를 활짝 펼쳐 곡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전통무용의 맥을 잇고 있는 전북 대표 명무들이 한바탕 춤판을 펼친다. 대한무용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회장 노현택)가 오는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2024 전라도 천년의 춤’공연을 개최한다. 이날 무대에는 전은경, 김일환, 정은혜, 김정학, 이미숙, 장인숙, 임미례 명무가 올라 천년을 이어온 춤의 가치를 각기 다른 몸짓과 개성으로 표현한다. 첫 순서는 전은경 명무가 풀어낸 한영숙류 태평무다. 1900년대, 한국 근대 춤의 대가인 한성준이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을 춤으로 형상화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장단과 발디딤이 돋보이는 담백한 춤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김일환 명무의 신관철류 수건춤이다. 전북자치도 무형유산 신관철류 수건춤은 한성준-김보남을 거쳐 신관철로 이어졌다. 신관철류 수건춤은 궁중정재의 절제미와 민속춤의 신명, 그리고 전북지역의 온화한 정서를 담고 있다. 정은혜 명무가 재구성한 대흥동동 소고놀이는 작은 소고의 리듬과 속도감이 더해진 산뜻한 춤이다. 태극과 원, 갈라치기와 사방치기, 수족상응과 연풍대 등이 대무로 짝을 이룬다. 김정학 명무는 조흥동류 한량무를 재현해 옛 선비의 고고한 자태와 남아의 기상품위를 뽐내고, 경기수건춤을 무대에 올리는 이미숙 명무는 음악 반주에 맞춰 군더더기 없는 절제미와 깔끔한 춤사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 부채춤’은 봄밤 창(窓)가에서 매창(梅窓), 애절한 추억의 편린들이 매화(梅花) 꽃잎처럼 흩날리듯 우아하고 화려한 춤사위다. 전통춤의 심미성과 감정표현을 극대화시켜 전주부채춤의 아름다움을 장인숙 명무의 구현한다. 일제말기 대정권번의 기생 김취홍에 의해 추어졌던 십이체장고춤은 오천향을 거쳐 한혜경에게로 3대를 거쳐 전승된 춤이다. 이날 무대에서는 임미례 명무가 12가지의 독특한 춤사위를 바탕으로 구성된 십이체장고춤을 신명나게 펼친다. 노현택 회장은 “오늘날 전라도 천년의 춤은 각자의 또 다른 춤사위와 매우 독특한 몸짓으로 관객 여러분에게 긴 여운과 행복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6.20 18:05

광주시립창극단 교류공연, 22일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찾는다

광주시립창극단이 오는 22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교류 공연 ‘천변만화(千變萬化)를 선보인다. 전석 무료. 이번 교류 공연은 국립민속국악원과 광주시립창극단 간의 우수작품교류를 통해 다양한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전통문화의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 ’천변만화‘는 서영호류 거문고 산조를 바탕으로 한 기악 합주곡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공연의 서막을 올린다. 작품은 민속악의 명인 서영호 명인이 직접 구성한 것으로, 거문고를 중심으로 현악기와 관악기의 조화를 통해 기쁨과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한국적인 멋과 흥을 표현한다. 두 번째 순서인 창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양 고전 원작을 한국 전통 창극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박성환 연출이 참여한 이날 무대에는 광주시립창극단만의 색깔을 입혀 선보일 예정이다. 세 번째 순서는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염원하는 왕과 왕비의 마음을 담은 ’태평무(太平舞)‘로 절제된 궁중무용의 미적 요소를 선사한다. 네 번째 순서인 단막 창극 ’광한루‘에서는 춘향을 발견한 이도령이 방자를 시켜 춘향을 불러오는 대목을 그리며, 흥겹고 발랄한 소리를 전한다. 마지막 무대에는 고석진 명인이 참여한 타악 합주곡 ’대북을 위한 신명 판타지 취(吹)와 타(打)‘가 공연된다. 작품은 북소리를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표현하며, 대북과 타악기의 조화를 통해 신명 나는 무대를 선사한다. 박승희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이번 기획 공연은 창극단의 35년 역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발돋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많은 분이 함께해 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8세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티켓 예매는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전화(063-620-2329)로 가능하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6.20 18:05

원광대 최정 교수, 고려 고증복식 및 일러스트 전시

원광대 패션디자인산업학과 최정 교수의 고려 고증복식 및 일러스트 전시 ‘부활하는 고려 二, 그 연회는 전쟁’이 오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부활하는 고려, 달빛 머문 연꽃 밀회’에 이은 후속 전시로, 스토리텔링에 따라 각 등장인물의 고증복식 일러스트와 실물 재현 복식을 함께 선보여 더욱 흥미로운 관람이 기대된다. ‘고려 고증복식 및 일러스트 전시’는 고려 당시에 실제로 열렸던 연회를 스토리로 풀어내 고려 복식자료를 흥미로운 콘텐츠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고려사에 따르면 충선왕의 후비인 순비가 원나라 황후에게서 원의 여성용 모자 ‘고고’를 선물 받고 연회를 개최했으며, 또 다른 후비인 숙비가 연회에 참석해 왕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의상을 여러 차례 갈아입으며 순비와 세력을 다투었다는 기록이 있다. 전시는 이 연회에 참석한 충선왕과 순비, 숙비를 비롯해 친원파 고려 관리 이준후, 원의 사신, 순비의 시녀, 숙비의 치장을 돕는 시녀, 몰락한 명문가의 후손이지만 예인으로 다시 입지를 다지려는 처용무동 등을 담아냈다. 이들이 착용한 의상은 고려불화에 그려진 왕비복식을 참고한 긴 반비, 포와 영표, 장삼 형 연회복, 흉배와 선 장식을 직조해 넣은 몽골풍 왕족복식, 고려 스타일로 바뀐 고려 관리의 몽골풍 포, 고려 문인 이제현의 시구와 ‘악학궤범’을 참고한 처용 복식, 고려불화 및 박익의 묘 벽화 속 시녀들이 착용한 의복을 참고해 제작했다. 또한, 고문헌, 불복장 파편 유물, 불화, 여말 선초의 현존 복식유물과 직물 특징을 응용했으며, 재현 복식의 금박은 고려불화, 고려 불복장 직물, 조선 초 왕족 예복 문양을 응용해 새로 제작했다. 특히, 전시 일러스트는 마카와 금분을 사용한 수작업 일러스트와 포토샵 일러스트 두 가지 버전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옆에 후비들의 실물 재현 복식이 전시돼 그림과 실물의 특징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최정 교수는 “전시 작품들은 복식 고증 전공자가 연구 결과를 발전시켜 일러스트, 재현 복식, 문헌에 근거한 스토리텔링을 모두 종합해 제작한 고려복식 콘텐츠로 각 인물의 신분과 사연에 따라 즐겁게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며 “이를 계기로 고려복식과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거쳐 또 다른 콘텐츠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엄철호
  • 2024.06.20 12:20

트라우마를 마주하다…이화정 소설집 '야생의 시간'

이화정 소설집 <야생의 시간>(아시아)은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부조리한 세계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예정된 파국에 이르는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소개하면, 뻔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듯이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안다고 생각했던 주변 인물의 낯선 모습이다. 그런 지점에서 소설집 <야생의 시간>은 신선하고도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소설집 <야생의 시간>에는 표제작 ‘야생의 시간’을 비롯해 ‘당신’, ‘엄마의 진심’, ‘문’ 등 7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집에 담겨있는 다수의 작품은 독자의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그중에서도 ‘야생의 시간’은 끝없이 고독에 시달리는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파고든다. 남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고 일상에 권태를 느끼던 ‘나’는 여행지에서 만난 ‘샤’에게 충동적인 감정을 느낀다. 그저 속으로만 들끓는 감정인 줄 알았으나, 여행지에서 돌아온 후 ‘나’의 감정은 동요한다. 예전과 같은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보낸다고 해도 삶의 의미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마주한 ‘나’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그럼으로써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독자들이 이입할 수 있도록 한다. 가치관의 극복을 이해하고 소설 인물의 감정에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아마 문장의 힘일 것이다. “어두운 거실에 우두커니 서서 나는 야생에 대해 생각했다. 경련처럼 찾아오는 그 순간을, 힘들게 거역하던 그 시간을 떠올렸다. (중략) 그래서 나는, 내가 기쁜지 슬픈지조차 알 수 없었다. 다만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그것이 실은 거대한 실체를 숨기고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이제 안다. 사납고 거센 고요가, 온 집 안에 가득하다. (‘야생의 시간’ 중에서)” 이화정 작가는 쉬운 단어를 골라 짧게 문장을 만들어냈다. 단문으로 연결한 작가의 문체는 역설로 가득한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득시키고, 음악적 리듬을 자아낸다. 7편의 소설에 드리워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작가의 짧고 유려한 문장이 빚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 대해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의 심연을 들여다보면 사랑이 똬리를 틀고 밑바닥에 자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 쓰일 나의 소설은 상처 입은 자들에 관한 넓고 아득한 탐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에서 활동중인 이화정 작가는 2018년 단편소설 ‘천사의 손길’이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23년 심훈선생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심훈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6.19 17:38

김연 명창, 23일 동초제 심청가 완창무대

전북도립국악원 판소리 교수 김연 명창이 23일 오후 2시 전주 우진문화예술극장에서 동초제 심청가 완창 무대를 펼친다. 김연 명창은 1982년 박봉술 명창을 통해 판소리에 입문한 이후 1989년부터 이일주 명창에게 동초제 판소리 중 심청가, 흥보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를 사사했다. 그는 전북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판소리의 이론과 실기를 끊임없이 공부해왔다. 2002년에는 임방울 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2014년에는 전주문화방송 서바이벌 광대전3에서 최종 우승했다. 지난해 9월 4시간 30분 분량의 홍보가를 완창하기도 했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하여 창극활동을 해온 김연 명창은 이후 도립국악원 판소리 교수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40여년간 도민들에게 판소리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이번에 완창할 동초제 심청가는 동초(東超) 김연수 명창이 여러 바디의 장점을 모아 짜임새 있게 정립한 판소리로, 심청의 효를 보편적 가치로 승화한 작품이다. 이 소리는 동초 김연수에서 시작되어 오정숙 명창으로 이어지고 이일주 명창을 거쳐 김연 명창에게 계승되었다. 완창 무대는 5시간 30분 동안 완결성 있는 무대로 꾸며지며, 고수는 조용복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위원과 조용안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이 맡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6.19 17:38

2024 제14회 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 발간

<제14회 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도서출판 경남)이 세상에 나왔다. 천강문학상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한 의병장 천강홍의장군 곽재우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충의 정신 함양 및 문학의 저변확대와 우수 문인 배출을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다. 제14회 천강문학상 접수자는 1127명으로 총 5876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중 천강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예심과 본심을 통해 시·시조·소설·아동문학·수필 등 5개 부문에서 15명의 수상자 작품과 제8회 의령군 청소년 천강문학상 수상작품 3편을 엮어 작품집을 발간했다. 작품집에는 공모전에서 수상한 문학인들의 작품과 각 부문의 마지막에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담겼다. 특히 이번 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시조부문의 우수상에 배순금 지역 출신 작가의 작품도 실려 시선을 끌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배 시인의 작품 ‘물들다, 번지다’에 대해 “영롱한 이미지들을 정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그 이미지는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의 주제를 드러낸다. 낱낱의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은 주체와 타자의 문제이며 조화, 공생, 상호 수용의 철학인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고 평했다. 배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제는 삶의 첫 장을 차지할 만큼 시조의 미학에 깊은 애착으로 한 걸음씩 더 앞으로 나아가며 저 스스로 채찍질을 거듭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의 수상작품으로는 분봉을 주제로 한 자연문제를 논하는 시와 시인 은유의 힘이 돋보이는 시조, 가정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는 중년남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 농경 문화 시대의 정서를 담아낸 아동문학, 풍경 안에 담긴 물고기 모양의 금속인 ‘탁설’을 통해 삶과 존재의 의미를 읽어낸 수필 등도 함께 실렸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9 17:38

제32회 공초문학상, 이향아 시인 '물의 표정'

‘시의 위기’라고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 시대다.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문학과 함께 삶을 살아간다. 지금도 누군가는 시를 쓰고 있기에. 60년 넘게 현역 문인으로 활동중인 이향아 시인(86)도 "(그저) 열심히 글을 쓰겠다"고 말한다. 최근 공초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와 권위를 다시 한번 증명한 그이지만, '지금부터가 시작' 이라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정진하겠다고 하니, 놀라웠다. 1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시인은 "고결한 문학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며 "수상자에 대한 예우가 각별했던 만큼, 공초문학상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글을 쓰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초문학상은 한국 신시의 서구자인 공초 오상순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울신문이 1992년에 제정한 상이다. 등단 20년 차 이상의 중견 시인들이 최근 1년 이내에 발표한 작품 중에서 수상작을 고른다. 역대 수상자로 신경림, 오세영, 김지하, 정현종,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나태주, 오탁번, 문정희 시인 등이 있다. 1960년대 초반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등단 이후 시적 공백기라고 할 만한 시기가 없을 정도로 꾸준하게 창작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시인은 그동안 삶의 보편적이고 공감적인 의미를, 서정적 언어로 담아냈다. 그러면서 자연과 고요의 세계를 지향해 지속적인 치유와 긍정의 미학을 구축해왔다.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시와시학사)에 수록된 수상작 ‘물의 표정’에도 시인이 지향해온 삶의 기율이 순종이라는 어휘로 집약되어 나타난다. 마침내 시인은 봉헌과 헌신의 삶이야말로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온전한 삶의 순리를 담는다는 것을 잔잔하게 웅변한다. 제32회 공초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이향아 시인이 오래 탐구해온 서정적 세계가 특유의 울림과 질감과 무게로 전해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시인은 1963~66년 <현대문학>3회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경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십권의 시집, 수필집, 문학이론서, 평론집 등을 발간했다. 1963~1982년까지 전주기전여고 등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윤동주 문학상, 한국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6.19 17:37

시 전문 계간지 유심, 2024 여름호 펴내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이 <유심 2024 여름호>를 펴냈다. ‘유심’은 1918년 만해 한용운이 창간하고 무산 조오현이 2001년 봄부터 2015년 겨울까지 발간했던 잡지다. 그러다 한국 시문학의 발전에 앞장서고자 지난해 9월 1일, 시 전문 계간지로 재창간됐다. 이번에 새롭게 나온 여름호의 초대시인으로 선정된 작가는 진은영 시인이다. 책은 진 시인의 ‘집중해’, ‘언젠가, 당신을 따라서’, ‘우울한 날의 재즈 1’, ‘우울한 날의 재즈 2’, ‘취중 진담’, ‘운명의 피아니스트’, ‘열려있는’, ‘문학의 쓸모’ 등 일곱 편의 신작 시와 한 편의 에세이로 시작된다. 책에 수록된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두려움과 불안함을 떨쳐내게 한다. 그중 유일한 에세이 ‘문학의 쓸모’를 통해 작가는 ‘시의 아름다운 빗질이 우리 모두에게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주문이 되길 바란다“며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특히 이번 여름호에는 반가운 이름도 실렸다. 한국의 시문학이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후원하고 특히 우리 고유의 문학 양식인 시 문학의 발전과 대중적 확대에 힘쓰고자 만들어진 신작 시 코너에 지역 출신의 김영 시인의 작품이 수록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작품은 ’상전, 이라는 말’, ‘아지랑이 사용법’, ‘어둠은 어디로 넘어지나’ 등 총 3편이다. 김 시인은 ”오랜 인연을 이어 온 ‘유심’에 작품을 올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번 활동을 계기로 저와 함께 활동하고 계신 전북 문인들이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무대로 활동 저변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다시 읽는 무산 시’와 ‘다시 읽는 만해 한용운’, ‘제1회 무산문화대상’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유심 편집위원들은 편집 후기를 통해 ”나도 모르게 지친 마음이 들때 조금 더 가보자고 손을 내밀 듯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며 ”이런 우연한 만남의 물방울들이 ‘나’라는 지류를 흐르게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번 호에 실린 원고들을 읽으며 새삼 그 우연한 인연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부디 독자들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9 17:37

정성수 시인 30번째 시집 '욕(辱)' 출간

정성수 시인이 30번째 시집 <욕(辱)>(화암풀판)을 펴냈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은 총 70편이다. 다른 시인이 지은 시에 ‘정성수의 시(詩) 감상’이 함께 수록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정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독자에게 ‘욕이 시가 될 수 있는가?’와 ‘시가 욕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정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욕은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의도로 쓰이기에, 윤리적으로 부적절하고 비도덕적인 말로 간주한다”며 “그러나 욕은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닌, 언어적인 창의성과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일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 시집의 소재로 삼아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에 실린 욕은 시의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지만, 시의 전체적인 품질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라며 “욕을 사용하는 시는 주제·형식·심상·묘사·장치·창의성·개성 등을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준관 시인은 시평을 통해 “시가 되는 욕, 욕이 되는 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시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시인의 시에 깃든 시상을 따라가며 쓴 감상기는 시인들의 시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 출신인 정 시인은 1994년 서울신문 시 공모 당선과 동시에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 동시로 등단했다. 그는 전주대 사범대학 겸임교수와 전주비전대 운영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로 활동하면서 전주에서‘건지산 아래 작은 방’을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9 17:3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나혜경 '우리는 서로의 나이테를 그려주고 있다'

무심코 리모컨을 돌리다 멈췄다.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엄마와 차를 타고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엄마의 굽은 등을 딸의 가슴으로 지그시 누르는데 딸의 표정은 웃음과 울음의 경계다. 엄마는 뒤에서 푸근히 밀어주는 딸에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딸과 엄마는 다르고 같다. “바닷가에 가자.” “바닷가에 다 왔어.” “저기 쑥 봐라.” “엄마, 내 친구네가 제주도 여행가서 바다는 안 보고 쑥만 뜯었데.” “저기 낚시한다.” 모녀의 대화는 자꾸 어긋났다. 딸은 웃었다가 빗나가는 엄마를 이해 못해 난감해 하다 이해돼 웃기를 반복했다. 엄마는 딸의 나이를, 딸은 엄마의 나이를 체험하는 여행이었다. 같이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서로의 나이테를 읽으며 이해해갔다. 공감되는 장면을 보다 『우리는 서로의 나이테를 그려주고 있다』가 떠올라 펼쳤다. 색연필로 그린 꽃과 사물, 독학으로 그린 그녀의 마당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잘 익은 노오란 모과의 윗부분에 눈이 쌓이면 마치 모과나무가 등불을 들고 환하게 빛나고, 모과가 눈에 쌓여 떨어지는 풍경, 콜드블루 커피 내리는 느릿느릿한 여유를 배운다.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고 우산을 받치고 깨끗해지는 마당을 거니는 마음이 싱그럽다. ‘12월과 1월, 쉼의 시간을 지나면 2월부터는 벌써 땅을 뚫고 새싹이 올라오는 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무의 꽃눈도 발갛게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꽃을 보여줄 태세다. 마당은 이렇게 같은 자리에서 돌고 돈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다.’(본문 중에) 내 마당에 핀 꽃을 한 삽 퍼서 이웃과 꽃 한 삽을 교환해 두 가지로 늘어나 피었다. 꽃씨 나눔으로 마당을 채우니 2개월의 쉼을 지나면 새싹이 얼굴을 내민다. 해마다 새로 내미는 얼굴이 반가울 따름이다. 전원생활을 꿈꾸다 제 코 다친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나무가 이리로 넘어오니 잘라라. 분리수거 잘 해라. 쓰레기봉투 여기다 버리지 마라라.’ 사사건건 관여에 못 이겨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색소폰 소리가 소음으로 들린 동네가 있다니 동병상련을 느껴서일까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보다 위안을 받는다. 아니,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시인이 부럽기 그지없다. 사람이 뜸한 시골마을에 인기척이 반가울 만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동네를 돌아다니던 노인들은 하나 둘 사라지는 고즈넉한 마을에 사람을 배척하는 심보를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크기가 작아도 하늘이 보이고 자연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땅이면 다 마당이다. 마당은 집 안에 있는 사람을 바깥으로 불러내는 곳이며, 우울할 때 기대거나 붙잡고 일어서기에도 좋은 곳이다. 세상 밖으로 나가기 전 심호흡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완충지대이다.’ (본문 중에서) 나혜경 시인의 마당 예찬론을 읽은 후 마당을 보니 수레국화, 금국, 마가렛이 바람에 흔들리는 마당의 여유로움을 새삼 느껴본다. 낮에 우거졌던 마당의 풀을 베어냈다. 풀냄새가 가득하다. 하늘에는 별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고 고요 속에 와글와글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까지 어우러진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됐으며, 같은 해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너의 여름이 되어줄게>, 5人앤솔러지 청소년소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6.19 17:36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전주세계소리축제 라인업 공개됐다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8일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발표회’를 열고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한 전북특별자치도 14개 시·군에서 펼쳐진다. 올해 소리축제 주제는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이다. ‘로컬’의 지역을 전주와 전북으로만 제한을 두지 않고, 세계적 시선부터 시대·세대·장르·지역적 해석의 시선까지 다양한 프리즘으로 탐구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축제는 8월 여름축제로 개최 시기를 옮기고, 기존 10일 동안 진행했던 축제 기간을 코로나 이전의 5일로 단축하고 더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변화’와 ‘확장’에 주목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주요 실내 공연장에서는 수준 높은 한국 전통예술과 클래식, 월드뮤직 등을 포진시키고, 야외공연장에서는 대중성을 강화한 ‘핫썸머 나잇’ 콘셉트 공연을 구성하는 등 예술성과 축제성을 더욱 강조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는 점은 ‘소리학술포럼’의 신설이다. ‘소리학술포럼’은 소리축제 전 기간에 거쳐 진행되는 학술축제다. 올해 논의될 내용은 '전북의 풍물굿', '전북의 춤', '전북의 판소리', '전북의 민요' 등으로 전북 전통예술의 의미와 확장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포럼에는 한국풍물굿학회·무용역사기록학회·판소리학회·한국민요학회·무형문화연구원 등이 함께한다. 축제의 처음과 끝을 장식할 개막 공연과 폐막 공연도 공개했다. 개막 공연은 전북예술의 뿌리인 농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풍물오페라 『잡색 X』’이다. 지역 전통예술을 중심에 세우는 제작 공연(연출 적극)으로 공동체 장에서 펼쳐지던 임실필봉 풍물굿을 현대극장 무대 위에 세워 새로운 이미지와 메시지로 전달한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폐막 공연은 ‘조상현&신영희의 빅쇼’다. 1994~1998년까지 진행된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 1995년에 방송된 ‘빅쇼-조상현&신영희, 소리로 한 세상’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공연은 두 명창의 소리 공력과 더불어 익살과 재치가 넘치는 재담을 재구성하는 무대 작품으로 마련된다. 이 밖에도 30대부터 70대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창들이 무대에 오르는 ‘판소리 다섯바탕’과 2010년부터 개최된 경연 프로그램 ‘소리프론티어×소리의 탄생 2’, ‘정경화&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대니구&조윤성 트리오’ 등도 볼 수 있다. 이왕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지난해 여러 경험을 토대로 더 진전되고 획기적으로 발전된 축제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소리축제가 단순히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일뿐만 아닌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6.18 17:37

23년 만에 여름축제로 전환…소리축제 전북대표 여름축제 될까?

23년 만에 여름축제로 방향성을 재설정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전북자치도를 대표할 여름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년 9월 중순께 열리던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부터 8월로 개최 시기를 옮겨 축제 운영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축제의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소리축제 측 설명이지만, 지난해 폭염 등으로 파행을 겪은 새만금 잼버리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왕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18일 풍남동 하얀 양옥집에서 열린 ‘제23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발표회’에 참석해 개최 시기 변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매년 9월 중순께 축제가 열리면서 같은 시기 열리는 지역축제와 충돌이 있었고, 축제 전후로 추석명절이 자리잡고 있어 번잡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여름휴가 시즌과 맞물려 축제가 개최되면 (가을 축제 때보다) 외부에서 더 많은 관광객이 찾고, 국악·판소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방문도 많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소리축제가 흥행성과 축제성을 모두 확보하고, 문화행사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는 판단으로 23년 만에 과감하게 축제 시기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시도하는 여름축제에 대한 여러 안전문제 관련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리축제 측은 폭염에 대비해 행사장 곳곳에 미스트 터널과 미스트 분사기를 설치하고, 냉방 쉘터와 냉풍기, 식염포도당 등도 비치해 온열환자 발생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응급환자 의료부스를 따로 설치하고 덕진소방서 협조를 받아 응급 이송차량도 현장에 상시 배치할 계획이다. 이 조직위원장은 “8월 폭염과 우천에 따른 안전대책과 예방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며 “낮공연은 대부분 극장에서 진행하고 야외공연은 해가 진 뒤 오후 7시경에 일괄 진행한다. 축제기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23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한국소리문화전당과 전북자치도 14개 시군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을 키워드로 78개 105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6.18 17:36

인간 이기심이 빚어낸 기후 위기, SF 연극으로 재탄생

전주 대표 소극장으로 꼽히는 창작소극장(대표 류가연)이 20일부터 기획공연 '제로쉴드제로'로 관객들과 만난다. 창작소극장이 선보일 이번 공연은 이예본 작가와 류가연 연출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제로쉴드제로' 이다. 2053년 기후 위기를 직면한 지구를 배경으로 오늘날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 고민해야만 하는 문제를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연기로 선보인다. 이예본 작가는 “비정상적인 지구의 흐름이 난무할 때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이뤄낸 모든 현상은 궁극적인 생존 불안의 원인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제로쉴드제로’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 극을 통해 지금의 우리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더 많은 존재가 지구에서 평화로울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류가연 창작소극장 대표는 “‘제로쉴드제로’의 시간적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30년 후”라며 "과연 그때의 지구와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지 혹은 나빠질지에 대한 고민을 허황되지 않은 정교한 SF 소재로 담았다"며 연출 방향을 전했다. 홍석찬, 이종화, 강정호, 김서영, 최나솔, 장현채, 도건형 배우가 무대에 올라 극의 재미와 생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연극 '제로쉴드제로'는 20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단, 월·화·수 평일에는 휴무한다. 평일에는 저녁 7시30분에, 주말은 오후 3시에 각각 공연한다. 관람권은 전석 2만원이며 예매 및 공연 문의는 창작소극장(282-1810)으로 하면 된다. 한편, 창작소극장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소공연장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연극 '제로쉴드제로'를 제작하게 됐다. 소공연장 지원사업은 도내 민간 소공연장 지원을 통해 창작 기반 구축과 공연예술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올해 총 6곳이 선정돼 전주와 군산지역에서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6.18 17:36

단선과 합죽선 고유의 멋, 아름다움이 활짝…부채문화관 '선자청 작품전'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2024 테마기획 초대전 '선자청 작품전'을 선보인다. 선자청후원회 김주용, 이정근, 김명균, 박계호, 박인권 선자장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단선과 합죽선 40점을 만나볼 수 있다. 선자청후원회는 2019년에 창립해 전라감영 선자청 복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문화, 예술, 언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회원들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부채를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전주부채문화관과 전라감영 선자청에서 교육 행사와 무료체험을 진행해 전통문화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김주용은 경력 23년으로 가업을 3대째 전수 받아 방구부채(단선)를 전남 구례에서 제작하고 있다. 2018년 제21회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 입선, 2020년 제1회 남원시 관광기념공모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통부채공방 ‘죽호바람’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정근은 김한수 선생에게 사사를 받아 합죽선을 40년 동안 제작하고 있다. 제8회 대한민국 황실공예대전 특선, 제42회 전라북도공예대전 특별상, 제24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장려상을 수상했고 제27회 전라북도공예인협회전, 전주부채문화관 단오부채전에 참여했다. 김명균은 경력 40년으로 2대째 가업을 이어 광주시에서 단선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공예대전 특선 등 15회를 수상했다. 개인전 7회 및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일본, 중국, 베트남, 프랑스 등에서 해외 전시에 참여했다. 온고을공예대전 심사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행정안전부 지정 향토명인 25에 선정됐다. 현재 청라공예사 대표, 청라부채박물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선자장 박계호는 선친인 박인권 선자장에 이어 2대가 무형유산 선자장으로 지정됐다.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초대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으며, 드라마와 영화의 시대극에 등장하는 부채를 60여회 협찬했다. 현재 전라감영 선자청 후원회 회장, 전라감영 선자청 부채전시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 선친인 박인권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선자장 명예보유자로 활동 중이다. 이번 ‘선자청 작품전’은 20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

  • 전시·공연
  • 박은
  • 2024.06.18 17:3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