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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의국악예술단', 국악의 진수 전한다

‘2024 전주대사습청 토요상설공연’의 8번째 무대가 오는 15일 열린다. 전석 무료. 이날 오후 6시, 전주대사습청 토요상설공연을 꾸밀 8번째 주자는 '황정의국악예술단'이다. 이들은 가야금 명인 황정의와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국악전문예술단이다. 2010년 창단 이후, 14년 동안 대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국 전통음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협업을 시도 중인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가야금과 아쟁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은 총 다섯 곡으로 구성돼 있다. 황정의·김강록 연주자가 출연하는 첫 번째 무대는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다. 이 곡은 장단의 연속성 흐름 속에서 다양한 주법과 섬세하고 깔끔한 시김새로 연주자의 뛰어난 예술성과 기량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가야금 산조로 꼽힌다. 두 번째 곡은 황정의국악예술단 멤버들이 연주하는 ‘침향무’이며, 세 번째 곡으로는 황정의 명인이 12현 가야금을, 박순아 씨가 25현 가야금을 맡아 연주하는 ‘두 대의 아라리’가 연주된다. 이 곡은 정선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12현과 25현 중심의 재즈풍으로 편곡한 음악이다. 네 번째 곡은 황정의국악예술단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는 ‘가야금 합주 뱃노래, 잦은 뱃노래’로, 황정의국악예술단 멤버들의 우수한 기량을 바탕으로 수성 반주와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끝으로 ‘백만송이 장미’와 홍콩 영화 첨밀밀의 OST 곡인 ‘월량대표아적심’, ‘I’m Still Loving You’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 곡에서는 황정의 명인이 12현 가야금을, 박순아 씨가 25현 가야금을, 이아현 씨는 아쟁을, 김강록 씨가 타악을 맡아 연주한다. 황정의 명인은 “매년 일취월장하고 있는 제자들과 함께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이번 공연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황정의국악예술단의 다채로운 음악과 뛰어난 연주 기량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6.13 17:10

전북자치도문화관광재단, ‘함께하는 예술기행’ 참여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 이하 재단)이 도내 예술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4 함께하는 예술기행' 참여자를 모집한다. '2024 함께하는 예술기행'은 전북자치도 예술인복지증진센터 예술인 역량강화 재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도내 예술인이 선진사례 경험을 통해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 시행한다. 참여자 모집은 13일부터 시작되며 선착순 25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전북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예술호동 증명이 완료된 예술인이다. 다만 공고일 기준 도내 주소지를 두지 않거나 예술활동증명 미완료자, 국·공립 문화예술기관 소속 상근 예술인, 지자체 공무원, 대학교수, 초·중·고등학교 교직원은 신청에서 제외된다. 또한 2024년도 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및 문화예술지원사업 수혜자도 불가하다. 선정된 예술인은 오는 28일 ‘2024 함께하는 예술기행’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참여 예술인들은 그간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필립 파레노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신청 접수 및 절차는 재단 누리집(www.jbct.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6.13 17:09

[서유진 기자의 예술관람기] 뭉크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5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뭉크전이 열리고 있다. 에르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노르웨이의 대표적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가이다. 군의관 아버지와 예술적 소양이 풍부한 어머니 사이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5세에 어머니를 폐결핵으로 잃고 10년 뒤 누나도 같은 병으로 사망했고, 누이동생은 정신병에 걸렸다. 아버지와 남동생도 뭉크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다. 이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뭉크는 거의 일생 내내 죽음과 병에 대한 환각을 가졌는데 괴로움과 절망의 주제에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게 했고, 그에게 마음의 벽을 쌓게 했다. 당대 유행하던 풍경화의 자연주의를 벗어나 그는 어릴 적 어머니와 누이의 죽음, 그리고 연속된 사랑의 실패를 겪은 뭉크는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의 근원에 존재하는 고독, 질투, 불안 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표현주의 양식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우울하거나 신경증적인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후기작 ‘태양’은 밝고 화사한 벽화도 그렸다. 뭉크는 일찍부터 사회적 행동과 도덕 및 예술에 대해 자유분방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내서인지 그의 미술은 성(性)과 사회적 상황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생전에 성공해 돈을 벌었고 넓은 땅을 구입해 거기서 살며 그림을 내내 그리며 지냈고, 노르웨이 왕실에서 기사 작위를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화가였다. 그는 말년에 모든 작품을 오슬로시에 기증했다. 뭉크의 대표작은 거의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 ‘절규’(Scream)를 꼽을 수 있다. 이 그림은 오슬로 근교에서 산책하고 있을 때 경험했던 끔찍한 공황발작에서 나온 것이다. “피곤하고 아픈 느낌이 들었다. 해가 지고 있었고, 구름은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자연을 뚫고 나오는 절규를 느꼈다.” 이번 전시는 에칭 작품이 많고 똑같은 주제를 조금씩 다르게 시리즈로 작품을 만들어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대표작 ‘절규’는 아주 작은 판화 1점만이 있었다. 석판화 ‘마돈나’의 여러 버전도 인상적이었다. 밝은색을 사용한 풍경화도 눈에 띄었다. ‘절규’ 원본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갔으나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4.06.13 17:00

등단 51주년 작가 박범신, 익산 온다

등단 51주년을 맞은 박범신 작가가 익산을 찾는다. 기찻길옆골목책방(대표 윤찬영)에 따르면, 오는 16일 오후 2시 익산역 앞 기찻길옆골목책방(익산시 중앙로1길 17) 2층에서 ‘박범신 작가 등단 51주년 맞이 출판기념회 & 작가와의 대화 - 순례, 그 높고 깊고 아득한’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윤찬영 대표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들을 다수 배출한 도시인 익산을 ‘문학의 도시’로 브랜딩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지난 5월 진행한 ‘안도현 작가와의 대화 - 나의 스무 살에게’에 이은 두 번째 작가와의 대화다. 작가에게 익산과 원광대학교에서 보낸 10~20대 시절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오늘날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하기까지 그 시간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어봄으로써 작가와 익산이라는 도시가 새롭게 관계를 맺는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부에서는 지난해 박범신 작가가 등단 50주년을 맞아 출간한 두 권의 수필집 ‘두근거리는 고요’와 ‘순례’의 출판기념회가, 2부에서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윤찬영 대표는 “익산은 원광대 국어국문학과와 서예과 등을 통해 자랑스러운 문인과 예술가들을 여럿 배출한 고장임에도 오늘날 익산에서는 그들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려울뿐더러 그들이 익산에서 인생의 중요한 한때를 보냈다는 사실도 타지인들은 거의 알지 못한다”면서 “다른 도시에서 보자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고 기댈 언덕이 돼 주는 관계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범신 작가는 옛 전북 익산군 황화면(현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봉동리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부터 충청남도 논산군 강경읍에서 살았으며, 남성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 강경과 이리(익산)를 기차로 오갔다. 전주교육대학교를 거쳐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다녔으며 졸업 이듬해인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殘骸)’가 당선되면서 등단했고, ‘불의 나라’를 비롯한 다수의 소설과 소설집, 산문집을 펴냈다. 그동안 대한민국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명지대학교 교수와 상명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 문화일반
  • 송승욱
  • 2024.06.13 16:43

베니김 시인의 두 번째 감성시집, ‘세월엔 꽃배타령‘ 출간

“아침에 열리면 날씨타령에 깨지락 꼼지락/ 행여나 시간 안에서 마음이 흔들리걸랑/ 세월엔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지 말세라./ 뜰 안의 종달새도 지지배배 울어대니/ 커피 한잔 마시기 좋은 날엔/ 눈부신 아침햇살에 꽃보라도 나풀대니/ 꽃차 한잔 마시기 좋은 날엔/ 밥상머리엔 한 그릇 맛깔풍기는 냄새보다/ 인생의 식탁위에 한송이 꽃향기 퍼지걸랑/ 사람도 꽃처럼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월이야 얼기설기 맴도는 허울뿐이라/ 시간을 한손에 쥐고 마음껏 흔들어/ 낭만 한가락에 꽃배타령이면 그뿐일세라.”(시‘ 세월엔 꽃배타령’) 산골 마을에서 종달새와 인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베니김(본명 김형석) 시인의 2번째 시집<세월엔 꽃배타령>(MJ미디어)이 출간됐다. 작가는 이번 시집을 “‘세월에 시비를 걸지 말고 시간도 없는 것처럼, 한 살매 마음 가는 대로’라는 여여행(如如行)에 관한 인생 타령”이라고 설명했다. 시집에는 인생 소풍 길에 밥배보다 꽃배를 채우며 여여하게 산다는 것에 관한 70편의 감성 시와 함께 10편의 디카시, 2편의 에세이 등이 실려있다. 또 작품 속에는 ‘밥배보다 꽃배, 생각망치를 사랑한 이유, 세월에 시비를 걸지 마오’ 등에서 드러나듯, 일상의 세월을 내 손안에 들고서 마음이 끌리는 대로 즐긴다는 인생 소풍 길에 관한 감성적인 형상화에 상징성을 읊조린 시적 상상을 담아내고 있다. 베니김 시인은 순창 출신으로 고려대 문과대학에 재학 중, 일본 와세다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귀국 후 영상산업기자로 첫 발을 내딛으며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Cinebus’ 편집장을 거친 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서울예술종합학교 강사,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디지털융합사업다의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처럼 살아보기365>, 시집<낭만호미처럼>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2 16:57

'시를 향한 애정'…이근풍 <밤하늘의 별빛처럼> 출간

한평생 시(詩)를 흠모해온 이근풍 시인이 시집 <밤하늘의 별빛처럼>(오늘의 문학사)을 펴냈다. 이근풍 시인은 시와 더불어 생활해온 지난날이 참으로 행복했다고 고백한다. 삶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힘든 상황을 끝내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에 ‘시’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시와 더불어 생활해온 지난날의 삶, 참으로 행복했다. 시는 나에게 새로운 인생 길을 열어 주었다. 희망, 용기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내 가슴에 피어난 시의 꽃 한 송이가 세속의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주었으며, 날로 메말라가는 마음밭에 아름다운 시의 꽃 피어나 향기로운 시 열매를 맺게 해 주었다”(‘시는 나에게’ 발췌) 신간 <밤하늘의 별빛처럼>에 담긴 시들은 진실하고 솔직하다. 문학적 단상들을 간결하고 담백한 시어로 표현해 의외로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운율 또한 단단한 짜임새를 갖춰 시를 읽는 독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다른 길 간다 해도 떠날 때 눈물 흘리지 말고’(‘다른 길 간다 해도’ 발췌)라며 슬픔마저 담담하고 편안하게 풀어준 덕분이다. 100편에 이르는 시편들은 질적 균질감이 뛰어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시인은 서문에서 “오직 사랑으로 가꾼 열매를 수확한 후 또다시 시의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린 시의 씨앗에서 새로운 시의 꽃이 피어날 때마다 가슴에서 푸르른 희망이 출렁거렸다”며 “끝까지 손잡고 같이 가는 길동무가 되리라 다짐하였다”라고 밝혔다. 임실에서 태어난 이근풍 시인은 전북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임했다. 계간 <오늘의문학>16집에 ‘할미꽃’ 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인실문학회 회원이다. 시집 <나에게 쓴 편지> <못다한 말> <둘이서 엮는 사연>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6.12 16:57

곽병창 공연콘텐츠 극본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 발간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공연콘텐츠극본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연극과 인간)를 펴냈다. 책에는 ‘꿈속에서 꿈을 꾸다’를 비롯한 ‘아리랑’, ‘이성계, 해를 쏘다’, ‘녹두새 훨훨’, ‘칸타타 선화공주’ 등 곽 교수가 집필한 정통희극, 창극 등 다양한 장르의 대본이 실렸다. 희곡집이 아닌 대중에게 생소한 공연콘텐츠 극본집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곽 교수는 “봄 한 계절을 가려움과 통증에 시달리며 책을 꾸몄다”며 “그러고 보니 자기 사는 시절을 못 견디게 궁금해하고 가려워하던 이들과 세상의 논리에 무참히 베어져 아파한 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에는 정통희극도 있지만 창극, 뮤지컬, 총체극, 칸타타 등 희곡 밖의 이름들로 여럿 섞여 있다”며 “ 이러한 이유 때문에 희곡집이 아닌 공연콘텐츠 극본집이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관객들과 주고받은 느낌과 신명은 결국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공연콘텐츠 극본집에는 5편의 대본과 더불어 실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했던 사진까지 담겨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곽 교수는 “연극으로 꿈을 꾸고 연극 안에서 꿈을 이야기한 지 어언 수십 년이다”라며 “그래도 이러한 꿈은 아직 생생해 잠과 깨어있는 시간 사이를 가로지른다. 여기까지 같이 온 이들, 그리고 이 꿈의 종착역이 어디든 거기까지 마침내 같이 갈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대학연극반에서 처음 무대에 선 뒤 줄곧 연기·연출·극작·기획 등의 연극 일로 평생을 보내온 교수는 나이 30세에 창작극회 대표가 됐다. 이후 창작소극장을 짓고 운영하며 십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저서로는 희곡집 <강 건너, 안개, 숲>, <필례, 미친 꽃>, <억울한 남자>와 논문집<연희, 극, 축제>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우석대 문예창작과에서 극작법을 가르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2 16:57

공학자 김환기 에세이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

공학자 김환기의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바른북스)가 출간됐다. 쓰고 버린 물을 재생하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자신이 고민해오던 생각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집요하면서도 자상하게 풀어냈다. 전편 ‘공학자의 소론’과 후편 ‘지역개발의 기억’으로 구성된 책은 단순히 폐수처리에 대한 사회과학적 근거만을 기술하지 않는다. 공학도로서 국내외를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유념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글로 엮었으며, 공학도의 날카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물과 관련한 글들은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서문에서“쓰고 버린 물로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논문도 발표하고 견학도 많이 했다”며 “때로는 기업체의 부탁으로 선진기술을 몰래 빼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의미가 다소 산만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쓰고 버리는 물의 처리와 맑은 물 공급에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1943년 고창에서 태어난 저자 김환기 씨는 전북대 토목공학과에서 수처리공학 등을 강의했다. 동대학 공과대학장 환경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전북대 명예교수다. 그동안 <지역 개발과 환경 보존>과 <풍천장어와 갯지렁이>등의 책을 출간했으며, ‘생물학적 유동층에 의한 폐수처리’ 를 다룬 논문을 제출한 바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6.12 16:5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사소해서 두렷하고 실제적이며 아름다운 이야기는 이리 막을 엽니다. "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 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뜻하는 게 넌지시 드러나 있어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떠올리기 쉽지 않아요. 그러나 다 읽고 난 후, 채 가시지 않은 감동을 데리고 처음으로 와보세요. 안에 있는 것을 흘러넘치지 않게 하여 휴머니즘을 안겨주는 오월의 이파리들이 느껴질 것입니다. 가야 할 길을 가는 간결한 강물을 보게 되겠지요.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여성들을 빨래처럼 비틀어 가혹하게 짜냈던 수녀원 소속 '막달레나 세탁소'는 막강한 세상을 상징해요. 미시즈 윌슨 집에서 가사 일꾼으로 일하던 중 임신을 한 펄롱의 열여섯 엄마는 너무 약하죠. 아버지는 윌슨의 부유한 친척으로 추정될 뿐이죠. 그래도 자식이 없는 윌슨이 그를 돌보며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농장 일꾼인 네드도 같이 살았는데 집안에 다툼이 거의 없었어요. 펄롱도 윌슨의 배려 덕에 자리를 잡고 살아요. 소소하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아내와 딸들에게 기쁨을 느끼면서 말이죠. 실업수당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길어지고 있어요. 모든 걸 잃는 일이 쉽게 일어난다는 걸 안 펄롱은 버티고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그렁저렁 어울려 살기를 바라죠. 그리고 딸들이 유일하게 괜찮은 수녀원 여학교를 탈 없이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결심을 굳혀요.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석탄광에 갇힌 아이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도움을 청하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 펄롱을 괴롭혀요. 그는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같은 선물을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을까”, 고뇌합니다. 수녀원이 갖는 힘은 사람들이 주는 만큼이라 말하다가, 그와 수녀원 여학교 사이에는 얇은 담장 하나뿐이라는 충고를 들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힘들어했던, 늘 어머니와 함께 미사에 가고 같이 식사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불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그를 더 나은 혈통으로 만들었던, 그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던 네드. 그리고 친절과 격려,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작은 것들로 그의 삶을 이루어준 윌슨. 그 둘 덕분에 그는 감히 하지 못했던 일을 합니다. 가늠쇠인 왼쪽 손목 아래에서 사소한 차이로 떠난 화살이 멀리 가면 크게 달라지듯 말이죠. 펄롱은 아이를 데리고 나와요.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만, 단 한 번도 이와 견줄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느끼면서 말입니다. 그의 삶은 하찮고, 간소하고, 모호했지요. 그러나 안에 웅크리고 있던 것은 품격 있는 불씨였던 것이죠.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돼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6.12 15:55

익산예술의전당, 지역작가 이동근 초대기획전 개최

익산예술의전당이 지역작가 이동근을 재조망하는 초대기획전시 '세계 저편에서, 날아온 새'를 개최한다. 오는 1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28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만나볼수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2024년 신작 50여점을 포함해 1967년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110여 점의 회화 및 설치작품과 120여 점의 드로잉 및 작가의 아카이브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설치작품은 기존 '생명'과 다른 영역을 작업에 도입해 '생명' 연작의 주제 의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동근 작가는 1951년 생으로 유년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익산에서 성장했으며,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과 전주 등에서 개인전을 16회 개최하고 한국미술협회, 신작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작가는 2022~2023년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인 '작가 조사-비평-연구' 프로젝트에 전라권 작가로는 유일하게 선정돼 비평과 생애사, 작품 등을 기록·목록화했다.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관람료는 무료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익산예술의전당 누리집 또는 전화(063 859 3254)로 확인할 수 있다. 이지원 익산예술의전당 관장은 "지역미술과 한국미술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익산 출신의 이동근 작가를 초청해 큰 영광이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작가와 소통하며 시민들에게 알리는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예술로 소통하는 풍성한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멀했다.

  • 전시·공연
  • 엄철호
  • 2024.06.12 15:11

'바다는 문학의 보고'…제18회 바다문학상 시상식 개최

바다의 소중함을 알리고, 해양문학 발전을 위해 제정된 ‘제18회 바다문학상’ 시상식이 1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주최하고 바다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8회 바다문학상은 대상(시)에 박홍재씨, 본상(수필)에 서운정씨가 선정됐다.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은 김경희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창훈 전북일보사 회장,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 소재호 바다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정동영 국회의원(전주시병), 김영 바다문학상 운영위원,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김현조 전주문인협회 회장, 백성일 전북일보 부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올해 18회를 맞은 바다문학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문학적 성취와 권위가 깊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바다문학상이 크고 높은 등대가 되어 청정바다를 훤하게 밝히는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전북일보 사장)는 “바다의 소중함을 문학으로 일깨워주는 바다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2007년 제정된 바다문학상이 해마다 응모자가 증가해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지역민이 바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동영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바다 그리고 문학, 두 단어 모두 가슴을 뛰게 하는 말 같다”며 “올해 바다문학상을 수상한 세 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가난한 전북문단에 중요한 선물을 주신 전북일보사에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도 “바다문학상의 공모부터 시상식까지 준비해주신 전북일보사와 바다문학상 운영위원회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박홍재 시인에게는 해양수산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 순금 1냥(10돈)이 수여됐다. 본상을 수상한 서운정 수필가는 전북일보사 회장과 ㈜국제해운 대표이사 공동 시상으로 상패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찾아주는 바다문학상 수상자 김경희 수필가도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과 순금 10돈을 받았다. 바다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박홍재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어쭙잖은 시를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리를 만들어준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에 감사드린다”며 “제 시의 첫 독자인 아내와 함께 수상의 영광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바다문학상은 바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문학상으로, 올해는 시 996편과 수필 206편 등 총 1202편이 접수됐다.

  • 문학·출판
  • 박은외(1)
  • 2024.06.11 19:08

[미술관·박물관 큐레이터] ① 장진아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좋은 미술관은 작게는 한 도시의 관광산업에, 크게는 한 국가의 브랜드 가치에 기여한다. 쇠락한 산업도시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파리 3대 미술관으로 연간 36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오르세미술관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미술관 큐레이터(전시기획자)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큐레이터' 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유물을 수집 관리하고, 기획전시와 홍보활동 등 종합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학예사로 불리기도 한다. 예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열정,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지역 전시현장을 누비는 큐레이터 3인방을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장진아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54)은 20년 넘게 학예사로 활동한 잔뼈 굵은 인물이다. 2000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로 입사해 유물 소장 관리부터 전시 기획까지 다양한 영역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8월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으로 부임한 그는 소장품 관리, 조사연구, 기록물 전시를 비롯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관장한다. 올해는 ‘미륵의 마음, 모악산 금산사’ 특별전을 학예사들과 함께 준비해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7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장진아 학예연구실장을 만났다. 그에게 ‘좋은 큐레이터’에 대해 물었다. 학예사‘장진아’를 세상에 각인시킨 건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 테마전 ‘왕의 글이 있는 그림’ 전시회가 열린 2008년이었다. 한국회화사를 전공한 장진아 학예연구실장은 당시 ‘어제(御製)’를 키워드로 조선시대 회화와 왕실문화를 조명하며 학계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진입장벽이 높았던 박물관에 대한 편견이 한겹 벗겨진 순간이었다. 전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당시 장진아 학예사에게 또 다른 원동력을 부여했다. 본질을 파고드는 집요함으로 시대의 흐름을 읽었고, 시의적절한 기획전시는 장진아 학예실장에게 ‘좋은 큐레이터’라는 꿈을 꾸게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박물관의 역할이 확장될수록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욱 커졌다. “예전에는 좋은 큐레이터의 덕목이 전문성이라고 생각했어요. 전시하려는 소장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토대로 소장품의 가치를 밝혀내는 것이 좋은 큐레이터의 소양이라고 봤죠. 하지만 지금은 전문 지식 뿐만 아니라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전시가 가장 좋은 전시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지적 욕구를 채우는 것 이외에 "재밌다" 등의 정서적 반응까지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진아 실장은 국립전주박물관 큐레이터로서 놓치고 싶지 않은 신념이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국립’이 지닌 의미를 몰랐어요.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서 무게감을 가지고 생각하지 못했죠. 그러나 지금은 제가 기획한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외면받더라도, 국립기관에서 다뤄야 하는 주제라면 기꺼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제 논리에 의해서 전시회를 기획하지 않고, 국립기관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수준 높은 컬렉션을 선보이고 싶어요.” ‘그렇구나’ 새삼 생각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나라의 예산으로 관리하는 '국립'의 역할을 되새긴다는 그녀의 다짐이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사랑한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학예사라는 직업과 박물관을 사랑하는 장 실장의 다음 전시회가 무척 기대되는 이유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6.11 16:48

'창작 여정의 첫 걸음'…우마 온에어(WooMA ON-AIR) 기획전

전국 8대 오지로 손꼽히는 완주군 동상골에 위치한 연석산 우송미술관(관장 문리)이 입주 작가 6명과 창작 여정의 첫걸음을 뗀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4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연석산미술관은 최근 6명의 입주 작가를 선정하고 '우마 레지던스’를 진행하고 있다. 우마 레지던스는 지난 2018년부터 연석산 우송미술관이 운영하며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고, 국내외 교류를 통한 인큐베이팅과 문화예술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2024 우마 레지던스는 공모로 지원한 38명 중에서 심사를 거쳐 김나연, 양원평, 소찬섭, 라니아 알람, 임규보, 신가혜 등 6명의 미술가를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안정적인 창작 공간과 개인전, 평론가 매칭, 동시대 미술 특강 등이 지원된다. 이에 우마 레지던스 첫 프로그램으로 올해 선정된 입주 작가들과 기획전 '우마 온에어 2024(Woo MAON-AIR 2024)'를 선보인다. 7월 5일까지 미술관 송관에서 펼쳐질 전시에서는 입주 작가들이 각자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향후 창작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설휴정 연석산 우송 미술관 큐레이터는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지닌 이들이 한 공간에서 협력하며 긍정적 가치 지점에 도달하길 기대한다”며 “그들의 예술적 여정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6.11 16:4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