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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이경옥 아동문학가의 신간 『진짜 가족 맞아요』(보라빛소어린이)가 출간됐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어린이 문학에서 간과했던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주로 다룬다. 이번 작품도 한국안데르센상 최우수상 수상작답게 가족의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어린이의 내면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다루었다. 『진짜 가족 맞아요』 주인공 박다영은 엄마의 재혼으로 뜻하지 않은 사람들과 가족으로 묶인다. 자기와 엄마만 빼고 모두 문 씨인 집에서 다영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한 모습이다. 그런 박다영과 달리 또래인 문진호는 새엄마와 다영에게 지나치게 다정하다. 문진호에게 새 가족은 삶의 활기요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에 핀 소담한 꽃 무더기다. 반대로 오빠 문윤호는 어딘가 어둡다. 다영이는 오빠가 엄마와 자기를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 단정 짓는다. 새아빠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박다영은 성을 ‘문’으로 바꾸자는 엄마 제안을 거절한다. 성을 바꾸면 친아빠와 멀어질 것만 같다. 엄마는 다영의 마음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성을 바꾼다고 해서 끈끈한 가족애가 마법처럼 생기는 건 아니기에. “가족이 많아졌다는 건 사랑할 사람이 많아진 거라고 수없이 마법을 걸었다. 그래도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았다. <중략> 사실은 정말 궁금하게 아니라 남의 약점을 끄집어내려고 하는 속마음을 다 아니까.” 박다영은 공개 입양을 당당하게 말하는 최강나라처럼 친구들 앞에서 재혼 가정의 아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그게 흠이 될 것만 같다. 절친인 설지혜조차 이상한 가족이라는데 남들은 오죽할까. 설지혜처럼 우리 또한 ‘평범하다’의 반대말을 ‘이상하다’로 치환할 때가 있다. 심지어 그런 판단을 타인에게 주입한다. 이는 삶의 다양성을 해치고 상호 간의 공존을 무너뜨리는 섣부른 태도가 아닐까. 다행히 박다영은 설지혜가 말한 이상한 가족의 노력으로 그들과 단단한 결속력을 갖는다. 계기는 고장 난 자전거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박다영을 일으켜 준 건 살갑지 않았던 오빠 문윤호였다. 그날 처음으로 오빠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다영은 오빠를 대한 오해를 푼다. 병적으로 수다스럽고 식탐 많은 문진호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 또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뀐다. 불편함을 무릎 쓰고 친아빠를 초대해 가영이의 달리기를 함께 응원한 새아빠 역시 다영이가 새로운 가족에게 스며들도록 만든 힘이었다. “가족이 많아진 건 사랑할 사람이 많아졌다는 엄마 말이 맞았다. 모두 내 가슴에 스며들어 각각의 무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의 무늬는 점점 커지고 깊어지고 있다.” 박다영은 박다영이다. 그렇다고 문다영이 아닌 게 아니다. 박다영과 문다영 사이를 오가며 다영이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 부단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세상 모든 가족은 똑같은 무늬를 하지 않는다. 똑같은 빛깔일 수도 없다. 함께한 시간이 많다고 진정한 가족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모두가 각각의 이유로 특별하다는 거다. 고로 이상한 가족은 없다. 각각의 무늬와 빛깔로 자기 가족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 가족은 어떤 빛깔과 무늬를 지녔는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겠다. 김근혜 아동문학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청소년 소설<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오디오북<날아라 자전거>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1.05 18:22

[사설] 전북교육청 3년 연속 최우수, 성과 이어가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교육부의 ‘2025년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8억여원의 특별교부금도 확보했다.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 이뤄낸 성과다. 올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절반가량이 최우수 평가를 받은 만큼 그 의미가 약간은 퇴색될 수도 있지만 △국가교육·돌봄 책임 강화 △교실혁명(디지털 전환) △함께학교(맞춤형 교육 지원) △행·재정 운영 효율화 등 4개 영역 21개 지표에서 3년 연속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을만 하다. 특히 수년 전 교육부의 교부금 삭감 조치와 잇따른 소송 등으로 혼란에 빠져있던 전북교육청과 전북교육이 이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체계를 확립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특히 ‘전북형 늘봄’ 프로그램이 우수 정책 사례로 선정돼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늘봄 프로그램은 정규수업 전후 학교와 지역 자원을 연계해 아동에게 보살핌과 학습을 제공하는 초등 돌봄·교육 프로그램이다. 전북교육청은 지역 실정과 현장의 여건에 맞춰 오후 6시까지는 학교 공간 내에서, 이후 오후 8시까지는 학교 밖 사회 기관 및 단체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설계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전국 최고 수준에 달했다. 국가적 과제인 출산정책과 맞물려 아이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거점 늘봄센터를 설립해 돌봄 사각지대를 집중 지원하고, 대학 및 지역 공공기관·단체와 연계해 양질의 지역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 전북형 늘봄이 전국적 모델이 된 것이다. 더불어 전북교육청은 학생 마음건강 증진, 학교폭력 근절 노력,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수업혁신 등의 지표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최우수 등급을 받은 3년 동안의 평가 결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전북교육 발전을 위해 그간 인정받은 성과를 발전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내년 전북교육감 선거를 향해 뛰고 있는 입지자들도 전임자와의 차별화에 몰두해 새로운 정책만 찾을 게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적 노력과 결과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각 분야에서의 우수 정책을 분석해 그 성과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에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1.05 18:13

[사설] 전북도, 고병원성 AI 방역 철저히 하길

전북특별자치도는 도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검출됨에 따라 11월 4일 ‘철새 주의단계’를 발령했다. 지난 10월 29일 군산시 옥서면 만경강 하류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되었고, 이후 11월 3일 부안 백산면 고부천 일대에서 포획한 쇠오리 시료에서도 같은 항원이 추가로 확인되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고병원성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매우 높은 조류 인플루엔자로 닭이나 오리 같은 조류에 국한된 전염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간 장벽을 넘어 포유류와 사람에게까지도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전염병이어서 철저한 방역과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금번 전북특별자치도 철새도래지 지역인 군산과 부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됨에 따라 ‘철새 주의단계’를 발령하고 가금농가 및 축산시설에 대한 방역을 한층 강화한 조치는 매우 적절한 대응이다. 현재 전북도는 검출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km를 야생조류 예찰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내 54호 가금농가(닭 41호, 오리 12호, 메추리 1호)에 대해 21일 간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특히 만경강 하류 철새도래지 수변 3㎞ 내는 사람과 차량 출입을 전면 차단,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로 했다. 동시에 소독 강화를 위한 방역기동반을 투입해 예찰 활동과 환경 정화를 하고 있다. 또한 전북도는 철새도래지와 수변 인접 농가를 중심으로 출입금지, 농장 진입차량 제한, 분뇨·가금류 유통 제한 차량 소독필증 보관, 출입차량 2단계 소독 의무화 등 선제적 방역조치도 시행 중이다. 이 같은 대비에서 가장 주의할 내용은 철새도래지 방문을 철처히 차단하여 병원균의 확산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북도민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관련 사육농가의 경각심과 철저한 대응이 요청되며 농장 내외부 소독과 장화·장갑 교체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도 또한 중요하다. 특히, 방역 실무부서는 인체감염을 막기 위한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와 보호구 착용을 통해 사육 농가 주민, 방역인력 및 관련자들의 안전관리도 잘 챙겨 금번 주의단계가 더 심한 단계로 진행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1.05 18:08

[오목대] 학원안정법과 국정안정법

사람들이 온통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게 있으니 바로 ‘국정안정법’으로 명명된 ‘재판중지법’이다. 집권여당의 시각에서 볼 때 재판을 중지해야만 국정안정이 될 수 있기에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제거하는 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일수도 있다. 정청래 대표가 깃발을 들고 추진하던 기세를 보면 곧 입법화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강력한 제동 시그널이 나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말라’고 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자신을 지지한 사람뿐 아니라 반대한 국민들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미래를 봐야하고, 호남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뿐 아니라 중도층과 일부 합리적 보수까지 포용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당 수뇌부로서는 대통령실로부터 점수도 따고, 강성 지지층의 환호도 이끌어낼 수 있는 호재다 싶었는데 의외로 체면을 구기고 분란만 자초한 셈이됐다. 어떤 이들은 국정안정법을 학원안정법과 비교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혀 다른 차원의 법안이지만 발상이나 야권의 반대로 인해 좌초된 배경을 곱씹는 것이다. 전두환 5공정권이 한창이던 1985년 한여름 정국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학원안정법’ 파동으로 요동쳤다. 영장 없이 학생을 체포하고, 최대 6개월까지 선도교육을 할 수 있게 하는게 골자였다. 야당과 국민적 저항에 막혀 결국 영수회담 형식을 빌어 중단됐으나, 만일 이번에 국정안정법이 강행됐더라면 찬반 양론을 둘러싸고 거센 갈등과 충돌은 불보듯뻔했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새해 예산관련 시정연설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과 야유하는 장면을 보면 경제는 일류, 정치는 삼류라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바로 엊그제까지 전세계 지도자들이 경주를 찾아 미래를 논의하고 대한민국을 찬양하던 모습과는 크게 대조되는 장면이었다. 이번 국정안정법 파동을 계기로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집권여당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과 헤게모니 쟁탈전이 본격화 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세상사 통합되면 분열하고, 분열한 것은 통합되는 것이니만큼 딱히 틀린 것도 아닌것 같다. 당장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연 누가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재명 대통령이냐, 아니면 정청래 당 대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차기 대권 후보나 당 대표 후보군들도 주판알을 튕기면서 당장 내년 지방선거와 그 직후 전당대회를 겨냥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전북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또한 어느 줄을 잡느냐에 따라 정치적 명운이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실 권력과 여의도 권력 사이의 길항작용 과정에서 바야흐로 전북정치권의 분화와 세력재편이 어떻게 형성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5.11.05 18:06

[의정단상] 새만금에 뜨는 두 번째 태양

최근 정부가 1조 2천억원 규모의 거대 공모사업을 발표했다. 바로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핵융합이란 태양에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모방한 것으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인류가 꿈꿔온 무한한 에너지이며, 탄소 중립시대의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이 ‘인공태양’ 유치에 출사표를 던졌다. 핵융합 연구를 위한 최적의 요충지인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인공태양을 만들어 대한민국 미래 에너지와 지역균형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새만금의 첫 번째 장점은 연구 인프라의 집적화다. 2012년 군산은 이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를 유치해 플라즈마 응용 기술의 기초‧원천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면, 연구 기능의 연계와 집적화가 수월하며, 사업 성공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 강점은 부지 경쟁력이다. 인공태양 시설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부지를 필요로 한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는 사업착수 시기에 맞춰 단일 대규모 부지 제공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다. 세 번째로, 새만금은 전력망 인프라가 우수하다. 새만금에서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한 대규모 재생에너지가 생산됨에 따라, 이재명 정부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이송하기 위해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을 통해 새만금의 송전망을 확충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은 플라즈마-핵융합-재생에너지 집적화를 가능하게 하며, 특히 핵융합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연계 및 상용화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공태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카다라슈에서는 대한민국도 참여한 인류 최대의 핵융합 프로젝트인 ITER(국제 핵융합 실험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의 JET는 69MJ의 핵융합 에너지 생성을 달성했다. 이 외에도 미국 NIF와 SPARC, 일본과 유럽의 JT-60SA 등 개별적인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글로벌 차원의 대규모 에너지 전환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뒤늦은 출발을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축소라는 지난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핵융합 기술투자와 상용화를 가속하여 ‘미래 에너지 믹스 완성’을 이뤄내야 한다. 새만금이 그 완성을 위한 결정적인 열쇠다. 지역의 국회의원 신분을 떠나 대한민국 선출직 공직자로서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새만금 유치가 세 가지 시대적 과제 해결의 실마리임을 확신한다. 첫째, 플라즈마-핵융합-재생에너지 연계를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주권을 최단기간 내에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국가 대형 R&D를 통해 호남 지역을 미래 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완성하여 진정한 국가 균형발전을 실현하게 된다. 셋째, 대한민국의 핵심 과제인 새만금 완성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마련된다. 새만금은 ‘인공태양’의 빛으로 대한민국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끌어갈 준비가 되어있다. 정부는 새만금의 역사적 기반, 압도적인 부지 조건, 그리고 미래 연계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이 ‘인공태양’ 프로젝트의 대상지로 선정해야 한다. 새만금의 두 번째 태양이 대한민국의 여명이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김제부안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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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5 18:05

[타향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조세정책과 우리 기업의 대응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조세정책은 한마디로 ‘감세를 통한 국익우선’이다. 미국 제조업의 부활과 국내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세제를 산업정책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감세가 아니라, “어디서 생산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구조적 신호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GILTI(Global Intangible Low-Taxed Income)와 FDDEI(Foreign-Derived Deduction Eligible Income) 제도다. GILTI는 해외 자회사가 저세율 국가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본사 차원에서 과세하는 장치로, 트럼프 2기에서는 과세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외국납부세액공제를 90%까지 허용했다. 반면 미국 내에서 생산·수출하는 기업에는 FDDEI 공제를 통해 법인세율(21%)보다 낮은 최대 14%의 실효세율을 적용한다. 즉,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세금이 줄고, 해외에 두면 세금이 늘어난다.”는 명확한 신호다. 여기에 청정에너지 세액공제(IRA)나 리쇼어링 투자공제 등 각종 인센티브가 더해지면서, 미국에 생산거점을 둔 기업은 실제로 법인세 부담이 10%대 중반까지 낮아지는 반면, 해외생산 기업은 GILTI나 BEAT(세원잠식방지세제)로 인해 20%대 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이른바 ‘세율을 통한 산업정책’이다. 예컨대, 한 국내 전자부품 기업은 그간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완성차업체에 납품해 왔으나,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FDDEI 혜택과 상호관세 부과가 동시에 적용되자 미국 현지 조립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세제와 관세가 맞물려 기업의 공급망 구조 자체를 바꾸는 셈이다. 문제는 우리 기업의 대응이 아직 충분히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제도는 OECD가 주도한 ‘글로벌 최저한세’와 방향이 다르다. 미국은 글로벌 최저한세를 공식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GILTI·FDDEI·BEAT 등 자국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단순히 OECD 기준인 ‘15% 실효세율’만 맞추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계산방식과 과세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국가별 실효세율(ETR)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미국·베트남 등 주요 생산거점별로 실제 세부담을 실시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세액공제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OECD는 ‘환급가능 세액공제(QRTC)’만을 실효세율 산정시 우호적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정부는 비환급형 R&D 공제나 투자세액공제를 QRTC형으로 전환해 세제 인센티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정책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미국 내 기능확대에 맞춰 이익배분 기준을 다시 정비하고 세무당국과의 사전합의(APA)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조세정책은 단순한 감세정책이 아니라, 세금으로 설계된 산업정책이다. 조세가 통상과 외교, 산업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작동하는 시대다. 우리 기업이 이 변화의 파고를 기회로 바꾸려면, 국가별 세제·관세·공급망을 통합 관리하는 글로벌 세무전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 조세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자본이 되었다. 김명준(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前 서울지방국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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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5 17:50

[기고] 학교폭력 응답률 1위 오명 씻어야

학생 자살자 통계 결과가 심상찮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고생 자살자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학생 자살자는 221명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한창 호기심 많고 미래를 그려갈 10대 친구들이 왜 세상을 등지고 있을까. 주요 원인은 가정 문제, 정신건강 문제, 학업·진로 문제, 대인관계 문제 등이다. 보통 타살 협의가 없을 시 경찰은 자살 원인을 자세히 조사하지 않기에, 교육부 등 정부 부처는 학생 자살 원인에 대한 보다 면밀하고 종합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작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초중고 자살위험군 학생은 총 1만7667명으로 집계됐는데, 중학생이 9753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위험군 학생 중 2417명(13.7%)은 전문기관 연계치료를 받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자살 시도로 응급실은 찾은 이들 중 10대가 5111명이었다. 이는 2020년 2774명 대비 84% 증가한 수치다. 이들의 자살시도 동기는 대인관계 문제, 말다툼, 학교 스트레스 등인데, 이로써 학교폭력 경험이 자살시도의 주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올해 우리 지역 학교폭력 응답률이 전국 1위다. ‘2025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의 학교폭력 응답률은 3.1%로 작년(2.6%)보다 0.5%p 증가했고, 전국 평균 2.5%보다 0.6%p 웃돌았다. 특히 전북 초등생 피해응답률이 6.3%로 전국 평균 5.0%보다 1.3%p 높은데, 이는 우리 지역 초등생들이 전국 대비 26%만큼 더 학교폭력을 경험한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교육당국 대응은 안일하다. 학교폭력 응답률 2.6%를 기록한 작년 교육청 보도자료 제목은 ‘전북지역 초중고 학교폭력 피해 응답 소폭 감소’였고, 언론도 이를 받아썼다. 작년 전북 학교폭력 응답률은 전국 2위였다. 올해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 피해응답률이 소폭 증가했다 게 교육청 분석이다. 작년 담당자는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했는데, 올해 바뀐 담당자도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 한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폭력 고통으로 절규하는데, 그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는 언제쯤 오는가.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대상을 학부모까지 확대하는 어울림+, 초등 저학년 숙려기간 도입, 초4·중1·고1 대상의 어울림학기제 등을 담은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리 지역 교육당국도 학교폭력 관계회복 숙려제, 관계개선 조정지원단 확대, 관계중심 생활교육 전문교사 양성 등을 시행 중이다. 눈에 띄는 건 학교폭력 응답률이 최하위(2023·2024년 0.9%, 2025년 1.1%)인 대구교육청의 학폭 대책이다. 교육부가 2027년부터 시범운영 계획 중인 어울림학기제는 대구교육청의 마음학기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대구는 이를 올해 전면 시행 중이다. 또한 관계개선 지원단을 확대·개선한 갈등조정 지원단을 실시하고 있고, 관계개선 노력이나 숙려기간 도입 등이 자칫 학교폭력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피해자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을 전담하는 마음봄센터를 올해부터 운영 중이다. 학교폭력 응답률 1위 오명을 씻기 위한 첫걸음은 공감과 실천이다. 중요한 것은 차가운 통계 수치 너머의 학생 한명 한명의 삶이다. 온전한 삶을 경험치 못한 10대들이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는 현실에 기성세대는 아픔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따라가는 모양새가 아닌 선도하는 결단으로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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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5 17:50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 전북 동부권 활성화 마중물 될까

진안군에 국내에선 두 번째로 국가 산림치유 시설이 들어서 낙후된 전북 동부권 활성화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5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이 6일 정식으로 개원식을 갖고 제막식과 기념 식수, 문화 공연 등을 진행한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치유원 내 야외주차장에서 진행될 행사를 통해 경북 영주시에 이어 전북에 둥지를 튼 국가 산림치유 시설의 개원을 대외적으로 알리게 된다. 치유원의 주요 시설은 방문자 센터, 산림 치유 센터, 단체 및 가족 숙소 등으로 하루 최대 약 270명 규모를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치유 숲 길(16.9km), 무장애 데크로드(820m), 고원 치유 정원, 음이온 명상 숲 등 산림 치유 및 체험 프로그램 시설이 함께 조성돼 이용객의 건강 증진과 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안 백운면 덕태산 일대(617ha)에 조성한 치유원은 문을 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출발한 이후 이듬해 예비타당성조사까지 완료했으나 총사업비 911억 원이 확정됐음에도 국비와 지방비 보조율의 미확정과 관련 예산이 삭감되는 등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었다. 치유원 조성 사업이 전북에서 제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서 겨우 사업을 재추진하게 됐고 그 결과 5년에 걸친 사유림 매입을 완료하며 2022년 착공에 들어가 3년 6개월만인 지난 10월 준공하게 됐다. 전북에서 치유원 조성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 만으로 대통령이 4번 바뀐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반면 경북 영주는 전북과 마찬가지로 2013년 조성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후 일사천리로 추진돼 3년 만인 2016년에 개원했고 현재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진안에 준공된 치유원 관리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이관하고 도에서는 관련 시설과 연계된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치유원이 개원한 뒤에는 전북 동부권을 비롯해 도내 산림 복지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도는 이에 발맞춰 치유원을 올해 ‘전북형 웰니스관광지’로 선정하기도 했다. 도내에 어렵사리 조성된 치유원인 만큼 지역에서는 낙후된 동부권의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제일 먼저 치유원을 개원한 영주의 경우 개원 기념일을 맞아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국내외 산림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학술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아울러 치유원을 활용한 힐링 주간 운영 등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인 방문객 유치 방안을 펴나가고 있다. 전북 역시 이에 대응해 치유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과 연계된 치밀한 전략 수립이 당면 과제로 여겨진다. 송경호 전북도 산림자원과장은 “전북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치유원이 국내는 물론 해외 방문객을 끌어 모으는 새로운 관광 자산이 되도록 하겠다”며 “지역 특색에 맞춘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체계적인 지원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11.05 17:26

“군산~목포 철도, 국가철도망에 반드시 반영돼야”

군산에서 전남 목포를 연결하는 서해안철도(군산목포선) 건설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에 반영되기 위한 지역 차원의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군산시·부안군·고창군·함평군·영광군 단체장들은 5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을 만나 서해안철도 국가계획 반영을 적극 건의했다. 서해안철도 노선은 총 연장 110km, 총사업비 4조 7919억원 규모로서해선(서화성~홍성)과 장항선(홍성~군산), 새만금선(군산~새만금)을 잇는 서해안 철도축의 마지막 단절구간을 메우는 핵심 구간이다. 그러나 현재 국토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년)에는 서해안철도 사업이 ‘추가 검토사업’으로만 되어 있어 사업 불확실성과 함께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제5차 계획(2026~2035년)에 ‘신규 사업’으로의 반영이 절실하다. 이에 전북과 전남을 비롯한 군산·부안·고창·함평·영광·목포 등 8개 지자체는 지난 3월 국회 정책포럼 자리에서 공동건의문을 채택하며 서해안철도의 국가계획 반영을 공식 촉구해왔다. 이어 9월에도 ‘서해안철도 5개 시·군(군산·부안·고창·함평·영광) 업무협의회’를 통해 사업 당위성과 중앙정부 대응 전략을 공유하며 공동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을 마친 후에도 협의회는 향후 정례적인 간담회와 정책 건의, 국회·정부 협의, 범국민 홍보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서해안철도 반영을 위한 전략적 활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서해안철도 관련 단체장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비수도권에 대한 교통인프라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동·서·남해를 연결하는 U자형 국가철도망에서 군산~목포 구간인 서해안철도만 유일하게 단절된 상태로 남아 있는 만큼,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상생발전의 핵심 인프라로서 이 노선이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임준 군산시장과 권익현 부안군수•심덕섭 고창군수은 “군산에서 목포까지 서해안철도가 건설된다면 서해선~장항선~새만금선~서해안선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남북축 철도가 완성된다”며 “지역 균형발전은 물론 서해안지역 주민의 인적·물적 교통편익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현재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6~2035년)을 수립 중이며, 공청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확정·고시된다.

  • 군산
  • 이환규
  • 2025.11.05 17:11

숲이 일상이 되는 녹색정원도시 익산

익산시가 도시숲과 정원, 명품숲길 등 일상 속 녹색 쉼터를 확장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색정원도시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시 녹색도시환경국 브리핑에 따르면, 시는 현재까지 총 42㏊ 규모 91개소에 도시·정원·복지 기능을 갖춘 특색 있는 도시숲을 조성했다. 우선 남부권 유천생태습지에 1㏊ 규모의 정원형 도시숲이 새롭게 조성됐다. 이곳은 낙우송과 메타세쿼이아, 억새 등 다양한 수종과 초화류가 식재돼 생태하천과 숲이 어우러진 입체적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이 숲은 2025 산림청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산림청장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인정받았다. 황등면 석제품전시홍보관 일원에는 석재 전시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0.5㏊ 규모의 정원형 숲이 들어섰다. 실외 광장의 삭막함을 덜고, 전시품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색다른 숲 경관이 시민과 방문객 호응을 얻고 있으며, 시는 내년에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을 통해 0.3㏊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월성동 장애인 거주시설 작은자매의집에는 녹색자금을 활용한 0.6㏊ 규모의 산림복지 나눔숲이 조성됐다. 이곳은 사계절 정원형 숲과 산책로로 구성돼, 중증장애인과 고령자 등 숲 체험 기회가 적은 취약계층도 쉽게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이 숲을 익산시 제3호 민간정원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녹지축을 연결하는 도심형 숲길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화동 폐철도 부지에는 전라선 폐선 구간을 활용한 4㏊ 규모의 기후대응 도시숲이 조성되고 있다. 이 숲은 나룻가 도시숲 단절 구간 200m를 연결해 춘포역까지 이어지는 메타누리숲길과 연계될 예정이다. 이 구간이 완공되면 총 7㎞에 달하는 도심 속 명품숲길이 완성된다. 오산면~송학동을 잇는 3.5㎞ 오송누리숲길에는 올해 야간조명이 설치된다. 이 구간은 이용객이 많아 야간안전조명에 대한 요구가 지속돼 왔으며, 현재 실시설계를 마치고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시는 내년에도 도시 곳곳에 새로운 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제동 대간선수로 일원(2㏊), 신흥공원(1.7㏊), 인화동2가 대간선수로 일원(0.7㏊) 등에 기후 대응 도시숲을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 국·도비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형훈 시 녹색도시환경국장은 “숲이 일상이 되는 자연친화도시 익산을 목표로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숲을 체감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에 생태 녹지를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익산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익산=송승욱 기자·

  • 익산
  • 송승욱
  • 2025.11.05 17:09

전주문인협회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

전주문인협회(회장 김현조)에서 전주문인 자선작품집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을 출간했다. 김소월과 진달래꽃, 윤동주의 서시, 서정주와 국화 옆에서, 정지용과 향수 등 작가와 작품이 일치됐듯이 작가에게 자존감은 대표작품이 있는가이다.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은 162명의 전주 문인들이 스스로 손꼽은 작품을 한 권으로 묶어낸 책으로, 작가의 내력과 일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작가 개인의 문학적 성향과 지향점을 나타내고, ‘나’를 대변할 수 있도록 공들여 매만져 완성하기까지의 마음이 담겨 있어 의미 있다. “휘어도 휘어도 꺾일 수 없는 활, 하루에도 몇 번씩 시위를 당깁니다. 수령에 빠져도 사는 그 억척의 물소뿔을 쑤꾸욱 쑥쑤꾹 억겁의 세월 날고 풀어 시위를 당깁니다. 진안 곰티재 아기바투 목구멍에 쏘아 박고 만수산 드렁칡을 당기어 정몽주 뒤통수에 날린 살, 단풍보다 더 붉게 다가산을 덮어 흐르던 동학의 꽃붉은 함성, 타는 보리 모가지에 또 한 대 살을 날립니다(…중략…) 시위를 당깁니다.”(진동규, ‘파랑새 울음 웁니다’ 부분) 호병탁, 진동규, 김남곤, 류희옥, 소재호 등 전북 문단의 밑거름이 버팀목인 원로 문인부터 장욱, 송희, 심옥남 등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문인까지 지역문학의 힘이 담긴 글을 만날 수 있다. 김현조 회장은 책 인사말에서 “작가에게 존중감은 작품을 인정받는 것”이라며 “사진을 보고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듯이 이 문집에 수록된 작품이 작가를 떠오르게 하는 답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가와 작품을 동일시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면 독자에게도 공감이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05 17:00

교육 실종 시대에 던지는 질문, 신정일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

“누구는 언어에 능하고, 누구는 숫자에 밝다. 배움에 정답이 없다.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이 있을 뿐이다” 우리땅걷기 이사장 신정일이 신간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파람북)에서 펼치는 주장은 도발적이다. 평생을 독서와 체험을 통해 배움을 익혀온 문화사학자인 저자는 흔히 말하는 ‘지식을 채우기 위한 공부’가 실제 배움의 길에 들어선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를 조목조목 따진다. 스펙과 경쟁에만 초점을 맞춘 교육시스템을 향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제도권 교육 밖의 ‘배움’을 들여다본다. “정말 그렇다. 꽃 한 송이, 잎 하나가 단지 식물학적 대상이 아니라 ‘땅의 언어’이며 ‘숨은 신비’이다. 아버지와 함께 산을 다니며 나도 조금씩 그 언어를 배웠나 보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고수는 자연일지라도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다. 실상 자연 앞에서 인간만큼 나약하고 무지한 존재가 또 없는데도 말이다. 가장 약한 주제에 가장 위대한 존재를 파괴하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비극이다”(40p) 저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배움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와 배움의 여정에서 길어 올린 상념들을 책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저자는 ‘올바른 교육’은 주로 교육의 본질과 참다운 배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이 활보하는 시대에서 발전과 변화를 수용하되 글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유의 시간들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교육 체계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거나 냉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도적이고 기술적인 변화, 정치‧사회적 결단이 교육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책은 1부 ‘나만의 공부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2부 ‘길에서 배우는 공부’, 3부 ‘스승을 배신하는 법’까지 배움의 목표와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교육 실종 시대를 아우른다. 이후 4부 ‘옛 스승의 품격’과 5부 ‘나눔, 공부, 생명’에서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해답과 함께 진정한 배움의 길로 안내한다.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는 추천사를 통해 “신정일은 모든 사물에 깊이 다가가야 앎에 이른다는 대학이란 고전의 격물치지를 온몸으로 체득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며 “감히 말한다. 신정일처럼 배우고 생각하고 익혀라”고 밝혔다. 저자는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을 펼쳐왔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택리지> <해파랑길 인문기행, 서해랑길 인문기행> <천재 허균> 등 100여권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05 17:00

전북 상업용 부동산, 임대 정체에 수익률도 전국 하위권

전북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냉각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오피스와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3분기 기준 전북의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19%**, 상가(통합)는 –0.17%**로 각각 하락했다. 전국 평균이 오피스 +0.44%, 상가 –0.13%였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권역 대비 지역 경기 둔화가 뚜렷하다. 실제 전북 오피스의 평균 임대료는 1㎡당 4,300원으로 전국 평균(18,700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투자 수익률 지표도 부진했다.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0.06%에 불과해 전국 평균(1.37%)의 20분의 1 수준이었다. 중대형 상가 0.28%, 소규모 상가 0.40%, 집합상가 0.45%로 전국 평균(각각 0.70%, 0.57%, 0.90%)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오피스의 자본수익률이 –0.36%로 나타나 자산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실률은 상승세다. 전북 오피스 공실률은 17.1%로 전국 평균(8.9%)의 두 배 수준이다. 상가의 경우도 중대형 17.8%, 소규모 8.1%, 집합 17.6%로, 집합상가의 공실률은 수도권(5.5%)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완산구와 익산, 군산 등지에서는 상권이 ‘반쪽짜리 상권’으로 전락하며 매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온라인 소비 확산과 지역 인구감소가 맞물리며, 소상공인의 임대료 부담 완화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줄고 임대료는 버티기 어렵다 보니 공실이 늘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공실 리모델링 지원이나 창업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05 16:46

김민호 엠에이치소프트 대표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2기 2학기 6강이 한국전통문화전당 4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강연자는 리더스 12기 원우인 김민호 엠에이치소프트 대표가 맡았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미래’라는 주제로 AI의 발전과 명암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엠에이치소프트는 교사·학생 간 양방향 미러링을 지원하는 스마트학습관리 솔루션 ‘U-Class 3.0’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또 최근 K-에듀테크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먼저 김 대표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적 행동을 컴퓨터나 기계가 모방하거나 구현하는 기술이다”며 “어느 순간 기계가 사람을 인식하는 능력이 발전해 음성인식이나 이미지인식 기술이 뛰어나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됐다”며 “초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으나 1997년 체스대회에서 전세계 챔피언을 기계가 이기는 사건을 계기로 딥러닝 혁명이 일어나 오늘날의 생성형 AI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현재의 AI는 사람이 연구를 하면 한 달이 걸리는 과정을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상태이고, 앞으로도 점점 더 무섭게 발전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AI의 명암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AI가 발전하면서 일도 잘하고 문서도 쉽게 만드는 세상이 됐다”면서도 “AI가 개발된 이후 아마존은 1만4000명에게 해고 통보를 전했고, MS 등도 마찬가지였다. 또 CCTV 등 세상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정보들로 인해 범죄에 이용되는 등 안 좋은 모습이 생겨났다. AI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지만, 무엇을 선택할지는 결론적으로 우리의 몫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피지컬 AI에 대해서는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 드론처럼 물리적 형태를 갖추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AI이다”며 “음성, 센서 등 총체적인 내용이 합쳐져 결국 사람을 대응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고 했다. 김민호 대표는 “전북이 피지컬 AI에 도전하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 있을지 모르지만, 무한한 공간을 만들어 피지컬 AI 생태계를 분석하고 네이버나 현대자동차 등 다양한 미국 대기업들과의 협업을 유치하려 한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경수 기자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1.05 16:45

국립식량과학원, 국가 연구실 허브‘로 지정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 국립식량과학원이 국제 식품 성분정보 공동연구사업 ‘식품주기율표 이니셔티브(PTFI)’와 협약을 맺고, 한국 대표 ‘국가 연구실 허브(National Lab Hub)’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으로 국립식량과학원은 미국 농무성(USDA), 중국 농업과학원(CAAS),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연구기구(NARO) 등과 함께 국제 식품 성분 정보저장소(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주요 국가들과의 연구 협력과 기술 교류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식품주기율표 이니셔티브는 2022년 설립된 국제 공동연구사업으로, 전 세계 식품에 포함된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로 체계화하여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 혁신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25개국 협력 기관이 식품 성분 분석 방법을 표준화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전 세계 식품 성분 ‘지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식품주기율표 이니셔티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4개의 ‘국가 연구실 허브(National Lab Hub)’, 9개의 ‘연구 우수센터(Center of Excellence)’, 12개의 ‘협력연구실(Collaborating Lab)’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가 연구실 허브’는 식품주기율표 이니셔티브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으로서 자국의 농식품 성분을 국제 기준에 따라 분석해 이를 국제 정보저장소에 공유하는 한편, 연구 표준화와 기술 협력을 주도한다. 국립식량과학원은 ‘국가표준식품성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운영하는 정부 연구기관으로서 다양한 농식품의 영양 및 기능 성분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 왔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제 표준 분석기술과 정보 기반(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농식품 성분 정보를 국제 정보저장소에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데이터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우리 농식품의 성분 신뢰성을 높이고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해외 홍보와 수출 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 또한, 주요 농식품 선진국과의 협력을 통해 첨단 분석기술을 습득하고, 공동 연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호 기자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5.11.05 16:45

요람부터 무덤까지…전북형 복지·의료 혁신 속도

전북특별자치도가 돌봄과 의료, 산업을 하나로 묶는 전 생애 복지체계 구축에 나섰다. 전북자치도는 저출산,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기반 돌봄망을 촘촘히 세우고 새만금에는 6000억 원 규모의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해 복지와 산업을 잇는 ‘전북형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내년 3월 시행되는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 통합지원법’에 맞춰 14개 시군 전역에 통합돌봄체계 구축을 본격화했다. 전주는 예산지원형, 군산·익산·남원·김제 등 13개 시군은 기술지원형으로 운영하며 의료·요양·주거 서비스를 연계하는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모델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정책의 배경에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전북의 구조적 현실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실제 올해 기준 도내 고령화율은 26.3%로 전국 평균(21%)을 크게 웃돌며, 이미 초고령사회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도는 기존 복지전달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보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조례를 제정, 내년에는 시군 간 연계형 전달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필수과목 인력난 해소와 공공의대 설립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도는 전북대병원을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육성하고, 원광대·예수병원 등 2차 종합병원에 장비교체 예산 20억 원을 지원한다. 의료취약지에는 시니어 의사 파견을 확대하고, 올해안에 남원 공공의대 설립 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협조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북형 복지의 산업화는 새만금에서 본격화된다. 도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사업비 5977억 원(국비 92%)을 투입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 185만㎡(40만 평) 부지에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한다. 보건복지부와 공동 추진하는 이 사업은 연구개발, 기업집적, 복지 인프라가 결합된 실버산업 시험단지로,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국가모델로 꼽힌다. 이 단지에는 ‘고령친화산업기술원’, ‘인증원’, ‘기업지원단’, ‘인재개발원’, ‘진흥재단’ 등 5대 기관이 들어서 고령친화제품의 연구개발, 인증, 판로개척, 인력양성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전체 부지의 절반은 고령친화기업 입주 공간으로, 연구와 생산, 마케팅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AI 돌봄로봇, 웨어러블 의료기기, 스마트홈케어 등 ‘에이지 테크(Age-Tech)’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매출 50억 원 이상 국내 기업 80여 곳을 우선 유치해 글로벌 실버산업 거점으로 키운다는 것이 도의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통합돌봄체계와 고령친화산업 복합단지가 복지와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지방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현장 안착과 예산 지속성이 뒷받침된다면, 지역이 자체적으로 돌봄과 의료, 산업을 연결하는 전북형 복지 생태계가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황철호 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복지와 의료는 이제 산업과 맞닿은 생태계”라며 “통합돌봄과 고령친화산업을 축으로 도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전북형 복지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1.05 16:44

국회서 발로 뛰는 김관영 지사...“새만금·AI·문화 인프라,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년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를 상대로 전방위 설득전에 나섰다. 김관영 지사는 5일 국회를 방문해 예산결산위원회와 주요 상임위원회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새만금, AI, 문화예술 인프라 등 핵심 현안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설명하고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이번 방문은 예산심의 초기 단계부터 전북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정책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 대응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전북자치도의 설명이다. 김 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예결위 간사, 김종수 정책실장, 조계원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예결위) 등을 차례로 만나 지역 주요 현안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 간사와의 면담에서 국립 모두예술콤플렉스 건립, 사료작물 종자단지 조성, 새만금 상수도 간선관로 건설, 남원 경찰수련원 신축, 청년 창업·임대형 양식단지 조성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북이 균형발전의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국회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과는 새만금 RE100산단 선도지역 지정, 피지컬AI 기반 SW플랫폼 구축, 새만금 국가정원 조성, 전북권역 통합 재활병원 건립 등 국가 핵심사업과 연계된 예산 반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문화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조 의원과의 면담에서는 모두예술콤플렉스, 국립중앙도서관 문화예술특화 분관, 후백제역사문화센터 건립 등 문화 기반사업의 추진 방향을 전달했다. 도는 이번 국회 대응을 통해 미래 신산업 생태계 구축과 청년 인구 유입, 문화·복지 인프라 확충 등 도정 핵심과제의 추진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박희승 의원실과 도·시군 합동 상주 캠프를 꾸려 상임위와 예결위 심사에 맞춘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김 지사는 “전북은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있다”며 “새만금, AI, 문화 인프라 등은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과 직결된 과제”라며 “정부와 국회가 함께 책임감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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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서
  • 2025.11.05 16:44

이리역 폭발사고 48주기, 소년의 눈으로 익산을 되짚어 본다

이리역 폭발사고 48주기를 맞아 익산이라는 도시와 사람들이 겪은 아픔과 성장을 되짚어 보는 장이 마련됐다. 기찻길옆골목책방(대표 윤찬영)은 오는 8일 오후 3시 문화살롱 이리삼남극장(익산시 중앙로1길 17 2층)에서 ‘<기찻길 옆 동네> 김남중 작가가 본 1980~90년대 익산 풍경 - 굴다리와 구름다리’ 특강을 개최한다. 김 작가는 1972년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이번 행사는 옛 이리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폭발사고를 겪은 후 20대 중반까지 이 도시를 떠나지 않았던 작가의 기억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강연 제목인 ‘굴다리와 구름다리’는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 이리시내(중앙동)와 모현·송학동을 잇던 두 개의 길로, 당시의 도시 풍경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윤찬영 대표는 “그동안 나이 지긋한 어른들의 입을 통해서만 이리역 폭발사고를 접했다면, 이번엔 사고 당시 다섯 살이던 소년의 눈에 비친 도시의 풍경과 변화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화살롱 이리삼남극장은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 무명 사회자였던 故 이주일 씨가 당대 최고 스타 가수 하춘화 씨를 구했던 일화로 유명한 익산역 앞 옛 삼남극장 옆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쇠락한 원도심인 중앙동 활성화를 위해 매달 다양한 강연과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익산=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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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5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