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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는 1년에 2번 홍역을 치른다. 상·하반기 정기 인사를 전후로 시끌시끌하다. 어느 지자체든 마찬가지겠지만, 매번 인사에 따른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은 정작 ‘인사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2024년도 인력관리계획 기본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중점과제로 공정한 근무성적평정 정착, 업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직위공모제, 전문직위·전문관 운영, 신상필벌의 조직문화 제고 등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단행된 부안군 하반기 인사를 보면 이 같은 인사 관리계획이 뒷전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안군은 올 상반기 인사에서 건설과장을 공석으로 놓은 상태로 인사를 단행, 행정 공백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국장으로 승진한 서기관이 직전 건설과장을 역임했기에 행정 공백은 없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부안군 건설과는 공사 현장 운영 결정에서 시간을 지체,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 건설과장이 배치됐지만, 직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행정직 간부였다. 당연히 업무에 공백이 적잖았다는 혹평이 나왔다. 또한 부안군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부안군보건소 인사도 문제란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부안군은 지난 2021년 조직개편을 통해 1과를 2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140여명 보건소 직원들의 사기 증진이 기대됐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찬물이 끼얹어졌다. 보건소 근무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승진 사무관이 과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조직사회에서 구성원이 최고의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승진이다. 그러나 최근 부안군 인사를 보면 근무성적평정 1위가 승진에서 밀리고, 세금을 낭비한 팀장은 감사도 받지 않고 과장으로 승진했다. ‘능력 및 성과위주의 인사행정 실현을 통한 군정 경쟁력 강화’란 인사 방침은 그저 말뿐이었던 것 아닌가. 인사가 만사다.
제9대 정읍시의회는 지난 1일과 2일 제296회 임시회에서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됐지만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의 투표를 보는 시민들의 여론은 지역정치권 전반에 곱지않은 시선을 불러오고 있다. 정읍시의회는 총17명 의원중 민주당 소속이 13명, 무소속이 4명으로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뜻을 모으면 의회 운영 전반은 물론 집행부 추진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줄수 있는 구도이다. 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위원장 윤준병)는 지난달 23일 민주당 소속 의원총회를 마련하여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에 출마할 후보를 결정했다. 또한, 부의장은 무소속 의원들이 합의해 후보를 내면 양보하여 화합하는 시의회를 만들겠다고 결정한 당론은 시민들에게 좋은 의미를 주었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다. 의원총회는 윤준병 국회의원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중앙당 지침에 따라 진행됐다. 시의원들도 의원총회 결정을 따르겠다고 동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읍시의회 임시회에서 실시된 의장단 선거에서는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에 반하는 투표수가 나왔으며 표대결로 무소속 의원이 부의장에 선출되는 과정은 당내 의원들간 갈등과 반목이 심하다는 사실만 여실히 드러났다. 선거 이후에는 지역내에서 당론에 반하는 투표를 한 의원 찾기도 이어지고 있으며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일부 시민들에서는 윤준병 국회의원만 모양새가 우스워졌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22대 총선승리로 재선에 올라서며 정읍고창지역 정치권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윤준병 국회의원에 대한 반발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총선이후 지역 정치권에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한 윤준병 국회의원의 해법 찾기가 향후 어떻게 제시될지도 궁금하다.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의원들간 상대적 반목과 갈등의 감정이 향후 정읍시정 추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의 반증이다.
김제시의회가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이미 시의회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은 시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되돌릴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김제시의회는 일부 의원들의 도덕적, 윤리적 문제와 불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지탄을 받으며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김제시의회는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해 지난 1일 재적 의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80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의장과 부의장으로 3선의 서백현 의원과 재선의 이정자 의원을 선출했다. 2일에는 행정경제위원장에 문순자 의원(비례), 안전개발위원장에 오승경 의원(초선), 운영위원장에 전수관 의원(비례)을 각각 선출하면서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마쳤다. 새로운 원 구성과 함께 향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먼저 후반기 원 구성 입성을 위한 이합집산에 따른 의원들간 불화 가능성이다. 상임위원장 3명 모두 초선이고 이 중 2명은 비례대표가 당선되면서 과연 재선 이상 의원이나 지역구 의원들의 보이지 않는 불만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의문이다. 실제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치열한 편 가르기 양상을 보였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과반수 표를 얻기 위해 과열경쟁을 벌였고 판세가 기울어졌다고 판단한 입지자들이 본의 아니게 출마를 포기하거나 큰 표 차이로 낙선하면서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은 의원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우려되는 것이다. 의정활동 성과도 지속될지 관심사다. 시의회가 최근 제9대 전반기 의정활동의 대표적 성과로 조례 발의가 54건으로 제8대 전반기 대비 2.5배 증가했고 5분 자유발언은 53건으로 5배 급증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역설적으로 그동안 얼마나 의정활동에 소홀했는지 알 수 있어 후반기 의정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밑바닥 수준인 시의회의 청렴도 제고도 시급하다. 국민권익위가 밝힌 2023년도 김제시의회의 종합청렴도는 전체 5등급에서 최하등급을 면한 4등급에 그쳤다. 부당한 업무 처리 요구, 계약업체 선정시 부당한 관여, 의정활동 관련 금품 요구 등이 지적됐다. 후반기 출범이 시의회가 본연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쓰리 딸랑이’. 요즘 무주군청 직원 사이에 웅성거리는 말이다. 군청 조직에서 시작된 이 말은 이제는 주민들 사이에까지 파고 들었다. 무릇 ‘딸랑이’라 함은 아부성 강한 자를 비꼬듯 표현하는 단어. 다시 말해 군청 내에 세 명의 아부쟁이가 있다고 꼬집고 있다. 알아보니 일부 5급 사무관들의 평소 행태가 도화선이었다. 행정복지국장 자리가 다음 달 공석이 되는데 그 자리에 오르고픈 사무관들의 행태가 얼마나 눈꼴사나웠으면 조직 내에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정도가 지나쳐 선을 넘었다는 것일테다. 이를 꼬집는 조직과 지역사회의 ‘따끔한 회초리’임을 당사자들부터 알아채야 한다. 군청 수뇌부는 군민들의 이런 평가에 바짝 긴장해야 한다. 더욱이 그 발원지가 군청 내 하부조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부 떨어 승진하려는 자는 배제하고 국장 자리는 능력과 인성, 리더십 등을 검증받아 가야한다. 온갖 공치사는 제 몫으로 돌리고, 불량 민원인이나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부하직원 등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자는 국장이 아니라 팀장의 자격도 없다. 역량이 모자란 자는 스스로 손사래를 치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2018년 조직 개편을 통해 만들어진 두 국장 체제는 당시 ‘무주군 실정에 무슨 국장?’, ‘옥상옥’을 들먹이며 결재 라인 하나만 더 는다는 ‘국장무용론’까지 등장했다. 이 시스템을 이제 와서 들춰내긴 싫지만 이전에 무주군에서 5급 사무관이라면 ‘오를만큼 올라갔다’고 생각하는 조직의 정점이었다. 현대 경쟁사회에서 승진욕을 탓할 수는 없지만 5급도 과분한 자는 스스로 자기 그릇 크기를 양심적으로 판단했으면 한다. 밑에서 올려보는 눈초리가 더 매서운 법이기 때문이다. 산이 높다고 명산이 아니고,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아니다. 승진만이 능사가 아니다. 공직생활의 ‘아름다운 마침표’가 어딘지 숙고해 주기 바라면서 단체장의 혜안도 기대해본다.
모처럼 익산 정치권의 정치력이 빛났다. 시장과 국회의원, 도의원 등 선출직들이 지역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며 성과를 이끌어 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국회 재입성을 앞두고 있는 익산갑 이춘석 당선인이 입길에 올랐다. 전북대학교의 일방적인 익산캠퍼스 정원 축소 방침에 항의하며 공식 석상에서 볼펜을 던지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는 것인데, 그는 왜 그랬을까? 가뜩이나 딱딱하고 뻣뻣한 모습 탓에 목에 깁스를 차고 있다는 비아냥이 한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그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4년 쉬더니 이제야 변했다는 말을 겨우 듣게 됐는데, 그런 그가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4선에 성공했으니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압박감이었을까? 그렇게 날을 세워야만 생각대로 일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아니다. 그는 그저 자신을 뽑아준 시민들이 농락당하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이고, 지역이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했을 뿐이다. 그 태도는 가타부타할 수 있다. 하지만, 명분은 충분했다. 전북대·전북도·익산시가 한 합의의 일방적 파기, 익산시민을 농락한 것이라는 지적, 여전히 전주 중심으로 매몰돼 있는 사고방식 등등. 대학과 마주한 자리에서는 이춘석 당선인뿐만 아니라 정헌율 시장과 한병도 국회의원, 한정수 도의원도 지역 대표로서 한목소리를 냈다. 이유가 차고 넘쳤기에,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들의 명분 있는 일갈은 실리까지 챙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전북대 측은 고개를 숙였고, 오랜 갈등이 예상됐던 익산캠퍼스 정원 축소 방침은 금세 없던 일이 됐다. 논란이 불거졌지만, 그는 “시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이 지역을 무시하는 대학의 행태를 다 참아야 하는 것이냐”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선출직이 마땅히 보여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의기투합하는 모습, 자신이 받은 소중한 표를 최우선으로 삼고 임하는 모습에 많은 시민들이 갈채를 보내고 있다. 아직도 수많은 현안이 눈앞에 있다. 앞으로도 잘 싸우고 잘 챙기는 지역 참일꾼의 모습을 기대한다.
제22대 총선 정읍·고창선거구 민주당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이 치열하다. 4년 만의 리턴매치에는 초선 윤준병 현 국회의원과 3선 유성엽 전 국회의원이 맞대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경선을 본선거로 인식하는 지역 정서는 전주고 동기동창 두 후보가 사활을 걸게 만들었다. 당선되면 앞으로 지역 정치권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겠지만 낙선은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나는 선거이다. 선거전이 본격화 되면서 지역사회가 반으로 나누어진 것 같다. 두 후보 지지자들의 여론전이 후보자들을 넘어서 네거티브가 도를 넘었다는 탄식이 나온다. 상대 진영에 대한 고소·고발은 선거 이후를 대비하여 혹시라도 족쇄를 걸어두겠다는 심보로만 보인다. 한마디로 "동네가 시끄럽다"며 이번 선거로 지역정치권이 차분해지고 조용해지길 바라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윤준병 예비후보는 4년간 법안발의건수, 시민사회단체 우수의원선정, 당대표 표창 등 의정활동을 내세우며 '미래로 진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역정치권의 리더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약점이다. '역시, 다시'를 외치는 유성엽 예비후보는 민선3기 정읍시장 이후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는 동안 중앙 정치권의 비주류로 머물면서 지역발전 역할이 큰 인물로 성장하기 위한 자신의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는 되돌아봐야 한다. 두 후보는 4일 열린 전북일보·CBS 토론회에서 정책 제시보다 상대방의 약점 부각이 많았다. 며칠 남지 않은 경선기간 두번의 방송토론회도 있다. 발전적인 정책을 내세우며 죽기살기 선거경쟁이 아닌 멋진 선거경연으로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수 있도록 노력하길 기대한다.
“온다던 군수는 왜 안 온대?” “몰라.” 지난 12일 오전 10시 진안군문예체육관에서 열린 진안군자원봉사자의 날 행사. 기자는 누군가의 대화를 무심결에 들었다. 대화에서 알 수 있는 분명한 한 가지는 ‘전춘성 군수가 참석하기로 사전 약속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확인해 보았다. ‘참석 약속, 그러나 불참’이 확실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하나 있었다. 불참 사유와 통보시점이었다. 주최 측은 행사가 임박해서야 군청 관계부서로부터 군수 불참 통보를 받았고, 사유는 “갑자기 집안일이 생겨서”였지만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한다. 이에 대해 집안일은 핑계일 뿐이고 진짜불참사유는 따로 있는 게 아니냐며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바빠서’나 ‘몸이 아파서’ 또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등 다양한 추측이 오고간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전에 군수참석 가능일자에 맞춰 날짜가 조율된 점에서 그렇다. 군수가 이날 다른 행사에 참석한 점 등으로 보면 더욱 그렇다. ‘가기 싫어서’라는 추측에 대한 공감지수가 높은 이유다. 350명 넘는 자원봉사자들과의 약속이었다. 부모 작고나 본인의 병원입원 같은 사유가 아닌 이상 참석해야 했다. 행사는 성황을 이뤘고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군수의 ‘무단결석’이 옥의 티로 남았다. 입방아를 타는 것은 당연하다. 이날 봉사자 8명은 다른 사람 손이 건네는 군수상을 받았다. 유쾌함이 반감된 상이었으리라.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의 군민 350명과의 약속 펑크. “뭐가 꼬였어도 한참 꼬였다”는 뒷말이 나온다. 자원봉사에 대한 군수의 애정이 예전 같지 않아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둑으로 치자면 ‘하수의 행마’라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칫 350명 존재를 우습게 여긴다거나, 자원봉사센터와 불화설 등의 시비를 낳을 수 있어서다. 이날 350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섯 글자를 ‘자원봉사자’라고 외쳤다. 그들은 유권자다. 약속펑크를 어떤 모양의 부메랑으로 보상할까.
“온다던 군수는 왜 안 온대?” “몰라.” 지난 12일 진안군문예체육관에서 열린 자원봉사자의 날. 그날 행사장에서 무심결에 들은 대화다. 이 대화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한 가지는 전춘성 군수가 참석하기로 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행사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니 참석한다고 약속해 놓고 불참한 것이 확실했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하나 있었다. 불참 사유와 그 통보시점이었다. 군수 측은 군청 관계부서를 통해 “갑작스럽게 집안일이 생겨서 군수님이 참석하지 못한다”고 행사가 막 임박했을 때 일방 통보했다고 한다. 구체적 이유도 없이 말이다. 불참 이유를 두고 추측이 무성하다. ‘바빠서’나 ‘몸이 아파서’ 또는 ‘집안 일이 있어서’ 따위의 이유는 사전에 일정이 조율된 점, 이날 오후 군수가 다른 행사에 참석한 점 등으로 미루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일각에서는 ‘가기 싫어서’를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로 제시한다. 그 밖의 말 못할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이날 행사는 350명 넘는 주인공, 봉사자들과의 약속이었다. 느닷없는 불참통보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행사는 성황을 이뤘고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군수의 ‘무단결석’이 찬물 끼얹은 꼴이 돼 옥의 티라는 평이 나왔다. 그날 진행됐던 ‘군수상 시상’의 주체가 군수여서 빈자리는 더욱 커 보였다.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군수가 군민 350명과의 약속을 펑크 냈으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애정이 예전 같지 않아서라는 분석이 공감을 얻고 있다. ‘바둑으로 치자면 하수의 행마’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자칫 350명 존재를 우습게 여긴다거나, 자원봉사센터와의 불화설 시비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했던 350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섯 글자를 ‘자원봉사자’라고 외쳤다. 유권자인 그들이다. 군수의 약속펑크를 어떤 형태의 부메랑으로 보상할까.
현역 시의원이 얽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논란이 유야무야 수순을 밟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아예 적용하지 않거나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장경호 익산시의원이 금지된 수의계약을 지시·유도 또는 묵인했는지가 관건인데, 아무리 곱씹어도 납득이 어렵다. 특히 수의계약을 둘러싼 일련의 우연(?)들이 너무나 절묘하다. 장애인체육회는 골프업체에서 3290만 원어치 임원 단복을 수의계약으로 샀는데, 장 의원 배우자 업체였다는 걸 몰랐다고 한다. 지역 내 수십 곳을 직접 발품을 팔아 다니면서 싸고 좋은 옷을 골랐는데 하필이면 장 의원 배우자 업체였고, 나중에서야 그걸 알았다고 한다. 굉장한 우연이다. 장 의원도 배우자가 수의계약을 맺고 단복을 팔았던 것을 몰랐다고 한다. 이해충돌 관련 법률을 숙지하고 배우자에게도 당부하는 것이 마땅한 재선 시의원으로서 해명이 정말 궁색하기 짝이 없다. 선출직 의원이 아니더라도, 3000만 원 따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정도의 재벌이 아니라면 배우자가 그런 큰돈을 벌게 된 것을 모르는 게 오히려 쉽지 않다. 남의 가정사를 어찌 왈가왈부 하겠냐마는, 마침 그걸 몰랐다는 게 너무나도 묘한 일 아닌가. 이 역시 기막힌 우연이라고 해야 하겠다. 배우자 업체의 여성기업 인증도 그렇다. 추정가격이 2000만 원을 넘으면 수의계약이 불가능한데, 배우자 업체가 불과 계약 9일 전에 받은 여성기업 인증 덕분에 수의계약이 가능해졌다. 장 의원의 해명에 따르면 이 여성기업 인증 역시 이번 수의계약과는 전혀 무관한, 하나의 우연일 뿐이다. 장애인체육회의 도비 보조금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대회 임박 시점에 교부 신청·수령 절차가 이뤄지면서,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어 수의계약이 가능케 되는 결과를 낳았다. 아무리 봐도, 우연이 아니라 밝혀지지 않는 필연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가 어렵다.
최근 도내 모 축협에서 조합장이 직원들에게 "사표를 쓰라"며 폭언을 퍼붓고 심지어 폭행까지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게다가 이 조합장은 폭행과정에서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로 마구잡이식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직장 내 갑질과 폭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사회로부터는 공분을 유발시키는 행위로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특히 조합장은 조합의 주인이 아니라 단지 조합원들로부터 인사권 등을 위임받은 존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인사권이라는 권한이 직원들에게는 엄청난 힘을 갖게한다는 사실은 직장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합장이라는 직위는 조합 내에서는 무소불위의 힘을 갖는 거의 지존에 가까운 존재가 된다. 아마 이번 사건도 이 같은 직장 내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 피해를 당한 직원들도 가해자가 조합장이라는 직위 때문에 폭언에 이어 신발로 무작위 폭행을 당하면서도 피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더 큰 문제는 가해 당사자인 조합장의 사건 이후의 행동이다. 취재진에게도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술이 과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특히 피해 직원들에게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니 모든 상황이 마치 피해 직원들 때문에 발생됐다는 듯 그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까지도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같은 조합장의 태도를 보면 마치 나는 조합장이고 피해자인 당신들은 내 밑에 있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조합장의 우월감에서 오는 교만함으로까지 비춰진다. 조합장은 명심하길 바란다. 직원들은 조합장이 마음대로 부리는 노예나 종이 아닌 조직 내 당당한 구성원으로써 함께 축협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파트너이며 동료이자 가족이라는 사실을.
최근 순창군이 공식적으로 공설추모공원 조성 추진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순창지역 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순창 최영일군수는 풍산면 금곡리 14번지 일원에 공설추모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풍산면 일부 주민들은 풍산면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갖고 사업 전면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초 군은 공설추모공원에 화장장을 포함한 장사시설을 함께 추진 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감안해 공설추모공원만을 조성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혹시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입장이 순창군에 공설추모공원이 들어서는 것은 찬성하지만 우리면 지역에는 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에서 시작된 님비현상의 반대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는 것. 그도그런것이 지난 2022년 6월 순창군이 순창읍 백산리 신촌마을 인근에 공설추모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 할 당시에도 이들은 반대는 커녕 그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었다. 그럼 정말 다른 지역에는 공설추모공원이 들어서도 아무런 상관이 없고 우리면 지역에는 안된다는 식의 지역이기주의에서 오는 반대인 것인가? 특히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4조(국가와 자치단체의 책무)만 보더라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묘지 증가에 따른 국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장·봉안 및 자연장의 장려와 위법한 분묘설치의 방지를 위한 시책을 강구·시행하여야 한다고 강하게 명시하고 있다. 이렇듯 법으로도 화장장과 추모공원을 자치단체에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지역에는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서면 안된다는 식의 일부 주민들의 주장은 순창군 전체 주민들로부터도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내가 주장하는 것이 혹시 지역이기주의인 님비현상에 사로잡혀 있는 반대는 아닌가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길 기대한다.
지난 28일 오전, 익산시청 앞 4차선이 통째로 막혔다. 수해를 입은 농민들의 집회가 열렸는데, 농민회를 비롯한 다수의 단체와 일부 정치권이 합세하면서 역대급 규모가 됐다. 그들의 주된 요구는 피해액 전액 보상과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충남도 수준의 보상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목소리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요구사항을 온전히 전하는 외침이 아니라, 시장 나오라는 식의 선동적 발언만 맴도는 듯 했다. 과연 피해 농민들을 위한 보상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인가 의심이 들었다. 동참한 일부 정치권과 주최 측 대표단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집회든 농성이든 다중이 모여 목소리를 내는 데는 나름의 목적이 있다. 그 목적과 요구가 정당해야 하고, 대척점에 있는 집회의 상대방이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어야 명분이 확보된다. 그런데 이날 집회는 어땠는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전액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충남도 수준의 보상 요구도 시장과 함께 머리띠를 두르고 도청을 찾으면 찾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익산시와 각을 세울 일이 아니다. 행정 프로세스를 잘 알지 못하는 농민들 대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집회를 주도한 대표단과 정치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사상 초유의 폭우는 익산뿐만 아닌 호남지역 전체를 뒤덮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익산시는 발 빠른 추가 피해 차단과 함께 정부로부터 가장 먼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다른 어느 도시보다 잘 대응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군부대와 경찰, 소방을 비롯해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연대가 힘을 발휘하며 피해 농가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봉사자들은 복구 현장에서 탈진과 고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일 구슬땀을 흘리며 아직은 서로가 함께 사는 따뜻한 세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피해 농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함께 해 온 익산시·지역사회와 소통과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요구를 관철시킬 수 없다는 걸 몰랐을까. 시민 불편을 뒤로한 채 시청 앞 4차선 전체를 점령하고 시장 나오라고 압박을 하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곱씹어도 농민을 앞세운 정치적·선동적 집회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다. 앞으로 이번 같은 재해가 발생하면 과연 누가 어려움에 닥친 이들을 돕겠다고 나설지 걱정이 앞선다.
슬하에 아들형제를 둔 아버지 이야기다. 두 아들은 장사치다. 장남은 우산을, 차남은 소금을 팔며 근근이 살았다. 아비는 불안했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우산 파는 큰아들이, 눈·비 오는 궂은 날엔 소금팔이 둘째네가 굶을까, ‘자나깨나 걱정’ 딱 그렇다. 20년 이상 시행돼온 무주읍 전간도로 일방통행을 양방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부쩍 확산된 작금의 상황 속 황인홍 군수의 깊어지는 주름에서 고뇌의 무게가 느껴진다. 저 아비의 걱정이나 황인홍 군수의 고민이나 도긴개긴. 자식이고, 상인이고, 배고프다는데 외면할 아비가 있으랴. 양방 전환 시 투입되는 사업비가 만만찮고, 전환 후 상가의 활성화가 확실히 보장된 것도 아닌지라 고심이다. 허나 고개는 돌릴 수 없다. 그게 아비다. 황 군수는 취임 후 임기 5년 간 특유의 부지런과 뚝심을 보이면서 군민 연호를 받는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들어가는 돈만 무서워해선 미래가 없다. 지금 눈 앞의 ‘일방, 양방이냐’를 잘 판단해 무주읍 상권을 부활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단 한사람 주민의 배라도 더 채우고 싶은 그이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데, 좌고우면할 시간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을 황 군수 혼자 짊어져선 안된다. 항우장사도 혼자서는 버겁다. △당장 사라질 일방 전간도로의 132개 주차면 대체 공간 필요 △소요예산 확보 △타인을 배려하는 운전자 의식과 양보의 미덕 △공직자들의 서번트(종업원, 머슴) 정신만 선행된다면 양방 시행 후 염려되는 부작용도 피할테고, 황 군수가 기치로 내건 ‘군민이 행복한 무주’ 실현에도 성큼 다가서리라. 유토피아 무주가 세워질 그날까지 잠재된 군민 주인의식이 깨어나고 빠른 결단을 통해 상가들의 ‘쌀독’이 채워지고, 황 군수의 주름까지 말끔해지기를 바란다. 군 의회와 600여 공무원들의 응원 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정성주 김제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 변화가 크든 작든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은 긍정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취임 이후 처음 공직자들에게 주문한 것은 기존의 관행을 탈피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새롭고 창의적인 업무추진이었다. 이러한 다양한 변화 속에 기자가 주목한 것은 올봄 처음으로 개최된 민간 주도형 ‘꽃빛드리축제’였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고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자 기획된 ‘꽃빛드리축제’는 관 주도로 개최되던 그저 그런 획일적인 기존의 형태를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기쁨의 장을 펼쳐 많은 시민에게 즐거운 시간을 줬다.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으며 정체되어 있던 ‘모악산축제’의 변화로도 이어졌고 김제향교를 중심으로 개최된 문화의 날 행사 ‘킹제’, 다양한 농특산물직거래장터와 전통시장 5일장 활성화 등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로도 이어져 지역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모든 성과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정성주 시장의 생각에 적극 공감한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물줄기를 만들고 비로소 큰 바다를 이루듯 시민과의 소중한 약속을 이루기 위한 시장의 의지가 김제시 조직 곳곳에 스며들길 바란다. 그동안 김제시는 국가 예산 1조 원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대기업 ㈜두산 등 12개 기업 429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지방소멸 의기 속에서 인구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전년 6월 말 대비 1022명의 인구 증가를 이뤄냈다. 여기에 백구 특장차 혁신 클러스터 구축, 지평선 제2 일반 산업단지 조성, 새만금 행정구역 관할권 확보와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새만금 수목원 및 국가정원 조성, 새만금 신항만 조성사업 등 동북아 거점 해양항만도시로의 도약을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선 8기를 맞아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정성주 시장과 이하 공직자들이 시작한 시정 전반에 대한 작은 변화들이 큰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 시정 운영을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민원인에게 재산상 많은 피해를 입힌 부안군 일부 공무원들의 ’민폐 행정‘이 ’적극 행정 2년 연속 우수기관‘이라며 큰소리로 자랑을 늘어놓던 부안군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부안군 일부 공무원들의 업무처리가 ’소극 행정‘을 넘어 ’민폐 행정‘이란 원성을 사고 있으니 말이다. 부안군은 지난해부터 창북 장기미집행도시계획도로(중로 3-15호선) 편입 토지 소유주 협의 보상 관련 공문서 주소를 잘못 표기해 발송했다. 이들은 일주일 후 우편물이 반송됐음에도 불구,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민원인은 자신의 토지에서 진행되는 도시계획도로 개설과 관련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난해 말에는 구옥을 철거하고 건물 신축을 진행했다. 부안군 도시계획도로 개설 정보를 알았다면 이같은 행위는 도로개설 후에 할 일이었다. 그러나 부안군은 구옥 철거에 따른 보상은커녕 추진 중인 도시계획도로에 접한 건축 허가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부안군은 보상 서류에 도장을 찍어라, 건물 진입도로를 기부채납하면 건축 허가를 내주겠다는 등 엉뚱한 말만 늘어놓으며 민원인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업무 담당공무원이 ‘부안군 2022년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우수부서 선정’에서 적극 행정 우수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이다. 부안군은 인사위원회를 거쳐 인사 우대 조치와 포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민원인 입장에서 볼 때 ‘민폐 행정 우수자’를 마치 영웅으로 세운 것이다. 권익현 군수는 지난 3월 적극 행정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자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공무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적극 행정 실천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민원인 편에서 얼마나 적극 행정을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부안군수는 업무 실수로 민원인에게 재산상 심각한 손해를 끼친 공무원이 적극 행정 우수자로 선정돼 포상금과 인사상 우대 조치를 받고, 적극 행정은 모르쇠하는 부안군 공무원 실태를 알고 있는가 말이다.
이른바 자치분권 시대다. 중앙과 지방간 협력을 강화하되 재정을 비롯한 각종 권한을 지방에 이양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주민 주권을 구현하는 것이 자치분권의 핵심이다. 전국의 각 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는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내에서 순환하게 함으로써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책으로,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자치분권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익산시의 지역화폐 다이로움은 전국적인 모범 사례다. 자화자찬이 아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전국 자치단체를 평가하는 행정안전부가 익산다이로움의 우수성과 효과성을 인정해 2년 연속 장관상을 주고 특별교부세도 줬다. 그런데 그 행안부가 이제는 자가당착의 우를 범하고 있다. 국비 지원을 대폭 줄인데 이어 획일적인 잣대로 스스로 뽑은 우수사례마저 그 혜택을 제한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순 때문에, 줄어든 국비에도 별도의 자체 예산으로 시민 혜택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 했던 익산시는 사면초가다. 국비를 더 달라는 것도 아니다. 시민 혜택 제공을 통한 효과성이 충분히 입증됐기에, 좋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 뿐이다. 그런데도 지역 사정을 고려치 않은 지침을 들이밀며 일괄 통제하려는 정부의 행태를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 탁상행정의 전형, 전 정부 정책 지우기, 나아가 자치분권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아니다. 자치단체가 상 받을 정도로 뭔가를 잘 하고 있으면 정부가 치켜세우고 도와줄 일이지,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이 아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최근 전북문화관광재단은 기존 1처 3본부 1단 9팀에서 1처 3본부 7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난해 10월 재단 대표가 취임한지 반년도 되지 않아 이뤄진 것이다. 재단의 조직 개편은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당시에는 대표가 취임한 지 1년 정도 될 무렵 현재 위치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조직 개편을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빠른 편으로 여겨진다. 조직 개편과 함께 단행된 인사발령을 놓고 경영기획본부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재단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밖에서도 감지된다. 요즘 재단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팝업(pop-up) 창 하나가 눈길을 끈다. 팝업 창에는 “조직 개편으로 인한 자리 이동 및 전화선 연결 등으로 업무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 정상 업무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이를 본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연초가 되면 각종 문화예술 공모사업이 있고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하는 시기이다”며 “조직 혁신과 궤를 같이 할 사항은 사람이 중요한데 하루빨리 행정 체계가 안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 사업 개시로 바쁠 시기에 조직 개편을 단행하다 보니 운영에 있어서도 삐거덕 대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선 8기 들어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내세운 도정 슬로건이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이다. 재단은 올해 출범한 지 7년차를 맞이한다. 미운 7살이 되지 않으려면 내부 구성원을 아우르고 함께 성장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중도 퇴사자를 줄이는 게 단순히 월급을 많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계에도 변화와 혁신의 새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 속에 문재인 정부의 ‘사람이 먼저다’란 구호를 다시 생각해본다.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 주요 사업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행사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무관용으로 대응해야 할것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3시 정읍시 연지아트홀에서 열린 정읍천∼정읍역 연계 관광 핫플레이스 기본계획 주민설명회가 시작부터 소란이 발생해 참석한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게 했다. 1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 시작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오는 이학수 정읍시장에게 시민 김모 씨가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을 해댔다. 연단 앞에 앉아있던 김 씨는 일어서서 "민원사항이 있어 시장을 만나려 해도 바쁘다고 사기치며 만나주지 않는다"며 고함을 지르고 이 시장 쪽으로 다가가려 했다. 이에 이 시장도 목소리를 높이며 맞대응 하면서 자칫 둘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날수 있는 상황에서 시청 직원들과 시민 두명이 둘 사이를 막아서면서 더 이상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김씨에게 행사장을 나가줄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행동을 질타했지만 소란은 10여분간 지속됐다. 또 설명회는 시민들과 질의응답과정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 심모 씨가 사업관련 의견을 제시하면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시내 곳곳에 건물들이 세워졌는데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지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대목에서 도시재생사업 주민 관계자가 "잘하고 있는데 무었이 문제냐"며 끼어들어 말한 것. 그는 질의자로 손을 들어 지명을 받은 후에도 주민설명회 의도에 맞지 않게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자화자찬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도시재생사업 관련 주민협의체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성원했지만 다수 시민들은 주제에 맞지 않는 발언에 진행자가 제지를 하지 않았다며 눈쌀을 찌푸렸다. 앞으로도 정읍시가 주최하는 시민설명회가 자주 열릴 수 있는 만큼 회의 목적 주제에 맞게 원활한 진행과 시민들의 배려하는 성숙한 공동체의식이 발현되길 기대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직원 근무복으로 선정한 한복을 공개하자 세간에서 ‘일본풍 옷’이란 거센 비판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도영 원장은 “이번 일을 겪고 사람들이 한복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복이 중국 의상이란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리자 “한복을 지키자”는 여론이 강했다. 한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한복은 서양식 의복이 보편화되면서 침체일로에 있다. 전주시 출연기관인 전당이 근무복을 한복으로 한 건 잘했다. 문제는 편리성을 쫓아 생활 한복을 고르고 보니 “일본 주방장 옷 같다”는 전통성 시비에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이다. 의도는 좋지만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전당이 대중의 선입견이나 그릇된 반일정서를 먼저 거론하기 전에 디자이너의 유명세나 편리성을 쫓아 개량된 한복을 근무복으로 선정한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전당의 근무복이 한복의 고유한 기준에 적합한지 세심한 감수를 거쳤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전당은 지난해 말 패션 전공자가 이사로 포함된 이사회에서 한복 근무복에 대한 품평을 가졌다고 했는데 ‘색상이 어둡다’는 평가 외에 제대로 감수가 안 된 것으로 여겨져 논란을 예상하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전당은 한복 근무복이 전주지역에서 업체를 운영 중인 디자이너에게 960만원을 주고 기성복을 단체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전당은 왜색 논란 후 국내·외 패션쇼와 연예인들에게 한복을 입힌 유명 디자이너라고 두둔하는 입장을 취했다. 해당 디자이너는 한복 왜곡 논란에 선 바 있어 전당은 그런 그와 24일 한복문화창작소 개소식에서 협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역 일각에선 전당과 디자이너의 밀착된 관계는 아닌지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한국현대문화전당이 아니라면 근무복 선정에 있어 보는 눈이 많은 만큼 폭넓은 인력풀을 구성해 철저한 검수를 거치고 전통을 올곧게 지키기 위해 대중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제시는 민선 8기 올해 첫 시민 소통과 공감의 장을 통해 본격적인 현장 시정에 나섰다. 작년 7월 취임 이후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행정적 토대를 마련하고 실행 단계에 내딛는 첫발인 셈이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19개 읍면동을 순회를 시작해 시정에 대한 계획과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직접현장에서 경청하고 있다. 작년 취임 이후 첫 순회는 인사와 감사의 의미를 두었다면, 지금의 순회는 진정으로 시민이 원하는 삶을 조목조목 챙겨 봐야 하는 행보로 보인다. 이러한 연초 행사는 역대 시장·군수의 연례적이고도 의례적인 행사 중 하나였고 그러기에 시민과의 대화 때 요구했던 건의 사항은 매년 새로운 리셋장치가 작동한 것처럼 보여졌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정성주 김제시장은 지난해 순회 때 받았던 건의 사항의 처리사항에 대해 시간을 할애해 건건이 추진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시민의 입장에서 갑갑한 시민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우리네 갑남을녀가 어렵사리 고을의 수령에게 털어놓은 애로사항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 지 얼마나 궁금해할지를 미리 헤아린 결과다. 참 신선하다. 많이 다녀보고 많이 만나봐야만 가능한 것으로 그만큼 김제시 전체를 살피고 돌아다니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약간의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한 읍면동마다 20여 개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400여 건의 사항이 쌓이고 민선 8기 기간에 1,600여 건의 사항이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특히나, 시민들의 요구사항이 많은 도로 확포장 및 용 배수로 사업은 예산확보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청 해당 부서의 업무폭주도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미리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볼 만한 사항은 시장의 태도이다. 권력이라는 것을 손에 쥐면 아집과 독선으로 귀를 닫은 사람들을 그동안 수도 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주민들의 따끔한 일침에 고개를 숙이며 주민들의 불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낮췄다. 하루에 세 곳을 순회하면서 한 곳마다 두 시간여 동안 주민과 대화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힘듦이 나올 수 있음에도 자칫 어르신들이 힘들까 봐 가벼운 농으로 분위기를 이끌기도 하고 공직의 답답함을 호통치는 주민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함을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제의 미래는 선봉에 선 시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시정을 펼치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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