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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와 미술관

최근 완주군 모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전북도립미술관에 멋진 손님들이 와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 19일 개막한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 전시회다.

 

색의 마술사 샤갈을 비롯, 피카소와 몬드리안, 모네, 엔디 워홀 등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 13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개된 피카소의 100호짜리 유화 '앉아 있는 남자와 누드' 의 경우 400억 원 대로 추정될 만큼 명품이라고 한다. 팝아트의 거장 엔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10점 풀세트와, 세잔의 대수욕도 등도 관심 작품들이다.

 

미술관측은 전시중인 작품가격이 총 1000억 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이해할 만 하다. 실제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빌리는데 들어간 비용은 1만 200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이번 4개월간의 전시를 준비하면서 도립미술관측이 지불한 작품 보험료는 1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번 전시를 놓고 미술계 안팎에서는 인상파, 입체파, 초현실주의, 팝아트 등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단한 기회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역 문화 예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이번 전시를 이끌어 낸 미술관 측의 노고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8년 전 전북도립미술관을 세우는데 공이 컸던 서양화가 박남재 화백, 김태식 전 국회의원 등에 대한 고마움도 빠뜨리면 안된다. 박 화백이 한 미술전시회 자리에서 예향 전북에 제대로 된 미술관 하나 없는 현실을 개탄하자 김 전 의원이 예산을 확보해 세운 것이 모악산 자락의 전북도립미술관이다. 제대로 된 전문 미술관이 없다면 그 누가 샤갈이며 피카소 그림들을 전시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프로야구 10구단 경쟁 도시로 떠오른 수원시가 얼마전 현대산업개발(주)과 미술관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14년까지 화성행궁 광장 북측 4800㎡(신풍지구)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 규모의 수원시립미술관을 건립키로 한 일은 전주시가 생각해 볼 일이다. 예향 전북이라고 하지만, 그 중심은 전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주에 특정인을 위한 서예관이 있을 뿐 제대로 된 미술관이 없으니 '예향의 도시 전주'를 말하기 멋적다. 10년 전, 전주시가 전북도립미술관 부지를 내놓지 못해 완주군 모악산 아래에 간 것도 전주시의 실착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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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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