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영화촬영지로 각광받은 데는 역사극 제작에 좋은 여건을 갖춘 부안영상테마파크와 영화제작 지원에 노하우가 있는 전주종합촬영소의 덕이 크다. 전북에서 진행된 흥행작들 대부분의 촬영지도 두 곳의 세트장이었다. 최근 6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사도’ 역시 전북에서 80% 정도 촬영했다지만 주 촬영지는 부안영상테마파크다. 다른 촬영지인 고창읍성과 남원 광한루원은 액세서리일 뿐이다. 영화촬영지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궁궐을 배경으로 한 역사극에서 촬영지 보다는 오히려 영화 소품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도’에서는 ‘뒤주’가 단연 소품의 중심이다. 배우 유아인의 연기 대부분이 이 뒤주에서 이뤄졌다. 서울의 몇몇 상영관에는 뒤주가 놓이기도 했다. 부채도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소품이다. 뒤주 안에서 목이 마른 사도세자가 부채를 이용해 오줌을 받아먹으며 자신이 그린 용그림을 보고 대성통곡하는 장면, 훗날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서 그 부채로 부채춤을 추는 장면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전주영상위원회가 ‘사도’에 나오는 이들 주요 소품들을 영화제작사로부터 기탁 받았다 한다. ‘7번방의 선물’에 나오는 죄수복, ‘광해’와 ‘역린’의 왕의 의상, ‘평양성’에서의 무기류 등 소품들도 영상위가 보유한 소품들이다. 이들 소품들은 전주종합촬영소에서 일부 전시하고 일부는 전주시내 삼양다방 소품창고에 보관되고 있다. 소품들을 영화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게 영화소품전시관을 갖추는 데 관심을 둘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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