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A는 남편 B가 사망하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甲은 B가 생전에 빌려간 5000만원을 갚으라며 A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A는 상속을 포기했기 때문에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맞섰지만, 甲은 A가 상속포기신고를 내고 며칠 뒤에 B소유 차량을 매도한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A는 상속포기신고만 한 상태에서 甲에게 돈을 갚지 않아도 될까요.
답: 대법원은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는 상속인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신고를 해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그 심판은 당사자가 고지받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하였더라도 이를 수리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했다면, 이는 상속포기의 효력 발생 전에 처분행위를 한 것이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상속의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大判 2013다73520).”라고 밝혔습니다.
민법 제1026조 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민법 제1041조는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때에는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사소송법상 상속포기신고의 수리는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되고, 상속포기 재판은 ‘심판’으로써 하여야 하며, 그 심판의 효력은 심판을 받을 사람이 심판을 고지받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합니다.
위 사안에서 A가 상속포기신고를 했지만 이를 수리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A에게 고지되어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B의 차량을 매도한 행위는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해당되는 ‘처분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A는 상속의 단순승인으로 의제되어 결국 甲에게 5000만원을 갚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법원도 A의 손을 들어주었던 원심을 깨고 A는 甲에게 5000만원을 갚을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법무법인 최상 문의 (063) 904-3300>법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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