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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지로드]⑦국내 한지 이야기: 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전국 시군 힘합쳐

한지살리기재단 발족⋯10월 10일 '한지의 날' 제정
세계기록유산 대부분 한지와 연관, 한지로 제작·전래
전북, 경북, 경남, 충북, 경기, 강원 등 각 지자체 협력
내년 문화재청 신청, 2024년이나 2026년 등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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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열린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 발대식. / 사진=한지살리기재단 제공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인 한지(韓紙)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4월 29일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현 한지살리기재단)'이 발족하면서부터다. 발대식 이후 한지살리기재단은 안동(2021년 6월 25일), 문경(2021년 9월 30일), 전주(2021년 11월 25일), 서울 종로(2022년 3월 24일)에서 릴레이 학술포럼을 열고 전통한지의 가치를 조명하며 세계유산 등재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다음 달 25일에는 완주에서 제5회 학술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10일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한지의 날' 제정 선포식을 열었다. 한지의 날은 매년 10월 10일이다. 한지는 아흔아홉 번의 손길을 거친 뒤 마지막 사람이 백 번째로 만진다고 해서 백지라고 부른다. 한지의 날을 10월 10일로 정한 것도 '10×10=100'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날 행사에선 한지도시협의회의 공동체 선포문 낭독도 이어졌다. 선포문에는 '세계 제일 우리 종이,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한지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한지 산업 진흥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지살리기재단 이배용 이사장은 "전통한지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자산이며 세계적 문화유산이지만, 아쉽게도 이 사실을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한다"며 "이제 우리 모두 한지의 우수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전파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배용 이사장의 말처럼, 사실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늦은 감이 있다. 중국의 전통 종이인 선지(宣紙)는 2009년, 일본의 전통 종이인 화지(和紙)는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지의 우수성, 전통성 등을 생각했을 때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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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이 '세계 제일 우리 한지의 날 선포'이라는 휘호를 쓰고 있다. / 사진=한지살리기재단 제공

한지살리기재단은 내년 3월께 문화재청에 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등재 목표는 2024년 또는 2026년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 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줄타기, 택견, 한산모시짜기,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해녀문화, 씨름, 연등회 등 21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탈춤을 신청한 상태로, 한지가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유네스코가 세계의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1997년),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절(2001년), 승정원일기(2001년), 조선왕조 의궤(2007년),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2011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 난중일기(2013년), 새마을운동 기록물(2013년), 한국의 유교책판(2015년),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2015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2017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2017년), 조선통신사 기록물(2017년, 한일 공동) 등 16건이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등 세계기록유산 대부분은 한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질기고 견고한 한지가 있었기에 수많은 기록유산이 보존·계승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기록유산이 등재된 것은 한지의 질적 우수성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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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전주에서 열린 제3회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포럼. / 사진=한지살리기재단 제공

이 이사장은 "모든 역사의 기록, 예술, 문화는 한지가 있었기 때문에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기록 정신이 새겨진 한지가 현대화, 기계화에 밀려 지키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이상 시기를 놓치지 말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도 한지살리기재단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지 세계유산 등재에 공동 대응해 나가고 있다. 한지살리기재단 한지도시협의회에는 현재 전북 전주·완주·임실, 경북 문경·안동·청송, 경남 의령·함양, 충북 괴산, 경기 가평, 강원 원주 등 11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다섯 가지 등재 기준이 있다. 무형유산협약 제2조에서 규정하는 무형문화유산에 부합해야 하고, 세계 문화 다양성 반영과 인류의 창조성을 입증해야 한다. 신청 유산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도 마련돼 있어야 한다. 관련 공동체·집단·개인들이 자유롭게 사전 인지 동의하면서 최대한 폭넓게 신청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신청 유산은 당사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돼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원료, 도구, 초지 방법 등에서 중국, 일본과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재배부터 수확, 가공까지 지역민의 집단화된 노동력이 필요하다. 한지 제조에 공동체 문화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는 학술포럼에서 "한지가 등재되려면 유네스코가 공동체 중심의 무형문화유산을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동체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야 한다"며 "한지의 고유성과 특별성을 부각하고, 역사성보다는 현재 살아있는 주민에 의해 향유되는 무형문화유산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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