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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감수성 극대화…복효근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

디카시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복효근 시인이 두 번째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도서출판 작가)을 출간했다. 디카시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에 창작 원리가 창안되면서 하나의 예술적 표현 양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디지털카메라에 시가 조합되어 생긴 신조어다. 복효근 시인은 시적 모티브를 품고 있는 장면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이미지에 5행 이내의 짧은 언어를 융합시켜 시적 감수성을 극대화했다. 총 60편의 디카시가 수록된 디카시집은 사진에서 촉발된 상상으로 압축된 서사를 형상화해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장미꽃잎을 먹은 자벌레는 꽃잎 같은 날개가 돋아 나방이 되었지/책갈피에 눌린 마른 꽃잎 편지에 붙여 보낸 날들이 있었어/그 나방이는 어디로 날아갔을까”(‘꽃잎을 탓하다’ 전문) “슬픔에 겨워 누군가를 피 흘리게 하고 싶을 때 꽃은 뾰족하다/폭발음이 나지 않게/그 모든 것을 눈물로 바꿀 때 꽃은 꽃이 된다/꽃인 네가 그러하듯이”(‘꽃의 감정’전문) 디카시 창작 1세대인 시인 복효근은 이번 시집에서는 전보다 더 유려한 비유와 압축된 서사로 깊은 울림을 준다. 실제 영화 명량의 영화감독 김한민 감독은 책 서평에서“복효근 시인의 디카시를 읽으면 눈이 참 맑아졌다”며 “시인이 순간 포착한 디카시는 환상적이면서도 아이러니컬하고 극적인 시나리오를 연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지와 언술 사이에 참으로 매혹적인 메타포가 출렁인다”며 “시인과 함께 ‘아름다운 죄 하나 짓고 싶은’ 섬진강의 푸른밤을 거닐어보고 싶어진다”고 평했다. 1991년 등단 이후 10여 권의 시집을 펴낸 복효근 시인은 신석정문학상, 박재삼 문학상, 한국작가상, 디카시 작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동안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마늘 촛불>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25 14:41

[2024 전북문화계 결산]④문학·출판- "비교적 평이하게 지나간 지역 문학계, 아쉬움도 많아"

2024 전북 문학계는 비교적 커다란 사건 사고 없이 비교적 평이한 한 해를 보낸 만큼, 적지 않은 아쉬움도 남겼다. 올해 상반기에는 앞으로 3년간 전북 문학계를 이끌 전북문인협회의 회장 선거로 문인들의 뜨거운 논의가 이뤄졌다. 이후에는 지역 곳곳에 분포한 도내 문학관과 관련한 크고 작은 이슈로 전북 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과 함께 지역 문학인들도 크고 작은 문학상 수상 선정되기도 해 지역 문학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해 성과를 냈다는 소식에 비해 지역 문학계를 대표할 만한 혹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새로운 수장 맞이한 전북문인협회 2023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북 문학계는 제33대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이하 전북문인협회) 선거로 뜨거웠다. 제33대 전북문인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로 지난해 12월 조미애 표현문학회 회장과 백봉기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이 최종 등록해, 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졌다. 특히 이번 전북문인협회 회장 선거는 과거 직선제 투표와 달리 대의원제로 진행돼,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는 과정 속 크고 작은 잡음도 함께했다. 실제 이번 회장 선거를 앞두고 해외여행에 나선 남원문인협회장의 실수로 대의원 추천 기간을 넘겨 소중한 투표권을 잃게 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올해 1월에 치러진 선거에서 백봉기 신임회장이 74표 중 49표를 얻어 66% 득표율로 당선돼 3년간의 임기를 채우게 됐으며, 백 회장은 임기내 ‘전북문학관 건립과 공간 활용 극대화’, ‘건지산 문학의숲 조성’, ‘문학 메세나운동 전개’ 등의 공약을 실천할 것이라 밝혔다. △문학인들의 사랑방 ‘문학관’의 제 역할은 글쎄 지난해부터 많은 문인의 관심을 받은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이 이달 초 착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다. 과거 전북문학관의 위치에 들어설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은 지난 2020년부터 신축 계획을 추진했으며, 총사업비 157억 원이 투입돼 부지면적 6225㎡, 연면적 2958㎡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많은 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곳이다. 하지만 행정적 이유와 관련한 여러 문제로 당초 지난해 5월에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많은 문인의 볼멘소리를 사기도 했었다. 또 올해 초 위탁 운영자가 바뀐 최명희 문학관 역시 인력 충원이 수개월째 되지 않고, 지난해 90건 넘게 행사가 진행된 것과 비교해 최근까지 공모 당시 계획했던 사업을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부실 운영을 지적받기도 했다. △지역 문인들이 일궈낸 크고 작은 성과 전북문인협회는 제35회 전북문학상 수상자로 이소애 시인, 양영아 수필가, 이정숙 수필가, 김기찬 시인, 표순복 시인 등 5명의 작가를 선정해 시상했다. 6월 바다의 날을 기념하고 해양문학에 대한 관심을 드높이기 위한 제18회 바다문학상 대상에는 박홍재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기우 작가의 의 희곡집 <이름을 부르는 시간>(평민사·2023)이 2024년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됐다. 문학나눔 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국내 문학 창작 여건 조성과 출판시장 활성화 견인을 위해 선정해 오고 있는 것으로, 올해 발표된 책 총 373권 중 희곡은 3권밖에 포함되지 않아 지역 문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이경옥 아동문학가는 비영리 공익법인 아이코리아가 주최하는 '한국안데르센상 작품공모‘에서 창작동화 부문 최우수상에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25 14:3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의 서랍에 넣어놓은 저녁이 궁금합니다. 꼬마전구 같은 요정들 몇이 모여 달그락달그락 저녁을 먹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서랍을 열 수 없어,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열어 봅니다. 말들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눈빛으로 하는 말이 흘러옵니다. 거기 그렇게 있어 주기만 해도 고맙습니다. 그런데 무언가를 묻고 또 묻습니다. “봄빛과/ 번지는 어둠/ 틈으로/ 반쯤 죽은 넋/ 얼비쳐/ 나는 입술을 다문다/ ……/ 기다려봐야지/ 틈이 닫히면 입술을 열어야지/ 혀가 녹으면/ 입술을 열어야지”(‘새벽에 들은 노래’ 중). 넋은 산 사람 안에 있어요. 마음의 머릴 빗어주고 몸의 신발끈을 묶어주죠. 우리가 죽어도 살아 있는 초험적인 것이라 하죠. “반쯤 죽은 넋”은 무엇일까요. 슬픔 마르기 전에 비탄에 젖거나, 희망이 잘려나가 살고픈 뿌리를 잃는 것이겠죠. 죽어 이승으로 가지 못하고 거대한 학살터를 떠돌고 있는 것이겠죠. “혼은 자기 몸 곁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까요. 그게 무슨 날개같이 파닥이기도 할까요. 촛불의 가장자릴 흔들리게 할까요.”(소설 ‘소년이 온다’ 중) 혀는 “가슴과 가슴을 연결하는 금실인 언어”를 내죠. 먹고 노래를 불러요. 내밀어 장난을 치거나, 키스를 합니다. 폭력 속에 아름다움을 굴리기도 해요. 이렇게 혀를 쓰고 쓰다 보면 녹아 없어지겠죠. 이제 입술을 열면 침묵의 동굴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거기 햇볕 가득한 곳에서 침묵이 시간을 낳아 기르고 있을 겁니다. “십 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아직 그 냇물 아래 있을까// 난 죽어 있었는데/ 죽어서 봄날의 냇가를 걷고 있었는데/ ……// 거기 있었네/ 파르스름해 더 고요하던/ 그 돌// 나도 모르게 팔 뻗어 줍고 싶었지/ 그때 알았네/ 그러려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때 처음 아팠네”(‘파란 돌’ 중). “눈동자처럼 고요”한 파란 돌은 영혼이겠죠. 그걸 주우려면 “다시 살아야” 합니다.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처럼 “질문의 마지막 겹에 사랑”을 놓아야겠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을까요.” “죽은 자는 눈이고 산 자는 사람이라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라는 게 제 시에 있어요. 죽은 자는 눈으로 이 세상에 오죠. 산 자는 눈이 좋아 우두커니 서 있어요.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이죠.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어느 늦은 저녁 나는’ 전문). 낮인지 밤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어스름입니다. 번져가는 그 먹물 속에 서있는 걸 좋아합니다. 죽어가는 낮을 태어나는 밤이 놓아주지 않아서죠. 밥과 김은 무슨 이야기를 하며 사별할까요. 지나가버린 혼은 우주 어느 의자에 앉아 있을까요. 밥을 먹는 나에게서 김이 나가는 걸 느끼는 존재가 있겠지요. 그래도 밥을 먹고, “당신의 마른 어깨와 내 마른 어깨가 부딪친 순간. 외로운 흰 뼈들이 달그랑, 먼 풍경소리를 내는 순간”(소설 ‘내 여자의 열매’ 중)을 껴안겠습니다.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25 14: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극작가-윤흥길 '완장'

‘완장’을 얻어 차고 설쳐 대는 이들은 언제나 있다. 소설 「완장」의 종술도 완장을 차게 해준다는 말에 번쩍 귀가 뜨였다. 일제강점기·한국전쟁·자유당·유신 등을 거치며 위세를 떨쳤던 완장의 힘과 권력을 듣고 봐왔으며, 어려서부터 객지를 떠돌며 쌈질로 잔뼈가 굵은 자기 삶에서 완장의 위력을 학습해 왔기 때문이다. ‘감시원 완장 차고 물 가상이로 왔다리갔다리 허면서’ 막강한 권력자처럼 권위를 내세우던 동네 건달 종술. 술집 종업원 부월은 완장을 ‘하빠리 권력’이라며 핀잔하지만, 종술은 눈을 부라리며 “너는 몰라. 차고 댕겨 본 적도 없으니께, 요, 완장에는…”하며 왼쪽 어깨 쪽으로 완장을 바싹 추어올린다. 독재 정권의 검열을 피하기 어려운 1982년 3월부터 1년 동안 『현대문학』에 연재된 「완장」은 전라도 사투리와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풍자를 잘 살려낸 윤흥길의 장편이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이후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완장’이라는 상징적 소재로 풀어내며 우리 사회에 내재한 권력욕을 첨예하게 드러냈다. 「완장」은 익산시에 공업단지가 들어서던 시절, 김제시 두악산 아래 백산면 하정리 백산저수지를 배경으로 한다. 종술이 완장 찬 팔을 휘저으며 갈지자걸음으로 순찰하던 ‘판금저수지’다. 작가는 백산저수지 근처에서 과수원을 하던 친구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후 작품을 떠올렸고, 저수지 이름을 판금저수지로 바꿨다. 또한, 종술의 욕망을 희화화하기 위해 1966년 호남야산개발 때 축조한 이 저수지를 실제보다 훨씬 큰 규모로 묘사한다. “독재, 전쟁 위협, 빈부 갈등 등 한민족이 겪는 불행과 비극은 모두 6·25 전쟁과 직결돼 있어요. 독재 정권은 전쟁으로 인한 분단을 권력 유지 핑계로 사용했어요. 자유는 유보됐죠. 더 이상 분단을 빌미로 국민을 억압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윤흥길·본보 2018년 1월 6일 자) 얼마 전, 우리는 잘못된 권력의 포악과 폐해로 점철된 시대의 불완전한 징후를 봤고, 완장의 역사가 반복되는 현실에 개탄했다. 망설임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완장을 차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자가 누구인지, 그 권력을 휘두르도록 외면하는 자들이 누구인지를 찾아내 눈 부릅뜨며 호통을 쳤다. 그 결과 지난 14일 국회에서 국민을 저버린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대한민국의 자존감을 지키려는 시민의 올곧음이 끌어낸 성과다. “눈에 뵈는 완장은 기중 벨 볼 일 없는 하빠리들이나 차는 게여. 진짜배기 완장은 눈에 뵈지도 않어. 자기는 지서장이나 면장 군수가 완장 차는 꼴 봤어? 완장 차고 댕기는 사장님이나 교수님 봤어? 아무 실속 없이 넘들이 흘린 뿌시레기나 주워 먹는 핫질이 완장이여. 진수성찬은 말짱 다 뒷전에 숨어서 눈에 뵈지도 않는 완장들 차지란 말여.”(전주시립극단 연극 <완장> 중 부월의 대사)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장과 ‘완장질’이 흔전만전한 ‘완장의 나라’.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문장과 표현을 다듬어 나온 『완장』(현대문학·2024)을 펼쳐 그 정체를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완장의 악몽은 쉽게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18 17:11

정겨운 시어로 가득… 호병탁 시인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

“내가 쓴 글 다시 보니 절로 나오는 말/ 아직 멀었다/ 찬물 세수하고 정신 바짝 차리고 다시 쓰자/ 쓸 것 아직 수두룩하다/ 거울 속 쭈굴탱이 얼굴 하는말/ 벌써 다 왔다”(시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나의 생’ 전문) 호병탁 시인이 시집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문예원)을 펴냈다. 시집은 ‘1부 생(生)’, ‘2부 정(情)’, ‘3부 인(人)’, ‘4부 곳(所)’ 등 총 4부로 구성돼 시골의 풍광과 민초들의 모습을 구수한 표현력으로 그린 75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오일장에 팔려 나온 짐승 새끼부터 소쿠리에 담긴 생선 몇 토막, 정겹고 걸쭉한 사투리로 흥정하는 시골 장터의 모습, 막걸리 몇 잔으로 떠들썩해진 민초의 모습까지 시골 장터에서 한 번쯤 마주해본 추억을 소재로 채워낸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전한다. 김익두 문학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호병탁 시인의 시는 삭을 대로 삭아 아주 호아져버린 나주 영산포 오자 자배기 속 지푸라기에 싸인 흑산도 홍어 맛이다”라며 “이 시인의 도저한 근저에는 때론 어둡고 우중충하고 때론 깊이를 가늠할 길 없는 아득한 절망의 심연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으로 그의 시 속에는 남도 바닷가의 곰삭아 호아질 대로 호아진 갯땅 홍어 맛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깊고 으늑한 맛이 느껴진다”고 시인의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호병탁 시인은 충남 부여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 중어과를 졸업해, 원광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문예가족 회장, 종합문예지 <표현> 주간, 채만식문학상 운영위원,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집 <칠산주막>, 평론집<나비의 궤적>, <일어서는 돌>, <양파에서 고구마ᄁᆞ지-21세기 한국 시문학을 보는 융합적 통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7:11

정성수 시인, 어린이의 맑은 마음 담아낸 동시집 2권 출간

원로 시인 정성수 씨가 동시집<손톱달>과 <콧구멍 파는 재미>(화암 출판사)를 동시 출간했다. 정 시인은 “동시를 쓸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그것은 동시를 쓰는 동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으로 살면서 한순간이나마 어린이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동심이야말로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기본이다”라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제작된 <손톱달>은 총 4부로 구성돼 100편의 동시를 담고 있는 동시집이다. 국내 최초 동시 전편을 시인과 어린이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디지로그 포엠 오디오북으로 제작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책 내부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시와 영상, 음악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인 것이다. 함께 발간된 <콧구멍 파는 재미>는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보조금의 지원을 받았으며, 지난 2009년 교인문학상 동시 부문에 대상으로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이준관 시인은 표사에서 “이번 시집에는 많이 읽고 많이 느끼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며 “생명 존중과 자연사랑, 동심의 세계가 오롯하다. 특히 인간 친화적이며 자연으로의 회귀를 추구하는 질박한 순수가 들풀처럼 번진다. 동시를 읽으면 가슴이 떨리는 것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일상적 삶의 진실에서 나온 동시는 상처와 희망에 깊게 뿌리를 내린 삶의 신비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문단에 나온 후 9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세종문화상, 소월 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전주에서 ‘건지산 아래 작은 방’을 운영하면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5:46

전주 시민들이 소개하는 지역 독립서점 '작은 책방 순례'

독립서점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서점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독립서점에서는 서점 주인의 취향이 구비하는 도서의 기준이 돼 예술, 문화, 정치 등 특정 주제나 취향에 맞추어 큐레이션 된 책들을 판매하고, 독립 출판물과 소규모 출판사의 책들을 주로 다룬다. 책의 도시라 불리는 전주 역시 서점 주인의 개성으로 꾸며진 작고 정겨운 독립서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인 호남문고가 장마리 소설가와 협업해 ‘2024년 호남문고 상주작가 기획’으로 <작은 책방 순례>(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를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호남문고가 올해 30주년을 맞이해 이번 발간 소식에 더 깊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은 책방 순례>는 올해 호남문고의 상주작가인 장마리 소설가를 중심으로 모인 책을 사랑하는 13명의 시민이 모여, 지역 내 작은 책방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에는 ‘잘 익은 언어들’을 비롯해 ‘서점 카프카’, ‘책방 똑똑’, ‘물결서사’, ‘책방 토닥토닥’, ‘살림 책방’, ‘에이커북 스토어’, ‘책보 책방’, ‘고래의 꿈’ 등 총 9개의 서점이 실려 독자들의 호기심과 방문욕구를 자극한다. 글쓴이로는 김경희, 김미진, 김보라, 박선화, 박요순, 송수미, 오윤지, 은실, 이정현, 전은정, 조진아, 하루, 한승훈이 참여했다. 나이도 생각도 모두 다른 개인으로 꾸려진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책방에 방문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 곳곳의 골목을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작은 독립 서점과 사랑에 빠졌다는 공통점을 지니게 됐다. 이번 기획물 제작의 중심인물인 장 소설가는 들어가는 말을 통해 “올해 호남문고 상주작가 기획과 관련한 주제를 고민하다 호남문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했다”며 “호남문고는 지역 거점 서점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이번 책 제작에 상생의 윤리, 자본의 논리를 앞세우고 싶진 않았다. 그저 호남문고를 찾는 시민들과 내 지역의 작은 책방을 순례하고 그 느낌을 적어 문집으로 엮어내고 싶었다”고 말하며 이번 책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와 생각을 글로 쓰고 싶어 한다, 저자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저자가 되는 시대”라며 “글 읽기와 글쓰기의 실현이 어렵지 않은 지금, 그 출발점이 호남문고라서 좋았다. 열세 명의 예비 작가와 노미오 호남문고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5:4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어윤정 '리보와 앤'

코로나로 세상이 암흑에 휩싸일 때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 지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를 만났다. 도서관 로봇 리보는 오늘도' 안녕하세요. 즐거움과 안전을 책임지는 여러분의 친구, 리보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하루를 시작한다. 리보는 아이들이 읽은 좋을 도서를 추천하고, 어린이들에게 다정한 친구이다. 2층에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로봇 앤이 있다. 그러다 플루비아라는 이상한 단어가 도서관 확성기를 통해 들려온다. 사람들이 도서관을 빠져나가고 도서관은 폐쇄된다. 완벽하게 고립된 리보와 앤. 둘은 서로 의지하며 지루한 일상을 보낸다. 리보는 왜 아이들이 도서관에 안 오는지 알아보지만 한계가 있다. 앤은 리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들이 올 날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고립은 점점 길어지고 배터리는 점점 약해진다. 사서가 도서관에 와서 입구에 종이 한 장을 붙이고 바람같이 사라진다. 며칠 뒤, 유도현 어린이가 도서관 입구로 찾아와 리보를 구하려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실패한다. 하지만 도현이는 포기하지 않고 리보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도현이는 리보를 위해 일상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눈다. 리보는 자기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비슷한 느낌의 책 제목을 답장으로 보낸다. 리보는 앤과 공조해 건물 밖으로 나가려 시도한다. 하지만 앤이 다친다. 앤은 이상 증상을 보이다가 완전히 방전된다.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는 재난,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 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리보의 외로움. 그건 리보만의 외로움이 아니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느낀 외로움이었다. 사람이라서 당연하게 느끼는 감정이라고? 로봇에게는 그런 감정이 없지 않나? 아니다. 리보는 비록 로봇이지만 아무도 없는 도서관의 분위기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없는 공간이 그걸 느끼게 해준다. 처음에는 고립감을 느끼다가 점점 버려지는 건 아닌가 하는 공포를 느낀다. 어른에게 로봇은 그저 물건일 뿐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이자 동생, 보고 싶은 이로 다가간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소통의 부재, 외로움의 공포를 느꼈다.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재난이었다. 이 작품은 로봇인 리보와 앤을 통해 인간다움이 무엇이고 만남, 교류, 사랑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 동화의 명장면은 리보가 도서관을 탈출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기 위한 노력. 언젠가 내게도 올 그 순간을 생각하면 리보와 앤의 분투가 가슴을 저민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따라야할 조건이지 싶다. 작은 관심, 소통이 한 사람을 인간답게 만든다. 그리움을 안다면, 타인을 더 사랑하는 내가 되고 싶다면 오늘 『리보와 앤』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동화 <다짜고짜 맹탐정>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 사건>, <유령이 된 소년>, <나는 나야!>, <제롬랜드의 비밀>, <베프 떼어내기 프로젝트>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16 13: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박지현 '산책의 곁'

오래전에는 산책하는 일이 무용하다고 생각했다. 뜻 없이 걸으며 기운과 시간을 낭비하고, 생각만을 늘어뜨리다 오는 투정같은 것이라고. 땀 흘려 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복잡한 생각들을 진득하게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이나 때우는 한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마도 무언가 대단하게 얻고자 했던 욕심 때문이었을 테다. 머지않아 산책에 관한 오해는 풀리게 되었는데, 우연히 미륵사지에 머문 덕이었다. 전후 사정은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았지만, 홀린 듯 발을 옮겨 미륵사지에 다녀온 것은 강렬하고 시원한 경험으로 남았다. 터가 널리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연못에 고인 물을 바라보다가, 빈터를 구경하며 거대했을 미륵사를 상상해 보기도 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도 완전히 잊어버려서 집에 오는 발걸음이 제법 가벼웠다. 그 뒤로도 여러 번, 털어낼 것이 있으면 미륵사지를 찾았다. 그 이후로 나에게 산책은 그런 것이 되었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출 수 있는 시간. 하천의 흐르는 물에 집중하고, 떼 지어 시간을 보내는 오리 가족을 구경하며 그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충분한 시간. 『산책의 곁』은 작가가 떠올린 생각의 편린들을 살뜰하게 모은 책이다. 산책하며 곁에 둔 감상과 심상, 혹은 상상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여준다. 망종부터 소한까지, 흐르는 시간을 염두에 두면 계절감도 흠뻑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작가와 함께 걷다 보면 종종 반가운 공간들을 만나게 된다. “망종(芒種)에 가까워지면 나는 꼭 경기전에 가서 와룡매의 그림자를 쓰다듬는다. 누워서도 녹음을 반듯이 빗어 넘긴 고목의 지조. 그것을 흠앙하며 그 곁을 지킨다. 호젓한 즐거움으로 그 풍경의 가장자리를 지키다 보면, 단단한 녹빛으로 흐드러진 매실들이 나의 시선을 이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길 바라며 나는 계속해서 그 곁에서 느긋하게 자리한다. (26쪽)” “산의 모서리에 있기도, 강기슭의 꼭대기에 있기도 한 요월대(邀月臺)는 한벽당(寒碧堂)에 가리어 있으나 내 속에서는 앞서 있는 곳이다. 나는 줄곧 한벽당을 지나쳐 요월대에 머물러 왔다. 요월대에서 나는 흩어져 있는 침묵의 피륙과 피륙 사이에 나를 자수한다. 암벽 끝에서 기개를 잃지 않는 요월대의 모습은 언제나 나를 숙연케 한다. (56쪽.)” 계절과 공간 이외에도 작가가 꺼내는 책과 그림을 잔뜩 만날 수 있다. 그의 산책에는 전주가 있고, 고건물이 있고, 카뮈가 있고, 혜원이 있다. 산책하는 이의 글을 두고 보는 기쁨은 이런 것이다. 함께 걸어본 적 없는 이와 공간을, 생각을, 그가 본 것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는 듯한 즐거움 말이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16 13:33

품격있는 저널리즘 지침서…한국신문윤리위원회 '기사 속 윤리, 언론이 놓친 것'

한국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김재형·이사장 서창훈)가 품격 있는 저널리즘 실현에 도움이 될 지침을 담은 단행본 <기사 속 윤리, 언론이 놓친 것>(박영사)을 출간했다. 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신문윤리위원회가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 ‘신문 윤리’에 실린 주요 심의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언론의 공정성과 공공성 △인격권 보호 △저작권 보호 △광고 윤리 등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언론이 자주 놓치고 있는 윤리적 쟁점을 알리고 언론 보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언론인은 자유롭고 책임 있는 언론을 실현하기 위해 부당한 억제와 압력을 거부해야 하며 편집의 자유와 독립을 지켜야 한다. 개인의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며, 다양한 여론 형성과 공공복지 향상을 위하여 사회의 공공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 제3항) “언론인은 보도기사(해설기사 포함)를 작성할 때 사안의 전모를 충실하게 전달함을 원칙으로 하며, 출처 및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회정의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진실을 적극적으로 추적, 보도해야 한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론 보도를 비판적 시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와 근거들을 담아냈다.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언론보도의 중요성과 함께 언론의 윤리적 의무와 실천 방안을 인식하는 길잡이로 활용될 수 있도록 주제별 요점을 쉽게 풀어냈다. 김재형 위원장은 책 발간 이유에 대해 “오보나 선정적 보도에서 시작하여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 또는 초상권을 침해하는 보도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자살이나 마약에 관한 보도처럼 그 의도와 달리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보도도 적지 않다”며 “언론이 품격을 유지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좀 더 널리 알리고 공론화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신문윤리위원회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1961년 9월에 설립한 언론사 자율 심의 기구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12 16:53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보편적 주제 다룬 작품 다수…완결성은 아쉬워"

“삶의 연륜이 묻어나고, 우울한 시대상 등을 다룬 보편적 주제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일 전북일보 본사 3층 역사기록실에서 열린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올해 응모작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공모에는 모두 793명이 1828편을 응모했다. 지난해(779명, 1993편)에 비해 응모자 수는 14명 늘었고 출품작 수는 165편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는 시에 387명이 1187편, 단편소설 121명이 126편, 동화 104명이 106편, 수필 181명이 409편을 응모했다. 연령별로는 10대부터 80대 응모자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전북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전국 곳곳에서 골고루 작품을 보냈으며, 해외에서 보낸 작품도 있었다. 부문별로는 시와 동화에서 응모작이 많았고, 단편소설과 수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모임) 회원들이 맡았다. △시 김헌수, 박태건, 안성덕, 장창영 시인 △단편소설 신가람, 오은숙, 정숙인, 최기우, 최아현, 황지호 소설가 △동화 김근혜, 이경옥, 장은영 아동문학가 △수필 김서연, 김영주, 이진숙 수필가 등 16명이 참여했다. 시는 삶의 연륜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응모작들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려는 노력들이 묻어났지만 사회적 관심은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심사위원들은 “기존 시 형식을 답습하거나 과거 흔적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품들이 많아 아쉬웠다”고 평했다. 숙고 끝에 12편의 시가 본심에 올랐다. 올해 단편소설 응모작의 주제들은 사회문제, 구조의 모순, 윤리적 딜레마, 우울한 시대의 개인상 등 보편적 주제가 주를 이뤘다. 더불어 시대를 담으려 애쓴 작품들이 눈에 띄었고, 세분화된 주제를 면밀하게 담아내 개인의 개성이 짙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들은 “시선으로만 목소리가 등장하는 작품이 다수 있었다”며 “선택한 주제나 상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산만하고 아쉬운 작품도 보였다”고 밝혔다. 단편소설 부문에서는 14편이 본심에 올랐다. 7편의 작품이 본심에 오른 동화 부문의 큰 특징은 소재의 다양성과 시대를 반영한 형식의 작품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상세계, 미지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짧은 동화에 잘 녹였다고 평가했다. 동화 부문 심사위원들은 “SF형식을 통해 색다른 분위기로 주제를 전달하려는 작품도 많았지만 깊이 있는 고민 없이 형식만 빌려와 이야기만 만들어 낸 작품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수필은 삶의 고뇌와 성찰을 철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 다만 소재면에서 독창성이 부족하고 글의 형식을 지키지 않은 작품들이 있어 아쉬웠다는 게 수필 부문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수필 부문에서는 11명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25년 1월 2일자 본보 신년호에 발표되며,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11 18:38

전북 문단의 원로 시인 '정양'의 문학세계 들여보다

전북 문단의 원로로 지역 문인들의 존경을 받는 정양 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오는 13일 우석대 문화관 5층에서 열린다. 정양 시인의 문학세계를 다각적으로 살피는 이번 학술대회는 우석대 교양 대학(학장 조법종)과 한국지역문학회(회장 한정호 경남대 교수),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우석대학교(총장 박노준)와 신아출판사(대표 서정환)가 후원한다. 이번 세미나는 지역 문단의 원로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시도해 그들의 공적을 기리고, 나아가 그들에게 정당한 문학사적 위상을 부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문신 우석대 교수가 올라 ‘정양의 시 세계’를 분석하고,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정양의 비평 세계’를 발표하며 정철성 문학평론가가 ‘정양과 전북 문단’에 대해 조명한다. 정 시인은 1942년 김제에서 태어나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시 부문)와 197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그는 김제 죽산고등학교와 전주 신흥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를 지내다가 우석대 교수로 정년퇴직했다. 또 시인은 전북작가회의를 창설하고 후배문인들을 지도했다. 그의 첫 시집 <까마귀떼>를 시작으로 최근작 <암시랑토 앙케>에 이르기까지 여러 권의 시집을 발간한 바 있다. 판소리에 일가를 이룬 그는 <판소리 더늠의 시학> 등을 집필하기도 했다. 시인의 시는 시대의 모습과 사회의 불의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한편, 특유의 해학을 바탕에 장치해 전북인의 내밀한 보편적 정서를 형상화하려고 고뇌한 모습이 묻어난다. 최근 그는 전북 방언을 과감히 활용해 토속적이고 구술적인 세계를 선보이며, 시의 영지를 확장했다, 또 <세월이 보이는 길> 등의 평론집을 통해 지역 작가들에게 비평적 애정을 표하며, 고전 작품의 새로운 해석에도 깊은 관심을 쏟았다. 실제 그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모악문학상, 아름다운문학상, 백석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한편 주최 측은 정양 시인을 시작으로 오하근·이운룡·이기반·허소라·최승범 등의 작고한 도내 출신 작가들의 문학세계를 규명하는 자리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9 17:54

'책 듣는 시간'⋯전주문화재단, 2024 릴레이 오디오북 콘서트 개최

(재)전주문화재단은 오디오북제작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9~10일 이틀간 ‘2024 릴레이 오디오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오디오북 콘서트는 그동안 전주문화재단의 오디오북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오디오북을 발간한 작가 6인이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다. 먼저 9일 오후 2시, 완산도서관에서 시와 수필과 동화를 오디오북으로 즐길 수 있다. 이날에는 장창영 시인의 오디오북 시집 <황태, 설악을 훔치다>, 박지숙 작가의 오디오북 동화 <창문 너머의 너>, 이진숙 작가의 오디오북 수필집 <우리, 이제 피어날 시간>을 함께 감상하고, 작가와의 대화, 작품의 문장들을 관객들과 낭독해 보는 문장나눔 시간 등을 가진다. 사회는 지난 2021년도에 재단의 지원을 통해 오디오북을 발간한 김근혜 동화 작가가 맡았다. 이어 10일 오전 10시, 삼천생활문화센터에서는 박태건 시인의 오디오북 시집 <나바위성당 팔각 창문 아래에서>, 김헌수 시인의 오디오북 시집 <저녁 바다에서 우리는>, 신솔원 작가의 <엄마와 나의 산행일기>를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으로 만난다. 이날은 하기정 시인의 진행으로, 3인의 작가와 오디오북을 미래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듣는 책의 즐거움에 생기를 더할 작은 음악 공연도 준비돼 있다. ‘책 듣는 시간’, 이틀간의 오디오북 콘서트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예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 ‘2024 릴레이 오디오북 콘서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0)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오디오북제작지원’ 사업은 지역의 작가와 작품을 전국의 독자들에게 알리고, 점점 커지는 디지털북 시장의 진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 재단들 중 처음으로 추진한 선도 사업이다. 현재까지 총 23종의 문학 작품을 출시했다. 현재 전주 작가 오디오북은 전국의 온라인 서점과 오디오북 전문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올해는 시, 동시, 동화 등 총 5종의 오디오북 출간을 앞두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8 16:07

전주 문인들의 한마당 축제⋯전주문인협회, 제32회 전주문인대동제 성료

전주문인협회는 지난 4일 한국전통문화의전당 대강당에서 열린 ‘제32회 전주문인대동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조 전주문인협회장을 비롯해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전북일보 사장),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민정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백봉기 전북문인협회장 등 200여 명의 지역 문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현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학에 대한 기대와 문학인에 대한 평도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수평적으로 잘 맞추기 위해 문학성 높은 창작으로 맹렬하게 정진해 전주문학이 대한민국의 문학과 문화를 선도하는 자리에 우뚝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김호운 이사장의 문학강연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문인협회이사장 표창 수여와 최근 발표된 제12회 전주문학상·제9회 문맥상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 이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의 표창은 고재흠(사)영호남문학인회장, 남궁웅 시인, 박월선 아동문학가에게 돌아갔으며, 문학계에 꾸준한 후원을 해온 비문학가에게 수여되는 특별상 ‘아름다운상’에는 김혜선 씨가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힌편 이번 행사에서는 최근 발간된 100년 간의 전주 문학인을 기록한 <전주문인 100년사 인명록> 출판기념식도 진행되기도 해, 많은 문학인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5 19:00

성민재 작가, 첫 시집'바퀴벌레와 사과나무' 출간

성민재 작가가 첫 시집 <바퀴벌레와 사과나무>(나다움)를 세상에 선보였다. “어둠은 종종 우리를 가리지만, 그 안에서 길을 찾는 이들은 누구보다 빛을 갈망한다”는 말로 시작되는 시집은 작고 연약한 존재 속에 담긴 삶의 의지와 희망을 노래하며, 고난과 인내의 여정을 시어로 담아냈다. 또 작가는 어릴 적 작고 소박했던 꿈이 거대한 세상의 벽과 맞닥뜨렸을 때, 그 벽을 넘기 위해 걸어온 시간 속에서 깨달은 희망과 인내를 시로 풀어내는 등 자신의 삶과 시편에 녹아든 철학을 전한다. 시집 제목에 등장하는 ‘바퀴벌레’는 어둠 속에서도 길을 찾아가는 존재를, ‘사과나무’는 작고 견고한 열매를 맺는 희망과 생명의 상징으로 묘사하며, 작가는 고난과 상처 속에서 길을 잃었음에도 다시 나아가고자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자 했다. 성 작가는 “상처는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이 시집이 상처받고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사라지지 않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이 시집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그리고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로 곁에 서 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나아가, 어둠 속에서도 사과나무의 열매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안 출생인 그는 전주 상산고를 졸업해, 전북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시낭송가와 시인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5 14:00

현장 교육 전문가가 제시하는 미래 교육 전망과 해법…2025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 발간

교육 대전환의 시대 속, 새로운 방향을 찾는 이들을 위한 분명한 안내서가 나왔다. 37명의 현장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 교육 집필팀이 <2025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뜨인돌)을 발간한 것. 급변하는 2025년,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들이 한마음으로 고민하고 연구한 결실이 담긴 이번 책은 전국의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2025년 미래 교육 트렌드에 관한 원고를 공모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 책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고교학점제의 과제, 지방소멸, 미디어 리터러시, 고교 유형의 다양화 등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교육 정책을 현장의 시각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진단하며,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책에는 오준영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소속 초등교사가 전하는 ‘지방소멸, 학령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자치도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책 속에서 오 교사는 “지방소멸 가속화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 학교가 특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시골의 작은 학교들도 특화한 교육과정이 있다면 수요를 부를 수 있다. 음악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악기 연주에 특화한 초등학교,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과, 자율시간, 자유학기 등을 적절히 재구성해 무대공연이나, 연극, 연기 등에 특화한 중학교들이 생긴다면 어떨까”라며 제언했다. 이어 그는 “지자체의 예산 및 인력 자원 등을 통해 정주 여건도 충분히 마련해 나가면서, 지역적인 특성과 교육 주체들의 요구를 반영해 학교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특수성 있는 학교를 만들어간다면, 지방소멸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4 17:35

미국 이민사회에서 피어난 우정, 양정숙 '내 친구 에이든'

양정숙 아동문학가의 신간 <내 친구 에이든>(가문비어린이)은 미국 이민 사회에서 피어난 조슈아와 에이든의 우정을 풀어낸 동화이다. 미국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각 나라 이민자의 모습을 따스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동화로 진정한 우정은 나라와 문화, 피부색과 개인의 형편을 초월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조슈아와 그의 옆집에 사는 에이든.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태어났지만 ‘우정’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얼굴과 눈동자색 등 생김새부터 언어와 사고 등 모든 것이 다르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보듬는다. “우리는 서둘러 삼촌 차에 올랐다. 나는 에이든의 어깨를 한 손으로 토닥이며 말했다. 에이든, 정말 고맙다. 고맙긴, 나도 너하고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중략)…순간, 아기자기한 한국의 풍경이 머리에 좍 그려졌다. 우리는 달리는 차 안에서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그날을 꿈꾸었다.”(110p) 양 작가는 “ 지구가 하나의 동네가 된 지 오래입니다”라며 “우리 친구들이 다문화가족과 편견 없이 지내는 지 궁금합니다. 친하게 지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구는 세계인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커다란 동네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란 작가는 조선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광주교육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수학했다. 1995년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로 신인상을 받았으며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 창작에 본격 매진하게 됐다. 그동안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위 꿀단지> <충노, 먹쇠와 점돌이> <까망이>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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