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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놀이 결산] 전라감영서 펼쳐지는 '영광', 무관중 공연은 '아쉬움'

12일 열린 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가 과거 호남의 수부인 전라감영에서 재창조 복원 후 처음으로 치러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무관중대회로 진행되면서 관객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전통적인 대사습놀이의 전통적 모습의 실종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전주의 심장서 펼쳐진 영광 이번 전주대사습놀이는 전라감영 선화당 앞 특설무대에서 펼쳐졌다. 과거 전라감영은 판소리 최고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의 기원이 된 통인청 등이 있었다. 통인청은 오늘날 전주가 소리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통인청이 있던 서편부지는 아직 복원되지 않았지만 소리의 중심이었던 전라감영에서 대사습놀이가 펼쳐진 것 만으로도 그 의미가 부여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치루기는 쉽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올해 대사습놀이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사실상 무관중 개최를 선언하며, 대회 진행이 약 한달여가 걸렸다. 송재영 전주대사습놀이보존위원회 이사장은 호남의 중심지이자 심장인 전라감영에서 대회를 치룰수 있어 영광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관객과의 소통부재 등이 매우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너무 많아서 개최 못하고, 지원자 없어서 못하고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는 궁도부문에 부문 중 최다 인원인 약 300여 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전주대사습놀이보존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차원에서 궁도부문은 올해 대회를 치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판소리 명창부 11명, 농악부 5팀(193명), 기악부 46명, 무용부 19명, 민요부 13명, 가야금병창부 12명, 시조부 34명, 판소리 일반부 14명, 판소리신인부 22명, 고법신인부 18명, 무용신인부 7명, 민요신인부 12명 등 모두 213팀 401명이 출전했다. 학생전국대회에는 농악부가 단 한팀도 나오지 않아 대회를 치루지 못했다. 이밖에도 판소리부 29명, 관악부 21명, 현악부 14명, 무용부 24명, 민요부 5명, 가야금병창부 21명, 시조부 9명, 판소리 초등부 22명 등 총 145명이 출전했다. 이번 전국대회의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게는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과 함께 국악계 최고 상금 5000만원이 수여됐다. 부문별 장원자에게는 △국무총리상(농악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기악부, 무용부) △전라북도지사상(판소리일반부) △전주시장상(민요부, 판소리신인부, 고법신인부, 무용신인부, 민요신인부) △문화방송사장상(가야금병창부)이 수여됐다. △청중평가단 순위 갈라 올해 대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심사위원 추천위원회와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각 부문별로 심사위원을 7명씩 구성했다. 경연별로 예선과 본선의 심사위원을 따로 둠으로써 공정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서다. 판소리명창부 예선 심사위원의 경우 경연 출연자의 직접 스승과 8촌 이내의 친인척이 심사를 맡는 일이 없도록 하는 심사기피제를 이어갔다. 신영희 심사위원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연습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면서 그래도 유의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청중평가단 제도가 판소리 명창부의 순위를 갈랐다. 7명의 전문가 총 90점, 청중평가단 10점으로 총 100점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전문가와 대중의 귀를 모두 사로잡겠다는데에 의미를 준다. 전문가평가에서 김병혜씨가 88.4점, 허정승씨 87.5점, 박현영씨 87.1점으로 근소한 차이를 두는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청중평가단은 이와 별개로 박현영씨에게 8.9점의 최고점이 나왔으며, 허정승씨 8.3점, 김병혜씨 8.1점으로 전문가 평가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결국 청중평가단의 점수로 2,3위가 뒤바뀌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대중과 전문가의 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 온라인 관중 유인책 필요, 전라감영에서 각종 국악대회 펼쳐져야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반 관중들은 현장에서 경연을 보지 못하고 지난해부터 이뤄진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되는 화면으로 대회를 관람했다. 실제 방송 조회수는 대회 종료시까지 채 1000건도 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국악등용문이라는 대사습놀이가 명맥을 잇고, 코로나19이후 대중의 호응을 이끌기 위해 온라인 공연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또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모태는 조선 후기 전라감영 통인청과 전주부성 통인청에서 펼쳐졌던 판소리 경연이었다. 통인청 등이 아직 복원되지 않았지만 감영의 중심건물인 선화당서 치룰 수 있었던 것만으로 큰 기회다. 소리 전문가 및 참가자들은 소리의 고장이자 전주의 심장부서 이번 대회로 그치는 것이 아닌 더욱 활성화 된 국악대회가 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영희 심사위원장은 소리의 고장인 전라감영에서 펼쳐진 대회는 매우 의미있고 뜻 깊다면서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감영에서 더욱 많은 국악대회가 열리고 누구나 소리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0.12 18:51

완주예총 회장 중도 사퇴, 보궐선거 돌입

국중하 지회장 한국예총 완주지회(이하 완주예총) 국중하 지회장이 임기를 2년여 남겨 두고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완주예총이 지회장 보궐선거를 치른다. 12일 완주예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광식) 등에 따르면 완주예총은 오는 14일 지회장 보궐선거 공고를 내고 29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감할 계획이다. 이후 다음달 14일 임시 총회에서 차기 지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임시 총회에서는 국악사진문인연극음악연예예술 등 6개 협회 대의원 총 30명이 투표한다. 완주예총 회원이라면 지회장 보궐선거 입후보 자격이 주어진다. 선출된 차기 지회장은 국 회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국 회장의 임기는 2022년 2월까지다. 국 회장은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완주예총 회장직을 맡는 동안 주변의 도움으로 순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며 차기 회장이 완주예총을 잘 이끌어 완주군을 전북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 회장은 지난 2015년 완주예총 초대 지회장으로 취임했다. 2019년 열린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돼 지회장에 연임됐다. 그는 6년간 완주예총을 이끌며 완주발전세미나완주예술제<완주예술> 발간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0.12 18:51

전북의 심장서 펼치는 전주대사습놀이

천년 전주의 심장부인 전라감영에서 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가 시작됐다. 최근 복원된 전라감영에서 치러지는 대사습놀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오전 전주대사습놀이가 펼쳐지는 전라감영. 농악부문 경연이 펼쳐지기전 참가자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충청, 광주, 전주 등 각지에서 버스를 대절해 참가했다. 코로나19 우려로 인해 참가자들만 입장이 허용되고 관람객등은 경연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파란색부터 초록색, 빨간색 등 형형색색한 농악 전통복장을 입은 참가자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뽐낼 준비를 마쳤다. 전라감사의 집무실이자 전라감영의 핵심건물인 선화당과 관찰사가 민정과 풍속을 살피던 누각인 관풍각 사이에서 공연이 시작됐다. 힘찬 꽹과리 소리로 시작한 농악 팀은 관풍각 앞 마당을 누볐다. 관풍각에는 한복을 입은 심사위원들이 자리했는데 마치 과거 관찰사 앞에서 공연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날 새한농악단은 호남우도농악을 선보였고, 지산농악보존회는 광주지산농악을, 전주전통농악보존회는 호남우도중간농악, 고북연암농악단은고북연암농악, 부안군립농악단은 부안농악판굿 등을 선보이며, 농악 연주 실력을 겨뤘다. 이날 농악부문 장원은 고북연암농악단이 차지했다. 참가팀들은 처음으로 전라도의 심장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무관중공연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허영욱 전주전통농악보존회 원장은 전라도의 새로운 심장으로 재탄생한 전라감영의 마당에서 공연을 하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농악은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흥미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데 무관중 대회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무관중 공연이었지만 관심도는 뜨거웠다. 많은 시민들이 현장출입이 제한되자 전라감영 높은 담장너머로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김모씨(51전주시 효자동)는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가 전주대사습놀이 대회를 하는 것을 알았다면서 입장을 할 수 없어 아쉽지만 담장너머로라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좋은 공연을 보고 간다고 말했다. 이날 농악부분을 시작으로 오후 4시부터는 학생부 경연이 펼쳐졌다. 12일 오후에는 전국대회 본선이 치러진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0.11 17:51

전라감영 선화당 주련문 필사본 발견

세상을 구할 재주로 백성들을 높이 여겨라, 황금을 하찮은 풀로 보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라감영 선화당 주련문(柱聯文)이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련은 시구나 문장을 종이나 판자에 새겨 기둥에 걸어 두는 것을 말한다. 건물의 격을 높이는 장식물로 경계와 교훈, 건물 자체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경치 좋은 곳에 세운 누사나 여타의 다락집, 불교의 법당 등에도 건다. 하지만 선화당은 재창조 과정에서 주련문을 찾지 못했다. 이 같은 현실에 전라감영재창조위원회는 전주를 상징할 수 있는 글씨를 찾아 자체적으로 주련을 새롭게 만들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런데 선화당 주련문이 새롭게 발견되며 선화당이 전통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조선말의 전주를 기록한 필사본 책속에 선화당 주련이라는 제목의 글귀를 찾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발견한 책은 <풍패집록>으로 전주출신 채경묵이 필사한 책이다. 필사시기는 19세기 말로 추정된다. 채경묵이 필사한 풍패집록에는 선화당 주련을 짓고 쓴 인물이 전라감사 이돈상(李敦相)이라고 하고 있다. 이돈상은 1876년(고종13년)에 전라감사에 부임해 1878년까지 2년 여를 재임했다. 이전에 전주판관도 지내 그 선정비가 복원된 전라감영 경내에 있다. 1868년 전라도우도암행어사로서 만마동에 진을 설치하도록 건의하기도 했다. 이돈상은 증광시 문과에 갑과 2등으로 급제한 엘리트로 이조참판, 대사헌, 대사간, 공조판서, 한성판윤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글을 잘 짓고, 글씨를 잘 썼던 인물로 1866년 경복궁을 재건할 때 근정문 현판을 썼다. 과거 1884년 미국 임시 대리공사인 조지 클레이튼 포크가 촬영한 선화당 사진을 보면 건물 기둥 안팎으로 주련이 걸려 있다. 풍패집록에 적혀있는 선화당 주련 문구는 전라감사로서의 책무를 담은 것으로 有經綸濟世才席尊蒼生(유경륜제세재석존창생),以耿介拔俗姿芥視黃金(이경개발속자개시황금) 등이 있다. 세상을 구할 재주로 백성들을 높이 여기고, 바르고 강직함으로 황금을 하찮은 풀처럼 여기라는 의미다.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전주의 위상을 담은 문구도 있다. 山近豊沛盡是龍鳳之勢(산근풍패진시용봉지세), 門列棨戟時有雁鵝之行(문열계극시유안아지행)은 산의 형세가 풍패(왕조의 발상지)다워 용과 봉황의 형세를 하고 있으며, 집들이 창처럼 줄지어 있어서 기러기와 거위 행렬 같다는 것이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앞으로 복원을 해 나가려면 고증을 통한 원형확보가 중요한데 이제 주련문을 찾음으로써 선화당이 옛 모습을 온전하게 갖추게 되고 격이 더 높아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0.11 17:51

특이점에 다다른 인간 문명, 미술로 들여다보기

특이점에 다다른 인간 문명을 주제로 한 미술 작업이 인간의 의미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전주 갤러리숨(대표 정소영)은 전시공간지원기획 공감-공유(2020)를 통해 오는 17일까지 김병철 작가의 개인전 Singularity(특이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군산대학교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김병철 작가는 현재 모교에 출강하며 후배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CAC전시그룹의 기획자로 활동했다. 군산미술상과 하정웅청년미술상을 받았으며 전북도립미술관의 전북청년2015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의 기획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처럼 사고하고 의사소통하는 인공지능은 거듭 진화를 시도하며 인류의 영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뤄졌다. 작가는 인공지능이 진화의 끝에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것을 특이점이라고 봤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에 대해 인공지능과 인간 또는 새로운 초월적 존재와 인간의 미래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는 지난 10여 년간 작업해왔던 생명체로서 인간이라는 연장선에서 진행한 테이블 연작시리즈이며, 미술적 방식은 설치작업과 드로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가가 2016년 발표한 인간설문작업 작품을 함께 전시했는데, 이는 인간으로서 나에 대한 의미를 묻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10.11 17:51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음치유 음악회

전주시립합창단(예술감독상임지휘자 김철)이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치유의 음악을 전한다. 오는 12~13일 저녁 7시 30분 양일간 덕진예술회관에서 여는 제139회 정기연주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음치유 음악회의 일환으로 올리는 공연인 만큼 위촉곡 그대가 있어 우리는으로 주제를 정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음치유 위촉곡 그대가 있어 우리는(전경숙 곡)을 비롯, 봄 길(정호승 시, 전경숙 곡), 비오는 날, 산 길(송희 시, 전경숙 곡)등 주옥같은 연주의 향연이 펼쳐진다. 더불어 영화와 춤, 오페라 합창, 재즈와 영화음악 등 다채로운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전주시립합창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시민들에게 치유의 마음을 전하고, 희망을 주는 노래들로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입장권은 전석 1만원이며 초등청소년(만13-24세) 및 대학생, 예술인패스 소지자, 단체(20명이상)은 30%, 국가유공자와 장애인(동반1인)은 50% 할인이 적용된다. 예매는 나루컬쳐 (1522-6278)에서 가능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객석 거리두기를 시행,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정된 객석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10.11 17:47

시민 곁으로 돌아온 호남의 수부 전라감영

복원된 전라감영이 7일 준공식을 갖고 시민의 품에 안겼다. 이날 공개된 전라감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들고 있었다. 전라감영 내부의 세 번째 출입문이었던 내삼문(內三門)은 복원된 전라감영의 새로운 출입문으로 자리잡았다. 내삼문 입구 양 옆에는 전라감영의 의미와 과거 역할을 담은 정보를 담았다. 임금의 덕을 베풂으로써 백성을 교화한다는 뜻을 품고 전라감사 집무실이었던 선화당 내부는 1884년 미국 임시 대리공사인 조지 클레이튼 포크가 촬영한 과거 사진을 디지털병풍을 통해 선보였다. 좌청룡, 우백호가 그려진 병풍 앞에는 관찰사의 자리가 마련됐다. 부녀자들이 거처하던 관청의 안채인 내아에는 3D로 제작된 콩쥐팥쥐 영상과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설치됐다. 내아의 부속건물인 내아행랑에는 통인청(소리), 선자청(부채), 지소(한지), 인출방(출판)에 대한 감영의 특별함을 담은 소재로 채웠다. 전라감영은 과거 전주한지를 이용한 완판본 고소설 70여종을 간행해 조선 인쇄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또 단옷날 임금께 진상하는 최고의 부채를 만드는 선자청 등을 뒀고, 판소리 최고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를 열어 오늘날 전주가 소리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되는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감영의 특별함을 담은 소재로 채워졌다. 전라감사의 휴식공간인 연신당에는 감영의 건축양식과 역대 감사를 360도 VR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관풍각에는 전라감사가 지역을 순회하는 코스와 그 장면을 담은 만리경 VR시스템을 통해 역사로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전라감영이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재탄생될때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96년 전북도청사 이전이 확정된 후 전라감영 복원 문제가 본격 거론됐다. 복원이 논의되자 구 도청사에 입주했던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셌다. 구 도청사가 가진 역사적인 시간도 무시할 수 없고, 현대사의 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전라감영복원에 부정적인 시각들이 존재했다. 여기에 감영복원에 관련해서도 완전복원과 외적인 상징복원, 부분복원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20년 넘는 시간이 허비됐다. 2004년 12월 전라감영복원 재창조위원회가 발족한 후 현재까지 18차례의 전체위원회의 및 39차례의 실무위원회 등 총 57차례의 회의가 이뤄진 것을 보면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게 2016년 전라감영지 발굴조사를 통해 관풍각, 내삼문, 비장청 등의 연관 시설을 확인하고,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 추정되는 건물터 등이 확인되면서 전라감영 복원이 급물살을 탔다. 이후 2018년 7월 25일 선화당 건물에서 상량식을 개최하고 지난해 11월 30일 선화당을 비롯한 현재의 동편부지가 재창조 복원됐다. 이명우 전라감영재창조복원위원장은 전라감영은 현재 미완의 상태라며 감영의 대문인 포정루, 대사습놀이의 기원이 된 통인청 등이 있던 서편, 현 완산경찰서가 있는 남편부지까지의 재창조복원도 관심을 가지고 풀어야할 문제이자 숙제라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0.10.07 19:10

[신간] “시를 쓰는 일은 여행을 떠나는 일 같아”

장수 출신의 김은유 시인이 첫 시집 <화려한 탱고>(이랑과이삭)를 냈다. 시 쓰는 일은 여행을 떠나는 일과 같다는 시인의 말은 시 쓰는 일에 나선 여행자의 마음가짐을 대변한다. 지난 2004년 <월간문학> 11월호를 통해 등단한 김은유 시인은 2007년 제1회 국제해운문학상 본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더욱 알렸다. 샘문학회 동인이자 열린시문학회와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지역문단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시집에 담긴 소망은 쉽지 않은 길들을 지나가며 쌓아 놓은 퇴적물처럼 삼각주에서 다시 시작하는 시인이고 싶다는 시인의 말로 풀이된다. 직장을 요양병원으로 옮기며 시가 다시 보였다는 김 시인은 어르신들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고 그들의 행동은 삶의 애정이었다. 꾸미지 않은 인간의 영혼과 마주하는 어르신들의 거침없는 행동은 시간을 거슬러 나오는 말투였다고 일상 속 느낀 바를 나눴다. △희망동 1번지 △보헤미안처럼 △동해 창밖 △탐색과 모색 사이 △르네상스를 꿈꾸다 △익명의 편지로 이어지는 김은유 시인의 시적 탐구는 계절을 따라 피우고 지는 들꽃처럼 삶과 생명의 가치를 노래한다. 평설을 쓴 이재숙 평론가는 매우 가깝고 평범하리만큼 잔잔한 일상과 여행, 음악에서 울려오는 시상과 감수성, 그리고 독자에게 툭 던지는 주옥같은 잠언은 가히 그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김은유 시인의 개성이며 작품성이다고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10.07 16:45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전북의 역사 ‘한 눈에’

1950년 혼란의 시기에 태어난 전북일보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전북의 역사를 한 공간에 모았다. 올해로 창간 70주년을 맞는 전북일보(회장 서창훈사장 윤석정)는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전시실에서 창간 70주년 기념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전북일보에 소개된 사진을 연대별로 정리하고 이를 통해 전북의 7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획으로 구성했다. 전시장은 △전북일보 역사관 △새만금관 △전북의 역사관(1950~2010년대) 으로 나눠 공간을 채웠다. 연대기별로 엄선한 사진 1000여점을 통해 창간호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기록사진의 원본을 만나볼 수 있으며, 사진과 디지털 영상이 결합된 방식을 택해 전시 구성에 다양성과 입체감을 더했다. 개막식은 13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전시실에서 무관객 방식으로 진행한다. 개막식 현장의 모습은 전북일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만날 수 있다. 개막식 사회는 김보현 전북일보 사회부 기자와 김윤정 전북일보 정치부 기자가 맡는다. 개막식순에 따라 개막 인사말과 테이프 커팅식, 전시 관람, 기념 촬영을 최소 인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개막 세레머니 이후 참석 내빈을 대상으로 이어지는 전시 관람에서는 전북일보 사진부장을 역임한 정지영 원로 언론인이 상세한 해설을 더한다. 정지영 전 사진부장은 지난 2010년에 열린 전북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 전북의 자화상 - 60년의 기록, 역사를 말하다에서 디지털자료화사업 기획위원으로 위촉돼 전반적인 사진 정리작업을 담당한 바 있다. 일반 전시 관람은 10월 14일부터 시작되며, 관람객 20명 단위로 나눠 순차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20명 이내의 단체 관람은 사전 예약을 통해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10.07 16:45

[신간]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제시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속 4차산업혁명은 가속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강의 기적을 넘어 우리 문재인 정부가, 그리고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책 이 나왔다(이콘). 크게 1, 2부로 나뉜 이 책은 1부네가지 새로운 시각으로 밝히는 혁신의 이유를 통해 혁신의 이유와 지향점을 소개했고 2부개방형 혁신국가로 가는 길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과 혁신정부, 개방형 혁신국가를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을 맡았던 홍 전 장관은 경제학박사로, 연세대학교와 캘리포니아 대학교(샌디에이고)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가천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대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정책 공약을 총괄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세계의 경제 정서에 대해 면밀히 관찰해왔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혁신해야 함을, 또 그것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해야 함을 책을 통해 주장한다. 한국경제는 현재 저성장과 양극화가 고착되는 만성적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고, 기술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거기까지다. 무엇을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는 없다. 심지어 혁신에 대한 논의는 신문에서 방송에서, 정치권의 논쟁에서도 사라졌다. K-이노베이션은 기존의 한국경제를 점검하고, 세계 각국의 혁신생태계와의 비교를 통해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혁신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저술한 사실상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각종 산업변화에 따른 경제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홍 전 장관은 국가적 차원에서 개방형 혁신이 활성화 될 때 한국경제는 발전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 문화
  • 백세종
  • 2020.10.07 16:45

홍종학 전 장관 "책 통해 혁신이라는 논의의 장 만들고 싶어"

홍종학 전 장관은 전북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은 혁신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주도성장과 소득주소 성장, 혁신성장을 이끌었는데, 규제프리존 등 혁신성장부분에서 어느정도 성과는 있었다면서도 그 정도로는 부족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 즉 경제의 파이를 크게하는 방법은 논의가 안됐었다. 이 책을 통해 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책은 한국경제를 이끌고 한국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과 경제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지방공무원이나 중앙부처 공무원들, 스타트업 기업들, 대기업 등 모든 경제 관련 인사들이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 한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과 관련에서도 그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책에서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K방역을 극찬하고 그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작은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이뤘는데도, 아직도 우리나라 내부에서는 공무원들에 대한 비판이 있다며 왜 그렇게 됐는지 고민하고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홍 전 장관은 양극화저성장으로 인해 한국경제가 쇠락하고 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경제는 기적의 경제다.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고 민주화도 달성했다며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 인적자본인데,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라라보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 논의와 고민들 통해 남들보다 한발 먼저 나가게 되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10.07 16:45

한글날 기념 제41회 학생붓글씨대회 대상에 정수민

전북도내에서 가장 오랜 세월 학생붓글씨대회를 개최해온 세종한글서예연구회가 41번째 수상자를 발표했다.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정명화)가 주최하고, 교육부전라북도교육청이 후원하는 한글날기념 제41회 학생붓글씨대회는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붓글씨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고 있다. 해마다 현장휘호 대회의 형식으로 개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공모전으로 변경, 지난 9월 23~29일 작품을 접수했다. 공모작 심사 결과 대상(전라북도교육감상) 1명, 금상 3명, 은상 6명, 동상 15명, 장려상 30명, 특선 4명, 입선 6명을 선정했다. 대상(전라북도교육감상)은 정수민(전주인후초 6년)이 차지했으며, 금상(대회장상)은 최유영(전주오송초 4년), 오하영(정읍정일여중 3년), 양연수(정주고 2년)가 받았다. 또 서예교육자상은 정읍필그림학원 김현옥 씨에게 돌아갔다. 특선 이상의 수상작은 11월 2일부터 6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세종한글서예연구회의 정기회원전 한글에 마음을 담다를 통해 전시한다. 정명화 회장은 서예 수업이 어려운 가운데 훌륭한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학생들의 작품 가운데 코로나19 물러가라는 내용의 글처럼 아무런 피해없이 건강히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10.07 16:43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4) 한과 절망을 ‘속울음’으로 풀어낸 시인, 정열(鄭烈)

정열(鄭烈) 시인은 1932년 정읍시 정우면 회룡리 교촌 마을에서 태어났고 1994년 작고했다. 시인은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를 쓴 향토 시인이다. 시인이 청년이었을 때까지는 석유 호롱불을 밝혀놓고 밤이 깊도록 명상에 잠겨 작품을 써 온 것으로 전해진다. 시인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평가와 관계없이 오로지 외길, 묵묵히 시의 길을 걸어간 분이기도 하다. 시인은 동진강변의 너른 들판에서 5대째 살아왔고 삼대독자 가문에서 6.25 전쟁 때 오직 한 분밖에 없었던 형님을 빼앗긴 분노와 슬픔 때문에 문학의 세계에서 더욱 더 빠져들게 되었다. 시인은 내 시는 어머니의 가슴 속에서 영영 풀리지 못한 채 응어리진 핏덩이거나, 한밤중에 반딧불이 같은 호롱불 앞에서 반쯤 석불(石佛)이 되어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이던 어머니의 속울음이라고 했다. 시인은 이처럼 평생 전쟁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때문에 삶 자체가 커다란 고통이고 번민의 연속이었다. 또한, 시인이 살았던 곳은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높이든 갑오농민운동의 한복판이었으니 때로는 핏발 선 눈으로 세상의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할 말을 다한 시인으로 봐야 할 것이다. 시인의 문학은 이렇듯 그의 태생적 삶과 밀접했다. 시인이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한 것은 1948년 전주상고에서 문예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1962년 국학대학 국문과를 졸업하였고, 1955년 『문학예술』에 「산」이, 이듬해 「묵도(默禱)」로 추천을 받았고, 1959년 『사상계』에 「얼굴」, 「무화과」 ,「꽃」이 당선되면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는 『원뢰(遠雷)』(1961), 『바람들의 세상』(1976), 『어느 흉년에 』(공저, 1982)가 있고, 시선집으로는 『할 말은 끝내 이 땅에 묻어두고』(1985)가 있다. 시인의 원래 이름은 정하열(鄭夏烈)이었고 정열(鄭烈)은 그의 필명이다.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 필명을 쓴 것으로 보인다. 1956년에 발행한 <문학예술>에도 이 필명으로 작품이 발표되었다. 이에 대하여 전북 문단사를 정리한 최명표 문학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본명 정하열(鄭夏烈)에서 여름(夏)을 지워버리고 정열(鄭烈)로 필명을 삼았다. 아마 여름이 정열(情熱)의 계절이고, 녀름이 그 여름의 결실이라고 생각하며 중첩된 의미를 삭제해버렸는지도 모른다. 혹은 게으름을 부추기거나 겨르로운 호흡을 요구하는 여름의 의미망에 부담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정열(鄭烈) 시인은 운월(雲月)이라는 호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점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필명은 줄임이 아니라 없앰이다. 그는 여름[夏]을 지워서 시인의 정열을 먹고 싶었던 것이다. (최명표, 『전북작가열전』(신아출판사.2018)) 시인은 1953년 『자유신문』에 그의 작품이 당선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활발하게 하였다. 1955년부터 『문학예술』이라는 잡지에 박남수, 조지훈 등의 추천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3회 추천을 받아야 등단하게 되어 있어서 시인은 3회 추천 작품과 당선 소감문까지 출판사로 보냈지만, 공교롭게도 『문학예술』이 폐간되는 바람에 등단하지 못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시인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59년 11월호 『사상계』에 시 당선으로 화려하게 등단하였다. 당시 『문학예술』에 조지훈 시인의 추천을 받은 「묵도(默禱)」라는 시를 소개해 본다. 여기는 담(潭) 우에 뜬 연잎보다 좁은 섬이 아닙니까 천년을 두고 달려도 달려도 해안선이 보이지 않은 뻘밭이 아닙니까. 성좌(星座)로도 이름을 다 헤아릴 수 없는 목숨들이 얼마나 미움을 향하여 꽃을 흔들다가 쓰러져 간 수자리입니까 여기는 병(甁)속이 아닙니까 시시로 바람같이 이는 당신의 한숨과 나의 오열(嗚咽)을 푸른 침묵으로 휩싸는 병(甁)속이 아닙니까 -<중략>- 한해......두해......서른해 이루 다해도 모자라는 평생을 두고 가시가 돋는 인종(忍從)의 징역살이를 말 없는 기도의 푸른 향연(香煙)이 피어오를 것입니다. 달밤 해바라기와 같이 안으로 웃어 눌르는 기도(祈禱)가 - 정열「묵도」(1956) 전문- 이 시에는 우리의 불행한 역사가 드러나 있다. 서로 미워하다가 쓰러져간 곳에서 참회하고 거듭나야 함을 기도하는 시인의 마음이 묵직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시인은 이 땅에 얼룩진 오욕(汚辱)의 역사를 잊지 않으면서 새로운 꿈을 이야기하였다. 정열(鄭烈) 시인의 작품 경향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 속울음의 시인이라는 말이었다. 어떤 사람은 시인이 한평생 고향을 지키면서 시작 활동을 했다 하여 농민 시인 또는 전원시인이라고 하기도 하고 내면의 한을 표출한 민중 시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시인은 외부의 어떤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시의 세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모두 맞기도 하고 틀릴 수도 있다. 시인의 제자 주봉구 시인은 정양 시인이 말한 속울음의 시인이 가장 근접한 평가라고 밝힌 바 있다. 왜냐하면, 그의 시집 전편에 관통하는 시어가 바로 속울음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쪽 눈깔을 잃고 수자리에서 돌아온 한 사나이가 거울 앞에 앉아 수염을 깎는다. 이미 치열이 식은 지구보다 더 많은 균열을 품은 얼굴 그 중심에서 산맥이 무너지는 소리가 일른다. 바닷물이 지글지글 끓어오른다. 선혈이 흐른다. 살구꽃이 핀 마을들이 탄다. 봄꽃 속에서 사나이의 눈깔이 뛰어오른다. 언제부터인가 거울 뒤에서 한 소년이 울고 있다. 사나이는 지긋이 입술을 깨물고 남은 한쪽 눈을 마주 감는다. 뒤집힌 바다 하늘을 물어 흔들다가 천길 가라앉은 수심같이 한없이 맑은 거울 속에 지금 전쟁이 살다가 폐허가 누워 있다. -「얼굴」 전문- 이 시는 전쟁터(수자리)에서 한쪽 눈을 잃고 돌아온 사나이가 거울 앞에 앉아서 수염을 깎고 있는데,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하다. 전쟁의 광풍으로 산맥이 무너지고, 바닷물이 끓어오르고 선혈이 낭자하고 마을이 타고, 불꽃 속에서 눈알이 튀어나왔다. 전쟁의 처참한 모습을 이처럼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데 거울 뒤에 울고 있는 소년은 누구인가. 바로 6.25 전쟁으로 하나뿐인 형을 잃어버린 정열(鄭烈) 시인의 모습이 아닐까. 시인의 시에 대한 찬사는 끊임이 없었다. 박남수 시인은 개인의 내면적 표현을 위한 서정의 언어, 인식과 감각의 결합을 극대화한 실험이라고 평가하였고, 신적정 시인은 다가올 내일이 우리의 해어진 옷자락을 헛되이 스쳐 갈 바람결이 아닐진대, 십 년을 닦달한 멍든 역사의 한 자락을 넘기는데 서슴없다라고 했으며, 정양 시인은 가난, 전쟁, 분노, 병마 등, 사회악의 부정에서 오는 좌절감을 노래했다고 했다. 정열(鄭烈) 시인은 석정문학회에 가담하여 전북 문단의 시인들과 활발하게 교류하였으며 김제문학회에서 활동하였다. 그의 시 「바람소리」가 새겨진 시비가 김제 시민공원에 있다. 정열(鄭烈) 시인! 그는 선대가 물려준 고향에서 우리 문학을 풍성하게 일궈냈다. 그의 고향, 정읍에서 외롭게 문학의 길을 지키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고향을 노래한 시 「비」를 소개한다. 서래봉도 내장산도 이 땅의 산하는 모두 비에 젖는다. 백제의 마지막 여인 속울음이 굳어간 망부석도, 녹두장군의 피진 고함소리도, 부처님께 염불하시는 노스님도, 우산을 받은 가난한 시민도,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거지도 모두 모두 다 비를 맞는다. 안방에도 비가 내리고 뜨락에도 비가 내리고 벌판에도 비기 내리고 강에도 비가 내리고 비는 검푸른 바다로 일어서서 젖은 땅을 또다시 두루 덮는다. 세상이 몇 번이나 석 바뀌어야 이 산하에 비가 그칠까... 이땅에는 그냥 비가 내린다. 시인은 그는 지금도 묘지에서 비바람에 맞서며 자신의 살붙이와도 같은 고향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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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7 16:08

[리뷰] ‘기억 저편_해월리 362’ 새로운 공간과 기억의 여정

1985년 호남 지역에서 창단된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예술감독 김화숙)는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하며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그동안 다수의 정기기획야외공연을 통해 지역예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에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사포는 어떤 무대이든 그 공간의 특성에 따라 레퍼토리를 개발한다는 점이 특징인데, 특히 2012년부터 지금까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어오고 있는 <사포, 말을 걸다> 시리즈는 이 무용단이 추구하는 커뮤니티댄스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최근 사포무용단은 박진경에서 김남선으로 대표가 바뀌며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갈구로 이어졌다. 공간 탐색 시리즈의 하나인 <기억 저편_해월리 362> (2020.09.26, 완주 산속등대) 공연이, 폐허였던 제지공장 부지를 지역문화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완주 산속등대 공간의 새로운 출발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뜻 깊다. 버려진 시간 속 새로운 문화를 디자인하다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5월 문을 연 산속등대는 전시관, 미디어관, 공연장, 체험관, 예술놀이터, 휴식공간을 갖춘 가족 중심형 복합문화공간이다. 옛 공장건물의 골격만 남긴 채 산뜻하게 리뉴얼된 이곳엔 굴뚝을 재생한 지름 3m, 높이 33m의 산속등대가 장쾌하게 서 있다. 바흐, 퍼셀, 카라인드로우, 파가니니, 피아졸라, 비발디, 페르트 등의 음악을 사용한 <기억 저편>(연출대본:김화숙, 안무:김옥‧박진경‧김남선‧조다수지)은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의 웅장한 음악으로 시작한다. 공연은 저 먼 기억을 찾아오며 시작한 프롤로그에서 바흐의 동일한 음악에 맞춰 기억의 문을 통해 전 출연진이 퇴장하는 에필로그로 종결되는 순환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이를 1.낯선 시간, 2.설렘과 두려움, 3.마주하다, 4.기억의 편린이라는 네 개의 이미지가 채운다. 프롤로그에서 바람결인 듯 출렁이는 물결인 듯 유연한 움직임으로 다섯 여성 무용수들이 기억 속으로 들어온다. 반대편의 계단 위에는 여섯 명의 무용수들이 목을 돌려 그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탐색하기도 하고 달려가며 무언가 찾기도 하며 그들은 낯선 공간에서 묻는다.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기억은 회상으로 이어지며 그들은 낯선 시간 속에서 지난 감정들을 다시 체험한다. 무대공간은 공장건물들을 철거하고 일부 남겨진 건물 벽과 현대적 건물들로 특이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곳은 중앙의 공터, 객석 왼쪽의 출입구와 오른쪽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단 위의 무용수들과 함께 무리를 이룬 군무는 옛 제지공장 노동자들의 애환과 고통을 공감, 표현한다. 팔을 뻗거나 움츠리며 거부와 수용 의사를 드러내기도 하고 자신들의 불안, 이별, 아픔의 안타까움과 열정 등의 다양한 감정이 포개지며 넓은 야외공간을 뛰어다니며 표출한다. 이어서 아이보리색 베일을 두르고 신축건물의 2층 발코니에 나타난 무용수가 희망 섞인 설렘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동안, 아래 풀밭에서 춤추던 무용수들은 자리 잡고 쉬면서 그녀를 바라본다. 이제까지 춤추던 자가 타자로서 춤추는 자를 관조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이미지 3에서는 여성무용수가 홀로 등장하여 기억 속을 헤매다가 자신과 똑같은 분신을 만나고 둘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입과 공감을 때로는 서로 반목하는 교차 감정을 느낀다. 그 도중 제3자 혹은 거울 역의 무용수 등장으로 서로의 모습을 비춰보기도 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기억의 편린에서는 흰 의상의 남자무용수가 아다지오의 조용하고 느린 음악과 함께 등장하여 기억 속에 떠오른 감정의 잔재와 여운을 정리하는 독무를 춘 후 안무자 네 명의 릴레이 즉흥무가 끝나고 에필로그에서 전 출연자가 기억의 문 밖으로 퇴장하며 사라진다. 원래 조르바의 댄스에 맞춰 관객들과의 즉흥 춤판이 벌어질 예정이었던 무대인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취소되었다. 사포 무용단이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언제나 마지막에 행하던 단체 즉흥무가 무산되어 아쉬웠다. 딱 짜인 스토리를 따르기보다는 연상과 예감의 이미지 제시로 관객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시도한 이번 공연은 야외공연의 특장점을 여실히 드러내주었다. 또한 화려한 무대구성이나 신체 테크닉에 치중하기보다 검정과 회색, 아이보리의 무채색 의상으로 아련한 기억을 재현하며 내면/의식의 흐름을 상상하고 은유함으로써 관객의 동화와 몰입에 성공한 듯 보였다. /윤시향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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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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