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5-31 13:06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절절한 그리움으로 빚어낸 이대순 시와 산문집 '그리움은 시들지 않는다'

그리움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리움은 시들지 않고 더욱 절절히 다가온다. 이대순 시인이 등단 후 22년 만에 출간한 시와 산문집 <그리움은 시들지 않는다>(북매니저)에는 그리움이 절절히 묻어난다. 시인은 사랑하는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후, 남편과 주고받았던 사랑을 회상하며 글로 기록했다. “당신은 내 손을 놓고/ 야속하게 떠나셨지만/ 내 마음은 당신을/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홀로 남은 외로움에/ 긴 밤 지새우며 그림을 그립니다//(…중략…)//그리움이 아픔일지라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는 것은/살아있는 의미라고 위로하면서…(‘그리움은 시들지 않는다’ 중에서)” 책에는 ‘그리움은 시들지 않는다’를 비롯해 ‘삶이란’, ‘내 마음의 별’‘저녁노을’, ‘풀꽃’ 등 시인의 대표시와 생활시 90편이 수록돼 있다. 또한 고향의 정서를 담은 수필 17편과 저자가 살아오면서 겪은 삶의 여정이 소설처럼 쓰여 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고희가 넘은 나이에 부족한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에 부끄러움과 망설임이 컸다”며 “어두운 책상 서랍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는 글이 가여워 세상 밖으로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고창 태생인 시인은 2002년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해 한국신문학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영호남수필문학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9.11 17:36

부안 출신 양정숙 아동문학가, 그림책 '와! 알을 낳았어요' 발간

부안 출신 양정숙 작가가 신간 <와! 알을 낳았어요>(가문비 어린이)를 발간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현수의 엄마가 선물 받은 유정란에서 까만 병아리가 태어나며 시작된다. 이후 현수는 병아리에게 ‘까망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정성을 다해 어른 닭으로 키워낸다. 양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생명’을 천방지축 까망이가 어른 닭으로 성장하며 발생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플어냈다.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서슴지 않고 ‘생명’이라고 답할 정도로 저에게 생명은 너무나도 특별한 존재다”라며 “그러나 생명 존중의 범위가 사람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자연에 포함된 한 포기의 풀과 한 그루의 나무, 작은 짐승까지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이 이야기는 소중한 ‘생명’에 관한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생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가는 조선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광주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1995년에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으며,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 창작에 본격적으로 매진하게 되었다. 저서로는 동화집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위 꿀단지>, <충노, 먹쇠와 점돌이>, <알롱이>, <까망이> 등이 있으며, 수필로 대한문학상, 단편소설로 여수 해양문학상, 동화로 천강문학상과 광주전남아동문학상, 광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9.11 17:36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전라감영 선화당에서 전주의 아침을 누리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이다. 지난 2001년 ‘소리사랑 온누리에’라는 주제로 축제의 문을 연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그동안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월드뮤직과 재즈, 클래식과 즉흥 음악 등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소리를 전하며 축제를 사랑하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하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성장하였다. 그동안 매년 주제를 정해 전통의 깊은 멋과 고유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선보여 예술 지평을 확장해 왔다. 2024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임실필봉농악을 기반으로 한 개막공연 <잡색X>를 비롯해 다각적이며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축제의 주제 의식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었다. 전주는 전주향교, 경기전, 전동성당 등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국가문화유산과 700여 채의 한옥이 밀집한 전주한옥마을 등 역사적인 건축물이 가득한 아름다운 도시이다. 그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공연장뿐 아니라 아름다운 공간에서 원형의 음악부터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음악을 선사했다.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전주 전라감영과 익산 나바위성당 두 공간에서 특별한 시간과 경험을 선사했다. 마티네 공연 <전주의 아침>은 전라감영 대청마루 선화당에서 펼쳐졌다. 전라감영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도와 제주도의 행정, 사법을 관할하던 관찰사의 집무실로 2020년 전주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복원된 문화유산이다. 이 아름다운 전라감영에서 15일 <리코더와 정가가 들려주는 노래>, 16일 <랜디 레인 루쉬와 메이 한의 월드뮤직>, 17일 <시대가 전하는 춤 이야기>로 이어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해설과 함께 공연되었다. <리코더와 정가가 들려주는 노래>는 바로크 리코더 연주자 전현호, 그리고 정가 보컬리스트 김나리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새롭게 기획, 제작한 공연이다. 국내에서도 고음악 거장들의 공연이나 고음악과 국악 연주가들이 함께한 협업 무대는 여러 기획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로크 리코더와 정가 가객이 담아내는 원전에 가까운 고음악과 풍류 음악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기에 이번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친숙한 리코더가 아닌 생경한 중세 더블 리코더(medieval double recorder)를 연주하며 시작되었다. “이 악기는 1200~1300년대,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악기이고, 박물관에 그림으로만 남아있는 실존하지 않는 악기로 고문헌 그림을 보고 만들어서 연주했다.”는 전현호의 해설이 이어졌는데, 악기를 복원하고 소리를 탐구하며 13세기 중세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그의 설명은 공연에 대한 흥미를 이끌었다. 이어서 구예선, 최경선과 함께 연주한 <빛나는 별> 등 바로크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악기와 구성을 바꿔가며 아름다운 하모니로 선사했다. 바로크 리코더의 따듯하고 맑은 소리와 섬세한 앙상블이 고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으며, 정가보컬리스트 김나리는 1600년대 만들어진 'Upon La Mi Re’선율에 12가사(歌詞) <춘면곡春眠曲>을, 친숙한 캐논 반주에 시창 <관산융마關山戎馬>를 노래했다. 이어서 백석의 시를 가사로 한 <늙은 갈대의 독백>과 싱어송라이터의 면모가 돋보이는 김나리의 단상을 담은 <꽃이 있다>는 정가의 서정성과 노랫말의 철학적 깊이를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16세기부터 문화의 흐름을 선도하는 지성인들이 모여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고 교류하던 공간이 바로 유럽의 살롱, 조선의 풍류방이었다. <리코더와 정가가 들려주는 노래>에서 살롱음악을 대표하는 고악기 리코더와 풍류방 음악을 대표하는 정가를 선화당 대청마루에서 들으며 동·서양 풍류의 멋을 한껏 즐길 수 있었다. 복원한 악기가 생명력을 갖고 계속 연주되기란 쉽지 않다. 바로크 리코더 연주자 전현호와 정가 가객 김나리는 악기와 노래에 생명력을 찾기 위해 서로 다른 음악과 문화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고음악과 정가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전해진 이번 무대가 매우 인상 깊었다. 아름다운 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전주국악방송이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한옥방송국이다. 한옥방송국에서 근무했던 시절, 아름다운 한옥마을을 자주 산책했다. 길을 걷다 보면 경기전, 향교, 전동성당을 비롯한 아름다운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마주할 때가 있다. “옛집(공간)은 과거의 시간을 만나는 일이자 미래를 기억하는 일이다.”라는 임형남 건축가의 말처럼 뜻밖의 순간이 오래도록 그 도시의 흔적으로 기억된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찾은 이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흔적이 깃든 공간에서 접한 음악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주로 기억될 것이다. 장수홍 피디는 국악방송 라디오 피디로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변화하는 음악과 공연예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시도와 실천에 관심을 갖고 방송과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석준의 문화시대>를 통해 한국문화의 다양한 시선과 확장을 전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4.09.11 17:3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문상붕, 이정관, 장진규, 형은수 ‘너 어디 있느냐’

비가 옵니다. 멧비둘기 한 마리가 은행나무에 앉아 사색에 빠졌습니다. 생명은 힘. 스스로 움직이거나, 다른 것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죠. 생명과 평화와 통일을 온몸으로 실천했던 문규현 신부님. “사람들은 그를 몸이 먼저 움직이는 행동파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가 쓴 저서들과 감옥에서 쓴 항소이유서 등을 보면 그는 학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가 행동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면 그것은 치열한 고민과 사제로서 순명에 따른 결과입니다”(275쪽). 〈너 어디 있느냐〉가 하늘에서 비둘기를 내려다보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문 신부는 삼보일배를 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는 모든 생명의 것이라는 사실을”(203쪽)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약자들의 눈물에 즉각 반응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활동하고 실천합니다”(237쪽). 생명의 팔을 걸고 푸른 들을 가는 영성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평화란 전쟁이 없는 것, 서로 따지며 다투지 않는 것, 안팎의 갈등이 없는 것이죠.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137쪽) 데려오면 평화도 따라오겠죠. “노태우 대통령이 발표한 7·7선언은 남북 동포의 상호 교류 및 해외 동포의 남북 자유 왕래 개방, 이산가족 생사 확인 적극 추진, 남북 교역 문호 개방, 비군사 물자에 대한 우방국의 북한 무역 용인, 남북 간의 대결 외교 종결, 북한의 대미·일 관계 개선 협조 등을 포함하고”(90쪽) 있으니 곰곰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통일에는 “다양한 부분을 제시하면서 하나로도 파악되는 관계”라는 의미도 있죠. 비둘기는 308종이라고 합니다. 널리 볼 수 있는 것은 집비둘기와 멧비둘기죠. 분홍 가슴 비둘기도 있어요. 그러나 비둘기는 비둘기. 한민족은 한민족. 문 신부와 임수경은 하나를 하나라 말하고 싶었겠죠. 1989년 8월 15일 14시 20분, 5cm 분단의 벽을 넘은 이유입니다. “그 뒤 소 떼가 넘어갔어요. 이산가족들과 개성 공단 사람들과 금강산 관광객들이 오고 갔고요”(140쪽). “‘지배계급이 인민을 억압 착취하는 도구로 혁명 의식을 마비시키는 아편’이라고 규정되어 있었던 북한의 종교는 ‘초자연적이고 초인간적인 존재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 신이나 하느님과 같은 거룩한 존재를 믿고 따르며 내세의 영원한 행복을 믿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143쪽). “기도는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것이고 미래를 향한 것입니다. 기도는 나를 변화시켜 길을 찾게 하고 갈등을 줄이며 불화와 집착을 버리게 합니다”(233쪽). “낮은 데로 눈이 향하면 소외된 것들이 보입니다. 보이면 중요하지 않은 게 없고 차별이 사라집니다. 거기에서 연대가 싹트고 사랑이 생깁니다”(251쪽). ‘그래도 희망입니다’에 제 시에서 꺾은 ‘코끝이 빨간 희망’ 한 송이를 드립니다. 비둘기가 약속이 있다는 듯 날아갑니다. 가지를 박차고 힘 있게 갑니다. 그에게 분단된 하늘이 있을까요? 커피를 홀짝이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부리 위로 온전한 하늘이 내리겠지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9.11 17:34

김혁종 수필가, 생애 첫 수필집 ‘우산 속 침묵’ 발간

‘비 내리는 날 창밖을 보고 있노라면 오고 가는 우산 속의 헤아릴 수 없는 사연들이 궁금하다. 그럴 때마다 아내와 둘이서 말없이 기차를 기다리던 서대전역이 떠오른다.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있어 주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살아가노라면 부모, 자식, 또는 부부간에도 최소한의 기본 예의를 지켜 서로가 가슴 아픈 추억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우산 속 침묵 중에서 늦은 나이에 문단에 등단한 김혁종 수필가가 생애 첫 수필집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수필집은 ‘우산 속 침묵’(수필과비평사)이다. 군산시 태권도 1세대이자 체육인으로서 인생을 살아 온 김 수필가는 지난 2021년 수필문학지 ‘수필과비평’ 신인상을 계기로 문단에 입문하게 됐다. 이번 수필집은 김 수필가가 80여 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마주한 다양한 삶의 발자취를 담은 60여 편의 주옥같은 글이 수록돼 있다. 김 수필가는 “늦은 나이에 글쓰기에 도전했고, 주변의 많은 도움과 가르침에도 나의 글쓰기는 더는 앞으로 나가질 못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제 수필에 관심을 가지고 발간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김재희 수필가 선생님과 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조성돈 회장과 최성철 문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수필가는 동아원 이사로 재직했고, 현재 구불길수필문학, 군산문인협회, 전북수필과비평, 수필과비평작가회, 군산시태권도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

  • 문학·출판
  • 이환규
  • 2024.09.11 15:43

국경 초월한 우정…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 '2024 한중서예교류전' 개최

한국과 중국의 서예가들이 국경을 초월해 우정을 돈독히 다지는 교류의 장이 전주에서 열린다.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와 강소성인민대회우호회, 염성시신문판공실이 주최하고 한중서예쇼류전 집행위원회와 염성시미술관이 주관한 ‘2024 한주서예교류전’이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것.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는 지난 2014년 ‘한중유명서예가작품교류전’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지리적으로 인접한 양국의 장점을 활용해 현재까지 동일한 문화 근원을 공유하는 한중서예교류전을 개최해왔다. 오는 12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올해 전시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도민에게 다양한 서예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한국 작품 52점과 중국 작품 50점 등 서로 다른 작업 과정과 표현 방식으로 완성된 총 102점의 서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글씨는 사람을 닮는다(書女其人)’는 말처럼 전시장을 채우고 있는 한·중 작가들의 서예 작품에서는 먹의 농담과 거친 붓 자국을 통해 평화로운 마음가짐, 보기 드문 침착함 등 오늘과 같은 복잡한 사회에서 서예가에게 요구되는 가장 가치 있는 자질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국내 작가들이 선보인 52점의 작품에서는 글씨에 서려 있는 자신감과 웅장한 필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개와 함께 정중한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 중국 작가들의 자유분방하게 표현한 50점의 서예 작품은 화려하고 활달한 매력을 전하는 동시, 최치원·진덕여왕·이제현 등의 우리글을 휘호한 작품을 선보이며 양국의 우의증진을 보여주고 있다. 박영진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 회장은 “올해 한중서예교류전 개최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쌓여가는 참여 작가들의 신뢰와 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정을 바탕으로 유대를 공고히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많은 교류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류전의 중국전시는 오는 11월 8일부터 열흘간 중국 염성시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9.10 17:50

전주, 세계 평화의 춤으로 하나 되다…'2024 전주세계평화춤페스티벌'

2024 전주세계평화춤페스티벌이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시대를 잇는 춤, 세대를 잇는 감동' 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올해 130주년을 맞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되새기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지혜를 얻고자 마련됐다. 이를 통해 각계 각층이 모여 다양한 춤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전주세계평화춤페스티벌 조직위원회(염광옥 조직위원장)는 앞서 7월과 8월 두 달간, 사전 축제를 진행하며 전국에 세계평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위는 축제 기간 중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나누고,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도록 해외 팀들과 지역 학교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축제는 20일 한옥마을 특설무대에서 전야제를 시작으로 21일 '세계평화 시대를 잇는 춤판', '세계평화 세대를 잇는 춤판' 등으로 이뤄진다. 또한 풍남문 광장에서는 무대의상 체험과 버블쇼, 마술 등이 준비된 프린지 공연도 준비했다. 특히 21일 열리는 경연 및 퍼레이드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 '평화의 물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불가리아, 몽골, 볼리비아 무용수들이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함께해 '춤'의 다양성과 공연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퍼레이드 이후 개막식과 불꽃쇼도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염광옥 위원장은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전주시의 문화관광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전북자치도의 국제적인 문화교류가 증진될 것"이라며 "춤을 통해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문화 행사로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화합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24 전주세계평화춤페스티벌은 전주시와 (사)보훈무용예술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하고, (사)전주세계평화춤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후원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9.10 17:49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축제는 관객의 것

공연을 볼 때 안 좋은 습관이 있다. 자꾸만 관객의 시선이 아니라 기획자의 시선으로 보게 된다. 비평가이기도 하고, 업계에 오래 몸담았기 때문에 생긴 직업병 같은 게 아닐까. 무대 위의 예술가가 펼치는 연행에 몰입하면서도 기획자가 어떤 의도로 공연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왜 세상 많은 예술가 중에 이 예술가를 선택했고, 세상 많은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를 골랐는지 따져본다. 기획자의 의도 안에 흥행을 위한 고민이 얼마나 들어있고,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은 얼마나 녹아있는지 헤아려 본다. 자본주의 사회의 예술은 예술가의 순수한 창작욕구만으로 완성되지 못한다. 예술가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는 더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축제는 표방하는 주제와 컨셉트가 있지만 그 주제와 컨셉트만으로 축제를 채우기는 불가능하다. 흥행해야 하고 수익을 거둬야 한다는 사명 앞에서 자유로운 축제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둘째날 저녁 7시부터 10시 반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소리썸머나잇 DAY2’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만원의 티켓 가격을 받는 공연에는 젊은 국악그룹 국악 이상이 출연하고, 강은일 해금플러스가 그 뒤를 이어받았다. 마지막 출연진은 글렌체크와 타이거 디스코였다. 수천 명의 관객이 운집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 의도는 소리썸머나잇 프로그램을 통해 다수의 관객들이 모이는 장을 열기 위해서이고, 다른 공연보다 역동적이고 활기찬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국악 이상, 추리밴드, 삼산 같이 주목할 만한 전통음악 단체를 소리썸머나잇에 배치해 소개하면서, 젊은 음악 팬들에게 사랑받는 글렌체크와 타이거 디스코를 통해 축제의 온도를 펄펄 끓어오를 때까지 끌어올리려는 의도였음이 분명하다. 강은일 해금플러스의 공연을 통해서는 원숙하고 모던한 크로스오버 음악을 펼쳐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지향을 분명히 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이 같은 의도는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공연장을 완전히 다 채우지 못했다. 한국 전통 음악계에서 손꼽히는 연주자인 강은일에 밴드 신에서 이름난 글렌체크에 타이거 디스코까지 무대에 올랐지만 그들의 이름만으로는 열대야에 지친 관객들을 이곳까지 끌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대 위의 예술가들은 굵은 땀을 닦지도 않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뛰었다. 국악 이상은 보컬 신예주의 매력을 싱그럽게 발산하며 공연의 문을 열었다. <리듬 속에 그 춤을>을 비롯한 기존 곡과 창작곡을 이어 들려준 국악 이상은 전통음악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들까지 들썩거리게 하기 충분했다. 남다른 개성을 창출하는 대신 누구에게나 통할만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보여준 40분은 전통음악에 기반한 크로스오버 음악의 매력과 한계를 정직하게 노출했다. 강은일 해금플러스는 국악 이상이 달군 무대를 선선하게 식혀주었다. 서정적이면서 폭이 넓은 연주는 묵묵히 앉아있는 것처럼 보였던 관객들에게 길고 진한 박수를 계속 끌어냈다. 다만 무대 위의 연주자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더 흔들 수 있도록 눈빛과 표정으로 교감했다면 이따금 자리를 떠나는 관객의 수가 줄어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밴드 글렌체크와 디제이 타이거 디스코의 공연은 사실 한국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다소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래서인지 여느 대중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섰을 때보다 훨씬 관객 수가 적었다. 글렌체크의 멤버들이 좀처럼 멘트를 하지 않고 연주와 노래에만 집중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까. 좀 더 명료한 사운드로 가득 찼으면 좋았을 공간은 밴드의 매력을 완전히 부각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어울리지 않는 공연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어 가던 공연의 종반부에서 젊은 관객들이 모조리 일어나고 무대 앞으로 몰려나왔다. 그때부터는 다른 대중음악 페스티벌과 별 다를 바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노래를 죄다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들었다. 타이거 디스코의 디제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축제는 관객의 것이었다. 기획자의 의도를 알든 모르든 그 순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관객들의 환희가 되고 땀방울이 되고 추억이 되었다. 제각각의 감동을 안고 돌아가는 관객들이 있으니 축제는 다시 이어질 것이었다. 우리는 내년에도 설레며 전주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 2004년부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광명음악밸리축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Red Siren〉 콘서트, 〈권해효와 몽당연필〉 콘서트, 서울와우북페스티벌 등 공연과 페스티벌 기획/연출/평가도 병행한다. 『그렇다고 멈출 수 없다』, 『음악열애』,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은 음악』, 『음악편애-음악을 편들다』, 『밥 딜런, 똑같은 노래는 부르지 않아』를 썼으며, 『대중음악의 이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 『인간 신해철과 넥스트시티』는 함께 썼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 리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 인터뷰』, 『레전드 100 아티스트』, 『음악과부도』, 『나쁜 장르의 B급 문화』, 『한국대중음악명반 100』도 거들었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4.09.10 17:42

서예가 된 송하진 전 지사...거침없이 쓴 서예, 초대전 연다

‘송하진’ 이름 옆에는 보통 행정가, 정치인이라는 말이 어울릴 거다. 직업공무원과 민선 시장, 도지사를 역임하며 평생을 정치행정가로 살아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 정치행정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글과 그림으로 세상에 말을 건네는 서예가 ‘푸른돌‧취석(翠石) 송하진’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과 10월 1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서예가로 첫 걸음을 내딛는 송하진 작가를 9일 전주현대미술관에서 만났다. 그는 ‘거침없이 쓴다’는 초대전 주제처럼 서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자신만의 신념을 풀어냈다. 과거의 법칙이나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쓰는 서예, 이는 곧 한국서예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 고유의 색을 잃지 않아야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석 송하진, 그 신념의 원천이 궁금했다. 이번 초대전은 서예가로 돌아온 송하진 작가가 단련해 온 한글서예의 놀라운 조형성과 가능성을 선보이는 자리다. 서예가로 변모한 그가 전시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서예의 대중성과 한국성, 그리고 세계성이다. 오랫동안 이 같은 문제를 고민해왔기에 그는 새로운 소재와 장법(章法), 결구(結構)로 독특한 형상성 그리고 조형성을 연구해 완성한 10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 앞서 작품 220점을 수록한 작품집도 발간했다. 취석 송하진 작가는 “개인적으로 오늘날 서예가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예에 대한 고민들을 응축해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방식이나 형식, 틀에 얽매이지 않고 쓰는 서예로 서예의 아름다운 개념을 ‘거칠고 흩날리는 자유분방한 글씨’로 확장시켜 예술의 한 장르로 뻗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토록 서예에 진심이 까닭은 부친 강암 송성용 선생의 영향이 크다.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대가이자 오늘날 서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취석은 유소년기와 청년기 등 성장하는 내내 매일같이 서예와 한문을 보고 들으며 자랐다. 생활 속에서 서예가 자연스럽게 눈에 젖고 귀에 물들면서 ‘목유이염(目濡耳染)’의 저력을 갖게 된 셈이다. 실제 그는 50대 중반까지 전‧예‧행‧초서의 5체와 사군자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다양성을 중시했고, 여느 서예가와 마찬가지로 중국 서예가들의 비첩을 주로 공부했다. 하지만 정치의 길에 들어서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해 서예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고민이 생긴 것이다. 송 작가는 “한옥마을에 가면 한문 현판이 하나 있다. 초등학생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한문 현판을 가리키면서 ‘무슨 글자야?’ 이렇게 물었는데, 아버지도 한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며 쩔쩔맸던 광경을 목격했었다"며 "그때 ‘서예가 아무리 작품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읽지 못하면, 외면받겠구나’ 생각했고, 저부터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를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취석은 서예에 대한 철학을 완전히 새롭게 정립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한글의 어순에 맞게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쓰는 서예, 한국적 느낌과 분위기가 우러나는 한국성을 추구한 서예, 현대건축물과 서예작품의 조화를 고민한 작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테면 ‘물’이라는 한 글자는 언뜻 보면 그림 같기도, 글씨 같기도 하며 ‘출렁출렁’, ‘넘실넘실’, ‘꿈틀꿈틀’ 등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한 작품은 서예를 멀리하는 젊은 층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가 제시하는 새로운 방법인 것이다. 취석은 “예술은 자유의지의 표출이라고 생각하다”며 “서양화나 추상화가 예술가의 정신적 자유로움을 표현하듯이 서예도 예술의 한 장르로서 자유로운 정신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예의 새로운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라며 “젊은 층에서 서예를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꽃’, ‘달’, ‘꿈’ 등 한 글자 작품을 선보이는 등 서예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9.09 18:18

통섭의 예술가 김병종 작가를 조명하다⋯'생명광시곡, 김병종' 10일 서울서 개최

그림과 글의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김병종 작가의 예술 활동과 그 궤적을 온전히 담아낸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은 10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생명광시곡, 김병종(The Rhapsody of Life-A Half Century Art Archive of Kim Byung-Jong)전을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는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자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해 지난 2011년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예술의 창작과 교류가 이뤄지는 플랫폼으로서 지난 13년 동안 복합적인 장르의 전시와 공연, 마켓, 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수년간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향유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문화역서울284가 올해부터 문화적 정체성을 탐구하고 이를 예술 전반에 걸쳐 통섭적으로 조감하는 특별기획 ‘K-판타지아 프로젝트’ 전을 선보인다. ‘K-판타지아 프로젝트’의 첫 번째 기획전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화와 서양화, 미술과 문학 등 장르 간 경계 없는 사유를 펼쳐 온 통섭의 예술가, 김병종 작가에 집중했다. 전시는 김 작가가 평생에 걸쳐 추구해 온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아트 아카이브 형식의 회고전으로 진행된다. 특히 45일에 걸쳐 회화, 문학, 지필묵,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통해 100년 역사의 공간인 옛 서울역사라는 역사적인 건축공간에서 마치 환상적인 광시곡이 연주되듯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구성 역시 광시곡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해 총 여섯 개의 ‘악장’으로 이뤄진다. 먼저 서막[심상의 숲]은 작가의 신작 〈풍죽(風竹)〉이 만든 푸른 숲을 통해 관람객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어 1악장[동심의 기억]을 통해 3등 대합실 공간에 펼쳐진 〈송화분분(松花粉粉)〉 등 작가의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다. 2악장[덧없는 꽃]에서는 대표 주제인 ‘화홍산수(花紅山水)’ 등과 작가 연보를 서측 복도에 구현한다. 3악장[감추어진 샘]은 한국적 온기가 담긴 ‘숲’ 테마의 연작을 통해 작가의 수묵과 수제 닥종이에 실현된 실험적 시도를 살펴볼 수 있고, 소장품을 재구성한 작가의 방을 통해 영감의 원천 또한 살펴볼 수 있다. 4악장[단 하나의 존재를 찾아서]은 전시의 절정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90년대 말부터 연재한 문학과 미술의 대장정 ‘화첩기행’ 및 ‘시화기행’ 작업에 담긴 매혹적인 삽화 80여 점과 글, 현장감 넘치는 아카이브 자료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끝으로 종막 [끝나지 않는 여정]으로는 작가의 활동과 삶을 시간의 축 위에 올려 차분히 조망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9월 대규모 미술 행사를 연계하는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에 맞춰 운영된다. 전시 기간 중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총 6회에 걸쳐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가이드 투어를 전시 관람자에 한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전시와 연계한 굿즈도 제작해 판매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공진원과 문화역서울284 누리집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9.09 18:17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월드뮤직, 다양한 소리와 서사(敍事)의 향연(饗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한 축은 늘 월드뮤직이 맡았다. 많은 사람이 국악의 묵직한 존재감을 더 크게 받아들였겠지만, 나는 예전부터 이 소중한 행사의 이름을 ‘전주, 세계소리, 축제’라 끊어 읽곤 했다. 만약 월드뮤직이, 혹은 월드뮤직이 존재할 수 있게 한 시각과 태도가 없었다면 이 축제의 역동성은 오래전에 반감됐을 것이다. 전체의 공연 구성에서 국악과 월드뮤직이 혼재했기에 23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더 든든한 뒷심을 키울 수 있었으리란 얘기다. 월드뮤직을 통해 얻게 되는 가장 큰 기쁨은 ‘다양성의 향연’이다. 올해만 해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폴란드, 네덜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음악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비좁아 보이는 이 지구에는 아직도 우리가 존재조차 모르는 음악이 많다. 흔히 세계화를 운운하며 하나 된 세상을 얘기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그들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이 없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세상 곳곳에 감춰진 다양한 아름다움을 발굴해 우리 앞에 펼쳐놓는 월드뮤직 전도사의 역할을 충실히, 꿋꿋이 수행해 왔다. 한쪽에서 농악 장단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색의 악기가 낯선 선율을 들려주는 풍경은, 오늘날 음악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설파한다. 우리가 월드뮤직 음악인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기쁨은, 그 음악만큼 다채로운 ‘서사성의 발견’이다. 단언컨대 단일민족, 단일문화로 이루어진 나라는 없다. 어느 월드뮤직이든 그 안에서는 여러 이질적 요소가 얽히고설키며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는다. 반대로 서사에서 출발해 음악으로 귀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특정 월드뮤직을 처음 마주할 때 그에 관한 역사적 배경이나 서사성을 확인해 두면 감상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종종 월드뮤직 공연을 ‘해설이 있는 콘서트’의 형식으로 기획한 것도 그 때문이다. 월드뮤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1980년대에는 민속 음악이 다른 음악과 만나는 현상 자체에 의미를 뒀다. 역설적으로 처음 이러한 시도를 감행한 이들도 제3세계에 관심을 가진 영미권 음악인들이었다. ‘이국적인 사운드’가 그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자신의 혈통에 깃든 아름다움을 재확인하려는 음악인들의 노력이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진행됐다. 정치적으로 구소련의 해체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월드뮤직이 풍성하고 굳건한 흐름을 구축한 데에는 자기가 속한 사회의 민속 음악이 지닌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한 뒤 이를 현대적으로 고찰하고, 여기에 다른 차원의 생명력을 부여하려는 음악인들의 진지한 접근이 결정적이었다. 만약 우리가 아일랜드의 민속 음악을 도입해 노래를 만든다면, 그건 외형상으로만 월드뮤직일 뿐, 핵심적이고 궁극적인 월드뮤직의 철학을 따른 결과라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상징 중 하나이자 매년 크고 작은 화두를 던진 개막작들은 대부분 성공적인 한국형 월드뮤직이었다. 전통을 있는 그대로 따를 것인지, 이를 활용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것인지는 온전히 창작자들의 선택이다. 말하자면 월드뮤직은 후자에 무게중심이 실린 경우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만난 여러 월드뮤직 공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소리프론티어를 통해 소개된 한국의 젊은 음악인 삼산의 것이었다. 나는 그 공연에서 강박에 갇히지 않은 건강한 영혼을 봤다. 대다수 월드뮤직은 존재 자체로도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모두 깊은 예술성을 지닌 것은 절대 아니다. 쉽게 마주할 수 없었다고 해서 갈채를 선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사실 월드뮤직 중에는 ‘별것 아닌데도 마치 신비로운 존재인 양’ 회자하는 경우가 더 많다. 기성 음악 어법처럼 객관적 평가의 틀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허무하게도 이러한 결과는 대부분 기획자의 오판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관건은 ‘설득력 있는 주관의 정립’이다. 이를 위해 먼저 역사를 올곧게 인식하고, 월드뮤직이 형성되는 데 큰 역할을 한 ‘다른 음악들’에 관해서도 깊이 있고 통시적인 시각을 지녀야 한다. 예컨대 재즈가 없었다면, 월드뮤직은 안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록, 팝, 현대 클래식 등도 같은 맥락에서 월드뮤직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른바 ‘좋은 월드뮤직’을 솎아내기 위해 민속 음악 자체에 대한 고찰 못지않게 새로운 융합을 촉진한 음악들에 관해 연구하는 태도가 꼭 필요하다. 제23회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참여해서 여러 벗을 알게 됐다. 나는 그들과 음악에 관해, 월드뮤직의 철학과 태도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그들에게 던진 공통의 질문이 있었다. “왜 이미 놓인 길을 가지 않고 굳이 다른 길을 찾는가?” 누군가는 가슴 속에 자리한 “예술혼”을 꺼내 들었고, 다른 누군가는 그게 “더 재미있어서”라고 했다. “돈 때문”이라 말한 이도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답은 이것이었다. “어머니가 지금 제가 하는 음악을 아주 좋아하시거든요.” 김현준 음악평론가는 1997년부터 음악 관련 방송, 공연, 워크숍 등을 기획 및 연출했다.『김현준의 재즈파일』(1997),『김현준의 재즈노트』(2004),『캐논, 김현준의 재즈+로그(2022)』를 출간했고, 제41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인 부문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4.09.09 17:3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