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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근로시간 단축…업계 "유예" 촉구

올해 2월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7월 시행을 앞둔 도내 노선버스 업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축된 근로시간을 맞추려면 버스 기사를 충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 업체들은 당장 기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7일 국토교통부와 전북도, 버스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던 특례업종에서 노선버스가 제외된다. 이에 따라 도내 시내시외농어촌버스 등 노선버스 기사들의 근무시간이 주당 68시간(기본 40시간+연장 12시간+휴일 16시간)으로 제한된다. 특히 내년 7월부터는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휴일 12시간)으로 추가 단축해야 하기 때문에 기사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북도가 파악한 버스운행 및 종사자 현황에 따르면 도내에서 운행하는 시내시외농어촌버스 대수는 1472대, 운전자는 2648명이다. 그러나 근로시간을 단축해 2교대가 시행되면 운행가능대수는 1125대로 종전보다 486대(33.5%감소)가 줄어든다. 반면 운전자수는 3906명으로 기존 운전자수보다 1258명(32.2%증가)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도내 노선버스 운전자에 대한 임금도 증가한다. 전북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버스로 감회나 감축 없이 운영하면 616억 2197만원이 들지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745억 8900만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버스운전기사 추가 채용과 인건비 부담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북 시외버스사업자들은 도내 시외버스 운전자 641명에 대한 연간 인건비만 해도 262억여원이나 드는데, 근로시간이 단축되서 운전자를 추가로 고용하면 인건비가 연간 197억 원(75.2%)이상 더 들어야 한다며운송사업자의 경영난으로 교통 서비스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들은 승객(인명)을 운송하는 대형버스 운전기사 양성도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며정부와 자치단체는 노선버스 단축 시행시기를 유예한 뒤, 인건비 경감방안이나 운전기사 양성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교통부도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노선버스 운전자 부족 △과도한 인건비 부담 △지원방안 정책시차 △1일 2교대 시행상 어려움을 꼽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서는 법 시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기준 준수를 위해 필요한 최대 2만 5000명(전국단위)을 고용하기엔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신규버스 운전자 양성채용에 대해서도 최소 15개월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북도 역시 올 3월부터 전라북도 버스운전자 양성교육(1억 2500만원)을 추진해 버스 운전 취업 희망자 30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 기능교육 등을 실시해 고용책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추후대책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노선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추가고용을 실시해야 하는데 올 2월에 정부 지침이 발표된 터라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며또 국토교통부와 17개 시도가 근로시간 단축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세희
  • 2018.05.07 20:46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한지문화축제장에 등장

어머! 저거 도보다리 아니야? 7일 정오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한지문화축제 현장. 사람들이 중앙에 설치된 무대가 아닌, 입구에 설치된 다리 앞에 몰려 있었다. 길이 20m, 폭 1m가량의 파란색 나무 다리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기 바빴다. 자녀와 함께 찾은 김모 씨(32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도보다리의 모습이 재현돼 재미있다고 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보다리가 왜 한지문화축제 현장에 나타난 것일까.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이 전주한지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창호와 벽면에 사용된 전주 한지를 기념하기 위해 한지문화축제 현장에 도보다리 조형물을 설치했고,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함께 홍보하고 있다. 도보다리 조형물 위에는 평화의 수양버들이 걸려 있다. 전주 한지를 꼬아서 만든 끈에 한지로 만든 수양버들 꽃 수백 개가 매달렸다. 바로 옆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꾸민 전주한지 평화의 상징 도보다리에서 인증샷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도보다리를 건너는 두 정상과 전주한지로 만든 창호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을 찍던 한 시민은 남북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모습이 떠오른다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판문점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있다며 트럼프 김정은이 도보다리에서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이다고 했다. 박종철 집행위원장 겸 총감독은 도보다리 조형물은 세대마다 느끼는 감성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축제 보름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보며, 도보다리에 감명을 받았다며 축제장을 찾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저마다 조형물을 보면서 실제 도보다리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축제가 끝나면 전당 측과 상의해 조형물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박 감독은 북한에도 한지의 생산 근거지와 활동가가 존재할 것이라며 도보다리에 담긴 평화 통일 염원처럼 전주한지와 북한한지가 맥을 잇는 민간 교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7 20:46

[행복더하기 후원릴레이] 전주 송천동 서순영 할머니 - 화장실 없는 집…고장난 냉장고엔 상한 음식 악취만

주상복합 아파트와 대형마트가 들어선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 옆 골목 초입에 슬레이트 지붕과 허물어져가는 콘크리트 벽으로 된 작은 집이 있다. 대문이랄 것도 없는 철제 미닫이문 앞에 하얗게 탄 연탄 두 장이 비닐봉지에 꼼꼼히 싸여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높게 쌓인 쓰레기 더미와 금세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공사 자재들이 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제야 집 귀퉁이 방으로 들어가는 좁은 문 앞에 앉아 있는 서순영 할머니(82가명)가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60여 년 전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강제로 이혼을 당한 서 할머니는 공사장에서 짐을 나르거나, 농사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친언니의 도움으로 이 낡은 집에서 생활은 하고 있지만, 최근 연락처를 잃어버리며 친언니와의 연락이 끊긴 상태다. 서 할머니는 뭐하러 찾아, 50년을 혼자 살았는데라며 말을 줄인다. 유일한 혈육인 친언니와 조카들도 고단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할머니는 구태여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서 할머니는 몇 해 전 낙상사고를 당해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보행보조기(손수레)가 없이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방 안에서는 엉덩이를 끌거나 손으로 땅을 짚으며 움직여야 한다. 당뇨와 고혈압, 골다공증으로 매일 병원을 찾아 진통제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주일에 두어 번 방문하는 요양보호사와 병원에 가는 일 빼고는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다. 의지할 것은 바퀴가 다 닳아버린 손수레가 전부. 흰둥이라 부르는 하얀 강아지 세 마리가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벗이다. 방으로 들어가는 문턱에 걸터앉아 강아지를 바라보는 것이 서 할머니의 유일한 낙이다. 서 할머니는 학생들이 참 고맙지, 병원 갈 때마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요즘 학생들이 얼마나 착한지 몰라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허름한 이 집에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많다. 가스레인지는 오래전 고장 나 연탄 화덕을 사용하고 있었고, 세탁기가 없어 더러워진 이불을 덮고 그대로 잠을 잔다. 낡은 냉장고도 고장이 난 지 오래, 상온에 그대로 방치된 음식물들은 위생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수도가 파손된 줄도 몰라 수도요금이 많이 청구되기도 했다. 할머니는 수도요금을 낼 길이 없어 수도마저 끊긴 채 수개월을 버틸 수밖에 없었다. 꽃밭정이복지관의 도움으로 수도 문제는 해결했지만, 할머니의 일상을 회복하기에는 모자라기만 하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다. 집에 화장실이 없어 할머니는 요강을 이용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러 집 맞은편에 있는 도립여성중고등학교까지 가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걸음을 옮기기에는 너무도 먼 거리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주시사회복지사협회, 꽃밭정이노인복지관은 서순영 할머니를 돕기위한 모금에 나섰다. 5월 한 달간 모금을 진행해 할머니에게 화장실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 할머니의 지난 세월은 고단했고, 평범한 일상마저 누리지 못했다. 소중한 희망을 통해 할머니에게 작지만 평범한 일상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후원 문의는 행복더하기 담당자(063-237-0770)에게 하면 된다. 모금 계좌는 농협 301-0068-5951-61(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다. 전북일보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주시사회복지사협회, 꽃밭정이노인복지관이 매달 한 차례씩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기부캠페인 행복더하기 후원릴레이 사연을 소개해 캠페인에 동참한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7 20:46

'문재인·김정은 라테'…"평화를 마셔요"

▲ 김정일 대표 전주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 20대 남성은 깜짝 놀랐다. 자신이 주문한 카페라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던 것. 너무 신기해 카페 점원에게 이게 뭐냐고 묻자, 점원은 웃으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한 커피라고 대답했다. 최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2가의 I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모습이다. 남북 정상의 얼굴이 새겨진 I카페의 커피가 최근 SNS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오전 기자가 I카페를 방문해 직접 카페라테를 주문해봤다. 제조 과정을 지켜보니 직원은 우선 스팀으로 만든 우유거품을 유리잔에 담은 뒤 바로 옆에 설치된 3D프린터 위에 잔을 올려놓았다. 이어 프린터 상단에 있는 작은 화면에 뜬 사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옹하는 모습을 선택했다. 프린터가 작동했고, 커피 가루가 잉크젯 방식으로 뿌려졌다. 10초 만에 두 정상의 얼굴이 카페라테 위에 새겨졌다. 왜 하필 문재인 김정은 두 정상의 얼굴일까.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이 카페 김정일 대표(49)가 생각해 낸 것이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동명인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생중계로 지켜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덜어주는 두 정상의 모습에 감동해 커피에 역사적 순간을 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덕분에 이 카페의 고객 대부분은 다른 커피점보다 다소 비싼 5000원을 커피값으로 지불하면서도 놀랍고 신기한 마음에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I카페의 카페라테는 최근 일부 손님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다. SNS에 실린 댓글에는 우아 멋집니다시대정신이 뛰어난 김정은 아빠감동적인 하루였어 등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전북대학교 화학과 88학번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 교내 밴드부 활동에 심취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문제점에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학교생활 대부분을 통기타를 치면서 보냈다며 지금도 수강생을 모집해 카페 한쪽에서 기타 교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는 기타 대신 드론을 조종하며 박근혜 탄핵 운동에 앞장섰다. 전북지역 드론 동호회 JB드론마니아멤버인 그는 지난 201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박근혜 탄핵을 촉구하는 드론 시위를 벌였다. 김 대표는 드론 4대에 박근혜 퇴진 팻말을 걸고 전주시 관통로 사거리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며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요즘 방탄소년단보다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얼굴이 들어간 커피가 더 인기라는 김정일 대표의 말이 우리 사회에 또다른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3 21:03

[고 강연희 소방경 영결식] "당신의 희생, 영원히 기억될 것"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참으로 죄스럽고 애통하기 그지없습니다.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 차고에 마련된 故 강연희 소방경(51)의 영결식장. 가장 앞자리에 앉아있던 강 소방경의 큰아들(16)은 엄마의 영정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 댔다. 초등학생인 둘째 아들(11)은 엄숙한 분위기가 낯선지 떨군 고개를 쉽게 들지 못한 채 흘러내리는 눈물만 연신 닦아냈고 영결식이 끝나자 눈두덩이가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북받치는 슬픔을 애써 참으며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채 두 아들과 아내 앞에서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같은 소방관 남편(51)은 부인의 영정에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면서 결국 참다못한 눈물을 터뜨렸다. 남편은 자녀들에게 인자한 엄마, 남편 뒷바라지 마다치 않는 아내였다. 이렇게 혼자 보낼지는 꿈에도 몰랐다. 내가 조금만 더 잘해줄 걸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보낸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이런 가족들의 비통함과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정사진 속의 강 소방경은 인자한 미소만 짓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욱 자아냈다. 구조하던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진 익산소방서 구급대원 故 강 소방경의 영결식은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의 눈물로 가득찼다. 익산소방서 장(葬)으로 엄수된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조종묵 소방청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춘석 국회의원, 소방관 등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계급 특진을 추서한 송하진 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 강연희 소방경은 19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 투철한 사명감을 겸비한 소방관, 누구보다 현장에 뛰어드는 용기있는 소방관이었다며 소방구급대원을 위협하는 폭력과 폭언을 근절하고 처벌할 법적 근거와 정부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봉춘 익산소방서장은 조사에서 당신의 위대한 소방정신, 불타오르는 열정과 사명감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그 숭고한 뜻을 고이고이 간직하겠다며 당신이라는 아름다운 별은 졌지만, 당신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119의 역사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추도사는 강 소방경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 정은애 인화센터장이 소방공무원을 대표해 낭독했다. 정 센터장은 잠긴 목을 겨우 가다듬으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언제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껴두었던 수많은 이야기를 시작도 못했다며 이곳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들을 훌훌 벗어버리시고, 아름다운 시간만을 안고 가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근무한 119인화센터를 한 바퀴 돌고서 전주 승화원으로 운구돼 화장된 후 일단 군산시 추모관에 안치됐다. 이후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립 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 사회일반
  • 김진만
  • 2018.05.03 21:03

"숨진 구급대원, 폭행·폭언 스트레스" 동료들에 하소연

노숙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은 익산소방서 강연희 소방위 사망 사건과 관련, 검찰이 치사죄 적용을 위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지청장 전승수)은 지난달 18일 소방대원의 구급활동을 방해한 혐의(소방기본법위반)로 윤모 씨(48)를 불구속 기소했으며, 이후 강 소방위가 숨진 만큼 부검 결과에 따라 윤 씨에 대해 폭행치사나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 2분께 익산시 원광대병원 앞 응급실 앞 119 구급차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자신을 옮기던 강 소방위의 머리를 주먹으로 6대 때리고 심한 욕설을 퍼부은 혐의로 윤 씨를 기소했다. 강 소방위는 윤 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 이후 주변 동료들에게 맞은 것보다 여성으로서 모욕적인 욕을 들은 게 가장 끔찍하다고 하소연했고 급기야 같은 달 5일 길을 걷다 머리가 어지러워 구토를 하고 쓰러지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폭행과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이 손상됐다고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에 대한 신병처리는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후 검찰이 재판부에 구속영장 직권발부를 요청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만약 피해자에게 폭행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부검 등을 통해 인과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윤 씨에 대해 폭행치사를 적용할지, 상해치사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폭행치사와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해지는데 고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상해치사, 고의가 없다면 폭행치사가 적용된다. 검찰이 고의성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따라 형량이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을것으로 보인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18.05.02 21:04

돈 없다고 경품 미지급, 동심 울린 전주한지문화축제

어른들의 생색내기에 동심이 짓밟히고 있다. 어린이날 당첨된 경품에 2년 동안 러시아 월드컵 현지 관전의 부푼 꿈을 꾸어왔던 초등학생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태로 큰 상처를 입을 상황에 처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품을 줄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이 날은 A군(13)에게는 최고의 어린이날로 기억된 날이다. 당시 11세 초등학교 4학년이던 A군은 가족과 함께 제20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개막식을 찾았다. 개막식에서는 러시아 월드컵 경품행사가 진행됐고, A군은 경품 쪽지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어 경품함에 넣고 추첨을 기다렸다. 한지 양말, 선풍기 등 경품 추첨이 이어졌고, 1등 상품이었던 러시아 월드컵 관람권 경품추첨에서 A군의 이름이 호명됐다. 항공권과 숙박권, 대한민국 1경기 관람권이 포함된 경품에 당첨된 것. 500만 원 상당의 경품에 당첨된 A군은 하늘을 날아오를 것 같은 기쁜 마음으로 당첨된 경품 팻말을 들고 인증 사진도 찍었다. 드디어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우리나라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A군의 바람은 물거품이 돼가고 있다. A군의 부모와 친척이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등에 경품 지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여러 차례 문의했고, 지난달 20일 조직위측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경품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통보를 받은 가족들은 A군에게 이 같은 사정을 말하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A군의 이모(38)는 전주시와 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에서는 이전 조직위 사람들이 모두 그만뒀고,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정말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제는 예산 문제로 해당 경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허탈해했다. 2016년 축제를 진행할 당시 전주시와 한지문화축제 조직위는 깜짝 이벤트로 개막식과 폐막식에 한 명씩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한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축제 당시 경품까지 내걸며 생색은 냈지만, 실제로 지급해야 할 때가 오니 나 몰라라 하며 동심만 짓밟힌 상황이다. 현재 당첨자 2명 모두에게 경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주시와 조직위 관계자는 전 조직위에서 한 일이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후원금이 없어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품을 어떻게 지급해야 할지 고심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2 21:04

출동했다가 날벼락…취객에 폭행당한 구급대원 끝내 숨져

구조하던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한 50대 여성 구급대원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소방관 남편과 열여섯, 열한 살 난 아들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위급한 상황이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값진 임무를 수행해 왔지만 자신이 보호하려했던 사람에게 도리어 폭행을 당해 사랑하는 가족들 곁을 영영 떠나게 된 것이다.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발생해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사후약방문이 됐다. 사고의 발단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 2분께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에서 시작됐다. 도로 중앙에 사람이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은 익산소방서 인화센터 소속 강연희(50) 소방위와 박중우(34) 소방사 등 3명이 긴급 출동했다. 강 소방위와 박 소방사는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던 윤모 씨(47)를 구급차에 실었다. 그런데 구급차 안에 누워있던 윤 씨는 갑자기 폭언을 하며, 박 소방사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구급차가 원광대학교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윤 씨의 폭행 수위는 줄어들지 않았다. 자력으로 구급차에서 내린 윤 씨는 강 소방위의 머리를 5차례 내리쳤다. 3일 뒤인 지난달 5일 강 소방위는 당시 폭행의 충격으로 어지럼증과 경련, 딸꾹질 증상을 호소하며 전주 대자인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상태는 더욱 악화됐고 강 소방위는 지난달 24일 전북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직접 호흡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온 강 소방위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사를 오가며 힘들게 버텼지만 1일 오전 5시 9분 끝내 숨을 거뒀다. 숨진 강 소방위는 김제소방서에 근무하는 남편과 초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남겨두고 있었다. 1999년 구급대원으로 특별 채용된 강 소방위는 전주소방서를 시작으로 무진장소방서, 전주 덕진소방서 등에서 구급대원으로 활동했다. 성실한 부부 소방관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강 소방위는 재직기간 내내 재난현장에서 구급대원으로 헌신적으로 국민에게 봉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소방위의 빈소는 전주 대송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다. 1일 오후 6시 빈소 입구에서는 통곡소리가 터져나왔다. 빈소에서 만난 강 소방위의 남편 최태성(52) 김제소방서 화재진압대원은 비통한 심정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강 소방위의 시아버지 최창영 씨(80)는 며느리가 간호사로 근무하다 소방관이 됐는데, 이렇게 떠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빈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정세균 국회의장 등이 보낸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 남편 최 씨와 두 아들이 직접 추모객을 맞았다. 고 강연희 소방위의 영결식은 오는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 주차장에서 익산소방서장(葬)으로 열린다. 고인은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된다. 소방청은 순직한 강 소방위의 1계급 특진을 추서하기로 했다. 한편 사건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있어 사인 규명은 쉬울 전망이다. 강 소방위의 뇌출혈은 윤 씨의 폭행인 것으로 추정된다. 함께 출동했던 박 소방사의 옷에 장착된 카메라에 윤 씨가 폭행하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소방서는 지난달 9일 구급대원들을 폭행한 혐의(소방기본법 위반)로 윤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도내에서 임무 중 폭행을 당한 소방공무원은 최근 3년간 1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1 21:04

행정기관 도민 안전 '나몰라라'

도내 시설물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에서 1539건에 달하는 안전불감증 사례가 적발됐다. 지난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국가안전대진단(2월 5일~4월 13일) 기간 도내 1만3411곳에 대해 안점 점검을 한 결과 1539건이 보수보강,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분류됐다. 공동주택저수지교량 등이 83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의료시설식품접객업소 236곳, 건축물문화재 461곳, 체육시설이 11곳이었다. 공동주택과 저수지 교량 등 831곳은 방수불량, 철근노출 등의 문제가 발견돼 보수보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옹벽배수펌프장 내부 균열이 생긴 체육시설 등 11곳은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건축물, 문화재 461곳은 계단 물건적치나 유도등 작동불량 등의 지적사항이 나와 현장에서 시정조치가 이뤄졌으며, 옥내소화전 방수압력 부적정, 위생불량 등의 지적을 받은 의료시설, 식품접객업소 236곳은 행정처분을 받았다. 충북 제천 다중이용시설과 밀양세종병원 화재 등 대형 사고로 무고한 시민들의 피해가 발생해 선제적 안전 예방의 중요성이 전 국민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국가안전대진단에서 지적사항 1539건 중 900건이 민간시설 안전부문과 관련된 사례였다. 공공기관에 대한 안전지적은 639곳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치단체가 이런 안전문제를 시정할 의지가 있냐는 것이다. 도는 안전불감증 사례로 적발된 기관에 대해 단 한 건도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관계자는 행정이 안전문제로 적발된 기관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지만 민선이라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이들 시설을 시정조치하는 예산으로 1290억 1600만원을 투입했다.

  • 사회일반
  • 김세희
  • 2018.04.30 20:55

[남북정상회담 도민들 반응] "남북 정상 손 맞잡고 군사분계선 넘을 때 눈물 쏟아져"

역대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화창한 날, 도민들은 학교, 직장, 거리에서 그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 모두는 국민을 대신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한마음을 느꼈다. 고조된 전쟁 분위기 속에서 이제서야 환희와 희망을 품은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평화통일 교육센터 강사 문한솔 씨(23)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는 문한솔 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갈 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문 씨는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를 대학생들과 함께 분석하는 스터디도 운영했었다. 지금 되돌아보니 그 말대로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평화통일 교육센터 강사이기도 한 문 씨는 학교에서 평화통일에 대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데 이제는 강의 교안도 모두 바꿔야겠다며 웃었다. △ 회사원 이민재 씨(34) 직장인 이민재 씨(34)는 2000년 중학생일 때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을 봤다며 당시 국어 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공부보다 중요하다며 생중계를 보여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꼈다는 이 씨는 이번 회담에서 결실을 본 종전 선언은 남북이 평화로 가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 주부 정혜영 씨(48) 주부 정혜영 씨(48)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 손을 잡고 함께 직접 북한 땅을 밟았다가 다시 돌아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북한 땅을 밟는 게 저렇게 쉬운 거였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둔 정 씨는 아이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는데, 이를 계기로 통일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했다. △ 붕어빵 아저씨 김남수 씨(62) 익산에서 붕어빵을 팔고 난 수익을 꾸준히 기부해 온 김남수 씨(62)는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조만간 북한과 교류가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장 먼저 어렵게 사는 북한 어린이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전 익산시청에 100만 원을 기부한 그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기부에 나섰다고 밝혔다. △ 슈퍼마켓 운영 박병수 씨(63)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박병수 씨(63)는 지난 27일 하루종일 점포 안에서 텔레비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느 시민들처럼 박 씨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그 순간을 꼽았다. 박 씨는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두 정상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다 나더라며 그동안에는 남북통일이나 평화에 대해서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보니 마음속에서는 기대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텔레비전을 보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난처했다는 박 씨는 앞으로는 남북, 한 민족 사이에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며 예전처럼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승현천경석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4.29 20:21

[남북정상회담 이모저모] "살다보니 이런 날도"…비핵화 선언에 함성·박수

◇지난 27일 오후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기사들이 삼삼오오 생중계되는 판문점 선언을 지켜봤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식수 행사를 하며, 비석에 쓰인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고 적힌 비석을 보고 있었다. 한 기사는 하루빨리 모두가 평화롭게 살길이 열려야 할 것 같다며 통일이 되면 전주~평양 노선을 운행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 다른 기사는 평소보다 더 많은 승객이 버스 안에서 TV를 보며 정상 회담에 관심을 가졌다며 기사들 사이에서도 통일 이후 희망 노선을 농담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전주역 대기실에서 판문점 선언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분위기는 여느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저마다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모습은 흔히 보던 모습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앞 단상으로 나오기 시작하자 시민들의 눈길은 모두 텔레비젼 화면속을 향했다. 조용함은 그리 길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입에서 비핵화라는 단어가 나올 때 짧은 함성이 터져나왔고,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문구가 자막으로 나오자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도 보였다. 이날 용산행 기차를 기다리던 김경애 씨는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며 언제가 될 지 아직은 모르지만, 여기서 기차를 타고 북한으로도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희망을 내비쳤다. <남승현천경석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4.29 20:21

"종전 선언·핵문제 꼭 해결되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이산가족 맹일호 할아버지(82)는 들뜬 목소리로 너무 고맙지, 참 잘했지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동생과 어머니 등 가족을 북한에 남겨둔 채 아버지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온 맹 할아버지는 이산가족 1세대다. 다시 만나는 건 꿈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는 맹 할아버지는 남북정상회담을 기다리며 남과 북이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종전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민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일. 전쟁을 안 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탈북한 고장훈 씨(53가명). 처음 남한으로 왔을 때 30대였지만 이제 50대를 훌쩍 넘은 나이가 됐다. 흔히 말하는 북한이탈주민, 탈북자로 살아온 시간이 고단하긴 하지만 편히 살았다고 회상했다. 고 씨는 북에서 떠나올 때만 해도 굶는 사람도 많았고, 힘겹게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며 모든 것이 분단으로 생긴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고 씨는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남과 북이 싸우지 않는 평화시대가 눈 앞에 펼쳐진 것 같다며 최우선으로 핵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을 선언하거나 핵 시설을 바로 폐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주 신흥고 3학년 박지환 군(19)은 그동안 책과 뉴스로만 접하던 북한, 통일 문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신기하다고 말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YMCA 100인회 활동을 해 온 박 군은 남과 북이 분위기가 좋은 이 기회에 먼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분단국가였던 독일의 예를 보아도 하루빨리 휴전이 아닌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군은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4.26 20:56

[전북 출신 통일운동가 한상렬·이강실 부부 목사] "체포된 곳에서 남북정상 만나니 뭉클"

무단 방북(訪北)을 결행하면서 까지 남북 통일에 대한 염원을 보여줘 우리나라 통일 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긴 한상렬 목사(67)가 전주에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전주를 떠나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며 산상기도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만난 한 목사는 다시 평화 통일을 외쳤다. 통일을 위한 산상기도를 마치고 전주로 복귀한 그의 웅변은 예사롭지 않았다.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 한몸평화문화관에서 만난 한상렬이강실 부부 목사는 하얀 두루마기를 정갈하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 많이 설렙니다. 분단의 아픔 속에서 많은 이가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기념적인 날 축하는 물론, 감사의 마음도 함께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부부 목사에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뭉클한 이유는 따로 있다. 한 목사는 2010년 북한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판문점과 남측 자유의 집 사이로 난 좁은 통로를 넘는 순간, 국정원 관계자에게 체포당했다며 바로 그 곳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만나게 될 군사분계선(MDL)이라고 말했다. 그해 6월 10일 한 목사는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북한에 갔다가 70일 만에 귀환했다. 당시 통일연대 상임대표를 맡으며,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행사를 북한에서 개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서는 이를 불허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남측 대표로 북한의 환대를 받은 한 목사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당시 건강 악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만나지 못했다.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묵으며, 평양 시내와 백두산, 개성공단 등 북녘을 둘러봤다. 한 목사는 중국 북경에 있는 북한 대사관의 도움으로 북한에 홀로 갔다. 무단 방북 70일 만인 2016년 8월 20일 비공식 일정을 마치고 판문점으로 내려왔고, 곧바로 대기하던 국정원 직원에게 체포됐다. 그는 북한 정권을 찬양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로 3년간 옥살이를 했다. 한 목사는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행사를 앞두고, 남측 각계 인사 300명이 방북을 계획했는데, 당시 이명박 정권이 불허했다며 518 묘역에 가서 1인용 천막을 치고, 11일간 단식 밤샘 기도를 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홀로 방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태어난 한 목사는 1969년 전북대학교 농화학과에 진학했으며,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전국의 재야세력이 통합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공동대표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보안대에 끌려가 광주 상무대에서 군사 재판을 받았다. 그의 억울한 옥살이는 김대중 정부에서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게 된다. 당시 고문을 당하면서 용기와 비겁함이 교차했다는 한 목사는 왜 같은 민족끼리 싸우는지 곰곰이 생각했는데, 통일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평화통일 운동에 나선 계기를 밝혔다. 부인 이강실 목사(60)도 그 못지않게 통일 운동의 선봉에 섰다. 1977년 전북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이 목사는 남편 한 목사를 전주 남문교회에서 만났다. 박정희 정권의 엄혹한 시대에 남편을 만났고, 민주화통일 운동을 함께 하기로 마음이 통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전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여성 주도의 평화 통일 운동에 앞장섰다. 남편이 유서와 편지를 남기고, 중국으로 갔을 때 북한에 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죽는다 나는 이 겨레의 허기진 역사에 묻혀야 한다.유서에 문익환 목사가 쓴 마지막 시를 인용했죠. 방북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자 경찰이 집을 압수 수색했는데, 별로 놀라진 않았어요. 우리를 북한 정권의 수괴 정도로 본 거죠.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갖은 역경 속에서 부부의 통일에 대한 신념은 확고했다. 지난해 10월 19일 새벽 통일의 문을 열기 위해 기도가 필요하다는 꿈을 꾼 한 목사는 돌연 전주를 떠나 산속을 떠돌며 기도에 나섰다. 한 목사는 지리산, 만덕산 등 전국의 산을 다니면서 통일을 기원하는 기도를 했다며 지난달 말 기도를 마치고 전주에 돌아오니 공교롭게 남북 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에게 남북 정상회담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는 엄두조차 못 낼 남북 대화, 역대 3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최대 이유로 촛불 혁명을 꼽았다. 한 목사는 촛불 집회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구속됐고, 새 정권이 들어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바로잡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경색됐던 남북에 비로소 봄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갈 길이 구만리다. 이들 부부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란 표현까지 쓴다. 한 목사는 우선 상황은 낙관적으로 예상하지만, 미국이라는 변수가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이 모두의 염원이지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그것을 보는 미국의 관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변수보다 중요한 건 상수(上數)다. 바로 우리 스스로가 통일이 미래 유산이라는 상수를 깨닫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남북 주민의 의식이나 생활 양태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게 핵심이다. 정치가 아닌, 민간 중심으로 남북주민 생활통일 공동체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4.26 20:56

"이자는 절반만 지원하면서 빚내 부지 사라니…"

빚내서 부지를 사라뇨. 그것도 이자는 절반만 지원하고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입니다. 장기 미개발 도시계획부지를 해제하는 정부의 일몰제 대비 정책에 대해 전북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각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하면 정부가 지방채 이자 중 절반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는데, 지자체는 언 발에 오줌누기 지원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26일 전주시 등 전북지역 지자체들에 따르면 정부 합동부처는 지난 16일 일몰제에 대비한 도시공원 조성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공원 우선 조성이 필요한 지역을 선별하고, 지자체가 공원 조성을 위해 토지매입을 위한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이자 50%를 정부가 5년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도시재생 등 국고지원 사업과 연계하고 임차공원 도입 등 제도 정비를 병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전북지역 지자체들은 재정지원은 거의 없고 사실상 독촉만 하는 정부지원책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전북도내 미집행 도시계획 예정부지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공원부지 면적은 올해 1월 기준 30.9㎢다. 이중 2020년 7월 1일 시행되는 일몰제 적용을 받는 10년 이상 된 미집행 공원면적은 29.2㎢였으며, 이중 사유지가 24.5㎢에 달한다. 전북도는 미집행 부지중 공유지를 제외한 사유지 매입에 1조 580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올해 예산 확보는 전체 매입비의 2.2% 수준인 348억원에 그치고 있다. 반면 정부가 5년간 지원한다는 이자 규모는 7200억원 수준이다. 정부 방침대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은 재정여건이 열악한 전북지역 지자체들에게 큰 부담이다. 대상 부지가 11.1㎢로 전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전주시의 경우 사유지 매입에 1조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선별적으로 난개발이 우려되는 지역을 추린다 해도 정부의 지원책은 너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거기에다 지방채를 발행하라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차라리 정부가 지방채를 100% 부담해 주거나 아예 이자를 면제하는 등 개선책이 나와야 보다 효율적으로 일몰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18.04.26 20:56

네거티브 선거 심각…유권자 피로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네거티브와 마타도어 선거가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높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태를 두고 이따위 후보들을 뽑아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을 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유지하면서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민주당 경선부터 경쟁이 치열한데, 이 과정에서 폭로전과 고소고발 등 혼탁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창군수 경선을 앞둔 지난 19일 박우정 군수는 다른 후보가 허위사실이 포함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당원과 군민에게 보냈다며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 비방죄로 상대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목된 후보는 다음날 곧바로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고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주에서는 민주당 공천자로 확정된 김승수 전주시장 예비후보 측이 김 후보를 비방하는 대자보를 도내 대학가에 붙이는 현장을 적발해 30대 남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군산에서는 민주당 모 후보의 부탁을 받고 1000명 이상의 권리당원을 입당시켜줬다는 폭로성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혼탁 과열 양상은 경찰 선거사범 단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올해 지방선거 선거사범 88명을 적발했다. 수사한 사건만 49건이다. 경찰이 내사하는 사건을 포함한다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이 분류한 기준에 따르면 금품 및 향응 제공 14건(25명), 후보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13건(21명), 사전선거운동 5건(5명)이 적발됐다. 후보자 이외에는 해서는 안되는 선거운동 등 부정선거운동과 관련해서도 2건(3명)이 적발됐고, 지역 주간신문이 출마 후보 등을 대상으로 홍보성 기사를 게재하고 금품을 받은 여론조작 혐의로도 1건(6명)이 적발됐다. 이는 지난 6회 지방선거와 1920대 총선, 19대 대선에서는 적발된 적이 없는 유형이다.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공무원 선거영향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는 8명이 적발됐지만, 올해에는 4월 중순임에도 벌써 20명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도내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도 과거 선거와 같이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이어지고 있어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느낀다며 후보들이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깨끗한 선거운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4.25 21:11

위안부 할머니 돕는 황성진 이솔 화장품 대표 "사회문제 참여하는 건 브랜드 성장에도 도움되죠"

▲ 25일 완주 용진농협로컬푸드 카페에서 황성진 이솔 대표가 소녀상 지원 등 여성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완주군 용진읍 소재 화장품 브랜드 이솔(2SOL)만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생각하는 회사는 흔치 않다. 초창기 시절 유명 화장품보다 성분이 뛰어난데 저렴한 화장품이라는 찬사를 받더니,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뒤로는 착한 화장품으로 불리며 안방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얼마 전엔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수익금 일부를 기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5일 오전, 회의를 마치고 회사 근처 카페로 들어선 이솔 화장품 황성진 대표(38)는 건장하고 다부졌다. 생각보다 젊어 보인다고 하자 일찍이 미용에 관심을 가졌다며 웃었다. 황 대표가 위안부 할머니의 상처 보듬기에 나선 계기는 의외다. 화장품 구매 고객의 90%가 여성이라는 점을 깨닫고 여심 공략에 나서면서 부터다. 이 과정에서 여성 인권에 눈을 뜬 그는 지난 2016년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무려 3300만 원을 쾌척했다. 미국과 캐나다, 독일에 이어 외국에 세워진 네 번째 소녀상이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함께 시드니에 도착한 황 대표는 소녀상 앞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 소녀상 건립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함께 이뤄낸 것입니다. 시드니 교민이 허가를 받았고, 운반은 성남시가 맡았습니다. 우리는 제작비를 지원한 게 전부죠. 사실 언론에 나와 이야기 하는 것도 쑥스럽네요. 평생 한(恨)을 안고 살아오다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90)는 황 대표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위안부 할머니 돕기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황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수익금 일부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기부해 왔다. 1년에 두 차례는 꼭 화장품 고객을 초청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한 강의를 개최한다. 임실에서 태어나 오수고를 졸업한 황 대표는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지만 1학년 1학기 재학중 자퇴하고, 아카데미를 통해 피부미용을 배웠다. 전주 시내 피부관리실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일을 하다가 지난 2008년 아리솔(이솔의 전신)이라는 상호로 회사를 차렸다. 소나무의 기상을 잇는다는 회사 이름 이솔의 의미만큼 황 대표의 활동은 굳건하고도 감동적이다.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의 비극을 지켜본 그는 이듬해 12월 서울의 한 영화관을 대관해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을 기록한 영화 나쁜 나라를 관람했다. 황 대표는 쌍용자동차 사태로 낙담하는 이들을 후원하는 등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반대 세력도 적지 않다. 위안부 할머니와 세월호 피해가족, 쌍용차 해고 근로자를 돕는 황 대표에게 전화 테러가 쏟아졌으며, 우편으로 극렬히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왜 화장품 업체가 사회 문제에 나서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며 그러나 우리 화장품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사회운동과는 거리가 먼 황 대표가 뚝심을 보인 데는 누나 황미영 씨(41) 영향이 컸다. 함께 일하는 누나는 동생에게 힘든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7명의 직원을 둔 이솔은 지난 2015년 고객상담센터에 무리한 사은품을 요구하며, 욕설과 비방을 한 고객을 상대로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는 경고문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고객도 중요하지만, 회사 직원도 고객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아직 작은 기업에 불과하지만, 직원에게도 가족처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대기업 일가의 갑질 논란 속에서 옛 정취 물씬한 가족의 정과 상처받은 이웃을 대하는 황 대표의 말이 대비를 이룬다.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기부가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피해 할머니 돕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4.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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