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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 않겠다" 전주서 접수 400건 육박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웰다잉법) 시행이후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등록한 수가 전주에서 접수 4개월 만에 4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전주시보건소에 따르면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단계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난 2월 이후 전주시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된 8곳에 접수된 등록건수가 모두 389건으로 집계됐다. 연명의료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과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만을 연장하는 의료행위를 말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이처럼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게 한 법으로, 호스피스 분야는 지난해 8월 4일, 연명의료 분야는 올해 2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전주에서는 전주보건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전북대학교병원 등 8곳의 공공의료기관에서 접수를 받고 있으며, 전북도내에서는 전주 8곳을 포함한 15곳에서 접수가 가능하다. 접수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하는데, 만 19세 이상의 사람은 의향서를 통해 향후 겪게 될 임종단계를 가정해 연명의료에 관한 자신의 의향을 밝히게 된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 처하면 본인 스스로 연명의료를 시행받지 않고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것. 등록을 원하는 만 19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신분증을 지참하고 본인이 직접 지정 상담기관을 방문해 상담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의향서를 작성하면 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언제든 변경열람철회가 가능하고, 작성된 내용은 연명의료 정부포털-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www.lst.go.kr)에서 개인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한 후 조회하거나 변경철회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건 대부분은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의향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변호 전주시보건소장은 연명의료결정제 시행으로 삶의 마지막을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18.05.17 20:38

잡초 뒤덮인 마을 수호신…"향토문화콘텐츠 방치"

마을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며 230년 가까이 마을을 지켜온 돌로 된 불상(佛像)이 잡초에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다. 주민의 무관심 속에서 돌덩어리로 전락한 불상의 유래를 끌어내 향토문화 콘텐츠로 개발해야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전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금반마을. 우뚝 솟은 흙더미 위에 65㎝ 정도 높이의 불상이 보일 듯 말듯 자리해 있다. 텃밭 옆에 놓인 불상은 성인 남성보다 높게 자란 잡초 더미에 갇혀 있었다. 머리와 몸통이 구분됐지만, 뚜렷한 생김새가 없어 눈사람처럼 보였다. 불상의 앉는 자리인 대좌와 지붕은 콘크리트 소재였으며 비바람을 막는 듯했다. 철로 된 울타리도 둘러쳐져 있었다. 인근 텃밭에서 만난 한 주민은 과거에는 부처님 오신 날인 4월 초파일에 불도 켜고 관리가 이뤄졌다며 불상을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고 전해져 사람들이 많이 찾았었다고 했다. 불상의 사연은 기구하다. 완주군과 완주문화재단이 공동 연구한 2016 완주군 마을문화실태조사 삼례편에는 불상에 얽힌 민담이 여럿 소개돼 있다. 앞쪽의 둑방으로 물이 흘렀었는데, 사람이 많이 빠져 죽었다. 한 스님의 말을 듣고 주민이 불상을 세웠다고 설명돼 있다. 이와 함께 수로가 복개되기 전 도랑이 자주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마침 일본인이 도랑을 파다가 불상을 발견해 울타리를 치고 보호했는데 그때부터 도랑이 무너지는 사고가 없다고도 적혀있다. 이를 유추하면 제방을 축조하는 과정에서 불상이 나왔고, 제방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불상의 안치로 사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불상이 다시 세상에 나온 건 만경강사람지킴이 회원 손안나 씨(52) 때문이다. 손 씨는 지난 1930년 일본인 후지이 간타로가 발간한 책 불이농촌에서 이 불상에 관한 기록을 찾았다. 이 책에는 140여 년 전 삼례의 부자 백대석 씨가 만경강 물을 끌어오기 위한 수로 공사를 어렵게 하다가 당시 파낸 돌을 지장(地藏)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덕에 완공할 수 있었다고 돼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불상이 만들어진 것은 무려 228년 전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손 씨는 금반마을에 불상이 발견된 건 1790년대로 보인다며 손으로 만든 것 같지는 않고, 자연석이 부처와 닮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적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질문을 버리고, 문화사적 가치로 향토문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손 씨는 보잘것 없어 보이는 돌이더라도 엄연히 문헌 기록도 남아 있는 230년 가까이 된 선조의 유물이라며 지자체에서 푯말이라도 설치하고, 향토문화 콘텐츠 측면에서 스토리텔링을 더한다면 지역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7 20:38

[강의실·도서관 더운 공기에 신음하는 대학생들 만나보니] 5월, 때 이른 무더위 습격 학교 때 아닌 에어컨 전쟁

날씨가 더워지며 초중고대학교에서는 때아닌 에어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5월 예상치 못한 무더위 탓에 계획에 없던 냉방장치 가동은 한 치의 미동이 없다. 기존 에어컨 가동 시기는 6~9월, 그러나 5월부터 낮 최고기온이 27~30도를 웃돌며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6일 오후 1시, 막 수업을 마친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에 들어서자 안경에 뿌옇게 김이 서렸다. 강의실 안에는 더운 공기가 가득했다. 100여 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던 공간에 창문은 단 1개, 입구 옆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았다. 강의실을 나선 한 학생은 밖이 더 시원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학습도서관도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찜통 속이었다. 학생 대부분이 얇은 종이로 연신 부채질을 하며 땀을 식혔다. 설상가상 도서관 규정에 따라 음료 반입은 금지된다. 도서관에서 만난 학생들은 냉수로 목을 축이며, 짧은 축구 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그나마 일반 열람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노트북 등 PC를 이용하는 공간은 숨이 턱턱 막혔다. 쿨토시로 무장한 한 학생은 노트북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컴퓨터 수십 대가 돌아가니까 마치 한증막에 온 것처럼 덥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카페나 편의점이 인기다. 전북대학교와 가까운 H카페는 공부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페이스북 페이지 전북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총장님 에어컨 좀 제발 틀어주세요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전북대 시설 관리 담당자는 6월 11일부터 9월 중순까지 에어컨을 가동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예상치 못한 기상에 매우 당황했으며 이 때문에 학생들의 민원이 폭발했다. 중앙 시스템을 빨리 정비해 조기에 에어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학교 측은 예상치 못한 학생들의 불만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냉난방비에 투입되는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에어컨 적정온도가 27도로 맞춰지면서 틀어도 덥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처럼 이른 무더위의 기세가 무섭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부안익산이 28.6도로 가장 높았고, 정읍 28도, 무주 27.8도 등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특히 전주의 낮 최고기온은 27.9도로 평년(23.7도)보다 무려 5도나 높았다. 우선 초여름은 평년보다 후덥지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기상지청은 지난달 23일 3개월 전망(5~7월)을 통해 기온은 대체로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5월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23일 올 여름 기상전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6 21:13

친부모 찾는 전주 출신 미국 입양인 윤현경 씨 "아이 키워보니 더 보고싶어져"

아이를 키워보니 알겠어요. 친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얼굴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국에 사는 전주 출신 40대 입양 여성이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윤현경, 미국명 사라 존스 씨다. 윤 씨는 지난 1976년 5월 18일 전주시청 앞에서 전주시 공무원이 발견해 비사벌 영아원에 맡겨졌다. 윤 씨는 이듬해 1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현재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결혼 후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윤 씨는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친 부모님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며 너무 늦기 전에 나와 내 아이들도 제 친가족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입양 당시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3살 무렵 왼팔에 독특한 문신이 새겨져 있었음을 기억했다. 왼쪽 팔에 십자가와 점 4개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던 것. 윤 씨는 이를 영아원 측이 아닌 친부모가 새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입양 후 입양 부모가 병원에서 문신을 지웠기 때문에 현재는 문신이 없지만, 윤 씨의 기억에는 또렷이 남아 있다. 대학에서 엔지니어링과 법을 전공한 윤 씨는 지난 1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하다가 현재는 테크놀로지 관련 기업가로 활동 중이며, 여성들의 리더십 옹호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윤 씨는 미국에서 입양아인 두 명의 여자 자매와 같이 컸고 입양해준 부모도 잘 보살펴 주셨다며 친부모님에게도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현경 씨 가족이나 가족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주시청(063-281-2255)으로 연락하면 된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15 20:42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그룹홈 시설장 가족·아동 분리] "직원들 근무실태 관리"…"가정 같은 환경 깨질 수도"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시설장의 가족과 이용자(아동)가 함께 사는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의 아동 그룹홈에서는 시설장의 가족이 이용자와 함께 살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오는 8월 6일부터는 같이 살 수 없게 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시설장의 가족과 이용자인 미성년자를 분리하는 것은 가정 같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아동 그룹홈의 취지와 맞지 않는 만큼 함께 살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룹홈 시설장의 가족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경우 부실 근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기 어려운 만큼 함께 살면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15일 군산에서 아동 그룹홈을 운영하는 A씨는 오는 8월 6일까지 시설장 가족과 이용자의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 전국 그룹홈은 별도의 주거 시설에 직원이 출퇴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가족과 함께 5명의 자택에서 아동을 보살피고 있다. A씨는 보조금 명목으로 매달 아동 1명 당 50만 원을 지원받으며 자비를 보태 학원까지 보내고 있다. 최근 주거시설까지 마련한 A씨는 그동안 모두 한가족처럼 지내왔는데 이제 우리 가족과 떨어져 지낼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별도 공간에 직원들이 출퇴근하면 사실상 대형 사회복지시설의 축소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시설장의 가족과 아동의 분리 논란은 분리가 꼭 필요하느냐는 물음과 함께 그룹홈 제도가 필요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는 물론, 그룹홈의 좋은 취지와는 달리 잘못된 보조금 사용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행정당국에서는 시설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관리감독을 위해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는 8월 6일 제도 시행의 못을 박아 둔 상태다. 도내 한 자치단체 담당자는 그룹홈에 현장 점검을 나가면 시설장의 가족을 직원으로 등록하고, 인건비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그러면서 아동을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운영비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폐단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룹홈 직원은 거주와 근무 공간이 분리돼야 근무가 제대로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자체 담당자는 최근 그룹홈 직원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데, 이를 관철하려면 투명한 관리 감독을 받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내 아동 그롭홈은 지난해 기준 총 41곳(211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주 17곳, 군산 9곳, 익산 3곳, 완주 4곳, 진안임실 각 3곳, 김제순창 각 1곳 등이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5 20:42

"대기업이 이래도 되나"…90m옆 또 편의점

편의점 근접 출점을 자제해 주세요! 전주에 사는 미니스톱 장주희 점주(45)가 GS리테일 허연수 대표이사에게 이같은 호소문을 보냈다.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미니스톱 편의점을 운영하는 그는 같은 상가에 GS25 편의점의 출점이 우려돼 지난달 28일 GS리테일 공식 홈페이지 CEO에게 말한다를 통해 출점 반대 투쟁에 나선 것. 장 점주는 호소문에서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과 출점 예정인 GS25 편의점은 같은 상가 내에 있고 거리는 70m 이내에 불과하다며 한정된 아파트 주민 고객 수요는 결과적으로 점주들 간에 심각한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이 글을 올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가 대기업 사장에게 호소문까지 작성하게 된 것은 한 아파트 상가에 두 편의점이 들어서며 최악의 경쟁 위기에 놓인 탓이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까지 대폭 오르며, 업주들은 고객 수요의 불황 속에서 무리한 입점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서신동 한 미니스톱에서 만난 장 점주는 피곤해 보였다. 밤을 새운 것도 모자라 오후 1시까지 근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3월 23일 6500만 원을 투자해 해당 편의점을 인수한 그는 직원 2명에도 일손이 모자라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장 점주가 호소문을 쓰게 된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5일이었다. 한 고객이 장 점주에게 상가 내에 조만간 편의점이 입점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장 점주는 GS리테일 본사 측에 근접 출점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GS리테일 측 관계자는 서신동 미니스톱 편의점을 방문해 저희 쪽 경영주의 생계도 부득이하게 이해해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본보가 인터넷 위성 지도를 통해 계측한 결과 90m 떨어진 같은 상가에 GS25 편의점이 지난 11일 들어섰다. 장 점주는 지난 9일 다음 아고라에 근접 출점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 글을 올렸고, GS25 편의점 대표를 겨냥해 편의점 근접 출점 자제 약속을 이행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상가 인근 가로수에 내걸었다. 이에 GS25 편의점 점주는 전주 완산구청에 불법 현수막 철거 요청으로 맞불을 놓았다. 장 점주는 GS 리테일 측은 지난해 7월 모든 브랜드 편의점의 근접 출점 자제 등 가맹점 상생안을 발표했다며 같은 상가에 GS25 편의점을 꾸린 점주의 입장도 있지만, 출혈 경쟁을 하다 보면 모두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개업을 한 상황에서 출점을 물릴 수는 없겠지만, 나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과 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호소문을 썼다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4 20:25

[일본 인기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촬영한 전주 평화동 '토방' 음식 먹어보니] 고로상의 선택 '청국장 백반'…숭늉까지 엄마 손맛

고로상이 누구지 모르겄지만, 안성기처럼 생긴 훤칠한 사람이 우리 가게 음식을 먹는 모습이 참 복스럽더라고. 밥을 두 그릇 뚝딱, 누룽지까지 싹싹 비우고 갔슈.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 대표는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 고로상의 생김새를 한국배우 안성기 씨로 비유하며 맛있으니까 일본에서 와서 촬영하겠지라고 자랑했다.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도한 미식가의 배우 마츠시케 유타카 씨(이노가시라 고로 역)는 지난 10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을 찾았다. SNS 등을 통해서는 애초 지난 11일 촬영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촬영팀이 찾은 날은 10일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무려 8시간이나 촬영을 진행했다는 게 대표의 말이다. 실제 늦은 저녁 토방 앞에 모인 촬영팀의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고로상이 선택한 음식은 6000원짜리 청국장 백반이다. 토방에는 보쌈정식과 돼지 불고기 백반, 아귀찜 등도 있지만, 청국장 백반의 인기가 제일 좋다. 본보 기자가 지난 11일 점심, 청국장 백반을 먹기 위해 토방으로 음식 탐방을 다녀왔다. 11시 40분께 들른 가게는 이미 손님들로 꽉 차있었다. 밖에서 10분을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기회가 왔다. 자리에 앉는 순간, 직원은 앞 사람들이 먹던 식기를 치우기가 무섭게 새 반찬과 밥으로 상을 차렸다. 직원이 대기자에게 미리 주문할 메뉴를 물어보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국장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볶음과 어묵 조림, 김치,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생채, 계란 후라이 등 8가지 반찬이 차려졌다. 뚝배기에서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공기에 담겨져온 쌀밥은 엄마가 해준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콩을 잔뜩 넣고 끓인 청국장은 입안 가득 담백하고도 구수한 풍미가 번졌다. 가게 직원이 비벼 먹어야 참맛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그제야 테이블 위에 포개어 눕혀진 스테인리스 그릇과 고추장, 참기름, 김 가루가 보였다. 여기에 밥과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생채, 계란후라이, 청국장을 넣고 버무렸다. 콩과 두부가 가득한 청국장이 밥알에 골고루 스며들면서 채소의 아삭함이 더해진 맛이 일품이다. 그릇을 비우고 주위를 보니 상추를 곁들이는 이들도 많았다. 음식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고, 직원이 숭늉을 가져왔다. 밥을 지은 뚝배기에 물을 부어 낸 숭늉이 음식 탐방의 끝을 알렸다. 이 가게의 묘미는 자신감이다. 고작 8개 테이블을 놓고 점심 저녁 장사를 하는 토방은 예약, 포장은 사절이다. 굳이 구구절절 설명안해도 직접 와서 먹어보면 안다는 토방 대표의 풍채는 허세가 아니었다. 10일에 다녀간 고로상은 한국 배우 안성기 씨와 이미지가 비슷했어요. 한국말도 꽤 잘했고요. 청국장에 밥 두 그릇을 먹더니 숭늉까지 싹싹 비우더라고요. 그동안 식당 하면서 홍보는 안했는데, 한국의 맛을 잊지 못하는 교포의 거듭된 부탁에 못 이겨 결국 촬영을 허락했죠. 고독한 미식가와 촬영을 비공개로 약속했는데, 어떻게 소문이 퍼졌네요. 수 십통 걸려오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에요.(웃음) 토방 대표는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전주의 음식과 맛이 일본에 전해져 전주가 더욱 맛있고 멋있는 고장으로 알려지기를 기대하는 듯 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3 20:40

'누드모델 사건' 이전에 한 해 수천 건의 '불법촬영'이 있었다

홍대 누드모델 사진유출부터 항공대 단톡방 동영상까지 이른바 몰카 범죄를 향한 공분이 커지고 있다. 한해 5000건이 넘는 몰카 범죄 관련 처벌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피해가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도 확산하고 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홍익대 회화과의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출한 등의 혐의로 동료 모델 안모(25)씨가 긴급체포됐다. 안씨가 다툼이 있던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지난 1일 올리면서 논란이 됐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인 남성 모델은 사건 이후 극심한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9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국항공대 모 학과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참여자 276명)에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사건을 페이스북 페이지 항공대 대나무숲에 공유한 게시자는 동영상 속 여성이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내 가족, 내 누이의 일이라는 생각에 손이 떨릴 만큼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이며, 학교 측은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몰카가 해코지의 수단이 됐는지 혹은 그 자체로 성범죄 목적이 있었는지와는 별개로, 과거 주로 불법 음란사이트 등에서만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몰카 피해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학내 단톡방에까지 등장하면서 대중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러나 몰카 범죄는 영상 매체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증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검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몰카 범죄는 성폭력범죄 중 지난 10년간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가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7년에는3.9%(564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24.1%(6735건), 2015년 24.9%(7730건), 2016년 17.9%(5249건)를 차지했다. 이에 처벌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몰카 성범죄 범정부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피해가 잇따르자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위장몰래카메라 판매금지와 몰카 범죄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청원에 한 달 안에 2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지난달 23일 올라온 이 글의 게시자는 넥타이, 볼펜, 물병, 탁상시계, 안경, 벨트 등 수도 없이 많은 초소형 위장카메라가 판매되고 있으며, 판매와 구매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검색사이트인 구글에 초소형 몰카를 검색하면 관련 인터넷쇼핑몰에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 무작위로 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상대방에 노출될 염려 없이 안전하게 영상촬영이 가능하다는 노골적인 문구로 제품을 광고하고 있었다. 소개 글을 보면 차 키의 모양을 본떠 제작된 이 카메라는 절묘하게 설계되어 살펴봐도 쉽게 찾을 수 없도록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목적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초소형 카메라의 판매나 구매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휴대용 초소형 카메라 등으로 인해 몰카 범죄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엌칼로 사람을 살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판매를 규제할 수 없는 것처럼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초소형 카메라를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사회일반
  • 연합
  • 2018.05.11 16:49

전주시, 친절 택시기사 표창해도…불친절·난폭운전 여전

#.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는 A씨(35)는 지난 8일 택시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송천동에서 택시를 타고 자택이 있는 효자동의 목적지를 말했지만, 택시 기사는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재차 목적지를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곳으로 택시를 몰았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근 아파트를 말하며 다시 목적지를 설명했지만, 기사는 나는 어딘지 모르겠으니 택시를 탄 곳으로 다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택시 기사가 갑자기 U턴을 하자 무서운 마음에 경찰에 신고했고, 그제야 기사는 차를 세웠다. 경찰이 왔음에도 기사는 택시비는 받지 않겠으니 민원 넣지 말라는 이야기만 남긴 채 떠나버렸다고 했다. A씨는 친절한 택시 기사님들이 훨씬 많겠지만 이번처럼 사과 한 마디도 없이 자신은 잘못한 것 없다는 택시 기사에게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주시가 택시 친절도 향상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택시 관련 불편 민원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A씨의 경우와 같은 택시 기사와 승객 사이의 다툼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전주시는 2016년부터 분기별로 친절 택시 기사를 선정해 표창하고 있다. 친절 기사는 시민제보와 조합 추천 등을 종합해 선정하며, 승객 응대와 운전 태도, 차량 청결유지, 안전운행 등이 평가 대상이다. 올해 1분기까지 모두 155명의 택시 기사에게 표창이 수여됐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택시 관련 민원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민원은 감소하는 반면 불친절 등과 관련한 택시 민원은 늘고 있다. 불친절 등과 관련한 택시 민원은 지난 2014년 376건, 2015년 424건, 2016년 536건, 2017년 633건, 올 4월까지 181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승차거부, 부당요금, 합승 등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민원 건수는 지난 2014년 313건, 2015년 289건, 2016년 119건, 2017년 83건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전주시의 행정지도로 기사나 택시회사 등에 대한 처분이 가능한 행위들은 줄어들고 있지만, 불친절 등은 마땅한 처분 기준이 없어 대부분 처분 불가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시에서 추진하는 택시 회사나 기사들을 상대로 한 친절 교육 등도 형식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친절 민원은 줄지 않는 상황이다. 친절에 대한 근본 의식변화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택시 기사 일이 기피 업종으로 기사 수가 부족한 것이 불친절, 난폭운전이 이뤄지는 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시에서도 택시 기사 교육 예산을 세우긴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운수종사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참석을 바라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절서비스 향상을 위해 책자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종사자들과 택시 회사에 친절도 향상을 계속 독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10 20:59

고독한 미식가 '고로 상', 전주서 11일 불고기백반 시식

일본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의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이노가시라 고로 역)씨가 11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을 찾는다. 한적한 골목의 눈에 띄지 않는 맛집을 찾는 컨셉으로 지난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 드라마는 7번째 시즌에서 한국의 에피소드로 서울과 전주를 꼽았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위치한 종점 숯불갈비를 다녀간 유타카 씨의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가게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10일 본보 취재 결과 고독한 미식가측의 두 번째 한국 일정은 전주시 평화동 음식점 토방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방의 인기메뉴는 가정식 백반과 돼지 불고기백반. 이날 점심 기자가 찾은 토방은 비좁은 공간에 놓인 8개 테이블이 손님으로 가득했다. 토방 대표는 내일 일본 촬영팀이 오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말해 줄 수 없다. 한국 연예인도 함께 온다는데, 이렇게 홍보 안 해도 손님이 많다며 웃었다. 대표와 친구 1명이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가게는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설거지 거리가 가득 쌓여 있었다. 맛은 기본, 신속함과 까탈스러움이 인기의 비결이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10분 이내에 모든 메뉴가 오른다. 토방 대표는 오전 10시 문을 열고, 오후 3시에 닫는다며 재료 준비를 하고 다시 오후 5시부터 9시 30분까지 저녁 장사를 한다. 포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주시에 등록된 일반음식점은 7909개소. 어느 음식점을 가도 다 맛있다고 알려진 맛의 고장 전주에서 일본의 인기 프로그램이 토방을 주목한 이유는 무얼까. 토방 대표는 타지에서 한국의 맛을 기억하는 교포라고 답했다. 최근 한 교포의 거듭된 고독한 미식가촬영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그는 전주 한옥마을에 놀러 온 관광객이 주변 음식값이 비싸 평화동에 있는 우리 가게를 많이 찾는다며 특히 한국의 맛을 느끼고 싶은 교포가 많고, 한 분이 계속 요청을 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열풍이 전주에도 불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향토음식문화연구회는 골목 속 숨겨진 맛집을 찾는 전주판 고독한 미식가격인 맛스텔지어사업을 기획했다. 연구회는 전주시와 함께 전주 시내 골목 맛집 100곳을 선정하고 이를 팟캐스트와 SNS 등을 통해 홍보할 예정이다. 정정희 국제요리학원장과 우순덕 고미옥 대표 등이 자문단으로 참가한다. 향토음식문화연구회 차유선 대표는 숨은 전주 음식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사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북도청은 페이스북 계정 전라북도를 통해 11일 고독한 미식가의 전주 촬영 일정을 알리며, 인증사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청 SNS 담당자는 댓글을 통해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으며 식당명과 음식이 구체적일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독한 미식가는 주인공인 회사원 이노가시라 고로가 맛집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혼자만의 미식을 즐기는 내용을 담는 드라마다. 지난 8일부터 한국에서 비공개 촬영 중이며, 이번 한국 촬영분은 올 상반기 중 방영될 예정이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0 20:59

도내 시민사회단체 "이상로 방통심의위원 사퇴하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한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과 518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는 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한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518을 앞두고 또다시 자행되는 역사 왜곡이 우려된다면서 이런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위원이 전북지역 교수라는 사실에 매우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상로 위원은 태블릿 PC 진상규명위원회 집행위원을 지내며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왔고 미디어워치 등에 칼럼을 연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촛불집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 이상 비뚤어진 역사관과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방심위 위원으로서 심의 결정에 참여하는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백배사죄하고 위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은 이상로 위원은 기전대 초빙교수로, 지난 4월 열린 극우 논객 지만원 씨의 게시글 삭제와 관련한 통신심의 소위원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재심에서도 북한군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북한군이 왔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부분이 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9 20:59

전북소방, 외유성 해외연수 '세금 펑펑'

전북소방본부 직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나랏돈으로 관광을 즐기는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상당수는 출장 목적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관광지를 끼워 넣은 패키지 여행이었다. 귀국 후 제출한 보고서는 인터넷을 베껴 쓰기도 했다. △출장 간답시고 예산으로 세계 일주? 김제소방서 A지방소방경 등 5명은 지난해 8월 27일 저녁 6시 45분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8박 10일 일정으로 호주, 뉴질랜드에 있는 선진국 소방역사 탐방에 나선 것이었다. 8일간 야생동물원, 오페라하우스, 와나카 호수, 카오라우강 번지점프대, 폴리네시안 스파, 마오리 민속쇼 등을 둘러봤다. 반면, 소방과 관련된 일정은 시드니 소방박물관, 퀸스타운 소방서, 오마라바 소방서 등 2일 3곳에 그쳤다. 이들만 이런 게 아니었다. 지난 2016년 9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에서 8일을 체류한 완산소방서 B지방소방경 등 5명은 소방서 2곳만 둘러봤다. 게다가 이들은 목적과는 달리 지역 문화탐방에 일정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지급된 예산은 1인당 300여만 원으로 지난해 1523만 원, 2016년 1562만 원이 소요됐다. △여행객과 함께 관광지 다녔다 이들 모두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겸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일정이 여행사가 제시한 관광 일정과 일치했다. 9일 본보가 모 여행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8박 10일 호주 뉴질랜드 및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일정을 조회했다. 해외연수를 다녀온 A지방소방겸팀과 B지방소방경팀의 동선과 대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방서 방문 일정이 달랐지만, 관광 코스 인근이었다. 이를 두고, 여행사 관광 일정에 맞춰 해외연수를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다. 최근 해외연수를 다녀온 군산소방서 C지방소방령 등 4명의 일정도 여행사의 동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C지방소방령팀은 지난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8박 10일간 프랑스 이탈리아를 찾아 파리소방서 피렌체소방서를 방문했지만, 대부분 모 여행사의 관광 코스와 유사했다. 전북소방본부 한 주무관은 여행사 입찰을 받고, 해외연수를 진행하다 보니 상당수는 동선이 겹친다며 더러 여행객과도 동행했다고 인정했다. △보고서, 인터넷에서 오타까지 인용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A지방소방경팀, B지방소방겸팀의 국외연수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는 인터넷 블로그 백과사전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수도와 인구, 면적, 주요 도시, 민족, 언어, 종교 등 연수국 현황이 포함됐다. 이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뉴질랜드를 설명하면서 난데없이 마오리족의 이주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담거나 심지어 자료의 오타까지도 베꼈다. 해외연수의 핵심인 주요 시사점은 13포인트 크기로 A4 용지 절반에 그쳤는데, 마지막 대목에선 짧은 기간 모든 면을 보지는 못했지만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선진 전북소방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외유의 온상된 글로벌 벤치마킹 전북소방본부는 글로벌 소방 마인드 제고 및 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소방공무원 글로벌 벤치마킹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벤치마킹이 아닌 외유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취지와 달리 실제 운영은 부실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업운영 계획에 따른 해외연수는 계획한 과제와 연관된 기관 2~3개소를 방문하는 게 전부로 A지방소방경팀과 B지방소방경팀, C지방소방령팀 모두 해외 선진지 벤치마킹은 현지 소방서 2~3곳 방문이 전부였다. 외유의 온상이 된 글로벌 벤치마킹의 엄격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진선 전라북도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은 본청에서 올해부터는 해외연수 이후 정책제안서를 내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면서 또한 지역 차원에서도 더 꼼꼼하게 해외연수 계획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도내 소방공무원 글로벌 벤치마킹 운영계획에 따르면 5개팀 25명이 해외연수팀(자율정책)을 구성했고, 60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전북소방본부와 10개 소방서가 균등하게 인원을 배분하고 있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9 20:59

민방위 사이버교육 전북은 무주 1곳 뿐

민방위 사이버교육센터 홈페이지. 전라 지역을 누르면 사이버교육을 시행하는 지자체 목록이 나오는데 전북은 무주군 한 곳뿐이다. #. 민방위 5년 차 대원인 김모 씨(37)는 최근 민방위 훈련도 사이버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민방위 사이버 교육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소속 지역인 전주시를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옆에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목록에 없는 지역은 교육준비 중이거나 민방위 사이버교육 미실시 지역입니다. 민방위 사이버교육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자체 교육이므로 미실시 지역(타지역) 대원은 교육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전주는 사이버 교육 미실시 지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장까지 나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 김 씨는 전북에서 민방위 사이버 교육을 실시하는 지역은 무주 한 곳 밖에 없었다며 사이버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교육장까지 번거롭게 직접 찾아갈 일 없이 집에서도 교육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방위 훈련 대상자들의 편의와 교육 만족도 향상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민방위 사이버 교육이 전북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사이버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 무주군 한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민방위 사이버 교육은 교육장에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민방위 교육을 받는 것으로, 민방위 5년 차부터 40세 이하(78년생)까지가 대상이다. 민방위 5년 차 이상 대원은 비상소집훈련 또는 사이버 교육 중 한가지만 완료하면 된다. 교육장까지 직접 나가는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대원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민방위 사이버교육은 정해진 교육 기간 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가까운 전남 지역만 해도 5개(여수순천광양영광무안) 시군에서 실시 중이며, 전국적으로 50개 지자체가 민방위 사이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무주군 한 곳뿐이다. 전북지역의 5년 차 이상 민방위 대원은 올해 6만1418명에 달하지만 대부분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당 교육에 불참할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기 때문에 민방위 비상소집대상자들은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교육장에 직접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이버 교육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도내 지자체의 경우 예산 부족 탓으로 시행을 미루고 있어 교육 대상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방위 6년 차 직장인 임모 씨(38)는 회사 일이 매우 바쁘지만 과태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민방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이버 교육제도가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민방위 사이버 교육은 전국 시군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무주군의 실시 결과를 보고 확대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9 20:59

[전주 팔복동 기찻길 '목숨건 인생샷'] 유모차 끌고 '찰칵', 웨딩촬영까지…"왜 이러죠"

자, 이쪽을 보세요 하나 둘 셋 8일 오전 11시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옆 철길. 양 옆에 늘어선 이팝나무를 배경으로 자주색 원피스를 입은 30대 여성이 포즈를 취했다. 무려 3명의 사진사가 붙어 다양한 각도에서 여성의 화려한 자태를 찍었다. 흡사 연예인 화보를 찍는 모습처럼 보였다. 또 다른 여성은 유모차를 끌고 오더니 휴대전화로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건널목에 마련된 대기소에 있던 직원은 스마트폰 오락에 빠졌다. 오전 11시 34분, 경적이 울리며 기차가 저속으로 들어왔다. 이 직원은 경광봉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소리에 놀란 셀카족은 철길 옆으로 이동했다. 기차가 지나가자 직원은 자리로 돌아갔고, 촬영도 재개됐다. 봄철을 맞아 전주시 팔복동 산업단지 내 철길에 늘어선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철도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별도의 안전망이 없는 탓에 목숨을 건 인생샷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철도안전법 제48조에 따르면 일반인은 철도의 출입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1회 25만 원, 2회 50만 원, 3회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그러나 일반인의 철도 출입은 쉽다. 특히 팔복예술공장 인근 철도는 이팝나무꽃이 만개하면서 웨딩 포토를 비롯해 기념사진을 찍는 셀카족의 성지로 불린다. 현장에서 만난 한 사진사는 지금이 철도 선로에 핀 꽃을 배경으로 했을 때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시기라며 일반인들도 사진사를 섭외해 결혼사진부터 인생샷을 찍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별도의 안전망이 없는데, 현장에서는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현장은 쉽게 선로에 들어갈 수 있었고, 경고문은 발견하지 못했다. 심지어 건널목을 지키는 안내 요원도 기차가 들어오는 순간이 아니면, 사람들의 입장을 막지 않았다. 소리에 반응할 뿐, 정확한 기차 운행 시간은 모르고 있었다. 코레일 전북본부 동산역에 따르면 이 구간은 하루 평균 기차 4대(코레일 2대사유기관차 2대)가 4회 왕복 운행한다. 승객은 탑승하지 않으며, 인근 공장에 원자재를 옮기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SNS를 통해 팔복동 기찻길이 사진과 함께 홍보되면서, 논란은 꽃이 질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계정 전주시청은 지난 3일 오전 지금 팔복동 철길은이라는 내용과 함께 이팝나무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9장을 공개했다. 본보가 8일 인스타그램에 팔복동 철길을 검색해보니 총 185장의 관련 사진이 떴다. 광주지방철도 특별사법경찰대 익산철도경찰센터는 올해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적발한 사례는 없다며 간혹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본 3자가 신고를 해 수사에 나선 경우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을 찾아 안전망을 점검할 것이라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한 만큼, 강력한 단속과 홍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8 21:28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