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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국립익산박물관 장예관련 예산 0%

국립중앙박물관 산하기관인 국립전주박물관과 국립익산박물관의 장애인 관련 사업 예산이 0%대로 나타났다. 장애인 관람을 지원하는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비례대표)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공받은 중앙박물관 산하기관(지역 국립박물관 13곳) 전체예산 대비 장애관련 예산현황에 따르면, 올해 국립전주박물관 전체예산 70억3100만원 가운데 장애관련 예산(장애인 시설확보사업 등)은 30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예산과 대비한 비율로 따지면 0.04%인 셈이다. 최근 4년 사이의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은 0.1%, 2018년은 0.2%, 2019년과 2020년은 0.1%로 집계됐다. 장애인 관람을 지원하는 인력도 전체인원과 대비해 적은 실정이다. 올해 국립전주박물관의 장애인 관련 업무인원(행정, 전산, 연구, 연구보조, 미화, 교육담당)은 6명으로 전체인원(78명) 대비 7.7%에 불과하다. 최근 현황을 살펴봐도 2020년 5명(전체인원 대비 6.3%), 2019년 4명(5.1%), 2018년 3명(3.7%), 2017년 1명(1.6%)이었다. 지난 2019년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은 장애 관련 예산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예산 27억3900만원 가운데 장애관련 예산은 한 푼도 책정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2019년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관련 업무 인원은 개관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1명이다. 다른 지역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산하박물관의 상황도 전북과 크게 다르진 않은다.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등 11곳의 올해 장애관련 예산도 0%로 집계됐다. 장애인 관련 업무 인원비율도 대부분 전체인원과 대비해 0%~3%대에 불과했다. 다만 진주박물관은 전체인원 57명 중 14명으로 24.6%, 춘천박물관 71명 중 10명 14.1%, 나주박물관 63명 중 13명 20.6%로 집계됐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들이 전국의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현 수준의 예산과 인력으로는 장애인들의 원활한 문화활동 참여가 불가능한 만큼 예산과 인력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어 해설과 점자 리플릿 등 기존의 장애관련 서비스뿐만 아니라 IT기기와 VR등을 적극 활용한 새로운 장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국립문화예술시설들이 장애관련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고 장애 유형별 맞춤형 프로그램운영을 통해 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이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수준과 동등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0.07 17:58

제42회 학생붓글씨대회 대상에 유래은 학생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정명화)가 주최하고 교육부, 전라북도교육청이 후원하는 한글날 기념 제42회 학생붓글씨대회에서 유래은(정읍정일여중 3년) 학생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도 공모전으로 대체했다.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닷새 간 진행된 공모전에 작품 총 90여 점이 접수됐다. 이중 심사를 통해 대상(전라북도교육감상) 1명, 금상 3명, 은상 6명, 동상 15명, 장려상 30명, 특선 8명, 입선 27명을 선정했다. 갈고닦은 기량을 맘껏 펼친 우수한 작품 가운데 유래은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금상에는 이민주(전주인후초 6년), 박세정(정읍정일여중 1년), 오하영(정주고 1년)이 선정됐다. 은상에는 김슬아(전주인후초 2년), 황현서(전주인후초 4년), 이다은(무주적상초 5년), 최유영(전주오송초 5년), 황예서(전주인후초 6년), 서지인(전주오송중 2년)이 선정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어 학생서예지도에 많은 관심과 열의로 지도한 죽봉서예원 임성곤 씨가 서예교육자상을 수상했다. 특선 이상의 서예 작품은 오는 11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세종한글서예연구회의 정기회원전 <함께 걷는 한글 나들이>에 함께 전시된다. 정명화 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하여 훌륭한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금년에는 예전에 비해 많은 작품들이 출품되어 학생붓글씨대회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힘이 생겼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져서 학교도 즐겁게 다니고 서예활동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한글서예연구회는 한글 서예를 통해 정서를 함양하고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정기회원전, 학생붓글씨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펼치며 서예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0.07 17:4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오징어 게임의 서막 ‘딱지치기’

오징어 게임. 어릴 적 동네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골목을 누비던 그 놀이가 온 세계에 무섭게 번지고 있다. 바로 그것은 유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의 드라마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유료 콘텐츠 업체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고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전 세계에서 82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주목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탄탄한 줄거리와 전통문화 콘텐츠의 융합 설정이다. 인간의 본성. 부도덕. 모순과 윤리의 배반을 한국 전통 게임으로 오가며 보편적 공감대로 만들어 냈다. 이야기의 설정은 현실을 넣어놓은 허구와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빚에 허덕이는 사람을 모아 단순한 전통놀이로 인간의 물질만능주의를 채워주고자 한 발칙한 줄거리다. 물론 그러한 이야깃거리를 통한 옳고, 바름의 공식은 여느 드라마 논리와 같다. 드라마를 살펴보면 게임의 서막은 바로 딱지치기이다. 등장인물 중 1인(공유)은 처음 보는 주인공(이정재)에게 딱지치기란 전통놀이를 제안하고 한 번의 승리 법칙엔 10만 원이란 대가를 부여한다. 그렇게 줄거리의 서막은 시작되며 외딴 섬에서 이루어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또 다른 전래놀이의 변형이 살인 놀이로 이어진다. 드라마의 서막이자 동기부여가 된 딱지치기는 과연 어떤 전통놀이였을까? 왜 드라마의 감독은 딱지치기란 게임으로 서막을 알렸을까? 딱지치기는 종이로 만든 딱지를 땅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히거나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아이들의 놀이이다. 종이가 귀했던 시절, 책표지나 닥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들거나 재래식 헌 장판을 사각형으로 오려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종이가 점차 널리 보급된 1940년대부터 각지게 접어서 만든 딱지를 가지고 놀았는데 625전쟁 이후 두껍고 질긴 종이가 나오면서 접는 딱지가 보편화하여 전국적인 아이들의 대표 놀잇감이 되었다 한다. 처음에는 조선 딱지라고 하여 사다리꼴로 접었는데, 흔히 방석 딱지로 변화된 놀이는 필자가 어릴 적인 1970대에 많은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이 놀이는 딱지를 만드는 과정에 손기술과 창의력 발달 의지가 담겨 있으며 딱지를 치는 과정에서는 사물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구별할 수 있는 감성까지 내재되어 있다. 또한, 원초적으로 게임의 사회적 본능인 소유욕을 유발하게 현혹한다는 점인데 풀어 말하자면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오는 본능의 놀이 구조라는 점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서막은 그렇게 우리나라 전통놀이 콘텐츠 딱지치기를 소개하며, 사회구조의 부조리 그리고 잘못된 소유욕에서 만들어진 재생산된 인간의 모순을 알리고 있었다.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07 17:17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백제 속의 마한(서산 부장리 분구묘)

고대사회에 있어서 동일한 정치체의 공간적 범위를 설정하는 데에 고고학적 자료 중 분묘와 생활 토기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삼국시대의 예에서 보면, 고구려는 적석총, 백제는 횡혈식석실분, 신라에서는 적석목곽분이 각각의 정치적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축조되고 있어 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생활 토기 역시 동일한 기종일지라도 삼국의 각 나라마다 형태나 문양에 있어서 그 속성을 달리하고 있다. 문헌자료에 의하면, 백제에 의한 마한의 복속 시기는 4세기 중엽 근초고왕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산강 유역에서는 마한 분구묘 자료를 근거로 마한 정치세력은 문헌자료 기록보다 무려 2세기를 더 지나 6세기 초엽까지 존속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견해는 정치체의 공간적 범위와 분묘의 축조 범위가 일치한다는 전제에서 보면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주민 구성이나 공간적 범위에서 서로 겹치는 마한과 백제는 일시적인 정복을 통해 영역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점진적인 통합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한의 정치세력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전통성과 보수성이 강한 마한 분묘의 축조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곧 마한과 백제의 관계에 있어서는 정치체와 문화유산 결정체의 존재가 꼭 일치되는 현상에서 예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충남 서산 부장리에서 발견된 마한 전통의 분구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4년에서 2005년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진 부장리 유적은 청동기시대의 유적과 더불어 백제시대의 주거지 43기, 수혈유구 15기, 분구묘 13기, 석곽묘 3기 등 모두 74기가 확인되었다. 백제시대 유적 구성에서 보면 백제인들의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이 머지않은 곳에 각각 배치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특히 마한 전통의 분구묘 13기 가운데 3기는 주구 일부가 중복되어 있지만, 대부분 각각의 독립된 묘역을 유지하며 축조되어 있다. 분구의 평면 형태는 방형으로 정형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그 규모는 20m~40m에 이른다. 매장시설은 모두 토광을 굴착하고 있는데, 하나의 분구 안에 적게는 1기부터 많게는 9기가 시설되고 있다. 부장리 분구 내의 부장유물 중 직구원저단경호, 광구원저호, 원저호 등 토기류들은 백제계 토기라는 점에서 호남지역의 분구묘 출토 토기와 차별성이 보인다. 이외에도 환두대도, 철제초두, 철부, 철겸, 철도자, 철모 등의 철기류와 금동관모, 금동식리, 금동이식, 곡옥 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 가운데 8호분에서 출토된 금동식리를 비롯하여 5호분의 금동관모와 철제 초두는 부장리 분구묘에 묻힌 사람의 신분을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곧 서산지방을 중심으로 자라잡고 있었던 마한계 세력집단으로 볼 수 있다. 충청남도 아산만 일대는 이른 단계의 분구묘인 보령 관창리와 뒤이어 축조된 서산 예천리, 그리고 백제 영역화 시점과 맞물려 축조된 서산 기지리와 그 이후 축조된 부장리 분구묘가 발견된 지역이다. 곧 강한 마한 문화의 전통이 지속되고 있었던 지역임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마한 분구묘가 축조되는 배경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고창지역과 영산강유역에서 발견되는 모든 분구묘의 성격을 곧바로 마한 정치체와 연결시키기 보다는 백제 영역화 이후 지속된 마한문화와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일 것이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05 17:33

박재천 집행위원장 “‘세계사 속에 유래없고 독창적인 전주소리축제’로 관념 변해야”

박재천 전주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지난 3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막을 내린 가운데,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닷새 간의 일정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예술제로의 실험을 표방해, 전통음악의 원형과 변형을 시도했다. 당초 공연도 150개에서 26개로 줄여 실내 중심으로 배치했다. 임펙트가 강한 공연을 엄선했고, 이에 따라 관람객의 집중도도 높아졌다는 게 박 위원장의 평가다. 다음 축제부터는 전주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포용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20주년을 맞은 소리축제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지난 201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대관할 정도로 20주년 축제를 성대하게 준비했으나,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축제 진행방식을 미디어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다. 성과가 괜찮았다. 다른 나라와 지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는 등 현장 중심의 운영방식에서 보지 못했던 현상이 있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올해는 애초부터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코로나19상황이 여전해 공연장을 전면개방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서 진솔하게 20주년을 돌이켜보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많은 공연 프로그램을 덜어내고, 레거시(legacy, 과거의 유산)를 품고 있는 공연만 엄선했다. 해외 공연 역시 아스트로 피아졸라만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비유하자면 많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폐에서, 쉐프가 엄선한 요리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변한 것이다. - 올 공연프로그램의 코드를 선택과 집중으로 보면 되는 건가. 그렇다. 그러나 선택의 폭을 정하긴 어려웠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김치, 깍두기, 물김치, 열무김치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고 할 때 망설여지는 상황과 같다. 다행이 26가지를 골라내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공연하나하나마다 예술성이 응축돼 있고, 전통과 현대, 전국과 지역, 창작과 변형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질이 높아졌고, 마니아층 이외 새로운 관객이 진입했다. - 새로운 관객이 가지는 의미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팬덤도 빨리 변한다. 요즘 친구들은 팬덤이 빨리 바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시류에 맞춰 판소리와 결합한 춤 공연인 다크니스 품바(모던 테이블)와 국악과 스트리트 댄스를 융합한 HIP 合(국립현대무용단)을 선보였다. 덕분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친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서울에서만 볼 수 있던 공연을 전주에서도 볼 수 있으니 온 것이다. HIP 合을 찾은 팬들을 어떻게 유지할 지가 추후 과제다, 절대 그들을 놓지 말아야 한다. - 개막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아날로그적이었던 소리축제가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두 형식의 공존을 고민하게 됐다고 하셨는데, 축제를 통해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찾으셨는가. 아날로그는 정돈된 예술문화적 요소인 반면, 디지털은 날 것 그대로이다. 즉 전통예술은 새로운 문화발전 요소인 디지털에 소스를 제공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아날로그는 절대 바꿀 수 없다. 예를 들어 현대음악을 하는 방탄소년단(BTS)이 자신들의 퍼포먼스에 오고무를 활용해서 선보였다. 이때도 오고무가 한국 전통춤이라는 불변의 진리는 적용된다. 전통 소리꾼이 뉴욕에서 공연을 할 때도, 자신만의 소리는 지키면서 울려 퍼지게 한다. 즉 아날로그가 올곧고 신선하게 유지하는 소스라면, 디지털은 이 소스를 가지고 가는 존재다. - 이번 소리축제가 남긴 의미를 짚어보신다면. 소리가 내포하는 개념을 확장시킨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소리라 하면 판소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관점에 대해 소리는 song이 되고 sound도 될 수 있다고, 몇 년전부터 반론을 제기했다. 올 축제에서 예술적인 음악에 방점을 찍으면서 내 관점이 현실화됐다. 전주가 가진 레거시를 통해 소리가 송을 비롯해 사운드까지 커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다른 축제와도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다. - 앞으로 소리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관념부터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세계 속의 전주소리축제가 아니라 세계사에 유래가 없고 독창성을 가진 전주소리축제로 변해야 한다. 전북, 특히 전주는 세계에 내세울 만큼 당당하고 좋은 레거시를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0.04 17:20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나는 인구 조사원이 아니올시다 1

이탈리아 남부에서 미켈란젤로(1475-1564)가 의미 있는 유언을 남기고 죽은 42년 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레이던이라는 곳에선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1606-1669)가그 천재와 허망의 일생을 알리는 첫 고고지성을 울렸다. 그는 신의 창작품 중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못했던 까닭에 슬픈 죽음의 대명사가 되었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와 마찬가지로 지난 날 맛보았던 최상의 영광은 이미 추억이 되었을 뿐, 감당하지 못할 현실의 체중에 눌려 질식하고 말았다. 모차르트가 스스로 신의 재능을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신의 보복을 받은 것이라면 렘브란트는 신의 절대성을 인간들 사회로 옮겨 온 것에 불과할 따름으로 사람답게만 살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13플로딘(한화 약 4,160원)짜리 빈민 묘지에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 버렸고, 그저 그림만 남아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우리의 비어있는 가슴을 응시하고 있다. 코끼리만한 몸매에 빈대만도 못한 영혼을 소유하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에게조차 분노는 커녕 애정을 느꼈던 사람, 돈보다는 명예를, 명예보다는 자유를 원했던 그는 당시 우주의 중심이라 여겼던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회화의 모든 것을 그리고 있었다. 신의 영광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거짓 영광에 따른 불완전함을 비추는 거울을 찾아내 살아있는 사람이 숨을 쉬듯 그냥 그렇게 아무런 꾸밈없이 비추어 냈다. 그는 방앗간 집의 여덟 번째 아들로 태어나 높고 작은 창문을 통하여, 돌아가는 풍차의 날개를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빛, 마치 여명의 등대처럼 깜박이는 빛 속에서 그 빛과 어둠이 주는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조화를 바라보며 자랐다. 그래서 그는 어둠 속에서도 큰 빛을 보는 눈이 생겼을 것이고 그 어둠은 자신을 응시하는 습관을 익혔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토록 많은 자화상을 그릴 수 있는 터전이 생겼나 보다. 자화상은 자기 내면에 초점을 맞춘 자신 내면의 촬영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04 17:20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전라북도 법정 문화도시

현재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매년 법정 문화도시를 지정하여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국가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에 따르는 예산은 5년간 200억이며 상당한 규모의 지원이다. 2019년 제1차 법정 문화도시에는 10개 예비도시 중 부천시, 원주시, 청주시, 천안시, 포항시,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의 7개 도시가 선정되었다. 이들 도시는 각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과 시민과의 교류 등 특화된 주제를 갖고 향후 10년간 문화도시 로드맵을 작성하였고 1년간 예비도시사업을 거친 후 채택된 법정 문화도시이다. 이러한 2019년 해당 도시를 살펴보면 경기도 1곳, 강원도 1곳, 충청도 2곳, 경상도 2곳, 제주도 1곳으로 서울, 전라도를 제외하고 각 지역의 문화가 고루 조성되어 있다. 2020년에 선정된 법정 문화도시 5곳은 인천시 부평구, 춘천시, 강릉시, 전북 완주군, 김해시로 다시 지역으로 살펴보면 인천광역시 1곳, 강원도 2곳, 경상도 1곳. 전라도가 1곳이다. 선정된 지역의 특별함을 논하자면 각 생활 문화권의 역할 조명 그리고 추구하고자 하는 사업 분야의 특별하고도 대표적인 콘텐츠 대변 등 지역 문화에 대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판단된다. 그것은 또한 문화 범주를 지역주민의 관심사로 이끌어 장시간 의견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여 나온 문화 거버넌스의 결과물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선정된 12곳의 문화도시 중 음악으로 주요 사업을 진행하여 성공한 사례는 인천 부평구가 유일하다. 진정 문화 속 음악이 차지하는 존엄의 가치는 크다. 부평구는 625 이후 미군 부대가 주둔하던 미군 클럽을 중심으로 대중음악의 활동 거점이었으며 1970년대 민중가요의 중심 콘텐츠로 지역 역사와 음악 자산을 시민문화와 연결하여 뜻깊은 현장으로 탈바꿈하였다. 그들만의 특별한 문화자산은 그렇게 생산되어 빛을 발했다. 올해 제3차 예비 문화도시에는 전국 각지의 여러 시군 중 선별된 16곳의 후보 진이 선정되어있다. 우리 지역인 전라북도에는 고창군과 익산시가 예비도시로 선정되어 다양하고 특별한 전통문화가 존재했던 전라북도의 역사를 빛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생활 속 전통문화가 자원이 아닌 자생적 환경으로 역사를 이루고 있으며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보유 자체가 브랜드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결정될 문화도시 중 우리 전라북도 거점의 후보 역사 문화도시 치유 문화도시 고창 그리고 역사로 多이로운 문화도시 익산이 가장 한국적 고유한 기반을 바탕으로 준비한 전통문화의 대표적 법정 문화도시가 되기를 소원하며, 지난 2019년, 2020년 결과를 바탕으로 면밀히 준비하여 창조된 특별함이 아닌 내재한 전라북도 삶의 문화유산으로 의지와 뜻을 함께 이어가기를 전라북도민과 함께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30 17:19

[리뷰]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위해 함께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0주년을 맞이해 특별한 개막 공연을 선보였다. 2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 20주년 특집 [개막공연] RE:Origin이 그 주인공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무대를 빛낸 예술인부터 축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평론가, 그동안 축제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저마다 축제와 얽힌 사연을 안고 20여 명의 패널이 자리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보따리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2001년 제1회 전주세계소리축제 첫 개막식 무대를 연 김일구 명창이 이번에 개막식 무대를 열었다. 고수 이상호 씨와 호흡을 맞춰 시대 속에서 울고 웃던 소리꾼의 세월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무대가 끝나고 2015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소리 빅 파티>에 올랐던 조소녀 씨가 자리해 소리꾼들 영광의 무대 소리 축제를 주제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 하나에 토크 하나,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구성이다. 깊고 구성진 목소리가 돋보이는 왕기석 명창은 판소리 사철가의 무정하게 가버린 청춘을 아쉬워하는 대목을 선보였다. 시민들의 마음마저 절절하게 만들었다. 무대를 마치고 왕기석 명창과 전주세계소리축제 김한 조직위원장이 시민들과 마주했다. 왕기석 명창은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흥과 삶의 이야기로 시작해 예술로 발전했다. 전통예술인 판소리는 고향이 아닐까 싶다며 늘 돌아가고 싶고 그리워지는 곳이다. 저희는 그 고향의 꽃을 찾아가는 나비다고 말했다. 이어진 무대는 매혹적인 하모니가 매력적인 방수미박애리정상희 씨가 아리랑의 멋을 풀어놓았다. 풍성한 선율 위에 아름답게 올라간 한국 최고 판소리 소리꾼 3인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온몸에 전율이 흐르게 했다. 가야금 명인 지성자 씨, 한국무용 명인 장인숙 씨, 대금 이향윤 씨, 타악 조상훈 씨가 도전의 이름 소리 축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씨, 가야금 연주자 조세린 씨도 자리해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감탄을 자아내는 김세미 명창은 수궁가 호랑이와 별주부 만나는 대목을 선보였다. 2014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청 alive>에서 아이돌 의상을 입고 안무를 선보인 정보권이정인 씨가 자리했다. 2019 소리 프론티어 수상자 박동석 씨, 국악 평론가 윤중강 씨, 음악 여행작가 신경아 씨가 전통의 확장성, 월드뮤직 지향에 대하여를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재치있게 풀어나갔다. 이어진 정보권이정인 씨가 이끌어가는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는 이중창 같은 남녀 소리꾼의 판소리가 발레 음악을 닮은 장단 위에 더해졌다. 우아하면서도 거침없는 몸짓의 마리암스 발레단이 무대 위를 장악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사진으로 기록해 온 사진작가 곽풍영 씨, 촉망받는 미래 명창이자 꼬마 관객 정이안 씨, 어린이들을 위한 판소리 스토리박스를 기획 운영한 박진희 씨, 전주세계소리축제 자원봉사자 소리 천사 주영광 씨가 솔직담백한 생각을 전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하면 소리 천사, 소리 천사 하면 전주세계소리축제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존재할 수 있었다. 해외 음악가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주는 축제로 자리 잡은 전주세계소리축제에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외국인 샤샤리알타찰리故차우마커 씨가 왜 소리 축제가 특별한가?를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담은 영상을 보냈다. 월드뮤직 저널리스트 찰리 씨는 상상해 보라. 이 세상에 똑같은 소리, 똑같은 음악만 존재하면 얼마나 지루하겠나라고 전했다. 현재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위치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이 소리꾼 김선웅김선재김지율이지우정이안조효린 어린이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전북어린이예술단 교향악단, 국악관현악단 15인이 함께하여 수궁가의 호랑이 내려오는 대목을 클래식, 국악, 판소리 분야에서 노는 어린이 연주자들이 재해석했다. 어린이 소리꾼의 매력에 빠진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막이 내려가고 시민들은 온 힘을 다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쉽게도 객석의 30%밖에 수용하지 못했다.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다르게 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시민들은 반가운지 웃음이 가득했다. 북적거리는 축제가 되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두근거렸다. 스무 살이 된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 공연을 통해 소리로 이어진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소리로 이어나갈 시간을 기대해 보는 계기가 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고 그 위를 환하게 장식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09.29 18:02

국립무형유산원 10월 8일~10일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 오는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은 이번 축제는 한국문화의 원형을 우리 민족의 흥과 정신, 예술혼이 담긴 무형문화유산으로 정의하고 오리지널 케이컬쳐 이야기 OK, 무형유산을 주제로 진행한다. 8일 오후 3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개막 공연 名作(명품), 탄생의 과정을 마주하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오늘의 무형유산, 내일의 K-Culture(케이컬쳐)를 주제로 다양한 축하 공연을 선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교육사 작품 95종 180점을 볼 수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도 열린다. 1973년부터 시작한 이 전시는 △가치가 빚어내는 기량의 온기 △소리를 품은 전통의 온기 △전통을 잇고 세상을 품은 조형의 온기 세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판소리, 농악 등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획 공연도 다양하다. 행사기간 동안 △판소리, 남사당놀이, 줄타기, 농악의 합동공연인 수직상체일기△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 판굿 무형유산 굿으로 통(通)하다△판소리 5마당 오,케이 판소리△농악, 팔도민요 등 전통연희를 현장 상황에 맞게 구성한 춤추는 바람꽃△인간문화재와 제자들의 무대 △전통을 현대예술로 이어가는 젊은 예술인들의 공연 굿GOOD보러가자등 색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합동공개행사 시연도 진행한다. △궁시장 박호준 △소목장 박명배 △두석장 박문열 △탕건장 김혜정 △침선장 구혜자 △옹기장 김일만, △목조각장 전기만 등 7명의 보유자가 선보이는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만날 수 있다. 무형문화재 기예능 체험 3일간 인간문화재 창의공방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옹기소품(밥그릇) △접선(부채 종이접기) △소목(오동나무 상자) △누비(쁘띠 목도리) 제작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업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합동공개 시연, 대학생 청춘숙수 김치 나눔 등 이색적인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축제는 한-벨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 생중계와 체험프로그램에서 영어뿐 아니라 불어 해설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벨기에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재단과 협력해 무형문화재 기예능 분야를 체험하는 무형문화재 주간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요 행사는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하며, 전시는 17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공연, 전시, 체험 등은 오는 30일 2021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공식 누리집을 통해 사전에 예약한 후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 19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운영해서다. 자세한 사항은 사무국 또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한편 이 축제는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주관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9.28 17:1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분구묘의 여명 (익산 율촌리 유적)

1997년 봄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연구실에서 잠깐 쉬고 있던 중, 익산지역 정밀지표조사를 나갔던 연구원으로부터 교수님 예비군 참호 내에서 옹관이 노출되어 있고, 그 안에 토기가 한 점 놓여 있어요, 옹관묘 아닐까요? 전화기 너머 다소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난 일상적으로 수고했네, 근데 그곳이 어딘가? 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황등 율촌리라는 곳입니다. 분구는 삭평된 채 주구만 남아 있기 때문에 주구묘라고 불렸던 익산 율촌리 분구묘 발견 당시의 상황으로, 마한 분구묘의 원형을 알게 해 준 순간이었다. 현장을 방문해서 더욱 놀랐던 것은 아주 낮은 구릉을 엄폐물로 이용하여 예비군 참호를 설치했는데, 이 낮은 구릉 위에 볼록볼록하게 일렬을 이루고 있는 지형은 고분의 분구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분구묘에 대한 인식 없이는 육안으로 분별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높이가 1m 정도도 되지 않는 5기의 낮은 분구가 능선을 따라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2차에 걸쳐 분구묘 4기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각각 분묘들이 품고 있는 속성에서 마한 분구묘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1호분의 분구는 남북 11m, 동서 7.8m로서 남북 방향으로 약간 긴 편이며, 높이는 75cm로 계측되었다. 분구의 성토는 7개 층으로 구분되며 분구 끝자락에서 주구가 확인됨으로써, 분구의 축조는 확인되었지만 묘의 중심시설인 매장주체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양상은 분구를 먼저 쌓고 나중에 매장부를 시설하는 소위 선분구 후매장 의 분구묘 축조 방식이라는 매우 중요한 단서를 확인하게 되었다. 2호분과 3호분은 평면형태가 방형에 가까우며, 분구는 50~100cm에 불과하다. 내부에서 옹관과 선행 유구인 청동기시대의 석관이 노출되었다. 특히 2호분에서는 청동기 시대 석관의 석재를 이용하여 옹관을 둘러싸 보호하기 위한 흔적도 확인되었다. 5호분은 동서 15m, 남북 18.5m, 높이 1m 정도의 분구가 계측되었다. 분구 및 주구 내에서 대형 합구옹관 1기와 소형 옹관 2기, 그리고 청동기시대 석관 4기와 옹관 1기가 확인되었다. 대형 옹관은 두 개의 옹을 횡치하여 아가리를 맞댄 합구식으로 그 중 한 점은 민묘 축조과정에서 심하게 파괴된 채로 노출되었다. 옹관의 규모는 합구상태로 198cm이다. 북옹이 100cm, 남옹이 98cm로 계측되며, 옹의 두께는 무려 2~3cm나 된다. 아가리는 매우 넓은 편이며 어깨에는 거치문(鋸齒文)이 새겨져 있어 영산강유역에서 출토되는 것들과 통하고 있다. 율촌리 분구묘의 대형 옹관은 영산강유역에서 소위 선황리식으로 불리는 마한의 이른 시기에 사용된 대형옹관과 동일한 형태로서 율촌리 분구묘의 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마한 성립지로 알려진 익산지역의 낮은 분구묘 내에서 대형 옹관의 출토는 율촌리 분구묘가 호남지역 대형 분구묘의 조형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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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8 17:16

[전주세계소리축제 D-1 미리보는 행사] 스무살 된 소리축제, 새로운 미래 위한 고민 담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다. 올해 소리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축제로 전환됐던 지난해와 달리 대면으로 진행한다. 축제는 5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40여 회 공연이 치러진다. 다만 코로나19확산을 우려해 객석은 30%만 열고 운영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만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고민도 담아낸다. 특히 소리프론티어의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형 월드뮤직팀을 발굴하고 해외진출을 모색해 온 소리프론티어는 시즌2라는 이름으로 판소리를 확장한 장르의 변화를 실험한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목할 만한 공연 프로그램과 관람 포인트를 짚어보자. 축제 20주년을 기념하는 개막공연은 축제와 얽힌 다양한 사연을 품은 20여 명의 패널들이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소리축제의 무대를 다채롭게 빛내준 예술인들과 축제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가진 평론가, 축제를 만들어 온 사람들, 그리고 무조건 소리축제를 외치는 찐 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무대에서 토크콘서트를 선보인다. 예술인들은 소리축제를 통해 어떻게 성장해 왔으며, 평론가들은 축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축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실어 놓았는지, 내밀하고도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미래 지향적인 판소리의 면면을 만나볼 수 있다. 세 명의 중견 여성 명창(방수미, 박애리, 정상희)이 펼쳐내는 춘향가, 새로운 소리의 길을 여는 젊은 남성 소리꾼 3인(김준수, 유태평양, 정보권)이 선보이는 흥보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송재영, 장문희의 심청가, 3시간 넘는 완창 무대를 선보일 김세미 명창의 수궁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윤진철 명창의 적벽가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10월 2일에는 올해 주목할 만한 젊은 소리꾼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바로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이다. 이 무대에서는 소리축제가 공모를 통해 선발한 4인(박자희김주리김정훈한아름)이 개성있는 판소리 눈대목을 선보인다. 올해는 판소리에 대한 관객들의 충분한 이해를 더할 수 있도록 해설을 가미해 운영한다. 경선방식으로 진행됐던 시즌 1과 달리 시즌 2에서는 판소리 중심의 창작작품을 선보인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판소리공장 바닥소리가 TALE, 소리극단 도채비 풍각쟁이, 플레이위드 햄릿 혼잣말, 민속악회 맴돌 심청:꽃을 든 여인, 한사코 여기 잠시 머물다, 다시 돌아갑니다, 비로소 판소리 이름, 휠러스가 놀부 FLEX를 공연한다. 무대에서는 판소리가 가진 다양한 요소들이 각각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과 모던테이블은 격조있는 몸짓과 열정적인 춤의 세계로 안내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은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의기투합한 무대다. 현대무용과 스트리트댄스,국악을 접목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던테이블은 해외에서 인정받은 컨템퍼러리 작품인 다크니스 품바를 무대에 올리는데, 한국인의 한(恨)을 전통소리 품바의 선율에 실어 한바탕 신명의 몸짓으로 재해석했다. 축제 마지막날은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온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축제에서 유일한 해외공연팀인 아스트로 피아졸라 퀸텟은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의 음악세계를 잇는 유일한 앙상블로 인정받고 있는 연주팀이다. 축제에서는 아쟁 김영길 명인과 합동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미는 폐막공연 을 통해 마무리된다. 국악, 재즈, 클래식 등 여러 장르 음악 단체와 전통, 현대, 비보잉 등 지역 무용인들이 연합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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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09.27 17:52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모나리자의 스캔들 7

그러나 모나리자보다도 더 신비한 다빈치는 67년 간의 세월을 살면서 미술가로서만 아니라 과학자, 군사 고문, 저술가 등 만능의 천재로서 그로부터 500년이 지난 현대미술에서 로버트 라우젠버그(Robert Rauschnberg)에게 컴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을 탄생시킨 인물, 그가 발명(?)한 모나리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세월을 살며 끝없는 스캔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제 모나리자의 스캔들 속에 있는 또 다른 스캔들 아뽈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스캔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자. 이탈리아 출신으로 당시 프랑스의 최고 전위 시인, 미술평론가였던 아뽈리네르는 이 사건으로 피카소와 함께 수사를 받았다. 아폴리네르의 비서가 가끔 박물관의 작품을 훔쳐낸 일이 있기 때문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피카소는 가지고 있던 장물들을 세느 강에 버리려 했다. 아폴리네르는 그런 피카소에게 세느 강에 버리면 국기의 보물이 수장되지 않느냐며 신문지에 싸서 버리고 신문사에 연락하도록 조언도 하였다. 이 때 아뽈리네르를 수사하던 검사가 위압적인 말로 조롱하듯이 아뽈리네르를 대하자 먼저 수사를 망친 피카소가 그 검사에게 말했다. 당신은 20세기 최대의 천재를 모욕하였다는 죄목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요. 어찌됐던 아뽈리네르는 기소되고 감옥을 가야 했다. 그가 박물관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잃게 만든다는 발언으로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27개월 후 진범 빈센조가 체포되자 그는 풀려났는데 자신의 여자 친구였던 시인이자 화가이고 샤넬의 초상화로 유명한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1883-1956)을 찾아 갔다. 그녀의 집에 가서야 그녀는 독일인 삼류화가와 눈이 맞아 떠났음을 알게 되고 할 일 없이 터벅터벅 집에 돌아오는 길에 미라보다리에서 허탈감에 쉬고 있는데 교회의 종소리가 울렸다. 그 때 그 유명한 미라보 다리라는 즉흥시를 지었다 한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 우리의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아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하략-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27 17:19

국립전주박물관 명사특강 팽현숙 초청

팽현숙 씨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 이하 전주박물관)은 10월 명사특강에 코디미언 겸 요리사 팽현숙 씨를 초대한다. 개그맨 최양락 씨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팽 씨는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팽 씨는 오는 10월 2일 오후 3시 전주박물관 강당에서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작은 생각이 만들어낸 큰 변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팽 씨는 이날 강연에서 작은 생각으로 얻은 아이디어로 방송활동과 사업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그녀만의 노하우를 전한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강연은 무료이며, 25일 오전 10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현장에 오지 못한 관람객을 위해 다시보기- 온라인 강연도 운영한다. 오는 10월 12일 오전 10시부터 12월 10일 오후 5시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문화체험실과 전주박물관 유튜브에서 강연 영상이 게시된다. 홍진근 관장은 조그마한 생각이 문화적 가치로 성장한 결과를 보여주는 이번 강연이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쳤을 시민에게 희망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9.23 17:23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정읍시립국악단의 포용적 회복

법고창신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아간다는 말이다. 전통예술 역시 고정화된 역사의 산물이기보다는 함께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부딪히며 이루어내는 결과물이며 국가적인 계승과 창조적 문화창달을 위한 근본이 된다. 이러한 옛것을 알고 행하려면 과연 우리의 전통예술이 무엇인가 어떠한 모습인가를 인지하고 느껴야 하며 배워야 한다. 정읍시는 그러한 매개의 중심에 정읍시립국악단을 만들었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전통예술을 추앙하며 30년의 세월을 보냈다. 정읍시는 시립국악단 외에도 타 시도와 다르게 전통예술의 단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정읍시민 국악 교육을 위한 국악원 그리고 농악단과 합창단 등 다양한 문화 향수권 신장을 위해 문화예술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재 정읍시의 문화계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전염병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받고 있다. 특히, 전통예술계는 더욱더 그렇다. 2020년 1월 갑작스럽게 발발한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많은 공연은 중단되었고 많은 기간 시민과 만나지 못했다. 이에 우리 시 예술단인 정읍시립국악단은 이러한 아픔을 딛고 전통공연예술의 위상과 대민 문화 향수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악단은 거리두기 및 방역으로 소규모 정기 및 기획, 상설공연 등 안전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연주회를 모색하였고 사실상 어려운 비대면 상황 시에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통한 정읍의 전통예술 및 전통문화 알리기에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 민족 문화는 사람의 감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 마음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한 이치로 우리의 전통예술은 수천 년을 이어온 문화적 보배의 산물이었다. 시대를 지내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이 그러한 전통음악을 즐겼고 그러한 음악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정진하여 하나가 됨을 즐겼다. 조선 시대 만들어진 악서(樂書) 『악학궤범』 서문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 있다. 음악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늘과 자연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 따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소리가 되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오늘날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점점 더 멀어지고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심에 우리 전통음악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사명을 안고 있다. 선조가 남긴 문헌의 글처럼 하늘과 자연 그리고 사람 가운데 존재한 희로애락인 악樂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정읍시립국악단의 작은 불씨처럼 대한민국 각 지역 전통 예술단의 불씨는 큰 도화선이 되어 나아가 대한민국, 전 세계가 포용적 회복 inclusive resilience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팬데믹 시대에 값진 황금보다 더욱 찬란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며 후대에 이어갈 소중한 존재가치로 남을 것이다. With 코로나라는 단어가 내포하듯이 이제 함께 가야 한다면 이겨낼 수 있는 그리고 회복할 수 있는 포용의 마음을 갖고 우리 민족의 음악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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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3 16:55

익산 미륵사지에서 한복문화주간 행사 열린다

익산 미륵사지에서 2021 한복문화주간 행사가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고백(古百)한복, 백제를 입다를 주제로 교육, 체험, 공모, 전시, 공연,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익산문화관광재단은 나의 한복 이야기 사진공모전을 진행한다. 주제는 익산에서 촬영한 한복 관련 사진이며 시민 누구나 9월 27일까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총상금은 390만원이며 16명을 선정하고, 당선작은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익산 문화예술의거리 모던갤러리와 10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익산역 서부통로에서 전시된다. 재단은 또 언택트 가족 중심 체험 프로그램인 진짜 백제인을 찾아라 참가자를 온라인 사전 모집한다.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상황 속 집에서 한복을 입고 가족들이 미션을 수행하며 즐기는 가족 중심 체험프로그램이며, 미취학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면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예선전을 거쳐 10월 17일 오후 1시 미륵사지 특별무대에서 비대면으로 본선을 치르게 된다.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이 지급되며 1등부터 3등까지 각각 3015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이 지급될 예정이다. 신청은 9월 20일부터 10월 8일까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재단 문화예술축제팀으로 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송승욱
  • 2021.09.15 16:38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54)선명한 이미지와 체험으로 풍속화를 그려낸 시인, 최영

최영 시인 최영(崔瑛)은 1945년 해방둥이로 전북 순창군 적성면 내월리 용수막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적성초등학교와 순창중학교를 거쳐, 1964년 순창제일고등학교(옛 이름 순창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멱을 감다가 한 친구가 익사하게 되었는데, 이는 시인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는 친구를 앗아간 섬하도록 푸른 섬진강을 잊을 수 없었고, 그때마다 채계산 넘어가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깊은 상념에 빠졌다고 했다. 이 경험은 성인이 된 뒤에도 오래도록 그의 가슴에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감밭과 선돌에서 내려와 원다리 밑으로 풀려나간 먼 날의 긴 이야기 해는 책의산(채계산)을 넘어와서 매봉재로 사라지려 할 때 허공엔 기러기 떼 하늘은 타는데 노을 속에 물든 강뚝으로 그대 어찌하여 떠나갔는가 그대 그렇게 떠남으로 하여 강은 내게서 떠나지 아니하네 눈물겹도록 떠나지 아니하네. 「적성강은 언제나」의 전문 최영은 중학교 1학년 때 장만영 시인의 <달 포도 잎사귀>와 박남수 시인의 <오수>을 외우면서 시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권진희 선생의 영향으로 문학에 심취했으며, 김형오(재미작가)와 양병두(초등교장) 등 친구들과 함께 옥천이라는 문학 동아리를 이끌면서 각종 백일장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5.16 군사쿠데타 이듬해인 1962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남원춘향제 학생백일장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필화사건으로 전고에서 김제고 옮긴 신석정 선생을 이곳에서 뵙게 된 것을 평생 잊지 못했다. 졸업 후 문학에 매진하기 위하여 고향 마을의 앞산 채계산 암자에서 명작을 탐독하며 창작에 전념하였다. 그러다가 군대에 자원입대하여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에 1년간 파병되었으며 5년 만에 제대하였다. 그 후 대림산업주식회사에 입사하여 브루나이 건설 현장에서 추락하여 상처를 입어 사직하였다. 그의 문학은 군 복무 기간과 외국 근무 동안에도 계속되었으며, 여러 차례 신춘문예와 각종 문학상에 응모하기도 했다. 최영 시집 '개구리' 1984년 『시문학』으로 등단하였고, 1987년에는 첫 시집 『개구리』를 상재하였다. 문덕수 시인은 이 시집의 서문에서 문명의 메커니즘 속에서 인간과 생태의 양식, 그리고 그 의미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제시하여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런 속에서도 문명과 자연이 자리를 같이하여 그 나름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는데 현대 시의 바른 방향을 보여 주고 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경장동(京場洞) 주택가는 개구리들의 텃밭을 나누어 가졌다. 무논에서만 삼아야 할 그들이 도자에 깔려 죽고 농토마저 모두 빼앗겼다 살아 있는 목숨들은 흩어져 건폐율(建蔽率)의 그늘에 숨어 정원수 이파리 이슬로 연명했다. 정원수는 묻어나는 달빛의 그늘에 숨어 살다가 최영은 1992년에 자신의 방황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충격을 담아내어 제2 시집 『미룡동의 참새』를 발간하였고, 역사 인식과 그의 고집스러운 의지를 오롯이 담아낸(진동규 시인 평) 제3 시집 『내항』을 출간하였다. 그의 시 「개구리」와 「참새」는 기계문명과 도시 개발로 생명의 존엄성이 위축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도시 근교의 농촌 현실과 소시민의 삶에 대한 고발이고 상징이었다. 그는 땅이 없어지자 하늘로 산다. 하늘이 빌딩으로 안테나로 갈라지자 나머지로 산다. 잃어버린 숲이 그리워서 남의 집 정원수에 전세를 들어 둥지를 틀고 눈치로 연명한다. - 참새 일부, 1984 최영의 문학은 군산이라는 풍부한 문학적 토양 위에서 꽃을 피웠지만, 한순간도 고향 순창을 잊지 않은 것 같다. 고향 용수막의 건너편에 있는 채계산은 내가 시인이 되는 날이면/ 제일 먼저/ 찾아가리라 다짐해 왔던/ 그곳이었고 세상 사람들이/ 모르고 돌아서는, 그래서/ 나 홀로 회귀할 수 있는 품 속(최영 「책의산(채계산)」중에서)이었다. 또한, 고향 집에 서 있던 은행나무는 빈 고샅/ 어머님의/ 사라진 발자국 위로 / 경운기가 기침을 토하며 / 빠져나간 뒤/ 은행나무/ 이파리들이 흔들리고/ 빈 마음이 /그늘로 깔린다.(최영 「용수막3」의 일부)에서 보듯 피폐해가는 고향의 그늘로 다가왔다. 최영 시집 '은파에서 째보선창까지' 최영은 스물여덟 살의 총각 때 군산으로 와서 아내를 만났고, 시인이 되었고, 두 아들과 며느리 손자까지 보면서 군산 사람보다 더 많이 군산을 사랑하였다. 그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호남 매일』, 『군산신문』, 『서해 신문』 등에 군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13년 4개월 동안 414회에 걸쳐 연재하였는데, 이것을 모아 6권의 책으로 묶어 『은파에서 째보 선창까지』를 출간하였다. 이 책은 근대 역사의 회오리 속에서 함께 흐를 수밖에 없는 시대와 세월의 이야기를 재조명할 수 있는 군산의 대서사시이며 또 하나의 만인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군산 문학의 원류를 찾아서』(2009)라는 책을 펴냈고, 2010년에는 군산의 풍물을 담아 역사가 되고 야사가 될 『최영 시인의 군산 풍물기』를 발간한 바 있다. 시인은 군산의 문인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문인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자신의 문학 역량을 키웠고, 전북 문학발전에도 이바지했다. 군산문학상, 채만식 문학상 비롯하여 제5회 한국 시학 신인문학상, 제10회 전북문학상, 제3회 전북시인상, 제17회 표현 문학상을 받았으며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장을 역임하였다. 2011년 7월, 그는 갑자기 세상을 떠남으로써 문단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참고 : 『순창문학』제16집(2011), /송일섭(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14 17:17

동상에서 사는 것이 자랑스러워

첩첩산골이지만, 동상면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연석산 아래 자리잡은 연석산미술관이 어르신 공경 프로젝트 동상골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이야기에 이어 내놓은 9월 프로그램 동상골의 삶-어제와 오늘| 전시회 기념식이 지난 10일 열렸다. 오는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연석산미술관이 기획한 2021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하반기 사업 첫 포문. 앞으로 어린이 그림, 민화, 대아마을 사계 등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박인현 관장(전북대 교수)은 동상에 와서 재능기부도 하며 동상면을 알리고, 아름다운 멋을 살리고, 동상을 활성화 하고, 주민들이 동상에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게 하고, 동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권구연, 김원, 김형숙, 설휴정, 이보영, 장우석, 채화성 등 쟁쟁한 실력파 화가들로, 동상면 대표 인물과 실물에 담긴 동상골의 어제와 오늘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산골 마을의 참된 가치를 소개했다. 장우석과 김형숙 작가가 작업한 동상우체국장 김진갑씨는 199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타계하기까지 남다른 고향사랑을 보여준 동상골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한다. 1991년 군의회 진출, 군의회 의장을 지낸 그는 동상고등공민학교를 설립, 산골 청소년들에게 교육기회를 주었고 별정우체국을 개설해 통신편익을 제공했다. 그가 설립한 동상고등공민학교는 동상면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지금도 남아 있다. 동상면에서 꿈나무체험관찰학습장을 운영하는 박영환 대표의 활동도 나연이 10년 친구 등 작품으로 소개됐고, 동상 농촌유학센터 임진희 관장의 유학센터는 아이들의 일기장에서 행복한 아이들의 일상으로 드러났다. 동상농촌유학센터에서 생활한는 외부 유학생은 20명에 달한다. 이밖에 만경강 발원샘, 100년을 넘긴 학동교회, 300년 전후 수령을 자랑하는 동상곶감 시조목과 학동마을 느티나무 등 작품들이 살아 숨 쉬는 동상면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었다. 이날 기념식 자리에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박성일 군수, 서진순 동상면장, 구만옥 사봉리 이장, 임진희 유학센터장, 만경강사랑지킴이 손안나 큐레이터 등 소수의 인원만 참석했다. 박성일 군수는 연석산에 터를 잡고 지역 문화에 큰 힘이 돼 준 박인현 교수에 감사드린다며 문화와 천혜의 자연이 가득한 동상면에서 자연감성을 느끼고, 장기화 된 팬데믹으로 지친 심신도 위로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21.09.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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