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어린이가 직접 만드는 플리마켓 카붓 세일(Car Boot Sale)이 지난달 30일 완주 산속등대 복합문화공간 내 별빛광장에서 펼쳐졌다. 어린이들이 주체가 되는 신경제관념 현장체험으로 기획된 행사인 만큼 총 19팀의 70명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특별한 경험을 만들었다. 더불어 가족들 간의 교류와 함께 어린이들이 경제관념을 익히는 교육의 장이 됐다는 것이 복합문화공간 측의 설명이다. 특히, 카붓 세일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행사를 위해 준비해온 물건과 옷을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은 물론, 구매자에게 상품의 특성을 꼼꼼히 설명하는 등 진지한 자세로 행사에 임해 눈길을 끌었다. 산속등대복합문화공간 관계자는 영국에서 시작된 카붓 세일은 자동차 트렁크(car boot)에서 물건을 꺼내어 거래한다는 의미의 행사라며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해 치렀으며, 중장기 프로젝트로 기획한 만큼 앞으로도 지속성을 가지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의 참가비는 전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지역 예술인들을 적극 후원해나가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을 담아 전주 우진문화재단에 전액 기부할 방침이다.
전주의 목판 인쇄 문화를 바로 알고 완판본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전통판각 교육이 진행된다. 전주 완판본문화관은 전주시가 후원하고 대장경문화학교가 주관하는 전통판각강좌 초급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안준영 목판서화가와 함께 하는 이번 강좌는 주간(오후 2~5시)야간반(오후 7~10시)으로 나눠 오는 17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4개월 간 완판본문화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각 반의 수강인원은 15명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정원을 제한했다. 전통 판각 강좌는 전통 판각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조각도 제작, 음각기본, 음각글자, 양각기본, 양각글자, 워크숍, 목판화 작품 제작 등 실습 위주로 진행한다. 지난 2013년 전주의 판각(板刻) 문화 전승을 위해 시작된 전통 판각 강좌는 개설 이후 35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기획전시 100년만에 핀 꽃 완판본 심청전, 목판으로 만나는 뜻밖의 심청전, 호영남 기록문화로 마주보다 등을 통해 교육의 결실을 지역사회에 나누고 있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재료비만 부담하면 된다. 강좌 신청 및 문의는 완판본문화관(063-231-2213)으로 하면 된다.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3일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재단의 독립성과 그동안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에 집중 질의가 이뤄졌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이날 인사청문위원회에서 최영일 위원은 그동안의 재단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전북도의 하청업체라며 자율성과 다양성,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문화관광재단대표가 재단과 전북도와의 위탁관계를 끊어내고 후보자의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린 위원은 타 시도는 문화와 관광을 분리해 운영하는데 전북은 예술과 문화를 묶어 관리하다보니 집중도가 떨어진다며 전북도에서 파견공무원을 보내는 것도 이러한 혼선 속 재단 내 직원을 신뢰하지 않아서다. 파견공무원을 보내지 않을 정도의 신뢰높은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오평근 위원은 문화와 관광 두 분야가 연계가 될 수 있지만 구분되어야 하는 것이 더 많다며 현재 재단은 문화적 측면에 많이 치우쳐 있다. 대표로 임명된 후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에 대해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나인권 위원은 현재 후보자가 전주현대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재단 대표이사로 임명될 경우 운영중인 미술관을 위탁한다고 했다며 현대미술관이 재단의 공모사업에 참여할 경우 특혜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 재단과 관련된 사람이 이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만큼 현대미술관이 재단 공모사업에 응모하지 않도록 약속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재단의 자립도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재단 독립성이 현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앞으로 도와 도의회와 소통을 통해 자립성을 키울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는 후보자의 자기소개 및 직무수행계획 보고를 거쳐 도덕성검증(비공개), 업무능력 검증(공개) 순으로 진행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도덕성 검증은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현황과 납세실적, 부동산 매매 현황, 대출 현황 등을 살펴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VM아트미술관 관장 재임시절 운영방식과 목우회회원 위주 전시 개최 건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비전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래의 불확실성 속 문화에 대한 인식개선과 도민들의 향유권 확대 △문화예술의 동력인 예술인 복지개선과 사각지대 예술인들과의 다양한 컨텐츠 협약 적극 추진 △4차 산업화 시대에서의 문화예술관광을 이끌어갈 미래인재 육성 △자체적 제정확보 방안 등을 내놨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큰 결격이 지적되지 않으면서 이 후보가 별 무리 없이 대표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5일 청문 결과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후 의장에게 제출하면, 이후 8일까지 의장이 도지사에게 청문 결과를 송부하고, 결격사유가 없으면 임명이 이뤄진다. 이날 청문위원으로는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소속 정호윤, 이정린, 이병도, 조동용, 김대오, 나인권, 이한기, 최영일 의원이, 의장 추천으로 오평근, 김희수, 박희자 의원이 참여했다.
전북의 시민단체가 3일 열리는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전북도의회의 철저한 인사 검증을 주문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2일 논평을 내고 지난해 전북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목격했듯이 지자체장의 인사에 들러리 선 요식행위에 불과한 맹탕 청문회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면서 자질 검증과 상관없는 지역구 민원 청탁 수준의 질문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준비 부족이 문제였고, 도덕성 검증 과정 일체를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시민의 알권리가 철저하게 배제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말 전임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이후 5개월 째 수장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며 이번 청문회는 경과보고서 채택 자체보다 오히려 도 산하 공공기관장 후보 개인에 대한 더욱 철저한 자질 검증과 함께 그간 재단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을 개선하고 앞으로 재단이 문화정책 수립이나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진단 및 대안 제시와 같은 본래의 역할과 전북 문화예술 진흥,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소통이라는 과제를 올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공적인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청문위원인 도의원들의 제대로 된 준비와 노력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다섯 송이 꽃입니다. 지니꽃, 이현꽃, 서연꽃, 태훈꽃, 수인꽃. 영산홍 지자 덩굴장미가 울을 넘습니다. 울을 넘는 빨간 장미꽃을 따라 나왔을까요? 어린이집 꼬맹이들 나들이 나왔습니다. 온통 신기한 것뿐입니다. 그림책에서 보았던 참새가 짹짹 알은체합니다. 길가에 깡충깡충 토끼풀도 있고 아장아장 강아지풀도 눈에 띕니다. 개미다. 앞서가던 녀석이 무언가 끌고 가는 개미를 보았습니다. 빙 둘러앉아 녀석들 재미나게 끌려갑니다. 어른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 작은 개미가 눈에 띄었네요. 저 다섯 송이 꽃들, 언젠가 세상에 나오겠지요. 선생님께 못 배운 것도, 책 속에 없는 것도 보고 듣고 알게 되겠지요. 부디 큰 것들만 보고 듣고 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보았던 참새, 토끼풀, 강아지풀, 개망초, 개미가 먼저였으면 좋겠습니다. 영차영차 개미를 응원하는 화면 가득 다섯 꼬맹이, 머리에 앉은 나비를 보아 영락없이 꽃입니다. 선생님을 따라가는 아이들 발걸음에 놀란 개개비가 풀숲으로 날아듭니다.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는 전북도가 요청한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3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의회가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하긴 했지만,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처음이다. 청문위원회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소속의원 8명과 의장이 추천한 의원 3명 등 모두 11명으로 인사청문회 위원을 구성했다. 문건위 의원으로는 정호윤, 이정린, 이병도, 조동용, 김대오, 나인권, 이한기, 최영일 의원이, 의장 추천으로 오평근, 김희수, 박희자 의원이 참여한다. 인사청문회는 1차 도덕성 검증(비공개)과 2차 업무능력 검증(공개)로 나눠 실시되며, 1문1답(의원 1명당 질의시간 15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6월 5일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고 의장에 검토를 거쳐 8일까지 의장이 도지사에게 청문 결과를 송부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자리는 2019년 12월 이후 약 5개월 가량 공석이었으며, 그동안 3차에 걸쳐 공모가 진행될 정도로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순탄하지 않았다. 청문위원회는 후보자의 리더십과 정책비전, 경영능력을 비롯한 정책수행능력 및 도덕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청문회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전주문화재단의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에 젊은 예술가 5명이 선정됐다. 유인하(27), 정치현(24), 문민(31), 송지연(39), 소현(23)이 그 주인공. 올해 전주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이 작품 창작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에 변화를 줬다. 데뷔작품 500만원, 유망작품 600만원 등의 작품지원금을 시상금 형태로 지급하며, 정산서류 대신 작품 실연과 결과보고서로만 증빙하도록 한 것. 올 초 진행한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공모에는 전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만 20세~39세 예술가 21명의 프로젝트가 모였다. 먼저, 데뷔작품 지원 부문에 선정된 유인하 씨는 숨은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미디어파사드를 제작하고 토리밴드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열 계획이다. 정치현 씨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포착, 순수한 움직임과 소리로 재구성한 데뷔작품 Impression(인상주의)를 준비하고 있다. 유망작품 부문에는 미술 분야의 문민 씨와 영상설치분야의 송지연 씨가 선정됐다. 문민 씨의 전시 나를 비롯한 그대들 : 인간기술서에서는 사각형 틀 속 현대인의 모습을 기록하고 담아냄으로써 평면작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을 선보인다. 그녀의 영화관 프로젝트를 기획한 송지연 씨는 영화의 가상 포스터와 짧은 트레일러 영상작업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시나리오를 전시에 녹여낼 계획이다. 또한, 점프컨설팅 부문에는 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에서 활동하는 소현 씨가 선정됐다. 오는 6~10월 역량 강화와 홍보마케팅을 위해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받게 된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 될 전주 신진예술가의 작품은 올 가을 전주시 일원 문화예술 향유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간송미술관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내놨으나 유찰이 되었다. 2013년 무렵부터 공익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이 커져 소장품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 전형필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자행되던 문화재 유출을 막기 위해 사재를 털어 수집을 시작한 것이 그 모태가 되었다. 조선의 혼을 지키고자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유물들을 챙겼다. 이충렬이 쓴 간송 전형필을 보면 후일 국보가 된 금동 계미명 삼존불을 당시 기와집 80채 값을 주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 희귀한 고구려 불상이었고, 자칫 일본으로의 반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934년에는 일본에 가서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30점이 담긴 화첩을 흥정하여 구입해온다. 그 덕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혜원의 월하정인, 상춘야흥 같은 명장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경매에 나온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은 각 15억 원에 나왔으나,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회의 후원으로 구입 의사를 밝힌 탓인지 유찰되었고, 한편으로는 간송 전형필이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모으고 지켜온 유물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데에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충격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문화 예술은 당대의 정신적 영혼과 같은 것이다. 요즈음 같이 미술품을 장식적 상품 정도로 여기는 추세는 현대인의 영혼이 그만큼 저열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고뇌하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고, 그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문화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만 꽃피우기 마련이다. 시대가 변화해도 과거의 찬란했던 정신성을 반영하는 유물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 속에서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불상의 한국적 조형성이 완성되던 삼국시대, 통일 신라의 모습은 바로 1500여 년 전의 우리들 모습이었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형태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중이다. 아무튼 간송 전형필이 구축해 낸 간송미술관이 더 이상의 손실 없이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지켜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두 점의 유물을 내놓은 것은 사실 간송 선생의 뜻을 크게 해치는 충격이 되어 안타깝다.
전북도가 번번이 좌절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을 재추진한다. 그간 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중앙정부의 반대로 번번이 좌초됐는데 이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전북도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북도가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을 위한 용역을 다음주께 발주한다. 이를 위해 도는 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전 세계 작가들에게 기증받은 서예 작품의 체계적인 보관과 이를 활용한 상설 전시 등을 위해 전용관 건립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기증받은 서예 소장작품은 1574점이다. 하지만 이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767점은 전북도립미술관 수장고에 잠들어있고, 807점은 비엔날레 사무국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윤점룡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우수한 작품을 기증받았지만 수장고가 없어 창고에서 썩고있는 수준이라며 전용관 건립을 통해 원활한 작품 관리와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와 조직위는 지난해 서예진흥법(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전용관 건립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초 서예진흥법 법안에 국립서예원 건립이 거론됐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서예원 건립이 빠져 중추적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송하진 도지사도 전용관 건립을 통해 전북이 서예의 중심적 역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에 전용관이 건립되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14년 원광대학교가 서예가 양성을 위해 설립했던 서예학과를 폐지하면서 전북에 서예가 양성기관이 사실상 전무하다. 도는 전용관을 건립해 취미와 전문성을 넘나드는 교육기관 운영도 염두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문화체육관광부다. 문체부는 전북에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 건립 추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어서다. 향간에는 사진그림서예를 망라한 기념 또는 전용관이 아닌 서예특화 전용관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며 이 사업이 지방 의향 대상 사업으로 보여져 쉬운 결정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인 이안사와 호랑이에 얽힌 전주 호운석(虎隕石) 설화가 초등학생의 손에서 인형창극으로 재탄생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 리빙콘텐츠DIT센터는 지난해 개최한 손으로 만들어낸 연극, 지지배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손으로 만들자, 인형창극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전통문화 창작활동 프로젝트는 창극공연을 비롯해 인형소품제작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전통문화 창작활동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지역 특화자원인 전주 한지의 활용영역을 확장하고 전주형 메이커스페이스(Maker Space)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무료로 진행된다. 이에 한국전통문화전당 리빙콘텐츠DIT센터는 오는 6월 10일까지 손으로 만들자, 인형창극에 참여할 초등학생(4~6학년)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거쳐 최종 선발된 이들은 6월 20일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 연극공연에 필요한 인형과 무대소품을 직접 제작하고, 창극무대를 위한 소리(唱)를 연습하는 등 다양한 전통문화 창작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본 무대는 오는 9월중 무관객 공연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공연 모습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블로그, SNS, 유투브 등 온라인으로 공유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8월 선보인 손으로 만들어낸 연극, 지지배배에는 도내 초등학생 17명이 참여했다. 흥부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 프로젝트는 제작 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 정부 사업 성과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지역의 문화자원인 전주한지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공연이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어른들의 문화놀이터 See作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한다. 어른들의 문화놀이터 See作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예회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예술작품을 관람 후 창작활동까지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7월 4일부터 시작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전시 <박지은 옻칠화전 - 텅에 NEST>를 작가의 설명으로 감상하고, 작가의 작업실을 탐방해 작품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전시 감상 후에는 생활 속에서 활용 가능한 아트상품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평소 접하지 못했던 자연적인 소재와 특수한 기법들을 체험할 수 있다. 교육은 2기수로 운영되며 1기는 7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10시~오후1시까지, 2기는 7월 1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1시~오후4시까지 총6주간 진행한다. 참여는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며, 전화(063-270-7835)로 신청하면 된다. 각 기수 정원 충족 시 모집이 조기마감 될 수 있으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전당 관계자는 현대적 세련미가 가미된 전통적인 작업을 하는 지역작가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작가의 작업실 탐방까지 이뤄지는 만큼 좀 더 깊이 있게 작품이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참석자 -소재호 시인전북예총회장 -이강원 서양화가전북미술원로작가회 전시운영위원장 -강정렬 명인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 -최대현 도자공예 작가 -조현상 성악가 -박민성 연극 연출가 -한솔 무용가 △시간장소= 5월 22일(금) 오후 3시, 전북일보사 3층 편집국 회의실. 편집자주= 예향(藝鄕).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고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고을. 예부터 귀명창이 좋은 소리꾼을 낳는다고 했을 정도로 전북은 소리를 즐기고 풍류를 사랑하는 고장이었다. 예향이라는 수식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을 알아주는 이들과 함께 걷는다. 그렇다면 전북의 문화예술계는 현재 어디에 서 있는가. 전북의 문화예술계를 닦아온 원로와 청년 예술가 7인이 전북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진단했다. 원로들은 청년들의 도전을 격려하고, 청년들은 전북문화예술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원로들의 조언을 구했다. -포스트코로나시대, 전북의 문화예술계가 마주한 현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소재호= 코로나19 시대 이후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닫고, 도산하는 기업도 있죠. 예술은 먹고 사는 문제가 기반 돼야 향유할 수 있는 것인데, 1차적인 생계마저도 마비되는 시대에 예술행위는 침체되고 폐쇄될 수밖에요. 그림전람회에는 관람객이 없고, 공연은 관객이 없으니 행사는 취소되고 전시장과 공연장은 문을 닫죠. 행사를 가을로 미뤄한다 해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습니다. 전북체육대회가 취소되고 이와 함께 융복합형으로 치를 예정이었던 전라예술제도 열기 어려워지면서 지역예술계 흐름은 마비됐습니다. △이강원= 예술은 흥이 기본입니다.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가 없는데 작가들은 어디서 흥을 찾겠습니까.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술가들은 작품을 발표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합니다. 생활 속에서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예술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죠. 작금의 현실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전북미술 전체를 조명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지역 작가와 작품을 아카이브하는 작업 등입니다. 극소수의 사립미술관으로 빠듯하게 운영되는 전북의 미술계 현실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강정렬= 전라북도 국악계의 현실도 어렵습니다. 저처럼 예능 보유자로 있는 분들은 지원금이 매달 나오고 제자들을 둬서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교습을 하거나 학원을 운영하는 예술인들은 방문하는 발길이 끊기면서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 수업을 나가던 분들이 어려움이 크죠. 전라북도에는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전국에 가장 많다고 하지만, 학교가 문을 닫고 학원에 발길이 끊기는 상황에서 예술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문화예술계의 온라인 진출이 화두입니다. 지금 닥친 어려움을 타개할 대안이 될까요. △최대현= 많은 예술가들이 온라인 전시와 공연 중계 서비스의 확대가 4차 산업을 앞당길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직접 가서 만져보지 않아도 화면상으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대니까요. 하지만 많은 청년 예술인들은 활로를 찾지 못해 어려워합니다. 대학에서는 기초예술 학과가 폐지되고 미술을 전공했더라도 전문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취미로 이어가는 일도 허다합니다. △조현상= 공연과 같은 시각예술은 관객이 있는 현장에서 빛을 발휘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고 일상은 더욱 팍팍해졌죠. 지친 시민들을 위해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 들려드리는 창밖의 아리아 기획 등으로 일상에 환기를 하기도 합니다.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는 전보다 많이 멀어졌지만 한 공간에서 눈빛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음악가와 관객 모두에게 위로가 됐습니다. 온라인으로 대안을 찾으려는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피부로 와 닿는 예술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박민성= 연극인들은 대부분 새해 3월부터 1년간의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는 대책없이 코로나19 사태를 마주하면서 모든 일정이 멈췄습니다. 계획 자체가 불가능하죠. 특히, 10대와 20대 학생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더합니다. 연극영화과 진학을 목표로 연습해오던 친구들은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한 상태에서 멈춰있어야 하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공연이 멈춘 상태에서 두 손 다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보니 온라인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온라인 상영회를 시청하고, 저도 유투브 채널을 개설해 영상 편집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한솔= 무용은 그야말로 컨텍이 필수인 예술장르입니다. 혼자 하는 독무보다도 다수가 모여서 만드는 안무가 많아요. 현재는 연습실이 폐쇄되다보니 대학 무용과 입시를 준비하던 제자들은 특히 어려움이 큽니다. 제대로 된 연습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연을 온라인화한다고 해도 예술인들이 느끼는 보람과 긍지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이강원= 현재 코로나19로 서로를 대면하지 않고 차단하는 분위기인데,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공연과 전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듭니다. 문화예술계의 온라인 진출은 예술인들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문화정책을 만드는 예술행정가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이 뒷받침 돼야 개인의 노력도 빛을 발할 수 있겠죠. -신진이 등용하기 위한 전북 문화예술계의 입지는 어떻습니까. 청년들이 문화예술 경력을 쌓기 위한 환경으로서 전북을 본다면요. △소재호= 근원적으로 각 대학에서 예체능 관련 교과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음악과 미술 등 순수예술 창작을 수학하기 위한 학과를 없애는 것은 예술을 키우기 위한 풍토라고 볼 수 없습니다.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국공립에서도 이런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대학에서 학과를 없애고 학생을 선발하지 않으니 관련 입시를 준비하기 위한 학원도 사라지고 예술교육을 위한 직종도 설 자리를 잃게 되죠. 전북을 예향이라고 하는데 현실은 그 중심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예술인이 없다면 관객도 없고 전문가도 없습니다. 문화예술계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이 현실은 전북의 미래를 가꿔나갈 행정가와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걱정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조현상= 전북지역에 신진들이 활발하게 키워지려면 지역 인력을 활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돈 들여 대도시와 외국으로 유학을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전문적인 예술인력으로 키워지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지키는 이들에게 걸맞는 대우가 있어야겠죠. 전주만 해도 클래식 분야의 예술인들은 대중음악과의 융합을 시도하며 지역 관객들과 가깝게 소통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다양한 음악적 도전을 하면서 지역 속에서 설 자리를 찾는 거죠. 그런데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 예술가들은 지원사업을 어디서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헤매기 일쑤입니다. 설령 계획서를 제출하게 됐다 하더라도 전국에서 모인 내로라 하는 경력자들에 밀리죠. 적절한 지역 안배는 전북의 문화예술인재를 키우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솔= 현재 대학에서는 무용을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있는데, 과연 예술에 대한 교육이 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 또래만 둘러봐도 20~30대에 예술 하는 친구들을 찾기 힘듭니다. 청년들이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서 예술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려면 또 다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무용가는 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용과 미술을 콜라보해서 또 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겠죠. 관객을 모으기 위한 홍보 전략도 배워야 합니다. 지난해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홍보가 제대로 안 이뤄지다보니 관객이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열심히 준비한 공연인데 많이 안타까웠죠. △강정렬= 국악의 고장인 전북에 병창과가 없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국악꿈나무들이 전북을 떠나 타지로 가게 되지만 현실을 알기에 어찌 할 도리가 없지요. 대학에 30년간 출강하면서 많은 제자들이 저더러 왜 전북에는 병창과가 없냐 물어올 때마다 속이 상했습니다. 청년들이 전통예술을 접하고 역량을 키워나가려면 그에 맞는 교육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예술의 보편성과 함꼐 지역적 특수성이 있을 텐데, 전북에서 특화할 수 있는 문화예술 전략을 제시해본다면. △소재호= 지역 작가의 작품을 지역 명소와 연계해 더욱 많이 알려야죠. 일례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에 지역 작가의 창작물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겠죠. 예술이 활력을 가지면 관광이 융성해지고 산업 발달과 함께 지방재정이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강정렬=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전북의 국악을 더욱 알려야 합니다. 무형문화재가 100여명에 달하는 전북에 무형문화재 전수관이 없어 예향 전북이란 말이 무색해집니다. 무형문화재를 제대로 전승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전수관을 지어 지역의 소중한 자원인 전통예술을 가꿔나가야 합니다. △이강원= 평소 주변에서 한옥마을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지역의 미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립미술관이 없다는 점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예술이 잘 발달한 전국 주요도시를 살펴보면 대부분 시립미술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주에도 시립미술관을 지어 지역 미술의 위상을 높이고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었으면 합니다. -예술인 복지가 지역 문화예술계의 환경과 직결한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전북 문화예술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더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현상= 전주에는 클래식이나 합창을 전문적으로 공연하기 위한 공간이 적고 한정적입니다. 일반인과 함께 어울리기 위한 합창 공연을 준비해도 적절한 공간은 이미 대관이 끝난 경우가 많고, 결국 강연장 용도로 만든 강당에서 공연을 올려야 합니다. 음악예술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전용 공연 공간이 확충되길 바랍니다. △한솔= 무용만 해도 한국무용, 현대무용, 스트릿댄스 등 분야가 다양해요. 전주에는 실력 있는 비보이 댄서들도 많고요. 한국무용의 경우에는 시립과 도립무용단이 있는데 단원 공모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보니 대학에서도 무용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거의 없습니다. 미래 예술인을 양성하는 교육자들의 자세도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처음 접한 10대 아이들에게는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 지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대현= 제가 재무이사로 있는 한국공예가협회도 회원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700여명 회원의 연회비를 모아 일년에 한 번 전시를 여는 것이 전부입니다. 예술로 생계를 꾸려야 하다보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고, 먹고 살 일이 요원한 지역 예술가들은 점점 더 서울로 몰리고 있어요. 지역 문화판을 둘러보면 30대인 제 아래로 들어오는 후배들이 없다는 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박민성= 미투 이후 전북 연극계의 지형이 바뀌었고, 열정 있는 연극인들이 새 판을 짰습니다. 지역의 소극장은 국가 지원사업과 문화재단 무대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극장을 갖추지 못한 단체들은 공연장 대관문제로 더욱 빠듯하게 살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고민보다 그 지원금을 집행하고 나머지 비용을 어떻게 충당해야 하나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받지 못하는 예술인들은 더욱 굶주리고 있죠. 대관 비용이 적정하게 책정되고 작품 실현을 위한 지원금 규모가 조정된다면 영세한 예술인들도 현실적인 부담을 덜고 다양한 작품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강원= 전북 미술계를 둘러보면 20대 친구들을 찾기가 힘들어요. 30대도 손에 꼽는 수준이고요. 전북의 예술인들이 이 지역에 살면서 작품을 만들어 올리는 데 자부심을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전북지역 예술인들의 꿈이 모여 지어진 전북예술회관의 전시장과 공연장의 접근성과 활용성이 보다 더 개선되길 바랍니다. 행정에서도 지역의 문화예술계 어려움을 진단하고 예술인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열악한 문화예술계 환경을 바로 알려면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필수죠. 예술인들이 자부심을 가지면 전북의 예술도 더 꽃필 수 있습니다.
전라도 정신을 되새기고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인식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열렸다.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이사장 전일환, 원장 김동수)이 26일 오후 5시 전주 라마다호텔 2층 피렌체룸에서 <전라정신> 창간호 출판기념회와 제1회 전라정신문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박병술 전주시의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서거석 전 전북대학교 총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석했다. 전일환 이사장과 김동수 원장은 어려운 시기, 전라정신 창간을 함께 기념해주시고 지역의 역사와 정신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전라도의 정신문화를 복원하고 구현하기 위한 활동에 더욱 힘쓰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은 축사를 통해 전라정신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자존심이자 후대를 위해 알리고 선양해야 할 과제라며 정여립 정신, 웅치이치전투 전적지, 동학농민혁명을 비롯한 우리 역사의 가치를 되새기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제1회 전라정신문화 세미나에서는 전주대 한국어문학과 임철호 교수의 김덕령 이야기와 전라 민중 이라는 발표와 전주대 전일환 명예교수의 토론이 열렸다. 이어 수제천연주단 이금섭 예술감독이 정읍의 선율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전북과학대 유종국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과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된 세미나는 그동안 세월이 흐름 속에 가려져 있었던 전북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고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창립식을 가진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은 우리 지역의 역사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예술인, 언론인, 대학교수, 법조인, 인문학자 등 지역 인사가 모인 정신문화단체다. 유무형의 역사 문화재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개발해 정신적인 자긍심을 키우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전라정신연구원의 활동상이 집약된 연구논문집 <전라정신>의 창간호에는 회원 40여명의 글이 담겼다. 연구원이 추구하는 전라도정신에 대한 다각적인 토론과 연구물을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 쓰레기를 버렸습니다. 다음날 또 다음날, 검정비닐 봉투가 쌓여갔습니다. 길고양이들이 냄새를 찢어발겼습니다. 봄날 다 가도록 골목에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오랫동안 할머니 한 분이 두어 고랑 고추, 상추, 들깨 꽃을 피우시던 마음 밭에 쓰레기가 만발했습니다. 골목 어귀 꽃집 아가씨였습니다. 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 노래처럼 고왔습니다. 코설주 부러뜨리는 고약한 냄새가 그니 마음을 후려쳤을까요? 어느 날 끙끙 쓰레기 더미를 치웠습니다. 호미로 파고, 키 작은 팬지는 앞쪽에 키 큰 튤립은 뒤쪽에 파랑, 노랑, 하양 색칠을 했습니다. 댓 평 공터 아니 온 동네가 환해졌습니다. 이웃들도 활짝 피어났습니다. 꽃 앞에 누군가 고양이 밥을 두고 갔습니다. 손바닥 닳도록 빌러 오는 어두운 마음이, 두엄자리 같은 육신이, 한 백 년 환할 꽃을 새겼습니다. 내소사 대웅보전 부처님 빙그레 웃으시는 것도 활짝 핀 저 꽃살문 때문이라는 것을 압니다. 한 땀 한 땀 꽃 이파리를 피웠을 목공의 손바닥도 분명, 모란처럼 피어났을 겁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이슬과 함께 하늘로 돌아가리라.시 귀천을 쓴 시인 천상병은 희대의 기인으로 알려진 중광스님을 봤을 때의 인상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비록 누더기 옷을 걸치고 가슴에 고장난 시계, 머리에 쓴 모자에 울긋불긋 달린 장식들, 그 모습이 우습다고 보이지만 어느 곳이든 어느 하늘 아래를 활보한들 떳떳한 그 모습, 그 웃음 앞에는 누가 말할 자 있을까? 스님과 나는 언제나 서로가 형님과 도사가 엇갈리는 대화가 있을망정 마음 속으로 보살님이니 우린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것이다. 반대로 중광은 천상병 사후 낸 책에서 그를 이렇게 기리고 있다. 천상병 시인은 자식도 하나 없고/ 이렇다 할 재산도 없어도/ 맥주값 500원이면 이 세상을 넉넉하게 살다 가신 도인이었다. 내가 아는 중광은 세상을 걸림 없이 통 크고 멋지게 살다 가신 도인, 예술가였다. 미국의 불교학자 랭커스터 교수가 그를 발견하고 미친 중이라는 책을 펴내 그의 선 사상과 예술을 소개하자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종로의 감로암 그의 거처는 벽과 천정까지 낙서 투성이였는데 술이 취해 귀가를 하려 대문을 나서자 나를 불러 세우더니 바로 달마도 한 점을 달빛에 비추며 깔깔 웃던 모습이 생각난다. 머리에 성기를 달고 있는 달마였는데 전남대 발전 기금으로 내놓았던 작품이다. 이제 중광 스님도 가신지 18년이 된다. 그가 생전에 썼던 시 <허튼 소리3>을 보면, 우리집 개는 불교를 믿고/ 우리집 고양이는 예수교를 믿고/ 우리집 향나무는 유교를 믿고/ 우리집 우물은 무당을 믿고/ 나도 가갸거겨 또 가갸거겨/ 너도 가갸거겨 또 가갸거겨가 있다.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가장 통렬하게 열린 세계를 노래하고 있다. 글만 쓰지 말라고 물감을 상자에 가득 담아 주시고 전시회 때는 싱글싱글 웃으며 품평을 해주시던 기억이 새롭다. 나는/ 천당과 극락을/ 오른쪽 호주머니에/ 가지고 다닌다/ 양심은/ 하늘에 걸어두고/ 이슬처럼 따먹는다고 노래 했던 그는 임종에 앞서 나 죽거든 절대 장례식 하지 마라. 가마니에 둘둘 말아 새와 들짐승이 먹게 하라고 말했지만 그는 그렇게 떠나지 못했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 인생이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 이하 전북예총)가 주최한 2020 전북민속예술축제에서 김만경외애밋들노래가 일반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수상팀은 오는 10월 8일 충남 공주에서 열리는 제6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전라북도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또한, 제28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 출전하는 자격이 주어지는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고창강호항공고 농악부가 차지했다. 2020 전북민속예술축제의 일반부 금상은 군산우도농악보존회, 은상은 순창읍농악단, 동상은 전주한우리예술단에게 돌아갔다. 이번 축제의 심사위원은 유지화박동근 농악무형문화재와 설태종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장을 비롯해 전라북도 문화재위원인 송영국 백제대 교수와 소덕임 전북국악협회장이 맡았다. 설태종 심사위원장은 전북민속예술축제의 취지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민속예술을 발굴하고 재현함으로서 이를 후손에 온전히 물려주는 데 있다며 이번 대회에 출전한 작품을 살펴보니 바쁜 농촌생활 속에서도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뤄 한마음으로 연습을 충실히 해온 팀들이 많아 의미가 있었다고 심사총평을 밝혔다. 또한 설 심사위원장은 대상을 받은 김만경외애밋들노래는 원형이 잘 보존된 작품으로 평가됐으며 지역성에 맞는 뛰어난 작품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전라북도에는 소중히 보존하고 반드시 계승 발전시켜야할 민속이 많은데, 아쉽게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거나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서 민속예술을 보존하고 계승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의 두 번째 연임이 확정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조직위)는 지난 20일 조직위원 총회를 열고 박재천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통해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지난 22일을 시작으로 3년간 새로운 임기에 돌입했다. 지난 2017년 첫 번째 연임에 이어 두번 째 연임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오는 9월에 치러질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지속성을 지키고 안정적 운영을 이어가는 한편, 향후 축제의 비전과 혁신을 제시할 적임자로 박재천 집행위원장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 타악기 연주자와 프로젝트 앙상블의 기획자로 활동을 시작한 박 위원장은 클래식과 재즈, 전통음악을 토대로 우리음악의 독창성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음악의 세계적 보편성을 찾는데 30여년간 몰두해왔다.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으로서 지역 예술인과의 꾸준히 소통하는 한편, 국내외 예술기관과 협력을 도모하며 소리축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박 위원장은 축제의 국내외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기여하면서 조직 내부와 지역사회의 신망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TWMC가 제정한 베스트 페스티벌 어워드 세계 1위에 소리축제의 이름을 올리는 성과도 냈다. 2005년부터는 국내 전위재즈 프로그램인 서울즉흥연주집단(SMFM)을 기획하고, 한국의 재즈연주가 공연프로그램인 대한민국 재즈열전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장단을 드럼과 외국 타악기로 연주하는 코리안그립(Korean Grip) 장단법을 창시하기도 했다. 두번 째 연임을 시작한 박 위원장은 우리 소리의 창의적 실험과 시도로 다양한 세대, 보다 많은 지역민들의 공감과 갈채를 받는 축제가 되길 희망해 왔다며 내년 축제 20주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축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지역과 함께 문화예술이 성장하는데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비정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인문학 강연이 지난 23일 정읍 무성서원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무성서원 문화재 활용사업단(단장 안성덕)이 주관하는 살아 숨 쉬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강의를 맡은 이재운 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방울과 칼을 찬 선비 남명 조식의 선비정신을 주제를 통해 실천하는 선비의 자세를 강조했다. ㈔수제천 연주단은 강연 전후 수제천 공연을 선보여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강연에는 김영심 정읍시 문화재팀장과 김승범 정읍시의원 등 시시의회 관계자를 비롯해 정읍과 전주 등지에서 모인 유림과 지역주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무성서원 문화재 활용사업단은 올해로 7년째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인문학 강연을 비롯해 4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시작한 풍류방에서 피어나는 풍류(風流)와 도(道) 프로그램은 오는 10월까지 총 7회 강연과 공연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무성서원, 예(禮)에서 놀다, 선비정신 학(學)에 기대다, 최치원, 정극인선생 발자취를 따라서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무성서원 문화재 활용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강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계획된 일정보다 늦게 시작됐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무성서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는 자리였으며, 오는 10월까지 진행될 무성서원 문화재를 활용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코로나19로 인한 도내 전업 미술인의 창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내 미술작품을 긴급구입한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총 2억 원을 긴급작품구입 예산으로 편성, 25일부터 6월 2일까지 평면, 입체, 뉴미디어 등 시각예술 전 분야에 걸쳐 작품을 구입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맞아 예술 활동이 현저하게 위축되고 미술 창작유통 여건이 어려워져 문화예술생태계가 침체에 빠져서다. 작품구입신청은 최대한 많은 전업미술인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작품 공모의 성격상 1인(1팀) 1 작품 250만원 이내 작품만 응모할 수 있다. 김은영 관장은 이번 긴급작품구입이 도내 전업미술가들의 어려움을 일소하는 데 한계가 있겠지만 어두운 시대에 미술 창작의 손길을 비추는 희망의 빛이 되었으면 한다 면서 이번 작품 구입으로 전북미술을 연구하고 전시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아 도민의 문화 향유 증진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참가 자격은 도내에 거주하고 있거나 도내에서 출생한 대한민국 전업 미술가 누구나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이메일 heeyou1@korea.kr로 문의하면 된다.
전주문화재단이 지역 내 시각예술 유통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 아트마켓 참여작가 20명을 선정했다. 전주문화재단은 지난 21일 시각예술 유통 지원사업인 도시갤러리, 전주에 참여하는 작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작품임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이 사업은 미술시장 진입이 어려운 시각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알리기 위한 판로를 개척하고 유통의 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술가의 작품을 대여해 다섯 차례의 전시를 진행함으로써 작가에게는 임대료를, 시민에게는 예술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내 시각예술 유통을 활성화를 위해 아트마켓 참여 작가를 모집했다. 전주문화재단은 심의를 거쳐 총 20명을 최종 선정했다. 정소라국형원최빛나장우석이호철박진영김철규이진이루리강유진이가립송지호이보영 김성석배병희장영애박지은박방영이홍규이희춘 작가는 오는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의 아트마켓 미술축제 서울아트쇼 2020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과 출품작 임대료 100만원을 지원받는다. 전주문화재단은 운송보험설치철수에 대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판매 수익금 또한 모두 작가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김선정 전주문화재단 문화진흥팀장은 지역 내 시각예술가와 컬렉터의 관계를 만들어 줄 매개자가 없는 점을 고려해 미술작품의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번 사업이 전주 시각예술 유통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지방팬 생존기] ②"돈 안 쓰면 팬 아닌가요?"⋯같은 마음 다른 방식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예원대 국내 최초 코미디연기학과, 18일 첫 학위수여식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
[한자교실] 허심탄회(虛心坦懷)
조승우-강혜정, 열애설뒤 공식석상 첫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