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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78. 비위가 상하다-기분 상할때 쓰는 올바른 표현

많은 사람이 기분이 상했을 때 ‘빈정 상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 누군가의 태도나 말에 기분이 상했다는 의미로 쓰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여기서 ‘빈정’은 ‘빈정거리다’와 ‘빈정대다’의 어근이다. 어근에는 의미는 지니고 있지만 의존적이라서 혼자 나타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빈정’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빈정 상하다’와 같이 ‘빈정’을 자립적으로 쓸 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빈정 상하다’의 ‘빈정’은 ‘빈정거리다’의 ‘빈정’과 의미 면에서도 맞지 않다.그럼 위와 같은 상황에서 기분이 상했다는 의미로 쓸 수 있는 표현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비위 상하다’가 있다. ‘비위 상하다’는 ‘마음에 거슬리어 아니꼽고 속이 상하다’, ‘비위가 좋지 않아 금방 토할 듯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 앞의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비위는 소화액을 분비하는 비장(脾臟)과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위장(胃臟)을 합친 말로, 음식에 대한 기분이나 느낌을 의미한다. 나아가 ‘아니꼽고 싫은 일을 당하여 견디는 힘’의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비위가 당기다. 비위가 좋다. 비위가 상하다. 비위를 맞추다 등으로 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8.02.02 23:02

[불멸의 백제] (22) 2장 대야성 ①

하산성 성주는 7품 장덕(蔣德) 벼슬의 정욱. 30대 중반의 정욱이 계백을 청의 상석에 앉히고는 인사를 했다.방령이 보내신 전령의 전갈을 받고 지나실 줄 알고 있었습니다.우리가 대야주(州)를 휘젓고 다녔기 때문에 이곳 하산성에도 신라 정찰대가 기웃거리게 될 것이오.계백이 말을 이었다.그들도 정찰대를 보내 백제령을 휘젓고 다닐 가능성이 있소.대비하겠습니다.저녁 시간이어서 곧 청안으로 저녁상이 들여져 왔다.전시(戰時)라 차린 것이 변변치 않습니다.정욱이 장수들을 접대하면서 말했다.작년에 신라군이 성 앞에서 백제군을 유인해가는 바람에 성주가 전사하고 군사 2백여명이 전사했습니다.장수들의 시선을 받은 정욱이 말을 이었다.다행히 성을 빼앗기지 않았는데 그 후부터는 방령의 지시로 하산성 군사는 밖으로 나가지 못합니다.오면서 보니까 성 앞 10리 지점의 골짜기가 매복하기 좋습디다. 거기에서 성주가 죽었소?바로 그곳입니다.정욱이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신라군 5백이 매복하고 있었지요. 성주는 적을 쫓다가 함정에 빠진 것이오.하산성에는 보군 5백에 기마군 3백이 주둔하고 있었으니 기마군만 당했을 것이다. 국경은 모두 전장(戰場)이어서 이야깃거리가 없는 곳이 없다. 오랜만에 백제땅으로 들어온 기마대는 마음을 놓고 환담했다. 전장(戰場)도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웃음소리도 가끔 들렸다. 다음날 저녁 무렵에 계백의 기마대는 칠봉성으로 들어왔다. 열이틀만의 귀환이다.주인, 포로는 잡으셨습니까?계백이 관저로 들어오자마자 덕조가 물었다. 여종 신분인 고화와 우덕이 뒤에 서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안 잡았다.마룻방으로 들어서는 계백의 등에 대고 덕조가 다시 묻는다.삼현성 앞은 지나셨습니까?시끄럽다.기마군 5백을 이끌고 온 터라 곧 소문이 날 것이다. 굳이 입막음을 할 필요도 없다. 계백이 씻고 방에 앉았을 때 곧 저녁상을 든 우덕과 물병을 든 고화, 그 뒤를 덕조까지 따라들어왔다.주인, 남방에서 전쟁이 일어납니까?방문 앞에 앉은 덕조가 불쑥 물었으므로 수저를 든 계백이 웃었다.동방에서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 수십 년간 사방이 다 전쟁이다.큰 전쟁 말입니다.그건 모른다.계백의 시선이 상 옆쪽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고화를 스치고 지나갔다.삼현성주가 바뀌었더구나.놀란 고화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를 냈고 우덕은 눈을 치켜떴다. 입안의 음식을 삼킨 계백이 외면하고 말했다.딸이 포로로 끌려갔다는 것을 대야군주한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더군. 새 성주가 왔고 전(前) 성주는 자택에 연금되었다.얼씨구.덕조가 손바닥으로 문지방을 쳤다.대야군주 김품석이가 아주 빌어먹을 놈이구나. 충신을 가두다니, 나쁜 놈.이것이 바로 웃으면서 뺨을 치는 수작이나 같다. 그때 고화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았고 우덕은 주먹으로 방바닥을 쳤다. 그것을 본 덕조가 말했다.이제 이것들이 백제 자식들을 낳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8.02.01 23:02

라면 기부하고 공연도 즐기세요~

한문화국제협회(이사장 김관수)가 주최주관하는 사랑의 자선 라면 문화 콘서트가 오는 4일 오후 3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한문화국제협회가 한마음 한 뜻으로 기부의 그릇에 사랑을 전하세요를 목표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라면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대중음악 공연이다.공연 입장료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한 묶음으로 구성된 라면 5개를 내면 된다. 행사는 매년 이어질 예정으로, 올해는 2018년을 맞아 2018개의 라면을 전달한다. 매년 연도에 맞춰 라면 개수가 늘어난다. 부족한 라면 수는 협회에서 충당한다. 아름다운 나눔에 지역 단체들도 동참했다. 진안고원 마이산 탑사, 익산향토문화음악발전협회, 사회적기업협의회, 제이피썸 등이 후원했다.오는 4일 열리는 공연에는 전부성, 현자, 혜랑, 미현, 한유빈, 김미옥, 박미옥, 임영애, 박부철, 김영애, 혜미, 주채연, 김연화, 윤혜솜, 장소미, 유나은 등 16명의 가수가 참여한다.김관수 한문화국제협회 이사장은 우리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 공헌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세계적으로는 우리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세계에 보급해 명실상부한 한문화 융성을 실현하겠다고 업무 계획을 밝혔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2.01 23:02

[문화예술계 신년설계] ⑨ 전주문화재단 - 시민 문화권·예술가 창작권 지원

올해 전주문화재단은 전주시민의 문화권과 예술가의 창작권을 지원하는 전문적인 문화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민 문화서비스 강화를 위해 생애주기 맞춤 교육, 생활문화 환경 조성, 생활문화 매개자 양성 등 생활문화 관련 신규 사업 3개를 개발했다. 한벽문화관 운영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사업팀과 공간관리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조직은 1국 1관 6팀 체제가 됐다.△시민 문화서비스 강화시민 문화서비스 강화를 위한 신규 사업은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지원, 생활문화예술 환경 조성, 생활문화예술 매개자 양성 및 시범 배치 등이다.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교육 대상을 유아에서 고령층까지 포함한 전 연령대로 확대한다. 생활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전주시, 주민자치센터, 삼천우아인후진북효자문화의집 등과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또 생활문화예술 매개자인 청년문화동장을 양성해 권역별 문화의집 중심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생활문화예술 동호회 지원사업, 문화 소외계층 지원사업인 예술선물배달, 웃어요 전주 등도 지속해서 추진한다.△표현의 기회 확대와 공유팔복예술공장은 올해 운영을 시작한다. 창작Cell 스튜디오 운영, 전시 및 예술 교육, 팔복동 주민과의 협업 체계 구축 등이 이뤄진다.전주시 33개 동을 대상으로 한 전주시 마을조사사업은 올해 조사를 마무리한다. 2015년 시작한 전주시 마을조사사업은 현재 23개 동 전주시민 505명을 대상으로 3608개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올해는 평화동, 우아동, 삼천동, 호성동, 조촌동 등 10개 동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고, 수집한 이야기의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른 자치단체의 문화예술 선진사례를 탐구하는 현장벗담은 지속해 운영한다.△예술인 창작권 확보문화예술의거리 지원사업은 전주시민놀이터, 청년음악극장(구 창작지원센터), 동문길 60 등의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동문길 60 체험마켓 등 예술가와 주민, 상가가 연계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신진예술가 지원사업은 데뷔작품 지원, 유망작품 지원, 실연공간 지원 등 지원 분야를 세분화한다.도시갤러리 전주는 전주지역 시각예술가에게 작품 전시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작품은 공공기관, 문화공간, 상업공간 등에 전시한다. 작가에게는 작품 임대료 등을 제공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2.01 23:02

'문화공간 기린' 관장 이현옥씨 부부 "젊은이들에게 문화·예술 혜택"

눈으로 사치 부리는 건 누구도 가져갈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젊은이들에게 문화예술 관람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아가 젊은이뿐만 아니라 노인, 장애인에게도 문화적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전주 객사4길 내 기린오피스텔 3층에 문화공간 기린이 들어섰다. 문화공간 기린은 미술관, 전시관, 금속공예공방,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된 공간. 경북대 교육학과 박종렬 전 교수와 문화공간 기린 이현옥 관장의 합작품이다.전주 출신인 이 관장은 숙명여대 응용미술과(한국화)를 졸업하고 1년 6개월간 미술 교사로 활동했다. 동향인 박 교수와 결혼한 뒤 미술 교사를 그만두고 서울에서 20년, 대구에서 30년 동안 생활했다. 2013년 박 교수가 정년 퇴임한 뒤에야 귀향해 젊을 적 꿈인 갤러리 운영이라는 소망을 실현하게 됐다. 이 관장은 돈보다 보람을 쫓아 조성한 공간이 문화공간 기린이라고 했다.살면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린오피스텔 활용방안도 고심했죠. 상업적인 이윤을 따지지 않고 영화영상미술 관련 업체가 우선적으로 입주하도록 했어요. 먼 훗날 나를 위해, 남을 위해 잘한 선택이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문화공간 기린은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술관전시관세미나실 등의 대관, 시설 관리사업을 수행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74세까지 지속적인 고용을 유지하고, 취약계층 예술인을 대상으로 대관료 할인 등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문화공간 기린은 지난해 4월 27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와 동시에 개관해 100 films, 100 posters를 전시했다. 그동안 기린오피스텔 소장 작품전, 시향을 담아내는 찻그릇 작품전(추왕석), 감성의 시선전(군산대 졸업 작품전), 수묵의 세계에서 놀다(여지회), 은유-예술로 피우다(기린미술관 초대작가전)를 전시했다.그리고 1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는 곽정우 작가의 완전한 사랑 展을 선보인다.이번 전시는 곽 작가의 부재 시리즈 중 하나인 사랑을 모티브로 한 회화 작품 약 20점으로 구성했다. 그는 2012년부터 부재의 대상으로 사랑, 인간성, 진리에 주목했다. 사랑은 하트, 인간성은 옷, 진리는 책으로 작업해왔다. 완전한 사랑은 하트, 단추, 줄로 표현된다. 하트는 사랑의 형태이자 삶의 원형이다. 단추는 하나의 점을 나타내고 선과 면을 이루는 최소 단위로 시작을 의미한다. 닫힘과 열림, 구속과 자유를 상징하기도 한다. 줄은 사람과 사람, 진리와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를 뜻한다.곽 작가는 10년 전,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청소년 소설책 <6학년 1반 구덕천> 삽화 작업이 자신의 터닝포인트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만 그렸다면, 이후에는 사회에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학교폭력왕따 추방 캠페인(원화전 전국 순회)이다. 또 그는 자신의 아트상품 판매 수익금으로 루게릭 환우를 돕고 있다.곽 작가는 남원 출신으로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서른한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2.01 23:02

'문화누리카드' 내달부터 발급…7만원으로 인상

6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법정 차상위계층이 문화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간 7만원을 지원하는 문화누리카드가 2월 1일부터 발급된다.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는 문화누리카드사업은 삶의 질 향상과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됐다.올해 전국적으로 1794억 원을 투입해 256만여 명을 지원한다. 전북지역은 약 70억 원의 사업비로 10만 1000여 명의 대상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문화누리카드는 6세(201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및 법정 차상위계층이 신청할 수 있다. 전용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공연영화전시국내 4대 스포츠경기 관람을 비롯해 여행, 숙박, 문화체험, 고속시외버스, 철도, 악기점, 각종 체육시설과 체육 강좌 및 용품 구매 등이 가능하다.개인에게 발급된 문화누리카드는 필요에 따라 가족끼리 1매로 합산해 사용할 수 있다. 농협 영업점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지정된 가상계좌로 1개 카드당 10만 원까지 입금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카드 발급은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능하다. 카드 이용은 12월 31일까지이다.지역 읍면동 주민센터와, 문화누리카드 홈페이지(http://www.mnuri. kr)을 통해 카드발급과 재충전을 할 수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카드 사용처와 이용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기타 문의는 문화누리카드 고객센터(1544-3412), 또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문화관광팀(063-230-7463).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1.31 23:02

손과 발, 치열한 예술의 흔적

최근 SNS에 자신의 발 사진을 공개한 테니스 선수 정현을 비롯해 강수진 발레리나, 김연아 피겨스케이트 선수 등 운동선수와 예술인들의 손과 발은 공개될 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상처투성이에 울퉁불퉁 변해버린 일부가 때론 치열한 삶 전체를 대변한다. 전북지역 예술인들의 손발에 새겨진 흔적을 통해 이들의 노력과 작업세계를 들여다봤다.△상처도 내 작업의 일부지난 29일 전북대 예술대학 작업실. 겨울방학임에도 학교에 나온 조소과 대학원생인 최무용이루리(27) 씨가 작업에 쓸 스테인리스를 절단하고 있었다. 스테인리스강, 돌 등 주로 무겁고 단단한 재료를 절단하고 용접하는 조각은 신체의 힘을 많이 필요로 한다. 또 물질이 가진 힘과 성질을 손으로 직접 만져서 다듬고 형상화하기 때문에 조각가들은 손이 빨리 늙는다고 말한다.네일아트는 바로 벗겨지거나 끊어져 꿈도 못 꿔요. 손을 조금이라도 꾸미면 바로 작업할 생각 없냐며 우스갯소리가 날아오죠. 건조한 겨울엔 작업하다가 손을 펴잖아요? 쫙 찢어져서 피가 나요. 이루리 씨의 말이다.그라인더나 톱, 사포날, 용접기 등을 사용하며 생긴 상처를 여기저기 짚어내는 둘이다. 이들은 하지만 감수한다. 그만큼 작업에 몰두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각품과는 또 다른 형태의 예술 결과물이라는 것.더 단단한 손을 만들고 싶다는 최무용 씨는 그만큼 성숙해져 있을 내 작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오랜 연습의 흔적 굳은살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단원들은 손에 박인 굳은살은 기본이고 지문이 변형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박달님(44) 가야금 수석 단원은 왼손 엄지손가락에 패인 줄을 보면 연습을 많이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박 수석은 고속도로가 생긴다고 표현했다. 독주회 등 개인 연주회를 앞두면 하루 평균 8시간은 연습에 매진해야 한다. 이런 날에는 그의 말대로 고속도로가 생긴다. 왼손은 줄을 누르고, 오른손은 줄을 뜯는 역할을 한다. 가야금 줄의 장력 때문에 줄이 지나가는 자리는 늘 굳은살이 박여있다.거문고는 6현으로 된 악기이지만 유현(거문고의 둘째 줄)과 대현(거문고의 셋째 줄) 두 줄을 가지고 논다. 위은영(50) 거문고 수석 단원도 술대를 잡는 오른손은 휘고, 줄을 누르는 왼손은 굳은살투성이다. 하지만 위 수석은 굳은살이 곧 실력이라는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굳은살이 박인 만큼 힘을 빼야 해요. 운지법이 잘못되면 한 달 안에 어깨와 손이 고장 나거든요. 굳은살이 다는 아니에요. 힘이 아닌 호흡으로 소리를 내야 해요. 진짜 고수는 굳은살 없이도 좋은 소리를 냅니다.해금을 연주하는 조진용(28) 단원은 손가락 끝이 아닌 마디에 박인 굳은살을 보여줬다. 활대를 잡으면서 변형된 지문은 덤이었다. 하지만 그는 육체적인 고통은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보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음정이 해금으로 표현될 때 느끼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무감각한 발 통해 자신을 돌아보다자신의 발을 그리는 화가도 있다. 이주원 서양화가의 작품은 인물의 얼굴도 실루엣도 아닌 발이 중심이다. 발의 동작과 힘을 준 세기, 보폭 등은 인물의 상태를 보여주는 자화상과 같다.이주원 화가는 사람들이 신체 중 잘 관심 두거나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평소에 타인에게 잘 내보이지 않기에 무방비하게 놓인 발이야말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어느 날 무감각하게 걷는 내 모습이 마치 내 삶과 닮아보였다며, 발걸음을 통해 별생각 없이 무심하게 하루를 사는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대상을 사진처럼 실감 나게 묘사하는 극사실(하이퍼리얼리즘)회화 화풍으로 그린다. 하지만 발은 상처나 주름, 굴곡하나 없는 비현실적으로 이상적인 생김새다. 치열함 없이 무심하게 하루를 소비하는 삶을 매끈한 발로 표현해 오히려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려는 의도다. 문민주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1.31 23:02

지식·문화·휴식이 있는 문화공간 탄생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의 종합도서관 라키비움(Larchiveum) 책마루가 다음 달 1일 개관한다.라키비움 책마루는 국립무형유산원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도서관(Library)과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을 합친 신조어로 무형유산 전문 자료실 기능에 공공도서관 기능을 더했다는 의미를 담았다.라키비움 책마루는 독특한 공간 설계와 구성으로도 눈길을 끈다.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임호균 교수가 조선시대의 문인화 작품인 책가도(冊架圖)에서 영감을 얻어 공간을 설계했다. 책마루 현판은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의 글씨체를 바탕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김각한 보유자가 직접 제작했다. 내부 가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유진경홍승효 이수자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방문객들은 무형유산 관련 전문 도서와 기증 도서 등 2만여 권의 도서,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상영 작품 등 각종 시청각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도서 대출도 가능하다. 전국 공공도서관 회원 정보를 연계한 책이음 서비스,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의 원문 데이터베이스(DB) 검색 서비스, 동호인 소모임을 위한 회의실 예약 서비스도 제공한다.또 보유자들이 기증기탁한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해 그들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는 특별 서가 이달의 인간문화재를 운영한다. 오는 3월부터는 지역의 작은 책방과 함께 고전 강독, 전문가 해설이 있는 영화 상영회, 명사 초청 인문학 특강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라키비움 책마루 개관을 기념한 특별 강연도 마련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덕수 교수가 1월 31일 오후 3시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3층에서 세계 속의 사물놀이를 주제로 강연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1.30 23:02

고군산군도 선유대교, '역사·문화 통로' 되다

고군산 연결도로가 지난해 12월 28일 완전히 개통하면서 고군산군도의 역사문화적 신비가 하나둘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최치원 탄생설화의 주인공인 황금돼지다.최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선유대교 입구에 최치원의 탄생설화인 황금돼지와 관련한 포토존을 조성했다. 선유도 남악산 해안 굴에 사는 황금돼지가 새끼를 배어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그가 최치원이라는 설화다.실제 고군산군도는 신라시대 명성을 떨쳤던 대학자 최치원 선생이 거주했던 곳으로 최치원과 관련한 이야기가 곳곳에 남겨져 있다. 이러한 역사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해상교량을 단순히 육지와 바다를 잇는 길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통로로 재탄생시킨 사례다.과거 고군산군도는 고려시대부터 수군 기지를 두었고, 많은 섬이 산처럼 보인다고 해 군산진이라고 불릴 만큼 군사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고려시대에는 여송 무역로의 기항지였고,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왜군에게 대승을 거둔 뒤 머물다간 명소이기도 하다.이외에도 귀양살이하는 충신이 임금을 그리다 생겼다는 망주봉, 남편의 금의환향을 기다렸으나 배신으로 망부석이 된 장자할머니 바위, 10리 밖에서 부인이 망부석으로 변하자 남편도 바위로 변한 장자할아버지 바위 등 고군산군도에는 다양한 전설이 살아 숨 쉬고 있다.군산시 관계자는 고군산군도 내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공간을 조성해 지역의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1.29 23:02

[문화예술계 신년설계] ⑧전주역사박물관·어진박물관 - '전라도 천년' 전시…교육·유물관리 현대화

전주역사박물관어진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운영에 현대적인 새로움을 꾀한다. 전주역사박물관은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교육체험실을 만들고 어진박물관은 표준유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올해 전시연구는 두 곳 모두 전라도 천년에 초점을 맞춘다.△전주역사박물관전주의 자존심을 2018 슬로건으로 삼은 전주역사박물관은 올해 교육체험실 신설전라도 천년 기념 사업SNS 홍보 활성화를 가장 강조했다.새로 생기는 교육체험실은 박물관 내 1층 전주역사실(약 200㎡)을 재단장한다. 어린이들이 전주 역사문화를 놀면서 즐겁게 배우는 PLAY& JOY(놀이&기쁨)를 주제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기술적이고 융합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춘다. 온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놀이부터 교과서 학습과 연계한 수업까지 구성한다.전시연구시민교육 등 다각적으로 전북 천년 문화역사를 살핀다. 오는 9월 열릴 전라도 천년 특별전-전북의 역사문화는 43개 시설이 가입된 전북 박물관미술관 협의회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전시다. 전라도 천년의 시간 속에서 전북의 특질을 규명한다.같은 달 시작하는 제17기 전주학 시민강좌 역시 고려 현종 9년 행정구역을 개편해 전주와 나주를 합쳐 전라도로 명명한 이후 1000년의 역사를 알아본다. 매달 이와 관련된 이달의 유물을 선정해 자세히 소개전시 한다.전주학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제20회 전주학 학술대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전주 근현대사를 살펴보고, 전주유학사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현실을 반영해 향교와 서원을 통한 전주유학 연구 교양서를 발간한다. 전주와 조선왕실에 관련된 유적 답사도 실시한다.△어진박물관전주 한옥마을의 경기전 안에 위치한 어진박물관은 전주의 얼굴이 올해 슬로건인 만큼 박물관의 얼굴인 유물 관리 및 개편에 힘쓴다.처음으로 상설전시실의 유물을 대대적으로 교체한다. 지난 2010년 개관해 그간 구입한 소장품을 선보이는 신소장품전을 4월에 연다. 경기전조경묘어진과 관련된 유물들로 전시가 끝난 후 상설전시실에 재배치된다.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리하는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을 통해 유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전국의 국공사립대학 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유물 관리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자체적인 유물 정리는 물론 전국 유물의 현황을 공유할 수 있다.유물 기증기탁 운동도 활발히 전개한다. 이동희 전주어진박물관장은 드러나지 않은 문중의 기록서 등 시대 생활문화상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하다며, 문중에 공문을 발송하고, 박물관한옥마을 현장과 홈페이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왕들의 유학자적인 면모를 다양한 서체로 볼 수 있는 왕의 글씨 어필전, 태조어진 진본전, 관광객들에게 전라도 천년을 인식시킬 특별전도 열린다.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 사업을 통한 왕실문화 강좌, 유적 답사, 태조어진 봉안 축제와 태조임금 닮은 사람 찾기 등 문화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1.29 23:02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내달 서울 무대

흰 눈이 온 들을 덮으니 대숲이 온통 희다. 소년 시절 일을 생각하느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思少年事 夜深不能寐)성이성(1595~1664)이 남긴 호남암행록에는 1647년(인조 25년) 12월 1일 암행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들른 남원에 대한 기록이 있다.춘향전 속 이몽룡의 모델이 성이성이라는 가정 하에 만든 작품. 국립민속국악원 창극 춘향실록(春香實錄)-춘향은 죽었다가 다음 달 8일~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이 창극은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비극적으로 그려냈다. 1992년 KBS 역사스페셜 이몽룡은 실존 인물이었다 속 성이성을 통해 알게 된 춘향의 실제 모습과 판소리 춘향가의 이야기 구조를 더해 새롭게 구성했다.관람 포인트는 무대 전체를 뒤덮는 눈과 판소리 창법으로 편곡된 샹송 눈이 내리네(Tombe La Neige). 작곡가 김백찬이 작곡뿐만 아니라 직접 피아노 연주에도 참여한다. 서양악기 피아노, 국악기, 판소리 등 동서양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무대를 만들어낸다.성이성(몽룡) 역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김대일 수석, 늙은 사내 역에 정민영 단원, 춘향 역에 정승희 부수석 등이 열연을 펼친다.연출을 맡은 국립민속국악원 지기학 예술감독은 오랜 기간 춘향을 소재로 한 공연물을 구성연출하면서 가졌던 고민이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면서 소신을 지켜 무변(無變)의 사랑으로 남은 춘향이란 인물을 재조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1.26 23:02

[전북 르네상스 꿈꾸는 청년들] ④윤지은 너멍굴영화제 집행위원장 - '헬조선'서 허우적대던 청춘, 완주서 일내다

윤지은(30) 씨가 친구 따라 강남 아닌 완주에 정착한 것은 지난해 초. 2016년 완주 외길 마을로 귀농한 대학 동기인 진남현 씨를 따라서다. 진 씨의 좌충우돌 농촌 생활에서 완주라는 도시의 매력과 가능성을 봤다. 취업난에 몸도 마음도 지친 윤 씨에겐 29년 만에 처음 온 미지의 땅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기회였다.△ 불편하지만 편안한 너멍굴 영화제지난해 9월 완주 고산면에 위치한 골짜기, 가끔 고라니와 멧돼지가 찾아와 외식도 하고 간다는 너멍굴에서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낯선 청년들이 여름 내내 텃밭에 고인 물을 빼고 땅을 평평하게 다지더니 대형 스크린과 텐트가 들어섰다. 윤지은, 진남현, 허건 씨 등 12명이 개최한 너멍굴영화제였다.#독립영화 #텐트촌 #프로불편러 모집 #불편한 영화제. 대놓고 불편한 영화제임을 홍보했는데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완주 안팎에서 SNS 홍보글을 보거나 입소문을 듣고 관객 100여 명이 너멍굴을 다녀갔다. 마을 어르신들도 오랜만에 찾아온 떠들썩함에 궁금함을 품고 찾아왔다.사실 우리가 재밌자고 시작한 거였어요. 망하면 어때. 젊으니까라는 정신으로 패기 있게 시작했습니다. 관객이 올까? 지인 30여 명이나 오겠다 싶었죠.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오고 좋아할 줄 몰랐어요.바람이 불면 머리가 흩날리고 비가 오면 그대로 맞아야 하는 야외 상영장이었다. 사실 허허벌판에 대형 스크린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꼴이니 상영장이라고 칭하기도 다소 민망하다. 그런데 관객들은 무척 좋아했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더 편하다고 했다.윤 씨는 텐트를 치고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영화를 보는 게 요즘 도시 사람들에게 새롭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인위적이지 않은 진짜 휴식을 누리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흙수저 청춘의 패기, 인정받다가장 먼저 완주에 내려와 토대를 다진 진남현 씨가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영화감독을 꿈꾸는 허건 씨가 영화를 섭외하는 프로그래머를 맡았다. 전반적인 기획과 실무는 윤지은 집행위원장이 진두지휘했다. 이 외에 김다정, 김다래, 조재근, 권익현, 김솔지, 조은미, 고광재, 김현지 씨가 너멍꾼(영화제 집행부)으로 힘을 더했다. 허건 씨를 제외한 대부분은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다. 이들은 취업난이 심각하고 삶이 팍팍한 요즘, 뭔가 우리 청춘에 의미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허건 씨는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영화제 모습들을 다큐멘터리 불편한 영화제로 촬영했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궤도를 잠시 벗어난 시도와 의미 있는 이 딴짓의 과정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아무도 안 온 텅 빈 상영장을 찍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죠.가진 것은 몸뿐인 흔한 흙수저 청춘들은 제작비 충당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했다.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대중에게 자금 지원을 받는 것이다. 한 달도 안 돼 목표 금액 8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최근에는 불편한 영화제가 오는 3월 열리는 2018 인디다큐페스티벌 국내신작전 상영작에 선정됐다.인정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너희들만의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아직 낭만을 꿈꾸는 많은 청춘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라고.△궤도를 벗어나도 괜찮아, 헬조선 일탈구 되길귀촌을 결정하고서도 고민이 많았던 윤 씨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남현 씨 등 완주 청년들을 보면서 회사에 입사해 월급을 받지 않아도 다양한 삶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 지방 소도시에서 귀농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윤 씨도 다른 청년들처럼 과 생활도, 대외 활동도, 취업을 위한 영어공부와 자격증 취득도 어느 것 하나 놓칠세라 허덕였다. 하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헬조선에서 청년들은 더욱 위축되고 좌절감에 빠졌다.너멍굴 영화제는 처음으로 맛본 성취감이었다. 소중하게 대해준 지역과 지역 사람들이 고마웠다. 영화제는 올해도 이어진다. 규모와 콘셉트는 유지하되 음식 판매, 마켓 운영 등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완성된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영화제를 자체적으로 배급할 상영회도 활발히 열기로 했다. 윤 씨 개인적으로는 올해 완주군에서 만들 청년 거점 공간에 들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너멍굴 영화제가 청년들의 오아시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경쟁 사회에 젖어 있던 제가 여기서 즐겁다는 감정, 함께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다른 청년들도 숨통이 좀 트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처럼 살라는 것이 아니지만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며 시야를 넓히고 힐링이 됐으면 좋겠어요.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1.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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