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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김한 조직위원장 "전통음악 ·월드뮤직 교류 중점 소리성찬 추억·낭만 선물 되길"

올해로 다섯 번째 소리성찬을 차린 김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김 위원장은 올해 축제의 특징으로 우리의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의 교류를 강조했다. 국악의 세계화를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공연 스펙트럼도 다양화하고 즐기거리도 풍성하게 마련했다고 자신있게 내놓았다.- 올해 소리축제가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어떤 점인지요.이번 소리축제 특징은 두 바퀴의 수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의 전통음악이고 다른 하나는 월드뮤직입니다. 이를 효율적으로 보여드리는 방식이 바로 더블빌(동시공연)입니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 풍성하고 다채롭습니다. 양 국가간 협연도 다른 해보다 많이 배치했습니다. 소리축제가 이 두 바퀴를 움직여 비교음악제 성격과 차별화를 굳히면서 균형 있고 발전적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느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한옥마을이 실내공연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소리전당 실내외 공연이 보다 다양하고 다채로워졌습니다. 특히 5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이 5일 내내 새로운 공연으로 채워지고, 놀이마당은 물론 소리전당 뒤편 편백나무숲도 특설무대가 세워집니다. 정적이면서 정취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전주한옥마을에서 즐기시고, 생동감 있고 시끌벅적한 축제현장을 바라시다면 소리전당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의 밤을 아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즐기는 판소리가 무엇인지요.다섯 바탕 모두 우리 민족의 정서에 맞는 이야기와 교훈이 있지만, 심청가는 그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요소가 많아 소리꾼의 기량과 연기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대목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도 애끓는 슬픔, 안타까움, 부모자식간의 애정과 헌신, 훗날의 행복 등 다양한 감정을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소리꾼마다 소리의 특성과 연기가 다르고 몸짓과 표현이 다르니, 어떤 바탕이든 관계없이 그 소리꾼의 기량과 고유한 특징을 지켜보는 일 자체로 판소리는 흥미롭고 훌륭한 예술 장르입니다.- 소리축제는 세계적인 음악축제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어떤 준비들을 하고 계신지요.우리 것만 고집하는 시대를 지나 어떤 나라와도 나누고 통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월드 스탠더드로 향하는 길이고, 우리 것을 토대로 할 때 의미와 비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유수의 월드뮤직 관계자들을 소리축제에 관심 갖게 하고, 협업을 하며, 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채널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악인도 함께 노력하고 창조적인 실험을 계속해 세계와 교류할 준비를 할 때, 소리축제와 손잡고 이를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소리축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입니까.소리전당 야외공연장에서 5일 내내 만원의 행복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집니다. 놀이마당에서도 무료공연이 쉴 새 없이 돌아갑니다. 폐막공연은 우리 전통음악부터 포크음악, 월드뮤직, 농악까지 소리축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함과 웅장함, 새로움이 가득합니다.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나오십시오. 즐거움과 휴식, 추억과 낭만이라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5.10.07 23:02

[소리축제-젊은 판소리 다섯 마당] 싱그러운 바람이 전하는 강렬한 소리

소리가 바람을 타고 숲을 울린다. 더불어 우리의 마음도 울린다.올해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은 기존의 전주한옥마을이 아닌 소리문화의전당 뒤편 편백나무 숲 특설무대로 마당을 옮겼다. 7일부터 11일까지 오후 4시.파란 가을 하늘과 편백나무 숲의 싱그러운 바람을 배경으로 젊은 소리꾼들의 열정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주목받는 차세대 소리꾼 5명이 각기 다른 매력과 끼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7일에는 유슬기씨(26)가 전계열 고수와 함께 자신만의 색깔로 춘향가를 선보인다. 춘향과 몽룡의 설레는 사랑이야기부터 애절한 이별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한다.8일에는 이성현씨(21)가 임영일 고수와 함께 흥보가 중타령부터 제비 후리는 대목까지 공연한다. 그는 관객에게 판소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게 가사전달과 소리의 이면을 살리는데 힘을 쏟으려 한다고 말했다.국악의 현대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김대일씨(35)는 9일 공연에서 전통 소리에 충실한 심청가를 준비했다. 그는 창작도 전통이라는 기준이 정확히 서야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번 전통 소리 공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10일, 실험적 소리를 선보였던 신세대 남자 소리꾼 안이호씨(36)도 전통에 충실한 무대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그는 적벽가군사 설움부터 조조가 도망가는 대목까지 들려준다.마지막날에는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 이지숙씨(32)가 수궁가의 처음부터 별주부가 세상에 나가는 장면까지 공연한다. 그는 연극적인 요소를 넣어 관객들이 쉽고 흥미롭게 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창극으로 많이 제작되는 수궁가를 판소리의 밀도 높은 이야기로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5.10.07 23:02

[소리축제-어린이 소리축제 프로그램] "난타 즐기고 재밌는 인형극도 만나요"

소리가 어른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말자.풍류를 즐기고픈 어린이들을 위한 소리축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됐다.7일과 8일 오전 9시 20분11시 10분에는 창작 창극 깨비깨비 도깨비가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가족 관객들을 맞이한다. 혹부리 영감이 신비한 도깨비 방망이를 손에 넣게 되면서 생기는 일들을 다룬 작품으로 전통무용과, 탈춤, 젊은 감각의 댄스가 펼쳐진다. 전석 1만5000원.같은 기간 오전 9시 40분11시 30분에는 음악극 봉장취도 명인홀에서 어린이들을 기다린다. 꿈을 이루기 위한 새들의 에피소드를 표현했다. 전석 1만5000원.또한 7일과 8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전시장 메인홀에서 열리는 떼굴떼굴 변사또가 내려온다는 춘향전을 어린이 시각에서 재구성한 참여극이다. 공연이 끝난 후 오색빛깔 한지인형과의 포토타임도 준비돼있다. 전석 5000원.한글날인 9일11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호랑이 남매의 우애와 희생을 다룬 조선호랑이 어흥이 전시장 메인홀에서 진행된다. 전석 5000원.10일 오전11시오후 2시에 열리는 국악 뮤지컬 닭들의 꿈 날다도 볼거리다. 날지 못하는 새로 알려진 닭이 날고 싶다는 꿈을 꾸며 펼쳐지는 역동적인 이야기다. 전석 1만 5000원.어린이 공연 외에 체험 활동도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더욱 풍성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7일부터 11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1층에서는 이색 타악기민요장단 배우기, 판소리 다섯 바탕에 대해 알아보는 판소리 스토리 박스가 진행된다. 온 가족이 함께 판소리 등을 배우고 탈 만들기, 난타 연주를 하며 오감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5.10.07 23:02

[⑬ 런던 K-뮤직 페스티벌] 판소리·인디·록·퓨전 밴드 한 자리에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한국음악 페스티벌인 런던케이뮤직페스티벌(London K-Music Festival)을 소개한다. 이 페스티벌은 런던에 있는 한국문화원이 2013년에 처음 개최했고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판소리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음악을 소개한다. 인디 밴드, 록 밴드, 퓨전 밴드까지 총 출동한다. 한국 대표 예술양식인 판소리꾼과 국악 아티스트는 라인업에 반드시 포함된다.올해는 9월 한 달 동안 국악 듀오 숨[suːm], 보컬 트리오 바버렛츠, 록 밴드 노브레인, 월드뮤직 밴드 잠비나이 등 여러 팀이 축제 무대에 올랐다. 올해 판소리를 대표해 축제에 초청된 소리꾼은 남상일과 박애리였다. 팝핀현준과 전통 무용가 최지선, 아쟁 담당 배런과 고수 전계열도 무대에 섰다.런던케이뮤직페스티벌은 올해 처음 워크숍을 진행했다. 소리꾼 남상일은 소아스(SOAS) 대학교의 아프리카 연구원 키스 하워드(Keith Howard) 교수와 워크숍을 이끌어 나갔다. 하워드 교수가 판소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후 소리꾼 남상일이 수궁가 중 별주부가 하늘의 토끼를 만나게 해달라고 비는 장면부터 토끼와의 만남까지의 대목을 들려줬다. 이어 관객들과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됐다. 남상일은 워크숍 전날, 파리에서 수궁가 완창을 하고 런던에 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는데도 열정적으로 관객들에게 판소리를 소개했고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관객들은 매우 즐거워했고 활발한 토론도 진행됐다. 판소리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은 처음엔 생소해했지만 판소리를 가까이서 경험하면서 판소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다.다음 날, 이들과 함께 나도 공연을 하게 됐다. 이 공연은 한국의 대명절인 추석을 기념해 영국의 관객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을 짧게 불렀다. 공연이 진행됐던 카도간 홀(Cadogan Hall)은 관객 9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공연장으로, 그동안 섰던 무대 중 가장 큰 무대라서 긴장을 많이 했다. 유명 소리꾼인 남상일과 박애리와 함께 무대에 설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부족한 나를 지도해주면서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했다.남상일은 수궁가를 들려줬다. 박애리와 팝핀현준은 공항의 이별과 흥보가 중 한 대목을, 최지선은 즉흥 춤과 태평무를 선보였다. 훌륭한 공연이라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 이 공연의 좌석은 거의 매진됐고, 관객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영국에서 기립박수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닌데,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고 되레 내가 더 큰 감동을 받았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들이 나를 찾아와서 공연 잘 봤다고 앞으로도 판소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이렇게 반응하는 관객들을 보니 내가 오히려 더 감사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나에게는 이렇게 큰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꿈만 같았는데, 판소리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 사람들에게 판소리를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판소리를 보다 가까이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나는 전문 소리꾼이 아닌 판소리 연구가다. 직접 판소리를 배우면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판소리를 배웠다. 그런데 운 좋게도 생각보다 더 많은 실전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얻고 있다. 나는 전문 소리꾼은 될 수 없겠지만 판소리가 좋아 시작된 이 작은 일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판소리를 좋아하게 되고 이 흥겨운 시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이런 사명감을 갖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2015.10.7~10.11)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10.06 23:02

보이지 않는 무형유산 고정관념 깬다

형체가 없는 무형유산을 가시화하고 이에 대한 개념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올해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의 목표입니다.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최맹식)은 22일부터 25일까지 치러질 2015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이하 lIFF2015)의 지향점과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 2일 발표했다.김광희 lIFF2015 프로그래머는 많은 사람들이 무형유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주로 전통예술을 하는 인간문화재, 춤, 무속 등으로 자리 잡혀 있다 며 올 프로그램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무형유산에 대한 정체성을 만들고자 한다 고 말했다.김 프로그래머의 말대로 lIFF2015에서는 무형유산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영화와 전시 등 다양한 시청각적 실험을 통해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주제는 유형유산과 무형유산의 경계를 어떻게 나눠야 하는가, 생활 문화 속에서 무형 유산적 요소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등 무형유산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무형유산을 여러 장르별로 소개하는 작품과 작가들을 소개한다.따라서 IIFF2015 무형유산관련 24개국 30여편 작품의 상영과 전시, 미디어 퍼포먼스, 세계적 석학들의 강연, 국제학술컨퍼런스 등을 주로 선보인다(9월 23일 10면 보도).22일 개막식에는 전통적 어업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포루투갈의 작은 섬마을 사람들을 기록한 섬의 노래를 공개한다.23일부터 25일까지는 무형유산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뉴아카이브 섹션이 마련된다. 김건 lIFF2015 집행위원장은 대중에게 인지도 있는 영화 속에 무형유산에 관련된 이야기가 담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자연사박물관을 관찰한 제임스 베닝의 박물지, 공동체 문제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성찰하는 리우 생 탓의 세상을 구한 남자들, 루마니아의 풍경과 민속을 감상할 수 있는 라드 주데의 아페림등 2015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영화들이다. 이밖에 제주도 해녀를 소재로 죽음에 대해 동화적 시간으로 전달하는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전설, 그리스의 사회 현실을 사랑과 자연의 시(詩)로 은유하는 <워싱토니아>등을 선보인다. 상영장소는 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극장이다.lIFF2015의 개막에 앞서 20일부터 25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야외마당에서는 조해준 작가의 죽은 자와 산자를 위한 경매를 선보인다. 또 국립무형유산원의 수장고에 보존돼 있는 품목들을 재해석하는 채우승 작가의 그레이 아카이브도 열린다.이밖에 미국 버클리대학 영화미디어학과의 메리 앤 도앤(Mary Ann Donne)교수 하버드 감각지민족지연구소의 토비 리(Tobby Lee) 교수의 강연 프로그램 서번트클라스(SavantClass), 동영상 에세이 제작프로그램인 아이브 프로젝트등이 선보여진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15.10.05 23:02

[⑫'춘향가'와 사랑의 도시] 실제로 있을 법한 낭만적 이야기 매력

판소리는 소리꾼과 고수가 이끌어가는 전통적이고 독특한 문화예술이다. 소리꾼은 노래뿐 아니라 이야기와 함께 모든 인물의 역할을 도맡는다. 필자는 전주세계소리축제보다 이 전통적인 형식을 더 잘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판소리 다섯바탕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춘향가라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판소리와는 달리, 실제로 존재했을 법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춘향가를 제외한 다른 판소리의 줄거리는 모두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심청가에서는 여주인공이 아버지의 눈을 뜨이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용왕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흥보가는 선하고, 악한 두 형제의 이야기인데, 결말에 박에서 도깨비들이 등장한다. 수궁가에서는 토끼와 거북이가 주인공이고, 적벽가는 중국의 전쟁 이야기다.춘향과 이몽룡 사이의 금지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 춘향가는 세계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영어권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동의 레일라와 마즈눈, 인도 아대륙의 히르와 란자와 같은 이야기다. 이 이야기들과 달리 춘향가는 행복하게 결말을 맺는다. 흥미롭게도 춘향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춘향과 몽룡의 행복한 만남이 아닌 옥에 갇혀 춘향이 내뱉는 비극적인 탄식이다.나에게 춘향가는 숨도 못 쉴 만큼 아름다운 작품이었지만, 나의 통역이자 안내원이었던 젊은 친구는 전통 판소리가 고루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이와 같은 상황이 판소리를 더 인기 있는 형식으로 각색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20세기 초 판소리는 여러 소리꾼들에 의해 연기되는 극의 형식, 서양의 오페라와 같은 창극의 형태로 바뀌었고 최초로 각색된 작품이 바로 춘향가다. 이는 1903년 서울의 최초의 극장식 건물인 원각사에서 처음 공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2012년 소리축제에서 레이디 춘향이라 불리는 완전히 다른 형식의 춘향가를 보았는데, 모든 등장인물이 노래를 부르는 형식이었다.또 미소라는 매우 인기 있는 뮤지컬 형식의 작품은 서울에서 몇 년간 공연됐다. 기존 판소리와는 달리 속도감 있고 빠른 전개를 보였으며 80분 남짓이었다. 이야기는 거의 춤으로 표현되었지만,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태형을 당할 때 춘향이 부른 반항적인 노래였다. 첫 번째 매질로도 나의 결연한 마음을 바꾸지 못할 것이며, 두 번째 매질로는 심지어 죽어서도 나는 두 주군을 섬길 수 없음을 나는 이 작품이 한국판 레미제라블과 같다고 생각했다.이 모든 형식들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영화로 각색된 작품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춘향가를 소재로 한 영화는 북한 영화 3편을 포함해 최소 16편에 이른다. 이중 가장 흥미로운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춘향이다. 이 작품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판소리 노래와 가사를 직접 사용했다는 점이다. 임 감독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영화 서편제를 찍었고, 놀랍게도 이 영화는 1993년 한국영화의 흥행기록을 깨기도 했다.그러나 춘향가에 대한 다른 놀랄만한 점은 그 배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랑의 도시 남원은 전주에서 불과 50㎞ 거리에 있다. 통역 친구와 함께 남원에 가보니, 이태리의 베로나에 있는 줄리엣의 집인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보다 볼 것이 더 많았다.광한루는 아마도 몽룡이 춘향을 보았을 때 서 있었던 곳일 것이다. 가까이에는 수로로 둘러싸인 어여쁜 정자가 있었는데, 달을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오작교인데, 견우와 직녀를 위해 머리로 다리를 놓아주었던 까마귀와 까치를 상징한다.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어서인지 연인의 낭만적인 산책코스로 유명한 듯했다. 가까이엔 고색창연한 춘향의 사당도 있었다. 그 앞에는 수궁가를 연상시키는 듯한 토끼와 거북이가 그려져 있는데, 위대한 사랑이야기인 춘향가가 항상 승리하리라는 것을 아는 듯했다.그렇다면, 춘향가의 이야기는 진짜일까? 춘향과 몽룡은 실제 인물일까? 그게 문제가 될까?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노래가 말하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바꾼다.※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2015.10.7~10.11)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10.02 23:02

"전주 한옥마을 버스킹, 아름다운 예술 되려면…"

전주 한옥마을 내 버스킹(busking, 길거리 공연)에 대해 라이선스(license, 면허) 발급과 같은 제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자치단체, 문화예술인과 라이선스 발급 기준에 대한 전문적인 논의를 비롯해 공연 자체에 대한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도 제안됐다.문화포럼 이공(異共) 주최로 지난 24일 오후 7시 전주시 서신동 Cafe 마실에서 전주 한옥마을 버스킹, 소음인가? 예술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과 장걸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국악그룹 아따의 리더 김지훈 씨와 포크듀오 이상한 계절의 리더 김은총 씨, 홍대 버스커 1세대이자 좋아서 하는 밴드의 리더 조준호 씨가 참석했다.김병수 과장은 2000년대 초반 한옥마을 관광마케팅을 위해 버스킹을 권장했던 적이 있었지만 소음이 심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소음에 관한 민원이 많기 때문에 버스커들의 공연 공간이 부족하더라도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포럼에 참석한 패널 중 일부는 민원의 실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접수한 한옥마을의 소음 민원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는 김은총 씨는 민원 통계를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훈 씨도 민원의 주체가 한옥마을 주민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하지만 무분별한 버스킹이 소음이 될 수 있다는 데는 모두 공감했다. 엠프 출력을 과도하게 높인 채 주거공간에서 버스킹하는 상황에 대해서다. 해결책으로 한옥마을 내의 버스킹 희망지역 조사, 공연시간 제한, 라이선스 발급 등이 제안됐다. 이 중 라이선스 발급이 패널들의 공감을 얻었다. 라인선스라는 공인된 징표가 있으면 난립하는 버스킹도 정돈되고, 버스커 입장에선 전주문화예술계에서 공인받았다는 자부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연의 질적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패널들은 신중론도 제기했다. 김은총 씨는 음악을 놓고 자격 운운할 때 주관이 개입된다며 전주시에만 라이선스 발급 권한을 주는 게 아니라, 문화전문가들이 공유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걸 사무국장도 문화예술인에게 자격증을 발급하는 데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탰다.조준호 씨는 서울시가 청계천 버스킹에 라이선스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며 관광객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앞서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는 지역을 공연 구간으로 지정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시간이나 장소선택의 자율권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라이선스를 장소의 정체성에 맞게 발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지훈 씨는 유럽의 유명관광지의 경우 그 장소의 정체성에 맞는 공연을 펼친다며 한옥마을에서 전통색이 있는 공간은 국악 중심으로 공연을 펼치고 서구적 색채가 있는 장소에서는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포럼이 끝날 무렵, 청중석의 의견 개진도 활발했다. 예술가와 버스킹의 관계 재정립, 음향과 소음에 대한 연구필요, 해외 음향관리자 도입사례 참고 등이 제시됐다. 이준희 버스커즈팩토리 대표는 버스킹 자체가 음악인들의 만족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다 며 한 명의 민원이 들어오더라도 원활하게 소통을 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병수 과장은버스킹도 주민과 공존할 때 더 아름다운 예술이 될 것이라며 라이선스 발급부터 공연공간 확보까지 포괄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15.09.30 23:02

[한가위특집-연휴기간 문화행사] "지화자! 얼쑤!" 창극·전통음악 속으로

국립민속국악원은 27일 오후 4시 남원 사랑의광장 야외무대에서 가을맞이 추석공연 빚은소리, 빚은춤으로 귀성객을 맞이한다.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이 대거 출연해 기악합주 태평소와 관현악, 무용 강강술래 등을 비롯해 신명나는 사물놀이 판굿, 민요 풍년가남원산성성주풀이진도아리랑, 창극 흥부가 중 흥부 매 맞는 대목 등의 다채로운 전통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보름달을 형상화한 무용 강강술래는 한가위 놀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사물놀이 판굿은 농사일에 대한 수고로움과 한 해의 풍년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신명나는 어울마당을 펼친다. 창극 흥부가 중 흥부 매 맞는 대목에서는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으로 활동 중인 젊은 소리꾼 김강수와 김대일의 재치 넘치는 입담을 통해 넉넉한 추석 인심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63)620-2323.전주문화재단은 26일 전주 전통문화관 혼례마당에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를 보러오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연휴 첫날 공연입장권을 예매하면 입장권 1장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1+1이벤트). 또 당일 한복을 입고 공연을 관람하면 출연진의 사인이 담긴 프로그램북을 받을 수 있다. 3대가 함께할 경우엔 전주모주가 제공된다. 공연 전에는 제기차기, 단판 윷놀이, 한가위 골든 벨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한마당이 열리고, 푸짐한 경품도 제공한다. 매 공연마다 한옥마을 거주민들이 장만하는 잔치음식 도 즐길거리다. 깜짝 게릴라 퍼포먼스도 열린다. 시간과 장소를 미리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후 즈음에 열리는 짤막공연이다. 이밖에 관광객과 포토타임, 판소리 한 대목 배워보기, 천하맹인공연 중 한 장면 시연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 063)283-9226.

  • 문화일반
  • 김세희
  • 2015.09.25 23:02

[한가위특집-연휴기간 문화행사] 어른들에겐 옛 추억을…아이들에겐 새 체험을

황금빛 들녘과 함께 찾아온 민족의 명절. 온가족이 정성껏 마련한 또는 구입한 음식으로 조상에게 신고를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연휴를 즐길 차례다. 도내 박물관과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명절 상차림만큼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전통놀이를 즐기며 추억을 만들고, 각종 공연과 전시로 문화적 소양을 곁들이는 휴일을 만들어보자.전주국립박물관은 추석을 맞아 26일부터 29일까지 2015년 한가위 민속놀이 마당을 연다.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에 있는 박물관의 야외 뜨락에서 전통놀이마당과 사물놀이체험마당, 추억의 놀이마당을 진행한다. 전통놀이마당에서는 대형윷놀이, 연날리기, 제기차기, 널뛰기, 투호놀이, 팽이치기, 가족줄넘기, 굴렁쇠 굴리기 등을 할 수 있고, 사물놀이 체험마당에서는 북, 장구, 꽹과리, 징, 소고 등을 연주해 볼 수 있다. 옛생활도구체험에서는 맷돌돌리기, 지게지기, 학독, 절구질하기, 토량형 기구(저울, 뫼, 말) 등을 써볼 수 있다. 온가족이 감상할 수 있는 영화도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박물관 문화사랑방에서 상영한다. 문의 063)223-5651.미륵사지유물전시관은 전통놀이 체험과 백제유물만들기 행사를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에 있는 전시관의 어린이 체험실 및 마당에서 진행한다. 이 기간 윷놀이, 굴렁쇠 돌리기, 팽이치기, 제기 등을 체험하고, 무왕의 왕복과 왕비복을 입어 볼 수 있다. 26~27일에는 소망지 담은 사리외호 만들기와 28~29일에는 금제관장식 만들기를 실시해 일일 선착순 50명에게 재료를 무료 제공한다. 연휴 동안 매일 선착순 100명에게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엽서를 증정한다. 문의 063)290-6766).전주역사박물관도 같은 기간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에 있는 하늘마당, 로비. 녹두관 등에서 추석맞이 세시풍속 한마당 행사를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전통놀이 체험, 우리가족 기념촬영. 만들기 체험, 특선영화 상영. 송편나누기 등이다. 전통놀이체험은 다문화 전통놀이체험으로 진행되며 중국의 콩쥬와 팔각건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콩쥬는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줄을 콩쥬의 몸통에 감아 공중에서 돌리는 놀이며 팔각건은 벨벳(솜털원단)천을 손가락을 이용하여 공중에서 돌리는 놀이다. 한복을 입고 방문한 50가족에게는 즉석 사진을 찍어준다. 매일 오후 2시에는 추석특선영화로 가디언의 전설과 토이스토리 3가 상영된다. 추석당일인 27일 11시부터는 선착순 100가족에게 송편을 나눠준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주역사실과 지난 달 23일부터 시작한 광복 70주년 항일의병과 독립운동 특별전-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등의 전시는 그대로 운영된다. 문의 063)228-6485)전주어진박물관은 궁중문화체험행사와 민속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진박물관은 26일부터 29일까지 경기전과 그 안에 있는 어진박물관에서 추석맞이 세시풍속 한마당을 진행한다. 경기전에서는 9개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해 조선시대 수문장을 경험해보는 경기전을 지켜라와 찰칵, 나도 수문장(유료), 가족이 함께 궁중의복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내가 왕이로소이다(유료), 왕실제례를 직접 체험하는 삼가 예를 갖추다(유료), 조선왕조실록 일기장 등을 직접 만드는 경기전 유물 만들기 체험(유료), 직접 가마를 타보는 고관나리 납신다, 투호를 즐기는 경기전에서 함께 하는 투호놀이, 관광객들이 직접 디딜방아를 찍는 쿵쿵쿵, 디딜방아 찧기, 마청을 활용해 마의 포토존과 트릭아트를 설치하는 마의와 함께 찰칵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어진박물관은 달과 해 앞에 다섯 산봉우리를 그린 일월오봉도와 궁중의 각종 행사 장면을 그린 의궤도인 반차도 목판을 종이에 찍어보는 탁본체험 톡톡톡 경기전(유료)과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유료행사는 1000원부터 5000원까지 부담한다. 문의 063)231-0190.전주한옥마을의 전주전통문화관은 추석연휴에 가족대항윷놀이 대회, 문화체험패키지, 퓨전국악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포함한 2015 한가위 민속명철 큰잔치를 연다. 연휴 첫날인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1만 원에 풍물체험, 송편만들기, 비빔밥식사를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패키지 행사가 열린다. 27일은 오후 2시부터 가족대항 윷놀이 대회가 열린다. 32팀까지 사전접수를 할 수 있고 경기는 한벽루 식사권 경품을 걸고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된다. 참가한 팀은 한지양말, PNB초코파이, 카푸치노머그컵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마지막 날인 28일은 오후 4시부터 샌드아트 영상과 퓨전국악 라이브 콜라보레이션 공연 선녀와 나무꾼이 펼쳐진다. 입장료 5000원. 특별행사로는 연휴기간 3일간 전통연과 드론의 만남이 열리는데, 전통연의 역사를 배우고 드론조종을 해볼 수 있다. 이밖에 굴렁쇠,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등 다양한 전래놀이와 가오리연 만들기, 제기만들기 등 전통문화콘텐츠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문의 063)280-7041. /이세명김세희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5.09.25 23:02

[한가위특집-수필가 고재흠의 추석이야기] 가을 수확의 기쁨 나누는 날

우리의 고유 명절인 추석은 예부터 풍요롭고 기쁨 가득한 날이다. 음력 8월 15일, 한 해 동안 힘들여 농사를 짓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을 무렵 찾아오는 추석은, 풍성한 수확의 즐거움을 나누는 날이다.우리 조상들은 삼국시대부터 추석 명절을 쇠었으며, 조선시대에는 국가적으로 선대왕에게 추석제(秋夕祭)를 지낸 기록이 있다. 또한 1518년(중종 13)에는 설단오추석과 함께 3대 명절로 정해졌다. 그런데 그대에 와서는 한식절을 챙겨 4대 명절로 치기도 한다.우리나라 세시기에 따르면 추석은 신라 때부터 내려온 풍속이다. 추석의 명칭도 다양하다. 추석가배일(嘉俳日)가윗날중추절중추가절(仲秋佳節)한가위월석(月夕) 등이다.추석을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 많이 칭하는데, 한은 크다를 뜻하는 말이고, 가위는 가을의 중간을 의미하는 말이며, 따라서 한가위란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명절이라는 뜻이다.우리 명절은 서양과는 달리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특히 보름달과 연관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음력 8월의 보름달은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들판에는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어 영그는 때이다. 한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때이므로 모두들 새 옷으로 갈아입고 햅쌀밥과 송편을 빚고 각종 햇나물을 장만하여 조상의 산소에 성묘하고 제사를 지냈다.선조들은 조상님께서 돌아가신 기제(忌祭)에 드리는 제사 외에도 명절날 제사를 드리는 풍속이 있다. 정월 초하루의 설 차례, 한식날의 성묘, 백중에는 절을 찾아 제사 지내고, 추석, 음력 3월3일(삼짇날), 9월9일(중양절), 동짓날 등의 명절에 가족끼리 모여 제사를 지냈다.서양의 명절과 가장 다른 점이 바로 이것으로, 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다. 생사가 둘이 아닌 도리를 되새겨 조상님과 후손이 함께, 경건하게 치르는 차례의 독특한 문화의식이라 하겠다. 만물이 풍성한 한가위 때는 각종 곡식과 과일이 열매 맺는 결실의 계절이므로 예로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날만 같아라하는 속담이 있지 않던가!<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24~57)때 6부를 둘로 똑같이 나누어 두 편을 만들고 왕녀(王女)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 안의 여자들을 편을 갈라 7월16일부터 8월15일가지 한 달 동안의 길쌈을 한 실적을 파악, 진 편이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했다. 진 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을 추면서 탄식하기를 회소 회소하니 그 소리가 애처로워 뒷날 그 노래를 회소곡(會蘇曲)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풍속으로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추석에는 또 강강술래소먹이놀이거북이놀이그네뛰기기청제 지내는 방법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있다.이처럼 추석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수확의 기쁨을 두루 나누는 명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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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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