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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현재·미래 조명

120년 전 흩날렸던제폭구민(除暴救民), 보국안민(輔國安民)의 깃발이 나부낀다. 모악 천하 대동제 추진위원회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기념해 모악 천하 대동제를 연다. 18일 오후 5시 전주 경기전 정문 문화마당.모악 천하 대동제는 사람 사는 세상과 자주평등생명의 내릴 수 없는 깃발을 위하여라는 기치 아래 동학농민혁명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조명하는데 의의를 뒀다. 더불어 관(官)의 지원 없이 민(民)의 정성을 십시일반 모아 제의(祭儀)와 집체극의 의미를 살리는데 역점을 기울였다.기접놀이와 악단 더불어봄의 노래 파랑새로 서막(곡창의 신화)을 연다.이어 제의마당(들풀에도 넋이 있어)에서는 진현실 씨의 반야심경 도살풀이와 여태명 원광대 교수의 서예 퍼포먼스 만경강의 물을 길어 먹물을 만들고 를 진행한다.집체마당(녹두새 울던, 아! 전라도)에서는 검무와 군무, 여성농민합창단의 호남 농민가, 노찾사의 녹두꽃 등을 선보인 뒤 연희단 팔산대의 풍물 굿 등 집체 공연이 이뤄진다. 종막(새야 새야 파랑새야)에 이르러서는 5명의 시민이 김용택 시인의 시 나는 모악이다를 함께 낭송한다. 고풀이와 산염불, 악단 더불어봄의 노래 모악 아리랑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끝으로 천하 대동제의 막을 내린다.임수진 모악 천하 대동제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소규모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행사를 준비해 왔으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동학농민혁명이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묻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4.10.17 23:02

군산지원 박정한 집행관, 18일 판소리 완창 발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박정한 집행관(59)이 판소리 완창발표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18일 익산시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판소리 동초제 심청가 완창에 도전하는 박 집행관은 조통달·임화영 명창에게 사사한 그간의 실력을 이 자리에서 모두 토해낼 예정이다. 10여년의 내공을 쌓으며 지난 2012년 창원전국국악경연대회 종합대상까지 차지한 그는 4시간 가량 소리를 뿜어 내야하는 완창발표회는 처음이다.법원 내 소리꾼으로 유명한 그의 이번 완창 발표에는 김영근 고창군 등기소장이 사회를 맡고 법조계의 다양한 인맥이 함께 한다.아울러 서울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이며 국립국악원 원로사법인 정화영 씨와 전북도립국악원 고수부 임청현 교수가 그를 측면 지원한다.이번 완창발표회를 주최·주관한 임화영 (사)한국국악협회 익산시지부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시간을 쪼개 밤잠과 새벽잠을 잊고 소리에 정진한 박정한 씨를 격려하고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박 집행관은 “소리를 매우 좋아해 용기를 냈다”며 “훌륭하진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완창 발표에 나섰다”고 말했다.박정한 씨는 김제·익산등기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1년 화순전국국악경연대회 신인부 대상, 2012년 해남 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최우수상, 2012년 창원전국국악경연대회 종합대상 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김진만
  • 2014.10.17 23:02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 결산] 영상 뒤에 만난 무형문화 공연 재미 더해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이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일반에게 넓히며 전주에 또하나의 영상 페스티벌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전주세계소리축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 도내외 굵직굵직한 축제와의 시기적인 중첩으로 많은 이들이 행사장을 찾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남겼다.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은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의 개원 행사 국립무형유산원 열림 한마당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판소리와 아리랑, 탱고, 파두, 플라멩코 등 다양한 세계 무형문화유산을 다채로운 영상과 공연, 전시, 국제 학술 컨퍼런스 등을 통해 가시성을 높여 자연스럽게 향유하도록 했다. 무형의 것을 유형의 실천으로 어렵지 않게 풀어낸 셈이다.특히 절도 있고 아름다운 탱고 공연과 우리의 춤 승무에 플라멩코의 선율이 변주된 실험적이면서도 세련된 무대를 선보인 지난 9일 개막식에는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축제의 서막에서부터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론적 형식의 고민이 엿보였다.축제 기간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카를로스 사우라의 〈플라멩코, 플라멩코〉와 다시금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탱고 레슨〉, 〈춘향뎐〉, 만신 김금화의 굿 공연에 앞서 상영된 박찬경 감독의 〈만신〉 등이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지난 11일 국립무형유산원 야외무대에서 영화 〈만신〉 상영 후 펼쳐진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공연은 국내외 수많은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老) 만신의 기량이 최고조로 발휘된 공연으로 기억될 것 같다.무형문화유산의 대중적 가치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각 분야 전문가의 강연해설을 통해 무형문화유산의 이해를 돕는 스페셜 토크, 관객과의 대화 시간, 무형문화유산의 시청각적 확대를 주제로 한 국제 학술 컨퍼런스는 담론과 소통의 장이라는 영화제의 근본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그러나 4일간의 여정에서 프로그램 짜임에 비해 참여한 관객 수가 4000여명에 불과, 홍보 부족과 시기상의 문제 등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같은 시기 한옥마을에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으로 관광객이나 도민들이 많았지만 이를 유입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했다는 평이다.얼쑤마루소공연과 대공연장 등 영화관이 아닌 극장에서 영화 상영이 이뤄지고, 국립무형유산원의 개원 행사 목적으로 한정된 장소에서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이 진행되면서 즐길 공간의 협소함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 추진위원회 성기석 사무국장은 시기적인 아쉬움은 남지만, 프로그램의 형식이나 내용이 비슷해진 기존 영화제의 틀을 깰 수 있는 고민과 시도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감독과 관객 그리고 무형문화유산의 접점을 영상 실천을 통해 확대하는 등 영화제 본연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지속적으로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이어 향후 무형문화유산 관련 제작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동의 작품을 만드는 시도를 하거나 국제적인 민족인류학 영화제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무형문화유산에 대해 생소하게 느꼈던 영화 관계자들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영화제가 되리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4.10.15 23:02

"정체된 전주 원도심 활성화 방안 찾아요"

문화로 원도심 재생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별의별 아트클러스터는 15일 오후 7시 전주시 중앙동 북카페 카프카에서 정체된 원도심의 활성화 방안을 찾는 릴레이 토크콘서트를 시작한다.토크콘서트는 다른 도시의 사례를 듣고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 초청팀은 대전에서 근대문화자원을 기록하고 보존활용하고 있는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의 이의준고윤수 공동대표다. 이들은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의 프로젝트 수행과 이에 따른 경험을 바탕으로 도내에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이어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인천, 대구 등의 문화재생 사례를 차례로 들어본다. 다음달 5일에는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과)의 참한 도시이야기가 진행된다.고은설 별의별 대표는 원도심은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장소지만 그만큼 기존의 도시계획으로는 접근하기 힘들다며 구도심에 분포하는 문화자원을 발굴이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시민건축포럼, 건축사사무소 예감, 도시재창조시민포럼, 삼양다방운영위원회, 전북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 협동청년, 시민회, 평화주민사랑방이 함께한다. 참여자는 선착순 30명을 모집하며, 입장료는 1만 원이다. 참가 신청은 010-8979-9977.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5 23:02

[우리 삶 속의 음악] 인간은 음악을 만들고, 음악은 또 인간을 만든다

음악은 인간적인 현상이다. 음악을 정의할 때 먼저 고려하는 특성이 바로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음악은 소리로 됐지만 자연의 소리를 음악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인간의 인위적 작위가 가해진 것으로 그 자체가 문화의 일부다.음악은 문화의 일부로서 인간의 삶으로부터 발생한다. 삶을 떠난 음악은 없다. 음악은 인간의 구체적인 사회 활동 속에서 유통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음악의 향수 자체가 이미 인간의 사회적 활동의 일부다. 따라서 한국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하는 행위는 한국인의 사회 활동의 일부다. 예컨대 시조는 조선조 사회의 양반의 존재와 그들의 삶의 방식 속에서 생겨났다. 양반이 노래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삶의 방식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시조는 태어났고, 불리어졌다. 판소리 또한 마찬가지다. 춘향이와 같은 열녀, 심청이와 같은 효녀를 훌륭하게 생각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 사회가 판소리를 탄생시켰고, 또 발전시켰다.서양 음악도 그들의 삶의 방식으로부터 발생했다. 서양의 고전음악은 근대 유럽의 궁정과 귀족의 생활과의 관련을 떠나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재즈와 아메리카 흑인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흑인 노예의 삶과 역사를 모르고 흑인 영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공공연한 연애가 금지된 사회의 경우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가 있을 수 없다. 그런 사회적 행위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문화의 기능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사회의 재생산이라고 한다. 문화는 그 사회의 생활양식이자 상징체계다. 인간이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를 습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고, 이는 그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가 반영하는 사회의 질서와 규범, 가치를 따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는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된다. 여기서 교육은 꼭 제도적인 교육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공동체 내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보고 배우는 일체를 다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사회가 재생산되어 통시적, 공시적으로 동질성을 갖게 된다.이렇게 인간 속에서 태어난 음악은 또 그 자체가 문화이므로 인간을 형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음악이 우리를 특정한 인간으로 만들어간다는 뜻이다. 만약 우리가 어려서부터 부친을 위해서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심청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늘 듣고 감동을 받으면서 자랐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심청과 같은 효녀를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또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되고자 할 것이다. 그리고 춘향전을 늘 들으면서 감동을 받아왔다면, 그는 틀림없이 열녀가 훌륭한 것이며, 그렇게 사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판소리의 거친 목소리를 늘 들으며 자란 사람은 그 판소리에 의해 거친 소리를 아름답게 느끼는 인간이 된다. 마치 어려서부터 김치를 먹었기 때문에 김치가 맛있지만, 김치는 또 입맛을 한국인답게 만드는 음식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서양화된 지 오래다. 삶의 기본인 의식주조차도 거의 서구화되어 버려 우리 것을 찾기 힘들어졌다. 그러니 음악은 오죽하겠는가? 기반이 없으니 교육이 되지 않는다. 제도 교육에서라도 가르치면 좋겠지만, 제도 교육 속에서도 우리 음악은 홀대받은 지 오래다. 이제는 소리축제와 같은 행사가 교육 기능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소리축제는 단지 우리 음악을 소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소리축제는 한국적인 인간을 재생산하는 기제로서 기능해야 한다. 그리고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앞장서서 그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다. 축제에 몰리는 인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 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 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4.10.14 23:02

2014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음악제 성격 강화·새로운 시도 돋보여

5일간 떠난 소리 여행이 끝났다. 2014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는 음악제의 성격을 강화하고 새로운 무대를 시도하며 내년을 기약했다.전북도 주최, 소리축제조직위원회 주관의 소리축제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전주한옥마을과 한국소리문화전당 등에서 대마디 대장단이라는 기치 아래 진행됐다.올해는 도비 16억500만 원, 국비 3억 원, 티켓 수익과 협찬 등 모두 25억4000만 원가량의 예산으로 6개 분야에 걸쳐 200여차례의 공연 및 행사가 이뤄졌다. 29개국 407개팀, 1300여명의 음악가가 참여해 우리 소리와 각국의 전통음악을 들려주었다.소리축제조직위는 지난해 270여차례의 공연행사에 비해 올해는 약 26%의 횟수를 줄이고, 공연장을 재정비해 프로그램 품질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12일 오후 3시 기준 좌석점유율은 92.45%로 잠정 집계했다. 관람객은 11일까지 약 25만 명으로 폐막일까지 30만 명을 내다봤다.김한 조직위원장은 12일 진행한 폐막 회견에서 예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우리 소리에 대한 튼튼한 바탕 위에 색다른 시도를 하며 축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각국의 명인을 초청한 공연은 소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만큼 내년에는 더욱 많은 도민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3 23:02

"사람 중심 세상" 함성, 서울을 깨우다

누가 가을 날 아니랄까봐 하늘이 매우 파랬다. 햇볕이 강렬해, 사람에 따라서는 덥다고 느낄 법한 날씨였다.광화문 인근 서울역사박물관 마당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박물관 마당에는 캐리커처, 캘리그래피, 판화 등 각종 체험부스가 들어서 있었고, 또 기념 포스터 공모 작품들과 전적지 사진도 전시돼 있었다.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것, 사람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이모 씨는 전시돼 있는 포스터를 보며 말했다. 50대의 현직 교사인 그는 그가 지도하는 학생들 현장체험학습 코스를 정하기 위해 답사 중이라고 밝혔다.그와 동행한 동생 이 씨는 이런 행사들이 있어야 우리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며 민초가 압박 속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깨치고 나오는 게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동학농민혁명 문화축제가 열렸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의 일환으로 열린 이 행사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 유족회와 천도교 종단이 함께 주최했다.아이들과 주말을 즐기기 위해 박물관을 찾았던 시민들은 뜻밖에 만난 혁명에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부스 앞에는 인파가 몰려들었고, 그들 중 태반이 아이들이었다.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지나던 길에 뭔가 행사를 하길래 들렀다는 강윤주 씨(42)는, 엄마들은 항상 자식 교육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며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자신을 40대 시민이라고 소개한 권경수 씨는 아이들과 함께 판화 부스 앞에 서 있었다. 아이들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라며 신나했다. 권 씨도 퀴즈도 풀고 체험도 하면서 재미있게 즐긴 것 같다고 말했다.가을햇볕도 따뜻하다 못해 뜨뜻할 정도였지만, 이런 분위기를 더욱 달군 것은 오후 1시께 서울시청 앞에서 출발한 기념 퍼레이드 대열이었다.파랑새빨강새가 앞장서고 만장과 깃발을 든 사람들이 뒤따르며 사람이 하늘이다, 보국안민 광제창성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풍물놀이패가 신명나는 연주를 선보이며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다.차시현 학생(13)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배웠다면서 이런 행렬을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의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고 있었다.500여명으로 된 이 대열은 서울 광화문 앞을 가로질러 서울역사박물관 앞으로 가, 행사를 즐기고 있던 시민들과 합류했다.천도교 종단과 유족회, 기념재단 대표 9인의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극단 꼭두광대 등의 기념 공연, 골든벨 등이 이어졌다.천도교 중앙총부 계한경 경리관장은 그간 주체에 따라 따로따로 열렸던 행사를 함께 모여 개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동학의 평등 정신에 대해 젊은 세대가 널리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권혁일
  • 2014.10.13 23:02

[소리축제 결산] 판소리 현대적 포장·동시공연 가능성 확인

올 소리축제는 박재천 집행위원장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며 치른 첫 무대였다. 그는 동시대성으로 판소리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실험과 비교음악제를 지향하며 고품질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방향키를 잡았다. 개막공연과 동시공연인 더블빌로 이러한 지향점을 보여주며, 좀더 많은 사람이 소리축제를 즐기도록 중계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시도와 실험이 돋보였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안정화는 과제로 남았다.△원형은 그대로, 포장은 현대적으로지난 8일 초연한 淸-Alive(청 얼라이브)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 본래의 소리인 대마디 대장단처럼 심청가의 창을 그대로 두고 스타일리시한 형식을 더했다. 화려한 영상과 3등분한 무대를 활용하고 현대적인 반주를 편곡했다. 창의 원형을 살리되 시각적 효과와 동시대적 음악으로 포장했다.그러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애초 설명과는 달리 해피엔딩을 구현하는 장면이 간략하게 처리돼 고조된 관람객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이다. 더불어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창작 작품인 만큼 일회성에서 나아가 재공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박 집행위원장은 재공연과 관련된 논의는 계속 나오지만 이는 상업적 영역으로 구체화는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며 소리에 대한 동시대적 실험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외 연출적 측면은 예산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음악제 확장올해는 국내외 음악가의 교류가 눈길을 끌었다. 전주향교에서 진행된 동시공연을 위해 중국 생황 연주자인 곽량 씨와 지역 예술인들이 곽량&오성팀을 결성했다. 또한 한국폴란드 프로젝트 쇼팽&아리랑공연으로 해외 음악가와 도내 예술인의 협연이 이뤄졌다. 폴란드 민속음악과 판소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박 집행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선보인 비교음악제는 소리축제가 세계적 음악제로 가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며 한국폴란드 프로젝트는 올해로 끝나지 않고 제3국에서 한 번 더 공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올 소리축제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과 한옥마을 경기전 등의 공연장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했다.직접 관람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지 않는 빈 시간대를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람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자막, 해설 등을 보강하는 방안이 요구됐다.△고른 품질 유지는 숙제이번 소리축제는 한 장소에서 국내외, 전통과 현대 음악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여러팀이 소리전당의 놀이마당이나 경기전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공연했다. 전문가와 아마추어팀이 연달아 나오며 일부는 품질의 편차가 발생했다. 야외 무료 공연일 경우 몰입도의 차이도 커 일부 관중은 다른 관람객의 무대 매너 때문에 눈살을 찌뿌리기도 했다.더욱이 명인의 고품질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소리축제조직위의 야심과 달리 일부 출연자는 형식적인 공연으로 명인=명품 공연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박 집행위원장은 세계적인 음악제로 가기 위해 마니아층을 실망시키지 않는 공연을 올리고, 좋은 연주자를 발굴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이름 앞의 수식어 이전에 적극적으로 음악을 들려줄 출연자를 섭외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넓어지는 한옥마을을 포괄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연장 배치 등을 염두하고 내년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소리축제의 축제성과 전문성의 갈림길에 대해 김한 조직위원장은 조직위를 맡은 뒤 해매다 이전 축제를 계승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금씩 바꿔왔다며 대중성이나 전통성 문제라는 경계를 깨지 않으면 세계적인 축제로 가기 어려운 만큼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중가수 초청 공연은 좀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3 23:02

"유자광 객관적 사실에 의해 재평가받아야"

희대의 간신으로 기록된 유자광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이 그의 고향 남원에서 열렸다.남원시 애향운동본부와 한국예총 남원지회가 10일 남원춘향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유자광을 재조명한다는 주제로 연 심포지엄에서 한국체육대학교 심승구 교수는 유자광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지만 객관적인 사실에 의해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심 교수는 유자광의 생애와 정치활동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간신은 시대가 만드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16세기 이후 조선 정국을 주도한 뒤 이데올로기로 작동한 사림의 정치이념은 유자광을 도덕적 죄인으로 낙인 찍어 역사의 감옥에 수감시킨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유자광에 대한 평가를 신빙성 없이 역사적 상상력에 의존하거나 섣부르게 해석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거나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이유로 갑자사화 뒤 김종직을 부관참시해 두 번 죽였다는 이유로 유자광을 간신으로 평가하는데, 사실 김종직과 유자광은 아주 친한 벗이었음을 증명하는 서신이 발굴됐다고 확인했다.그는 또 유자광에 대한 역사적 해석이나 평가가 상당히 부정적인데 반해 민간에서 전승되는 설화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려대 유영대 교수도 유자광 전승(傳承)과 민중적 상상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유자광은 얼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시비와 질투, 반대에 부닥치는 고난의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한편, 유자광은 경주부윤을 지낸 유규(柳規)의 서자로 세종 21년(1439)년 남원 고죽동에서 태어났다. 뛰어난 재주로 자신의 신분에 당당히 맞서 세조예조성종연산군중종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쳐 임금을 모셨으나 연산군시대의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낙인 찍혀 희대의 간신으로 기록되고 있다.남원시와 애향운동본부는 유자광의 누명을 벗겨내고 역사의 인물로 재조명하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 문화일반
  • 신기철
  • 2014.10.13 23:02

"동학혁명 전국화·세계화·미래화" 서울서 120주년 기념식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식이 11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김대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과, 김석태동학농민혁명 유족회장 등 동학혁명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참석자들은 이날 발표한 창의문(倡義文)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31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민족의 가슴에 이어졌다며 국가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전국화, 세계화, 미래화로 그 이상을 바로 세우고자 한다고 밝혔다.기념식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는 축하 메시지를 통해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봉건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일제의 침략 야욕에 맞서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것은 바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지속적인 국가혁신을 이루어 모든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북한 천도교회중앙지도위원회 류미영 위원장은 미리 보내온 축사를 통해 남북의 동학 후예들이 힘을 모아 민족통일에 앞장서자고 전했다.기념식에서는 또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동학농민군 진압에 앞장섰던 일본군 후비 보병 부대원 후손이 참석해 동학농민유족회 김석태 회장에게 화해의 꽃바구니를 전달, 눈길을 끌었다.

  • 문화일반
  • 권혁일
  • 2014.10.13 23:02

[소리축제]"아티스트 교류 계속 지원" 세계문화의 집과 협약

김한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과 소리축제를 찾은 아와드 에스버(Award Esber) 프랑스 세계문화의집 관장이 지난 10일 전북은행에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소리축제와 세계문화의집은 업무협약을 통해 2015~2016년 한불교류의해 25주년을 맞아 전주세계소리축제와 프랑스 월드뮤직 특집 프로그램 공동 기획 등 상호 아티스트 교류에 협력할 예정이다.1982년 설립된 세계문화의집은 유네스코와 무형문화유산 주간을 공동주관하고, 각국 문화예술계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꾸랑(Programme Courants)이라는 교육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권위 있는 단체다. 이 단체는 1997년부터 매년 상상축제를 열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예술(판소리, 봉산탈춤, 씻김굿, 영산회상, 황병기 선생의 가야금 산조 등)이 소개되기도 했다.이날 협약식에서 아와드 관장은 김한 위원장에게 세계문화의집에서 발간한 각국 민속음악에 관한 정보를 수록한 책자와 프랑스에서 제작한 한국 산조음악 음반 등을 선물했으며, 김한 위원장은 기념품용 가야금과 공예품으로 답례했다.소리축제 조직위는 세계문화의집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아티스트 교류뿐 아니라, 월드뮤직 시장에서의 정보 교류, 공동홍보 등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긴밀한 협조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상호 기관의 발전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월드뮤직계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4.10.13 23:02

[소리축제]한옥마을에 울려퍼지는 판소리 다섯바탕

소리축제가 중심에 두는 소리는 바로 판소리다. 현재 전해지는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춘향가 등 다섯 바탕은 소리의 뿌리며 전체다. 이러한 전통 소리를 검증받은 명창이 해마다 들려주는 무대를 귀명창은 손꼽아 기다린다. 귀가 호사를 누리는 시간은 본연의 소리판처럼 한옥마을에 있는 전통문화연수원 동헌에 천막을 설치해 관객과의 거리를 최대한 좁혀 판소리의 역동성을 느끼게 했다.판소리 연구가인 최동현 군산대 교수(국문학과)의 사회와 해설로 관객의 이해도도 높인다. 춘향가는 2명의 소리꾼이 나눠 5시간 완창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각각 2시간씩 공연한다. 9일 김연 명창(49)의 흥보가와 장문희 명창(38)의 적벽가가 깊은 울림을 전했다. 10~12일에도 공연을 안내한다.△심청가 김세미추담 홍정택 명창의 외손녀로 명고수와 명창의 집안에서 자란 김세미 명창(45). 탄탄한 공력과 수려한 성음이 특징이다. 홍정택, 오정숙 명창에게 사사한 그는 판소리 다섯 바탕 무대에서는 고수 조용복 씨와 함께 동초제 심청가를 공연한다. 지난 2001년 남원춘향제 판소리부문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고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10일 오후 1시)△수궁가 윤진철동초제가 강세인 도내에서 강산제 보성소리가 울린다. 그 주인공은 윤진철 명창(49). 어전 광대였던 박유전정응민 명창으로부터 내려온 보성소리는 품격 있고 우아한 소리를 지향하며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윤 명창은 지난 1998 제2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1998 한국방송대상 국악인상 수상, 2005 KBS국악대상을 수상하며 꾸준히 실력을 쌓았다. 이번 소리축제에서 고수 조용수 씨와 단아한 보성소리의 맛을 선사한다.(11일 오후 1시)△춘향가 박춘맹풍부한 성량과 폭포수 같은 시원한 소리의 소유자인 박춘맹 명창(50)은 춘향가의 전반부를 들려준다. 성유향조상현오정숙박봉술 명창에게 사사한 그는 고수 김동근 씨와 함께 김세종제 소리를 공연한다. 송흥록 명창과 함께 동편제의 다른 축이었던 김세종 명창의 소리가 한옥마을에 전해진다. 박 명창은 지난 2006년 광주임방울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대상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현재 전남도립국악단 창악부 지도위원이다. (12일 오후 1시)△춘향가 송재영춘향가의 나머지 부분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송재영 명창(53)이 고수 조용안 씨와 함께 동초제 소리로 들려준다. 그는 시김새의 변화가 다양하고 정교한 동초제의 노련미를 갖춘 명창이다. 남자 명창의 명맥의 잇는 그는 이일주 명창의 애제자이자 수양아들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12일 오후 1시 이후)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0 23:02

[소리축제]차세대 명창들의 열정·끼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은 차세대 명창의 열정과 재치를 느낄 수 있는 판이다. 전문가 추천과 사전 조사로 차세대 명창을 발굴해 전통의 맥을 잇는 한편 소리꾼이 자신의 공연을 구성해 특색 있는 무대를 만드는 시간이다.어릴 적부터 탄탄한 실력을 쌓으며 명창의 길로 나아가는 이들이 올해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전통문화관 혼례마당에서 1시간30분가량 5인5색의 소리를 선사한다.9일 이소연 씨(30)의 적벽가와 유태평양 씨(22)의 심청가가 펼쳐졌고 10~12일 남은 공연이 관객을 기다린다.△수궁가 한나리다섯바탕 가운데 가장 우화적이고 현대적인 재해석과 변주가 가능한 수궁가는 고수 이상호 씨와 함께 한나리 씨(26)가 공연한다. 한 씨는 초 앞에서 수국천리까지 전반부를 들려준다. 그는 청이 높고 서슬이 있는 소리를 구사한다는 평이다. 작은 체구지만 폭발적 성량을 자랑한다. 제17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학생부 대상, 제33회 춘향국악대전 경연대회 학생부 대상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10일 오후 6시)△춘향가 조희정소리로 일가를 이룬 명가(明家)에서 태어난 조희정 씨(34). 어머니 조소녀 명창, 막내 이모 조영자 명창뿐 아니라 전국 고수대회를 휩쓴 사촌 오빠들 조용안, 조용복, 조용수 명고수까지. 여기에 사촌들 대부분도 판소리 무대에서는 서는 소리꾼 집안에서 명창의 대를 잇고 있다. 대통령상이 흔한 집안답게 조희정 씨도 제16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판소리부문 장원에 이어 제39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판소리부문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차지하며 그 반열에 올랐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그는 올해 이별가에서 신관사또 부임하는 대목을 안정감 있고 명쾌한 소리를 고수 조용안 씨와 선보인다.(11일 오후 6시)△흥보가 이나래이나래 씨(28)는 전주 출신으로 국립국악고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엘리트 소리 재원이다. 뚝심과 열정의 소리꾼으로 온몸의 힘을 다해 소리를 내지르는 시원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소리에 미쳐 소리를 쫓아다닌 그는 올해 소리축제 무대에서 고수 김인수 씨와 흥보가 가운데 초 앞에서 박 타는 대목까지를 노래한다. 현재 정가악회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12일 오후 2시)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0 23:02

[소리축제]프랑스가 주목한 명인들 연주 '산조의 밤'

기악독주곡인 산조(散調)는 악기 고유의 소리를 가장 깊이 있게 전달한다. 다양한 장단으로 구성돼 연주자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소리축제의 고정 프로그램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과 함께 한옥공연을 대표하는 무대다. 올해는 프랑스가 주목한 명인의 연주로 구성됐다. 프랑스 아카데미 샤를 크로에서 월드뮤직상을 수상한 가야금 박현숙, 거문고 이재화, 아쟁 김영길 명인과 김해숙 가야금 명인을 초청해 꾸민다. 전통문화연수원 동헌에서 달빛이 비추는 처마를 배경으로 산조의 선율을 감상해보자.△박현숙이재화박현숙 명인은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들려준다. 박 명인은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와 더불어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의 명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서원대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연주단원을 거치며 솔로로 독립한 뒤 국내외 연주를 통해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그는 프랑스 파리 공연 실황을 녹음해 지난 2011년 프랑스 세계문화의집 음반레이블인 Inedit에서 음반을 출시했다.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 산조의 예능 보유자인 이재화 명인은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를 연주한다. 그는 전통의 동시대적 계승을 위해 현대 음악을 작곡하는 한편 거문고의 개량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탁월한 음악적 해석과 기품 있는 연주가 담긴 음반이 프랑스에 반향을 얻었다.(10일 오후 7시)△김해숙김영길박종선류 아쟁 산조를 연주할 김영길 명인은 무속음악과 민속음악 전반에 탄탄한 기량을 지녔다는 평이다. 최정상의 아쟁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는 그는 현대음악이나 즉흥음악도 기품과 안정감을 담는다. 현재 국립국악원에 재직하고 있다. 그의 음반은 프랑스에서 지난 2012년에 출시돼 지난해 앞의 두 명인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3명의 명인과 함께 초대된 김해숙 명인은 국내 대표적 가야금 연주자로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공연한다. 뛰어난 음악 해석과 논리정연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12줄의 매력을 절제된 감정으로 품격 있게 풀어놓는다는 평이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의 원장을 지냈고 현재 국립국악원의 원장을 맡고 있다. 그가 지난 2012년 OCORA Radio France에서 출시한 가야금 산조음반은 Harmonia Mundi의 유통망을 통해 64개 국가에 출시되며, 산조를 세계음악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11일 오후 7시)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0 23:02

[소리축제]'토끼타령'으로 돌아온 안숙선 명창

전북이 낳은 국악계의 프리 마돈나 안숙선 명창(65). 그 이름만으로도 매혹적이다. 소리축제가 지난 3년간 명인명창에 대한 헌정무대로 꾸렸던 광대의 노래 시리즈가 안숙선 명창의 연기와 소리를 90분간 감상할 수 있는 토끼타령으로 꾸려진다.(1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광대의 노래는 소리축제의 브랜드 공연이다. 이제껏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재로 한 전통 창극, 신재효 선생을 위한 헌정 창작 소리극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를 잇는 무대를 안 명창과 젊은 소리꾼들이 준비했다. 안 명창은 용왕을 구하려는 자라의 충직함과 위기를 벗어나려는 토끼의 슬기로움이 어우러진 판소리 수궁가로 창극의 원형과 현대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이 작품은 지난 5월 국립국악원에서 초연했다. 20여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온 안 명창과 국립민속국악원 지도단원인 지기학 연출의 인연이 만든 결과물이다. 안 명창의 작창에 작곡가 김백찬 작편곡이 보태졌다.특히 이 작품은 초기 창극의 형태를 되짚어 보기 위해 기획됐다. 창극이 점점 대형화, 서구화하는 상황에서 많은 변주가 이뤄지는 수궁가로 1900년대 초기 창극의 본모습을 찾아보자는 취지다.소극장용으로 제작돼 전자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소리꾼이 내는 그대로의 음과 몸짓을 관객이 느낄 수 있다. 효과음이나 극의 배경을 전달하는 장치와 조명의 변화도 최소화하며 수궁가의 주요 대목을 들려준다.공연은 판을 여는 노래로 극을 시작한다. 이어 용한 도사를 모셔다 용왕의 맥을 짚는 눈대목 초두(初頭)가 펼쳐진다. 토끼의 간이 필요하다는 처방을 받은 용왕은 어전회의를 통해 자라를 뭍에 올려보낸다. 바다는 나온 별주부가 세상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며 부르는 고고천변이 귀를 즐겁게 한다. 이후 별주부가 토끼를 만나 용궁행을 유도하고, 토끼는 궤변으로 용왕을 속이며 구사일생하는 대목으로 구성했다.이 작품은 배우 한 명이 1개의 역할을 맡지 않고 여러 배역을 오가며 작은 창극의 형태를 보여준다. 안 명창이 극의 전개를 창으로 해설하며, 극을 이끄는 도창(導唱) 역할을 하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과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 7명이 출연해 10가지 배역을 소화한다.여러 역할로 배우들이 숨을 고르는 중간 피리, 아쟁, 가야금 연주자가 나와 산조를 들려준다.한편 안숙선 명창은 지난 2004년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10월부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0.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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