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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예총 '인문학+판 콘서트' '청하, 예술의 날개를 펴다!'

전북예총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다양한 장르에 걸친 1만2000 회원들의 역량. 그 역량을 바탕으로 매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회원들이 1년간 해온 작업의 결실을 나누는 전라예술제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문화적 향유를 넓힐 수 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그 대표적인 게 '인문학+판 콘서트'.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참여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민들과 예술적 감흥을 나누는 장이다. 지난 2008년 '오지마을 문화투어'로 시작해 더 살을 붙여 발전시켰다.올해는 김제시 청하면에서 '청하, 예술의 날개를 펴다!' 주제로 진행된다(14일 오전 10시부터 청하면사무소). 전북예총 회원들의 무대공연과 작품전시 등에 인문학 특강, 한방의료 진료, 이·미용봉사 등 주민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전북예총회원들의 수준 높은 작품과 김제시 청하면에서 운영하는 노래교실, 스포츠댄스,사물놀이패가 함께 하며 도시와 농촌이 문화를 공유하고, 예술로 하나 되는 자리다. 미술·시화·사진 전시회와 강희자씨의 판소리, 소현숙 사물패의 사물놀이, 그리고 금관 5중주가 열린다. 여기에 웃음치료사인 임진옥 강사의 '행복한 삶, 건강한 삶' 주제의 특강이 이어진다. 전북예총은 참여하는 지역주민 모두에게 점심을 대접할 계획이다. 2부에서는 청하면민들의 노래자랑도 펼쳐진다. 전북예총 선기현 회장은 "1년에 두 번하는 행사지만 농촌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시발점이 돼 앞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문화나눔을 실천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1 23:02

익숙함 너머 새로움의 추구

KBS 전주방송총국이 도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서양화·동양화·사진작가 3인을 초대하는 '삼인삼색' 기획전을 마련했다. 방송국 내 모악갤러리에서 2주씩 릴레이 형식으로 전시되는 '삼인삼색'展에 초대 받은 작가는 유휴열(서양화), 김문철(동양화), 김학수씨(사진작가)다.기획전 첫 번째로 초대받은 작가는 유휴열씨. 80년대 초부터 30년간 거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개인전을 열어왔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300여회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BELGO 국제 회화전 특별상 (RUBENS 상), 예술평론가협회 선정 최우수 작가상,'97 MANIF 서울국제ART FAIR 대상, 목정문화상, 전북대상(전북일보사) 수상작가이기도 하다.'그의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의식이 공존한다. 원시시대부터 존재했던 자연물인 나무로 만든 판재 위에 현대의 인공적 에너지인 전기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발포 스티렌(Expanded Poly-Styrene)과 알루미늄 판으로 형태를 만들고, 기계문명의 총아인 자동차에 사용하는 도료를 사용하여 완성하는 하드웨어는 서구적이다. 반면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양한 몸사위와 화려한 컬러로 표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한국적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이 두 요소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그는 또 디테일(detail)과 스케일(scale)을 동시에 갖추고 현대미술의 본류를 직시한다. 회화의 기본적인 요소인 점에 대한 화가의 탐구는 디테일로 나타나고 있는데 백제적 섬세함에 바탕을 두고 있고, 선에 대한 천착이 형태적으로 드러나면서 커진 스케일에는 고구려적 호방함이 잘 담겨있다. 이는 작가의 Color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는데 모노크롬 형식의 작품에서는 모더니스트의 단순함을 다색화에서는 팝아트적 요소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지만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그만의 특징이 창조적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유 화백의 작품을 눈여겨본 예술 경영인 정윤태씨의 평이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적 여유로 작품을 자신의 삶과 연계시키는 화가며, 익숙함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움을 찾아 나서는 작가적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는 평도 곁들였다.알루미늄 작품으로 안정적 입지를 다지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한지작업을 시작했던 그가 다시 조형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이는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려는 작가적 탐구의식과 회화의 기본적 요소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다,유 화백은 이번 초대전에 이어 올 8월중 미국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KBS기획 삼인삼색 유휴열 초대전=11일부터 24일까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1 23:02

中 최고 전위적 사진작가 왕칭송 전주 온다

왕칭송은 서구 문물 유입으로 변화를 겪고 있는 중국 현대사회를 고발해온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하나다. 1세대 사진작가로 중국의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논쟁들을 비틀고 꼬아 사진 미학의 변화를 가져온 이단아. 특히 그는 서구 미술사의 명장면 혹은 현대인이 친숙하게 접하는 기호상징을 차용한 사진으로 극단적 자본주의소비주의에 위치한 덧없는 삶을 냉소적으로 대면케 한다. 중상을 입어 휠체어에 탄 수백여 명의 환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Temporary ward'나 폐허가 돼 버린 곳에서 아슬아슬한 형체만 남아있는 'Godness' 등은 서구 문명으로 변화의 급물살을 타는 중국의 위태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사)현대사진미디어연구소가 주최하고 전주포토페스티벌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5회 전주 포토 페스티벌'이 중국에서 가장 전위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왕칭송 특별전을 연다. 도시의 문화유산을 시공간적 예술적 가치로 전환시키고자 마련한 이번 사진전 주제는 '벽을 넘어서'. 한국과 중국의 수교 20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로 기획된 중국 사진전으로 중국의 현대 사진가 초대전과 중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메카인 상하이 사진전이 주목을 모은다. 문화 대혁명을 거친 중국이 사회정치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거쳐 저널리즘 형식의 사진을 주를 이룬다.관객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하는 '뉴미디어 아트 초대전'과 전주의 풍광을 기록한 '전주 풍경 사진전', 전국 100명의 사진작가가 전북에서 1박2일을 보내며 사진으로 기록하는 '100인의 사진가와 함께하는 촬영' (12~13일)등도 준비 돼 있다. 수도권영남권중부권전북권 대학과 연계 돼 활동하는 전국의 사진작가가 참여하는 '빛의 흐름전'과 전북에서 태동한 사진동호회가 연합결성한 전북생활사진가협회의 회원전도 이어진다. 초청 세미나에는 국내 사진작가 석재현 성남훈과 함께 에비 로빈슨 뉴욕 시각예술대 사진과 교수('서양의 눈으로 본 아시아 사진의 특징과 미래')와 구정 중국 푸단대 저널리즘 교수('중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특강(12일 오전 11시오후 3시)이 마련 돼 각각의 사진 미학에 관한 진지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제5회 전주포토필름 페스티벌 = 12~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 한옥마을. 개막식 12일 오후 1시30분.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1 23:02

수문장과 사진 찍고 왕실 의상 입어보고… 전주경기전, 전통문화 체험 명소 거듭난다

국보 지정이 예고된 태조 이성계 어진(御眞)을 보관하고 있는 전주 경기전이 전통 문화체험의 명소로 거듭난다. 전주시가 6월 경기전을 유료화(성인 1000원청소년 700원)하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전주시의 경기전 부속건물 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주 어진박물관(관장 이동희)은 지난달 28일부터 경기전 체험 마당'조선을 품은 경기전'을 운영하고 있다. 10월까지 이어질 경기전 체험 마당에는 수문장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보는 수문장 체험, 왕실 의상 입어보기, 탁본실록 문양 제작인쇄하기, 상설 궁중놀이, 디딜방아 찧기 등 8개 체험으로 구성됐다. '수문장! 경기전을 지켜라'와 '찰칵, 나도 수문장'은 경기전 정문에 조선시대 군관 복장을 한 수문장을 배치해 직접 수문장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왕실의상 체험, 내가 왕이로소이다'는 수복청에서 왕실의상을 입고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기회를 제공하는 코너. 태조의 청룡포, 왕비의 홍적삼, 공주 당의, 왕자 자적단령 등 의상소품이 준비 돼 있다.제사를 지내던 서재에서 진행되는 '탁본실록 체험'은 경기전 모습을 담은 목판을 활용한 탁본과 조선왕조실록 표지 전통문양인 능화문을 동판에 새겨 인쇄하는 체험이다. 강원도에서 실제로 사용됐던 디딜방아가 제수용 음식을 만들던 용실에 전시되고, 옛 시대의 마굿간 아청에서는 말에게 먹이를 주는 것처럼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트릭아트'와 용실 뒷편 후원에서 투호 놀이'궁중놀이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전주시는 또한 조선 4대 사고 중 임진왜란 때 유일하던 남았던 경기전 전주사고를 리모델링 해 실록 봉안 행렬 조감도, 실록 편찬 모형, 실록에 관한 내력 등을 전시했다. 이와 함께 전주시립국악단은 26일 오후 2시 경기전에서 조선시대 종묘의 제사에 쓰인 연주와 무용을 본 뜬 경기전 제례악을 펼친다.시는 추경에 예산을 더 확보해 경기전 제례악의 상설화, 주요 문화재 해설을 돕는 한국어영어일어중국어 오디오 가이드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1 23:02

임실 박사마을에 허세욱 문학비 건립

중국어권에서 더 유명했던 허세욱 전 고려대 교수를 기리는 문학비가 임실 삼계면 박사마을에 세워진다. 작고 2주기를 앞두고서다. 문학비가 세워질 삼계면 세심리 박사마을은 지금까지 153명의 박사를 배출했으며, 허 박사는 신길순 박사에 이어 이 고을 2호 박사다.고인의 문학비 건립은 고인의 대학 제자들과 한국문학을 빛낸 문학인을 기리는 사업을 주도해온 우리문학기림회(회장 고임순), 그리고 임실 박사마을 운영위원회(위원장 오흥섭)가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다.고려대 석사학위 과정에서 허 교수의 지도를 받았던 전홍철 교수(우석대)는 "선생님의 작고 2주기를 맞아 무언가 의미있게 기리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제자들간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문학비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제자들은 문학비와 별도로 선생님을 추모하는 문집발간도 준비중이란다.2010년 7월1일 작고한 허 교수는 한국외국어대와 고려대에서 중문학 교수로 재직하며 시집 7권, 수필집 10권 등 문학서적을 포함 총 3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대만국립사범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그는 특히 중국어권에서 더 잘 알려졌다. 북경현대박물관에 허세욱 코너가 개설돼 있으며, 대만에서는 훈장까지 추서했다. 한국중어중문학회와 중국현대문학회, 중국학연구회, 중국어문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중국고대문학사」와 「중국근대문학사」 「중국현대문학사」 등 중국문학을 정리했다.1961년 시인과 수필가로 등단해 문인으로도 활발히 활동해 온 그는 "내 문학은 고향과 천륜, 자연과 무위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고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시집 「청막」 「땅밑으로 흐르는 강」 「바람이 멈춘 곳」 등과, 수필집 「움직이는 고향」 「달이 뜨면 꽃이 피고」 「송정다리」 등을 발표했다.박사마을 운영위원회 한인숙 사무장은 "오늘의 박사마을이 되기까지 고인의 보이지 않는 힘이 적지 않았다"며, 문학비 건립을 통해 고인을 기리는 동시에 박사마을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박사마을은 문학비 건립과 별도로 고인이 생전에 마을에 기증한 고인의 저서(38권)와 1940년대 친필 원고의 논문, 그리고 소장책들을 앞으로 건립될 마을 다목적회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문학비 제막식은 오는 26일 박사마을 현지에서 문학인들과 마을주민, 그리고 미망인 이윤경씨 등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1 23:02

새만금 조형물 국제 공모 심사위원 사전 담합 의혹

한국농어촌공사가 실시한 '새만금 조형물 국제 공모전'에서 심사위원들의 사전담합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09년 열린 이 공모전은 신시배수갑문 주변 공원광장에 설치할 조형물을 선정하기 위해 마련됐고 작품명 '약속의 터전'으로 공동대상에 선정된 A씨와 B씨는 33억원 예산의 조형물에 대한 제작설치 시공권을 부여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은 9명으로 위원장에 한국농어촌공사 임원이 선임되는 등 모두 4명의 농어촌공사 직원이 참여했고 나머지 5명은 대외 심사위원들로 꾸려졌다. 특히 대외 심사위원 중에는 과거 A씨와 B씨가 대상 등을 수상한 공모전에서 심사를 맡았던 위원 2명이 포함돼 있다.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대내 심사위원이 다수 선정된 것과 위원장을 임원이 맡은 것은 농어촌공사가 발주한 공모전인 만큼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려 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상 공모전에서는 대내 위원의 숫자를 최소화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게 타 기관 관계자의 설명이다.전북도 관계자는 "관공서기관이 주최하는 공모전에서는 심사위원장에 당연히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하고 대내 위원의 숫자는 최소화하되 진행 등의 보조역할을 맡는 게 상식이다"며 "이는 공모전 발주기관의 입김을 최소화 하려는 안전장치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외 심사위원 선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제보자 K씨는 "대외 심사위원을 선정하면서 당시 농어촌공사 사장 C씨와 친분관계에 있던 D씨가 심사위원들과 짜고 A씨와 B씨를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33억원의 공사비용 중 상당수가 C씨와 D씨의 주머니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D씨는 지난 2006년 충남의 한 군의원 비례대표가 되면서부터 당시 국회의원이던 C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렸다. 또 D씨는 국제 공모전에 앞서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에서 실시한 '새만금 교명주 조형물 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했고 과거 D씨가 심사한 공모전에서 A씨와 B씨는 대상 등을 수상했다. D씨는 "C씨와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만금 교명주 조형물 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것을 C씨는 알지 못한다"며 "당시 C씨가 8억원 정도 규모의 공모전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형물 전문가들은 '약속의 터전' 조형물 공사비용이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교수(S대학교 조소과)는 "이 공사의 비용은 조형물의 크기 등을 고려하면 석재비용 4~5억원, 가공비 8억원, 작가 저작권료 3억원, 기타비용 1억원 정도로 최대 17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2.05.10 23:02

화선지 가득 생명력…철학과 사유 담긴 깊은 맛

40대 늦은 나이에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나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해온 한국화가 목원 임섭수씨. 마흔 여섯의 나이에 군산대 미술대에 진학해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만학의 열정을 이어 홍익대 대학원에서 문인화의 골법용필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기획단체전에 100여회 참여해온 그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6번째 개인전이다. 작가의 작품은 짙푸른 밤하늘에 뜬 달과 잔잔히 흐르는 물, 고목매화에 핀 홍매의 가지 뻗음 등 화면가득 표현하는 생명력이 넘친다. 거칠고 투박한 붓질로 돌산과 나무, 흐드러진 꽃과 화면 가득한 안개 등을 풍부한 먹의 농담으로 원근감을 살려 사실감 있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사물의 외형적 조건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붓놀림에, 대상을 진실로 이해하기 위한 관찰과 훈련으로 어두움 속에서도 철학과 정신을 바탕으로 깊고 맑은 먹색과 다양한 필선을 구사한다는 평을 받는다.미국 밀워키대 교수로 있는 딸 윤리나씨와 오는 17일 전주에서 '엄마와 딸-동행'전에 더욱 관심이 간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삶에 부족함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또한 존재함으로 존중돼야 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5년째 목원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목원 임섭수개인전=1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0 23:02

귀동냥으로 풍물 배운 주민들, 무대 주인공으로

"기냥 이번 참에 야물딱지게 쳐부쇼. 옛 말에 굿 끝난 다음에 장고 친다는 말이 있어. 판이 한 번 시작되믄, 그 판은 인자 끝난 거여. 잘 허든 못 허든 그 판은 다시는 오지 않응게. 낙관불입! 긍게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지.""암만."그러나 이렇게 한바탕 재미지게 놀아진 굿판이 끝나면 상쇠 아내의 쇠 울음은 시작된다. 쇠에 미친 상쇠의 풍물유랑 덕분에 먹고 살 길 팍팍한 아내는 속 편할 날이 없다. 푸진 굿 뒤에 남은 것은 고단한 상쇠의 삶.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가 주관하는 한옥 활용 야간 상설 공연'웰컴 투 중벵이골'(총감독 양진성·연출 정진권)은 임실 필봉 상쇠를 통해 본 이 시대의 상쇠 이야기다. 중벵이골(필봉마을의 옛 이름)에서 임실 풍물굿을 복원·전승시킨 故 양순용 선생(1941∼1995)의 삶이 녹아든, 푸진 그러나 허기진 판을 그렸다.어렸을 적부터 귀동냥하며 풍물 가락을 듣고 자란 주민들은 저절로 흥을 탈 줄 안다. 전문 굿쟁이들이 뜨겁게 달구는 신명도 좋지만, 목청 좋은 어르신과 입담 좋은 치배들의 삶이 녹아든 푸진 판은 색다른 즐거움. 이야기를 끌어가는 상쇠와 월곡댁, 왕박골댁, 배실아제 외에 주민들이 깜짝 출연하는 동네 '할배'와 '아제'들의 입말이 재미를 더할 듯. 대본을 쓴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은 "전문 배우들이 아니기 때문에 첫 공연은 대사를 소화하는 것도 버거워할 수 있으나, 공연이 거듭되면 자신들의 인생 이야기가 끝간 데 없이 나올 것"이라면서 "때문에 이번 공연은 완결된 대본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무대는 '춤추는 상쇠','바람꽃 상쇠','꽃 피는 상쇠'로 구성된다. 숨은 관전 포인트는 바가지 긁던 아내가 쑤시빗자락을 들고 비질하는 춤사위. "남편한테 달려드는 나쁜 것들을 싹싹 야물게 씰어내는" 아낙들의 무질서한 춤은 웃음꽃을 피워낸다. 감칠맛 나는 이번 공연에는 김용택 섬진강 시인의 학교 답사와 풍물·난타 체험, 천연염색·한지공예·치즈 만들기까지 곁들여지는 1박2일 여행 코스. 전북도와 임실군이 주최한 이번 공연과 체험은 무료로 제공된다. (단, 숙박료는 제외)△ 창작 음악극'웰컴 투 중벵이골' = 12일~9월22일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임실 필봉문화촌. 문의 063)643-1902.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0 23:02

최고 명창들 전주서 첫 마당창극

공연 타이틀 보다 출연진 면면 때문에 더 눈길이 가는 공연.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전주 한옥마을 야간 상설 공연으로 내놓은 마당 창극'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한옥을 활용한 야간 상설 공연을 마련하기 위해 시도한 이번 공연은 유파별로 소리를 골라보는 즐거움에 잔치 음식과 전통 체험까지 '덤'으로 주어진다.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모인 최고의 마당 창극. 판소리 '춘향가' 중 변학도 생일 잔치와 암행어사 출도 부문을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우리 시대 최고의 춘향 안숙선 명창과 방년 16세 야무지고 단단한 춘향 김하은. 탄탄한 성음과 구성지고 힘찬 너름새로 좌중을 휘어잡는 왕기석 명창과 단단한 소리로 풍성한 추임새를 이끌어내는 소리꾼 임현빈. 40대 이난초 명창부터 60대 김영자 명창까지 정한수 떠놓고 이몽룡이 전라어사 되기를 바라는 월매가 넷. 연륜의 깊이는 젊음의 패기 못지 않다.대본을 직접 쓰고 총감독을 맡은 곽병창 우석대 교수는 "전주에서 처음 시도된 마당 창극으로 이렇게 화려한 출연진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면서 "고수로 활동해왔으나 창극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조용안씨가 연출로도 참여한 의미있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해마달'은 유파별 4개의 팀으로 구성됐다. 한 평생 춘향인 안숙선 명창, 동년배이면서 어머니 월매로 빛을 발한 김영자 명창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이 나이에 춘향하기가 민망하다"며 극구 사양했던 안 명창은 막상 무대에 오를 시간이 되니 "인생의 깊이가 녹아든 춘향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욕심을 냈다. "체격이 있어서 평생 어머니를 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 명창은 "역시 '콤비'라는 말을 듣게끔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때로는 연인으로, 때로는 딸로, 장모님으로 만나온 이들을 주선한 왕기석 명창은 12년 만에 두 여인 사이를 오가며 이몽룡으로 열연한다. 억척 월매를 맛깔나게 표현할 조영자 명창은 "각 유파별 매력이 도드라지는 무대라 은근히 신경 많이 쓰인다"면서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내가 이번 출연진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만큼 아주 잘하지도 않고 아주 못하지도 않는, 중간 정도만 하겠다"고 밝혔다. 정정렬제를 대표하는 최승희 명창의 계보를 잇는 딸 모보경 명창은 딸 하은과 무대에 선다. "공연 날짜가 다가올수록 정말 큰 일 났구나 싶다"는 모 명창은 엄습하는 부담감을 연습으로 대신하고 있다. '해마달' 관람 뒤 부채(부채문화관)풍물(전통문화관)다도(설예원)목판(완판본문화관)체험과 소리문화관에서 제공되는 잔치음식이 오감을 만족시켜준다. 2만원,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문의 063)283-0223. www.jjcf.or.kr△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 = 26일~10월27일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전주소리문화관 놀이마당. 공연은 추석 연휴(9월28~30일)에도 계속된다. 일반 2만원, 청소년 1만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0 23:02

아시나요? 개성 넘치는 재래시장 '청년 몰'

17명의 '청년 사장'들이 전주 남부시장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이음, 남부시장 번영회가 주관하는 '문전성시 청년장사꾼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남부시장 2층에 각자의 개성과 철학을 담은 상점을 열었다. 8일 이곳을 찾았을 때 톡톡 튀는 상점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범이네 식충이(식충식물화원), 그녀들의 수작(핸드메이드 소품 체험공방), 같이 놀다 가계(키덜트 놀이문화 술집), 뽕의 도리(뽕잎 수제버거), 미스터리 상회(재활용 업싸이클링 공방), 송옥여관(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잡화점) 등. 청년 사장들은 창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전통시장의 부활' 프로젝트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 버려진 가구, 목재, 돌 등 재활용품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냈다. 플라잉팬(후라이팬 전문 요리점) 김은홍 대표는 "여기에 참여한 사장님들 모두가 점포 인테리어에 직접 참여해 만든 공간이다"며 "나도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여기 모인 사장님들 사이에서는 평범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모인 '청년 몰(mall)'은 단순히 장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먹거리, 수공예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돈까스 만들기 △뽕잎비누 만들기 △재활용품을 이용해 소품 만들기 등 청년 사장님들의 '영업 비밀'을 체험할 수도 있다. 또 다양한 재주를 가진 청년 사장들이 공동으로 기획하는 음악공연, 설치미술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한다.'전통과 현대를 잇자'는 철학으로 뭉친 이들은 기존 상인들과의 소통도 남달랐다. 개업 나흘 만에 주변 상인들과 스스럼 없이 가까워 진 것은 물론 작은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 정형선씨(69상수식당)는 "청년들이 잘돼야 우리 가게도 살고 청년들도 산다"며 "청년 사장들이 깔끔하게 가게를 정리해 우리 가게도 보기 싫은 물건들을 다 치우고 건물을 보수했다"고 말했다. 이날 남부시장 2층 '청년 몰'을 찾은 시민들은 새롭게 바뀐 공간에 대해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 장하나씨(36)는 "전통시장에 이런 공간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청년 사장들의 아이디어도 좋고 전통시장과 대비되는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2.05.09 23:02

충남 서천 금강하구둑에서 대전 대청댐까지 자전거로 달리는 146km '짜릿'

충남 서천 금강하구둑에서 대전 대청댐을 잇는 146㎞의 금강 종주 자전거길이 열렸다.이 구간에는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는 물론 금강하구둑, 철새도래지, 신성리갈대밭, 강경포구, 백마강 구드래나루, 고마나루, 합강공원, 대청댐 등이 위치해 금강의 수려한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특히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유명한 신성리갈대밭은 갈대의 선율과 금강의 물결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공주시내를 우회하는 구간 주변도 공산성,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백제의 찬란한 역사유적을 둘러 볼 수 있다.일부 구간 일반도로가 포함돼 있지만 금강 자전거도로는 차량 통행이 적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으며 길을 따라가다 보면 유원지나 사진을 찍기 좋은 곳도 많다.금강 종주 자전거길은 일반적인 자전거 속도인 시속 15㎞를 유지하면서 페달을 밟으면 9시간여 정도면 완주할 수 있다.금강변 전용도로를 달리다 보면 잘 보전된 생태습지가 그야 말로 압권이다. 원시의 초록을 접하는 동안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공주에서 부여로 가는 코스는 다른 구간에 비해 오르막이 많고 긴 탓에 힘겨운 코스지만 백제의 향수를 저절로 느낄 수 있어 힘겨움을 잊을 수 있다.최근 금강 종주 자전거길이 개통되면서 자전거를 이용해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화창한 봄날, 휴일 등을 이용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한번쯤 봄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페달을 밟아보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될 듯 하다.

  • 문화일반
  • 강현규
  • 2012.05.09 23:02

래퍼 '우타우'…랩 불모지에 멍석 깐 남자

"내이름은 우타우. 우투더 타투더 우투더 아!"최근 JTV 전주방송의 '노래를 잘하는 방법'이 화제다. 이름 사이에 '투더'를 넣어 리듬감 있게 연습해보라는 등의 핵심 비법이 귀에 쏙쏙 박힌다.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신호 대기를 하다가 혹은 집에서 가사 일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는 이들이 상당수.'위풍당당, 숨은 문화일꾼'의 두번째 주인공은 래퍼 우타우(30·본명 임형삼)씨다. 우타우는 일본어로 노래하다란 뜻.도내 각종 축제와 행사장에서 우타우란 이름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한국 래퍼들이 거의 20대까지만 활동하고 그만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수명은 보기 드물게 길다. 세월로 농익은 래퍼을 예우해주는 유럽과 다른 국내에서, 그것도 국악이 강세인 전북에서 10년 넘게 유일한 래퍼로 버텨왔다는 게 놀랍다. "고등학교 때는 밴드 활동을 했어요. 다른 악기는 아무리 연습해도 잘 안되는데, 랩은 쉽게 되더라구요. 랩이 한창 유행하던 2000년대 다른 밴드의 랩을 해주면서 활동하게 됐죠. 그때만 해도 랩을 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신기한 취급을 받았어요."그러나 랩이 삐딱한 모자와 힙합 바지를 입은 이들이 껄렁껄렁하게 하는 딴따라 음악이라고 오해 마시라. 판소리가 양반 사회를 조롱한 한국의 민중 음악이라면, 랩은 변방의 뒷골목에 있었던 흑인들을 대변해온 도도한 변설이다. 사소한 일상과 미세한 감정의 편린까지 이야기로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게 특징. "랩은 배우지 않아도 30~40번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다만 자신감이 우선돼야죠. 랩을 얼마나 잘하느냐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나 풀어낼 수 있느냐거든요."문제는 랩을 하고 싶어도 무대가 가뭄에 콩 나듯 있다는 것. 젊을 땐 밥벌이를 따로 하면서 활동하던 래퍼들도 30대에 접어들면 안정된 직장을 찾아 떠나다 보니, 특히 지역은 래퍼들이 정보를 교류하고 이야기할 모임조차 없을 만큼 척박한 곳이 됐다. 래퍼들의 '정보통'으로 통하는 그가 2006년 10명 남짓한 지역의 래퍼들을 불러 모아 신나는 판을 감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누군가 멋진 공연을 하면, 서로 자극을 받잖아요. 당시 지역의 래퍼들이 함께 하는 무대는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 됐어요. 뭔가 해냈다는 자부심이 가장 컸습니다."지난 10년 넘게 래퍼로 활동한 덕분에 '우타우'라는 이름을 알아보는 이들은 많아졌지만,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래퍼 우타우'만의 음악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2010년 뒤늦게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그의 랩이 다양한 무대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공연을 기획하는 일에 욕심을 내고 있다. 지난달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국악 칸타타'그 강에 가고 싶다, 섬진강'에 등장해 섬진강의 그리움을 속사포 랩으로 쏟아내 주목을 끌었던 것처럼, 다양한 시도를 접목시키고 싶다. "랩의 리듬감은 시의 운율과 비슷해요. 다만 랩은 말도 안 되는 말을 만들어 끼워 넣고, 영어도 군데군데 넣어 파격을 준다는 게 다르죠.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다니면서 시를 가까이 할 수 있었던 환경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10년 뒤에도 랩은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로 간주될까. 속도의 복마전에서 벗어나 더 유연해진 40대 래퍼 우타우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비록 메가 히트는 안 되더라도 인생의 관록에서 우러나온 랩은 또 다른 절창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40대 래퍼 우타우를 기대하는 이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9 23:02

속도에 익숙한 시대 '내 안의 나'를 보다

자신의 모습인 자화상은 다른 한편으로 시대를 투영하는 사회상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등과 같은 첨단 기기의 등장으로 '셀카'가 보편화된 오늘날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내면을 들여다보기보다 트랜드와 스타일에, 또 깊은 성찰보다 순간의 감정과 표현에 익숙해져 있지 않을까. 빠르게 지나가는 속도의 시대 속에서 순간 포착이란 의미도 있겠지만, 고속 질주 속에서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 어려운, 심지어 위험한 일은 아닐까.전주 서신갤러리의 자화상전은 이렇게 빠른 것에 익숙한 시대에 작가와 관객 모두에게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 위한 자리다. 올해로 13회째인 이번 자화상전은 작가와 미술학도들이 심사없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열린 전시다.이번 전시회에는 도내 작가·학생 뿐아니라 타지역 미술학도 등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총 243점의 개성 있는 작품들이 모였다. 전시장의 온 벽면이 수많은 얼굴들로 가득 차 마치 인파로 북적이는 축제처럼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군산대, 목원대, 배재대, 안동대, 원광대, 전북대, 전주대, 조선대 등 총 8개 대학의 미술학도들과 4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21세기 신미인도'로 미술계를 넘어 기업의 광고까지 연결시킨 김정란, 논란이 됐던 역사적 인물들의 사진을 합성해 정치적·종교적 메시지로 전달하는 배강조, 세필 기법으로 산수화와 인물화를 결합시킨 정준미씨 등 각기 다른 개성으로 인물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수도권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2012 자화상전=9일부터 29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09 23:02

22. 석북집 속의 한벽당

조선조에 누정은 각종 공적 환대나 사적 연희가 베풀어졌던 다목적 공간이었다. 전주 8경의 한 곳인 한벽당은 1404년 직제학을 지낸 최담이 지은 곳으로 많은 시인과 묵객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풍류도량이다.이처럼 정자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담론의 장과 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었다. 이와 같은 정황은 남동철, 신광수 등이 남긴 한벽당 관련 시를 통해서 조선 후기 전주의 누정에서 펼쳐졌던 화려한 연희를 엿볼 수 있다. 한벽당은 지방관리의 연향과 기녀들의 가무를 즐기던 장소로서 평양의 부벽루나 연광정과 같은 공연 공간이었다.많은 문사들이 남긴 시문에 의하면, 신임 관료가 부임하면, 이곳에서 연희를 벌였던 것으로 보인다. 남공철(1760-1840)은 한벽당에서 연행된 검무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붉은 치장 가볍게 들고 도는 춤 / 전립에 바람 불리고 가슴엔 옥전을 찼는데 / 엇바뀌 추는 춤 봄나비 촛불을 맞보내는 듯 / 낮았다 높았다 가을제비 화려한 잔치 휘젓는 듯 / 멈칫 손 내리니 날씨 개이자 우레 멈추듯 / 금시 허리 돌리닌 안개가 걷히듯 / 공손량의 검무가 전해진 것이라지만 / 오히려 장욱이 글씨 배우든 생각을 하지.(금륭집 권 2)전국적으로 전개되었던 검무의 인기는 대단하였다. 일반적으로 전주 검무가 독창적이고 새로운 흐름을 드러냈다고 직접적으로 기록된 것은 없지만, 전주 검무가 다른 지역의 검무와 변별력이 있다는 시도 나온다. 신광수는 1749넌 한벽당의 모습을 '한벽당 12곡'으로 지어 석북집에 남겼다. 그 가운데 전주 한벽당에서의 검무를 보고 나서 그 소감을 소회하였다.전주 아녀자(기녀)들은 남장을 잘하지 / 한벽당에서 검무가 한창이네 / 유리빛 푸른 물에 그림자 보려하나 보이자 않고 / 한벽당 안에 돌려 추는 춤 서릿밭 같네.(한벽당 12곡)궁중과 지방의 교방에서 검무를 출 때에는 전립을 쓰고 전복과 전대의 복식을 갖추고 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전주 검무는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나타나듯이 남장을 하고 추는 것이 특색이다, 지금까지 기생들이 검무를 출 때에 남장을 하고 추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한벽당에서 전주 기녀의 검무는 남장을 하고 연행되었다는 것이다.또한 한벽당 아래로 흐르는 물에 춤추는 그림자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 그 춤사위가 역동적이었다. 양손에 칼을 들고 연풍대를 돌며 추는 춤 동작에 동적인 힘을 불어넣기 위해 남장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만큼 전주 검무는 역동적이었다. 이 춤에 함께 했던 삼현육각의 반주음악도 유추할 수 있어 매력적인 모습이다.지금은 도심의 복판에 있어 차량소리로 북적이지만 불과 몇 백년 전만 해도 풍류가 단단하게 배어있는 한벽당은 풍류문화를 펼쳐졌던 우리 고장의 아름다운 명소였다. 1971년 12월 2일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되었다. /전북도문화재 전문위원·한별고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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