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1 05:11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23. 완산십곡병풍도 - 19세기 전주 상황 기록한 최상의 지도

지도는 공간적 역사를 말한다. 고지도 뿐만 아니라 특수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이르기까지 지도는 역사를 비롯해 생활사와 도시 공간의 구성까지 제공해주는 사료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과 지리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획, 한 점으로 그려낸 역사의 현장은 당대 문화사를 가감 없이 나타낸다.그 시대가 가장 날카롭게 주목했던 문제들이 녹아있는 유물로 한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게 바로 지도다. 지도가 동시대의 모습을 좀 더 입체적으로 그리고 상세하게 분석한다는 점에서 역사 복원의 1차적 사료가 된다.국립전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완산십곡병풍도는 전주와 관련된 가장 상세한 지도로 19세기 제작되었다. 19세기 전주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최상의 지도이기도 한 이 유물은 10폭 병풍으로서 전주의 내력과 관련 관아행정기구 및 관할내용을 별도로 열거해 전주 전체를 설명하는 장대한 구성이 일단 압권이다.또한 남북 방향을 좌우측으로 전개하고 좌측이 북쪽 방향으로 구성된 완산십곡병풍도는 각 건물 및 부분에 대한 설명과 내력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전라감영과 전주부영의 각 건물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음으로써 전라감영과 부영을 복원하는데 절대적 자료이기도 한 이 지도에는 조선 후기 전주부영에서 전개되었던 국악문화도 지도에 반영했다.선화당을 비롯해 각 부속건물은 지금은 자취를 감췄던 당대 역사와 건물을 부활시켜주듯 생생하기만 하다. 특히 이 지도에는 내아 앞뒤로 각각 판관의 휴식처인 의의정이 있다. 또한 내아 뒤에는 사당도 있었으며, 득월당 앞에는 교방이 있어 관청을 드나드는 기생들에게 가무악을 가르쳤고, 그 서편에는 대표적 음악기관이었던 장악청도 표현돼 있다.완산십곡병풍도에 그려진 교방은 고려시대 이후 기녀들을 중심으로 한 가무를 관장했던 공간으로 주로 속악과 당악을 맡았던 교육기관이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관습도감에서 교방 여기들을 관장했으며, 1897년의 관제개혁 때에는 장악원을 한 때 교방사로 부르기도 하였다.또한 완산십곡병풍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장악청이란 명칭이다. 서울, 즉 중앙에는 장악원이라는 제도가 고정화 되어 전통문화를 전수하였다. 그러나 장악청이란 명칭은 조선무속연구에 따르면 음률을 전습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 고지도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장악청이 악공과 기생들을 관장하는 곳이 분명한 관계로 전주에는 가무악을 장려하는 특별 기관을 설립해 전통문화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장악원이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되는 음악 및 무용에 관한 모든 일을 맡아보던 관청이었다면, 장악청은 전라도의 문화심장부였던 전라감영과 전주부영에서 전통음악이 보존되고 전수하였던 곳이다. 그런 만큼 예향 전북과 국악의 고장 전북이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교방과 장악청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6 23:02

母女, 동·서양 미술로 通하다…한국화가 임섭수·판화가 윤리나 첫 모녀 동행전

한국 미술은 서정시, 서양미술은 서사시에 가깝다. 동양미술은 함축적 깊이가 있는 반면, 서양미술은 자세하게 설명하고 한눈에 보여준다. 이들 모녀의 첫 동행전'임섭수윤리나'는 서정시에 가깝다. 목원 임섭수(73)씨는 마흔 여섯의 나이에 군산대 미술대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한 뒤 홍익대 대학원에 진학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 유학을 선언한 둘째 딸 윤리나(48미국 밀워키 예술대 교수)씨의 선택을 존중한 것도 "피는 속일 수가 없어서"였다. 이번 전시엔 한국화가로, 판화가로 서로 각자 살아온 시간이 기록됐다. 어머니 곁을 떠나 "절반은 동양인, 절반은 서양인"으로 살아온 딸은 '몸'을 소재로 한 판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왔고, 어머니는 자연을 담은 수묵화로 삶에 대한 사유를 깊게 탐구해왔다. "큰 딸 집에서 리나 작품을 봤는데, 미국에서 한국화 작업을 하나 싶었습니다. 동양화처럼 여백미를 중요시했고, 단순화시킨 표현 때문에요. (한국인의) 뿌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했죠." '몸'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던 윤 씨는 이번엔 종이로 꼬아 만든 얼굴, 팔, 다리 등을 하얀 한지 위에 덧댄 작품으로 내놓았다. 지승공예와 판화를 접목시킨 작품도 일부 있으나, 최대한 장식적인 요소를 없애고 종이만으로 '몸'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반면 임 씨는 단순화시킨 자연을 통해 삶에 대한 사유를 넓고 깊게 해주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연륜이 더해진 화폭은 먹으로 빛을 머금고, 붓으로 바람을 붙잡는다. 윤씨는 "엄마의 작품을 보면서 점점 내 안에 잠재돼 있는 한국인의 정서를 깨닫게 된다"고 했고, 임씨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았는데, 결국엔 같은 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딸을 통해 젊은 날의 자신을 되찾았고, 딸은 어미 품과 같은 고향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했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母女의 동행'임섭수 윤리나'展 = 17~23일 전주 갤러리 공유. 개막식 17일 오후 5시.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6 23:02

"6월에도 전통문화 축제 가득한 전주로 오세요"

'2012 전주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축제'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풍성한 전주문화축제가 이어진다.14일 전주시는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를 비롯해 6월 8~11일까지 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23일부터 이틀간 제54회 전주단오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삶놀이'를 주제로 한옥마을 부채문화관과 공예품전시장 주자장 특별전시관, 소리문화관, 오목대 등에서 열리는 아태축제에는 중국과 인도, 캄보디아 등 10여개국의 주요작품 120여점이 전시된다.또 인도의 '차우 댄스'와 중국의 '그림자극', 캄보디아의 '크메르 스벡톰' 등 3팀의 해외무형문화유산 초청공연이 마련된다. 국내 작품으로는 '남사당놀이', '택견', '북청사자놀음' 등의 무대가 열린다.이밖에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 주제의 학술세미나와 함께 '나도 문화재'와 가상현실 체험전 등의 교육 체험프로그램도 선보인다.전주대사습놀이는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국악의 수도, 전주!'라는 슬로건과 '시대를 놀다'라는 주제로 전주 경기전 일대를 비롯한 한옥마을 일원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올해부터 성인과 학생대회를 통합해 개최하는 대사습에서는 국내 국악예술인 700여명이 참여해 대한민국 명인 명창 자리를 놓고 열전을 벌이게 되며 주관사인 전주MBC의 중계방송도 이뤄진다.6월 23일부터 이틀간 덕진공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단오제는 창포물 맞이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대폭 보강하고 단오의 풍속을 알도록 하는 전통문화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등 대동 어울림 한마당 잔치로 치른다는 설명이다.이날 회견에서 송하진 전주시장은 "오는 6월에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전통문화축제 향연의 장이 펼쳐지는 만큼 신명나고 안전한 깨끗한 축제를 만들어 전주문화의 우수성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성중
  • 2012.05.15 23:02

道 무형문화재 지정 2인의 삶

한 분야에 평생을 거는 일은 지난하다. 그것도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홀로 외롭게 한 우물을 팔 때는 더욱 그렇다. 무형문화재에 대한 경외감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북도가 최근 소목장(전주장) 소병진씨와 시조창(완창) 김영희씨를 각각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삶을 들여다보았다.■ '땀으로 일궈낸 전주장 복원'- 논문문헌 채증작업, 골동품점박물관 발품 ▲ 소목장 소병진 명장소목장 도무형문화재가 된 소병진씨(61전주시 송천동)는 오늘의'전주장'을 되살린 장본인이다. 150년 전 사라진 전주장이 그의 노력으로 20년 전 복원돼 지금은 '명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서울 인사동 골동품점이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었고, 전주장에 대해 상세히 기록한 문헌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대학 박사학위 논문, 단편적으로 남아있는 문헌에 대한 채증작업과 골동품점박물관 등에 있는 전주장 실물 등을 토대로 전주장 복원에 성공했다. 발품을 아끼지 않은 땀의 결실이었다."전주장은 다른 장롱에 비해 귀족적이며, 품위가 있습니다. 재료는 통판을 사용하고, 백동이나 무쇠를 붙여 장식이 화려합니다."특히 과거 돈 많은 부자들이 재료를 구비해놓고 목수를 집으로 불러 장을 만들게 했기 때문에 모양이나 크기, 디자인 등이 다양했다. 그런 다양한 전주장들을 복원시키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그가 목수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태생과 직결된다. 그가 태어난 완주군 용진면 녹동 마을은 목수 동네였으며, 할아버지아버지도 목수였다. 자신이 젊었을 때만 해도 마을 사람 중 대목장소목장만 20여명에 이르렀다. 64년 전주 중앙가구에 입사해 본격적인 목공예의 길에 들어선 그는 초기에는 집을 고치고 수납공간을 만드는 등 상업 가구제작에 머물렀다.그러다가 우연히 전주장을 접하게 됐고, 그 매력에 빠져 복원해야겠다는 목적의식이 생겨 공방을 개설한 뒤 전주장 복원에 성공했다.그가 연간 제작하는 전주장은 3~5개 정도. 1개 작품 당 가공기간만 최소 2년이 걸린다. 0.1mm라도 틀어지면 망치기 때문에 많은 공이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장 만드는 것을 그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했다.전주장이 이어질 수 있게 전수교육관을 만들어 후학들을 가르치고, 박물관을 지어 전주장에 대한 발자취를 남기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 발명특허 1개를 비롯, 상표 등록 25개, 디자인 등록 6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완제 명맥 잇기 무거운 어깨- 판소리민요 기반 위에 닦은 시조창 30년▲ 시조창 김영희 명창조선시대 시조창이 널리 보급되면서 시조창에 각 지방의 특색이 묻어났다.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시조창이 완제시조다. 서울지방을 중심으로 한 경제, 경상도의 영제, 충청도의 내포제와 달리 완제는 상청과 하청 구분이 뚜렷하다. 또 대중가요의 랩 형식의 사설시조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김월하-정경태-임산본-설명규-박인수로 이어져온 완제시조의 오늘을 이끌어가는 명창이 이번 전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영희씨(62전주시 풍남동)다.정경태 선생과 형님 동생으로 지냈던 아버지(김용철)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시조창을 접했던 김씨는 판소리민요 등으로 탄탄한 기반을 닦았다. 이일주 최승희 김유앵 명창 등이 그의 판소리 스승이었다. 판소리 분야에서 전주대사습놀이 일반부 장원과 명창부 입상, 민요분야 전국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판소리나 민요가 즉흥적이면서 흥겨운 음악이라면, 시조창은 정서적이며 마음을 다스리는 음악입니다. 가사 내용을 음미하면서 옛 선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매력이 시조창에 있습니다."30년째 시조창을 해온 그는 시조창 명인 김월하 선생과 임산본 선생에게서도 사사했으며,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현재 시조창 도무형문화재로 있는 박인수 선생이다.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로 있는 임산본 선생과 박 선생 등이 연로한 관계로 활동이 뜸한 까닭에 완제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그에게 주어졌다. 실제 그는 전수관에서 문하생들의 교육을 전담해왔으며, 초중고 시조 정가 강사로 활동하며 시조창 보급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 2007년에는 시조창 개인발표회를 가졌으며, 매년 문하생 발표회를 열고 있다.그의 바람은 크게 두 가지. 그 하나는 젊은층이 전통음악인 시조창에 많이 관심을 갖는 것이며, 또 하나는 전주한옥마을에 시조창이 울려 퍼질 수 있게 시조창 전용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5 23:02

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오늘 '팔만대장경' 공연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과 전라북도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원행 스님)가 부처님 오신날(28일)을 맞아 불기2556년 봉축법요식 일환으로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천년의 보물, 팔만대장경 - 근심없는 나무들의 합창'을 올린다.지난해 11월에 관현악단 정기연주회로 초연된 팔만대장경은 고려가 초조대장경 제작한 지 1000년을 맞아 기록문화의 보고인 대장경 안에 담긴 이야기를 국악 관현악으로 선보인 기획 연주회. 여기에 부처님 오신날에 봉행하던 합창제 대신 전북불교연합합창단이 구성 돼 공연에 참여한다. 무대는 6막으로 구성된다. 문정근 도립국악원 무용단 단장이 전라삼현육각과 풀어낸 승무를 시작으로 관현악단의 교성곡'붓다', 봉서사 영산작법 보존회가 특별 출연하는 '바라춤'으로 3막을 구성한다. 창작 판소리와 관현악곡이 창작한 초연곡'팔만대장경', 피아노 협주곡'신모듬', 판소리 합창'근심 없는 나무들'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고조된다. 불가에서 주로 다뤄지는 언어와 내용을 소재로 한 창작곡 혹은 박범훈 작곡의 기성곡이지만,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곡들을 관객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해 곳곳에 신경 썼다. △ '천년의 보물, 팔만대장경 - 근심없는 나무들의 합창'= 1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063)290-5531~4, 277-3497. www.kukakwon.or.kr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5 23:02

도립문학관 문예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7월 개관 예정인 전북도립문학관(관장 이운룡)이 문예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전북도립문학관 별관에서 진행될 문예아카데미는 문예창작 활동, 실버교실, 문화·예술활동, 동아리활동, 교양·학술로 나눠 운영된다.문예창작활동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 창작 교실(강사 이재숙)과 방송작가과정(강사 백봉기), 기성 시인을 대상으로 한 시 창작 고급반(강사 김동수), 어린이와 일반인을 아우른 어린이문학교실(강사 박예분)로 꾸려졌다. 실버교실로 자서전·여행작가과정을 배우는 과정(강사 양규창)과 교양·학술로 사서삼경을 익히는 과정(강사 김학권)도 이어진다. 도립문학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도 신경 썼다. 문화·예술활동에 재능시낭송교실(강사 유명희), 감성시 낭송과 수필 낭송(강사 표수욱), 생활다례(강사 강진숙), 술술한문(강사 박두수), 초등학생 논술(강사 정 형), 동요애창교실(강사 진상훈), 요가(강사 박정애) 등이 마련됐다.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연생태 곤충체험학습(강사 양요은)과 도민등산교실(강사 김정길)도 준비 돼 있다. 모집 기간은 21일까지. 학력·연령·성별에 제한이 없다. 방문·전화 접수로 가능하다. 3개월 수강료 6만원. 문의 063)252-4411, 0027. hanamil.net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5 23:02

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CBS전북방송 25일까지

전주 한지에 신약을 붓으로 옮겨 적은 두루마리 성경. 20년 넘게 성경 필사를 해오던 전주동신교회 권사로 활동하는 윤여선 할머니(90)가 내놓은 작품이다. '90세 성경 할머니'에게 성경 필사는 기도이자 예술. "나이가 드니까, 애들한테 뭔가 남겨주고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그래서 시작한 거지." 처음엔 3년 간 구약을 한 번 베껴 썼다. 신약은 훨씬 쉬울 것 같았다. 신약 필사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지난 20년 간 까만 손때가 묻은 성경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구약 3번, 신약 5번을 똑같이 썼다. "주로 저녁에 써요. 늙은이라 눈도 어둡고 힘도 없어서 속도가 늦지만, 그래도 아직 손이 안 떨리고 날마다 먹을 갈아도 어깨가 안 아파. 하나님이 상(賞)으로 건강을 준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씁니다." 폐암 선고 직전에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 위해 하루 17시간 이상 붓글씨로 필사한 이리청복교회 장로인 이연휘(60)씨는 백과사전 크기의 필사본 여러 권과 두루마기 필사본 2점을 완필했다.정읍 칠보교회 장로인 한남용(72)씨가 내놓은 것은 구약·신약 66권을 깨알같은 글씨로 베껴 쓴 12폭 병풍. 2000년부터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해오던 그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성경을 옮겨 적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줄로 썼는데, 다 쓰면 대학노트 8권이 나와. 보관하기가 곤란해 다음엔 두 줄, 그 다음엔 세 줄, 그러다 네 줄까지 채워쓰게 됐어요." "참깨알보다 작은 글씨"를 베껴 쓰면서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여유와 겸손함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CBS전북방송(본부장 최 인)이 창립 51주년을 맞아 열고 있는 '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유언을 대신하기 위해 혹은 자식에게 신앙의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 혹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필사본 94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람을 읽으려면 한비자를, 사람을 이기려면 손자병법을, 사람을 다스리려면 논어를, 사람을 구하려면 성경을 읽어라'라는 말처럼 땀과 혼이 들어가 있는 작품들은 그 자체로 신앙의 울림을 전하고 있다. △ 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 25일까지 CBS 전북방송 1층 로비.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5 23:02

마당극으로 만나는 동리 신재효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전라북도에서 공모한 '한옥자원 활용 야간 상설공연'에 고창군이 선정돼 이달 18일부터 오는 10월 6일까지 고창읍 동리 신재효 고택에서 '오동나무집 이야기'공연이 펼쳐진다.'오동나무집 이야기'는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의 집안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소재로 만든 마당극형식의 공연이다.이달 18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6개월 동안 총 42회에 걸쳐 매주 금·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고창을 찾은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고창의 한옥자원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특색 있는 상설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공연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에는 전북 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된 고창농악의 흥겨운 놀음 '오동나무집 엿보기'가 펼쳐진다. 전통굿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오동나무집 엿보기'는 풍물과 재담을 통해 옛 고택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매주 토요일에는 전통 예술의 꽃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 선생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명창인 진채선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새롭게 엮은 '新 도리화가'가 무대에 오른다. 마당극(소리극)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공연은 전통 공연예술의 어법을 충분히 살리되 관객 눈높이에 맞춰 현대적 감성을 가미한 새로운 형태의 공연으로 재구성되었다.한편, 공연이 이루어지는 매주 금·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신재효 고택 일대 체험마당에서 투호놀이, 제기차기, 국궁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 문화일반
  • 김성규
  • 2012.05.15 23:02

여수엑스포 조직위 관람객 유치 '초비상'

여수세계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비상이 걸렸다. 개막 이틀간 예상 인원의 10%에 그친 저조한 관람객 때문이다.조직위는 "다른 박람회도 초기에 관람객이 적었다"며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에 일면 안도하면서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세차례 예행연습이 오히려 문제점만 노출, 흥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튜얼 영상물 위주의 상당수 전시관은 '볼 것이 없다'는 볼멘소리들을 자초하고 있다.그러나 조직위는 빅오쇼 등의 인기가 폭발적이어서 점차 관람객 수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개막 이틀 관람객 '5만9천'여수엑스포 개막 이틀간 관람객은 5만 9천명. 개막 첫날인 12일에는 3만 6천명, 13일에는 2만 3천명으로 예상 인원의 10%다.조직위는 평일 5만~10만명, 휴일 15만명, 석가탄신일이 월요일로 사흘 연속 연휴인 특정일에 최대 3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개막 효과를 기대했지만 주말 특정일 이틀간 입장객이 평일 예상치에도 미달, 관람객 유치가 화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조직위는 93일간 1천82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행사 초반이긴 하지만, 엑스포 분위기가 '확' 뜨지 않으면서 조직위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리허설 '역효과', 홍보 미흡조직위는 개막을 앞두고 전시관 예약, 환승주차장 등을 점검하기 위해 세 차례 예행연습했다.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 개선하기 위해서다.그러나 이 예행연습이 흥행에 되레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박람회 대기시간은 길고 볼 것이 없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1, 2차 예행연습에는 3만~5만명이 초대를 받았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3차 리허설에는 11만명이 넘은 인파가 몰렸다.특히 3차 예행연습 때 환승주차장, 예약시스템 등 운영 전반에 문제점이 노출됐다. 예약시스템은 '먹통'이 됐고 셔틀버스는 제때 오지 않았다. 짜증나는 '고생길'을 예고한 셈이다. 아쿠아리움 등 인기 전시관은 대기 시간이 길어 볼 수도 없었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전시관에 대한 불평도 많았다.일부 전시관은 개막을 눈앞에 두고도 마무리가 되지 않는 등 공사판을 방불케 했다.엑스포장 접근도로 공사도 개막 직전까지 계속되면서 조직위가 집중적인 홍보를 하지 못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영상물 위주 전시관 "뭘 보나" 혹평도장시간 줄을 서다 입장한 상당수 관람객들이 일부 전시관을 나와서는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큰 기대를 하고 들어갔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영상만 흘러나왔기 때문이다.주제관의 의미를 새기면서 해양 오염과 기후 변화 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지만 관람객들은 "뭔가 2% 이상 부족하다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많다.전판민(57ㆍ서울시)씨는 "영상 위주의 전시관은 학생들이 보면 '학습효과'는 있겠지만,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좀 어렵고 재미가 없다"고 밝혔다.◇'빅오쇼'ㆍ아쿠아리움 인기..뒷심 기대예상 밖의 적은 관람객, 볼 게 없었다는 일부 관람객의 혹평이 있지만 조직위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3개월이라는 장기 레이스 중 이틀이 지났을 뿐이라며 갈수록 전시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람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여수엑스포의 상징 공간인 '빅오' 해상 특설무대에서 `바다와 인간'을 주제로 벌이는 각종 공연이 인기를 끌면서 관객 몰이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불꽃 분수쇼와 뮤지컬 공연의 인터벌 시간이 너무 길고 지루한 점 등은 시급히 시정할 부분이다.국내 최초로 러시아 흰돌고래 등 다양한 희귀 해양생물을 전시하는 아쿠아리움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엑스포의 특성상 하루, 이틀 관람객을 가지고 대회 흥행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면서 "인기 전시관, 공연 외에도 기업관 등 보고 즐길거리가 많아 관람객이 점차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2.05.14 23:02

남원·장수 '가야 문화유산' 발굴 자치단체 역할론 부상

남원·장수가 가야 문화의 또 다른 거점지였음을 증명하는 역사적 사료가 나오면서 자치단체가 이 일대 발굴조사와 관광자원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해나 고령이 선점했던 가야 문화권 개발은 2010년 남원 월산리 고분에서 가야계 고분 최초로 중국제 청자 등이 출토되면서 전북 동부권과 가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등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전라북도발전협의회(회장 서거석)와 전북관광산업연구원(원장 윤대근)이 지난 11일 전주전통문화연수원 풍락헌에서 '전북 동부지역 가야문화유산의 특징과 관광자원화 방안'을 주제로 연 공동 기획 포럼에서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전북 동부권에 분포된 가야계 고분 100~200여 기와 최대 철기 생산의 흔적 등을 볼 때 매우 강력하고 독립적인 정치체제가 존재했음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 주보돈 경북대 교수(전 한국고고학회 회장)도 "전북 동부권의 가야 문화권이 실재로 존재함은 물론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대대적인 조사와 발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성덕 전주대 교수 역시 "전북과 가야 문화권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 자치단체마저도 이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조사와 함께 체계적인 활용방안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4 23:02

하늘서도 글 쓰느라 바쁠 '서권'을 기억하다

소설가 서 권이 준비했던 역사대하소설은 이제는 유고 소설이 됐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안도현)와 서권 선생의 문우들이 지난 11일 전북일보사 7층 회의실에서 마련한 '시골무사 이성계' 출판기념회. 11일은 급하게 하늘로 떠난 고인의 3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고인은 2001년부터 꼬박 7년 간 목숨을 걸고 1930년대 만주항일 독립투쟁을 다룬 장편 대하소설'마적'을 탈고한 뒤 뒤늦게 '실천문학'(2007)으로 등단했다. 지인들이 그의 짧은 생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글에 대한 무서운 집중력을 가진 고인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이 무심히 흐르는 동안 그를 그리워하던 문우들은 그가 쓴 원고를 손보고, 다듬고, 매만졌다. 그 첫번째 결실로 나온 '시골무사 이성계'(다산북스). 지리산 자락 황산에서 벌어진 왜적과 고려군간의 단 하루 동안의 핍진한 전투를 다룬 '시골무사 이성계'는 지난 3월 출간되자마자 안팎의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오랜 지기 영화평론가 신귀백씨는 "그의 작품을 읽노라면, 어찌나 열심히 살았는지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고 했고, 안도현 시인 역시 "완벽주의자 서권이 있었다면 출간은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꾀를 내서 하늘로 올라갔으니 다시는 내려올 생각을 말아야 남은 이들이 또 다른 작업을 이어나갈 것"고 했다. 여기서 또 다른 작업은 14권 짜리 대하소설'마적'과 중·단편 소설을 일컫는 것이다. 전북작가회의는 이날 유가족에게 장서표를 전달했다. 아내 송순화씨는 "남편의 영혼을 살리는 '씨앗불'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 (그가) 하늘 나라에서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유작이 새로운 독자들과 만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기를 소망하면서.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4 23:02

전북 동부권 가야문화유산 관광자원화 포럼 '어떤 유산 있나'…가야 문화권 또 다른 중심지 뒷받침

국내 최대 규모로 철을 생산한 흔적이 남아있는 남원('운봉 가야')과 중대형 고총 200여 기와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봉수 등이 발견된 장수('장수 가야')가 재조명되면서 전북 동부권이 가야 문화권의 중심지였음을 상당 부문 증명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전라북도발전협의회(회장 서거석)와 전북관광산업연구원(원장 윤대근)이 지난 11일 전주전통문화연수원 풍락헌에서 '전북 동부지역 가야문화유산의 특징과 관광자원화 방안'을 주제로 연 공동 기획 포럼에서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남원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을 녹이면서 나오는 불순물이 넓게 분포돼 있는 지역이 네 곳이나 존재한다"면서 "이는 남원이 가야 발전의 원동력이 된 철의 주요 생산지였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운봉 가야'가 백제와의 교류를 위한 중요 관문이자 내륙 교통망의 요충지였다고 전제하면서 2010년 남원 월산리 고분에서 가야계 고분 최초로 발굴된 중국제 청자, 철제자루 솥 등은 백제 왕이 보내는 최고의 하사품으로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값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남원 운봉고원에서 발견된 말 무덤과 가야계 고총 100여 기 역시 '운봉 가야'의 힘과 존속 기간을 시사해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했다. '장수 가야'도 재조명한 곽 교수는 "백제 문화권으로만 인식됐던 호남 지방에서 가야계 고총 200여 기가 무더기로 발견된 곳은 고령 대가야를 빼면 장수가 유일하다"면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삼국 시대 봉수(烽燧·횃불이나 연기로 긴급 상황을 알리던 국가 통신 제도) 80여 개나 남아 있다는 사실은 장수가 가야 문화권의 중요 거점지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봉 가야'의 고총은 대부분 잡목과 잡초 속에 있거나 밭으로 경작되고 있는 데다, '장수 가야'의 고분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 돼 있지 않아 문화재 훼손 위험이 높다면서 전북 동부권(남원·장수) 가야 문화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학계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나종우 원광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종민 전북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포럼에서 송화섭 전주대 교수와 남해경 전북대 교수는 분과별 토론자로 참석했고, 이환주 남원시장, 최상기 장수 부군수,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도연 원광대 교수도 종합 토론자로 함께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4 23:02

여성계 '젠더축제'로 하나 된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와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소장 허명숙)가 지역 여성계를 하나로 아우르는 '제1회 전북 여성 젠더 축제'를 연다.이렇다 할 이슈가 없어 각개약진만 해오던 지역 여성계가 처음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되면서 의미 있는 여성계 의제를 발굴하는 자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그녀들 소통하다'를 주제로 17일 오전 10시 전북여성일자리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24곳 지역 여성단체와 4곳 대학교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가 참여해 이주여성부터 아동청소년까지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다층의 여성 인권을 고민하고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김보금 센터장은 "지역 여성단체와 기관, 여대생들이 모여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첫 축제가 드디어 마련됐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전북 여성 젠더 축제가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값진 자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가 주축으로 진행하는 젠더 포럼(오전 11시)은 네 개의 주제로 이어진다. 지역의 여성단체가 공모를 통해 제안한 주제는 전주아동복지연구회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여성 아동청소년의 발달과 인권', 전주건강가정지원센터의 '평등한 가족 문화 구성을 위한 남성 프로그램 개발',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의 '이주여성의 인권문제와 정책적 과제',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반성매매 연속 집담회 : 성 구매와 남성문화'. 여기에 김의수 전북대 철학과 교수가 '성매매 후진국 대한민국 남녀의 시민의식 깨기'를 주제로 대학생들과 토론하는 자리(오후 2시 전북대 본관 3-7 강의실)도 준비 돼 있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이 매년 여성 주간(7월1~7일)을 맞아 열어오던 여성 영화제'喜Her樂樂'의 일환으로 작은 여성 영화제(오후 2시)도 마련된다. 이날 일본에 강제로 끌려갔던 재일 조선인 송신도 할머니가 반세기의 침묵을 깨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기'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감독 안해룡)를 상영한다. 일본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차별과 폭력, 억압을 받는 세계 각국 여성을 돕기 위한 '나비 기금'을 마련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이날 참석해 관객과 대화(오후 3시30분)를 나눈다. 전북여성단체협의회(대표 신명순), 원불교전북여성회(대표 김명화) 등이 먹거리 장터를 통해 판매한 수익금 10%가 '나비 기금'에 기부된다. 인기를 모을 또 다른 코너는 여성단체가 직접 꼽은 질문을 토대로 여성 관련 상식을 재밌게 구성한 퀴즈'젠더벨을 울려라'(젠더 퀴즈 대회오후 1시). 젠더 축제를 관람하다가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측정해보면서 쉬어가는 '여성 건강 코너'와 고추장참기름매실액 등을 사볼 수 있는 '특산물 판매장'도 주부들에겐 눈요깃거리. 또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특강과 맞춤 상담 배치에도 신경 썼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14 23:02

전주, 20년새 참 많이도 변했구나

세월은 강산을 변하게 만든다. 굳이 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도시지역의 경우 몇 달만에도 확 달라져 '거기가 어디더라'해야 할 상황이 많다. 한 때 전주를 뒤로 하고 대도시로 떠난 출향민들 중에는'그 때와 변한 게 없다'는 말을 종종 했다. 지금도 그 말이 유효할까.굳이 기억 속을 더듬지 않더라도 몇 장의 사진만으로 전주가 얼마만큼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14일부터 6월17일까지 토지주택공사 전북본부). 전북일보 사진기자로 재직했던 허성철씨(50)가 전주의 변화상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지금은 아파트와 상가, 유흥업소 등이 밀집돼 있는 전주아중지구의 개발당시 모습에서부터, 서신서곡지구서부신시가지 등 대규모 개발지역의 개발 전과 개발 과정이 허씨의 카메라에 담겼다. 또 월드컵경기장 건축모습, 재개발이 이루어지기 전 인후동 주공아파트 단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e편한아파트, 97년 당시 전북대 정문 모습, 전북사대부고 옆 대학로 공사과정, 96년 당시 호남제일문 주변, 서부신시가지 개발 전 1996년도 대한방지에서 본 일대 모습, 진흥더블파크가 들어오기전의 2000년도 호성동 일대, 상산 모악타운에서 바라본 전주대 앞 전경 등을 허씨의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94년부터 개인적으로 전주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사진기자로서 업무의 연장선이기도 하지만, 기자를 그만 둔 뒤에도 전주에 대한 기록을 계속했습니다. 사진의 가치는'기록',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는 '97동계유니버시아드 무주-전주대회를 앞두고 전주의 도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불과 20여 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슴을 사진이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현재도 '혁신도시' 개발이 한창이고,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논의가 다시 거론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단다."기록된 이미지들이 아직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을 때 사진의 판을 벌여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라고 여겼습니다."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가 사옥 이전을 기념해 허씨의 사진기록을 기획전으로 초대했다. 허씨는 전시회와 별도로 조만간 사진집으로 발간할 계획이다.△'허성철, 전주를 기록하다' 초대전=14일부터 6월17일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 별관(효자동).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4 23:02
문화섹션